壽福〈수복〉을 만나보세요…국립민속박물관 장수기원 유물전

  • 입력 2007년 3월 2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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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복을 상징하는 물고기와 새로 수(壽)와 복(福)을 표현한 ‘백수백복도’ 일부. 사진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수복을 상징하는 물고기와 새로 수(壽)와 복(福)을 표현한 ‘백수백복도’ 일부. 사진 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우리 조상들은 장수(長壽)를 오복 중 으뜸으로 생각했다. 해마다 정초에 장수를 관장하는 수노인(壽老人)의 그림을 집안에 붙이는 것도 이런 믿음에서 비롯됐다. 조상들은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국립민속박물관이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여는 특별전 ‘수복(壽福), 장수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서는 수복문자와 십장생 등 장수를 기리는 작품과 조선 시대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인 수연(壽宴)의 광경을 담은 그림 등 유물 120여 점을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물은 다양한 ‘백수백복도’. 수복을 상징하는 물고기와 새, 꽃 등으로 수(壽)와 복(福) 두 글자를 표현해 수없이 반복한 그림이다. 두 글자만 반복되지만 단 한 글자도 같은 모양이 없어 감탄을 자아낸다.

수연 중 조상들이 가장 영광스럽게 여겼던 잔치는 회갑(回甲)과 회혼(回婚·부부가 혼인해 예순 돌이 되는 날), 회방(回榜·과거에 급제한 지 예순 돌이 되는 해)이다. 조선시대에 이 세 잔치를 모두 누린 이가 있었다. 90세까지 살았던 정원용(1783∼1873·철종 때 영의정)이다. 75세 때 회혼례를 치렀고 80세에 회방 잔치를 열었다. 이번 특별전에는 정원용이 회방을 맞아 받은 교지와 지팡이, 각대(角帶), 철종이 회방을 축하하며 지은 글인 어제어필(御製御筆) 등이 전시된다.

이 밖에 혼인과 과거 급제 등 조선시대 양반의 이상적인 일생을 그린 평생도도 눈에 띈다. 박물관 관계자는 “중국이 불사와 영생을 강조한 반면 우리 선조들은 죽음을 인정하고 죽을 때까지 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염원했다”고 말했다. 02-3704-3152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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