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대정부 질문 폭로전 공방 "증거대라"

  • 입력 2002년 2월 19일 18시 18분


여야는 19일 상대당이 전날 국회대정부 질문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아들과 이회창(李會昌) 총재 가족을 비난한 데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발끈하면서 서로 증거를 대라고 따졌다.

▽민주당〓민주당은 김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미국에서 월 8700만원을 쓰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홍준표(洪準杓)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홍걸씨가 대학 연구원으로서 모범적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소문으로 음해한다”고 반박했다.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개인의 금융비밀이 철저히 보장된 미국에서의 홍걸씨 계좌내용까지 홍 의원이 어떻게 아느냐. 홍걸씨 측근에게 확인해본 결과 통장 자료를 미국 법원에 제출한 적이 없다고 한다. 수백만달러가 입금됐다는 통장 사본을 보여달라”며 증거 공개를 요구했다.

▽한나라당〓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이 총재의 장남 정연씨가 모 제약회사의 주가를 조작해 200억원을 챙겼다는 송석찬(宋錫贊) 의원의 발언에 대해 “정연씨는 그 회사 주식을 소유한 적이 없고 가·차명 소유 사실도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라고 비난했다.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은 정연씨의 장인이 대주주로 있었던 회사의 매각과정에 정연씨가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정연씨의 장인은 이미 회사에서 손을 떼고 채권단이 매각을 주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발언의 근거는?〓정연씨 주가조작설의 사실 여부에 대해 송 의원은 “집권여당의 의원인데 소문만 갖고 얘기했겠느냐”면서도 “자료를 보여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조사에 필요하다면 관련자 이름을 더 대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현재 이 총재 관련 비리 제보를 10여건 수집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송 의원의 발언 내용은 내가 갖고 있는 자료에도 나온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홍걸씨 관련 증거를 국회 보충질문 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홍걸씨가 과거 6개월간 미국에서 사용한 수표에 대해 로스앤젤레스 한미은행 계좌로 결제가 들어온 금액만도 60만달러였다”며 “홍걸씨가 소송 때문에 미국 법원에 제출한 통장 사본에 나오는 내용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국세청에 계좌번호까지 제시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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