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형

조응형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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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입사해 스포츠부, 사회부를 출입했습니다. 2023년부터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내러티브식 기사쓰기에 관심이 많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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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정당40%
대통령30%
국회17%
정치일반10%
사건·범죄3%
  • 이태원 유가족 협의회 공식 출범…권성동 ‘세월호 발언’ 질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만든 협의체가 10일 공식 발족했다. 사고 발생 42일 만에 유가족이 공식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컨퍼런스홀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자 명예 회복과 철저한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참사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여 명으로 구성됐다. 기자회견엔 60여 명이 참가했다. 대표는 고(故) 이지한 씨 아버지 이종철 씨가 맡았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책임자 강력 처벌 △유족을 위한 소통 공간, 추모 공간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 창립선언문을 발표하며 ‘희생자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 ‘2차 가해에 적극 대처할 것’ ‘10·29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한마음으로 행동할 것’ 등을 결의했다. 유가족들은 창립선언문을 낭독한 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을 파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유족은 기자회견 진행 중 큰 소리로 오열했다. 한 유족은 실신해 119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적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 권 의원은 “(이태원 사후 조치는)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썼다. 한 유가족은 이에 대해 “세월호가 가는 길이 대체 어떤 길이냐. 세월호가 반정부 세력인가”라며 “왜 벌써부터 갈라치기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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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Z세대 희망이 된 ‘중꺾마’… “결과보다 과정, 다시 힘내요”

    공황장애와 불면증으로 약 3년 동안 준비했던 공무원 시험을 포기했던 우현우 씨(26)는 최근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보며 다시 도전할 힘을 얻었다고 했다. 우 씨는 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모두가 어려울 거라고 했던 16강 진출을 이뤄낸 뒤 대표팀이 펼쳐든 태극기 속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마음에 와닿았다”며 “시험이 주는 압박에 짓눌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보려 한다”고 했다.○ 새 월드컵 정신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월드컵 이후 폭발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대표팀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에 감동받은 이들이 ‘중꺾마’라는 축약어를 통해 스스로를 응원하는 모습이다. 취업준비생 이성재 씨(26)는 “포르투갈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수비수 5, 6명이 에워싼 상황에서 공을 끝까지 지켜낸 뒤 어시스트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꺾이지 않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꺾일 일이 많은데 새해엔 ‘중꺾마’의 정신으로 난관을 이겨 내겠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학업, 취업, 운동 등 각자의 목표를 담은 글과 함께 ‘#중요한것은꺾이지않는마음’ ‘#중꺾마’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문구는 원래 게임 프로팀 ‘DRX’의 주장 데프트(본명 김혁규·26)가 지난달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대회 우승 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프로게이머로선 노장에 속하는 그가 약체 팀을 이끌고 우승하자 감동을 받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러다 이달 3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뒤 관중으로부터 건네받아 펼쳐든 대형 태극기에 쓰인 채 카메라에 잡히면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전문가들은 ‘N포족’ 등 주로 부정적 표현으로 묘사됐던 청년세대 속 ‘내면의 의지’가 월드컵을 계기로 분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세대가 ‘역경을 견디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입시 지옥’을 버텨낸 성실성과 끈기는 다른 문화권 청년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해내겠다는 결기가 반영된 키워드가 ‘중꺾마’”라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과 주가 폭락, 취업난 등 ‘역경의 시대’를 사는 청년세대가 월드컵을 계기로 느낀 카타르시스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중꺾마’로 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응원단 ‘붉은악마’의 카드섹션 문구 ‘꿈은 이루어진다’가 유행한 것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문구가 ‘결과’를 중시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문구는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한국 대표팀이 승리하지 못한 가나전과 우루과이전, 브라질전에서도 서울 광화문에 모인 거리응원단은 끝까지 대표팀의 멋진 빌드업 플레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직장인 황다영 씨(29)는 “대표팀이 브라질에 0-4로 끌려가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후반전에 골까지 성공시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결과를 떠나 내용이 보람차고 즐겁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 20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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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이 부른 ‘중꺾마’ 열풍…“결과보다 과정” 해시태그 릴레이

    공황장애와 불면증으로 약 3년 동안 준비했던 공무원 시험을 포기했던 우현우 씨(26)는 최근 카타르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보며 다시 도전할 힘을 얻었다고 했다. 우 씨는 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모두가 어려울 거라고 했던 16강 진출을 이뤄낸 뒤 대표팀이 펼쳐든 태극기 속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며 “시험이 주는 압박에 짓눌리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보려 한다”고 했다.● 새 월드컵 정신은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월드컵 이후 폭발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대표팀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에 감동받은 이들이 ‘중꺾마’라는 축약어를 통해 스스로를 응원하는 모습이다. 취업준비생 이성재 씨(26)는 “포르투갈전에서 손흥민 선수가 수비수 5, 6명이 에워싼 상황에서 공을 끝까지 지켜낸 뒤 어시스트까지 하는 모습을 보며 ‘꺾이지 않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꺾일 일이 많은데 새해엔 ‘중꺾마’의 정신으로 난관을 이겨 내겠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학업, 취업, 운동 등 각자의 목표를 담은 글과 함께 ‘#중요한것은꺾이지않는마음’, ‘#중꺾마’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문구는 원래 게임 프로팀 ‘DRX’의 주장 데프트(26·본명 김혁규)가 지난달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대회 우승 뒤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프로게이머로선 노장에 속하는 그가 약체 팀을 이끌고 우승하자 감동을 받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그러다 이달 3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뒤 관중으로부터 건네받아 펼쳐든 대형 태극기에 쓰인 채 카메라에 잡히면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전문가들은 ‘N포족’ 등 주로 부정적 표현으로 묘사됐던 청년 세대 속 ‘내면의 의지’가 월드컵을 계기로 분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 세대가 ‘역경을 견디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입시 지옥’을 버텨낸 성실성과 끈기는 다른 문화권 청년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해내겠다는 결기가 반영된 키워드가 ‘중꺾마’”라고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과 주가 폭락, 취업난 등 ‘역경의 시대’를 사는 청년세대가 월드컵을 계기로 느낀 카타르시스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중꺾마’로 표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응원단 붉은악마의 카드섹션 문구 ‘꿈은 이루어진다’가 유행한 것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문구가 ‘결과’를 중시하는 내용이었다면, 이번 문구는 ‘과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한국대표팀이 승리하지 못한 가나전과 우루과이전, 브라질전에서도 광화문에 모인 거리응원단은 끝까지 대표팀의 멋진 빌드업 플레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직장인 황다영 씨(29)는 “대표팀이 브라질에 0대 4로 끌려가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후반전에서 골까지 성공시키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결과를 떠나 내용이 보람차고 즐겁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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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승호 벼락골, 100번 차면 4번 성공할 확률”

    ‘4%.’ 6일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백승호의 슛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을 추산한 값이다. 축구 통계 사이트 ‘폿몹(Fotmob)’에 따르면 이 골의 기대 득점은 0.04였다. 기대 득점은 슛할 때의 선수 위치, 골문까지의 거리, 슈팅 각도 등 데이터를 분석해 이 슛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을 계산한 수치다. 기대 득점 0.04는 100번 차면 4번 들어간다는 의미다. 백승호의 슛은 그만큼 절묘했다. 한국이 0-4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이강인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찬 프리킥 볼이 브라질 수비수 머리를 맞고 나오자 페널티 아크 부근에 있던 백승호가 왼발로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다. 볼은 수비수를 살짝 스친 뒤 브라질 골문 오른쪽을 뚫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유력한 ‘야신상(최고 골키퍼상)’ 후보로 꼽히는 브라질 수문장 알리송이 다이빙하며 손을 뻗었지만 시속 89km의 빠르고 강한 슛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알리송의 이번 대회 첫 실점이었다. 정확도 높은 승패 예측으로 ‘인간 문어’라는 별명을 얻은 크리스 서턴 영국 BBC 해설위원은 백승호의 골을 보고 “엄청난 골이었다. 25야드(약 23m) 밖에서 때린 슈팅은 알리송조차 막을 수 없었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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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네갈전 빠진 스털링, 집에 강도 들어 급히 귀국

    잉글랜드 공격수 래힘 스털링(28·첼시·사진)이 5일 세네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귀국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영국 런던 자택에 강도가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영국 BBC 방송은 이날 “스털링이 잉글랜드 선수단을 이탈해 런던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가족이 사는 집에 무장 강도가 침입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강도 사건은 현지 시간으로 토요일인 3일 밤 발생했다. 스털링의 에이전시는 “스털링이 소식을 듣고 심리적으로 크게 동요했다. 자녀들의 안전을 염려해 바로 집에 가기를 원했다”고 발표했다. 스털링에겐 전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얻은 10세 딸과 지금 여자친구인 모델 페이지 밀리언(27)이 낳은 아들 2명(5세, 3세)이 있다. 조별리그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핵심 공격수가 16강전 직전에 출전 선수 명단에서 빠지자 큰 관심이 쏠렸다. 경기 전까지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이에 대해 “가족 문제로 출전할 수 없다”고만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잉글랜드는 이날 스털링 없이 세네갈을 3-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11일 ‘숙적’ 프랑스와의 8강전을 앞두고 있지만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보다 스털링과 그의 가족을 먼저 걱정하는 분위기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경기 후 “축구가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때도 있다. 가족이 먼저여야 한다”며 “스털링에게 여유를 주려고 한다. 며칠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주장 해리 케인(29·토트넘)도 “우리는 스털링이 자신과 가족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2018년에도 스털링이 당시 가족과 함께 살던 영국 체셔주 자택에 3인조 강도가 침입을 시도한 일이 있었다. 리버풀 출신인 이들은 스털링 외에도 다른 유명인들의 집을 노려 강도 행각을 벌이다 체포돼 2020년 징역형을 받았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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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날두, 한국 16강행 어시스트… 7번 형의 선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공수에 걸쳐 ‘X맨(내부의 적)’급 활약(?)을 펼치자 상대팀인 한국 팬들이 조롱 섞인 환호를 보내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에 나왔다. 이강인(21·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은 뒤 골문 앞에 있던 김영권(32·울산)의 발 앞에 떨어진 것. 김영권은 이 공을 왼발로 차 동점골로 연결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이를 두고 “기가 막힌 어시스트를 보여줬다. 10점 만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 42분 팀 동료 비티냐(22·파리 생제르맹)의 오른발 슈팅이 한국 골키퍼 김승규(32·알샤밥)의 손에 맞고 정면으로 향했을 때도 호날두는 헤더를 시도했지만 골대 왼쪽으로 완전히 벗어났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호날두가 한국 수비수를 대신해 공을 걷어냈다”며 영화 제목을 패러디해 ‘7번 형의 선물’이라고 칭했다. 호날두는 등번호 7번을 달고 뛴다. 호날두가 과거 ‘노 쇼(No Show)’로 진 빚을 이제야 갚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소속이던 2019년 7월 서울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와의 친선경기에 나서기로 돼 있었지만 단 1초도 출전하지 않았다. 이 일로 ‘날강두’(날강도+호날두)라는 별명을 붙여줬던 한국 축구 팬들은 ‘이제는 이를 용서해주겠다’면서 ‘한반두’(한반도+호날두)라는 별명을 새로 지어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엔 호날두의 얼굴 사진을 넣은 주민등록증이나 국가유공자증을 합성한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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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쇼’ 빚 갚은 호날두…“이제 용서한다” “7번 형의 선물” 조롱 섞인 환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공수에 걸쳐 ‘X맨(내부의 적)’급 활약(?)을 펼치자 상대팀 한국 팬들이 조롱 섞인 환호를 보내고 있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한국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에 나왔다. 이강인(21·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은 뒤 골문 앞에 있던 김영권(32·울산)의 발 앞에 떨어진 것. 김영권을 이 공을 왼발로 차서 동점골로 연결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이를 두고 “기가 막힌 어시스트를 보여줬다. 10점 만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 42분 팀 동료 비티냐(22·파리 생제르멩)의 오른발 슈팅이 한국 골키퍼 김승규 (32·알샤밥)의 손에 맞고 정면으로 향했을 때도 호날두는 헤더를 시도했지만 골대 왼쪽으로 완전히 벗어났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호날두가 한국 수비수를 대신해 공을 걷어냈다”며 영화 제목을 패러디해 ‘7번 형의 선물’이라고 칭했다. 호날두는 등번호 7번을 달고 뛴다. 호날두가 과거 ‘노 쇼’(No Show)로 진 빚을 이제야 갚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호날두는 유벤투스 소속이던 2019년 7월 서울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와의 친선경기에 나서기로 돼 있었지만 단 1초도 출전하지 않았다. 이 일로 ‘날강두’(날강도+호날두)라는 별명을 붙여줬던 한국 축구 팬들은 ‘이제는 이를 용서해주겠다’면서 ‘한반두’(한반도+호날두)라는 별명을 새로 지어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엔 호날두의 얼굴 사진을 넣은 주민등록증이나 국가유공자증을 합성한 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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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쩌렁쩌렁 ‘사커루’ 포효… “공휴일을 달라”

    ‘사커루’ 호주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처음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합류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8위 호주는 1일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매슈 레키(31·멜버른시티)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덴마크(10위)를 1-0으로 물리쳤다. 그러면서 2승 1패(승점 6)를 기록하며 프랑스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에서 이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호주 선수들의 예상 이적료 총합은 3800만 유로(약 515억6000만 원)로 32개국 중 30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적료 총합(4억300만 유로)이 10배도 넘는 덴마크를 물리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결승골을 넣은 레키는 15세이던 2006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호주 대표팀의 독일 월드컵 경기를 보고 프로 럭비 선수에서 축구 선수로 방향을 틀었다. 호주가 월드컵 16강에 오른 건 2006년이 처음이었고 이번이 16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라일리 맥그레이(24·미들즈브러)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덴마크 골망을 가른 레키는 “독일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머리에 전구가 켜지는 듯한 경험을 했다”며 “이번 대회 대표팀을 지켜본 호주 어린이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주 축구 팬들은 이미 열광하고 있다. 이날 멜버른의 페더레이션 광장에선 대형 스크린과 함께 야외 응원전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이 호주 동부 시간으로 오전 2시였지만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 아침이 밝을 때까지 폭죽을 터뜨리고 응원가를 불렀다. 일부 팬들은 ‘공휴일을 달라’는 팻말을 만들어 흔들기도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트위터를 통해 팀 승리를 축하하자 호주 대표팀 공식 계정은 이 게시물을 공유하며 ‘공휴일?’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호주는 이번 대회 참가국 중 31번째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코스타리카 한 나라만이 호주보다 하루 늦게 본선행 티켓을 끊었을 뿐이다. 호주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남미 페루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하며 본선행 티켓을 차지했다. 호주는 이번이 팀 역사상 10번째 대륙 간 플레이오프 진출일 정도로 대륙 간 플레이오프와 인연이 깊은 나라다. 호주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이렇게 자주 나선 건 2006년까지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회원국이었기 때문이다. FIFA가 OFC에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0.5장 이상 배정한 적이 없어 월드컵에 나가려면 반드시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다. 이에 신물이 난 호주축구협회는 AFC로 소속을 옮겼지만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피할 수는 없었다. 호주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때도 AFC 소속으로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2개 대륙 대표로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나선 나라가 되기도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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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날두 ‘골 강도’ 논란, 공인구는 알고 있다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머리에 공이 맞지 않았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나왔다. 월드컵 공인구 제조사인 아디다스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알 리흘라’에 들어 있는 관성측정장치(IMU)를 통해 외부에서 공에 힘을 가한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호날두의 헤더 시도 순간에는) 외력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30일 발표했다. 호날두는 전날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0-0으로 맞서던 후반 9분 헤더를 시도했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브루누 페르난드스(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크로스를 올리자 호날두가 골 에어리어 앞에서 공을 향해 뛰어올랐다. 이 공은 결국 우루과이 골망을 흔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처음에 호날두의 득점으로 인정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호날두의 머리에 공이 맞지 않았다면서 페르난드스의 득점으로 정정했다. 호날두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영국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를 통해 “호날두가 그의 머리에 공이 닿았다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인해줬다. 페르난드스도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투갈 매체도 “호날두가 자신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은 FIFA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이에 아디다스는 외력 측정 결과를 정리한 그래프를 공개했다. 페르난드스의 크로스 순간에는 그래프가 크게 흔들렸지만 호날두의 머리 부근을 지날 땐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길세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은 “데이터가 제대로 전송됐고 센서의 민감도가 충분하다면 공이 선수의 머리에 닿았는데도 이를 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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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졌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경기 처음” MZ팬들 박수

    “이렇게 흥미진진한 국가대표 경기는 처음이었습니다.”(23세 이진훈 씨·경북 구미시)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했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축구 팬 상당수는 박수를 보냈다.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가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점유율 높은 공격 축구를 선보인 데 환호를 보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점유율 53%(가나 32%)를 기록하며 슈팅을 21개(가나 8개) 시도했다. 자신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팬이라고 밝힌 이 씨는 “선수들이 한 골이라도 더 넣으려고 총공격을 펼쳤다는 게 특히 와 닿았다”고 했다. K리그1 수원 삼성 팬 장예원 씨(21·경기 의왕시)는 “경기 후반에 선수들이 어떻게든 골을 넣어보려고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 과거 국가대표 경기 때보다 더 강한 투지가 느껴져서 좋았다”고 했고, 최준혁 군(10)은 “축구 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어제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연습을 더 많이 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MZ세대 팬들은 특히 또래 선수인 이강인(21·마요르카)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스포츠 기자가 꿈이라는 이진선 씨(22·세종시)는 “경기 종료 직전 이강인 선수가 코너킥을 차러 가면서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장면을 보며 굉장히 놀랐다. 베테랑이 아닌 대표팀 막내 선수가 관중을 결집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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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까지 포기않는 모습 인상적”…축구팬들, 가나전 패배에도 ‘박수’

    “이렇게 흥미진진한 국가대표 경기는 처음이었습니다.”(23세 이진훈 씨·경북 구미시)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가나에 2-3으로 패했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축구 팬 상당수는 박수를 보냈다. 승패를 떠나 경기 자체가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 점유율 높은 공격 축구를 선보인 데 환호를 보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점유율 53%(가나 32%)를 기록하며 슈팅을 21개(가나 8개) 시도했다. 자신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팬이라고 밝힌 이지훈 씨는 “선수들이 한 골이라도 더 넣으려고 총공격을 펼쳤다는 게 특히 와닿았다”고 했다. K리그1 수원 삼성 팬 장예원 씨(21·경기 의왕시)는 “경기 후반에 선수들이 어떻게든 골을 넣어보려고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 과거 국가대표 경기 때보다 더 강한 투지가 느껴져서 좋았다”고 했고, 최준혁 군(10)은 “축구 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어제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연습을 더 많이 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MZ세대 팬들은 특히 또래 선수인 이강인(21·마요르카)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스포츠 기자가 꿈이라는 이진선 씨(22·세종시)는 “경기 종료 직전 이강인 선수가 코너킥을 차러 가면서 관중의 호응을 유도하는 장면을 보며 굉장히 놀랐다. 테랑이 아닌 대표팀 막내 선수가 관중을 결집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조별리그 최종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장예원 씨는 “기적도 좋지만 선수들이 경기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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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성, 日의 코스타리카전 패배 예측 적중

    박지성 SBS 축구해설위원(41·사진)이 일본이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패한다는 예상을 했고 실제 결과도 예측대로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열린 일본과 코스타리카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앞두고 SBS는 자체적으로 승패 예측을 했다. 박 위원은 처음엔 “독일을 꺾고 상승세를 탄 일본이 2-1로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경기 휘슬이 울리기 직전 “코스타리카가 무승부나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의견을 바꿨다. 박 위원은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이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준 것을 보고 이같이 판단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미드필더 다나카 아오(24·포르투나 뒤셀도르프), 공격수 마에다 다이젠(25·셀틱FC) 등 독일전에 선발로 나섰던 선수 5명을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박 위원은 “이렇게 파격적인 변화는 그 전 경기에서 패했을 경우가 아니면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의 예상대로 경기는 코스타리카의 1-0 승리로 끝났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36분 터진 케이셰르 풀레르(28·에레디아노)의 결승골로 일본과의 A매치(국가대항전) 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이전까지 코스타리카의 일본 상대 전적은 1무 3패였다. 독일을 꺾으며 이변을 일으킨 일본은 코스타리카전 패배로 16강행이 불투명해졌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상대가 우승 후보 스페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계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 조사에 따르면 독일전 승리 후 75%까지 올라갔던 일본의 16강 진출 확률은 28일 현재 20%로 떨어졌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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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번째 수해백서 쓰는 서울시… ‘용두사미 대책’ 되풀이 안돼야 [기자의 눈/조응형]

    서울시는 ‘수해백서’를 이미 7차례 썼다. 수해백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수해 방재 수준을 점검하고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통상 대규모 수해 발생 후에 작성된다. 서울시의 경우 1984년 북한도 구호 물품을 보냈던 망원동 물난리를 시작으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한 2011년 중부권 폭우 사태 이후 등에 백서를 만들었다. 서울시는 올 8월 기록적 폭우로 인한 침수 사태를 계기로 내년까지 8번째 백서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방재 전문가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간 서울시가 내놓은 수해 대책이 용두사미에 그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2016년 풍수해저감종합계획을 만들면서 2021년까지 대심도 빗물 터널 등에 1조1117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절반도 안 되는 5070억 원만 썼다. 방재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 반발’을 꼽았다. 하수관로 확장 공사만 하려고 해도 주민들이 교통 불편과 소음을 이유로 반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만난 수해 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공무원들이 할 일을 안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올여름 수해를 입은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주민은 “4, 5년간 구청이 빗물받이를 청소하는 걸 한 번도 본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수해가 나자 뒤늦게 청소를 했다”고 말했다. 평소 빗물받이에 쌓인 낙엽도 안 치우는 지자체가 수방사업을 한다며 도로를 막고 아스팔트를 부수는 모양새가 주민들에게 좋게 보일 리 없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침수 지역이라는 낙인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주민 반대가 수방 대책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일부 국가는 주민 참여를 적극 보장하면서 이 문제를 풀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자체마다 ‘지역 침수 위원회’를 두고 대책에 주민 의사를 반영하도록 한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재난에 대비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비극이었다. 서울시에는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써둔 ‘오답노트’만 7권이나 쌓여 있다. 이번 8번째 수해백서는 부디 ‘정답과 실행’으로 이어지길 바란다.조응형·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

    •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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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서울시 “수해 방지에 1조1117억”… 실제 집행 5070억, 절반도 안돼

    서울시가 2016년 풍수해저감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해까지 집행하겠다고 밝혔던 수해 대책 예산이 절반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가 그치면 수해대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속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 관심과 장기적 투자 없이는 침수 피해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서울시가 2016년 수립한 풍수해저감종합계획을 입수해 분석했다. 풍수해저감종합계획(2018년부터 ‘자연재해저감종합대책’으로 명칭 변경)은 지방자치단체의 방재 분야 최상위 계획이다. 당시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총 1조1117억 원을 들여 하천 정비와 펌프장 설치 등 수해 방지 사업을 벌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올 2월 공개된 서울시의 ‘자연재해저감종합대책 시행계획’에 따르면 실제 집행된 예산은 5070억 원(45.6%)에 그쳤다. 또 서울시는 2026년까지 총 240개 지구의 수해방지 사업을 계획했으나 이 중 134곳(55.8%)은 아직 사업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까지 사업이 완료된 지구는 83곳(34.6%)이었고, 23곳(9.6%)은 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서초구 방배동 등이 포함된 ‘사당역 일대’는 2011년 폭우 당시 큰 피해를 입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계획대로라면 2019년까지 1659억여 원이 투입돼 대심도 터널과 빗물 저류조 설치 등이 완료됐어야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2019년에야 사당천 단면 확장 사업 등이 시작돼 지난해까지 130억4000만 원만 투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비 확보 등 예산 문제와 지역 주민의 (사업 반대) 민원, 부지 선정 지연 등의 문제로 사업 착수가 지체됐다”고 해명했다.대림동, 5년간 수해방지 예산 집행 ‘0원’… 올 침수 신고 2520건 예산 수립하고도 실제 사업 전무‘1위’ 신림동도 예산의 22%만 투입“사업 집행 과정, 수시로 공개해야”정부 “위험지구 지정에 신고 수 반영” 수해 방지 사업이 지연된 곳에선 집중호우 때마다 어김없이 침수 피해가 되풀이됐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은 2011년 주택 침수 피해 신고가 총 1174건(전국 3위) 접수됐는데, 올해도 8월까지 1442건(전국 3위)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미비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취재팀이 지난달 찾은 사당동 주민 최준열 씨(57)의 집 1층 벽면에는 성인 허리 높이의 얼룩이 가로로 길게 새겨져 있었다. 올여름 폭우로 침수됐던 흔적이다. 최 씨는 2011년 폭우 때 빌라 1층 차고에 뒀던 자가용이 침수돼 폐차했는데, 올 8월에도 같은 이유로 차를 폐차했다고 하소연했다. 사당동에 30년 넘게 살았다는 그는 “이 동네 사람들은 항상 비 걱정을 안고 산다”고 했다. 인근에 사는 안송자 씨(73)도 “15년 동안 거주하면서 침수 피해만 벌써 세 번 입었다”며 “(침수 피해 반복을 호소해도) 공무원들이 우리 같은 사람 말은 안 들어 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투자 미뤄지며 침수 피해 반복동작구 상도동 역시 2016년 서울시가 세운 계획에 따르면 ‘상도동 지구’로 지정돼 하수관로 정비 사업 등에 2020∼2022년 75억3000만 원이 투입됐어야 한다. 하지만 사업 투자액은 2017년 7억 원에 그쳤다. 계획예산 대비 10분의 1도 투입되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올해도 피해가 되풀이됐다. 상도동은 2010년 344건(20위)의 주택 침수 신고가 있었는데 올해도 8월까지만 1147건(6위)의 침수 신고가 접수됐다. 상도동 성내시장 인근 반지하에 24년간 거주한 유모 씨(72)는 “올 8월 폭우 때 집의 절반가량이 물에 잠겼다”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바닥에 고일 정도로 물이 찼다”고 털어놨다. 올해 침수 신고 건수 전국 1위였던 관악구 신림동(3601건)과 2위였던 영등포구 대림동(2520건)도 계획 대비 투자가 적은 편이었다. 신림동은 ‘도림천4지구’로 지정돼 2020∼2022년 373억3300만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까지 80억9000만 원(21.7%)만 집행됐다. 대림동은 2020년에 5억3200만 원의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 푼도 투입되지 않았다.○ 5곳 중 4곳은 10년 전 기준도 못 맞춰서울시는 지난달 수방 대책을 발표하며 서울 전역의 방재성능목표를 현재 시간당 95mm에서 100mm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방재성능목표는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강우량 목표치로 하수관로와 빗물펌프장 등 방재설비를 설계할 때 기준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말이 앞선 것으로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서울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지역이 여전히 10년 전 세운 시간당 95mm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2010, 2011년 집중호우 당시에도 방재성능목표를 75mm에서 95mm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전역 239개 배수분구(빗물이 모여 빠져나가는 구역) 중 시간당 처리 강수량 95mm 기준을 충족한 곳은 올 11월 현재 55곳(23%)에 불과했다. 174곳(72.8%)은 정비 사업이 시작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올해 침수 피해가 컸던 신림동의 경우 관내 배수분구 5곳 중 1곳만 정비가 완료됐고 나머지 4곳은 기준 미달이었다.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대규모 수해가 발생할 때마다 지자체가 방재성능목표를 높이겠다고 발표하는데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로 침수위험지역의 방재성능이 향상됐는지 점검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방 예산, 예산 30% 정도만 실제로 투입”전문가들은 폭우 직후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각종 대책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해 방지 예산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라고 지적한다. 이승수 충북대 토목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수해 방지 사업은 다른 사안에 밀려 계획된 예산의 30% 정도만 실제 투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결국 수해 방지 사업이 성과를 내려면 정확한 사업성 평가를 기반으로 계획을 수립한 후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석환 대진대 스마트토목공학과 교수는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계획된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주민들에게 수시로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실제 침수 지역과 침수위험지구 지정이 동떨어져 있다는 동아일보 보도에 대해 14일 설명자료를 내고 “현행 침수위험지구 지정 기준에 지역별 침수신고 현황 등 과거 피해 지역이 우선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와 침수위험지구 지정 내역은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dspecial/1)에서 확인할 수 있다. 英-美, 주민 의견 수렴 거쳐 ‘침수 지도’ 만들어 공개 “정보공개, 재산권 악영향” 여론에 대책마련 단계부터 주민참여 보장“시간 걸려도 합의된 결론 도출해야” 올 8월 기록적 폭우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수해 방지 대책을 다수 발표했다. 하지만 해외 사례 등을 보면 수해방지 대책의 핵심은 ‘대규모 공사’가 아니라 ‘주민 공감대 형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민들의 공감이 있어야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수해방지 대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침수 위험 지역으로 지정되면 재산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민 반대가 수해방지 대책 추진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주요국들은 침수 지도 작성 및 수해방지 대책 수립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해 나간다. 영국은 2007년 약 6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안긴 대홍수가 발생하자 ‘다목적 침수 관리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물길과 호우를 분석한 뒤 ‘침수 지역’을 설정했다. 영국 역시 처음에는 침수 지역 공개가 재산권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민 반대 여론이 상당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토론회를 여는 등 1년 넘게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한 끝에 대책을 수립했고, 2009년부터 계획을 시행할 수 있었다. 영국은 또 2010년 ‘침수 및 물 관리법’을 제정하고 지자체마다 ‘지역 침수 위원회’를 두게 했다. 지자체는 주민 동의 없이는 침수 방지 계획을 시행할 수 없고, 침수 대책을 수립하려면 이 위원회를 통해 주민 의사를 반영해야 한다. 법은 또 정부가 침수 위험성과 개선 목표, 상세 투입 예산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허리케인 등으로 인한 침수 피해가 잦은 미국은 1968년부터 국가침수보험프로그램(NFIP)을 통해 침수 관련 정보를 정기적으로 수집해 위험지역을 정하고, 침수지도(Flood Maps)를 작성하고 있다. 침수지도 공개 전에는 침수위험지역으로 선정된 지역 주민 의견을 반드시 수렴해야 한다. 지자체 의견이 반영된 예비 침수지도가 만들어지면 이를 지역 주민에게 공개한 후 90일의 이의 신청 기간을 갖게 한 것이다. 이 기간 위험지역 지정의 타당성부터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폭넓은 의견이 오고 간다. 주민 의견이 반영된 침수지도가 만들어지면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수해 방지 대책을 세운다. 또 침수지도는 주민 공동체 등으로 구성된 ‘협력기술파트너’가 의견을 제시하면 수시로 수정될 수 있다. 이승수 충북대 토목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영국의 경우 위험지구 지정 및 대책 수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기 때문에 이해관계를 넘어 합의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것”이라며 “한국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양한 주민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침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QR코드를 스캔하면 ‘서울시 침수지도’ 디지털 페이지(www.donga.com/dspecial/1)로 연결됩니다.특별취재팀 ▽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취재: 최미송 이승우 사회부 기자▽데이터 분석: 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 특별취재팀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최미송 사회부 기자 cms@donga.com이승우 사회부 기자 suwoong2@donga.com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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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침수신고 7000건인데 ‘위험’ 지정 한번도 안돼

    2007년 이후 서울에서 침수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 10개 동 중 관내가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은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위험지구 지정에 기초해 이뤄지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수해 방지 대책이 실제 침수 피해 지역과 동떨어진 채 추진돼 온 것이다. 동아일보는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입수한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 자료와 자연재해대책법상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635곳을 비교했다. 그 결과 2007년 이후 서울에서 침수 신고가 많이 접수된 10곳 중 관내가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됐던 곳은 동작구 사당동, 양천구 신월동, 강서구 화곡동, 서초구 방배동 등 4곳에 불과했다. 관악구 신림동(7665건)과 영등포구 대림동(3447건)의 경우 침수 신고 건수가 전국 1, 2위였음에도 1998년 제도 도입 후 한 번도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적이 없었다. 전국적으로도 침수 신고 상위 30개 읍면동 가운데 한 번이라도 위험지구로 지정됐던 곳은 12곳뿐이었다. 지자체의 방재 예산 투입도 실제 피해 지역과 괴리가 있었다. 서울시의 풍수해종합계획상 투자 우선순위에서 신림동은 17위, 대림동은 36위에 불과했다. 동아일보는 재해에 대비한 정보 공개 및 공유가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와 침수위험지구 지정 내역을 동아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갖고 있었음에도 주택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등 주민 반발을 우려해 한 번도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던 자료다. 전국 635곳 침수위험지구에 없어실제 피해 많아도 대책은 후순위투자우선순위 각각 17, 36위 그쳐 동아일보는 행정안전부로부터 2007년∼2022년 8월 전국 읍면동 주택 침수 신고 건수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상습 침수 지역으로 많이 알려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1위·7665건), 양천구 신월동(4위·2400건) 등 외에도 사각지대에 있던 침수 지역들이 다수 드러났다.○ 새로 드러난 침수 지역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경우 분석 기간에 주택 침수가 3447건 신고돼 신림동에 이어 전국 2위였다. 지난달 대림동 자택에서 만난 정모 씨(62)는 “기록적 폭우가 내린 올여름은 물론이고 6, 7년 전에도 비가 많이 와 집에 물이 들어찼다”고 했다. 하지만 대림동은 그동안 침수 피해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 검색 결과 2006년 이후 ‘침수’와 ‘대림’이 함께 언급된 언론 보도는 72건에 불과했다. 전국 침수 신고 건수 39위인 서초동(575건)이나 245위인 잠실동(60건)의 보도 건수가 각각 765건, 379건으로 훨씬 많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7위·1990건)과 강남구 개포동(14위·1413건)도 이번 분석을 통해 보도 대비 침수 피해 신고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외 지역에선 경기 광명시 광명동의 침수 신고 건수가 2169건(6위)으로 가장 많았다. 안양천 지류인 목감천 범람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광명동에 20년간 거주한 조영자 씨(81)는 “2011년 추석 무렵 집이 침수돼 도배와 장판을 새로 했는데, 올 8월 집중호우 때도 배수구에서 물이 역류했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부평구 부평동도 각각 침수 신고가 1538건(13위), 1173건(16위)으로 많은 편이었다.○ 침수위험지구, 실제 피해 지역과 괴리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지정되는 침수위험지구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거나, 향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에 방재 사업을 벌이기 위해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지정한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침수위험지구 주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실제 주택 침수 피해가 많았던 지역과는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이 밀집한 서울은 분석 기간 침수 신고가 5만5777건으로 전체(15만1989건)의 36.7%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0월 현재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635곳 중 서울 지역은 3곳에 불과했다. 주택 침수 건수가 전국 1, 2위인 신림동과 대림동 역시 한 번도 침수위험지구에 지정된 적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각 기초단체장이 장기적 안목에서 침수위험지구를 지정해야 하는데 ‘표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정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의 한 구청 치수과 공무원은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되면 ‘재산상 피해를 입는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다 주택 및 상가 밀집 지역은 하수관거를 정비하려 해도 주민 동의 등 과정이 복잡해 효과를 보기까지 오래 걸린다”며 “단체장 입장에선 굳이 나서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남역에 투자순위 밀린 신림·대림동서울시의 풍수해종합계획(2016년)에서도 실제 피해 지역과 투자우선순위의 괴리가 드러난다. 이 계획은 과거 수해를 분석해 향후 예산 투입 지역과 투자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라 10년마다 수립되고, 수립 후 5년이 지나면 변경할 수 있지만 서울의 경우 지난해 변화가 없었다. 이 계획은 관악구 신림동(도림천4지구)과 대림동(도림천1지구)을 투자우선순위에서 각각 17, 36위로 설정했고 투자 시기는 2단계(2019∼2021년)로 미뤘다. 둘 다 투자순위 산정 기준 가운데 ‘인명손실도’에서 25점 만점에 5점을 받아 후순위로 밀린 것이다. 이에 따라 도림천 일부 구간 하천 단면 확장 사업은 올 연말에야 끝날 예정이다. 그 대신 투자 1단계에 포함된 곳은 강남역 일대(1순위), 서초동(2순위), 사당역 일대(3순위) 등이었다. 하지만 올 8월 폭우 당시 신림동에선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된 2013년까지 인명 피해가 잦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강남역 일대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이라며 “풍수해종합계획 수립까지 기다리지 않고 (신림동과 대림동을 지나는) 도림천 등에 2027년까지 대심도 빗물 배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읍면동별 주택 침수 신고 건수와 침수위험지구 지정 내역은 동아닷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특별취재팀▽ 팀장: 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 취재: 최미송 이승우 사회부 기자▽ 데이터 분석: 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특별취재팀조응형 사회부 기자 yesbro@donga.com최미송 사회부 기자 cms@donga.com이승우 사회부 기자 suwoong2@donga.com김현지 디지털뉴스팀 차장}

    •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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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너무 많아 숨 못쉬겠다”… 출근길 지하철 덮친 ‘압사 공포’

    “열차가 구로역에 도착할 즈음 앞에 있던 여성 승객이 인파에 갇혀 숨을 몰아쉬더니, 눈에 초점이 사라지더라고요. 승객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숨 막혀요!’ ‘제발 다음 거 타주세요!’라고 외쳤어요.” 7일 아침 동인천역에서 서울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구로역에서 내렸다는 송대한 씨(30)는 열차 안에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송 씨는 “성인 여성의 울음소리도 들렸다”며 자신 역시 “사람들에 눌려 다치거나 다시 탈선 사고가 날까 봐 정말 무서웠다”고 했다. 전날 오후 8시 53분경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 사고 여파로 이날 지하철 1호선 운행과 KTX 등 철도 운행이 종일 차질을 빚었다. 지하철에 몸을 구겨넣은 승객들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악몽을 떠올리며 몸서리쳤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뒤늦은 통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인파 몰리며 “숨 못 쉬겠다”사고 여파로 1호선은 구로∼용산역 구간 급행열차 운행이 거의 종일 중단됐다. 이 때문에 구로역 환승 승객이 늘면서 나머지 구간 열차도 줄줄이 지연됐고, 객차에는 승객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환승역인 구로역과 신도림역 등의 승강장에도 인파가 대거 몰렸다.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숨을 못 쉬겠다’는 신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16분경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에선 한 시민이 “(열차 안에) 사람이 너무 많아 숨을 못 쉬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이날 구로경찰서에는 유사한 신고가 12건 들어왔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직후라 특히 불안해하는 시민이 많았다. 경찰이 출동해 통제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전날 발생한 탈선 사고로 혼잡이 예상됐음에도 사전 안내가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부평역에서 시청역까지 1호선을 이용한 직장인 박모 씨(34)는 “사고 12시간 만인 오전 8시 27분에 서울시가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그때는 이미 인파가 가득 찼던 때였다”고 했다. 전날에는 오후 9시 35분경 ‘운행재개’ 문자를 보내 혼선을 초래하기도 했다.○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재개이날 장애인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도 진행돼 출근길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시위로 지하철 8호선 하행 운행이 약 38분 중단되고 4, 5호선도 11∼17분 지연됐다. 전장연은 국가애도기간 중단했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이날부터 재개했다. 승객으로 가득한 객차에 시위 참여자가 전동 휠체어를 밀고 들어오면서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다. 오전 8시 36분경 회현역에선 서울교통공사 지하철보안관이 가속하는 전동 휠체어에 부딪혀 발목 부위에 경상을 입었다. ○ 사고 복구에 20시간 넘게 걸려철도 운행도 종일 차질을 빚었다. 코레일은 이날 KTX 열차와 일반 열차 총 149편의 운행이 중단됐고, 79편이 운행구간을 단축하거나 출발역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복구 작업은 이날 오후 5시 반에야 마무리됐는데, 지연됐던 열차가 순차적으로 출발하느라 서울역 대합실은 오후 6시 반에도 대기 중인 승객들로 북새통이었다. 부산행 열차를 예약한 전성열 씨(26)는 “오후 2시 35분 출발하는 차였는데 오후 6시 20분에야 출발한다”고 하소연했다. 복구는 완료됐지만 이후에도 일부 서행운행이 이어지면서 지하철 1호선은 퇴근길에도 혼잡을 빚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는 탈선된 칸 수가 6칸으로 많고, 기중기로 차량을 선로에 안착시키는 작업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출장 중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코레일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걸 바꿔야 한다”고 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주현우 인턴기자 서강대 물리학과 4학년김보라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졸업}

    •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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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근길 지하철 압사 공포” 전장연 시위-탈선 여파로 ‘대란’

    “시민들이 항의하는 거 안 보입니까? 이게 안전한 거예요? 이게?” “안전하게 하고 있습니다.” 7일 오전 8시 30분경,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가 회현역을 지나던 중 객실 내에서 말다툼이 오갔다. 열차 내에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동 휠체어가 나란히 줄을 서 출근길 인파로 인해 비좁아진 지하철 내부가 더욱 비좁아진 상황이었다. 한 중년 남성이 “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느냐”, “집회를 하려면 국회 앞으로 가서 하라”고 하자 전장연 관계자는 “지금 가고 있다”며 맞받았다.●“이태원 압사 생각나 불안”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동안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던 전장연은 이날부터 시위를 재개했다. 이날 시위로 지하철 8호선 운행이 약 40분 넘게 중단되고 4, 5호선도 지연됐다. 전날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 사고 여파로 서울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도 운행이 중단되면서 월요일 아침부터 서울 곳곳에선 출근길 대란이 이어졌다. 전장연 시위 현장에선 출근길 인파에 전동 휠체어와 약 2m 높이 철제 틀 등이 뒤엉키면서 여러 차례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오전 8시 36분경 회현역에선 전동 휠체어가 하차하는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 지하철보안관이 급하게 가속하는 휠체어에 부딪치면서 발목 부위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휠체어가 밀고 들어오자 인파에 떠밀리기도 했다. 이날 지하철을 타고 여의도로 출근한 직장인 이모 씨(25)는 “이태원 압사 사고 이후 만원 지하철을 탈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오늘은 집회까지 하니 더욱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며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중간에 내려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고 했다. 이들은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오전 7시 30분경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모인 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두 무리로 나뉘어 각각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8호선 강동구청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서울역에서 만난 대학생 조동근 씨(22)는 “오전 9시에 시험이 예정돼 있었는데 이미 9시 6분이라 늦었다”며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는 문자를 보냈다. 혼잡한 출근 시간에 이렇게 시위하니 악감정이 커지고 위험하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무궁화호 탈선 여파도전날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 사고 여파로 서울 지하철 1호선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이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오후 2시 현재 서울 지하철 1호선 경인선 급행열차의 구로역∼용산역 구간 운행이 중지된 상태다. 동인천에서 구로까지는 급행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행열차로 갈아타려는 시민들이 구로역에 몰려 혼잡이 빚어졌다. 구로역은 수원이나 광명에서 출발한 1호선 승객이 갈아타는 구간이기도 하다. 이날 1호선을 타고 부평역에서 시청으로 출근한 박모 씨(34)는 “평소 1호선에 사람이 많긴 했지만, 오늘 아침은 정말 심각했다. 사람들에 떠밀려서 내리고 떠밀려서 타는 상황(이었다)”며 “이태원에서도 인파에 밀리면서 사고가 났다고 들어서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첫차부터 오전 9시 이전 출발하기로 돼 있던 KTX 15편과 일반열차 10편의 운행이 취소됐다. KTX 6편과 일반열차 4편 등 10편은 운행구간이 단축되거나 출발역이 변경됐다. 오전 9시 이후에도 KTX·일반열차 90대 대부분이 운행을 중단하거나 구간이 조정됐다.용산역과 영등포역에는 사고가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KTX와 일반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4시 이후 복구 작업이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주현우 인턴기자 서강대 물리학과 4학년}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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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署, ‘안전사고 우려 보고서’ 참사후 삭제했다

    핼러윈을 앞두고 안전사고 가능성을 사전 경고했던 서울 용산경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정보과) 보고서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이후 용산서 정보과장 주도로 삭제된 정황이 드러났다. 소방 측이 밝힌 참사 당일 최초 119신고 시각보다 3분 앞서 이태원에서 ‘숨이 막힌다’는 119신고가 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혀지면서 정부 내 은폐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청 특별감찰팀 관계자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보과의) 정보보고 인멸과 (과장의 인멸) 종용을 인지해 파악 중”이라며 “(두 의혹 모두) 감찰 대상”이라고 밝혔다. 2일 용산서 정보과 등을 압수수색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도 “용산서 정보과장과 정보계장이 보고서 삭제를 지시하고 (직원들을) 회유한 혐의(증거인멸)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삭제된 보고서는 실무진이 작성한 뒤 정보과장 등이 검토했지만 경찰 내부망에는 등록되지 않은 복수의 보고서로 추정된다. 용산서 정보과장 A 씨는 삭제 의혹에 관해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향후 감찰과 수사에서 소명하겠다. 상당 부분 해명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입수한 119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10시 12분 현장 인근에서 참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이는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자인 여성은 “이태원…죠. 숨이…. 막혀 가지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신고 중 휴대전화 등을 떨어뜨렸던 듯 “떨어뜨렸어…. 여보세요”라고 하다 통화가 중단됐다. 소방당국이 최초 신고 시각이라고 밝힌 오후 10시 15분보다 3분 빠른 시점이었다. 여야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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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署, 안전우려 보고서 3건 작성… 119신고, 참사前에도 1건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삭제된 서울 용산경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정보과) 보고서는 경찰의 사전 대응이 적절했는지 수사할 때 증거가 될 수 있는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임재 당시 용산서장의 현장 도착 시간 허위 보고에 이어 용산서 정보과장의 보고서 삭제 지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찰 중간 간부들이 사고 직후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용산서 정보과장 보고서 삭제 지시 정황”6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와 특별감찰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참사 이후 삭제된 보고서는 용산서 소속 정보관이 작성한 것으로 핼러윈 축제 기간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복수의 용산서 관계자에 따르면 용산서 정보관들은 지난달 초부터 핼러윈 기간 이태원역 일대 안전사고 우려를 제기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3건 이상 작성했다고 한다. 특수본 관계자는 “용산서 정보과장 주도로 보고서가 삭제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용산서 정보계장도 보고서 삭제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 특수본 수사 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정보과장과 정보계장이 삭제와 관련해 ‘함구령’을 내리는 등 직원들을 회유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통상 직속상관인 정보계장과 정보과장 검토를 거친 뒤 경찰 내부망에 등록되는데, 검토 단계에서 묵살됐던 보고서를 삭제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내부망에 등록된 보고서는 3일가량 뒤 자동 삭제되기 때문이다. 용산서 정보과장 A 씨는 이와 관련해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향후 감찰 및 수사 과정에서 소명하겠다.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상당 부분 해명될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정보계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사고 3분 전 119신고 있었다”소방청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참사가 발생한 오후 10시 15분) 전 이태원 일대에서 17건의 신고가 있었고, 그중 사고 현장에서의 신고도 1건 있었다”고 했다. 소방청은 그동안 참사 당일 오후 10시 15분에 참사 관련 첫 119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혀 왔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2분 이태원1동에서 이뤄진 신고는 ‘압사 위험’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신고자가 다급한 상황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신고한 여성은 “이태원…죠. 숨이 막혀 가지고…”라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동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듯 “○○아, 일로(이리로)”라고 했다. 접수자는 “119입니다” “여보세요”를 반복했고 신고자는 “…떨어뜨렸어… 여보세요”라고 했다. 혼잡한 상황에서 휴대전화 등을 떨어뜨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전화가 잘 안 들려요”라는 접수자의 말에 신고자가 “아, 네…”라고 답한 뒤 전화가 끊겼다. 신고자 주변은 매우 시끄러웠던 듯 ‘주변 소음’이라는 상황 설명도 2차례 기록돼 있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전 신고들은 밀집도가 높아 위험하다거나 압사가 우려된다는 내용이 아니었다”며 “최초 신고 시간은 오후 10시 15분이 맞다”고 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참사 당일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각각 오후 10시 26분, 29분 사고 발생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 출장 중이던 오세훈 시장은 오후 11시 20분,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오후 10시 51분에야 첫 보고를 받았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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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민-윤희근-김광호 오늘 행안위 출석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7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추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에 따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를 포함한 주요 관련 인사들이 국회에 모두 증인으로 나오게 됐다.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행안위원장과 행안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시장과 김 서울청장, 박 구청장은 7일 국회 행안위 현안 질의에 자진 출석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 등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상임위로서 이번 이태원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사건 관련자에 대한 성역 없는 질의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인사교육과장, 송병주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 등에 대해선 “이들로부터 수사 대상이라는 이유로 출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들이 불출석할 경우 상임위 차원에서 증인 채택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안 질의 과정에서 이 장관과 윤 청장 등이 책임 및 거취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모인다. 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 장관은 향후 거취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나중에 차차 말씀드리겠다. 어차피 월요일(7일)에 국회 행안위도 열리고 하니까 제가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윤 청장은 5일 오전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화면에 ‘벼랑 끝에 매달렸을 때 손을 놓을 줄 알아야 대장부’라는 불교의 게송(偈頌)을 올렸다. 경찰청장 책임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심정을 담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윤 청장은 프로필 사진을 다시 교체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7일 열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여야의 책임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회의에는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농담 논란’을 일으킨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이 출석한다. 한 장관은 예결위에 이어 열리는 법제사법위원회에도 출석한다.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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