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전문직, 프라이벳 뱅커 활용을…때론 과감하게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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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여성들은 ‘시간 부족’ 때문에 자신을 위한 재산증식과 운용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재산불리기보다 ‘몸값’을 높이는 게 더 현명한 노후 대비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노후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선 꼼꼼한 재무설계(라이프 플래닝)와 이를 바탕으로 한 자산운용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 시간이 없다면 자산운용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거래하기 편한 지역에 있는 금융기관의 프라이빗 뱅커(PB)나 자산관리사(FP)와 거래하면 된다. 우량 금융기관 소속의 전문가라면 신뢰할 만하다. 김성엽 하나은행 백궁역지점장은 “거래를 할 때는 한꺼번에 본인의 전 재산을 맡기기보다는 조금씩 늘려 가면서 전문가의 신뢰성과 성실성을 체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직 여성 중에는 의외로 금융상품에만 의존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보수적인 투자를 하면서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는 없다. 지금처럼 초저금리 상황일 때는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원금이 축날 수도 있다. 특히 30대의 ‘젊은’ 전문직 여성이라면 어느 정도 리스크를 부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이건홍 한미은행 구미동지점장은 “원금이 보장되는 적립식 상품과 약간의 투자위험을 부담하는 펀드상품을 적절히 섞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 국민연금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인 노후 대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이정숙 상무의 자산운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이 상무는 주식과 채권 등 위험상품에 대부분의 자산을 넣고 있었다. 이건홍 지점장은 “원금 보존 금융상품에 의존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는 투자 자체를 회피함으로써 수익을 낼 기회를 놓친다는 게 문제”라며 “투자원칙을 잘 따르면 위험회피가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 상무는 이런 교훈을 잘 따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왕범 유니에셋 상무는 “주식에 치중한 이 상무의 자산배분은 너무 공격적이다. 시장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금상품과 부동산 등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에게 돈 관리를 전적으로 맡기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돈 관리는 남녀 구분이 없고 누구나 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 지점장은 “남성보다 수명이 긴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선 돈 관리를 여성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성엽 지점장은 “전문직 여성의 경우 부동산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은 하루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며 “투자에 정답이 없는 만큼 자신의 투자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미련을 버리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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