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운동 무리하면 '남성' 탈난다

  • 입력 2003년 11월 2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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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근로자에 대한 퇴출 압력이 35세부터 시작돼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에도 직장에 있으면 도둑)처럼 ‘삼오정’(35세 정년)이란 은어가 생겨날 정도라고 한다. 중장년 남성의 스트레스를 능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이런 저런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는 남성이 최근 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수질에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이란 교감신경물질과 코르티솔이 분비돼 여러 신체적 반응이 나타난다. 성기능 장애나 불임도 이런 반응에 해당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타원형인 정자의 머리가 낫 모양으로 갸름하게 변한다. 전쟁터에 나간 병사나 감옥에 갇힌 죄수의 정자 생산이 감소하는 것도 스트레스 호르몬 때문이다. 실직하면 스트레스로 인한 발기부전의 가능성은 2배로 높아지며 여기에 우울증까지 겹치면 4배까지 올라간다.

흰 쥐에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면 고환과 전립샘 등 비뇨생식기의 혈류량이 감소한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는 성 반응의 기본요소인 남성호르몬 생산을 떨어뜨린다. 수술 직후는 물론 전투기 조종, 중장비차 운전, 경제적 어려움, 시험, 심한 다툼, 가족이나 친한 친구의 사망, 불만과 권태 등은 모두 남성호르몬의 수치를 떨어뜨린다.

우울증이나 패배감, 굴욕감도 남성호르몬 생산을 크게 감소시킨다. 심지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을 예측만 해도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진다.

정신뿐 아니라 육체적 스트레스도 남성호르몬 생산을 감소시킨다. 장기적으로 힘든 훈련을 받은 육상, 역도, 사이클링, 수영, 카누선수들의 경우 남성호르몬 수치는 같은 연령의 일반인들보다 낮다. 이는 고환에서 생산되는 남성호르몬의 양보다 심한 운동으로 인해 근육, 피부에서 파괴되는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결국 운동도 무리가 가지 않고 스트레스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적절히 해야 몸에도 좋고 남성 기능에도 좋은 법이다. 지금 억지로 운동을 하고 있는가. 그러면 ‘남성’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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