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대기업 리더들⑥LG]오너 집안 CEO “배경아닌 실력”

  • 입력 2002년 3월 6일 18시 09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허동수 부회장,구자홍 부회장, 허승조 사장, 구본준 사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허동수 부회장,
구자홍 부회장, 허승조 사장, 구본준 사장
허창수(許昌秀) LG전선 회장, 허동수(許東秀) LG칼텍스정유 부회장, 구자홍(具滋洪) LG전자 부회장, 구본준(具本俊) LG필립스LCD 사장, 허승조(許承祖) LG백화점 사장.

고(故) 구인회(具仁會) LG창업주가 사돈지간인 허씨 일가와 함께 일궈낸 LG그룹에서 구본무(具本茂) 회장과 함께 두 가문을 대표하는 경영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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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오너 집안 출신이면서도 능력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출신 배경의 덕을 보기보다는 20여년간의 혹독한 현장 경영수업 과정을 거쳐 사실상 전문경영인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이다.

LG그룹의 ‘허씨 가문’을 대표하는 허창수 회장은 LG상사와 화학 산전 등을 두루 거쳤으며 현재 그룹 내에서 구본무 회장에 버금가는 예우를 받고 있다. 그는 20일 열릴 LG건설 정기주총에서 건설 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수 부회장은 1973년 LG칼텍스정유에 입사해 94년 이 회사 사장에 오르기까지 21년간 한 우물을 파 한국 정유업계를 대표하는 경영인으로 꼽힌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공학 박사 학위를 받아 해박한 이론적 배경에 풍부한 현장경험을 겸비한 경영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구본무 회장의 5촌 당숙인 구자홍 부회장은 구 회장과 수시로 만나 그룹 미래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고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95년 LG전자 사장이 되기까지 22년 동안 LG상사와 LG전자의 해외사업 파트를 두루 거치며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통찰력을 키웠다. 제너럴일렉트릭(GE), 소니, 샤프 등 세계 일류기업의 경영진과 친분이 두터워 미국 월스트리트와 홍콩 금융가에서는 ‘John Koo’라는 영어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구 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 사장은 지금의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전신인 AT&T테크놀로지와 LG전자 일본법인에서 근무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체득했다. 영어와 일본어로 회의를 직접 주재할 정도로 외국어에 능통하다. 네덜란드 필립스사와의 합작회사인 LG필립스LCD의 초대 CEO에 오른 뒤 이 회사를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기업으로 키웠다.

허승조 사장은 78년 LG상사에 평사원으로 들어가 무역 영업 기획 등의 분야에서 실무를 익힌 뒤 의류영업본부장으로 일하면서 유통에 대한 감각을 갖췄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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