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폭스 TV 김병현 클로즈업으로 중계 마감

  • 입력 2001년 11월 5일 16시 23분


김병현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두번의 9회말 투아웃 동점홈런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애리조나가 9회말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챔피언에 올라 아픈 기억을 훌훌 털어 버리고 다음시즌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

0…역시 커트 실링은 ‘인간미 만점’의 스타란 사실을 다시한번입증. 우승이 확정된 후 애리조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서로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가운데 실링은 김병현을 발견하자 마치 귀여운 막내동생을 대하듯 따뜻한 미소와 함께 그 누구보다 오랜시간 포옹을 해주며 격려했다.

0…애리조나 홈팬들도 김병현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뱅크원 볼 파크에서 벌어진 우승 축하행사 도중 전광판을 통해 커트실링과 김병현이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을 느린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장내 아나운서가 “커트 실링이 김병현을 안고 축하하고있다. 김병현이 비록 2경기를 내줬지만, 7차전 승리로 이미 그 아픔은 사라졌다.” 라는 멘트를 했다.

홈 관중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2분이상 보내며 김병현의 용기를 복돋워 줬다.

0…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내는데는 비극이 더 효과적인 모양.이번 월드 시리즈의 주관 방송사인 폭스 TV는 7차전 중계방송 종료전 약 5분간 이번 월드시리즈의 하이라이트를 방영했는데 커트 실링이 김병현을 깊게 포옹하는 장면에 이어 활짝웃는 김병현의 얼굴을 화면 가득담으며 중계를 끝냈다.

0…김병현은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짭짤한 과외수입을 올리게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우승한 애리조나 선수들에게 지급될 배당금은 1150만달러. 김병현은 약 35만달러(약 4억5,000만 원)를 받을 것으로 보여 올해 자신의 연봉(20만5,000달러)보다 많은 과욋돈을 챙기게 됐다.

0…밥 브렌리 감독은 7차전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팀이 리드할 경우 “랜디 존슨은 왼손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 오른손 타자일 경우에는 김병현과 미겔 바티스타를 투입하겠다”고 밝혀 변치않는 김병현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켰다.

0…김병현은 4일 박찬호로부터 격려전화를 받았다. 박찬호는 월드시리즈 4,5차전에서 이틀연속 동점홈런을 맞은 김병현에게 “ 비난은 신경쓰지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라”는 충고를 해줬고 김병현은 “괜찮다. 앞으론 좋아질것 같다”며 박찬호의 호의에 감사를 표했다.

<박해식/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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