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건물 배치형태 일부 드러나

  • 입력 2007년 8월 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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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5대 왕의 초상화를 봉안했다는 개성 만월대 경령전 터. 문화재청은 고려왕궁이었던 북한 개성시 만월대를 시험 발굴해 만월대의 건물 배치 형태를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고려 5대 왕의 초상화를 봉안했다는 개성 만월대 경령전 터. 문화재청은 고려왕궁이었던 북한 개성시 만월대를 시험 발굴해 만월대의 건물 배치 형태를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고려왕궁이었던 북한 개성시 송악동 만월대의 건물 배치 형태가 일부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1일 “우리의 남북역사학자협의회, 북한의 문화보존지도국 등과 함께 5월 18일부터 7월 13일까지 만월대 터 서쪽 3만 m²를 시험 발굴한 결과 왕의 중요 업무공간인 정전(正殿) 터 등 대형 건물터 29곳을 비롯해 대형 축대 4곳, 각종 명문이 찍힌 기와, 원통형 청자 등 유물 800여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굴은 개성역사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

발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약 2m 높이의 축대를 쌓은 뒤 그 위에 동서 31.8m, 남북 13.4m의 평면 아(亞)자형으로 배치한 대형 건물의 터. 높은 축대 위에 건물을 세운 데다 회랑을 둘러싼 형태임이 확인됨으로써 29곳의 건물터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정전 건물이었을 것으로 문화재청은 추정했다.

문화재청은 또 5개의 예단(禮壇) 기초 시설이 확인된 가건물 터의 경우 5대 왕의 초상화를 봉안했다는 경령전일 것으로 추정했다. 경령전은 축대와 회랑으로 다른 건물터와 분리되어 있어 고려왕궁 내 제의 공간과 일상 공간이 구분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출토된 도자기는 대체로 12, 13세기 전북 부안과 전남 강진 가마 생산품일 것으로 추정됐다.

문화재청은 올해 하반기 남북한 공동으로 추가 발굴을 실시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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