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호흡기 건강]실내에 빨래 널어 습도 조절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4분


「羅成燁기자」 겨울철에는 난방 때문에 실내 공기가 건조해져 호흡기질환에 시달리기 쉽다.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마른 공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기관지. 코를 통해 들어온 공기는 먼저 코털에서 먼지가 걸러지고 허파에 도달할 때까지 습도가 알맞게 조절된다. 기관지는 평소 미끈미끈한 액체(점액)로 덮여 있다. 이 점액은 들이마신 공기에 포함돼 있는 각종 세균이나 먼지가 기관지에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기관지 표면의 융모는 쉬지 않고 좌우로 움직여 점액에 물결을 일으키고 점액에 붙은 세균과 먼지는 기침이나 가래를 통해 배출된다. 그러나 습도가 낮아지면 점액이 마르게 되고 이 상태가 오래되면 점막이 아예 말라버려 「보호막」이 없어진다. 이때부터 세균과 먼지는 곧바로 기관지에 침투한다. 때문에 감기 폐렴 등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된다. 특히 천식환자의 경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집먼지 진드기의 배설물 등에 무방비 상태가 돼 호흡곤란으로 이어진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윤종태박사는 『건조한 공기가 기관지에 미치는 영향은 넘어졌을 때 무릎이 벗겨져 살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과 같다』며 『겨울철 실내 습도 조절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건조한 공기로부터 해를 입지 않으려면 인위적으로라도 습도를 높여 줘야 한다. 빨래를 실내에서 말리는 게 가장 간편한 방법. 가습기는 짧은 시간에 습도를 높일 수 있지만 기계 자체가 병을 부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물 저장 용기를 자주 닦아 주지 않으면 용기 안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서식하기 때문이다. 습도는 50∼60%가 적당하다. 의사들이 권장하는 적정 실내온도는 섭씨 20도. 고려대안암병원 이상학교수(이비인후과)는 『코의 「자동 습도조절 기능」은 섭씨 20도에서 가장 완벽하게 유지된다』며 『코뿐만 아니라 인체의 모든 기능이 이 온도에서 가장 잘 유지된다』고 말했다. 온돌난방은 상관이 없지만 유해가스를 배출하는 석유난로나 가스히터를 사용할 때는 특별히 환기에 주의해야 한다. 꼭 하루 4,5번 창문을 모두 열고 환기를 해야 호흡기를 자극하는 유해가스가 실내에 떠돌지 않게 된다. 서울중앙병원 김동순박사(호흡기내과)는 『최근 환경오염으로 인해 천식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천식환자나 기관지가 약한 사람이 있는 가정에서는 습도조절뿐 아니라 집안을 청결히 하는데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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