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씨 “국회 뜻 겸허하게 수용”

  • 입력 2002년 7월 31일 23시 07분


31일 오후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장상 총리지명자는 청와대에 사의를 표한 뒤 기자실에 들렀다.

“누를 끼치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스럽습니다.”

이렇게 말문을 연 장 지명자는 “21세기는 여성의 세기라고 해서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일하는 시작을 해볼까 해서 왔는데 부덕의 소치로 잘 안됐다”며 “국회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언론의 검증이 혹독했느냐’는 질문에는 “혹독했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성숙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기회였다.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에 앞서 배포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이번 일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치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고 한 단계 더 성숙하는 발전적 계기가 되기를 충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15분 집무실에 출근한 장 지명자는 하루종일 청사에 머물렀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장 지명자는 인준을 받으면 곧바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리로서의 포부를 밝힐 예정이었다”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부결 직후 집무실을 다녀온 김덕봉(金德奉) 총리공보수석비서관은 “장 서리는 ‘내 일이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 이로 인한 국정혼란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