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54>一沐三捉髮, 一飯三吐哺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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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한 번 감다가도 세 번이나 머리털을 쥐고, 밥 한 끼 먹다가도 세 번이나 입 안의 음식을 토해낸다.

공자가 그토록 흠모했던 周公(주공)은 머리 한 번 감는 중에 몇 번이라도 개의치 않고 젖은 머리를 손에 쥔 채, 또 밥 한 끼 먹는 중에 몇 번이라도 입에 든 음식을 뱉어가며 찾아온 사람을 만나보았다. 왜인가? 혹 인재를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해서였다.

沐(목)은 머리를 감는다는 뜻이다. 몸을 씻는 것은 浴(욕)이다. 머리 감고 몸 씻으면 沐浴(목욕)이다. 捉(착)은 손에 쥔다는 뜻이다. 髮(발)은 머리털인데 예전에는 길었으리라. 飯(반)은 익힌 곡식, 즉 밥이다. 음식을 통칭하며, 먹는 행위나 끼니를 세는 단위도 된다. 米飯(미반)은 쌀밥이고 조반(朝飯)은 아침밥이다. 飯店(반점)은 식당이다. 예전에는 보통 숙식을 한 곳에서 했으므로 지금 중국에서는 주로 여관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식당이 같이 있다.

吐(토)는 토하거나 드러낸다는 뜻이다. 吐月山(토월산)은 아마 달이 떠오를 때 제멋이 날 것이다. 哺(포)는 여기에서는 입 안의 음식물을 뜻한다. 보통은 음식을 먹인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니 哺育(포육)은 먹여 기른다는 뜻이고 哺乳(포유)는 젖을 먹인다는 뜻이다.

三(삼)은 셋이라는 의미 외에 많다거나 여러 번이라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三思而後行(삼사이후행)은 여러 번 생각한 후에 실행한다는 의미이지, 꼭 세 번 생각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아니다.

위대한 재상이며 또 군주였던 주공이 혹시나 인재를 놓칠까 염려하며 젖은 머리 잡은 채로, 또 먹던 음식 뱉어가며 분주히 사람을 맞이하는 모습이 생생하다. 성공한 지도자의 비결 중 하나임은 오늘에도 변함없다. 줄여서 捉髮吐哺(착발토포)라고도 한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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