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 비즈니스」…기업,경쟁력으로 승부

입력 1998-11-11 19:10수정 2009-09-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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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쟁이 세계적으로 열기를 뿜고 있다.

20세기가 철강과 기계로 선진국 여부를 저울질했던 산업전쟁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산업이 전면에 등장하는 문화전쟁의 시대.

할리우드의 영화 캐릭터 하나가 자동차 수출로 버는 돈의 몇배나 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요즘 세상. 오랜 격론 끝에 개방된 일본문화는 ‘파괴력’을 예고하고 있고 영화 음반 등 문화 전분야에 걸쳐 지적재산권이 강화되는 추세.

우리나라에도 문화를 비즈니스로 연결시켜 대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은 초보단계. 삼성경제연구소 신현암연구원은 “이제 문화산업을 대하는 태도가 과거 패밀리 비즈니스 성격에서 급속히 기업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평가한다.

▼가수도 수출상품〓8월28일 한국의 여성 트리오 ‘SES’의 음반 발표회가 열린 일본 최대 나이트클럽 ‘벨파레’는 1천여명이 몰리는 성황을 이뤘다. ‘SES’는 성공적인 일본 상륙에 이어 일본 가요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음반도 10만장 이상을 팔리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성공의 배경에는 ‘SES’를 결성할 때 이미 수출을 염두에 둔 음반기획사 SM기획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 우선 멤버 구성부터 재일교포 출신의 슈, 괌 출신 유진, 한국 토종 바다를 영입해 ‘국제용’ 구색에 맞췄다.

일본의 유명 연예프로덕션 ‘스카이 플래닝’에 일본내 마케팅을 전담시킨 것도 성공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고.

▼외자 유치로 극장왕국 건설〓서울 지하철 강변역 부근 ‘CGV강변11’은 극장 건설에 처음으로 외자를 유치한 사례. 제일제당이 홍콩의 유명영화사 골든 하베스트, 호주의 극장 건설업체 빌리지 로드쇼와 합작 투자했다.

세계적 수준의 내부 설계와 24시간 전산예매, 좌석선택제 등 선진 운영기법을 도입해 관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제일제당측은 “당초 기대했던 매출액의 두 배 이상을 올릴 것”으로 전망. 2001년까지 전국에 1백개 스크린을 갖춰 국내 최대의 극장 체인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종이값부터 거품을 뺀다〓도서출판 ‘푸른숲’은 출판계의 벤치마킹 대상 1호. 부도 몸살을 심하게 겪고 있는 출판계에서 유독 흑자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는 김혜경사장의 합리적 경영이 큰 몫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종이값이 폭등하자 재빨리 재생용지를 사용, 책값을 오히려 20% 낮췄다.

김사장은 “꾸준히 축적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저렴한 재료를 구입하고 반품을 최대한 줄인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출판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달의 중소기업인’상을 받았다.

▼할리우드 대작에 도전〓95년 개봉된 영화 ‘쇼생크 탈출’은 전국에서 1백만명이 관람하는 대성공을 기록했다. 이 영화의 수입가격은 50만달러로 3백만달러를 호가하던 당시 할리우드 대작들에 비해 미미한 수준.

이듬해 개봉돼 45만명을 불러들인 영화 ‘비포 선 라이즈’의 수입가는 단돈 5천달러였다. 이같은 알짜배기 흥행기록의 주인공은 ‘한아미디어’의 유진희사장.

유사장은 “철저히 틈새를 공략했다”고 말한다. 전세계 구석구석을 누비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흥행가능성이 높은 영화를 싼 값에 들여왔다는 것.

그는 작년말 당시까지는 개방이 불확실했던 일본 영화를 미리 사들였다. 지금 시점에서 따져볼 때 시장가격의 5분의 1에 불과한 돈이 들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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