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동아리도 大入도 『스타를 향하여』

  • 입력 1997년 8월 19일 07시 52분


「제2의 안성기, 강수연」 「한국판 핸슨 브러더스, 뉴 키스 온더 블록」. 10대들의 가장 큰 희망이다. 이들의 사전에 「딴따라」는 없다. 「스타」가 있을 뿐이다. 「성좌」가 되려는 10대들의 몸부림은 가히 「스타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이 신드롬은 중학교 때부터 나타난다. 요즘 예술고등학교 진학경쟁률은 최고 20대1 수준.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인문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대학신문방송학과와 연극영화과가 인기과 「베스트 5」 안에 오른 지 오래다. 고교 동아리 중에서도 문예반 독서반은 고리타분하게 받아들여진다. 대신 그룹사운드, 댄싱그룹, 연극반 등에 하이틴들이 몰리고 있다. 이 다음이 방송반과 사진반 합창반. 이때도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N고등학교에는 「퍼지」 「스콜피온」 「댄싱 카오스」 등 5,6개의 그룹사운드와 댄싱 서클이 활동중인데 매년초 신입반원 모집 때 예외없이 6,7대1의 경쟁률을 보인다. 학교 밖에서는 각종 연예학원들이 열기를 달군다. 현재 서울에는 여의도를 중심으로 30여 군데에 연기학원이 있다. 한국방송문화원 김민성 부원장은 『7월초 3백20명 정원을 뽑는데 1천여명이 몰려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며 『10대후반인 하이틴 못지 않게 10대초반 로틴(lowteen)들의 열기가 높다』고 말했다. 연예인 프로덕션이나 캐스팅 전문사를 함께 운영하는 학원의 경우 경쟁률은 특별히 높다. 학원에 등록한 10대들은 1,2년 동안 연기실습, 신체훈련, 발성호흡 등을 집중적으로 배우며 데뷔를 준비한다. 고교 때 데뷔를 하게 되면 연극영화과 등의 진학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 서울의 한 여고 2학년 신모양은 『올 여름 헤어디자이너인 이모를 졸라 메이크업을 본격적으로 해 연예 매니지먼트사와 캐스팅 디렉터들에게 사진을 보냈다』며 『키가 커 졸업을 하면 모델로 진출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촌 언더밴드들 틈에서 음악을 하던 김모군(18)은 『아무래도 예술전문대를 들어가는 편이 낫다 싶어 준비작업으로 9월말까지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음반사에 돌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같은 준비 작업에 쏟아붓는 돈은 일반 고교생들의 용돈 수준을 훨씬 뛰어넘지만 『남들 고액과외비 정도라고 생각하고 투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이틴 「스타 지망생」들 앞에 놓인 것은 「좁고도 좁은 문」이다. 연극영화과 관문은 보통 30, 40대1. 방송사 공채와 각종 선발대회를 통과하는 비율은 평균 2백대1. 이 경쟁을 뚫고도 주연급 스타가 되는 이는 다섯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김민성부원장은 『연기실습에 앞서 「스타」는 절대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많이 주지시킨다』고 말한다. 그래도 하이틴들은 부나방처럼 「성좌」를 향해 날아간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씨는 『이 신드롬을 만들어내는 것은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한 스타산업 시스템』이라며 『브라운관에 스타 하나가 뜨면 텔레비전 잡지, 각종 팬클럽 등이 체계적으로 붐을 조성해 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대들이 대중문화뿐 아니라 과학, 문학 등 폭넓은 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교육 환경을 조성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