미얀마 남방불교 수행일기 펴낸 정명 스님

  • 입력 2008년 8월 8일 02시 54분


“매 순간 깨어있는 삶이 곧 행복”

“수행의 핵심은 집착과 욕심을 놓는 것이다. 집착하면 병이 된다. 자꾸만 욕심 때문에 그르치게 된다.”

태고종 정명(45·사진) 스님이 2006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미얀마 파옥 명상센터에서 남방불교의 수행법인 사마타(선정·禪定·마음을 바르게 집중하는 수행)과 위파사나(지혜)를 수행하면서 쓴 수행일기 ‘구름을 헤치고 나온 달처럼’(불교정신문화원)이라는 책을 냈다.

정명 스님이 익힌 수행법은 남방불교 수행지침서인 ‘청정도론’과 불교 경전을 부처의 제자들이 쉽게 풀어놓은 논문인 ‘아비담마’에 기초한 것으로 선정을 닦은 뒤 지혜를 구한다. 이는 선정과 지혜를 하나로 보는 한국의 간화선(看話禪)과는 견해가 다른 것이다.

정명 스님은 경영학 박사이자 대기업 인사팀장 등으로 17년간 근무하다 출가해 불가에 귀의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보고 불현듯 “나는 죽으면 어디로 갈까”라는 생각에 출가를 결심했다는 그는 미얀마에서 초기 불교의 수행방법을 수련한 과정을 매일 써내려 갔다.

책에는 수행 과정에서 겪은 심리적 변화와 에피소드도 상세하게 담았다.

“10월 4일(수) 비 온 뒤 맑음. 나는 어떤 복이 있기에 이런 행복을 누리는가.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대기업의 인사팀장과 연수팀장 자리를 내놓고 아내와 아이들과 어머니와 형제를 뒤로하고 이곳에 왔다.”

“2월 19일(월) 오전 8시 반 (기온) 23도. 아침 명상은 참으로 훌륭하였다. 이렇게 명상하고 있으려니 우리의 삶은 매 순간 깨어 있어 현명한 주의력을 갖는다면 행복이요, 그렇지 않으면 불행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정명 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방법을 쉽게 설명해 달라’고 청했다.

“첫 번째는 잔머리 굴리지 말고 도덕적으로 살라는 것, 두 번째는 마음의 집중력을 키워서 흔들리지 말라는 선정삼매, 그 이후에 내 마음과 몸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보는 궁극의 지혜를 구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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