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야기]소설 「서른의 강」차현숙씨 인터뷰

  • 입력 1996년 12월 21일 19시 51분


「尹景恩기자」 「오후 세시는 그녀에게 막막한 두려움과 초조함을 느끼게 한다. 마치 자신의 나이, 서른을… 말하는 것…같다. 새로이 뭔가를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없는 시간, 나이」(차현숙의 소설 「서른의 강」중에서). 차현숙(33). 그녀는 재작년에 난생 처음 소설을 썼다. 서른 하나. 그녀 말마따나 「뭔가를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없는 나이」를 넘긴 직후였다. 『남자들은 마흔이 될 때 위기의식을 느낀다죠. 여자는 서른 될 때 그래요』 소속감을 가질 만한 데가 가정 하나뿐인 전업주부들은 더 그래 보였다. 그녀 자신도 스물셋에 결혼해 어느새 훌쩍 10년 세월을 건너온 주부다. 『주부들이 자투리시간은 많은데 두루마리시간이 없거든요. 저에게도 서른의 강을 넘기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뭔가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죠』 모든 것이 가능성을 향하여 열려 있는 것만 같던 20대와 달리 30대의 주부에겐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느꼈다. 불안 우울 공허 초조감…. 이런 것들에 몸을 내맡기고 소진돼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차현숙은 서른살 여자의 그 유보된 꿈을 소설 「서른의 강」에 담았다. 아이 걱정 한참, 남편 흉 한참만에 풀어놓는 속내, 「빈 껍데기만 남아 있는 것같은 서른이라는 나이의 진부함」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새로운 자기실현을 위한 고뇌의 시기이기도 하죠. 날개를 가질 수 있을까 불안해하며 고통의 겨울을 보내는 애벌레처럼요』 어느새 그녀는 날개를 얻은 나비의 비상(飛翔)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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