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수능 출제경향]실생활-시사관련 문제 많았다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7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0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 기본 방향에 대해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핵심적이며 기본적인 내용을 쉽게 출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밝혔다.

문항별로 점수를 달리 배점할 때도 핵심적이며 기본적인 내용을 묻는 쉬운 문항은 높게 배점하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항이나 교육과정상 비중이 작은 문항은 낮게 배점했다. 영역별 난이도는 언어와 수리탐구I은 지난해보다 쉽거나 같게, 수리탐구Ⅱ와 외국어는 다소 어렵게 조절해 전체적으로는 제2외국어를 제외한 4개 영역의 평균 성적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아질 것으로 평가원은 보고 있다. 다음은 평가원이 밝힌 영역별 출제 방향.

▽언어〓수험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수월하고도 예측 가능한 방향에서 평가 요소에 접근하고자 했다. 고교 교육과정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교육과정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실제 언어 생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내용들을 많이 출제했다. 난해한 문장보다는 문학사적 대표성을 지닌 작품들이 지문으로 많이 나왔다. ‘듣기’에서 미술 작품을 보며 푸는 문제나 법정 영화의 한 장면을 듣고 푸는 문제, ‘쓰기’에서 만화의 말풍선을 채우는 문제와 시를 패러디하는 문제, 인터넷이나 대중 음악과 관련된 문제 등이 그 예다. 또 어휘의 사전적 풀이나 올바른 표준말 찾기 등 그동안 한번도 출제되지 않았던 문법문제를 냈으며 교과 내용의 20%를 차지하면서도 출제빈도가 낮았던 세계문학작품(로버트 프루스트의 시)과 역시 소홀히 취급됐던 희곡작품(오영진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제2막)도 출제했다. 체감 난이도를 조절하기 위해 듣기와 쓰기 문제의 발상을 대부분 교과서의 학습활동에서 이끌어냈고 새로운 유형은 문제의 형태를 이전의 것과 유사하게 구성해 수험생들에게 낯설지 않도록 배려했다.

▽수리탐구Ⅰ〓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쉽게 출제하고 교과서에 나오는 문항도 많이 포함시켰다. 수학적인 사고력과 이해력, 추론 능력을 고루 측정하는 문제를 냈다.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과 고도의 기교가 필요한 문항은 뺐다. 특히 주관식 문항이 쉬워 중위권 학생들에 대한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배점에도 신경을 써 쉽더라도 기본적인 내용을 묻는 문항에 3점, 교과 과정상 비중이 작은 문항에 2점을 배점했다. 인문계는 공통수학과 수학I의 비율이 7:3, 자연계는 공통수학 수학I 수학Ⅱ의 비율이 5:2:3이다. 생활 속에서 소재를 구해 현실 상황의 문제를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을 포함시켜 실생활과 수학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사회탐구〓탐구 능력과 가치 판단을 통한 의사 결정 능력을 측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회 현상 및 문제점을 분석 이해하고 종합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21세기의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인으로서 요구되는 상황 인식을 추구하는 것과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됐다. 민족의 정체성, 공동체 의식, 정보화 사회, 시민 운동, 생활에 관련된 경제 현상, 세계적 보편성, 통일, 국제 회의 등 시사적인 문제가 나왔다. 생명공학을 둘러싼 윤리 논쟁, 정보화 사회의 특성, 사료의 분석을 통한 삶의 추론, 공공 문제의 의사결정, 시민운동의 성격 파악 등에 관한 문제도 눈에 띄었다.

▽과학탐구〓가능하면 학생들이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상황, 또는 학생들의 경험과 밀접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개념과 사고력을 기반으로 문제 해결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이 나왔다. 공통 과학은 과학을 전공하지 않을 인문 사회 계열, 예체능 계열 수험생의 소양을 측정하기 위해 순수한 과학적 상황의 소재를 줄이고 개념의 심도를 낮춰 출제했다.

공통과학의 난이도는 2000학년도 수준이 되도록 출제했다. 선택과목은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측정하는 문제를 냈다. 현장 교사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으며 문항들이 현장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고려했다.

▽외국어(영어)〓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특히 의사소통 기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측정하되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영어 사용 능력을 측정하도록 했다. 듣기는 원어민의 대화 담화를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직접 측정하고 말하기는 대화 담화를 완성하게 해 의사소통 능력을 간접 측정했다.

읽기는 사전 지식과 문단의 단서를 활용한 독해능력을 직접 평가하고 쓰기는 문단 구성 능력을 간접 평가했다. 시사적인 내용도 포함했으며 읽기 쓰기는 대개 60∼100단어 내외의 문단으로 구성하되 150단어 내외의 긴 지문을 활용한 문항도 포함시켰다.

6차 교육과정에 따라 출제 문항을 일정한 유형에 국한시키지 않았다. 전체 문항 수를 예년보다 5개 줄이는 과정에서 고착화된 문장 유형을 가급적 배제해 영어 학습의 양과 질을 알아보는 데 역점을 뒀다.

어휘나 문장의 난이도는 공통영어 수준을 철저히 지키고자 했고 생소한 어휘에 주석을 달아 줘 수험생의 이해를 돕도록 했다. 문법은 영어로 의사를 소통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사항만 측정해 단순한 단편적 지식의 측정을 배제하고자 노력했다. 의사소통에 기본적인 사항만 측정하는 데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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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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