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이민화씨, 한국인성격과 기업 분석 책낸다

  • 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10분


‘빨리빨리’ 문화와 ‘냄비’ 기질….

한국인의 단점으로 지목돼온 ‘불같은’ 성격이 오히려 벤처기업 활성화에는 ‘호재’가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광형교수와 메디슨 이민화회장은 이달말 함께 발간예정인 에세이집 ‘21세기 벤처대국을 향하여’를 통해 이같은 인식의 전환을 제안했다. 다음은 본보가 입수한 초고의 요약.

▽빨리빨리 문화〓조급증은 ‘부실(不實)의 근원’이었다. 사탕을 먹을 때도 한국인은 우두둑 소리를 내며 깨물어 먹는다. 그러나 이런 성격은 순발력 기동력 탄력성을 필요로 하는 벤처기업 문화와 맞아떨어진다. 한국인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생각을 바꾸면 ‘빨리 빨리’ 문화가 벤처기업의 원동력으로 승화될 수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우리는 대학간 실력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기업내 연봉차이는 인정하지 않는다. 경쟁심이 강해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회사나 학교에서 남의 ‘뒷다리’를 잡는 일도 많다. 그러나 메디슨은 사내벤처가 40여개나 되고 독립해나간 벤처기업이 80여개에 이른다. ‘소의 꼬리보다는 닭의 머리가 되겠다’는 경쟁심리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냄비 기질〓한국인은 빨리 달구어졌다 금방 식는다. 그러나 냄비증세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휴대전화는 보급된 지 몇 년만에 2500만대에 이르렀고 이동전화 산업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도약했다. PC방이 전국에서 성업 중이고 주식거래의 절반이 인터넷거래다. 한국인은 동기와 계기가 주어지면 불붙을 준비가 되어있다.

▽인터넷의 축복〓미국기업에 있는 한국인은 마케팅부서보다는 연구부서에 많다. 제품판매는 서양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이버상거래는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인터넷은 한국인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무한대의 소비자를 편견없이 상대하는 인터넷사업이야말로 한국인에게는 축복이다.

<최수묵기자> 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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