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20세기 위대한 춤꾼들과 만나볼까…제임스 조너스 '춤'

  • 입력 2003년 4월 15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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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처럼 인간의 느낌과 갈구를 원초적으로 표현해온 수단이 있을까.

오늘날 춤은 예술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지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과거만 해도 인류에게 춤은 ‘예술’이 아니라 생활 그 자체이자 충동의 표현이었다. 최근 국내에 번역, 발간된 ‘춤’(제임스 조너스 지음·청년사)은 이처럼 예술이라는 제한된 개념을 넘어 춤의 문화적,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분석한 책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김채현 교수가 꼼꼼하게 우리말로 옮겨 책의 가치를 더했다.

이 책은 세계의 다양한 춤을 고찰하면서 춤의 여러 기능을 분석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춤은 문화적 정체성의 표상(캄보디아의 전통 궁정 춤)이면서 종교적 숭배의 표현(나이지리아의 춤)이고, 권력의 표현(태양왕 루이 14세가 참여한 춤)이 되기도 한다. 또 춤에서는 문화적 관습이 표현(사교춤)되기도 하고, 문화가 혼성돼 나타나기도(미국 흑인 노예의 춤) 한다. 일본의 가부키 처럼 고전적인 예술 형태인 춤도 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에서 춤을 추는 무용수들. 제럴드 조나스의 ‘춤’은 브라질 카니발의 춤은 브라질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아프리카와 유럽의 요소를 결합한 것으로 분석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서 이사도라 던컨, 루이 세인트 데니스, 마사 그레이엄, 미하일 포킨, 조지 발란신 등 20세기의 대표적인 무용가와 안무가들과도 두루 만날 수 있다.

이처럼 ‘춤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이 책의 초판본은 92년에 나왔다. 78년 출판 기획이 시작됐으니 출간 때까지 무려 14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 책은 동시에 TV 프로그램으로도 제작됐는데 이 프로그램에는 100명이 넘는 학자, 무용가, 디자이너들이 참여했다.

김채현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범세계적인 차원에서 춤의 실체를 제시했고, 춤에 가해진 억압과 탄압을 문화와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가부장적 사고의 소산으로 분석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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