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서울 강남J고 내신조작 확인…관계자 징계등 조치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44분


서울 강남지역 J고 교사가 2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한 일부 3학년생 성적을 편법으로 올려준 사실이 드러나 해당 대학에서 이 학교를 특별관리대상으로 정할 것을 검토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올해 첫 도입된 수시모집 지원자의 내신성적 조작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J고 체육교사 K씨가 서울대와 고려대의 2학기 수시모집에 응시한 3학년생 4명을 포함한 8명의 체육 성적을 올려준 것을 적발했다.

<본보 22일자 A29면 참조>

시교육청은 이날 “K씨가 1학기 체육 실기평가에서 규정에 없는 ‘노력 점수’를 더 주는 방법으로 3학년 자연계 학생 8명의 성적을 3∼4점씩 올려 4명의 성적이 ‘우’에서 ‘수’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우’에서 ‘수’로 성적이 오른 2명을 포함한 4명은 서울대와 고려대의 2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했다. 고려대에 지원한 한 학생은 1단계 평가(학생부 교과성적 70%)에 합격해 2단계로 면접구술고사를 치렀다. 고려대는 수시모집에서 전 과목 내신성적을 반영하지만 서울대는 자연계 학생의 체육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시교육청은 이들의 체육성적을 원래대로 환원하고 K씨와 J고 관계자를 징계하는 한편 서울대와 고려대에 감사 결과를 통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J고 관계자는 “평가는 교사의 고유 권한이어서 ‘노력 점수’를 줄 수도 있는 일”이라며 “해당 교사와 논의한 뒤 점수 환원 등의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수시모집은 정시모집과 달리 전 고교생의 내신성적이 담긴 CD롬을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에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들은 내신성적의 진위 여부를 전형 시 확인할 수단이 없어 입학지원서에 성적 조작이 드러나면 입학을 취소한다는 경고문을 명시하고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J고의 성적 조작에 대해 불이익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2단계 평가에서 해당 학생의 환원된 점수를 반영하고 J고를 특별관리 대상으로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내신성적을 조작한 교사의 명단을 특별 관리하고 이 교사가 쓴 추천서에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지역 S고 음악교사인 A씨는 1학기 기말고사 OMR 답안지를 전산입력하면서 3학년생 K군의 답안지를 자신이 작성한 답안지로 바꾸는 수법으로 시험을 치를 때마다 3∼4과목씩 최고 15점까지 성적을 올려줘 적발되기도 했다.

<박용기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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