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전용학의원 입당, 각 당 분위기

  • 입력 2002년 10월 14일 19시 06분


14일 오후 이완구, 전용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 소식이 알려지자 각 정당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격앙된 민주당〓민주당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 청취를 미룬 채 오후 3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한나라당을 집중 성토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드디어 한나라당이 마각을 드러냈다”며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오직 하늘이 두 쪽 나도 권력을 잡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맹비난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이미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이 의원을 빼내간 것은 대권전략에 따른 공작정치”라고 성토했다.

그러나 배기운(裵奇雲) 의원은 “한나라당만 탓할 게 아니라, 우리가 단합하지 못하니까 전용학 의원 같은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고 자성의 발언을 했다.

▽풀 죽은 자민련〓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으나, 당내에선 연쇄 탈당을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이 의원의 탈당은 오래전에 예견됐던 일 아니냐. 거취를 생각해 봐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학원(金學元) 총무를 비롯한 당 간부들은 이날 오후 당사 총재실에 모여 향후 대책을 숙의했다.

▽반색하는 한나라당〓이회창 후보는 “오늘 오전 강창희(姜昌熙) 최고위원으로부터 두 의원의 입당 사실을 보고받았다”며 “처음엔 민주당 의원이 포함돼 있어 놀랐다. 자발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으면 너무 속좁고 편협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두 의원의 입당으로 ‘이회창 대세론’이 재점화됐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앞으로 놀랄 일이 많을 것이다”고 추가 입당 가능성을 예고했다.

▽비판적인 정몽준(鄭夢準) 의원〓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사회에 가장 해악을 미치는 대목이 배신과 변절이다. 충절과 의리의 고장 충청에서 사회적 신뢰관계를 깨뜨리는 사람이 무슨 얘기를 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또 “배신과 변절은 공동체를 깨뜨리는 죄악”이라고도 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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