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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승을 수확한 ‘톰 김’ 김주형(22·사진)이 21일 PGA투어닷컴이 선정한 ‘올해의 기록 10선(Top10 stats of the year)’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다. 김주형이 8월 투어 첫 우승을 한 윈덤챔피언십과 관련된 내용이 2위에 올랐다. PGA투어닷컴은 당시 김주형이 1라운드 1번홀(파4)에서 쿼드러플 보기(기준 타수보다 4타 더 친 것)를 하고도 우승을 한 데 이어 3주 후 열린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가 1라운드 1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정상에 선 것에 주목했다. 투어 측이 1983년 홀별 데이터를 수집한 이후 올 7월까지 1700여 개의 대회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첫 홀 트리플 보기 이상 기록한 선수의 우승이 8월에만 두 차례 반복됐다는 것이다. 6위로는 김주형의 90년 만의 최연소 2승 기록이 꼽혔다.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다시 정상에 선 김주형은 20세 3개월 19일 만에 투어 2승을 기록하며 1932년 랠프 굴달(당시 20세 2개월 10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자가 됐다. 특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의 2승 기록(20세 9개월 20일)을 6개월 가까이 앞지른 것에 주목했다. PGA투어닷컴은 22일 ‘올가을의 다섯 가지 빅 스토리’를 나열하며 2위로 ‘골프계의 떠오르는 스타, 톰 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의 기록 10선 중 1위는 사상 최초로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30대 미만 선수가 우승한 결과가 꼽혔다.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는 스코티 셰플러(26·미국), PGA 챔피언십은 저스틴 토머스(29·미국), US오픈은 매슈 피츠패트릭(28·잉글랜드), 디 오픈 챔피언십은 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정상에 섰다. 빅 스토리 1위로는 매킬로이의 세계랭킹 1위 복귀가 선정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여제’ 김연경(34·흥국생명)이 14년 만에 V리그 올스타전 코트를 밟는다. 그것도 ‘별 중의 별’ 자격으로 잔치에 초대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2∼18일 일주일 동안 올스타전 온라인 팬 투표를 진행한 결과 김연경이 남녀부 최다인 8만2297표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올 시즌 올스타전은 다음 달 29일 흥국생명 안방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연경은 2008∼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V리그 올스타전에 나선다. 김연경은 11년 만에 국내에 복귀했던 2020∼2021시즌에도 팬 투표 1위를 차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단, 김연경은 올해 1월 광주에서 열린 2021∼2022 올스타전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올스타전에서 지난해 도쿄 올림픽 대표팀과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대표팀이 만나는 자리에 ‘깜짝 출연’한 것. 김연경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 광주에 가서 오랜만에 V리그 올스타전을 구경했는데 재미있는 볼거리도 많았고 무엇보다 많은 팬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특히 (여자부 세리머니상 수상자인) 현대건설 이다현(21)의 활약이 좋았다. 올해도 톡톡 튀는 선수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무대를 거쳐 1시즌 만에 다시 돌아온 김연경은 21일 현재 공격 성공률 2위(46.70%), 득점 5위(304점), 리시브 효율 6위(46.12%)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수를 가리지 않는 김연경의 활약에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도 2위에 자리하며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흥행에서도 단연 주연이다. 지난달 13일 한국도로공사와의 안방경기에는 올 시즌 최다인 5800명의 만원 관중이 몰리기도 했다. 김연경이 나오는 경기면 안방, 방문경기를 가리지 않고 매진이 이어지고 있다. 김연경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14일)보다 투표 기간이 절반으로 줄었지만 팬들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이번 시즌 1일 평균 투표수는 56만5216표로 지난 시즌(33만9038표)에 비해 약 66%가 늘었다. 남자부에서는 신영석(36·한국전력)이 6만9006표로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3시즌 연속이자 4번째 남자부 최다 득표다. 흥국생명의 김해란(38)은 15번째로 올스타에 이름을 올리면서 남녀부 최다 올스타 선발 기록을 남겼다. 팬 투표로 선발된 28명 외에도 전문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12명을 추가 선발해 총 40명이 올스타전에 나선다. 올 시즌에는 처음으로 소속팀이 아닌 나이를 기준으로 M스타, Z스타 팀을 나눈다. 남자부는 1995년생, 여자부는 1996년생까지 M스타 팀이고 이후로는 Z스타 팀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미들블로커 배유나(33)를 대표하는 별명은 ‘배구천재’다. 배유나는 미들블로커는 물론이고 날개 공격수 역할까지 두루 소화해 ‘배구 지능지수(IQ)’가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팬들 사이에서 배유나의 성은 ‘배구 배씨’(실제 경주 배씨)일 것이란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수원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2학년이던 2006년 일찌감치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배유나는 2007∼2008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돼 그 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 양효진(33·현대건설)이 당시 신인왕 투표 2위로 배유나에게 뒤졌다. 하지만 입단 동기 양효진이 11시즌 연속으로 ‘블로킹 퀸’ 자리를 차지한 반면 배유나는 데뷔 후 16번째 시즌을 맞도록 득점, 서브, 블로킹 등 어느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 2015∼2016시즌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 2017∼2018시즌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 수상자로 뽑혔을 뿐이다. 라운드 MVP 수상조차 한 번도 없다. 올 시즌 드디어 기회가 왔다. 배유나는 20일 현재 세트당 블로킹 0.814개로 IBK기업은행 김수지(0.764개), 도로공사 정대영(0.741개)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흥국생명에 1-3으로 패한 지난달 22일 2라운드 맞대결 때는 한 경기 개인 최다 블로킹(8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배유나는 21일 통화에서 “나이도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 욕심을 부려야 몸 관리도 제대로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동안 개인기록에 많은 욕심이 없었는데 이젠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블로킹 1위를 꼭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세트당 블로킹이 0.492개였던 배유나는 올 시즌 기록이 좋아진 이유로 리베로 임명옥(36)의 도움을 꼽았다. 배유나는 “명옥 언니가 뒤에서 코스 한쪽을 전부 막아주다시피 해주니 나는 ‘내 코스만 막는다’는 생각으로 블로킹을 한다”면서 “말이 쉽지 믿음이 없다면 나도 흔들릴 텐데 서로 약속한 플레이를 해주니 기록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배유나는 또 새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23·세르비아)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공격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플레이의 리듬감도 좋아졌다”고 전했다. 배유나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블로킹 라인에 나란히 서는 세터 이윤정(25)의 블로킹 수도 지난 시즌 세트당 0.047개에서 올 시즌 0.390개로 늘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등으로 시즌 전 중하위권 전력으로 구분됐던 도로공사는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지난 시즌 등번호 1번에 도전했던 배유나는 올 시즌 예전에 달던 10번으로 다시 돌아왔다. 배유나는 “매번 시즌 초반 어려운 시작을 했는데 올해는 출발이 좋은 것 같다. 일단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최대한 높이 올라가겠다”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내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소속 골퍼들이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현재 기준에 따라 2023년 마스터스 참가 자격이 있는 이들을 초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주도하는 LIV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기준만 채운다면 누구든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78명인 LIV 선수 중 최대 16명이 내년 마스터스 무대를 밟는다. 필 미컬슨(52), 더스틴 존슨(38), 패트릭 리드(32·이상 미국) 등 6명은 마스터스 챔피언, 브룩스 켑카(32), 브라이슨 디섐보(29·이상 미국), 캐머런 스미스(29·호주) 등 3명은 최근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는다. 이 밖에 전년도 최종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현재까지 7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마스터스는 19가지 출전 기준을 세워 놓고 있다. 2020년 US오픈 챔피언인 디섐보는 “나는 그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믿는다. 이번 마스터스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흥미진진한 마스터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성명서가 LIV를 옹호하는 취지는 아니다. 리들리 회장은 “최근 남자 골프의 분열이 골프 경기의 미덕과 의미 있는 유산의 가치를 깎아내린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이런 상황이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내년 4월에 뛰어난 선수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전통을 존중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LIV 대회를 통해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을 수 없는 만큼 향후 문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3 마스터스는 내년 4월 6∼9일(현지 시간) 열린다. 지난해 마스터스는 LIV 개막 전에 개최됐다. 앞서 메이저대회 디 오픈을 주관하는 R&A의 마틴 슬럼버스 대표는 10월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누구의 출전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LIV 선수들의 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천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배유나(33)가 첫 개인기록 타이틀에 도전한다.바로 블로킹 부문 1위다. 배유나는 20일 현재 세트당 0.814개로 IBK기업은행 김수지(0.764개), 도로공사 정대영(0.741개)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16번째 시즌을 맞은 배유나는 아직 개인기록에서 1위를 차지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수원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2학년 시절부터 성인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두각을 드러낸 배유나는 프로 데뷔 전부터 ‘배구천재’로 불렸다. 기대에 걸맞게 2007~2008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안았고, 그해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33) 등 쟁쟁한 동기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 후로는 개인타이틀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5~2016시즌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 도로공사가 통합우승을 이뤘던 2017~2018시즌 베스트7(센터) 1회 수상이 전부다. ‘배구 배씨’로도 불리는 배유나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오랜만에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1라운드 때부터 세트당 0.708개로 좋은 출발을 했던 배유나는 2라운드 들어 0.920개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는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8개) 기록을 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세터 이윤정(25)과 나란히 서면서 부담이 적지 않았는 데도 고무적인 수치다. 배유나의 통산 평균 블로킹 성적은 세트당 0.492개다. 배유나는 리베로 임명옥(36)과의 호흡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배유나는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기보다는 약속된 플레이가 잘 나오는 것 같다. 명옥 언니가 뒤에서 길목을 지켜주고 있는 만큼 나는 그저 약속된 (블로킹) 자리만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한 결과가 좋은 기록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배유나가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이윤정의 세트당 블로킹 기록도 지난 시즌 0.047개에서 올 시즌 0.390개로 대도약했다. 물론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아있는 등 레이스는 길다. 블로킹 부문 2위이자 배유나의 고교 선배인 김수지 역시 개인 첫 블로킹 타이틀에 도전한다. 과거 11시즌 연속 ‘블로킹 퀸‘ 타이틀을 차지했던 현대건설 양효진 또한 언제든 치고 나올 수 있다. 배유나 역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시즌 막판까지 언니들의 치열한 블로킹 경쟁이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전망이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쿠바산 괴물’ 레오(32·OK금융그룹·사진)가 프로배구 19년 역사상 처음으로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블로킹 서브 후위 각 3득점 이상)에 성공했다. 2일 삼성화재전부터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행진을 벌이고 있던 레오는 16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의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방문경기에서도 후위 공격 8개, 서브 에이스 3개, 블로킹 3개를 기록했다. 시즌 5번째 ‘왕관’을 쓴 레오는 양 팀 최다인 30점을 올리면서 3-1(22-25, 25-20, 25-21, 25-22) 승리를 견인했다. 레오는 1세트부터 후위 공격 2개, 서브 득점 2개를 성공시키면서 예열을 마친 뒤 4세트 10-9 상황에서 황경민(26)의 공격을 차단하며 기록을 완성했다. 레오는 경기 뒤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쿠바에 있는 아들 안투안(12)이 기록 이야기를 꺼내서 조금 걱정이 됐다”면서 “트리플크라운은 팀원들이 도와줘야 가능한 만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상금(100만 원)으로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계에는 도전 중인 기록을 언급하면 기록 달성에 실패한다는 속설이 있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대단한 기록”이라고 축하를 건네면서도 “레오는 트리플크라운이 아니라 우승을 위해 온 선수”라고 강조했다. 레오가 연속 기록에 너무 신경을 쓸까 봐 주의를 환기시킨 것이다. 레오는 현재 남자부 전체 득점 1위(395점), 서브 득점 1위(세트당 0.982개), 공격 성공률 3위(53.1%)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수 니콜라(23·세르비아)를 교체하기로 한 KB손해보험은 이날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치르면서 1세트를 따내는 등 분전했지만 승점을 추가하지는 못했다. OK금융그룹(승점 24)은 3위, KB손해보험(승점 12)은 6위를 유지했다. 여자부 김천 경기에서는 안방 팀 한국도로공사(3위)가 IBK기업은행(4위)을 3-2(25-21, 25-20, 28-30, 23-25, 15-9)로 꺾었다. 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36)은 이날 디그 29개를 성공시키면서 역대 2호 9500디그(9522개) 기록을 세웠다.의정부=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에서는 연속 신기록이 2개나 쓰이고 있다. 같은 신기록이긴 하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선두 현대건설은 13연승으로 개막 후 최다 연승 신기록을 썼고,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은 14연패로 개막 후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갖게 됐다. 종전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은 12연승, 최다 연패는 11연패였다. 둘 다 현대건설이 보유했던 기록이다.마음이 급한 쪽은 아무래도 페퍼저축은행이다. 창단 첫해인 지난 시즌 5연패 뒤 시즌 6번째 경기에서 창단 첫 승을 수확했던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에는 2라운드가 끝나도록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연패 기간 풀세트 경기도 단 한 번밖에 하지 못해 승점도 1이 전부다. 시즌 전 목표로 내걸었던 10승은커녕 지난 시즌 거둔 3승은 따낼 수 있을지 막막하다. 기록을 봐도 총체적 난국이다. 공격, 수비 주요 지표에서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속공, 시간 차, 이동공격 등에서 4위를 하고 있지만 팀의 주요 공격 옵션은 아니다.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로 선발한 니아 리드(26·미국)가 그나마 득점 5위, 공격 11위 등을 하고 있지만 승수를 쌓기엔 역부족이다. 시즌 전 이적 시장에서 외부 자유계약선수(FA)로는 유일하게 세터 이고은(27)을 영입했지만 팀 색깔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여기에 몽골 출신의 염어르헝(18)을 귀화 시험까지 도와가며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선발했지만 11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올 시즌 출전이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 우선지명으로 선발했던 2년차 선수들도 아직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다. 지난달 29일 초대 사령탑인 김형실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다. 복귀 예정 선수 등 마땅한 반등 요소가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반면 현대건설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흥국생명 김연경의 복귀 등으로 지난 시즌보다 선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오히려 지난 시즌(개막 후 12연승)을 넘어 13연승으로 1강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하면서 버티는 힘이 강해졌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교체 선수들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26·미국)이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경기 소화가 어려울 경우 같은 포지션(오퍼짓 스트라이커)의 베테랑 황연주(36)가 빈틈을 채워주고 있다. 15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는 미들블로커 양효진(3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으로 출전하지 못하자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나현수(23)가 깜짝 활약하며 연승을 이어갔다.공교롭게도 두 팀은 18일 광주에서 맞붙는다. 최근의 분위기만 놓고 봤을 때 두 팀의 연속 기록이 모두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력 불균형이 리그 흥행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했을 때 페퍼저축은행의 연패 탈출이 시급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 황제와 골프 여제의 아들이 나란히 필드 위에 선다. 18일부터 이틀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에서 보게 될 진풍경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가 아들 찰리(13)와 3년 연속 출사표를 낸 가운데 올해 대회에는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52·스웨덴)도 아들 윌 맥기(11)와 참가 의사를 밝혔다. 2019년 여성 프로 선수로는 최초로 이 대회에 출전했던 소렌스탐은 이듬해까지 2년 연속 아버지와 팀을 이뤘다. 1995년부터 이어온 이 대회는 메이저대회 또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와 프로 자격증이 없는 그의 가족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출전한다. 2명이 모두 티샷을 한 뒤 더 좋은 곳에 떨어진 공으로 다음 플레이를 하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최연소인 소렌스탐의 아들 윌은 소렌스탐에게 ‘골프광’이라고 불릴 정도로 골프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올 8월에는 US 키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소렌스탐은 “상대를 이기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우리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골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점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윌과 찰리의 경기가) 또래 아이들에게 영감을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3년째 대회장을 밟는 찰리의 발전된 기량도 팬들의 볼거리다. 참가 첫해 7위를 했던 우즈 팀은 지난해 2라운드에서 11개 홀 연속 버디 쇼를 선보이며 준우승을 했다. 최근 우즈는 찰리의 기량을 묻는 질문에 “말하기 싫지만 인정하겠다. 몇 주 전에 찰리가 드라이버로 나보다 더 멀리 보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밖에 11일 이벤트 대회 ‘더 매치’에서 우즈와 대결을 펼쳤던 1993년생 절친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등도 각각 아버지와 출전한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2위 넬리 코르다(24·미국) 역시 체코의 테니스 스타 출신 아버지 페트르(54)와 함께 나선다. 우승 상금은 20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쿠바산 괴물’ 레오(32)가 V리그의 새로운 이정표에 도전한다. 바로 사상 첫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블로킹 서브 후위 각 3득점 이상) 기록이다. 이달 2일 삼성화재전, 6일 우리카드전, 11일 한국전력전에서 연이어 왕관을 쓴 레오는 16일 의정부 방문경기에서 안방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기록에 도전한다. 이전까지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은 세 차례 나왔지만 4경기 연속은 없었다. 한국전력 밀로스(36·몬테네그로)가 2010∼2011시즌 처음으로 3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에 성공했고 파다르(26·헝가리)가 2017∼2018시즌에는 우리카드에서, 2018∼2019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서 각각 같은 기록을 남겼다. 레오는 이번 시즌 들어 트리플크라운 달성 속도를 높이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012∼2013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삼성화재에 뛰었던 레오는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고 돌아온 지난 시즌까지 트리플크라운을 총 6번 남겼다. 올 시즌에는 이번 3경기 연속 기록을 포함해 벌써 4번이다. 특히 직전 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1세트가 끝나기도 전에 후위 7점, 서브 3점, 블로킹 3점을 올리면서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이전까지 V리그에서 트리플크라운이 총 303번 나오는 동안 1세트에 기록을 세운 건 대한항공 가스파리니(38·슬로베니아)뿐이었다. 가스파리니는 2017년 11월 24일 우리카드를 상대로 기록을 남겼다. OK금융그룹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레오는 지난 시즌보다 전방위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로킹에서는 특히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의 조언이 효과를 발휘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까지 후위 공격과 서브에서는 3점 이상을 기록하고도 블로킹 개수가 모자라 트리플크라운에 실패한 경기가 가장 많았다(35번). 서브 득점이 부족한 건 20번이었고 후위 득점이 부족해 트리플크리운을 달성 못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석 감독은 “레오는 블로킹 높이를 끌어올리려고 도움닫기를 해서 뛰는 러닝점프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처음부터 높이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던 만큼 스텝을 줄이고 위치 선정에 신경을 쓰도록 주문했다. 기록이 좋아지면서 레오 스스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시즌 탈락 등 지난 시즌 부진도 레오에게 자극제가 됐다. 석 감독은 “삼성화재에서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던 레오가 지난 시즌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이번 시즌은 구단에서 미리 제공한 체력 관리 프로그램에 맞춰 체중을 감량한 채로 입국하는 등 마음가짐부터 남다른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 102kg이었던 몸무게를 올 시즌 95kg으로 줄였다. 지난여름 결혼한 아내 이라이젤(32)과 딸이 한국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경기 때마다 응원을 오는 것도 레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 연말에는 레오의 어머니도 입국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괴물답다.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의 외국인 선수 레오(32)가 16일 KB손해보험과의 방문경기에서 V리그 최초 4경기 연속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 공격 3개 이상씩) 기록에 도전한다. 2010~2011시즌 한국전력 밀로스,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파다르가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각각 한 번씩 달성했던 3경기 연속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이달 2일 삼성화재전에서 후위 공격 11개, 서브 8개, 블로킹 4개를 따내며 시동을 건 레오는 이어 6일 우리카드전(후위 공격 7개, 서브 6개, 블로킹 3개), 11일 한국전력전(후위 공격 15개, 서브 4개, 블로킹 3개)에서도 연이어 왕관을 썼다. 한국전력 경기에서는 무려 1세트에만 후위 공격 7개, 블로킹 3개, 서브 3개로 일찌감치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1세트에 트리플크라운 기록이 나온 건 2017~2018 대한항공 가스파리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진기록이다. 시즌 트리플크라운만 4개째로 역시 이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과거 3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뛰는 등 V리그에서 5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그동안 총 10차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아직 채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 평균(2회)의 2배의 기록을 세운 건 블로킹의 숨은 역할이 크다. 그동안 레오는 후위 공격, 서브에서도 기준을 채우고도 블로킹에서 부족해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다. 올 시즌에도 1라운드 세트당 0.318개였던 블로킹 개수는 2라운드 이후 0.567개로 늘었다. 특히 지난달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전진선과 나란히 서면서 블로킹에서도 보다 많은 재미를 보고 있다.레오의 장점인 서브에서도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아직 시즌 중반이긴 하지만 레오는 세트당 1개의 서브 득점에 성공하며 이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대한항공 링컨(0.6개)과 0.4개나 차이가 난다. “연속 득점을 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 서브인 만큼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라는 설명이다.시즌 전 주전 자원들의 줄 부상으로 어려운 순위싸움을 하게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던 OK금융그룹도 레오의 활약에 힘입어 13일 현재 7승 6패 승점 21로 남자부 3위를 달리고 있다. 1라운드 2승 4패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처음으로 맛본 ‘봄 배구 탈락’을 고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레오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 물론 트리플크라운 왕관을 쓰면 쓸수록 그 길은 가까워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그의 말은 내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줬다.” 모로코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서 뛰게 된 이네스 라클랄레슈(25)가 자국 대표팀을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47)의 말을 통해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라클랄레슈는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파72) 등에서 12일까지 진행된 LPGA 퀄리파잉(Q) 시리즈를 공동 12위로 마치면서 상위 20명에게 돌아가는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모로코 출신은 물론이고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출신 가운데서도 라클랄레슈가 첫 번째 LPGA투어 회원이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 중인 모로코 축구 대표팀 역시 MENA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았다. 라크라키 감독은 11일 열린 월드컵 8강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친 뒤 “꿈을 꾸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우리도 우승을 꿈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라클랄레슈는 이날 열린 7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로 이번 Q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적어냈다. 라클랄레슈는 이날 15∼18번 마지막 4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며 공동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축구 대표팀이 그런 것처럼 라클랄레슈의 선전도 모로코의 골프 유망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카사블랑카 출신으로 10세 때 아버지를 따라 클럽에 갔다 골프를 시작한 라클랄레슈는 이후 모로코 여자 골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모로코에는 스포츠를 하는 여자 선수들이 많지 않아 라클랄레슈는 어려서는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해야 했지만 12세 때 처음 국가대표로 뽑히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이후 2019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입성한 라클랄레슈는 올 9월 라코스테 레이디스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LET 최초의 모로코 및 MENA 출신 우승자가 됐다. 라클랄레슈는 당시 “이번 우승이 아프리카 여성과 유럽 여성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Q 시리즈 통과로 세계 최고 무대에 서게 된 라클랄레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계속 꿈을 꾸자”란 말로 새로운 목표에 대한 의지를 다잡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룬 모로코의 겹경사다. 이번에는 최초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까지 배출했다.12일(한국시간) LPGA 퀄리파잉 시리즈(Q 시리즈)에서 공동 12위를 하며 내년 투어 카드를 확보한 이네스 라클라레크(25)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모로코는 물론 아랍, 북아프리카 지역 선수로서 최초로 LPGA투어 무대를 밟게 됐다. 2주간 총 8라운드에서 걸쳐 열린 대회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555타로 공동 12위를 했다. 수석 통과한 한국의 유해란(21)과 10타 차다. 모로코 카사블랑카 출신인 라클라레크는 10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 12살 때 모로코 대표로 처음 선발된 라클라레크는 미국 골프 명문 웨이크포레스트 대학으로 유학을 가기도 했다. 2016, 2018년 아프리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한 때 운동을 그만두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경영과학을 공부했지만 결국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지난해에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Q시리즈를 15위로 통과하며 프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 9월 라코스테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최초의 모로코, 아랍, 북아프리카 출신 우승자가 됐다. 더 큰 꿈을 위해 LPGA투어 문을 두드린 라클라레크에겐 특히 이번 월드컵이 큰 자극이 됐다. 특히 7라운드에서 이번 대회 자신의 가장 좋은 성적인 6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순위를 대거 끌어올린 것이 카드를 획득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특히 마지막 15번(파5), 16번(파4), 17번(파3), 18번(파4)에서 4홀 연속 버디를 따내며 앞으로 치고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날 모로코 축구 대표팀은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탄력을 받은 라클라레크는 최종 8라운드까지 상위 20등 이내 자리를 지키면서 2023시즌 투어 출전권을 얻었다. 대회 뒤 라클라레크는 “모로코 축구 대표팀의 열렬한 팬으로서 매우 행복하다. (대표팀은) 확실히 코스 위의 나에게 더 많은 힘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왈리드 레그라귀) 축구 대표팀 감독이 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면밀히 지켜봤다. 나는 매일 기자회견 영상을 지켜보면서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은 나에게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모로코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챙겨 입기도 했다. 앞서 레그라귀 감독은 포르투갈과의 8강전 승리 뒤 “우리도 월드컵 우승을 꿈꿀 수 있다. 꿈을 꾸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는 말로 많은 축구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2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 승부차기 끝에 패한 브라질의 네이마르는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탈락한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그때 크로아티아 유니폼을 입은 소년이 네이마르에게 달려갔다. 크로아티아 이반 페리시치의 아들 레오였다. 안전요원에게 저지당하는 소년을 본 네이마르는 감정을 추스르고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승리보다 값진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명장면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출신 유해란(21·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했다. 이젠 LPGA투어 신인왕에 도전한다. 유해란은 12일 미국 앨라배마주 도선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Q시리즈 최종 8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더 줄이며 최종합계 29언더파 545타로 1위에 올랐다. 2위 미국의 베일리 타디(26)를 2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안나린(26)에 이어 2년 연속 한국 선수 수석 합격의 기쁨을 안았다. 한국 선수가 Q시리즈에서 1위를 한 건 1997년 박세리(당시 공동 1위)를 시작으로 2006년 최혜정, 김인경(공동 1위), 2010년 송아리, 2018년 이정은 등에 이어 역대 7번째다. 총 100명이 참가하는 Q시리즈는 2주간 총 8라운드의 강행군을 치른다. 1주 차 뒤 상위 70명의 선수만이 2주 차 경기에 나선다. 최종 결과 상위 20명에게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이 돌아간다. 유해란은 세계 랭킹 75위 이내 자격으로 Q시리즈 출전 자격을 얻었다. 현재 세계 랭킹은 50위다. 수석 합격으로 사실상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넣은 유해란은 내년 LPGA투어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2019년 ‘핫식스’ 이정은(26) 이후 투어에서 한국 선수 신인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유해란은 “국내 무대에서 신인 생활을 마무리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다시 LPGA투어에서 신인이 돼 낯설기보다 익숙하다. 세계 최고의 투어에 합류한다는 사실이 의미가 크고 또 이 경기에서 1위를 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해란은 국가대표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단체전 은메달을 땄고, KLPGA 2부 투어에서 뛰던 2019년 초청 선수로 출전한 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해 이듬해 KLPGA투어에 입성했다.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KL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따냈다. 2022시즌에는 막판까지 대상, 평균 타수(이상 2등) 타이틀 경쟁을 이어가기도 했다. 유해란은 지난 시즌 그린 적중률 78.51%로 3위를 차지하는 등 정교한 플레이가 무기다. 스스로도 “미국에 비해 한국 코스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정확한 샷을 필요로 한다. 이번 대회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즌을 앞두고는 퍼팅 연습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박금강(21)도 최종합계 20언더파 554타 공동 9위로 LPGA투어 카드를 획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그린 위가 아닌 클럽하우스에서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가 쏟아졌다. 폭우와 낙뢰로 인한 3시간 10분의 기다림 끝에 최종 3라운드 취소가 결정되자 2라운드 선두 박지영(26·사진)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박지영이 11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마무리된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이자 신설 대회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의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전날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따내며 선두로 나선 박지영은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최종 합계 11언더파 133타로 우승자가 됐다. 박현경(22)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쳤다. 투어 5승째로 우승 상금 19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억9000만 원)를 챙겼다. 박지영은 “전체적인 샷 감이 좋은 데다 퍼트감도 좋아서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을 기대했다. 2023시즌을 좋은 모습으로 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 지연 시간 동안 스트레칭을 하며 혹시 모를 재개 가능성에 대비했던 박지영은 “하늘이 주신 선물로 알고 이번 시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2라운드를 10번홀(파5)에서 시작했던 박지영은 후반 3번(파4), 4번(파3), 5번홀(파5) 등 3개 홀 연속 버디를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박지영은 2018년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수확했다. 당시에도 2019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대회였다. 동남아 지역에서만 2승을 따낸 박지영은 “동남아에 오면 음식도 입에 잘 맞고 날씨도 따뜻해 몸이 잘 풀려서 좋다”며 “(내년 국내 개막전이 열릴 때까지) 겨울훈련 동안 쇼트게임에 집중해 이번 시즌엔 한 번도 이뤄보지 못한 다승과 최저타수상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싱가포르=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동남아만 가면 힘이 솟는 걸까. 박지영(26)이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이자 신설 대회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10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따내며 중간합계 11언더파 133타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박지영은 공동 선두와 1타 차 공동 3위로 2라운드를 시작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황정미(23), 안선주(35)와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10번 홀(파5)에서 출발한 박지영은 전반에 버디 2개를 따냈고, 후반 들어 3번(파4), 4번(파3), 5번(파5) 홀에서 3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치고 나갔다. 박현경(22), 홍정민(20), 이소영(25) 등 공동 2위 그룹과 1타 차다. 올 4월 열린 2022시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투어 통산 4승을 따낸 박지영은 동남아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2018년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도 통산 2승을 수확한 바 있다. 이번 대회처럼 2019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대회였다. 경기 뒤 동남아 지역 대회에서 강한 비결을 묻는 말에 박지영은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특히 동남아에서 열리는 대회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샷감이 생각보다 좋지는 않았는데 퍼트가 좋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전날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쳤던 박현경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 공동 2위를 기록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4월 KLPGA 챔피언십 이후 20개월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경기 뒤 박현경은 “어제 워낙 샷감이 좋았기 때문에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는데 균형이 어제만큼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2라운드까지 10언더파를 만들자는 목표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박현경은 우승 스코어로 15언더파를 전망하기도 했다. 공동 2위 이소영과 홍정민은 각각 보기 없이 버디만 6개씩 기록하며 참가자 중 가장 좋은 2라운드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홍정민은 “밤새 내린 비에 페어웨이가 물렁해져서 티샷 거리가 줄었고 조금 더 긴 채를 잡고 그린을 공략하다보니 아이언 샷 정확도가 떨어져 버디 찬스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종라운드가 펼쳐지는 11일 현지 비 예보가 있는 만큼 날씨 또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소영은 “100m 이내 샷이 잘 돼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들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만족한 하루다”고 소감을 남겼다.싱가포르=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20개월간의 우승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까. 박현경(22)이 9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코스(파72)에서 열린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이자 신설 대회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나섰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따내며 중간 합계 7언더파 65타로 정윤지(22)와 동타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는 총상금 110만 싱가포르 달러(약 10억7000만 원), 우승상금 19만8000싱가포르 달러(약 1억9000만 원)가 걸렸다. 이날 지난 시즌 투어 대상의 주인공 김수지(26), 미국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재미교포 노예림(21)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박현경은 2번 홀(파4)부터 버디를 따내며 좋은 출발을 했다. 이어 4번(파3), 5번(파5) 홀과 17번(파4), 18번(파5)홀에서 2차례 연속 버디를 따내는 등 분위기를 탔을 때 몰아붙였다. 경기 뒤 박현경은 “1라운드 목표였던 보기 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현경 팬클럽도 대회장을 찾아 응원으로 힘을 보탰다. 2021년 4월 KLPGA 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이자 투어 통산 3승을 따낸 박현경은 이후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27개 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도 컷 탈락 없이 톱10에도 14차례 들었지만 트로피까지 들진 못했다. 박현경은 “우승만 없었을 뿐이지 나머지는 다 좋았다”면서도 “새 시즌에는 우승 하나만 보고 달려갈 생각”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첫 승을 수확한 정윤지도 트로피를 정조준한다. 후반 들어서만 4타를 줄였던 정윤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로 단독 선두 도약을 노렸지만, 파로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정윤지 역시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뒤 정윤지는 “아마추어 시절 싱가포르 다른 대회장(센토사)에서 낙뢰로 경기가 중단된 적이 있어 걱정했는데 오늘은 다행히 중단되지 않아 기쁘고 고마웠다. 시즌 개막전인만큼 우승도 좋지만 적어도 톱3로 결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동반 플레이로 기대를 모았던 박민지(24), 최혜진(23), 아타야 티띠꾼(19·태국) 조에서는 최혜진과 박민지가 중간 합계 4언더파 68타로 공동 9위, 티띠꾼이 3언더파 공동 18위를 했다. L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홍콩의 티파니 챈(29)은 이날 16번 홀(파3)에서 홀인원의 기쁨을 맛봤다. 123야드(약 112m)의 코스를 9번 아이언으로 공략했다. 2023시즌 투어 첫 홀인원 기록이다.싱가포르=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여자골프 최강과 미국 여자골프 신인왕이 맞붙는다.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다승(6승), 상금왕의 주인공 박민지(24)가 2022시즌 미국여자골프(LPGA)투어 신인왕 아타야 티띠꾼(19·태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9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열리는 2023시즌 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이 그 무대. 둘은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지난 시즌 최종전(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4주 만에 대회에 나서는 박민지는 “바쁜 일정 탓에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출전한다”면서도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민지의 세계랭킹은 14위로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고진영(5위), 전인지(8위), 김효주(9위)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네 번째로 높다. 특히 2년 연속 투어 6승을 따내면서 스스로 ‘지금이 나의 전성기’라고 말하는 박민지는 내년 시즌 LPGA투어 메이저대회 출전을 검토하고 있다. 대회 뒤 전지훈련도 미국으로 떠나 현지 잔디 적응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2시즌 LPGA투어에서 2승을 따낸 티띠꾼과의 동반 플레이는 자신의 실력을 점검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고 있는 세계랭킹 3위 티띠꾼은 이번 대회 초청선수로 출전한다. 티띠꾼은 11월 초 2주간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티띠꾼은 “고향 태국과 날씨뿐 아니라 모든 것이 비슷한 느낌의 싱가포르를 매우 좋아한다. 마치 태국에서 경기하는 기분이 든다. 견고한 플레이로 이번 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티띠꾼에 이어 2022시즌 LPGA 신인상 포인트 2위를 한 최혜진(23)도 두 선수와 동반 플레이를 한다. 2021시즌 최종전에 이어 약 1년 만에 국내 투어 대회 출전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신지애(34)도 2020년 8월 대유위니아 여자오픈 이후 오랜만에 KLPGA투어에 출전한다. 타나메라 컨트리클럽은 신지애가 2009년 3월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소이다. 이 대회는 KLPGA와 싱가포르골프협회(SGA)가 공동 주관한다. 2020년 창설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번이 첫 대회다. 총 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7000만 원)에 우승 상금 19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억9000만 원)다.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투어 등에서 총 102명이 출전한다.싱가포르=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27·디나모 자그레브)가 신들린 선방쇼로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에게 ‘A매치(국가대항전) 출전권’을 선물했다. 리바코비치는 6일 열린 일본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상대 1번, 2번, 4번 키커의 슛을 가로막으면서 팀을 8강으로 이끌었다.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골키퍼가 세 차례 선방한 건 역대 최다 타이기록으로 리바코비치가 세 번째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이날 연장 전반 9분 모드리치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만약 크로아티아가 패하면 2018년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통하는 모드리치의 대표팀 은퇴 경기가 되는 상황이었다. 모드리치는 경기 후 “승부차기 전 리바코비치에게 ‘두 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세 개나 막았다”며 “크로아티아는 드라마 없이는 승리하지 못하는 팀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날 승리로 월드컵 승부차기 3전 3승 기록을 이어갔다. 크로아티아는 준우승을 차지한 4년 전 러시아 대회 때도 16강,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당시 후보 선수로 다니옐 수바시치(38·하이두크 스플리트)의 선방을 벤치에서 지켜봤던 리바코비치는 “크로아티아 골키퍼라면 이 정도는 다 한다”면서 웃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모든 것이 단번에 변하진 않는다. 갑자기 슈퍼맨이 될 순 없다.” 일본 대표팀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54·사진)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무라이 블루’ 일본이 또다시 8강 문턱을 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담은 말이었다. 일본은 6일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 크로아티아에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연장까지 120분 동안 1-1로 대등한 경기를 벌였지만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독일, 스페인을 연파하고 E조 1위를 차지하면서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2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이날도 전반 43분 마에다 다이젠(25·셀틱)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 나가며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일본의 이번 대회 첫 선제골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후반 10분 크로아티아의 이반 페리시치(33·토트넘)에게 헤더골을 허용하면서 1-1 동점을 내줬고 이후 연장이 끝날 때까지 추가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회 첫 승부차기가 성사됐다. 일본은 선축 기회를 잡았지만 1번 키커 미나미노 다쿠미(27·AS 모나코), 2번 키커 미토마 가오루(25·브라이턴)에 이어 4번 키커이자 주장인 요시다 마야(34·샬케 04)까지 골을 넣지 못하면서 결국 크로아티아에 8강행 티켓을 넘겨줘야 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본의 장점을 살린 일본다운 축구를 정립하라’는 주문과 함께 2018년 A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모리야스 감독은 점유율에 집착하는 대신 역습 중심의 전략으로 강호들을 무너뜨렸다. 스페인전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최저 점유율(17.7%)로 승리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경기 후반 ‘조커’로 투입한 도안 리쓰(24·프라이부르크)가 2골을 넣는 등 모리야스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승부차기가 끝난 뒤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눈 모리야스 감독은 관중석을 향해 6초 동안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모리야스 감독의 인사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며 “존경스럽다”고 썼다. 일본축구협회는 모리야스 감독에게 2년 재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에 따라 이후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2년 연장하는 옵션도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저팬’에서 모리야스 감독의 크로아티아전 선수 기용과 전술에 대해 약 3만7000명에게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73%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