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원정에서 셧아웃 시켰다. 대한항공은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0∼201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3-0(25-17 26-24 25-21)으로 완파했다. 대한항공은 5일 인천 홈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을 3-1로 누른 데 이어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렸다. 현대캐피탈은 2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승리의 주역은 고비 때마다 강타를 터뜨린 레프트 김학민(27)이었다. 특히 3세트 15-13으로 2점 앞선 상황에서 결정적인 서브에이스를 코트에 꽂아 점수 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학민은 이날 18득점에 60.87%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김학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은 점프력, 공격력이 좋고 스피드가 빠른 김학민을 왼쪽으로 돌리고 외국인 선수 에반 페이텍(미국)을 라이트에 배치해 좌우의 균형을 맞췄다. 김학민은 5일 LIG전에서도 20점을 올린 데 이어 이날도 팀 내 최고득점으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학민은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셔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디펜스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올 시즌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한항공은 서브와 서브리시브, 수비의 3박자가 잘 맞아 들어갔고 상대적으로 열세인 높이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리베로 최부식과 레프트 곽승석의 리시브 성공률은 각각 78.95%와 61.9%였다. 리시브가 안정되니 자연히 한선수의 토스도 살아났다.
블로킹 득점은 11개로 5개의 현대캐피탈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공백이 뼈아팠다. 조직력도 아직 완전하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세터 최태웅, 권영민이 각각 부상과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공격수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외국인 선수 헥터 소토(푸에르토리코)는 18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45.95%에 머물렀다. 소토는 3세트 중반 15-17, 17-18, 17-19 상황에서 3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모두 아웃돼 동료들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천안|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