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욱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8일 비교민속학회 주최의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고대의 한류로서 우리 공연예술이 동아시아에 미친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우리의 문화 예술이 동아시아 주변국에서 인기를 얻는 한류 열풍이 삼국시대에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고구려의 한류 상품은 음악과 무용으로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수나라 황제 문제는 통일 후 칠부악(七部樂)을 제정한 것으로 유명하다. 칠부악은 황제의 위엄을 높이기 위해 만든 7가지 궁중 연주 음악. 그중 하나가 고구려의 음악인 고려기였다.
또 어사대부 양재사라는 인물이 공적인 연회에서 자줏빛 도포를 입고 고구려 춤을 추었다는 중국 사료 ‘구당서’의 기록은 현재 한국 댄스음악이 중국에서 누리는 인기를 연상케 한다.
이 같은 인기는 중국의 시성 이백의 시 ‘고구려’에도 반영돼 ‘절풍모에 금화를 꽂고/백마처럼 천천히 도네/넓은 소매 휘저으며 훨훨 춤을 추니/마치 해동에서 새가 날아온 듯’이라고 읊고 있다.
전 교수는 일본에서는 요즘으로 치면 마술공연 같은 신라의 입호무(入壺舞) 등이 인기였다고 소개했다. 입호무는 두 개의 항아리에서 상체와 하체가 각기 따로 움직이는 공연. 12세기 일본에서 유행한 공연들을 기록한 책 ‘신서고악도’에 입호무가 기록된 것을 보면 당시 신라인이 해외 공연을 했으며 특히 일본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음을 알 수 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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