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박물관 변신 "시민 곁으로"

  • 입력 2000년 7월 23일 19시 03분


서울대 박물관이 옛 유물 전시장이라는 기존 틀을 벗어나 다채로운 기획과 현대미술과의 접목을 통해 대학박물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어 성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이렇다할 전시가 별로 없던 서울대 박물관은 최근 고구려인의 웅혼한 기상을 보여주는 특별전 ‘고구려―한강유역의 고구려 요새’전을 열어 많은 관람객을 불러 모은데 이어 이번에는 대학 박물관으로서는 유례가 없이 첨단 설치미술전 ‘역사와 의식, 초대작가 5인의 설치미술전’을 마련, 신선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 올 가을과 겨울에는 고구려 의상과 장신구를 소재로 한 패션쇼와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술전을 각각 열 계획이다.

9월 16일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갬퍼스내 박물관에서 열리는 설치미술전의 참여작가는 이 대학 미대 출신으로 비디오아트 설치 민중미술 회화 등의 각 분야에서 독특한 개성과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문주 박성태 윤동천 임옥상 조덕현씨 등 5명.

문주씨는 10대의 TV모니터로 통해 시간의 의미를 생각게 하는 ‘시간의 바다’를, 박성태씨는 소성된 인간 얼굴을 다룬 ‘일식―2000’과 ‘천상의 꽃’을 새롭게 전시했다.

윤동천씨와 임옥상씨는 ‘꽃바다’와 ‘일어서는 땅―2000’등 신작을 각각 출품했고, 조덕현씨는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황토작업 ‘낯선 과거로부터’를 내놓았다. 박물관 입구에는 이들 5명의 작가가 공동제작한 길이 11m의 대형현수막 ‘역사와 의식’이 눈길을 끈다.

서울대 이종상 박물관장(동양화과 교수)은 “대학박물관은 권위적이고 고립적인 분위기여서 시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대학 구성원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장은 “설치미술전과 고구려전이 시기적으로 겹치는 이달말까지 박물관을 찾는 관람자는 고대 유물과 현대 미술작품을 동시에 감상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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