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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이었습니다. 점심식사를 한 뒤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근처 카페에 앉아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5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셀카봉’을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기도 하고, 세상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중 한 명이 던진 말이 제 귀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우리 나이에 재취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니? 어쨌든 잘된 거라고 생각해.” 일행 중 한 명이 재취업에 성공한 듯했습니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직장일과 집안일을 함께 할지 고민을 털어놓은 모양입니다. 중년 여성에게 재취업이란 아직 ‘그저 감사해야 할 일’인가 봅니다. 이른바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과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 준비했던 ‘리스타트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만난 수많은 경단녀들은 제게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경력 단절을 겪어보지 못한 직장인들은 잘 모른다”고. 특히 신입 사원으로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30대 중반 이후의 구직자들이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과 좌절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최근 CJ그룹의 인사 관계자가 전해준 이야기를 듣고 난 후였습니다. CJ그룹은 처음으로 경력 단절 여성을 대규모로 채용한 국내 대기업입니다. CJ그룹 인사관계자는 “면접장에 ‘크리넥스 티슈’를 꼭 가져다놓는다”고 했습니다. 티슈가 뜬금없이 면접장의 ‘필수 아이템’이 된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8월, ‘CJ 리턴십(경단녀 재취업 프로그램)’ 지원자에 대한 면접이 열렸습니다. 면접관들이 던진 첫 질문은 “이전의 경력이 단절된 이유가 무엇입니까”였습니다. 그런데 답을 하던 사람 둘 중 하나는 말을 하다 말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합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10년 동안 쌓아온 경력을 고스란히 포기했어요. 그런데 전 정말 일이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기르며 집에서만 지내다 보니 가벼운 우울증까지 앓았어요.” 사연은 달라도 이야기의 끝은 항상 서러움의 눈물이었으니, 인사팀은 눈물을 닦을 티슈를 준비해 놓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남의 일 같겠지만, 사실 주변에서 경단녀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들은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심경을 고백합니다. 직장인 친구들이 ‘회식을 마치고, 내일도 힘내서 출근이다!’라는 글을 올릴 때, 이들은 ‘아이를 재우고… 내일도 빨래에 설거지다…’라는 글을 띄우니까요. 이들이 큰 결심을 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더라도, 문제는 계속됩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경력직으로 입사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일을 1년만 쉬어도 경력직 입사는 물 건너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전언입니다. 리스타트 행사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회사 채용 공고를 볼 때마다 “하늘이 열리는 기분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공공기관 중심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단순 판매직 사원이 아니라 디자이너 기획자 등 전문직 분야를 중심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시키고,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인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죠. 자신의 능력을 집안에 꼭꼭 숨겨둔 ‘슈퍼맘’들이 어서 빨리 밖으로 나오길 기대합니다. 더불어 이들이 안심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정책적, 사회적 여건도 하루빨리 조성되길 바랍니다.권기범 소비자경제부 기자 kak@donga.com}

주부 방명옥 씨(54)는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막한 ‘2014 리스타트 잡페어―새 희망의 일터로’ 행사장을 친구와 함께 찾았다. 취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방 씨는 롯데마트 부스에서 면접을 본 후 신선식품 진열 및 관리를 맡는 영업 담당(행복사원)으로 채용이 됐다. 실무자와 면접 및 직무 교육 등을 거친 방 씨는 다음 주 월요일 롯데마트 송파점으로 ‘첫 출근’ 한다. ○ “‘리스타트’를 통해 희망을 봤어요” 방 씨는 15년 동안 텔레마케터로 일해 오다 두 달 전 퇴사했다. 그는 “집에서 편히 쉴 수도 있지만 자녀들이 모두 커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일자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직원으로 채용된 것에 대해 방 씨는 “나에게 다시 기회를 주어서 감사하다”며 “‘아줌마의 힘’을 발휘해 새 직장에서도 잘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이번 행사 기간 3개 점포(서울역점, 중계점, 송파점)가 함께 부스를 차려 방 씨를 포함해 총 8명을 채용했다. 바리스타를 꿈꿨던 주부 정명주 씨(40)도 희망을 봤다. 스타벅스코리아 부스에서 상담 받은 정 씨는 현장에서 바로 채용되지는 않았지만 “열정이 남달라 (주부 바리스타 채용 시) 면접 전형에 참여시키겠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2001년 결혼과 동시에 다니던 은행을 그만뒀던 정 씨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에 전념해왔다. 2011년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몇몇 커피전문점의 ‘문’을 두드렸으나 번번이 탈락했다. 정 씨는 “바리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광화문까지 왔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 기업들도 “인재 확보했다” 환영 SK텔레콤의 상담센터 운영 업체인 ‘서비스에이스’는 이번 행사에서 뜻밖의 수확을 얻었다. 오랫동안 비어 있었던 노무 담당자의 자리를 메울 만한 ‘인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대형 유통업체에서 10년간 노무 담당자로 근무했던 최모 씨(39). 그는 프리랜서 컨설턴트로 일하기 위해 최근 희망퇴직을 했다. 서비스에이스 인사팀은 그를 특별 채용하겠다며 이력서 등을 검토해 다음 주 면접을 하기로 했다. 임큰솔 서비스에이스 담당자는 “최 씨는 경력 및 자격증 보유 등은 물론이고 취업에 대한 의지도 강해 보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시간선택제로 190명을 뽑았는데 이 중 4명은 지난해 리스타트 잡페어 행사 때 우리은행 부스에서 상담을 받은 구직자였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 행사를 계기로 채용된 분들이 이미 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다들 경력이 있어 잘 적응하고 있다”며 “올해도 많은 분이 취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직자들의 제안도 이어져 행사 참가자와 인사담당자들은 이번 행사가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특화된 취업박람회로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직자들은 행사장에 마련된 게시판에 “이번 행사가 큰 도움이 되었다”는 글을 남겨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잊지 않았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30, 40대 경력단절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어 중장년층 남성과 은퇴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직무를 기업과 정부에서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또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기존의 파트타임(아르바이트)과는 다른 근무형태임을 알리는 노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이런 지적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생기는 ‘성장통’이라고 보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재 일터에 있는 근로자들이 육아 가사 학업 등의 이유로 일선 현장을 떠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전일제와 시간제를 오갈 수 있는 ‘전환형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내년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성모·김범석 기자}

홈플러스 서울 영등포점에서 신선식품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A 씨(56·여)는 2011년 회사를 그만둘 예정이었다. 기존 정년 기준에 따라 만 55세가 되던 해 은퇴해야 했기 때문. 하지만 홈플러스가 2011년 12월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5년간 더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A 씨는 “혼기가 찬 큰아들의 결혼 준비와 작은아들의 등록금 마련에 고민이 많았는데 정년 연장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아직은 한창 일할 나이라 그만둘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A 씨처럼 당시 정년 연장의 수혜를 입은 직원은 지난해 150여 명에 달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정년 연장으로 직원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 생산성이 높아졌고 숙련된 직원이 계속 근무할 수 있게 되면서 서비스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되어 회사 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처럼 특히 중장년층과 기혼 여성의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적인 것이 A 씨가 혜택을 받게 된 정년 연장 제도. 홈플러스는 타 업종에 비해 장년층 및 여성 인력 구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달을 기준으로 50세 이상 직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여성 직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다. 특히 50세 이상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96%나 된다. 홈플러스는 정년 연장으로 약 28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혜택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생계형 근로가 다수인 여성 직원들의 근로 기회 연장을 통해 여성 장년층 직원들의 일자리 유지 및 소득 창출 연장 효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홈플러스는 2008년부터 ‘실버 채용’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채용한 인원은 현재까지 약 2800명이다. 실버사원은 6개월 계약직으로, 횟수에 관계없이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홈플러스는 ‘시니어 인턴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6월부터 3개월 동안 15개 점포에서 총 56명(남자 29명, 여자 27명)을 대상으로 인턴제도를 진행했다. 60, 70대 직원들은 대부분 집중 진열 시간대에 맞춰 3∼4시간 근무를 했다. 홈플러스는 이들이 젊은 사원에 비해 근무 태도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22일 낮 12시 반 서울 광화문광장에 꾸려진 이력서 사진 촬영 부스. 점심시간이 한창인 시간인데도 양복을 차려입고 이력서를 들고 온 60대,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나온 30대 주부 등으로 붐볐다. 대기석 12개는 이미 꽉 차 있었고 부스 밖에 20∼30명이 줄지어 서 있었다. 김임상 씨(56)는 “이곳에서 찍은 사진으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이날 ‘2014 리스타트 잡페어-새 희망의 일터로’ 행사장에서는 구직자들의 재취업에 실제 도움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와 팁을 무료로 제공하는 부스들이 인기를 끌었다. 메이크업 컨설팅을 해주는 부스에서는 취업면접 때 적당한 화장법을 가르쳐주었다. 거울이 달린 책상이 4개 마련된 이 부스에서 산발을 하고 앉은 50대 여성이 스타일리스트의 손을 거치자 10분도 되지 않아 단정하게 쪽 찐 머리를 한 구직자로 재탄생했다. 재취업을 위해 요양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류덕희 씨(64)는 “화장으로 자신감을 얻었으니 일자리를 알아봐야겠다”며 일자리 상담관으로 나섰다. 이날 오후 2시 반에 진행된 면접 이미지 메이킹쇼도 인기였다. 행사에는 20대 여성부터 중·장년층 여성까지 다양한 사람이 몰렸다. 진행자는 타원형 긴형 둥근형 사각형 등 얼굴형에 따라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화장을 하는 게 면접 때 도움이 되는지를 조언했다. 이미지 교육업체 크레비의 김초아 컨설턴트는 “젊게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생기 있어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재취업자 주치의’를 자처한 부스도 적지 않았다. 직접 채용을 하기보다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이들이 손쉽게 기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들이었다. 경기도가 운영하는 온라인경력개발센터 ‘꿈날개’가 운영하는 부스는 커리어코칭 서비스를 해주는 전문 상담사를 현장에 파견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이력서 작성을 위한 클리닉을 진행하고, 다른 부스에 가져갈 수 있도록 직접 출력해주었다. 대한상공회의소 부스에서는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에 우수 강사로 취업시켜주는 산업체 우수강사 인력 모집과 관련한 상담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이력서 작성과 구직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김선경 수석컨설턴트는 “강사가 정해진 시간 동안 강의만 하면 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라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권기범 kaki@donga.com·김성모 기자}
22일 개막한 ‘2014 리스타트 잡페어-새 희망의 일터로’ 행사장에는 다양한 이벤트 부스도 마련됐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인기 프로그램인 ‘먹거리 X파일’에 등장한 업체들이 ‘착한 먹거리’를 선보인 것을 비롯해 다양한 체험 부스가 구직자들을 즐겁게 했다. ‘채널A 착한 먹거리’ 코너에서는 △통밀로 빵을 굽는 ‘뺑드빱빠’ △무(無)첨가물 두유를 만드는 ‘잔다리마을 공동체 농업 법인’ △천연 조미료 업체 ‘석하’ △친환경 김 업체 ‘장흥 무산김’ △자연 재배 포도를 파는 ‘광록포도원’ △수제 버거 업체 ‘데일리 라운드’ △담백한 육개장을 만드는 ‘원가네 손만두’ 등 7곳이 부스를 열었다. 한 20대 직장인 여성은 “살을 빼려고 운동 삼아 행사장에 나왔는데, 부스를 돌다 보니 오히려 살이 붙어서 돌아가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호영 뺑드빱빠 사장은 “빵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는 행사가 잘돼 취업자가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 상담을 해주기 위해 마련된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부스에는 3차원(3D) 프린터가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청년드림센터 관계자는 “각종 모형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내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청년은 물론이고 주부들의 창업과 취업 기회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에 목마른 구직자들은 이색 부스에서 머리를 식혔다. ‘취업 타로 카드 부스’는 취업 가능성과 적성에 맞는 직종을 타로점으로 알려준다는 이색 체험관. 지문인적성 검사 부스는 지문을 통해 적성을 알려준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두 곳 모두 오전부터 수십 명이 줄을 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매듭공예, 천연비누공예, 핸드 페인팅, 탈 만들기, 디지털 캐리커처 부스도 마련됐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현대백화점은 사내 여직원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해마다 강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여성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여성 일자리의 규모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보안업체 ADT캡스와 손잡고 여직원들의 집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직원 홈(Home) 안심제도’를 도입했다. 혼자 사는 여직원의 집에 열선감지기, 자석감지기 등 보안 장치를 설치해주고, 위급한 상황이 일어날 경우 긴급 출동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강제로 출입문이나 창문이 열릴 경우, 즉각 경보음이 울리고 보안 업체가 출동한다. 또 해당 여직원이 집을 비운 사이 누군가가 침입하면, 관련 사실이 본인에게 전달된다. 현대백화점은 다세대주택이나 빌라 등 상대적으로 방범 시설이 취약한 곳에서 혼자 사는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퇴근 뒤 편안한 휴식을 통해 재충전을 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심리적 안정감이 높아져 업무 효율도 높아진다는 판단 아래 여직원 홈 안심 제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결혼한 뒤 경력이 단절될 수도 있는 여직원들이 직장생활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여직원이 출산휴가를 신청할 경우, 1년간 자동으로 육아휴직이 적용되도록 하는 ‘자동 육아 휴직제’를 적용했다. 또 임신 12주∼36주차의 여직원을 대상을 ‘유급 2시간 단축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그뿐만 아니라 출산 장려,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독려하는 각종 제도를 도입됐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을 대상으로 난임시술비를 1회에 한해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또 만 5, 6세의 미취학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는 자녀수에 상관없이 한 달에 20만 원의 육아 비용을 2년간 지원해주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여성들이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해마다 가을은 짧아지고, 날씨는 더 빨리 추워진다. 여기에다 일교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요즘엔 집을 나서는 아침에는 경량 다운을 걸쳐야 할 정도로 춥다가도, 한낮이 되면 얇은 기능성 셔츠 하나만 걸쳐도 될 정도로 따뜻해지는 날이 많다. 보통 5월과 10월은 아웃도어 활동을 하기 좋은 시기로 꼽힌다. 하지만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할 때는 누구나 고민에 빠지게 된다. 무엇을 입고 나갈지, 보조용으로는 어떤 옷을 챙길지까지…. 여기에 소나기, 강풍 등 부가적인 요소까지 생각한다면 골치가 아플 정도다. 뿐만 아니라 단풍놀이 등 가벼운 야외 활동이나 출퇴근을 할 때까지 생각한다면, 상항에 맞는 제품을 잘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블랙야크 마케팅본부의 남윤주 팀장은 “지금처럼 날씨 변수가 많은 시기에는 기능성을 바탕으로 한 옷을 고르되,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가을이라는 시기에 맞춘 다양한 연출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랙야크는 고객들이 장소·시기에 맞는 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기능성을 극대화해 전문성을 강조한 익스트림 피크(EXTREME PEAK), 트레킹에 적합한 백컨트리(BACK COUNTRY), 가벼운 아웃도어 활동과 스포츠 활동에 어울리는 이얼티밋(E-ULTIMATE), 캐주얼한 유컴포트(U-COMPORT) 라인이 그것이다. 여기에 디자인을 강조한 블랙 프레스티지(BP) 라인과 젊은층을 겨냥한 네오슈트(NEO SUIT) 라인도 있다. 이 제품들을 중심으로 상황에 따른 연출법을 키워드별로 소개한다.안전: 단풍놀이 위한 가을 산행 일교차가 심한 가을 산행을 할 때는 주로 온도차에 의한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이때 어울리는 것은 익스트림 피크 라인의 제품들. 날씨로부터 몸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주는 기능성을 갖춘 제품군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고어텍스의 ‘3L PRO’ 소재를 적용한 B1XM1 재킷. 방수와 투습, 체온 유지 측면에서 고르게 뛰어난 기능을 가지고 있다. 82만 원. B3XM5 티셔츠는 체온 유지에 중요한 속건성 기능을 갖춘 폴라텍 파워드라이 소재가 적용된 제품이다. 블랙야크는 신축성이 부족한 이 소재를 보완하기 위해 옷 곳곳에 스트레치 소재를 함께 사용했다. 16만8000원.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백컨트리 라인이 적합하다. 간단명료한 스타일링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페로재킷이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고어의 팩라이트(PACLITE) 소재가 쓰여 매우 가벼우면서도 중요한 기능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45만 원. 방풍 능력이 좋은 레가토팬츠도 좋다. 21만8000원.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등산화도 잘 선택해야 한다. 블랙야크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4존 미드솔(중창)’을 적용한 4존(4ZONE) 등산화를 선보이고 있다. 접지력이 뛰어나 ‘한국형 지형’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진 부틸고무가 사용됐다. 대표 제품은 팔라딘 GTX(24만 원), 무겐(32만 원).캐주얼: 찬 바람은 막고 맵시는 살리고 도심에서 야외 활동을 하거나, 야외 활동이 많아 ‘비즈니스 캐주얼’을 즐겨 입어야 한다면 찬 바람을 잘 막아주는 동시에 편안한 착용감을 갖춘 제품이 좋다. 블랙야크가 추천하는 제품군은 유컴포트 라인이다. 대표 제품인 U프로재킷은 환절기 캠핑에 적합한 방염 기능을 갖춘 내피 분리형 재킷이다. 내피인 베스트를 분리하면 따로 입을 수도 있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38만 원. U케인재킷은 블랙야크가 비즈니스 캐주얼용으로 추천하는 제품이다. 가슴부터 어깨까지는 심플하면서도 강렬해 보이는 단색 소재, 허리 부근에는 활동적으로 보이는 체크 무늬가 적용됐다. 충전재로는 야크 패딩이 쓰여 보온 기능도 갖췄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비즈니스용뿐만 아니라 일상 용도로도 입을 수 있는 초겨울용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28만8000원.시크(Chic): ‘도시 남자’의 매력 내뿜으려면 비즈니스 캐주얼보다 더 포멀한 복장을 원하는 남성에게는 블랙야크의 프리미엄 라인인 BP(블랙 프레스티지·Black Prestige)가 적당하다. 이 라인은 아웃도어만의 기능성을 그대로 갖추고 있으면서도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디자인은 최대한 심플한 방향으로 채택됐다. 정장 등에 잘 어울리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블랙야크의 설명이다. 남성용 환절기 방풍 재킷인 P2XM1 재킷은 단색(검정 카키 2종류)으로 구성된 제품이다. 앞쪽의 포켓과 소매 부분에 광택이 나는 소재를 덧대 ‘디테일한 맛’을 살렸다. 목 부분에는 후드를 내장해 가벼운 비가 올 때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39만5000원. P2XM2 재킷은 슈트와 함께 입기에 적당한 제품 중 하나다. 나일론과 폴리에스터가 혼방된 소재가 주로 사용돼 유명 패딩 브랜드들이 전해주는 부드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충전재로는 야크 패딩이 사용됐다. 옆구리 부근의 포켓을 통해 아웃도어의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도 있다. 33만 원.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난방비를 줄이거나 난방효과를 높여주는 ‘불황형 난방용품’의 인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10월 들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자,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관련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상품들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가 1∼15일 방한용품 분야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뽁뽁이’로 불리는 단열용 에어캡과 문풍지 등 단열재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7%, 110%가 늘었다. 특히 침대 위에 씌울 수 있는 형태로 된 실내용 ‘방한 텐트’의 경우 매출이 3.7배가 늘기도 했다. 특히 10월 들어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가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9∼15일 난방용품 매출은 9월 말(24∼30일)에 비해 3배나 껑충 뛰었다. 박근일 롯데하이마트 계절가전팀 상품기획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수시로 사용이 가능한 보조 난방기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절전 기능을 얼마나 갖췄느냐가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마트는 단열시트 보온내의 등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제품들을 모아 선보이는 행사를 2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보다 가격을 약 40%가량 낮춘 단열재 상품을 선보이고, ‘에어로웜’ 소재를 적용한 속옷 ‘히트필’도 내놨다. 또 보일러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전기장판인 ‘실속형 전기요’를 2만9900원(싱글 제품 기준)에 선보인다. 11번가도 26일까지 초절전 방한 용품 등을 최대 57% 할인하는 ‘방한 미리 준비 타이밍’ 기획전을 열고 있다. ‘효암 착한 극세사 온수매트’를 정가 대비 31% 할인된 7만9800원에 선보이고, ‘산들로 실내용 난방텐트’도 3만8500원에 판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원-유로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저가(低價)의 대명사’인 중국산보다 값싼 유럽산 생활용품이 국내 대형마트에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자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주요 생활용품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유럽산 생활용품의 평균 가격이 같은 규격의 중국산 제품보다 1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제품별로 보면, 유럽산 세탁바구니(25L 용량)의 가격은 5800원이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의 가격은 이보다 17.2% 비싼 6800원이었다. 2010년과 비교해 보면 중국산 제품은 1400원 비싸졌지만, 유럽산 제품은 오히려 2100원가량 내려 가격이 역전됐다.롯데마트는 유로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3월 최고 유로당 1491원대를 기록했던 원-유로 환율은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1350∼1360원대를 맴돌고 있다. 17일 기준 원-유로 환율은 1366.7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448.76원) 대비 5.6%가량 하락한 반면 원-위안 환율(173.56원)은 전년(174.34원) 대비 0.4% 떨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유로화 환율 하락이 한창이던 7월 말∼8월 초 유럽에서 직접 제품을 수입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2011년부터 생활용품 분야의 관세가 철폐된 덕도 봤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마트에서는 원-유로 환율이 1385원대를 기록했던 2012년 11월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었다. 롯데마트는 유럽산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29일까지 유럽에서 직수입한 수납용품 등을 기존 제품 가격에 비해 20% 저렴하게 선보이는 행사를 연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원-유로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저가(低價)의 대명사'인 중국산 보다 값싼 유럽산 생활용품이 국내 대형마트에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자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주요 생활용품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유럽산 생활용품의 평균 가격이 같은 규격의 중국산 제품보다 약 10%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제품 별로 보면, 유럽산 세탁바구니(25L 용량)의 가격은 5800원이었다. 하지만 중국산 제품의 가격은 이보다 17.2% 비싼 6800원이었다. 2010년과 비교해 보면 중국산 제품은 1400원 비싸졌지만, 유럽산 제품은 오히려 2100원 가량 내려 가격이 역전됐다. 또 빨래 건조대의 경우 2010년 3만9800원이었던 유럽산 제품은 올해 2만7800원이 됐다. 반면 중국산 제품은 2010년 2만5800원에서 올해 3만 원으로 올랐다. 롯데마트는 유로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해 3월 최고 유로 당 1491원대를 기록했던 원-유로 환율은 이후 계속 하락해 최근 1350~1360원대를 맴돌고 있다. 17일 기준 원-유로 환율은 1366.7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 (1,448.76원) 대비 5.6% 가량 하락한 반면 원-위안 환율(173.56원)은 전년(174.34원) 대비 0.4%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큰 유럽산 상품의 원가절감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유료화 환율 하락이 한창이던 7월말~8월초 유럽에서 직접 제품을 수입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2011년부터 생활용품 분야의 관세가 철폐된 덕도 봤다. 최근 유럽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급망이 확대된 것도 가격 하락의 요인 중 하나다. 롯데마트는 2010년 50여 개에 불과했던 유럽산 생활용품 취급 품목 수를 올해 180여 개로 늘렸다. 상품을 들여오는 국가 수도 3, 4곳에서 영국 스위스 등 10여 개로 늘렸다. 올해 들여온 총 물량은 지난해의 배에 이른다. 매출은 약 5년 사이 6배가 됐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마트에서는 원-유로 환율이 1385원대를 기록했던 2012년 11월에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었다. 롯데마트는 유럽산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매출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29일까지 유럽에서 직수입한 수납용품 등을 기존 제품 가격에 비해 20% 저렴하게 선보이는 행사를 연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난방비를 줄이거나 난방효과를 높여주는 '불황형 난방용품'의 인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10월 들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자,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관련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상품들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가 1~15일 방한용품 분야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뽁뽁이'로 불리는 단열용 에어캡과 문풍지 등 단열재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17, 110%가 늘었다. 특히 침대 위에 씌울 수 있는 형태로 된 실내용 '방한 텐트'의 경우 매출이 3.7배가 늘기도 했다. 특히 10월 들어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가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9~15일 난방용품 매출은 9월말(24~30일)에 비해 3배나 껑충 뛰었다. 박근일 롯데하이마트 계절가전팀 상품기획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수시로 사용이 가능한 보조 난방기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절전 기능을 얼마나 갖췄느냐가 가장 큰 이슈"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이마트는 단열시트 보온내의 등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제품들을 모아 선보이는 행사를 2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해보다 가격을 약 40% 가량 낮춘 단열재 상품을 선보이고, 효성과 함께 만든 '에어로웜' 소재를 적용한 속옷 '히트필'도 내놨다. 또 보일러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전기장판인 '실속형 전기요'를 2만9900원(싱글 제품 기준)에 선보인다. 11번가도 26일까지 초절전 방한 용품 등을 최대 57% 할인하는 '방한 미리 준비 타이밍' 기획전을 열고 있다. '효암 착한 극세사 온수매트'를 정가 대비 31% 할인된 7만9800원에 선보이고, '산들로 실내용 난방텐트'도 3만8500원에 판다. 기지영 11번가 영업관리팀 매니저는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서 방한 용품 구입 시기가 지난해보다 한 달 가량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난방비를 아끼고 싶은 고객들을 겨냥한 행사를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기자 kaki@donga.com}

한국이 세계 랍스터 소비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년 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공포의 여파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먼 지역에서 수입된 수산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9일 영국의 무역 연구기관인 글로벌트레이드얼러트(GTA)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8월 랍스터 수입량은 세계 6위였다. 지난해(7위)보다 한 계단 오른 것이다. 한국은 2012년까지만 해도 10위권 밖이었다. 1∼3위는 캐나다 이탈리아 중국이 차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랍스터 수입량은 2555t으로, 2012년의 1212t에 비해 110.8% 늘었다. 여기에 올해 1월 1일부터 이번 달 16일까지 국내에서 검역을 마친 랍스터는 모두 2290t에 이르는 상황.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총 수입량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대형마트도 랍스터 공급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약 100만 마리의 랍스터를 들여와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60만 마리)보다 물량을 약 67% 늘린 것이다. 랍스터 대게 킹크랩 등 고급 갑각류의 매출이 2012년에 비해 5∼18배나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랍스터를 9900원에 판매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랍스터 15만 마리를 항공편을 통해 직접 들여와 판매한 데 이어, 최근에는 랍스터와 소비층이 비슷한 킹크랩 30t을 들여와 판매(29일까지)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랍스터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3배 증가했다”며 “킹크랩 가격도 많이 떨어져 갑각류에 대한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금요일 오후 7시.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즐기려는 청춘들이 내린 곳은 용산구의 녹사평역. 2번 출구에서 미군부대 울타리를 따라 남산 방향으로 5분쯤 걸어 올라가면 차로 건너편에 경리단길 입구가 보인다. 여기서 한신아파트를 오른쪽에 끼고 5분쯤 더 올라가면 2차로 도로 양옆으로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곳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맛집과 멋진 카페가 몰려 있다고 입소문 나기 시작한 해방촌이다. 찾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이곳은 홍익대 앞이나 강남역 같은 ‘핫 플레이스(hot place)’가 아니다. 아는 사람만 알고, 가본 사람만 찾는다는 멋진 곳, 다시 말해 ‘쿨 플레이스(cool place)’다. 루마니아나 스위스 등 이국적 음식을 파는 식당과 마카롱, 과일주스 등을 파는 카페 40여 곳이 모여 있다. 해방촌은 얼마 전만 해도 외부인 출입이 거의 없는 조용한 동네였다. 광복 후 북한에서 월남한 이들이 판잣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됐고, 1960년대 이후에는 서울로 상경한 이들이 봉제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곳이었다. 이후에는 미군 등 외국인들이 들어와 한국인과 함께 사는 독특한 주거공간으로 변했다. 왜 주민들만의 조용한 공간이었던 해방촌에 카페며 식당들이 들어와 둥지를 튼 걸까. 해방촌과 인근 이태원, 경리단길 사례를 통해 상권의 변화와 이동에 담긴 문화경제학적 의미를 살펴봤다. ▼ 이태원서 밀려난 소상인들, 옆동네 해방촌에 새둥지 ▼금요일인 이달 10일 저녁에도 해방촌 상가 곳곳은 자유로움과 여유를 만끽하려는 젊은이들로 북적거렸다. 동네 초입에 있는 수제 햄버거 집 앞을 지나자 연기와 섞인 고기 굽는 냄새와 함께 감자를 튀기는 고소한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인근 주택가에 사는 외국인들이 상가 앞을 지나다 ‘이웃사촌’인 가게 주인들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밤이 깊어 9시가 지나자 해방촌 상점가에는 좁은 2차로 도로에 쉴 새 없이 오가는 자동차 수만큼 사람이 많아졌다. 아이를 데리고 나와 타코(멕시코식 샌드위치)를 먹으며 저녁식사를 하는 뚱뚱한 30대 백인 부부, 기타 가방을 등에 메고 길가에 서서 샌드위치를 먹는 흑인 청년들, 친구들과 주문한 음식을 앞에 두고 깔깔거리며 셀카를 찍는 한국 여대생 무리까지, 해방촌을 즐기는 모습은 무척 다양했다. 외지인들이 해방촌에 다채로운 색을 더하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 전이다. 당시만 해도 상가라고는 오래된 문방구나 치킨가게 정도가 전부였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기존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더니 젊은이들 취향의 카페나 수제 햄버거 집으로 간판을 바꿔달기 시작했다. 해방촌이 블로거들 사이에서 명소로 회자되기 시작한 때도 이 무렵이었다. 피자가게 ‘알마또’를 운영하는 김수만 씨(37)가 2011년 해방촌에 가게를 열 때만해도 새로 문을 연 음식점은 서너 곳에 불과했다. 그는 4년 전까지 이태원 중심가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주방장으로 일하다 해방촌에 피자가게를 열었다. 인근에 사는 외국인들이 단골이 돼 자주 식사를 하러 왔다. 이때부터 한국인이 장사하는 가게에 외국인 손님이 와서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는 해방촌 특유의 분위기가 생겨났다. 사람들은 조용했던 해방촌 상권에 개성이 생기며 ‘영혼’이 불어넣어지는 시기였다고 평한다. 김 씨가 이태원을 떠나 해방촌에 들어오기로 결심한 것은 이태원의 치솟는 임대료과 권리금 때문이었다. 2009년 무렵부터 이태원역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속속 들어서고 상업화가 심화되기 시작하면서 목 좋은 곳에서 장사하던 수많은 영세 자영업자가 권리금을 떼인 채 쫓겨났다. 이태원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던 크고 작은 음식점들이 점차 사라져 갔고, 그 자리엔 화려한 프랜차이즈 숍들이 들어갔다. 상인들은 “그때는 자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로 가득 했던 이태원 거리가 ‘영혼’을 잃어가는 시기였다”고 말한다.싼 임대료 찾아 ‘옆 동네’로 이후 지하철 한강진역 블루스퀘어에서 제일기획까지 이어지는 꼼데가르송길과 국군재정관리공단(경리단)에서 그랜드하얏트호텔까지인 경리단길도 ‘뜨는 동네’가 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지금의 해방촌과 같은 여유로움이 가득했던 경리단길 역시 입소문이 나자 이태원화(化)되어 유동인구가 몰리게 됐다. 김 씨의 부인은 현재 경리단길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게의 월세는 최근 몇 년 사이 250만 원에서 750만 원으로 3배가 됐다. 김 씨는 이태원에 대기업 프랜차이즈 상점이 들어설 무렵 주방장으로 일했던 가게를 인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이태원보다 가게 임대료가 훨씬 저렴한 해방촌을 택했다. 이처럼 해방촌에 가게를 연 상인 중 상당수는 이태원에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했던 이들이다. 외국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거나 특색 있는 아이템으로 가게를 창업했던 이들은 이태원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해방촌으로 흘러들었다. 해방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지안 씨(35)는 “이태원에 유동인구가 더 많아 매출이 높지만 3배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기는 힘들다”며 “해방촌에서는 쪼들리지 않고 여유롭게 장사할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해방촌에 오는 이들은 조용하면서도 이국적인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다. 대학생 박세원 씨(28)는 “이태원에는 프랜차이즈 가게가 너무 많고 중국인 관광객들까지 몰려와 여유로운 느낌이 없다”며 “해방촌에선 사람 사는 느낌이 들고 독특한 맛집도 많아 좋다”고 말했다.‘핫’해진 거리가 가져온 아이러니 하지만 해방촌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쿨(cool)’했던 해방촌이 ‘핫(hot)’해질 기미를 보이자 상인들의 걱정이 시작됐다. 우선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외국인 등 단골손님들이 떨어져 나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4명이서 와서 메뉴 하나만 시키고 한두 시간 동안 블로그에 올릴 사진만 찍고 가기도 한다”며 “사람만 북적이는 요즘 해방촌은 원래의 분위기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해방촌 맛집을 똑같이 따라한 ‘복제 가게’들이 생겨나는 것도 문제다. 상점이 40개 남짓한 상권에 최근 들어 비슷비슷한 카페가 10여 개나 생겼고, 수제 햄버거 집과 피자가게도 두세 곳 더 들어섰다. 해방촌을 찾는 사람이 늘자 상가 임대료도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마또 사장 김 씨는 얼마 전 건물주인으로부터 월세를 10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월세가 한 번에 50%나 오르는 것이지만 그 정도 임대료에 서울 하늘 아래서 장사할 곳을 찾기 힘들 거란 생각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상인들 사이에서는 경리단길과 인접해 유동인구가 많은 해방촌 입구에 대기업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김 씨는 “우리 같은 상인들은 화장품 로드숍이 들어서면 그 다음은 단지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은 상인들 외에도 많다. 이태원, 경리단길, 해방촌으로 이어지는 상권 확장으로 해방촌이 원래 갖고 있던 감성과 분위기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조용히 살아온 주민들도 불만이 크다. 밤마다 몰려오는 술 취한 젊은이들과 상가의 시끄러운 음악소리 때문에 주민들이 용산구청에 넣는 민원은 한 주 주말에만 수십 건에 달한다. 잡지 ‘남산골 해방촌’의 발행인 배영욱 씨는 “해방촌이 2012년 용산구 예술마을로 지정되고, 녹지축사업 대상 지역에 포함되는 등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때마다 땅값이 바짝 오르곤 했다”며 “이제는 토박이들이 뿌리 내리고 사는 게 아니라 부재지주가 임대료 장사를 하는 형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사는 해방촌의 분위기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똑같은 주점에 똑같은 카페… ‘영혼’ 사라지는 거리 ▼서울 인사동-삼청동-가로수길 등 대형 자본 몰려오며 상권 커졌지만토박이들 밀려나 거리 문화 획일화… “영세업자 보호위한 인센티브 필요”거리는 화려해졌지만 개성은 사라졌다. 서울 도심 곳곳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거대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서고 그로 인해 본래 색을 잃어버린 거리들이 있다. 홍익대 앞, 가로수길, 인사동길, 삼청동길이 그렇다. 자고 일어나면 몇 배씩 뛰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변두리로 내쫓기는 현상은 어디서나 똑같이 반복돼왔다. 기존 상권이 만들어놓은 매력과 독특한 분위기는 무척 매력적이어서 자연스럽게 대규모 자본을 끌어들인다.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매력적인 상권을 만들었던 기존 자영업자들이 떠나고 거리가 획일화된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장벽’을 만들어 거리의 개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작은 거리’ 살려야 도심 활력 유지 작은 상가들이 만들어온 ‘쿨 플레이스(Cool Place)’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핫 플레이스(Hot Place)’로 거듭나고, 이 과정에서 상권이 커지고 임대료가 올라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을 그냥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형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상권이 커지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성을 잃은 거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상권이 쇠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공학)는 “대형 업체들이 속칭 ‘돈이 되는’ 상권에 뛰어들었다가 이익을 챙기고 난 뒤 빠져나가면 그 상권은 황폐화되고 만다”고 말했다. 영국과 독일은 1970, 80년대 도심 상권이 고도로 성장한 다음 쇠퇴해 공동화하는 과정을 겪었다. 상권이 교외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도심은 활력을 잃고 슬럼화했다. 이후 이 국가들은 구도심 재생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대형 자본의 무차별적인 진출은 여러 가지 면에서 비용을 발생시킨다. 우선 상권이 커지기까지 소상인들이 기울여 온 유무형의 노력이 모두 헛것(매몰비용)이 된다. 또 거대 자본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슬럼화 현상이 생기면 도심 재생을 위해 추가 비용이 든다. 이와 관련해 정창무 서울대 교수(건설환경공학)는 “도심이 활력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구멍가게들이 살아남는 ‘작은 거리’가 필요하다”며 “소형 점포를 살리는 것이 곧 도시를 살리는 것이라는 유럽 선진국의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도 “상권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도록 하면서 문화적 공간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이나 독일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 상권 입점에 대한 세부조건을 정하거나 지구단위계획 등을 통해 상권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기용 서울연구원 시민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가로 상권(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된 작은 상권)까지 신경 쓸 수는 없다”며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여론 주목받을 때마다 임대료 ‘들썩’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때론 고유의 문화를 보호하겠다며 지자체가 특정 지역을 문화지구나 예술마을로 지정한 것이 오히려 거리의 획일화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인사동은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계승하기 위해 2002년 문화지구로 지정됐다. 하지만 종로구가 구체적인 지구 관리계획을 수립하는 1년간의 입법예고 기간에 문화지구 지정 후 적용될 규제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대규모 자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기간 건물주들은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이유로 기존에 세 들어 있던 공방과 화랑을 내쫓았다. 인사전통문화보존회의 김병욱 사무국장은 “문화·예술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 관리구역으로 지정됐다는 소문이 나자 오히려 대형 자본의 침투가 가속화됐다”며 “2004년 문화지구로 지정된 대학로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영세 상인끼리 단결해 건물주에 대항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인사동 상가 번영회는 지난 10년 동안 임대료를 물가 상승률과 연동해 연 5∼10%만 올리는 등의 계약 내용을 건물주와 합의하려 했지만 이를 주도한 상인들이 인사동에서 쫓겨나며 상인 조직이 와해되고 말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최소한의 장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원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실장은 “경쟁사회에서 거대 자본으로부터 영세 자영업자를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면서도 “다만, 영세 자영업자를 입주시키는 건물주에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어느 정도의 보호막을 갖추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고야 best@donga.com·권기범 기자김리안 인턴기자 연세대 법학과 졸업맹서현 인턴기자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40년 전통의 아메리칸 헤리티지 명품 가방 브랜드’를 표방하는 하트만은 고급스러운 소재와 디자인을 적용한 여행 가방을 선보이고 있다. 하트만의 모든 여행 가방에는 가죽으로 된 손잡이, 세부 장식 등이 적용된다. “하트만 특유의 ‘클래식 모더니즘’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트만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벨팅 레더’를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이 가죽은 무두질을 하는 공장의 기계에 달려 있는 가죽 벨트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된 것이다. 하트만 관계자는 “공장에서 쓰이던 제품에서 출발한 만큼 견고함과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소재”라고 평가했다. 하트만은 첨단 기술이나 소비자 트렌드도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일본 히노모토 사의 폴리우레탄 100% 바퀴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바퀴는 ‘포웨이(4 way) 사일런스’로 불린다. 움직일 때 그만큼 소음이 적다는 뜻이다. 또 하트만의 제품들에는 ‘스마트팩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내부 수납공간을 꼼꼼히 분류해 실용성을 갖춘 것이다. ‘인텐시티 벨팅’은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에 ‘베지터블 레더’를 세부 장식으로 활용한 고급스러운 제품이다. 표면에 씌워진 메탈 느낌의 필름은 모던한 느낌을, 가로로 들어간 가죽 장식은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트위드 벨팅’은 하트만이 140여 년 동안 만들어온 수공예 여행 가방과 최상위 가죽 제품의 디자인을 계승한 제품이다. 아메리칸 트위드(비교적 굵은 양모를 사용해 짠 모직물) 직물을 중심으로 베지터블 레더가 함께 소재로 쓰였다. 하트만 관계자는 “바퀴와 핸들뿐만 아니라, 가방 본체의 사각형 구조를 둘러싼 가죽 소재로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현했다”며 “부유한 상류층 여행가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하트만의 컬렉션 제품은 서울 강남구 삼성로의 플래그십스토어(가두 매장·02-3448-5914)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02-3467-8710), 공식 홈페이지(www.hartmann.com)에서 만나볼 수 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죽 소재 가방은 튼튼한 소재의 특성상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패션 소품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사용했을 때 배어나오는 ‘연륜의 미학’ 때문에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쌤소나이트의 ‘올비도’는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한 드라마에서 배우 김수현이 메고 나와 주목받았던 제품이다. 잘 긁히지 않고 마모에도 강한 소가죽 소재가 사용된 이 제품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슈트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수현이 멨던 백팩뿐만 아니라 크로스백, 서류가방 형태의 제품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트루디’는 쌤소나이트 비즈니스 라인에 속한 제품으로, 나일론 소재와 가죽 소재가 결합된 형태다. 최근 트렌드인 톤 다운된 브라운 컬러가 적용됐다. 쌤소나이트는 사각형 디자인을 갖춘 이 제품이 ‘각’을 중시하는 사회 초년생뿐만 아니라 30, 40대 남성들에게도 사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에는 노트북과 태블릿PC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포함돼 있다. 쌤소나이트 관계자는 “비즈니스 라인의 백팩 제품들은 가죽 등 고급스러운 소재와 세부 장식을 통한 다양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며 “한마디로 젊고 세련된 비즈니스맨을 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한편 쌤소나이트가 대학생과 30, 40대 남성 등을 겨냥해 선보이고 있는 쌤소나이트 레드도 최근 2014년 가을·겨울 시즌 신제품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제품은 갈색 컬러와 사각형 디자인을 갖춘 ‘아이쿰’이다. 나일론과 가죽을 조합해 만든 이 제품의 전면에는 생활방수가 되는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어 실용적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6층에 위치한 럭셔리 남성관에도 입점되어 있는 쌤소나이트 비즈니스 라인 제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와 구매는 신세계백화점 쌤소나이트 단독매장 및 직영몰(www.samsonitemall.co.kr)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블랙야크, 서울 밤골마을에 연탄 5000장 전달블랙야크는 15일 서울 동작구 양녕로 밤골마을 일대의 주민들에게 연탄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행사에는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과 산악인 오은선 대장, 블랙야크 나눔봉사단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블랙야크는 이날 약 50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 갈더마코리아 ‘365 피부건강 캠페인’피부 전문 제약기업인 갈더마코리아는 18, 19일 이틀 동안 서울 구로구 경인로 디큐브시티 수변무대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무료로 피부와 모발 상태를 점검해주고 올바른 세안법을 알려주는 ‘365 피부건강 캠페인’을 연다.}

“해발 8000m의 고산을 오르는 등반가들, 새로운 아웃도어 활동에 도전하는 사람들 모두가 잠재적인 선수이자 우리 브랜드의 고객입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마운틴하드웨어의 토퍼 게이로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45)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운틴하드웨어는 이달로 정확히 창립 20주년을 맞은 ‘익스트림 아웃도어’ 브랜드다. ‘극한의 조건을 상정해 만들어진’ 제품이 특징이다. 게이로드 CEO는 경영자이기 이전에 유명 트레일 러닝(등산로나 산길, 초원 등을 빠르게 걷거나 뛰는 운동)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2003년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3국을 가로질러 알프스 산맥에서 열리는 ‘울트라 트레일 두 몽블랑’ 대회에 첫 출전해 준우승했다. 2008년에는 무려 180km 거리를 뛰는 ‘네메아 올림피아 울트라 마라톤 대회’(그리스)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로서 얻은 경험을 경영에도 도입해 제품 품질을 높이고 있다. 또 자사가 후원하는 선수들과 협업해 ‘실전’에 강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게이로드 CEO는 구체적인 사례로 스위스의 스피드 클라이밍(빠른 속도를 겨루는 등반 경기) 선수인 율리 스테크 씨와의 협업을 꼽았다. 마운틴하드웨어는 그를 후원하면서 스피드 클라이머용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부탁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마운틴하드웨어의 스피드 클라이머용 컬렉션 제품이다. 이때 개발된 기술은 마운틴하드웨어의 다른 제품군에도 적용됐다. 게이로드 CEO는 “이렇게 후원 활동과 제품 개발이 상호 연관되게 하는 것은 모두 ‘남다르게 하자(Doing Things Differently)’는 브랜드 정신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에 대한 마운틴하드웨어의 자신감은 다양한 수상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받은 각종 상이 40여 개에 이른다. 게이로드 CEO는 “올해 선보인 ‘옵틱 텐트’는 텐트 안에서 보이는 시야를 180도로 넓히고 싶다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이라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지난해 미국 아웃도어 전문매체인 ‘기어 정키’로부터 우수 장비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옵틱 텐트는 문이 2개 달린 2도어 텐트로 기존 1도어 텐트와 달리 주변 경관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180도 시야가 특징이다. 마운틴하드웨어는 앞으로 한국 시장 개척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최근 선보인 ‘20주년 스페셜 에디션’에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대거 포함시켰다. 게이로드 CEO는 “한국에서도 등산 분야의 전문가와 단체를 지원하는 동시에 뛰어난 기술력을 함께 선보여 고객 저변을 차츰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2일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지원단을 꾸렸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전담하는 조직을 만든 것이었다. 정부가 이렇게 드라이브를 건 후 이 제도는 지난 1년여 동안 ‘새로운 대안형 일자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완전히 정착하려면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구직자들이 만족할 만한 양질의 일자리 증대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공공부문이 우선 질 좋은 일자리 늘려야” 주부 A 씨(35)는 지난해 한 기업의 시간선택제 직원 채용에 합격했지만 첫 출근을 며칠 앞두고 입사를 포기했다. 결혼 전 다녔던 직장의 처우나 당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의 현재 모습과 비교할 때 자신의 처지가 너무 초라하게 느껴져서다. A 씨는 “아이를 돌볼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새 직장이 ‘파트타임’인 게 주위에 알려지는 게 싫었고 회사에서도 아르바이트생 취급을 받을까봐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제도 도입 초기에는 이와 비슷한 이유로 입사를 망설이는 구직자가 적지 않았다. ‘주로 학력이 낮은 이들이 종사하는 일자리’라는 편견도 입사를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3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최종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 시간선택제 근로자 비중은 17.2%로 전체 임금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5.7%)보다 많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은 꾸준히 개선돼 왔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5월 24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취업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한 비율(73.6%)이 지난해 같은 달(63.5%)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이 앞장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늘림으로써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영국 등 유럽 선진국도 우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뒤 점진적으로 그 수를 늘려왔다. 김동원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유럽에서는 단순한 행정 업무를 하는 자리의 대다수는 시간선택제”라며 “공공기관은 민간기업과 달리 영리를 추구하지 않으며 일자리를 만들 여력도 있는 만큼 관련 일자리 확산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일제 직원의 거부감 없게 제도 보완 필요”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노력은 기업들의 인식도 많이 바꿔놓았다. 그러나 몇몇 기업은 여전히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특히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전일제 전환 허용 여부는 기업으로선 ‘뜨거운 감자’다. 대기업 B사의 인사담당자는 “시간선택제 도입에 맞춰 인사제도를 개편했는데 이들이 갑자기 전일제 전환을 요구한다면 난리가 날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정부가 장려하는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복지, 처우 등의 혜택이 일하는 시간에 비례해 전일제 근로자와 동등하게 보장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일부 기업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가 기존 전일제 근로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럽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업 장벽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정규직의 로열티가 큰 편이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수십 년간 정규직 중심의 채용 방식을 유지해왔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우선 전일제 근로자의 시간선택제 전환을 확대해야 한다”며 “전일제 직원들이 ‘내가 바로 시간선택제 확대의 수혜자’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 시간선택제에 대한 거부감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전일제 근로자가 육아 등을 이유로 시간선택제로 전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전일제로 복귀하는 길을 넓히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또 다른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뽑을 여력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더디더라도 지속가능한 정책이라는 믿음 줘야” 지난해 정부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산시켜야 하는 이유로 고용률 70% 달성을 강조했다. 저출산 고령화가 노동력 부족을 불러와 한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 출산, 육아와 퇴직으로 경제활동에서 이탈한 여성과 장년층이 노동시장에 다시 유입되지 않는다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주요 회원국 가운데 고용률이 70%를 넘은 네덜란드 영국 일본 독일 등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비율이 모두 20%를 웃돈다. 하지만 고용률 70% 달성 같은 목표는 경력단절 여성이나 은퇴자 등 일반 국민과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에는 크게 와닿지 않는 슬로건이었다. 박 교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감대”라며 “정부는 단기간에 수치를 올리려는 노력보다 조금 더디더라도 구직자와 기업에 지속가능한 정책이라는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이러한 의견을 취합해 문제점을 보완한 시간선택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다. 15일 발표할 대책에는 일시적으로 시간선택제로 일하다 전일제로 복귀하는 등 시간선택제 적용 대상의 확대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년간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의 잠재력이 확인된 만큼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도록 정부가 정책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팀장 문권모 소비자경제부 차장▽팀원 박창규 권기범 김성모(소비자경제부) 유성열(정책사회부) 장선희(사회부) 송충현 기자(경제부) 박형준 도쿄특파원(국제부)}

“직원들이 유연근로제로 전환한 이유가 모두 육아 때문은 아니에요. 봉사나 마라톤 연습 같은 취미활동 시간을 늘리려고 근무형태를 바꾼 경우도 적지 않아요.” 버진그룹의 빅토리아 오번 인사담당 디렉터는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버진그룹은 지난해 초 유연근로제를 도입했다. 본사 근로자 170여 명 중 10명이 저마다 다양한 목적으로 근무형태를 바꿨다.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특정 요일에만 출근하거나 하루 4∼6시간 일하는 유연근로제로 전환이 가능하다. 오번 디렉터는 “초기에는 관리자 일부가 근태 파악이 어렵고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지만 이제는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회사와 직원 간 신뢰 구축이 제도 안착의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각종 편의를 제공받은 직원들이 이 제도에 만족하면서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는 등 선순환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육아 고민 엄마들, 시간제 일자리로 만족 주 5일, 하루 8시간 이상 근무하는 전일제 직원들은 대개 육아나 간병을 이유로 근무형태를 시간제로 전환한다. 영국은 한발 더 나아갔다. 6월 30일부터 시행한 ‘유연근로제 요구권’ 덕분이다. 이 제도는 취미활동, 여가생활 등 다양한 이유로 일하는 시간을 줄이려는 근로자가 회사에 근무시간 조정을 요구할 수 있게 보장한다. 요구를 받은 회사는 해당 직원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대체인력을 못 구하거나 업무 특성상 전일제 근무가 꼭 필요할 때만 회사는 해당 직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영국 런던의 로펌 ‘3HR’에서 고용 법규 관련 컨설팅을 맡고 있는 이소영 변호사는 “유연근로제 요구권은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제도 중 하나로 각광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동안 영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임금 시간제 일자리로 몸살을 앓았다. 영국 정부는 법제화를 통해 이를 개선하는 데 힘썼다. 1970년 같은 업무를 하는 남성과 여성이 임금 차별을 받지 않도록 ‘동일임금법’을 제정했고 2000년에는 전일제와 시간제 근로자를 차별하지 않는 ‘시간제 근로자법(Part-time Worker Regulation)’을 도입했다. 그 결과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적어 문제가 됐던 여성의 임금 수준은 점차 높아졌다. 여성 시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전일제 남성 근로자의 61% 수준이다(2012년 영국 통계청 조사). 이는 전일제 근로자의 51% 수준인 남성 시간제 근로자와 큰 차이가 없다. 영국 최대 공공기관 노조인 ‘유니슨’의 샘프슨 로 정책국장은 “영국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시간제 일자리와 유연근로제가 점차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임금이나 고용조건에 차별이 없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는 여성들의 고용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경력 단절 없게 부모 책임 강조하는 스웨덴 스웨덴 스톡홀름에 사는 시크리 괴너 씨(45)는 매일 오전 9시 30분께 회사에 출근한다. 다섯 살배기 큰아들과 세 살 된 쌍둥이 두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기 위해서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아내 야니카 팔린 씨(44·여)는 조금 이른 오전 9시까지 출근한다. 부부는 퇴근 시간도 다르다. 월∼금요일 중 사흘은 남편이, 이틀은 아내가 오후 4시경 회사를 나선다. 어린이집 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서다. 이들은 모두 유연근로제를 적용받는다. 남편은 전일제의 60%를, 아내는 80%를 일하는 방식이다. 괴너 씨는 “아내는 홍보와 마케팅을 맡고 있어 사무실을 지켜야 할 때가 많은 반면 재무 담당인 나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어서 일하는 시간을 좀 더 줄였다”며 “함께 낳았는데 엄마에게만 책임을 미루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스웨덴에는 부부가 함께 유연근로제를 적용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남녀 성별 구분 없이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게 당연하게 인식되는 상황에서 육아에 대한 책임도 부부가 함께 져야 한다는 생각이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스웨덴의 여성 고용률은 72.5%(2013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주당 30시간 이상 전일제로 일하는 25∼64세 여성의 비율은 87.5%(2012년)에 이른다. 1970년대만 해도 여성 고용률은 60% 미만이었다. 스웨덴의 전문직 노조인 TCO의 카린 필레테르 선임연구원은 “여성들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으려면 남편의 도움이 필수”라며 “양육의 책임을 부부가 함께 질 수 있도록 정부가 각종 유인책을 계속 제시해온 결과 여성의 고용률이 지금처럼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1974년 발효된 부모보험법은 직장 여성에게 180일의 출산휴가를 보장했다. 1995년에는 직장 남성도 반드시 최소 30일의 출산휴가를 쓸 수 있게 했다. 2008년부터는 부모가 함께 출산휴가를 쓰면 정부가 보육수당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남성도 육아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양윤정 한국외국어대 교수(국제지역대학원)는 “영국과 스웨덴 사례처럼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확산은 양질의 일자리에 달려 있는 만큼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확대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간선택제 도입 기업에 인센티브 줘야” ▼경총 ‘주요 선진국 성공사례’ 분석여성 10명중 4명 ‘시간선택제’… 공공-서비스 중심 활성화가 효과적시간선택제 일자리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은 나라들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내놓은 ‘주요 선진국의 시간선택제 경험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이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활성화 국가들은 △시장 필요에 따른 노동시장 유연화 추진 △‘선(先) 활성화 후(後) 규제’로 제도 정착 △제도 도입 기업·근로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공공·서비스 부문 중심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이라는 특징이 있었다. 대표적인 국가는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 영국 일본이 꼽혔다. 전체 일자리에서 시간선택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25% 이상인 나라들이다. 이들의 고용률은 70%를 넘는다. 이 국가들의 여성 10명 중 4명은 시간선택제 근로자였는데, 이들 중 70∼90%가 자발적으로 시간선택제로 근무하고 있었다. 이 국가들은 대부분 과거 대규모 실업이나 경기 침체, 노동력 부족 현상 등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성장시대를 서서히 마감하고 성숙경제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도 경기 침체와 노동력 부족 전망 등이 전혀 낯선 말이 아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한 기업과 실제 근로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도도 갖추고 있었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기업에 대해 사회보험료(사회보장 분담금의 일종) 부담을 낮춰주고 있었다. 일본은 근로시간이 일반 근로자의 75% 미만이고 급여 수준이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배우자에 대한 건강보험을 무료로 적용해주는 혜택을 줬다. 산업별로 봤을 때는 공공·서비스 부문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제조·건설업에서의 시간선택제 근로자 비율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10% 이하로 나타났지만 서비스·공공 부문에서는 30∼70%로 높게 나타났다. 이광호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시간선택제 활성화가 여성의 자발적 취업과 고용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공공·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활성화 정책을 펼친다면 그 효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팀장 문권모 소비자경제부 차장▽팀원 박창규 권기범 김성모(소비자경제부) 유성열(정책사회부) 장선희(사회부) 송충현 기자(경제부) 박형준 도쿄특파원(국제부)}
지난해 국내 패션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프리미엄 패딩 관련 시장이 올해는 초가을부터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날씨가 따뜻해지면 패딩 제품은 잘 팔리지 않는다는 통념이 깨지면서, 주요 업체들은 관련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1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주요 점포에 들어선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매장들은 지난달부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에 입점한 ‘몽클레어’는 9월 한 달간 4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캐나다 브랜드 ‘노비스’의 9월 매출도 2억 원 이상이었다. 현대백화점이 올해부터 직매입해 선보이는 이탈리아 브랜드 ‘에르노’의 매장 2곳도 9월 12∼29일 모두 6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백화점과 주요 업체들은 이미 이런 현상을 예상하고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2012년부터 프리미엄 패딩 열풍을 주도해 온 ‘캐나다구스’의 수입업체 코넥스솔루션은 올해 수입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업체들이 이렇게 관련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따뜻했던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패딩을 찾는 사람들이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특히 여성의 경우 지난해 패딩 구매율(100명당 해당 제품을 산 사람의 비중)은 26.2%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18.2%보다 8.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