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중산층의 표심이 승패를 결정지었고, 다양한 성향의 군소 후보간 득표 경쟁도 일정 부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많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중산층 아파트 밀집촌인 화정1, 2동에서 유 후보가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 후보를 압도적으로 이겼다.
개혁당 양순필(梁舜弼) 공보팀장은 “사전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가 50, 60대 남성과 60대 여성에서만 6 대 4 정도로 지고, 40대에서는 5.5 대 4.0 정도로 꾸준히 이겼다”며 “40대 중산층의 선택이 승패를 갈랐고, 그들은 ‘변화’를 원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덕양갑지구당 윤용석(尹用奭) 정책실장은 “45평 이상의 아파트에 사는 고소득층이 몰려 있는 화정1동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선 유 후보가 100여표(1%포인트) 이겼다”며 “정당 투표가 아닌 인물 투표 성향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 때 화정1동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득표율 49% 대 47%로 앞섰었다. 특히 30평 안팎의 아파트촌인 화정2동은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가 5%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으나, 이번 선거에선 유 후보가 14%포인트(800여표)로 크게 이겼다.
반면 한나라당 덕양갑지구당 이은길(李殷吉) 사무국장은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인 하나로국민연합 문기수(文奇秀) 후보가 ‘지역 토박이론’을 내세우며 3위(8.0%)를 차지해 이국헌 후보의 표를 상당부분 잠식해 버렸다”고 다른 분석을 했다.그러나 개혁당측도 “민주당을 탈당한 이영희 후보(득표율 4.6%)가 ‘내가 진짜 민주당 후보’라며 호남표를 공략하고, 민주노동당 강명용 후보(2.7%)와 사회민주당 김기준 후보(2.4%)는 ‘유 후보는 사이비 개혁후보’라고 공격하는 바람에 득표전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로국민연합 문 후보의 잠식효과는 승패의 주 변수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또
유 후보가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 전부에서 이긴 것을 보면 선거 초반 돌출된 호남소외론도 큰 변수가 못 됐다는 게 중론이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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