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방사선학회에서 세계 70여개국에서 제출된 3365편의 논문 중 240편이 상을 받았는데 이 중 한국인 논문이 32편으로 13%를 차지했다. 한양대 진단방사선과 임현철 교수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국립암센터 진단방사선과 장현정 박사 등의 논문 4편이 우수상을 받는 등 상의 ‘질’도 뛰어났다.
이에 앞서 올 7월 국내 진단방사선과의 학술지가 아시아에서 진단방사선분야에선 처음으로 미국과학논문색인(SCI)에 등재됐다.
이같은 성과는 진단방사선과가 국내에서 비인기 분야로 취급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진단방사선과의 ‘형편’은 레지던트 수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현재 레지던트 4년차는 174명, 3년차 84명, 1년차 50명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내년도 레지던트 모집 결과 141명 정원에 33%인 47명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국내 ‘5대 병원’ 중 2곳은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진단방사선과는 90년대 이후 혈관조영술을 이용한 진단과 치료 등의 기술이 발달되면서 한 때 의사들이 가고 싶어 하는 분야가 됐으나 최근 정부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의 수가를 인하한 후 다시 인기가 떨어졌다.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임정기교수는 “이로 인해 진료 수준이 떨어지면 결국 피해는 환자가 보게 된다. 외국에서는 예방 및 조기 진단에 중점을 두면서 진단방사선과가 다른 분야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임정기 교수는 “의사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어 국내 진단 수준이 이제 국제경쟁력을 확보했는데 들어오려는 의사들이 자꾸 줄어 이 맥이 끊길까 걱정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