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경씨 공연취소 계기 국제관례]보상금 없어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26분


소프라노 홍혜경이 7일 열려던 독창회를 취소, 팬들을 놀라게 했다. 급성 후두염에 걸렸다는 의사의 진단 때문이다. 전화 예매자나 미리 소식을 들은 팬들은 일찍 환불을 했지만, 이날 멋모르고 예술의 전당을 찾은 관객들은 놀라며 발길을 돌려야했다.

목이 곧 악기인 성악가들에게 공연취소는 흔한 일. 이런 경우 개런티는 어떻게 될까. 물론 지불되지 않는다. 반면 성악가가 보상금을 내지도 않는다. 의사의 진단서가 있으면 계약 상의 ‘천재지변’과 같이 간주하기 때문. 물론 관객들에게는 환불을 한다.

오페라 극장들은 주역가수의 ‘펑크’를 대비해 제2, 제3의 후보 출연진을 마련해 둔다. 68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는 이탈리아 작곡가 칠레아의 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르뵈르’가 상연될 예정이었다. 소프라노 레나타 테발디, 테너 프랑코 코렐리라는 황금배역.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코렐리가 무대에 서지 못하자 다른 젊은 테너가 등장해 전곡을 열창, 객석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이렇게 메트로폴리탄에 데뷔했다.

국내 성악가의 경우 외국인보다 ‘공연취소’를 쉽게 하지 않는다. 공연을 끝내야 한다는 무대 안팎의 ‘압력’이 크기 때문이다. 96년 국립오페라단 ‘라 파보리타’에 출연한 강화자씨는 공연장에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늦게나마 깁스를 하고 무대에 오른 강씨에게 객석은 환호를 했고, 그는 무리없이 전막을 마칠 정도였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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