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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간부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내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정부가 노조 회계 공개를 추진하며 노동계와 대립하는 와중에 불거진 내부 비리에 한국노총은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의혹이 제기된 한국노총 산하 연맹의 강모 부위원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적 의혹이 있다고 보여 확인 차원에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강 부위원장은 지난해 수석부위원장을 지내던 당시, 한국노총에서 제명된 전국건설산업노조(건설노조)로부터 한국노총 재가입을 부탁받고 수억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7월 한국노총은 산하 건설노조에서 위원장의 10억 원대 횡령 배임 사건이 발생하며 건설노조를 제명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고, 8일 긴급 산별대표자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구도 옹호할 생각이 없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원칙에 기초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개인 비리더라도 최근 (정부가 노조 비리 근절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이렇게 언급되는 것 자체가 우리로선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강 부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 초 한국노총 집행부 선거 과정에서 앙심을 품은 사람이 언론사에 허위로 제보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제104주년 3·1절인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열려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삼일절 천만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 4만여 명(경찰 추산)은 서울시청 앞 대한문까지 한 때 세종대로 8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체포하라”고 소리쳤다. 이들은 오후 4시 반경 집회를 마친 뒤 숭례문을 거쳐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3·1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 500여 명(경찰 추산)은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일본 전범기업 대신 국내 재단이 부담하는 방안을 두고 “굴욕 외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발언을 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후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까지 행진했다.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집회 때문에 도심에선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서울 도심의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오후 4시 기준 10.6km로 평소 주말 평균(21.7km)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마포구에 사는 임모 씨(41)는 “평소 차를 타고 10분 남짓이면 가는 거리를 우회하느라 25분이나 걸렸다”며 “신호를 무시하고 무단 횡단하는 집회 참가자들도 있어 아찔했다”고 했다. 자녀와 함께 광화문광장 나들이를 나온 송유찬 씨(39)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나들이 기분을 망쳤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종로구 보신각에서 3·1절 기념 타종 행사를 열었다. 2019년 3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4년 만에 행사가 재개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독립유공자 후손 등 11명은 3개 조로 나눠 11번씩 총 33번 종을 울렸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송진섭 채널A 기자}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의 모발 검사 결과 코카인과 케타민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아인이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마약류는 앞서 양성 반응이 나온 대마와 프로포폴에 이어 코카인, 케타민까지 모두 네 종류로 늘었다. 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최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유아인의 모발 정밀 감정 결과를 통보했다. 해당 검사 결과 프로포폴에 이어 코카인과 케타민 성분도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카인은 강력한 환각과 중독을 일으켜 필로폰, 헤로인과 함께 3대 마약으로 꼽힌다. 전신 마취제 일종인 케타민은 성범죄에 자주 악용돼 ‘강간 약물’로 불린다. 국내에선 2006년 마약류로 지정됐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5일 유아인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소변 검사 결과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 유아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마약 투약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제104주년 3·1절인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열려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로 있는 자유통일당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삼일절 천만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 4만여 명(경찰 추산)은 서울시청 앞 대한문까지 한 때 세종대로 8개 전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이어갔다. 일부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체포하라”고 소리쳤다. 이들은 오후 4시 반경 집회를 마친 뒤 숭례문을 거쳐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3·1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 500여 명(경찰 추산)은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배상금을 일본 전범기업 대신 국내 재단이 부담하는 방안을 두고 “굴욕외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발언을 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후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까지 행진했다.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집회 때문에 도심에선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서울 도심의 평균 차량 통행 속도는 오후 4시 기준 10.6km로 평소 주말 평균(21.7km)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마포구에 사는 임 모씨(41)는 “평소 차를 타고 10분 남짓이면 가는 거리를 우회하느라 25분이나 걸렸다”며 “신호를 무시하고 무단 횡단하는 집회 참가자들도 있어 아찔했다”고 했다. 자녀와 함께 광화문광장 나들이를 나온 송유찬 씨(39)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나들이 기분을 망쳤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종로구 보신각에서 3·1절 기념 타종행사를 열었다. 2019년 3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 4년 만에 행사가 재개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독립유공자 후손 등 11명은 3개 조로 나눠 11번씩 총 33번 종을 올렸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송진섭 채널A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8일 오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 추산 약 4만 명의 건설노조 조합원은 오후 1시 반부터 종로 보신각과 정부서울청사, 경찰청 앞 등 3곳에서 ‘노조 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조합원 1만2000명은 정부서울청사 앞 광화문 방면 편도 5개 차로 중 4개 차로를 점거하고 윤석열 정부를 향해 “노조 탄압 대신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외쳤다. 같은 시각 종로구 보신각과 서대문구 경찰청 맞은편 통일로 일대에서도 경찰 추산 각각 1만5000명, 8000명의 조합원 행진이 이어졌다. 3곳에서 집회를 시작한 조합원들은 오후 3시부터 숭례문에 집결해 총 4만 명이 집회를 이어갔다. 이 중에서 1만 명은 용산 대통령실 방면으로 행진을 이어갔고 오후 5시 반경 해산했다. 대규모 도심 집회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다. 이날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만난 송모 씨(69)는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우회 운행 정류소가 있는 서대문구 영천시장까지 걸어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뿌리 뽑겠다고 한다”며 “민노총은 7월 총파업을 결정했다. 정권의 전면적 탄압이 자행되면 언제라도 즉각적인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건설노조의 불성실한 태업 행위엔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원청과의 직접 고용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타워크레인을 불성실하게 운영하거나 이를 멈춰두고 집회에 가는 경우 대체 기사 투입도 가능하다”며 “사용자 측의 문제를 포함해 전반적인 산업 구조를 정상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고작 몇 초면 만들어지는 인공지능(AI) 그림이었는데…. 손으로 그린 그림인 줄 알고 살 뻔했어요.” 종종 온라인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 그림을 구입한다는 중학생 신모 양(16)은 2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플랫폼에서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을 그려주겠다는 아마추어 작가가 있어서 5000원을 주고 부탁하려 했는데 예시 그림을 보니 손가락 모양이 부자연스럽고 윤곽선이 끊긴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신 양은 밑그림 등을 요구하며 공방을 벌인 끝에 “AI가 그렸다”는 실토를 받아내고 플랫폼 운영업체 측에 이를 신고했다. 이후 플랫폼 측은 “작가는 반드시 작업 과정을 인증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온라인 그림 시장까지 파고든 AI 챗GPT 등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시대가 된 가운데 온라인에서 AI가 그린 그림을 ‘손그림’이라며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 분란이 생기고 있다. AI의 그림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사람이 그린 그림과 구별하기 어렵게 되자 일부 누리꾼들이 아마추어 작가를 사칭하며 손그림 전문 플랫폼 등에서 꼼수를 쓰는 것이다. 실제로 동아일보 취재팀이 24일 트위터에서 관련 키워드를 검색해 찾은 아마추어 온라인 작가의 예시 그림 5장을 AI 판별 프로그램(정확도 96%)으로 감정한 결과 1장은 ‘99% 확률로 AI 그림’이란 결과가 나왔다.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그림을 자주 의뢰한다는 김태은 양(18)은 “AI 그림은 밑그림, 선화(색칠 전 선으로만 그린 그림) 등의 단계가 없기 때문에 작가와 단계별로 소통하며 원하는 그림을 얻어내기 힘들다”며 “일단 단계별 소통이 없는 경우 AI 작가인지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손그림을 자주 요청한다는 안모 씨(22)도 “AI가 그린 그림은 출처와 저작권이 분명치 않은 여러 그림이 짜깁기 돼 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릴 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가 그린 그림을 손그림이라며 판매할 경우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AI 그림을 거래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라면서도 “관행적으로 손그림만 사고 파는 시장에서 정보를 밝히지 않고 AI 그림을 판매하는 건 사기죄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마추어 작가들 생계 위협 AI로 손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면서 아마추어 작가들의 생계는 위협받고 있다. 반려동물 그림을 그려주는 김루인 작가(29)는 지난해만 해도 한 달에 10건 안팎의 의뢰를 받았지만, 올해 들어온 주문은 5건도 안 된다고 했다. 김 작가는 “최근 한 고객으로부터 ‘AI 그림 아니냐’는 문의를 받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AI의 ‘그림 시장’ 공략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은 “앞으로는 (AI 그림과 손그림의) 경계가 모호해져 판별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AI가 그린 그림의 저작권을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미국 저작권청이 이미지 생성 AI인 ‘미드저니’로 만들어진 만화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고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드저니는 사용자가 단어나 문장을 입력하면 그에 맞춰 만화를 생성해주는 AI 서비스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도 AI가 만든 ‘작품’ 저작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4일 ‘AI-저작권법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발족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마약류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모발 검사 결과 프로포폴 양성 반응이 나왔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모발 정밀 감정 결과서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통보했다. 경찰은 5일 유아인이 미국에서 입국한 후 소변과 모발을 채취해 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당시 소변 검사 결과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고, 프로포폴은 음성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발 검사에선 프로포폴 역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이다. 유아인에 대한 경찰 조사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시작됐다. 식약처는 유아인이 2021년부터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처방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아인이 2021년부터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추가 혐의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경찰은 유아인을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앞서 유아인의 소속사 UAA 측은 “관련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선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혜진기자 sunrise@donga.com}

“장학금 소식을 듣고 ‘아빠가 주는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만큼 헛되게 쓰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데 사용할 생각이에요.” 2020년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중학생 안현균 군(14)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장학금을 받는 소감을 밝혔다. 안 군은 “항상 오후 8시쯤 퇴근하셨던 아빠에 대한 기억 때문에 아직도 매일 오후 8시만 되면 아빠 생각이 많이 난다”며 “나도 열심히 살고 있으니 아빠도 하늘나라에서 열심히 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안 군의 아버지 안경상 씨는 뇌출혈로 집에서 쓰러진 후 세상을 떠나기 전 간과 폐, 신장 등을 5명에게 기증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이날 안 씨와 같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장기 기증으로 새 생명을 살린 이들의 자녀를 위한 제4회 도너패밀리 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을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이번 수여식에선 뇌사 장기 기증인 자녀 11명이 장학 증서를 받았다. 장학생 대표로 소감문을 낭독한 대학생 김도엽 씨(23)는 2009년 뇌졸중으로 아버지 김형진 씨를 떠나보냈다. 김 씨는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신 아버지를 보낸 지 올해로 14년째”라며 “인생의 절반 이상을 아빠 없이 보냈지만 훌륭하게 자라려고 노력했다. 아빠처럼 좋은 아버지가 될 테니 잘 봐달라”고 했다. 김 씨는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장기기증이 마치 ‘씨앗’처럼 느껴져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따르면 2017∼2021년 뇌사 장기 기증인 2334명 중에는 30∼50대가 1413명(60.5%)으로 가장 많았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학생 자녀를 둔 가장이 뇌사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는 사례가 늘어나자 장기기증운동본부는 2020년부터 도너패밀리 장학회를 만들고 뇌사 장기 기증인의 자녀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은 중학생 1명, 고등학생 3명, 대학생 7명 등에게 총 1740만 원이 지급됐다. 박진탁 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품은 뇌사 장기 기증인의 자녀들이 장차 우리 사회에서 훌륭한 역할을 하길 응원한다”며 “앞으로도 뇌사 장기 기증인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검찰이 2020년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부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사진)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당시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장이었던 윤모 교수를 17일 구속하는 등 지금까지 관계자 3명을 구속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한 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수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번 주 후반 한 위원장 출석 조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20년 3월 16∼20일 진행된 당시 심사에서 TV조선이 재승인 기준(650점)을 넘기자 방통위 간부들이 이 사실을 윤 교수에게 알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후 윤 교수가 일부 심사위원에게 점수를 수정하도록 종용해 심사 마지막 날인 20일 점수가 수정됐다는 것이다. 결국 TV조선은 총점 653.39점을 받아 기준점(650점)을 넘겼지만 중점 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210점)에서 절반에 못 미치는 104.15점을 받아 ‘조건부 재승인’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점수 수정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실무자인 차모 과장(수감 중)과 양모 국장(수감 중)으로부터 보고받거나 직간접적으로 지시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16일 한 위원장 사무실과 자택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검찰은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까지는 아직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16일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진 직후 “성실히 소명하겠다. 진실은 밝혀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달 12일 방통위 관계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모든 심사는 심사위원들에 의해 이뤄지고 심사 결과에 기초해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이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며 “만일 방통위를 대상으로 한 모든 감사, 감찰 등이 위원장 중도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면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의 임기는 올해 7월까지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계약직으로 입사한 후 2년 동안 열심히 일해 정규직이 됐습니다. 그런데 급여도 크게 늘지 않고 스트레스는 더 커져 최근 ‘조용한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3년 차 직장인 이모 씨(28)는 퇴사하진 않지만 할 일만 최소한으로 하는 ‘조용한 퇴사’를 실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 씨는 기자에게 “주변에도 비슷한 결심을 한 또래 직장인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인 기자 역시 ‘조용한 퇴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언뜻 이해가 안 갔다. 하는 일 없이 조직과 동료의 사기만 꺾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인식도 있었다. 하지만 청년 직장인 여럿을 만나며 알게 된 것은 이들 역시 ‘더 나은 직장’을 원한다는 사실이었다. 만난 이들 중에는 입사 초기 시키지도 않은 새벽 야근을 자처할 정도로 의욕이 넘쳤던 ‘열혈 신입’도 있었다. 그는 “어느 순간 일을 몰아주는 게 당연하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주 70시간 이상 일했는데 돌아온 건 보상과 휴무 대신 상사의 폭언뿐이어서 시키는 일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취재 중 만난 조용한 퇴사자 5명 중 4명은 “언제든 이직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일부 기성세대는 이들을 가리켜 ‘애사심 없는 퇴준생(퇴사준비생)’이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동아일보와 청년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의욕을 꺾은 것은 약속과 다른 근무 환경, 수직적·강압적 조직 문화, 공정하지 못한 보상 등이었다. 회사와 상사가 ‘관행’이란 이름으로 청년들을 억누르면서 ‘요즘 애들’ 불평만 한다면 퇴사 물결은 앞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정말 퇴사를 막고 싶다면 ‘더 나은 회사에 다니고 싶다’는 청년 직장인들의 진심을 이해하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관행을 개선할 것을 권하고 싶다. 동시대 청년으로서 조용한 퇴사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업무에 책임의식을 가져보면 어떨까. 유사 이래 세상을 바꾼 건 언제나 청년들의 에너지였다. 그리고 조용한 퇴사로는 정작 이직에 필요한 업무 능력을 키울 수 없다.전혜진 사회부 기자 sunrise@donga.com}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지연(가명·28·여) 씨는 최근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를 결심했다. 이 씨는 “박봉과 업무 스트레스에 지쳤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했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일만 하고 있다”고 했다.●‘조용한 퇴사’ 번지는 사무실‘조용한 퇴사’는 실제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업무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할 일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화제가 됐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이다. 3년 차 비서 강수진(가명·26·여) 씨도 조용한 퇴사자다. 강 씨는 “내 생활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퇴근시간 후까지 남아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상사로부터 ‘우리 때는 안 그랬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패션 회사에서 일하는 김민지(가명·26·여) 씨도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 눈치를 보느라 새벽에 퇴근할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더 이상 이곳에선 성장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매일 칼퇴근한다”며 “업무 시간 외 연락도 일절 받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조용한 퇴사자를 바라보는 회사 내 시선은 곱지 않다. 프로그램 기획자로 4년째 근무 중인 이강은(가명·36·여) 씨는 “연초부터 동료들이 연이어 조용한 퇴사자가 된 것 같아 나까지 의욕이 떨어진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도 다들 안 되는 이유만 수백 가지를 찾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민지(가명·27·여) 씨도 “급한 일이 생겨도 근무시간 외에는 일절 답하지 않는 동료들이 많다 보니 결국 나서는 사람이 남의 일까지 떠안게 된다”고 했다.●조용한 퇴사, 청년층은 70%가 “긍정적”동아일보와 청년재단이 함께 실시한 ‘청년 이·퇴직 인식조사’에서 청년층의 ‘조용한 퇴사’에 대한 청년층과 기성세대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렸다. 만 19∼34세 청년층의 70%는 조용한 퇴사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만 35세 이상 기성세대의 경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66%에 달했고,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입사 후 ‘공정한 보상체계’에 대해 실망한 청년들이 ‘조용한 퇴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자신보다 일을 덜 하는 반면 급여는 많이 받는 윗사람 등을 보면서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평판 조회 플랫폼 스펙터의 윤경욱 대표는 “청년층이 기성세대보다 공정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급여 외에도 휴가, 사내복지 등에서 공정한 보상체계를 갖춰 성과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기업들은 조용한 퇴사를 막고 청년 사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한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조용한 퇴사를 막기 위해 성과와 업무에 따른 직무급여 차등 지급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실제로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내에서 할 일만 최소한으로 하는 것.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지연(가명·28·여) 씨는 최근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를 결심했다. 이 씨는 “박봉과 업무 스트레스에 지쳤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했지만 이제는 최소한의 일만 하고 있다”고 했다.● ‘조용한 퇴사’ 번지는 사무실‘조용한 퇴사’는 실제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업무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할 일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화제가 됐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이다.3년 차 비서 강수진(가명·26·여) 씨도 조용한 퇴사자다. 강 씨는 “내 생활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퇴근시간 후까지 남아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상사로부터 ‘우리 때는 안 그랬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패션 회사에서 일하는 김민지(가명·26·여) 씨도 “야근을 강요하는 상사 눈치를 보느라 새벽에 퇴근할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었지만 더 이상 이곳에선 성장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매일 칼퇴근한다”며 “업무 시간 외 연락도 일절 받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조용한 퇴사자를 바라보는 회사 내 시선은 곱지 않다. 프로그램 기획자로 4년째 근무 중인 이강은(가명·36·여) 씨는 “연초부터 동료들이 연이어 조용한 퇴사자가 된 것 같아 나까지 의욕이 떨어진다”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도 다들 안 되는 이유만 수백 가지를 찾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민지(가명·27·여) 씨도 “급한 일이 생겨도 근무시간 외에는 일절 답하지 않는 동료들이 많다 보니 결국 나서는 사람이 남의 일까지 떠안게 된다”고 했다.● 조용한 퇴사, 청년층은 70%가 “긍정적”동아일보와 청년재단이 함께 실시한 ‘청년 이·퇴직 인식조사’에서 청년층의 ‘조용한 퇴사’에 대한 청년층과 기성세대의 시각은 극명하게 갈렸다.만 19~34세 청년층의 70%는 조용한 퇴사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만 35세 이상 기성세대의 경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66%에 달했고,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34%에 불과했다.전문가들은 입사 후 ‘공정한 보상체계’에 대해 실망한 청년들이 ‘조용한 퇴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자신보다 일을 덜 하는 반면 급여는 많이 받는 윗사람 등을 보면서 의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평판 조회 플랫폼 스펙터의 윤경욱 대표는 “청년층이 기성세대보다 공정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급여 외에도 휴가, 사내복지 등에서 공정한 보상체계를 갖춰 성과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기업들은 조용한 퇴사를 막고 청년 사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한 국내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조용한 퇴사를 막기 위해 성과와 업무에 따른 직무급여 차등 지급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최근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얼굴 사진을 향해 장난감 활을 쏘는 이벤트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의 ‘활쏘기 행사’는 11일 촛불행동이 주최한 ‘제26차 촛불대행진’에서 열렸다. 중앙무대 인근 천막에 설치된 접이식 책상 위에 윤 대통령 부부와 한 장관의 얼굴 사진을 붙인 인형을 표적으로 세워놓고 참가자들이 장난감 활로 맞힐 수 있게 한 것이다. 인형 뒤편에는 ‘난방비 폭탄, 전쟁 위기, 깡패 정치, 친일 매국 윤석열에 활쏘기’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촛불행동은 참가자가 장난감 활을 쏘는 사진을 공식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 행사는 집회 참가자뿐 아니라 어린이 등 일반 시민 대상으로도 진행된 터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윤 대통령 지지 여부를 떠나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촛불행동 측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집회에 여러 단체가 참가하다 보니 각 부스마다 어떤 이벤트를 하는지 일일이 알기 어렵다”고 해명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최근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얼굴 사진을 향해 장난감 활을 쏘는 이벤트를 열어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의 ‘활쏘기 행사’는 11일 촛불행동이 주최한 ‘제26차 촛불대행진’에서 열렸다. 중앙무대 인근 천막에 설치된 접이식 책상 위에 윤 대통령 부부와 한 장관의 얼굴 사진을 붙인 인형을 표적으로 세워놓고 참가자들이 장난감 활로 맞힐 수 있게 한 것이다. 인형 뒤편에는 ‘난방비 폭탄, 전쟁 위기, 깡패 정치, 친일 매국 윤석열에 활쏘기’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촛불행동은 참가자가 장난감 활을 쏘는 사진을 공식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 행사는 집회 참가자 뿐 아니라 어린이 등 일반 시민 대상으로도 진행된 터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윤 대통령 지지 여부를 떠나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촛불행동 측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집회에 여러 단체가 참가하다보니 각 부스마다 어떤 이벤트를 하는지 일일이 알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전 직장에선 하루 서너 시간씩 자면서 한 주에 80시간 넘게 일하기도 했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일단 퇴사부터 하고 재취업 준비를 시작했죠.”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다 지난해 1월 재취업에 성공한 직장인 김성민(가명·28) 씨는 이전 직장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져 퇴사를 결심했다고 했다. 근무 시간은 주 52시간을 훌쩍 넘었고 식사 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김 씨는 “그렇다고 보수가 많은 것도 아니어서 어딜 가든 이곳보단 나을 거란 생각에 퇴사했다”고 말했다.●더 나은 조건 찾아 떠나는 청년들동아일보와 청년재단이 함께 실시한 ‘청년 이·퇴직 인식 조사’에서 청년층(만 19∼34세) 2명 중 1명(53%)은 퇴사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 경험이 있는 청년 중 사직서를 2회 이상 제출했다는 응답은 46%에 달했다. 청년 퇴사 증가 원인에 대해 청년들은 ‘업무량 대비 낮은 보상’(63%)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근로 환경 불만족(59%) △불합리한 조직 문화(58%) △성장 기회 부족(34%)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입사 4개월 만에 퇴사한 이연우(가명·23) 씨는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상사가 불합리하게 10번 이상 재수정을 시키는 일을 겪은 후 퇴사를 결심했다. 이 씨는 “돌이켜보니 교육을 핑계로 한 ‘갑질’이었다”고 했다. 다니는 직장에 큰 불만은 없지만 ‘더 좋은 조건’을 위해 퇴사를 고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 번의 이직을 거쳐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하는 고준혁(가명·32) 씨는 “현 직장에 만족하지만 자기 계발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는 등 더 좋은 조건의 회사가 있다면 다시 이직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새 직장 고를 땐 ‘근무 환경’부터 고려청년들은 새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로 ‘근무 환경’(55%)을 꼽았다. ‘더 높은 임금’(50%)이나 ‘개인의 성장 가능성’(38%)이 뒤를 이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11월 대학 교직원으로 재취업한 이정현(가명·여·26) 씨는 월급은 다소 줄었지만 업무 만족도는 높아졌다고 했다. 이 씨는 “이전 직장은 야근을 밥 먹듯 했고 바쁠 땐 2, 3일 동안 집에 못 들어간 적도 있다”며 “퇴근 시간이 일정한 지금 직장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같은 어학원 업종에서 회사를 옮긴 김가현(가명·여·31) 씨는 “임금은 약간 줄었지만 주도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라 만족한다”며 “새 직장을 찾을 때 근무 환경과 조직 문화, 성장 가능성 순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진로적성교육 전문연구소인 와이즈멘토의 조진표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했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지면서 청년들은 이제 자신의 행복을 억누르면서까지 견디지 않는다”며 “기업 차원에서 개개인이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줄퇴사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9·사진)이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약 2년 9개월 만이다.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게 징역 30년과 추징금 769억3540만 원을 선고했다. 횡령 공범으로 기소된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김모 씨에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횡령 및 사기를 저지르며 다수의 공범에게 범행을 지시해 경제적 이익 대부분이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으로 귀속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이 전자장치를 훼손하고 도주함으로써 형사 처벌을 부당하게 회피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기미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버스회사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한 혐의로 2020년 5월 구속 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2021년 7월 보석으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48일 만에 붙잡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경찰 수사를 받던 2020년 1월에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가 3개월 만에 체포되기도 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중고로 팔려고 당근마켓에 올렸던 중학생 자녀 패딩과 보온 텀블러, 무릎 담요 등을 포장해 보내려 합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피해가 커지자 국내에서 ‘튀르키예를 돕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이 공식 트위터 계정 등으로 구호 물품을 보내는 방법을 안내하면서 8일 온라인에선 기부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맘카페 등에선 “중고로 파는 대신 구호 물품으로 보냈다”는 인증글이 잇따랐다.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주부 김정민 씨(45)는 “안 입는 아기 옷과 어른 코트, 양말 등을 모아 보냈다”며 “초등학생 때 튀르키예 친구와 펜팔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떠올라 이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기부도 이어졌다. 직장인 김모 씨(28)는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을 통해 10만 원을 기부했다. 김 씨는 “지진 기사를 보다 ‘커피 3잔 가격이면 이재민들이 밤에 따뜻하게 덮고 잘 담요 5개를 후원할 수 있다’는 문구를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카카오 온라인 기부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에는 튀르키예를 응원하는 댓글이 18만 건 이상 올라왔고 기부액은 8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7억 원을 넘었다.대한적십자사는 이재민 긴급구호를 위하여 국제적십자사연맹을 통해 10만 스위스프랑(약 1억3693만 원)을 긴급 지원하고, 200억 원 규모의 대국민 모금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영화배우 유아인(37·사진) 씨가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해온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 씨를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향정신성 의약품 유통을 감시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프로포폴 처방빈도가 지나치게 잦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유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함께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유 씨의 소속사는 “최근 프로포폴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면서도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란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유 씨의 체모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충무로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던 유 씨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프로포폴 관련 수사가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국내 정상급 남자 영화배우가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해온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배우 A 씨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정신성 의약품 유통을 감시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A 씨의 프로포폴 처방빈도가 지나치게 잦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A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도 함께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소속사는 관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평소 건강검진이나 시술 등 필요한 경우 외엔 프로포폴을 맞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프로포폴 상습 투약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A 씨 체모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충무로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며 관객 천만 명의 이상이 본 히트 영화에도 출연한 A 씨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프로포폴 관련 수사가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전혜진기자 sunrise@donga.com}

“1일 택시 요금 인상 이후 손님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서울 법인택시 기사들이 지난해 11월 해제된 개인택시 3부제(2일 근무 1일 휴무) 재시행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달 초 택시 요금 인상으로 승객 수요가 감소한 만큼 택시 공급도 줄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개인택시 기사들은 3부제 재시행을 반대하고 있어 택시업계 내부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택시 기사 단체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택시노조) 서울본부 관계자는 5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달 21일경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택시 노동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부제 재시행을 촉구할 예정”이라며 “곧 집회 신고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회에는 법인택시 기사 등 약 2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 부제는 1973년 석유파동 이후 유류 절약 등을 목적으로 도입됐다가 지난해 11월 ‘택시 대란’ 대책 중 하나로 전면 해제됐다. 이후 휴무 없이 운행하는 개인택시가 늘고 지난해 12월과 이달 택시 기본요금 및 심야할증료 인상 등으로 택시를 타려는 승객이 줄면서 택시 승차난은 사라지는 추세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오후 10시∼오전 3시 심야 시간대 수도권 배차 성공률은 지난해 6월 26.1%에서 지난해 12월 42.3%로 높아졌다. 문제는 이달 초 택시 요금 인상 후 승객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면서 택시기사의 수입이 줄었다는 것이다. 오봉훈 택시노조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요금 인상 후 손님이 워낙 없다 보니 부제를 다시 시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며 “요즘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10시간 넘게 일해도 회사에 내야 하는 사납금을 빼면 실제 월급은 200만 원 안팎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법인택시 업계 요구에 따라 조만간 국토부에 부제 해제 철회를 신청할 방침이다. 반면 부제 해제로 운행 제한이 사라진 개인택시 기사들은 부제 재시행을 반대하고 있다.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지금 승객 감소는 일시적”이라며 “지난해와 같은 택시난이 반복될 수 있는데 부제를 다시 시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