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진격 리드 및 상보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7시 40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한 지 37일만에 반군인 북부동맹이 수도 카불에 입성함으로써 아프간 전쟁은 큰 전환점을 맞았다. 공습 개시 당시 국토의 10% 만을 장악하고 있던 북부동맹은 이제 카불을 비롯한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상대적으로 탈레반은 북부에서 밀려났고 본거지인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남부지역에 저항선을 구축했다.

▽카불 입성 = 북부동맹은 9일 마자르 이 샤리프를 점령한 데 이어 13일 오전 수도 카불에 진입함으로써 큰 전략적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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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포와 로켓으로 무장한 북부동맹 선발대 50∼60명은 트럭을 타고 카불로 들어가 도심의 정부청사 등 주요 건물과 탈레반군의 병영을 접수하고 가택 수색을 실시했다.

그러나 북부동맹 주력군은 미국의 카불 입성 반대에 따라 카불 북쪽 6km 지점에서 진주를 멈췄다. 북부동맹군이 카불로 진입할 때 간헐적인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큰 저항은 없었다.

탈레반군은 이날 새벽부터 수도를 포기하고 카불 남쪽 40km 지점인 마이단 샤흐르로 퇴각했다. 이란의 라디오와 TV방송은 카불시를 떠다는 탈레반의 차량 행렬이 긴 꼬리를 이루며 남쪽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카불 주민들은 북부동맹군의 입성에 대해 "알라는 위대하다"고 소리치며 환영했다. 탈레반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듯 주민들은 터번 대신 간편한 모자를 쓰고 다니거나 자전거로 시내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유니스 카노니 북부동맹 내무장관은 "현재 카불에 선발대로 들어간 병력은 탈레반 잔당 소탕과 함께 약탈행위를 막기 위한 치안병력"이라며 "조만간 치안업무를 위해 1000여명의 경찰병력을 추가로 들여 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의 취재기자들은 "시내 일부에서 약탈행위가 일어나고 있으며 비어있는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선풍기 냉방기 담요 등을 들고나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북부동맹 안와리 장군은 대변인을 통해 "임시치안 계획을 세워 상황이 종료될 때가지 이행할 것"이라며 "조만간 총사면령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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