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헌집증후군…곰팡이 천국-알레르기 천식 끼고 살아

  • 입력 2005년 1월 9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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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의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독성이 알려지면서 ‘새집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렇다면 헌 집은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오장균 교수는 “새로 지은 건물뿐 아니라 헌 집 곳곳에도 우리 몸에 해를 끼치는 요인이 많다”고 지적한다. 겨울철 ‘헌집증후군’을 피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살펴보자.

추운 날씨로 환기가 어려운 실내에 난방과 가습을 계속하면 벽지가 물에 젖는 경우가 있다. 단열이 허술한 헌 집 벽 내부에 이슬이 맺히는 것. 이런 곳은 곰팡이가 서식하는 최적의 환경이다. 곰팡이 포자는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을 일으킨다.

곰팡이 증식을 막으려면 가습기를 너무 오래 강하게 틀지 않도록 한다. 바닥의 카펫은 수시로 들춰 바람을 통하게 한다. 습기가 많은 부엌과 욕실에는 환풍기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오래된 배수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와 암모니아도 두통, 소화 장애, 천식,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배수관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교체가 어렵다면 물을 쓸 때 외에는 항상 배수구 마개를 닫아둔다.

요리할 때 가스가 연소되면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이산화황은 두통, 현기증, 기침, 신경쇠약의 원인이 된다. 오 교수는 “주부들이 흔히 ‘요리하다 보면 밥맛이 없어진다’고 하지만 사실 취사 시 가스의 자극 때문에 소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춥더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오래된 레인지후드는 교체한다.

집안 분위기를 바꾸려고 인테리어 공사를 한 후 새집증후군과 같은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클로로포름, 벤젠, 아세톤, 포름알데히드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비염, 두드러기, 천식, 기관지염 등을 일으킨다. 실내 보수공사를 마친 첫날은 집을 비운 상태로 강제 환기를 시킨다. 몇 달 동안은 매일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새 가구에서 나오는 자극적인 냄새 때문에 눈이 시리고 목이 따가운 경우도 있다. 가구에 쓰이는 접착제와 방부제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중고 가구나 매장에 진열된 물건을 구입하면 이런 위험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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