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김민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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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부에 있습니다. 따뜻한 집요함을 갖춘 기사를 쓰겠습니다.

minj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교육54%
사회일반33%
문화 일반7%
보건3%
노동3%
  • 수능 영어 1등급 3.1% 역대 최저… 대입 변수로

    지난달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영어와 국어가 ‘불수능’으로 출제돼 상위권이 크게 줄었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 1등급(90점 이상) 비율이 상대평가인 다른 영역의 4%에도 못 미치는 3.11%로 나오자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유감을 표명했다. 4일 평가원이 공개한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국어와 수학 영역 만점자 수도 지난해보다 각각 4분의 1,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지난해보다 8점 높았다. 표준점수는 개인 원점수와 평균 성적 차이를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한다.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국어 영어 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어 때문에 의대 등 수시모집에서 불합격하는 수험생이 나올 수 있다. 영어는 절대평가라 최상위권이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는데, 국어(4.67%)와 수학(4.62%)보다 1등급 비율이 낮아 이번 입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오 원장은 “영어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게 출제했지만, 의도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국어-영어가 정시 당락 좌우… 수시 최저등급 미달 속출할듯”수능 전영역 만점 5명 ‘작년의 절반’표준점수 국어 147점 수학 139점… 영어 1등급 비율, 국어-수학 못미쳐만점자 재학생 4명 N수생 1명… 이과생 ‘사탐런’에 인문계 경쟁 치열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4일 발표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어 영역 만점자(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는 261명으로 전년(1055명)보다 크게 줄었다. 수학 영역 만점자도 780명으로 지난해 1522명보다 감소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역대 최하를 기록해 정시모집에서 국어와 영어가 당락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어 1등급 비율 사상 최저올해는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8점으로 지난해(1점 차)보다 크게 벌어져 국어 점수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지난해보다 8점 상승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하락해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이후 가장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의 경우) 수학 만점을 받아도 국어 고득점 수험생을 이길 수 없다”며 “수학을 잘 보고 국어를 못 본 수험생은 정시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영어 영역은 절대평가인데도 1등급 비율과 인원(3.11%, 1만5154명)이 국어(4.67%, 2만2935명)와 수학(4.62%, 2만1797명)에 한참 못 미쳤다. 영어가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각 대학이 영어를 반영하는 방법에 따라 수험생의 유불리가 갈릴 전망이다.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하는 대학이 있고, 가점 또는 감점하는 경우도 있는데 점수 폭은 대학마다 다르다. 어려운 영어 때문에 이달 12일까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이번 수능에서는 사회탐구를 1과목 이상 응시한 수험생이 77.14%에 달했다. 2등급 이내 비율은 지난해 6만1236명에서 올해 7만9611명으로 30%가량 늘었다. 과학탐구 2등급 이내 인원은 4만9920명에서 3만7308명으로 25.3%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문과생보다 점수가 높은 이과생이 전략적으로 사회탐구를 응시하는 ‘사탐런’이 극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사탐 고득점자가 많아 인문계열 경쟁이 심할 것”이라며 “모의지원에서 인문계열 지원 시 사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연세대에 특히 몰렸다”고 말했다.● 올해 전 영역 만점자 지난해의 절반올해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5명 나왔다. 2020학년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만점자 중 4명이 재학생이었다.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의대 모집인원이 동결돼 N수에 도전하는 최상위권이 지난해보다 적었고, 올해 수능 응시자 중 재학생이 3만513명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한다.정부가 지난해부터 수능 출제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원 수강생에게만 판매되는 문제집까지 출제에 참고한 것도 N수생 만점자가 줄어든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원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한 것을 교묘하게 피해가려 애쓴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입시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능의 전 영역 만점 수험생 재학생 중 3명은 일반고, 1명은 자율형사립고 학생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에 따르면 만점자 5명 중 4명은 이과생, 1명은 문과생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3명, 광주 1명, 전주 1명이다. 이과생은 모두 의대, 문과생은 경제학과 지원자로 알려졌다.한편 논란이 됐던 수능 사인펜 번짐 문제에 대해 오승걸 평가원장은 “잉크 번짐으로 추정되는 82건을 4회 이상 육안으로 확인하며 불이익이 가지 않게 채점했다”고 설명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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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어-영어가 정시 당락 좌우…수시 최저등급 미달 속출할듯”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4일 발표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어 영역 만점자(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는 261명으로 전년(1055명)보다 크게 줄었다. 수학 영역 만점자도 780명으로 지난해 1522명보다 감소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역대 최하를 기록해 정시모집에서 국어와 영어가 당락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영어 1등급 비율 사상 최저올해는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8점으로 지난해(1점 차)보다 크게 벌어져 국어 점수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지난해보다 8점 상승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하락해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이후 가장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의 경우) 수학 만점을 받아도 국어 고득점 수험생을 이길 수 없다”며 “수학을 잘 보고 국어를 못 본 수험생은 정시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영어 영역은 절대평가인데도 1등급 비율과 인원(3.11%, 1만5154명)이 국어(4.67%, 2만2935명)와 수학(4.62%, 2만1797명)에 한참 못 미쳤다. 영어가 매우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각 대학이 영어를 반영하는 방법에 따라 수험생의 유불리가 갈릴 전망이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하는 대학이 있고, 가점 또는 감점하는 경우도 있는데 점수폭은 대학마다 다르다. 어려운 영어 때문에 이달 12일까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이번 수능에서는 사회탐구를 1과목 이상 응시한 수험생이 77.14%에 달했다. 2등급 이내 비율은 지난해 6만1236명에서 올해 7만9611명으로 30% 가량 늘었다. 과학탐구 2등급 이내 인원은 4만9920명에서 3만7308명으로 25.3%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문과생보다 점수가 높은 이과생이 전략적으로 사회탐구를 응시하는 ‘사탐런’이 극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사탐 고득점자가 많아 인문계열 경쟁이 심할 것”이라며 “모의지원에서 인문계열 지원 시 사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연세대에 특히 몰렸다”고 말했다.●올해 전 영역 만점자 지난해의 절반올해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5명 나왔다. 2020학년도 이후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만점자 중 4명이 재학생이었다.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의대 모집인원이 동결돼 N수에 도전하는 최상위권이 지난해보다 적었고, 올해 수능 응시자 중 재학생이 3만513명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한다.정부가 지난해부터 수능 출제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원 수강생에게만 판매되는 문제집을 출제에 참고한 것도 N수생 만점자가 줄어든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학원 모의고사 문제와 유사한 것을 교묘하게 피해가려 애쓴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시학원 관계자는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수험생에게 유리한 문제가 줄고, 매력적인 선지 등으로 변별력을 높이는 출제 경향이 자리 잡으며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국어 성적은 N수 해도 오르기 어려워 졌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입시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능의 전 영역 만점 수험생 재학생 중 3명은 일반고, 1명은 자율형사립고 학생으로 알려졌다. 평가원에 따르면 만점자 5명 중 4명은 이과생, 1명은 문과생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3명, 광주 1명, 전주 1명이다. 이과생은 모두 의대, 문과생은 경제학과 지원자로 알려졌다.한편 논란이 됐던 수능 사인펜 번짐 문제에 대해 오승걸 평가원장은 “잉크 번짐으로 추정되는 82건을 4회 이상 육안으로 확인하며 불이익이 가지 않게 채점했다”고 설명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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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수능’ 만점자 5명 그쳐…재학생 4명-졸업생 1명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 영역의 경우 변별력, 난이도 측면에서 출제 의도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으나 국어, 영어에서는 출제 의도와 달리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수능 만점자는 총 5명(재학생 4명, 졸업생 1명)”이라고 했다.2026학년도 수능 만점자 5명 중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은 1명에 그쳤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의대를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N수생이 많아 만점자 11명 중 7명이 N수생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수능에서는 N수생 강세 기조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입시업계에서는 의대 모집인원 동결과 킬러 없는 수능 출제 경향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되며 최상위권 N수생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의대 모집인원이 약 1500명 늘어 최상위권 N수생, 현역 수험생 등이 대부분 합격을 했을 것이다. 올해 수능에서 재수생이 약 1800명 줄었는데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며 “의대 모집인원 변화 여파가 올해까지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또 입시업계에서는 소위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없는 수능 출제 경향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수능 문제를 분석한 결과 문제 풀이 기술을 써서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문제가 줄어들어 N수가 특별히 경쟁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서울 강남 대치동 유명 학원 모의고사를 풀며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이 오히려 고득점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시험으로 보인다”며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지, 이제 문제 풀이 기술로 수능을 대비하는 것은 고득점에 유리한 대비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오 평가원장은 “수능 출제 과정에서 문항의 사교육 연관성을 본다”며 “이번 수능 출제 과정에서 사설 모의고사 문제 등 기존 문항과 유사한 문항이 많이 발견돼 교체된 문항이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난이도 조정 등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1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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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엔터테인먼트, 음악 꿈나무에 보컬-댄스 트레이닝 지원

    SM엔터테인먼트는 소외된 청소년을 지원하는 ‘스마일 뮤직 페스티벌(SMile Music Festival)’을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 스마일 뮤직 페스티벌은 음악으로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을 위한 SM엔터테인먼트의 사회 공헌 사업이다. 2015년 시작돼 올해까지 108개 팀, 청소년 803명이 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SM엔터테인먼트는 매년 댄스, 보컬, 밴드 등 음악에 관심 있는 청소년 2명 이상으로 구성된 10여 팀을 서류 및 영상 심사, 온라인 면접을 거쳐 전국에서 모집한다. 저소득층 및 교육 소외 지역 거주 청소년에게는 선발 시 가산점을 부여해 취약 계층의 음악 접근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도 10개 팀이 선발됐다. 참가 청소년들은 전문 트레이너로부터 온·오프라인 트레이닝을 지원받는다. 노트북·액션캠, 공간대관비 지원을 통한 연습 공간 등도 제공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에도 온라인 트레이닝 시스템을 도입해 공간 제약 없이 교육을 제공한 바 있다. 올해 선정된 팀은 8월부터 각자 거주지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훈련과 팀별 연습을 진행하며 최종 무대를 준비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최종 공연으로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날 공연에는 10개 팀 청소년 33명이 무대에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는 참가 팀을 위해 대학생 영상 서포터스도 모집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이 참여 팀의 이야기와 트레이닝 과정을 담은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또 유니세프와 협약을 맺고 베트남, 필리핀 어린이에게 음악 교육을 제공하는 ‘스마일 포 유(SMile for U)’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음악 교육 커리큘럼 개발, 전문 교사 양성, 교육 시설 지원 등 전반적인 교육 환경 개선을 목표로 지원했다. 결식 우려 아동 지원을 위한 국내 최대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 멤버사로 가입해 2017년부터 결식 우려 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아티스트 굿즈, 모자 등 의류, 앨범 등 약 3만2000개 물품을 이달 결식 우려 아동 1만2000명에게 전달한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스마일 뮤직 페스티벌이 참가 청소년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장학금 및 후속 트레이닝 지원 등을 통해 음악 분야의 꿈을 키워가는 청소년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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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6000개 콘텐츠로 인지 훈련… 집에서 발달장애-치매 재활 치료”

    “가정에서도 환자 맞춤형 인지 재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환자라도 병원보다 집이 편안하잖아요.” 2019년 설립한 소셜벤처 기업 ‘마인드허브’의 이해성 대표(37).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인지 재활 훈련 프로그램 ‘제니코그’를 개발했다. 제니코그는 뇌졸중, 발달장애, 치매 등 인지장애 환자들이 병원이나 재활시설에서 받던 인지 재활 훈련을 집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현재 제니코그는 서울재활병원,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 등 다양한 병원과 복지관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대표에게 제니코그의 주요 특징과 앞으로의 개발 방향을 들어봤다.● “뇌질환 환자 보호자로서 ‘편안한 재활’ 고민” 이 대표는 뇌졸중 수술을 받은 장모님의 재활을 가까이에서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마인드허브를 설립했다. 그는 “장모님이 뇌졸중 수술을 받은 병원은 규모가 작아 재활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했다”며 “인지장애 환자가 보다 쉽고 편하게 재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뇌졸중이나 발달장애, 치매 등을 앓는 인지장애 환자들은 기억과 판단 기능이 저하되고, 언어 구사에 어려움을 겪어 장기간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 재활센터에서 이들이 받는 재활 훈련 중 하나가 컴퓨터로 간단한 문제를 풀거나 작업을 하는 ‘전산화 인지 재활 훈련’이다. 이 훈련을 위해 환자들은 병원 컴퓨터, 태블릿PC 앞에 오랜 시간을 앉아 있어야 한다. 이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퇴행성 뇌 질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지장애 환자는 수년간 재활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긴 재활 기간을 보다 효과적이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제니코그는 AI 기술을 활용해 가정에서도 쉽게 재활할 수 있도록 했다. 제니코그 AI는 재활 훈련을 할 때 발생하는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후 패턴을 분석해 환자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난이도의 문항을 제시한다. 이때 사용자가 문제를 이해하고 답을 선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반복되는 실수 유형 등을 분석한다. 예를 들어 AI가 사용자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데이터를 인식하면 반응 속도 중심 과제를 배치한다. 기억 오류가 늘면 단기 기억 강화 과제를 우선 구성하는 등 사용자에게 맞춰 훈련을 최적화한다. 국제성모병원은 제니코그를 활용해 2023년부터 2년간 진행한 뇌졸중 환자 임상 연구에서 재활 전과 비교해 약 10% 개선된 것이 확인됐다. 제니코그에 구축된 약 1만6000개 훈련 콘텐츠는 지금도 업데이트 중이다. 이 대표는 “인지치료 경력이 긴 작업치료사, 언어재활사 등 3명을 직접 고용했다”며 “마인드허브의 내부 전문가가 직접 훈련 콘텐츠를 연구,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병원-집 재활 훈련 이어지도록 업그레이드 마인드허브는 올해 10월 기존 제니코그를 업그레이드한 ‘제니코그 AI’를 출시했다. 이전까지는 기관용·가정용 프로그램이 분리돼 있어 환자가 병원에서 재활한 내역과 집에서 재활한 내역이 서로 연동되지 않았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가정에서 재활한 내용이 병원 기록에 자동 반영되도록 재활 기록을 연동시켰다. 기관 치료와 일상 훈련 연결을 강화한 것. 이 대표는 “출시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계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걸 보니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내년 연 매출을 최소 20억 원가량 기대하고 있다. 마인드허브의 성장에는 SE컨설턴트 프로그램을 통한 투자 유치 기반 강화가 큰 도움이 됐다. SE컨설턴트는 SK그룹 임원 출신 멘토와 소셜벤처 최고경영자(CEO)를 연결해 기업 성장을 위한 경영 자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제품 정보, 임상 결과 등 데이터를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구조로 정리하는 과정에 도움을 받았다. 이 대표는 앞으로 제니코그 AI를 기반으로 기관, 가정에 지방자치단체까지 연결하는 통합 인지 건강 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 지역 거점 의료 복지 서비스 제공 기관을 활용해 가정과 기관을 이어주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며 “제니코그 AI 적용 질환군을 넓히고, AI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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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생 전원 복귀?…5명중 1명은 여전히 휴학중

    의대 정원 증가에 반발해 집단 휴학했던 의대생들이 올해 7월 학교로 ‘전원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의대생 5명 중 1명은 여전히 휴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대신 현역병으로 입대했거나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반수하기 위해 휴학한 경우인 것으로 보인다. 25일 교육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5학년도 2학기 의과대학 학년별 재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40개 의대 전체 재적 인원 2만3662명 중 휴학생은 5060명으로 전체의 약 21%였다.학년별로는 예과 2학년을 제외한 전 학년에서 20%대 휴학률이 나타났다. 휴학 인원은 △예과 1학년 1580명(22%) △예과 2학년 470명(14%) △본과 1학년 706명(20%) △본과 2학년 895명(28%) △본과 3학년 766명(24%) △본과 4학년 643명(21%)이었다.가장 휴학률이 높은 대학은 동아대로 약 32%였다. 재적 인원 397명 중 129명이 휴학했다. 이어 △연세대(원주) 29% △충남대 28% △중앙대 27% △전북대 26% △경상국립대, 인제대 각각 약 25% 순이었다. 경북대 고려대 제주대 한림대 등은 각각 약 24%였다.반면 이화여대는 재적 인원 524명 중 휴학생이 7명에 그쳐 휴학률 1.3%를 나타냈다. 이외에도 △울산대 353명 중 37명(10%)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256명 중 28명(11%) △건양대 463명 중 55명(12%) 등 휴학률이 평균보다 낮은 의대도 있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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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장님은 유학생 모시러 출장중” 지역대학 합동 해외 박람회도

    학령 인구 감소,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 심화로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와 전문대들이 입시철을 맞아 해외 유학생 모집에 다걸기를 하고 있다. 찾아오는 유학생만으로는 정원 채우기도 어렵다 보니 일부 대학은 총장이 직접 해외에 가서 ‘유학생 유치 영업’을 뛰고 있다. 지방에서는 해외 유학생이 마지막 생명줄이다. 대학 신입생 충원, 등록금 확보 차원은 물론이고 갈수록 줄어드는 지역 정주 인력을 메울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몇몇 지방대는 중국,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상대로 입학부터 취업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고 있다.● 박람회 실시간 통번역, 현지 언어로 상담 진행8, 9일 중국 칭다오. 전남대, 광주대 등 광주 지역 6개 지방·전문대가 ‘광주 지역대학 중국 유학 박람회’를 개최했다. 광주 지역 대학이 공동으로 학생 유치를 위한 해외 박람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람회에서 대학 관계자들은 유학생 유치 정책, 장학제도 등을 발표했다. 상담 부스에선 중국 대학 및 유학 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유학 절차, 생활 및 학업 지원, 입학 전형 등을 안내했다. 중국 대학 관계자들은 한국 대학과 복수 학위를 주는 게 가능한지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 박람회에 참가한 노정철 전남대 광주글로벌허브센터장은 “인공지능(AI) 융합, 공학 분야 등 전남대의 특성화 분야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며 “미국 등 11곳 해외 대학과 교육학, 경영학 등 복수 학위 과정을 운영 중이며 해외 파견 및 인턴십 등이 활발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방대가 유학생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신입생 미달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025학년도 정시 원서접수 마감 때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은 총 49곳. 이 중 40곳이 지방대였다. 일부 지방대는 신입생을 채우려 지인과 친인척을 허위 등록한 것이 발각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충원율이 부족하면 한국대학평가원 기관평가 인증을 받기 어렵고 이는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제한으로 이어져 부실 대학으로 전락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국립한국교통대는 지난해 중국에서 현지 고등학생과 학부모 500여 명을 대상으로 박람회를 열었다. 광주 동강대는 이민숙 총장이 직접 지난달 말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개최한 전문대 유학박람회에서 홍보에 나섰다. 박람회장에서 각 대학은 현지 언어로 발표를 진행하는 등 유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한 대학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유학생을 위해 비대면 수업 영상 밑에 모국어 자막을 제작해 띄워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한다고 홍보했다.● “한국 정주까지 책임집니다” 유학생 맞춤 교육 홍보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은 지방대에 가뭄의 단비다. 각국 젊은이들이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유학 희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직장을 구해 정주하길 희망하는 유학생도 늘어날 수 있다. 중국 위주였던 지방대의 유학생 유치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 향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입학·취업·정주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취업 후 현장 적응 교재를 제작했다. 경기 양주시 서정대 특수목적한국어연구소는 유학 후 한국 취업, 정주까지 희망하는 유학생을 위해 ‘출퇴근’, ‘한턱내다’, ‘회식’ 등 일상생활 표현은 물론 ‘가연성 물질’, ‘조립하다’ 등 제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표현까지 담은 한국어 교재를 만들었다. 부산 동의과학대는 한국 사회와 법, 한국 역사, 직업윤리 등 유학생의 한국 문화 이해를 돕기 위한 교양 수업도 운영한다. 김영도 한국전문대협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은 “대학 교양 수업만 들어도 한국 역사, 문화, 윤리를 배울 수 있도록 했고 관광지에 유학생들을 직접 데리고 가서 한국 문화 경험 기회도 제공한다”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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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장님은 해외 출장중…유학생 유치 ‘영업’ 뛴다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 심화로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와 전문대들이 입시철을 맞아 해외 유학생 모집에 다걸기를 하고 있다. 찾아오는 유학생만으로는 정원 채우기도 어렵다 보니 일부 대학은 총장이 직접 해외에 가서 ‘유학생 유치 영업’을 뛰고 있다.지방에서는 해외 유학생이 마지막 생명줄이다. 대학 신입생 충원, 등록금 확보 차원은 물론이고 갈수록 줄어드는 지역 정주 인력을 메울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몇몇 지방대는 중국,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을 상대로 입학부터 취업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고 있다.●박람회 실시간 통번역, 현지 언어로 상담 진행이달 8, 9일 중국 칭다오. 전남대, 광주대 등 광주 지역 6개 지방‧전문대가 ‘광주 지역대학 중국 유학 박람회’를 개최했다. 광주 지역 대학이 공동으로 학생 유치를 위한 해외 박람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박람회에서 대학 관계자들은 유학생 유치 정책, 장학제도 등을 발표했다. 상담 부스에선 중국 대학 및 유학 기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유학 절차, 생활 및 학업 지원, 입학 전형 등을 안내했다. 중국 대학 관계자들은 한국 대학과 복수 학위를 주는 게 가능한지 문의가 많았다고 한다.박람회에 참가한 노정철 전남대 광주글로벌허브센터장은 “인공지능(AI) 융합, 공학 분야 등 전남대의 특성화 분야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며 “미국 등 11곳 해외 대학과 교육학, 경영학 등 복수 학위 과정 운영 중이며 해외 파견 및 인턴십 등이 활발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방대가 유학생 유치에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신입생 미달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2025학년도 정시 원서접수 마감 때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은 총 49곳. 이 중 40곳이 지방대였다. 일부 지방대는 신입생을 채우려 지인과 친인척을 허위 등록한 것이 발각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충원율이 부족하면 한국대학평가원 기관평가 인증을 받기 어렵고 이는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제한으로 이어져 부실 대학으로 전락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국립한국교통대는 지난해 중국에서 현지 고등학생과 학부모 500여 명을 대상으로 박람회를 열었다. 광주 동강대는 이민숙 총장이 직접 지난달 말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개최한 전문대 유학박람회에서 홍보에 나섰다.박람회장에서 각 대학은 현지 언어로 발표를 진행하는 등 유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한 대학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유학생을 위해 비대면 수업 영상 밑에 모국어 자막을 제작해 띄워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한다고 홍보했다. ●“한국 정주까지 책임집니다” 유학생 맞춤 교육 홍보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은 지방대에 가뭄의 단비다. 각국 젊은이들이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유학 희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직장을 구해 정주하길 희망하는 유학생도 늘어날 수 있다.중국 위주였던 지방대의 유학생 유치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로 향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입학·취업·정주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취업 후 현장 적응 교재를 제작했다. 경기 양주시 서정대 특수목적한국어연구소는 유학 후 한국 취업, 정주까지 희망하는 유학생을 위해 ‘출퇴근’, ‘한턱내다’, ‘회식’ 등 일상생활 표현은 물론 ‘가연성 물질’, ‘조립하다’ 등 제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표현까지 담은 한국어 교재를 만들었다. 부산 동의과학대는 한국 사회와 법, 한국 역사, 직업윤리 등 유학생의 한국 문화 이해를 돕기 위한 교양 수업도 운영한다.김영도 한국전문대협회장(동의과학대 총장)은 “대학 교양 수업만 들어도 한국 역사, 문화, 윤리를 배울 수 있도록 했고 관광지에 유학생들을 직접 데리고 가서 한국 문화 경험 기회도 제공한다”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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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감환자 작년보다 14배 급증… “한반 26명중 7명 결석” 비상

    “반 학생 26명 중 7명이 한꺼번에 독감 확진을 받아 동시에 결석한 날도 있습니다.” 경기 의정부시 초등학교 교사 박모 씨(25)는 “최근 학생들 사이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하루 전교에서 30명 넘게 독감 진단을 받은 날도 있어 마스크를 쓰고 다니도록 권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플루엔자(독감)가 학령기 아동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돼 최근 4주 연속 환자 수가 급증했다. 11월 2주 차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4배 수준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노인과 영유아, 기저질환자 등 합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른 유행’에 환자 수 전년 대비 14.4배21일 질병관리청 독감 환자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월 2주 차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50.7명)보다 약 30.8% 늘어난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 환자 수(4.6명)의 14.4배에 이르는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지난달 말 19%에서 11월 2주 차에 36.9%로 늘었다. 올해 독감이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한 것은 일본, 대만 등 인근 국가에서 평년보다 빠르게 유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일본에서는 올해 예년보다 빠른 10월 초 독감 유행이 시작돼 11월에는 휴교나 학급 폐쇄를 결정한 학교, 보육원이 3584곳에 이를 정도였다. 대만에서도 10월부터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트윈 데믹’에 대비해 두 종류 백신을 동시 접종하기 시작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빨리 시작돼 국가예방접종을 미처 맞지 못하고 독감에 걸린 사람이 꽤 있다는 점이 예년 유행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에 유행하는 A형(H3N2) 독감 바이러스는 1968년 팬데믹을 일으키며 유행한 바이러스라 변이가 많은 점이 빠른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2월을 독감 유행의 정점으로 예측하며 고연령층 독감 환자가 급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독감 입원 환자 수는 4주 연속 증가해 11월 2주 기준 490명으로 집계됐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월 첫째 주부터 65세 이상 고위험군 감염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때는 중증도가 높은 입원 환자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층 폐렴 등 합병증 우려,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질병청에 따르면 18일 기준 65세 이상 고령층의 독감 접종률은 75%, 13세 이하 어린이 접종률은 59.6%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보다 접종률이 낮지 않고, 이미 독감이 유행에 접어들었지만 전문가들은 고위험 미접종자들은 지금이라도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영유아, 고령자 등은 합병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형민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가장 흔한 합병증은 중이염과 세균성 폐렴이며 심근염, 심낭염, 기흉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어르신,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은 합병증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고연령층은 백신 접종을 일찍 했다면 중증도를 낮추기 위해 한 번 더 접종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손 씻기, 환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도 강조했다. 고위험군은 밀폐된 시설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 행사 참여를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독감을 진단받았다면 열이 내린 뒤 감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등교, 출근 등을 하지 않고 휴식하는 것도 권장된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병원 방문 등의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독감 및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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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감 2∼3주 뒤 정점…지금이라도 백신 맞아야 합병증 예방”

    “반 학생 26명 중 7명이 한꺼번에 독감 확진을 받아 동시에 결석한 날도 있습니다.”경기 의정부시 초등학교 교사 박모 씨(25)는 “최근 학생들 사이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하루 전교에서 30명 넘게 독감 진단을 받은 날도 있어 마스크를 쓰고 다니도록 권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올해 인플루엔자(독감)가 학령기 아동 청소년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돼 최근 4주 연속 환자 수가 급증했다. 11월 2주차 환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4배 수준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노인과 영유아, 기저질환자 등 합병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빠른 유행’에 환자 수 전년 대비 14.4배21일 질병관리청 독감 환자 표본감시결과에 따르면 올해 11월 2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50.7명)보다 약 30.8% 늘어난 규모로 작년 같은 기간 환자 수(4.6명)의 14.4배에 이르는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지난달 말 19%에서 11월 2주차 36.9%로 늘었다.올해 독감이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한 것은 일본, 대만 등 인근 국가에서 평년보다 빠르게 유행이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일본에서는 올해 예년보다 빠른 10월 초 독감 유행이 시작돼 11월에는 휴교나 학급 폐쇄를 결정한 학교, 보육원이 3584곳에 이를 정도였다. 대만에서도 10월부터 독감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트윈 데믹’에 대비해 두 종류 백신을 동시 접종하기 시작했다.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빨리 시작돼 국가예방접종을 미처 맞지 못하고 독감에 걸린 사람들이 꽤 있다는 점이 예년 유행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에 유행하는 A형(H3N2) 독감 바이러스는 1968년 펜데믹을 일으키며 유행한 바이러스라 변이가 많은 점이 빠른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2,3주 뒤인 12월을 독감 유행의 정점으로 예측하며 고연령층 독감 환자가 급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독감 입원 환자 수는 4주 연속 증가해 11월 2주 기준 490명으로 집계됐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월 첫째 주부터 65세 이상 고위험군 감염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때는 중증도가 높은 입원환자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령층 폐렴 등 합병증 우려,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질병청에 따르면 18일 기준 65세 이상 고령층의 독감 접종률은 75%, 13세 이하 어린이 접종률은 59.6%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보다 접종률이 낮지 않고, 이미 독감이 유행에 접어들었지만 전문가들은 고위험 미접종자들은 지금이라도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영유아, 고령자 등은 합병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이형민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가장 흔한 합병증은 중이염과 세균성 폐렴이며 심근염, 심낭염, 기흉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어르신,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은 합병증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백신 접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고연령층은 백신 접종을 일찍 했다면 중증도를 낮추기 위해 한 번 더 접종하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질병청은 손 씻기, 환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도 강조했다. 고위험군은 밀폐된 시설을 이용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 행사 참여를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약 독감을 진단받았다면 열이 내린 뒤 감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등교, 출근 등을 하지 않고 휴식하는 것도 권장된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병원 방문 등의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독감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가까운 위탁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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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비정규직 파업 이틀째…광주-전남북서도 급식 차질

    20일 서울 인천 등에서 학교 급식과 돌봄에 종사하는 교육공무직이 파업한데 이어 21일에도 광주 전남 등 지역에서 파업이 이어졌다. 이날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 소속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지역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연대회의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 구성돼있고 학교 급식, 돌봄 등 업무를 담당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약 9만4000명이 가입돼있다.이에 따라 이날도 4개 지역 일부 유초중고교에서는 급식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식단을 조정하거나 급식 대신 빵과 우유, 과일 등 대체식이 제공됐다. 돌봄 교실이 열리지 않은 학교는 학사을 조정했다. 일부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대체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학교 인력 투입, 방과후 학교와 돌봄교실 통합 운영 등을 진행했다.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인천, 강원, 세종, 충북 지역이 급식 파업에 참여했을 때는 전체 급식 대상 학교 3298개교 중 33.0%(1089개교)가 급식을 운영하지 못했다. 돌봄 중단 학교는 1.6%(25곳)였다.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연대회의는 27일 오후 추가 교섭을 진행한다. 해당 교섭이 결렬되면 다음달 4, 5일 경기, 대전, 충남, 영남 지역 등 타 지역에서도 파업이 진행될 예정이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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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급식 총파업… 유초중고 1089곳 빵 점심

    학교 급식과 돌봄을 담당하는 교육공무직 약 9만4000명이 가입돼 있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20일 총파업에 나섰다. 이날 서울, 인천, 강원, 세종, 충북 지역에서 파업이 시작됐다. 연대회의 측은 “조합원이 1만5000개 학교에 산재해 있어 파업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지만 파업 기간 동안 4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엔 광주 전남 전북 제주에서, 다음 달 4일에는 경기 대전 충남, 5일에는 영남 지역 파업이 예고됐다. 연대회의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파업대회를 열고 “교육 당국은 기본급 인상, 명절휴가비 기본급 120% 동일 기준 적용 등 교섭 요구에 거의 ‘수용 거부’ 답변으로 일관하는 교육 당국의 무책임이 총파업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총파업 이후에도 실질적 타결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신학기 총파업 총력 투쟁 등 보다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파업으로 5개 지역 일부 유초중고교에서는 급식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빵과 주스 등이 제공됐다. 돌봄(늘봄)교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곳도 있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전체 급식 대상 학교 3298개교 중 1089개교(33.0%)가 급식을 운영하지 못했다. 연대회의 측은 학부모와 학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권역별 릴레이 파업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년 같은 방식의 파업에 학부모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글을 올리는 등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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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식·돌봄 비정규직 파업 참여율 13%…1089개교 급식 미운영

    학교 급식과 돌봄을 담당하는 교육공무직 약 9만4000명이 가입돼 있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20일 총파업에 나섰다. 이날 서울, 인천, 강원, 세종, 충북 지역에서 파업이 시작됐다. 연대회의 측은 “조합원이 1만5000개 학교에 산재해 있어 파업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지만 파업 기간 동안 4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엔 광주 전남 전북 제주에서, 다음 달 4일에는 경기 대전 충남, 5일에는 영남 지역 파업이 예고됐다.연대회의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파업대회를 열고 “교육 당국은 기본급 인상, 명절휴가비 기본급 120% 동일 기준 적용 등 교섭 요구에 거의 ‘수용 거부’ 답변으로 일관하는 교육 당국의 무책임이 총파업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총파업 이후에도 실질적 타결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신학기 총파업 총력 투쟁 등 보다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이날 파업으로 5개 지역 일부 유초중고에서는 급식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빵과 주스 등이 제공됐다. 돌봄(늘봄)교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곳도 있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전체 급식 대상 학교 3298개교 중 1089개교(33.0%)가 급식을 운영하지 못했다. 전체 돌봄교실 운영 초등학교의 1.6%(25개교), 유치원의 1.9%(20개원)는 돌봄을 운영하지 못했다. 5개 교육청 전체 교육공무직 5만3598명 중 12.9%(6921명)가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연대회의 측은 학부모와 학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권역별 릴레이 파업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매년 같은 방식의 파업에 학부모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글을 올리는 등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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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칫덩이’ 못난이 감자, 과자-수프-술로 변신… 폐기량 연 24t 감소

    강원 강릉시 사회적 기업 더루트컴퍼니 김지우 대표(34)는 상품성이 없는 못난이 감자로 과자를 업사이클해 농가 수익을 안정화하고 지역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2021년 회사를 설립한 김 대표는 강원 감자 농가가 고령화, 판매처 부족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현실에 주목했다. 특히 못난이 감자 폐기 문제와 감자 농업의 근간인 씨감자(종자) 품질 불균형이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강릉이 고향인 김 대표는 ‘강원을 대표하는 감자로 제대로 사업해 보자’고 결심했다. 더루트컴퍼니는 씨감자 생산, 재배, 가공, 브랜딩, 체험공간 운영을 아우르는 ‘감자 가치사슬’을 추구한다. 농촌진흥청이 ‘대한민국 최고 농업 기술 명인’으로 선정된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와 함께 씨감자 품종을 개발해 지역 농가와 함께 재배했다. 못난이 감자를 버리지 않고 상품화해 농가 손실도 줄였다. 대표적인 게 ‘포파칩’이다. 못난이 감자로 만든 감자칩으로, 기존 감자칩보다 바삭해 인기를 끌었다. 못난이 감자를 폐기하면 인력과 비용이 들고 환경 문제도 생기지만 오히려 새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더루트컴퍼니가 설립 초기부터 올해까지 줄인 폐기 감자량은 누적 약 24t이다. 김 대표는 2022년 강릉 월화거리에 ‘감자 유원지’도 만들었다. 감자 수프, 감자 솥밥, 감자눈 카레우동, 감자술 등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독특한 메뉴뿐만 아니라 감자 캐릭터 포파 기념품도 판매한다. 감자 유원지는 관광객 사이에서 강릉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방문객이 ‘감자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라고 말한다”며 “단순히 감자 요리를 맛보는 곳이 아니라 로컬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청년 일자리도 창출했다. 감자 재배, 매장 운영, 콘텐츠 기획, 식품 제조, 디자인 등에 청년이 로컬 브랜드 운영자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더루트컴퍼니의 성장에는 공공과 민간의 지원이 뒷받침됐다. 중소벤처기업부 강한소상공인 성장지원사업, 해양수산부 어촌신활력증진사업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사회적 가치 상품 전문몰 SOVAC 마켓에서 판로와 홍보를 지원받았다. SOVAC 마켓은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한 플랫폼으로 SK가 설립한 사회적기업 행복나래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더루트컴퍼니는 지난해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행사의 SOVAC 마켓에 참여해 포파칩과 감자술을 홍보했다. 김 대표는 “감자는 지역 경제를 잇는 매개체이자 상징”이라며 “생산자, 지역 주민, 소비자가 함께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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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에 아프리카 이주아동 쉼터… “끼니-돌봄 공백 놔둘 수 없었죠”

    “피부색은 다르지만 귀하고 예쁜 아이들이 방치돼 있는 모습을 보고 ‘내가 이 아이들을 돌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인자 조이하우스 센터장(55)은 1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프리카 이주 배경 아동 돌봄 지원 센터 ‘조이하우스’를 2016년 설립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 파주시 조이하우스는 아프리카인 다문화가정 아이 30여 명을 돌보는 영유아 돌봄 시설이다. 지난달 25일 파주시청은 행복나래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조이하우스 아동들의 끼니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다문화가정 아이 쉼터 이 센터장은 2016년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반찬 나눔을 하던 중 만난 아프리카 출신 임산부를 통해 아프리카계 임산부들의 어려운 현실을 전해 듣고 이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파주시 북부는 아프리카계 이주민 가정이 다수 터를 잡은 지역이다. 2007년 미군 부대 공여지 반환 이후 군부대 앞에 공실이 생겼다. 가나,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이주민들이 주거비가 저렴한 곳을 찾아 이곳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파주시 내 아프리카계 등록 인원은 2021년 287명에서 2023년 327명으로 늘었다. 파주에 사는 아프리카계 임신부들은 무료로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서울까지 매번 장시간 이동해야 했다. 이 센터장은 아프리카인 임신부가 진료받거나 출산하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할 때마다 직접 운전을 하며 도왔다. 이 센터장은 임신부들이 낳은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며 아이들을 위한 돌봄 시설과 인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파주시에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외국인 대부분은 폐차장이나 구제 의류 공장 등에서 하루 12시간 넘는 장시간의 고강도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는 부모들은 임신 중인 다른 아프리카인 친구의 집에 아이들을 맡겨 놓고 일을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 센터장은 “임신한 몸으로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워 아이들이 한 방에 뒤엉켜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보증금 500만 원으로 다세대주택을 계약해 공간을 마련하고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 ‘조이하우스’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조이하우스는 파주상공회의소 소속 기업과 지역 교회, 지역 사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이 센터장 외에도 아동 돌봄을 담당하는 아프리카계 이주민 6명, 한국인 보조 인력 2명 등이 조이하우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조이하우스는 부모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7시까지 보육을 담당한다. 보육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간식과 식사를 제공하고 학습 및 놀이 활동, 귀가 인계 등을 해주며 가정과 부모의 역할을 대신한다. 조이하우스에서 돌보는 영유아는 설립 초기 3명으로 시작해 현재 34명에 이른다. 이 센터장은 “경기 수원, 평택 등에서 거주하던 아프리카계 이주 가정이 조이하우스 소식을 듣고 파주로 이사를 온 예도 있다”라고 말했다.● 결식 우려 아동에게 전하는 ‘행복 도시락’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파주시 내 ‘미등록 이주 아동’도 함께 늘었다. 미등록 이주 아동은 부모가 난민 심사 대기, 체류 자격 전환 대기 등으로 체류 자격을 받지 못해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한 아동을 말한다. 이들은 교육, 보육,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취학통지서가 나오지 않아 학교에 갈 수도 없다. 아동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다. 미등록 이주 아동이 매일 겪는 문제 중 하나가 끼니 해결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를 갈 수 없어 급식을 먹지 못하고, 부모가 장시간 노동을 해 돌봐주지 못하면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다.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아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식사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파주시는 미등록 이주 아동을 포함한 결식 우려 아동 지원을 목표로 민관협력 결식 우려 아동 지원 사업인 행복얼라이언스의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파주시는 조이하우스와 협력해 대상 아동을 발굴해 평일 중 도시락 2, 3끼를 지원한다. 1년간 파주시 내 결식 우려 아동 40명을 대상으로 총 1만400식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승백 파주시청 아동복지팀장은 “1년간의 도시락 지원 후에는 지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상 아동을 파주시 급식 지원 체계에 편입하거나 다른 후원 기관 연계를 진행하는 등 안정적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대해 “이주노동자 가정 자녀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고된 일을 하고 대충 먹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영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을 제공해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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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령인구 감소에도 서울 사립초 경쟁률 상승…“공교육 불신 반영”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올해 서울 사립초 입학 추첨 평균 경쟁률은 8.2 대 1로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1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진행된 ‘2026학년도 서울 사립초 신입생 추첨’에서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7.5대 1 보다 상승한 8.2대 1을 나타냈다. 서울 시내 38개 사립초 입학 정원은 3614명으로 이번 추첨에는 총 2만9488명이 몰렸다. 사립초 입학 경쟁률이 높아지자 서울시교육청은 온라인 시스템 ‘사립초 입학포털’을 올해 처음 도입해 2026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진행했다. 원서 접수, 추첨, 등록 등 전 과정을 한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또 추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난수전산추첨’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립초별로 교장이 입력한 하나의 수(난수)와 서울 사립초 입학포털 시스템이 학교별 접수자 명단을 조합해 무작위로 순번을 부여해 추첨하는 방식이다. 지난해까지는 각 학교에서 자체 추첨했지만 이제 하나의 추첨 시스템으로 통일했다.이날 추첨에서는 일반전형, 특별전형, 대기자 추첨 등이 진행됐다. 경희초, 운현초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 등 학부모 참관단 대표, 동산초, 신광초 등 사립초 교장단, 종로경찰서 관계자,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지원한 학부모들이 추첨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유튜브 생중계로도 진행됐다.사립초 입학에 학생이 몰리는 것은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을 반영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시험이 없고 하교가 상대적으로 빠른 공립초와 비교해 사립초는 방과후 다양한 예체능 수업을 진행해 하교 시간이 늦어 맞벌이 부모가 선호한다. 지원이 몰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2024학년도부터 지원 가능한 학교 수를 1인당 최대 3곳으로 제한했다. 과거 지원 학교 개수 제한이 없었을 때는 한 학생이 10곳 넘게 지원하거나, 당첨되면 입학할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38개 사립초는 각 학교 홈페이지에 낮 12시 이후 합격자를 공지했다.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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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출제위원장 “사교육 학생 유리한 문항 빼”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다.” 김창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사진)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4학년도 수능 때부터 유지 중인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출제 기조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당 방침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에서는 자연 계열 수험생이 고득점을 노리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극대화됐다. 이번 수능 탐구 영역 응시자 중 사회탐구를 한 과목 이상 선택한 지원자는 77.3%(41만1259명)로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최고치였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사탐런 현상은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영역 간으로 펼쳐진 형태”라며 “지난해 수능 기조와 올해 6,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출제해 선택과목 유불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수능은 이른바 ‘불수능’(매우 어려운 수능)으로 평가됐던 반면에 지난해는 의대 증원으로 인해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최고치로 늘었음에도 난도가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올해도 지난해 수능 출제 기조에 이어 (지난해와)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도록 했고,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적절하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9점, 수학 140점이었다. 표준점수는 과목 난이도에 따라 원점수를 변환한 점수이며 시험이 어려울수록 최고점도 높아진다. 보통 국어·수학 표준점수가 140점대 중후반이면 어려운 수능, 130점대 초중반이면 쉬운 수능으로 분류한다.세종=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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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어-영어 ‘불수능’… 수학도 작년보다 어려워”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지원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3일 전국 고사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번 수능에는 수험생 총 55만4174명이 신청했다. 교육계는 상위권을 겨냥한 변별력 있는 문제가 나오면서 지난해에 비해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고, 특히 국어와 영어는 2024학년도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불수능’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올해 수능에서는 늘어난 지원자 상당수가 재학생인 데다, 의대 모집 인원 동결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최상위권이 많아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체감 난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성적이 국어, 수학보다 입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에서 사회탐구 2과목 선택자 비율이 전체 61%로 현행 문·이과 통합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자연 계열에서 과학탐구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이 늘면서 자연 계열 지원자가 고득점을 노리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원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사회탐구 과목에서 고득점자가 다수 나오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이를 넘어서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 성적 통지일은 12월 5일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오후 6시까지 수능 문제,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25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열팽창’ 묻는 국어, 수학은 ‘함수추론’ 어려워… 상위권 변별력 강화[2026학년도 수능]국영수 모두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 초고난도 ‘킬러문항’은 안보여영어 1등급 절대평가후 최저 전망… 탐구 영역 점수가 정시 가를듯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의도적으로 꼬아 낸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도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24학년도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지난해보다 재학생이 크게 늘고 최상위권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줄어 표준점수 최고점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국어, 복합 관계 파악 변별력 높여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다. 교사들은 2024학년도(150점)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2024학년도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일부 입시학원 가채점 조사에서 국어 영역은 1등급 구분점수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에 근접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EBS 수능 교재에서 공통과목 중 독서는 4개 지문 모두, 문학은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음에도 수험생 집단 차이로 체감 난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는 지문에서 단편적인 개념 의미뿐 아니라 개념과 개념 간 종합적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높였다.열팽창 현상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한 뒤 열팽창 계수와 곡률,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의미를 파악해 보기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12번 문제(홀수형 기준)가 고난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활용했다지만, 수험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수학,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지만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24학년도(표준점수 최고점 148점)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EBS 수학 대표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함수 극한 성질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수학Ⅱ 21번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학년도에 가장 어려웠던 문항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사교육에서 배운 스킬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 문제인 수학Ⅰ 22번도 계산량이 많고 상위권을 변별할 것이라는 평가다.9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3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이를 조정하면서도 인문계열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를 좀 더 어렵게 출제하고, 자연계열이 많이 보는 미적분은 약간 평이해 선택과목 간 점수차를 줄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탐구 영역 점수 따라 정시 유불리 갈려영어 영역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역대 최저는 2024학년도의 4.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3%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대평가일 때보다 1등급(4%) 비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 문제없지만 1등급 비율이 낮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올해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도 변수다. 보통 탐구 영역은 선택과목이 다양해 EBS 현장교사단도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지 않고 입시업체도 분석하지 않아 채점 결과가 나와야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격차에 따라 정시모집 지원의 유불리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중 사회탐구를 2과목 전부 혹은 1과목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지원자의 77.3%에 이른다. 지원자가 많이 몰린 사회탐구 과목이 다른 과목보다 쉽게 출제됐다면 고득점자가 많을 것이고 국어, 수학 영역의 아쉬운 점수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아무리 대학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점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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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팽창’ 묻는 국어, 수학은 ‘함수추론’ 어려워…상위권 변별력 강화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의도적으로 꼬아 낸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도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24학년도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지난해보다 재학생이 크게 늘고 최상위권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줄어 표준점수 최고점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국어, 복합 관계 파악 변별력 높여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다. 교사들은 2024학년도(150점)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2024학년도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일부 입시학원 가채점 조사에서 국어 영역은 1등급 구분점수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에 근접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BS 수능 교재에서 공통과목 중 독서는 4개 지문 모두, 문학은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음에도 수험생 집단 차이로 체감 난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는 지문에서 단편적인 개념 의미뿐 아니라 개념과 개념 간 종합적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높였다.열팽창 현상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한 뒤 열팽창 계수와 곡률,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의미를 파악해 보기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12번 문제(홀수형 기준)가 고난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활용했다지만, 수험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한병훈 충남 덕산고 교사는 “과다한 추론을 요구하지 않고 지문에 명시적으로 근거가 있어 ‘킬러 문항’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해당 유형은 9월 모의평가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수학,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지만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24학년도(표준점수 최고점 148점)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EBS 수학 대표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함수 극한 성질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수학Ⅱ 21번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학년도에 가장 어려웠던 문항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사교육에서 배운 스킬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 문제인 수학Ⅰ 22번도 계산량이 많고 상위권을 변별할 것이라는 평가다.9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3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이를 조정하면서도 인문계열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를 좀 더 어렵게 출제하고, 자연계열이 많이 보는 미적분은 약간 평이해 선택과목 간 점수차를 줄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탐구 영역 점수 따라 정시 유불리 갈려영어 영역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역대 최저는 2024학년도의 4.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3%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대평가일 때보다 1등급(4%) 비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 문제없지만 1등급 비율이 낮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올해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도 변수다. 보통 탐구 영역은 선택과목이 다양해 EBS 현장교사단도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지 않고 입시업체도 분석하지 않아 채점 결과가 나와야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격차에 따라 정시모집 지원의 유불리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중 사회탐구를 2과목 전부 혹은 1과목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지원자의 77.3%에 이른다. 지원자가 많이 몰린 사회탐구 과목이 다른 과목보다 쉽게 출제됐다면 고득점자가 많을 것이고 국어, 수학 영역의 아쉬운 점수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아무리 대학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점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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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어 ‘열팽창’ 수학 ‘함수추론’ 가장 어려워…상위권 변별력 강화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의도적으로 꼬아 낸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도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24학년도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지난해보다 재학생이 크게 늘고 최상위권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줄어 표준점수 최고점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국어, 복합 관계 파악 변별력 높여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였다. 교사들은 2024학년도(150점)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 사이에서는 2024학년도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일부 입시학원 가채점 조사에서 국어 영역은 1등급 구분점수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에 근접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EBS 수능 교재에서 공통과목 중 독서는 4개 지문 모두, 문학은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음에도 수험생 집단 차이로 체감 난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는 지문에서 단편적인 개념 의미뿐 아니라 개념과 개념 간 종합적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높였다.열팽창 현상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한 뒤 열팽창 계수와 곡률,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의미를 파악해 보기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12번 문제(홀수형 기준)가 고난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활용했다지만, 수험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한병훈 충남 덕산고 교사는 “과다한 추론을 요구하지 않고 지문에 명시적으로 근거가 있어 ‘킬러 문항’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해당 유형은 9월 모의평가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수학,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지만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24학년도(표준점수 최고점 148점)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EBS 수학 대표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함수 극한 성질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수학Ⅱ 21번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학년도에 가장 어려웠던 문항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사교육에서 배운 스킬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 문제인 수학Ⅰ 22번도 계산량이 많고 상위권을 변별할 것이라는 평가다.9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3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이를 조정하면서도 인문계열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를 좀 더 어렵게 출제하고, 자연계열이 많이 보는 미적분은 약간 평이해 선택과목 간 점수차를 줄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탐구영역 점수 따라 정시 유불리 갈려영어 영역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역대 최저는 2024학년도의 4.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3%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대평가일 때보다 1등급(4%) 비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 문제없지만 1등급 비율이 낮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올해 수능에서는 탐구영역도 변수다. 보통 탐구영역은 선택과목이 다양해 EBS 현장교사단도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지 않고 입시업체도 분석하지 않아 채점 결과가 나와야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격차에 따라 정시모집 지원의 유불리가 달라질 전망이다.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탐구영역 중 사회탐구를 2과목 전부 혹은 1과목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지원자의 77.3%에 이른다. 지원자가 많이 몰린 사회탐구 과목이 다른 과목보다 쉽게 출제됐다면 고득점자가 많을 것이고 국어, 수학 영역의 아쉬운 점수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아무리 대학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점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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