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 거액출처 쟁점화

  • 입력 2002년 4월 18일 18시 06분


한나라당은 18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에게 민사소송 합의금 명목으로 10만달러를 지급한 데 대해 검찰 수사와 김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전 의원이 홍걸씨의 사생활 폭로 위협으로 합의금을 챙겼다고 비난, 홍걸씨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자금출처 의혹〓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홍걸씨는 변변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고 8년 정도 유학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11만달러(합의금 10만달러와 별도 법원비용 1만달러)라는 거액을 어디에서 조달했겠느냐”며 “외가 친척으로부터 돈을 빌렸다면 그 친척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남 대변인은 또 홍걸씨가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땅(약 2억원)을 매각한 데 대해 “청와대 측은 전세금으로 땅을 매입했다고 하나 김 대통령이 증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증여했을 경우 증여세 납부 실적 등 돈의 출처를 대통령이 직접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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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청와대 측은 “홍걸씨가 94년경 미국으로 떠나면서 서울의 전세금으로 일산에 75평의 나대지를 매입해 작년 5월31일 1억9000만원에 매각하고 양도소득세 400만원을 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개입 공방〓한나라당은 윤석중(尹晳重) 대통령해외언론비서관이 홍걸씨의 사실상 ‘소송대리인’을 맡고 있는 것은 청와대가 홍걸씨의 호화유학생활을 돕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전 의원이 대통령 아들의 사생활을 캐고 폭로하고, 제소하면서 거액의 돈을 뜯어내려 했고 실제로 상당액을 챙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전 의원과 한나라당은 자신의 파렴치 행위부터 반성하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이 전 의원이 작년 11월 유선호(柳宣浩)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 전 총재비서실장에게 홍걸씨와의 소송 합의에 협조해 달라는 팩스 서신을 보낸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된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사과한다”고 하면서 “이런 거래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에게도 보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이날 밤 MBC ‘100분 토론’ 에서 “이 전 의원과 홍걸씨의 소송과 ‘협상’ 을 사전에 알았느냐” 는 질문에 “보고는 받았으나 자세한 내용은 몰랐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더러운 거래’ 라는 여당측의 비난에 대해 “알아보니 판사가 강제합의를 종용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합의시 피고소인이 소송비용을 내고 취하하는 게 관행화돼있다고 한다. 돈을 뜯어내려고 한 게 아니다” 고 설명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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