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세대 모여라… 서울대미술관등 미디어 아트전 잇달아

  • 입력 2008년 6월 3일 02시 55분


‘evol’은 무슨 뜻일까? 사전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 이 단어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담은 조나현 씨의 애니메이션 ‘Vanished word’는 흥미로운 결말로 끝이 난다.

옥정호 씨의 ‘세기의 대 초능력 쑈’는 자유의 여신상과 이순신 동상을 사라지게 한다는 미국과 한국 마술사의 대결로 배꼽을 잡게 만든다. 이들은 7월 4일까지 서울대미술관(02-880-9509)이 마련한 ‘시네포럼4: 디지털 포트폴리오’에서 선보이는 영상작업들이다. 공책보다 컴퓨터가 편하고, 정지된 이미지보다 동영상과 친숙한 젊은 세대에겐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미디어 아트가 낯설지 않다. 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국내외 작업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풍성하다.

19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02-3141-1377)에서 열리는 ‘확장된 감각: 한국 일본 미디어 아트의 현재’전. 한국의 이용백 뮌 진기종 김동호 씨, 일본의 모리 유코, 와타나베 미즈키 등의 작업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원서동 인사미술공간(02-760-4721)은 13일까지 터키 비디오 작가 7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숨김없는 이야기’전을 연다. 이스탄불이란 도시와 관계 맺고 살아가는 작가들의 시각을 보여준다.

5일까지 갤러리 쿤스트독(02-722-8897)에서 열리는 한계륜 씨의 ‘누드의 민망함에 관한 연구-교수와 여대생’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가는 누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영상작업에 대해 “벗은 몸이 주는 민망함과 난처함을 직접 시각화함으로써 느껴지는 당혹스러움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서울대미술관 전시의 경우 ‘드로잉’ ‘인터뷰’ 등 6가지 주제 아래 국내 작가의 28개 작품을 선보여 경쾌한 것부터 묵직한 내용까지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영상작업은 아니지만 같은 3층에서 8월 9일까지 열리는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지그마어 폴케의 ‘미지의 세계에서 온 음악’전도 놓치면 아깝다. 모두 구아슈 작품인데 ‘통계상으로 볼 때 독일인은 1인당 1만 가지 물건을 소유하고 있다’ 등 서술형의 긴 제목이 붙어 있다. 작가의 머릿속에 떠오른 낙서 같은 것이니 해독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는 없다고 미술관 측은 설명한다. 관람료 3000원.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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