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955년 빌 게이츠 출생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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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를 비판하는 이들은 그를 곧잘 미국의 자동차왕 헨리 포드에 비유한다.

게이츠는 리눅스를 만든 리누스 토발즈나 ‘오픈 소스’ 운동을 주도한 리처드 스톨먼같이 진정한 프로그래머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비즈니스맨이었다고 한다. 그가 개발했다는 베이식(BASIC)이나 MS-DOS는 다른 사람의 프로그램을 베꼈거나 사들인 뒤 이름만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한다.

포드가 자동차의 그 어떤 부품도 발명하지 않았지만 ‘자동차 산업’을 일으켰듯이 그는 단지 ‘소프트웨어 산업’을 창출한 사업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게이츠는 소프트웨어를 공공의 재산으로 받아들이던 풍토에서, 아무도 사고팔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던 일련의 수학적 논리체계를 상품화한 최초의 인물로 지목된다.

그래서 그는 리눅스의 창시자인 토발즈와 대비된다.

‘아름다운 컴퓨터 천재’ 토발즈는 “기술은 빈부의 격차 없이 공유돼야 한다”는 신념의 소유자였다. 그는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를 완전 무료로 공개했으며 전 세계 500만명의 프로그래머들이 리눅스 업그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때 돈을 주고받던 관행을 깨고 대신 자기 나라 풍경이 담긴 엽서 한 장씩을 보내달라고 했다. 카피라이트(Copyright·저작권)에 대항하는 ‘카피레프트(Copyleft)’의 정신이다.

게이츠는 올해에도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부자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또 가장 많은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밉든 곱든 MS의 윈도는 ‘세계의 창(窓)’이 됐다. 게이츠는 피할 수 없는 디지털세계의 권력(權力)이다. 4월 국내에서 게이츠 사망설이 퍼졌을 때 주식시장이 어떠했던가.

그래도 정 게이츠가 못마땅하다면 그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는 게 어떨까 싶다. “인생이란 원래 공평하지 못한 것이다. 불평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여라.”

이기우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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