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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책방송원(KTV)은 프랑스 국립 시청각기구(INA)가 소장한 한국 관련 영상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14일(현지 시간) KTV에 따르면 KTV는 프랑스 파리 외곽 브리쉬르마른 INA 본사에서 업무협약식을 열고 양 기관 보유 영상의 연구 목적 사용 및 상업적 위탁 판매 그리고 문화유산 홍보 문화예술프로젝트 기획에 합의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하종대 KTV 원장과 스테판 람지 INA 커뮤니케이션 국장을 비롯해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 KTV는 “이번 협약으로 KTV는 INA 온라인 플랫폼의 총 200만 시간 넘는 영상 아카이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으며 INA는 한국 영상 문화유산을 프랑스에 소개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 희귀 성화(聖畫·Icon)들이 러시아군 미사일 세례를 뚫고 비밀리에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무사히 옮겨져 전시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소실이나 도난 위험에 처한 우크라이나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 문화재들은 유럽 다른 국가로 ‘구조’돼 보호받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국립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이 소장한 성화 5점이 14일부터 루브르박물관에서 ‘신성한 이미지의 기원’이란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그리스도와 성모 그리고 성인(聖人)을 그린 성화는 동방 정교회에서 성스러운 작품으로 여겨진다. 전시작은 6세기와 7세기 초 제작된 이집트 시나이 사막의 성(聖) 카타리나 수도원 성화 4점과 13세기 말 또는 14세기 초 콘스탄티노플(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제작된 성 니콜라우스 모자이크화다. 이 성화들은 루브르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다른 우크라이나 성화 11점과 함께 지난달 은밀하게 폴란드와 독일을 거쳐 이송됐다. 지난해 10월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의 약 40m 옆에 떨어져 미술관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이후 다른 소장품 모두 모처(某處)로 옮겨졌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이날 루브르박물관에서 “(러시아가) 우리 유물을 훔치고 문화유산을 망가뜨리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세계 유산 일부인 우크라이나 문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 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에 의한 우크라이나 문화재, 예술품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러시아군은 남부 헤르손 미술관에 난입해 유물과 예술품 수백 점을 훔쳐 크림반도 심페로폴로 가져갔다. 약탈된 물품에는 에카테리나 여제 고문을 맡은 정치인 그리고리 포촘킨의 유골도 포함돼 있다. 이 작품들은 심페로폴의 콘서트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빈협약에 따라 전쟁 상대국 문화재 약탈은 전쟁범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문화재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예술품 및 문화재 보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박물관은 지난해 4월 리비우 국립 미술관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 소장 작품의 손상을 막기 위해 특수보호직물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베네치아 박물관 측은 리비우 미술관이 소장한 미술품 6만5000여 점과 조각상 2000여 점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 희귀 성화(聖畫·Icon)들이 러시아군 미사일 세례를 뚫고 비밀리에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무사히 옮겨져 전시됐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소실이나 도난 위험에 처한 우크라이나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 문화재들은 유럽 다른 국가로 ‘구조’ 돼 보호받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국립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이 소장한 성화 5점이 14일부터 루브르박물관에서 ‘신성한 이미지의 기원’이란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그리스도와 성모 그리고 성인(聖人)을 그린 성화는 동방 정교회에서 성스러운 작품으로 여겨진다. 전시작은 6세기와 7세기 초 제작된 이집트 시나이 사막의 성(聖) 카타리나 수도원 성화 4점과 13세기 말 또는 14세기 초 콘스탄티노플(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제작된 성 니콜라우스 모자이크화다. 이 성화들은 루브르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다른 우크라이나 성화 11점과 함께 지난달 은밀하게 폴란드와 독일을 거쳐 이송됐다. 지난해 10월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보흐단-바르바라 하넨코 미술관 약 40m 옆에 떨어져 미술관 건물 일부가 파손됐다. 이후 다른 소장품 모두 모처(某處)로 옮겨졌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이날 루브르박물관에서 “(러시아가) 우리 유물을 훔치고 문화유산을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는 세계 유산 일부인 우크라이나 문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 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에 의한 우크라이나 문화재, 예술품 약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러시아군은 남부 헤르손 미술관에 난입해 유물과 예술품 수백 점을 훔쳐 크림반도 심페로폴로 가져갔다. 약탈된 물품에는 에카테리나 여제 고문을 맡은 정치인 그리고리 포촘킨의 유골도 포함돼 있다. 이 작품들은 심페로폴의 콘서트홀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엔나 협약에 따라 전쟁 상대국 문화재 약탈은 전쟁범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문화재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예술품 및 문화재 보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박물관은 지난해 4월 리비우 국립 미술관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여러 미술관과 박물관 소장 작품 손상을 막기 위해 특수보호직물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당시 베네치아 박물관 측은 리비우 미술관이 소장한 미술품 6만5000여 점과 조각상 2000여 점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949년 창설 이래 최대 방공(防空)훈련에 돌입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병합을 계기로 2018년부터 5년간 공들인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공격을 상정하고 이뤄졌다. 반격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동남부 격전지 7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체첸공화국 특수부대와 계약을 맺고 병력을 보강했다.● “러시아 침략에 맞선 나토 단결 입증”12일(현지 시간) 독일 영공 및 북해와 발트해 상공에서 시작된 나토 창설 이후 최대 방공훈련 ‘에어 디펜더 23’은 23일까지 진행된다. 나토 회원국 독일이 주도하는 이 훈련에는 올 4월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와 옵서버 자격으로 함께하는 일본을 비롯해 25개국이 참여했다. 25개 국가에서 병력 1만여 명과 함께 독일 공군 유로파이터 전투기 30대 및 토네이도 16대, 미국 네덜란드의 F-35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와 헬리콥터 250대가 투입됐다. 이번 훈련은 집단방위체제를 규정한 나토 조약 제5조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하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가 발동된 상황을 가정했다. 훈련 주도국인 독일 공군은 방어 훈련이라고 강조했지만 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을 공격했을 때 반격하는 상황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 디펜더 23 감독관인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 연방공군 참모총장은 “훈련의 주요 목적은 러시아 침략에 맞서 나토의 단결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르하르츠 참모총장은 이번 훈련을 2018년부터 준비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이 (훈련의) 방아쇠가 됐다”고 말했다.● 우크라, 동남부 7개 마을 탈환우크라이나 대반격 전황도 속속 전해졌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남부 자포리자주 로브코베, 레바드네, 노보다리우카 마을과 도네츠크주 남부 스토로제베를 비롯해 7개 마을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밤 동영상 연설에서 “전투는 치열하지만 우리가 전진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적의 손실은 우리에게 정확하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반격 작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독일 프랑스 폴란드 등 3개국 정상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탄약 무기 및 전투 차량을 앞으로 며칠, 몇 주에 걸쳐 계속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늦추려 남부 헤르손 노바카호우카 댐에 이어 도네츠크의 또 다른 소규모 댐을 파괴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발레리 셰르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12일 도네츠크 서부 모크리 얄리강 상류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돼 양안으로 범람했다며 “러시아의 목표가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늦추는 것이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남동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저항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격도 이어갔다. 13일에는 젤렌스키 대통령 고향인 중부 크리비리흐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러시아군 전열에 다소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체첸공화국 특수부대 아크마트그룹과 전투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용병 계약인 셈이다. 그동안 남동부 격전지에서 러시아 정규군을 대신해 전투를 벌인 민간 용병 집단 바그너그룹과 러시아 국방부 사이 계약은 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949년 창설 이래 최대 방공(防空)훈련에 돌입했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계기로 2018년부터 5년간 공들인 이번 훈련은 러시아의 나토 회원국 공격을 상정하고 이뤄졌다. 반격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은 동남부 격전지 7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체첸 공화국 특수부대와 계약을 맺고 병력을 보강했다.● 사실상 러시아의 나토 공격 겨냥 12일(현지 시간) 독일 영공 및 북해와 발트해 상공에서 시작된 나토 창설 이후 최대 방공훈련 ‘에어 디펜더 23’은 23일까지 진행된다. 나토 회원국 독일이 주도하는 에어 디펜더 23 훈련에는 올 4월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와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하는 일본을 비롯해 25개국이 참여했다. 25개 국가에서 병력 1만여 명과 함께 독일 공군 유로파이터 전투기 30대와 토네이도 16대, 미국 네덜란드의 F-35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와 헬리콥터 250대가 투입됐다. 이번 훈련은 집단방위체제를 규정한 나토 조약 제5조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필요하면 무력 사용을 포함한 원조를 제공한다’가 발동된 상황을 가정했다. 훈련 주도국인 독일 공군은 방어 훈련이라고 강조했지만 러시아군이 나토 회원국을 공격했을 때 반격하는 상황도 포함돼 있어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 디펜더 23 감독관인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 연방공군 참모총장은 “훈련의 주요 목적은 러시아 침략에 맞서 나토의 단결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르하르츠 참모총장은 이번 훈련이 2018년부터 준비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이 (훈련의) 방아쇠가 됐다”고 말했다.●우크라, 동남부 7개 마을 탈환 우크라이나 대반격 전황도 속속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대반격 개시 이후 10~11일 우크라이나 동남부 격전지 마을 7곳을 러시아로부터 탈환했다고 밝혔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나 말야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남부 자포리자주 로브코보, 레바드네, 노보다리우카 마을과 도네츠크주 남부 스토로제베를 비롯해 7개 마을을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대반격 작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독일 프랑스 폴란드 3개국 정상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탄약 무기 및 전투 차량을 앞으로 며칠, 몇 주에 걸쳐 계속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을 늦추려 남부 헤르손 노바카호우카 댐에 이어 도네츠크 또 다른 소규모 댐을 파괴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주장했다. 1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발레리 셰르셴은 이날 도네츠크 서부 모크리 얄리강 상류 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돼 양안으로 범람했다고 말했다. 이어 셰르셴 대변인은 “러시아의 목표가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늦추는 것이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남동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저항하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공격도 이어갔다.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고향인 중부 크리비리흐 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쳤다. 다만 러시아 군 전열에 다소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체첸 공화국 특수부대 아크마트 그룹과 전투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용병 계약인 셈이다. 그동안 남동부 격전지에서 러시아 정규군을 대신해 전투를 벌인 민간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국방부 사이 계약은 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숱한 성(性) 추문과 각종 부패에도 이탈리아 역대 최장수 총리를 지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사진)가 만성 백혈병으로 1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7세.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소유 이탈리아 미디어 기업 메디아세트는 홈페이지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9일 백혈병 치료를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1936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대 중반 부동산 업체를 세운 뒤 개발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이렇게 거머쥔 부(富)를 기반으로 이탈리아 최대 상업방송 메디아세트를 창업해 1990년대 초반에는 4개 민영 TV 중 3개 채널을 소유한 언론 재벌이 됐다. 1986년에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최고 인기팀 AC 밀란을 사들여 구단주가 됐다. 그는 1994년 1월 의회가 해산되고 조기 총선이 발표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좌파 승리가 예상되자 “정권을 공산주의자들에게 넘겨줄 수 없다”며 갑자기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우파 ‘전진 이탈리아당’을 창당해 수도 로마 중심지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고 두 달 뒤 총리까지 올랐다. 2001∼2006년 두 번째 총리를 맡아 전후 이탈리아에서 단일 정부로는 최장기 재임 기록을 세웠다. 이어 2008년 세 번째 총리가 됐지만 문란한 사생활과 부정부패 문제가 또 터졌다. 성매매 종사 여성들과 파티를 벌이는 등 잇단 섹스 스캔들이 불거졌고 부패 및 탈세 혐의로 2012년 말 유죄가 선고됐다. 고령이라 복역 대신 사회봉사 1년형을 받으며 정치판을 떠났다. 2017년 AC밀란까지 매각하며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듯했던 그는 그해 11월 시칠리아 지방선거에서 우파 연합 후보를 지지하며 승리를 이끌어 정계에 복귀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이탈리아형제들(FdI) 등과 우파 3당 연정을 성사시켰고 자신은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총리 재임 시절 밀라노같이 부유한 북부를 대변하며 특유의 카리스마로 불안한 이탈리아 연정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이탈리아를 세계 무대에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자신의 언론사를 정치 선전에 이용했고, 정치권력을 남용해 막대한 부를 더 키웠다는 비판도 받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자 올 3월부터 위조 여권 사용 혐의 등으로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11일 총선을 앞둔 몬테네그로 정쟁의 한복판에 섰다. 총선에서 실각할 가능성이 있는 드리탄 아바조비치 총리(38)는 7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5일 권 대표로부터 자필 편지를 받았다”며 해당 편지에 권 대표가 유력 야권 정치인 겸 전 재무장관인 밀로이코 스파이치 ‘지금유럽’ 대표(36)에게 정치 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공개했다. 현재 주요 정당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지금유럽’을 이끌고 있으며 차기 총리로도 거론되는 스파이치 대표는 “2018년 내가 일했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나 정치 자금 수수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섰다. 현직 총리가 총선 직전 직접 의혹을 제기한 만큼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편지 내용이 사실이면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로 도피하는 데 스파이치 대표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어 권 대표의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몬테네그로 내무 “권 대표 노트북에 후원 증거” 8일 현지 매체 ‘비예스티’ 등에 따르면 아바조비치 총리는 7일 회견에서 “(권 대표와 스파이치 대표가) 연락을 취했고 제3자(스파이치 대표)가 이익을 얻기 위해 (권 대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 시도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정치 자금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권 대표는 마르코 코바치 법무장관 등에게도 자신이 스파이치 대표를 후원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특별검사의 수사도 촉구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스파이치 대표가 그와 접촉한 것이 사실이라면 몬테네그로에 좋지 않다. 몬테네그로가 전 세계 사기꾼의 온상이 돼선 안 된다”고도 했다. 당국은 두 사람의 거래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프 아지치 내무장관은 스파이치 대표가 몬테네그로와 국경을 맞댄 이웃 나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권 대표를 만났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두 사람이 만난 거리 이름까지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권 대표로부터 압수한 노트북에 정치 자금 후원의 증거가 담겨 있다. 액수를 말하진 않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스파이치 “나도 피해자” 스파이치 대표는 자신과 자신의 회사 또한 권 대표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아바조비치 총리의 기자회견은 ‘지금유럽’의 총선 승리를 막기 위한 조작된 음모론이라고 맞섰다. 그는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재무장관을 지내며 가상자산 업계를 적극 지원했다. 당시 “블록체인 산업이 향후 3년 안에 몬테네그로 경제의 30%를 차지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했다. 권 대표는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달 11일 첫 재판을 받았다. 다음 재판은 16일 열린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사람들은 패스트푸드를 정말 싫어했는데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젊은층이 맥도널드 같은 곳을 많이 가죠.”지난달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대로변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 앞에서 만난 시민 마리엘렌 벨장그 씨는 두 손에 맥도널드 제품을 각각 든 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좀 전에 회의 하나를 마치고 이제 다른 회의에 참석하러 가야 해서 바쁘다. 이럴 땐 패스트푸드가 빠르고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좋다”며 웃었다.》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패스트푸드 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개선문 방향으로 샹젤리제 대로를 약 10분 걷는 동안에도 맥도널드, 버거킹 등 7곳의 패스트푸드점을 볼 수 있었다. 몇몇 매장은 건물 밖 테이블까지 만석이었다. 반면 이 주변 고급 레스토랑은 테라스는 물론이고 건물 내부까지 자리가 많이 비어 대조를 이뤘다. 佛패스트푸드점 20년 새 4배 시장조사회사 ‘CHD엑스퍼트-데이터센셜’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전체 패스트푸드 매장 수는 5만1500곳으로 20년간 4배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서도 17% 증가했다. 햄버거를 먹는 영국인들을 향해 ‘고깃덩어리나 먹는 국가’라며 패스트푸드를 수준 낮은 음식으로 하대하던 프랑스인들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바빠진 일상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프랑스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1% 올랐다. 4월(5.9%)에 비해선 소폭 완화됐지만 지난해 5월부터 매월 5%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물가로 식료품 등 원료 값이 오르니 외식비도 뛰고 있다. 프랑스 호텔 및 식당 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외식비가 8%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식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파리의 팡테옹 근처 패스트푸드 매장 앞에서 만난 장뤼크 시르 씨는 “예전에는 1주일에 3번씩 외식을 했지만 지금은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물가로 일반 식당의 가격은 엄청 뛰었지만 패스트푸드는 비교적 저렴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날 취재팀 2명이 맥도널드에서 식사하는 데 든 비용은 18.5유로(약 2만6000원)였다. 바로 옆 프랑스식 레스토랑에선 1인분 가격만 39.6유로(약 5만5000원)에 달했다.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일반 레스토랑에서 외식할 비용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2인분을 주문할 수 있는 셈이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자 르몽드 등 유명 언론에서도 최근 ‘20유로 이하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 등을 종종 소개하고 있다. 샌드위치, 바게트 등 빵만 팔던 빵집에선 기존에 보기 힘들던 테이블과 의자를 매장 내에 놓고 점심 식사 손님을 받는다. 샌드위치, 음료, 간단한 샐러드를 곁들인 10유로대 저렴한 식사 메뉴가 인기다. 음료나 간단한 디저트만 팔던 카페들도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구성된 간편 점심 식사를 판매하고 있다.할인 매장서 ‘짠물 소비’ 고물가는 프랑스인의 쇼핑 패턴도 바꿔놓았다. 파리 곳곳엔 재고 물품을 저렴하게 파는 할인 매장이 늘고 있다. 대형마트 ‘스토코마니’는 올해 3월 할인 품목을 다양하게 늘리고 할인 매장을 세련되게 리모델링해 눈길을 끌었다. 스토코마니의 한 지점은 다양한 색상의 네온사인으로 13개 영역을 구분해 가격대별로 제품을 배치했다. 소비자들이 할인 상품을 쇼핑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매장은 2유로(약 2800원) 미만에 살 수 있는 제품이 약 2000개에 달한다. 할인 폭은 최대 70%. 스토코마니는 지난해 8억 유로(약 1조1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급 식재료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프랑스인들은 장바구니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못난이 매장’도 즐겨 찾는다. 할인 매장 ‘프리미암’은 농산지 협동조합, 제조업자 등과의 직거래를 통해 외형이 고르지 않아 제대로 팔기 어려운 과일과 채소, 잘게 잘리지 못한 햄과 고기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유통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도 인기다. 중고품 수요도 늘고 있다. 현지 매체 ‘유럽1’에 따르면 유아 중고용품 판매 애플리케이션 ‘빕스’는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는다. 1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이곳에선 유아 중고용품을 신제품의 50∼80%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보리스 포르코니 빕스 홍보담당자는 “올해 이용자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드플레이션’ 논란 고물가가 계속되자 ‘그리드플레이션(greed+inflation)’ 논란도 일고 있다. 그리드플레이션은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려고 판매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덩달아 소비자 가격 또한 오르고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기업들은 보통 가격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낮추려 하기 때문에 그리드플레이션은 억지 논리라는 반론도 존재하지만 고물가가 워낙 심하다 보니 기업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식지 않고 있다. 독일 금융기업 알리안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가 유럽의 식량 인플레이션에 작지만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또한 유럽 당국자들이 근원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핵심 요인으로 주요 기업의 이익 전망치를 꼽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민심이 흉흉한 데다 정부의 가격 동결 압박이 강해지다 보니 주요 기업 또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유통회사 카르푸는 지난해 시리얼, 커피, 기저귀 등 100여 개 필수 품목에 대해 일시적으로 가격을 동결했다. 에너지 값 급등으로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올린 주요 에너지 기업도 최근 잇따라 가격 인하 방침을 밝혔다. 자영업자도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특히 프랑스의 ‘국민 빵’으로 통하는 바게트 값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버터, 밀가루 등 원료 값뿐 아니라 빵을 굽는 데 쓰이는 에너지 비용도 급등한 탓이다. 프랑스 곳곳에서 제빵사들이 “바게트를 구울 수 없다”며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이는 일이 잦다.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여진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권은 ‘바게트 대란’까지 일어나면 민심이 폭발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올 1월 엘리제궁에 제빵사들을 초청해 “에너지 가격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에너지 기업과 협의하겠다”고 달랬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또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빵사는 세금 납부를 미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프랑스 정부가 반도체 업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글로벌파운드리가 자국에 신설하는 공장에 29억 유로(약 4조 원)를 지원한다. 프랑스 정부의 반도체 투자로는 5년 만의 최대 규모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둘러싸고 생산 우위를 점하려는 세계 주요국 정부의 보조금 경쟁이 거세다. 5일(현지 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장관은 이날 프랑스 서남부 그르노블 인근 크롤에 들어설 반도체 공장에 2017년 이후 가장 큰 정부 보조금을 투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위스·이탈리아 기업으로 차량용 반도체 강자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가 함께 설립하는 공장이다. 건설에 총 75억 유로(약 10조 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연합(EU)은 역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4월 EU가 시행하기로 합의한 반도체법에 따르면 2030년까지 430억 유로(약 60조 원)를 공공 또는 민간 투자에 지원한다. 전기차, 인공지능(AI) 등으로 역내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수급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불안을 해소하려는 의도다. EU는 세계 반도체 시장 공급망 점유율을 기존 9%에서 2030년 2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프랑스 정부는 크롤 공장 신설로 EU 점유율이 2028년 약 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반도체 산업 보조금 경쟁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등의 봉쇄 조치가 강화돼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자 반도체 확보 차원에서 생겨났다. 미국은 지난해 반도체법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관련 투자에 527억 달러(약 68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보조금에 힘입어 반도체 공급망의 이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구마모토현에 대만 TSMC 공장이 들어서고 있는 일본은 미국 마이크론의 5000억 엔(약 4조6800억 원) 규모 차세대 D램 생산시설도 유치했다. 보조금 2000억 엔(약 1조870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최근 영국 ARM과 파운드리 동맹을 맺었고 TSMC도 독일 드레스덴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4일(현지 시간) 새벽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1위로 바리톤 김태한(23)이 호명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1988년 이 콩쿠르에 성악 부문이 신설된 뒤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로서 첫 우승을 거뒀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날 수상자 발표 직후 무대 뒤에서 만난 주역들이 남긴 말 중에서 기사로 못 쓴 내용을 소개합니다. 말 그대로 ‘비하인드 더 신’. 감격의 순간 이들의 따끈따끈한 말 들어보시죠.● 1위 바리톤 김태한 “여러 번 좌절의 경험”“바리톤에게는 꿈같은 역할인 피가로 역할을 정말 해보고 싶은데 아직은 저한테 음이 많이 높아요. 그 유명한 아리아에 도전했다가 여러 번 좌절했어요. ‘3년 내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제가 아직 어리니까, 나이가 좀 차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로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 역할을 꼽으며)“올해 1월 스페인 비냐스 콩쿠르에서 레파토어(repertoire·연주 곡목)를 무리하게 선정해서 2차에서 떨어졌어요. 친한 한예원 누나가 우승을 해서 시상식에서 누나와 조수미 선생님과 사진을 찍고 왔어요. 이번엔 레파토어 선정에 굉장히 공을 들였어요. 최대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오랫동안 준비해온 곡으로 선정했습니다.”“(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영어로 수퍼스타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웃음)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오페라 공연을 하는 수퍼스타요!”● 5위 베이스 정인호 “콩쿠르나 오디션, 8년간 95번째”“원래는 테너로 노래를 시작했는데 바리톤으로 바꿨다가 지금은 베이스예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돌아왔어요. 학교 진학도 늦었죠. 그래서 마음 속에 조급함이 있었어요. 첫째여서 책임감도 있었죠. 그 동안 이렇게 해온 것에 대해 (오늘 결과로) 위로와 보상을 받는 느낌이라 감사한 마음입니다.”“어제 세어 보니 제가 베이스로 바꾼 2015년부터 콩쿠르나 오디션을 한 게 벌써 95번째더라고요. 항상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노래를 정말 사랑해서 지금까지 왔다’라고는 말 못하겠어요. 하지만 제가 타고난 달란트를 잘 살려 열심히 사는 게 내 인생의 사명이라 생각하며 임했습니다.”● 심사위원 성악가 조수미 “내 빛 끄려는 사람 멀리하라”“저는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헤쳐 나가지’라며 자신을 내던지면서 즐겨요. ‘힘들지만 내가 크게 강해지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렇게 살다보니 몇 년 전부턴 ‘이게 내 팔자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최근엔 이제 많은 일을 했으니 후배나 내 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해요. 내가 갔던 길이 많은 한국 분에게 용기가 됐으면 해요.” (오래도록 활약하는 비결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슬럼프에 잘 빠지진 않지만 (힘들어지면) 슬럼프인가 분석을 차갑게 해요. 학자처럼 써가면서 뭐가 문제인지, 해법은 무엇인지 찾으려고 하죠. 인간관계가 중요해요.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감성적이기 때문에 내가 갖고 있는 열정, 빛이 계속 꺼지지 않아야 하는데, 이 불을 끄려는 사람들은 멀리하는 게 중요하죠.” (슬럼프 극복 방법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개인적으로 죽기 전엔 멋진 사랑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러지 않으면 억울할 것 같아요. 그 동안 너무 커리어만 바라보고 왔어요. 문제는 사람들이 나를 무서워해요. 나 되게 착한데. (웃음)” (남은 목표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벨기에 공영방송 RTBF PD 티에리 로로 “서울대-한예종 경쟁 보는 재미”“매년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 경연자들이 신청할 때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각각 몇 명 왔는지 보는 게 재미예요. 두 학교 간의 경쟁이죠. 올해 1라운드에선 한예종이 7명, 서울대는 4명을 보냈는데 결선에선 서울대에서 2명, 한예종이 1명 올라갔습니다. 매년 달라지는 이 모습을 봐요. 훌륭한 두 학교가 있다니 다행인 일이죠.”“한국 경연자들은 예전엔 노래하는 방식이 비슷했어요. 그런데 노래란 건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니 스스로 내면에서 뭔가를 꺼내 보여야 해요. 지금은 학생들이 느낌을 더 잘 표현해요.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라고 할까요. 더 큰 정체성, 자아가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클래식 음악은 한국에서 기초적인 교양수업이지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르치잖아요. 이건 정말 중요해요. 아이가 전문 연주자가 되지 않아도 클래식 음악은 집중력, 암기력, 상상력, 사회력 등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역량을 키워 줍니다. 좋은 사람이 되게 하는 역할을 하죠.”브뤼셀=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가 4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 2014년 러시아가 강제합병한 남부 크림반도 등에서 러시아군에 대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반대하는 러시아 민병대 또한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남부 벨고로트주에서 러시아군을 생포한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1년 4개월 만에 우크라이나가 사실상의 대반격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은 5일 “대규모 공세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반격’을 부인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분간 우크라이나 동부를 둘러싼 교전은 물론이고 판세를 둘러싼 양측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흙탕 굳어 ‘지상 공습 유리’ 판단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5일 성명에서 “4일 우크라이나군 2개 전차 대대와 6개 기계화 여단이 도네츠크 등 남부전선 5곳에서 대규모 공세를 벌였다”고 밝혔다. 다만 “적(우크라이나군)은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다. 우리가 우크라이나 병사 약 250명을 사살하고 전차 16대, 보병 전투차량 3대, 장갑차 21대 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이번 공세가 그동안 준비하던 대반격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러시아 점령지 내 무기고 및 대공 체계 등에 15회 공습을 가했고, 러시아 무인기(드론) 6기를 요격했다고만 밝혔다. CNN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크림반도 등에도 드론 공격을 했다고 전했다. 벨고로트주에서는 반푸틴 민병대 ‘러시아의용군단(RVC)’이 러시아 병사 수십 명을 생포한 영상을 공개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또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러시아 점령지 일부를 수복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대반격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 우리가 성공할 것을 믿는다”고 밝힌 데 이어 나왔다. 이에 영토 탈환을 위한 대반격에 돌입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지형 변화, 러시아군의 전력 약화 판단, 미국산 브래들리 장갑차 등 서방의 계속된 무기 지원 등에 따른 자신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평원이 대부분인 동부는 흔히 ‘라스푸티차’로 불리는 진흙지대가 많다. 눈이 녹는 봄철에는 이 지역을 전차 등으로 통과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땅이 굳는 여름철을 맞아 지상군 공격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다는 의미다.● 러, 체첸군 투입 가능성 vs 美 “계속 지원”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으나 관련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세를 뒤집기 위해 체첸군을 투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람잔 카디로프 체첸자치공화국 지도자는 4일 텔레그램을 통해 “벨고로트주에 대규모 병력을 보내겠다”고 제안했다. 잔인하기로 유명한 체첸군은 러시아가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을 점령할 때도 러시아군을 도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 CNN에 “이 반격 작전이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독일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기지에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 탱크 부대가 반격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군 제47기계화여단이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부근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다며 “서방 무기와 노하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부대들이 싸움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과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 사회의 혼란 또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BBC는 침공 후 러시아를 떠난 사람이 최소 수십만 명에서 최대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대부분 의사, 변호사, 기술자 등 50세 미만의 전문직이라고 전했다. 고학력 노동자의 이탈은 러시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이제 세계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성악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심사를 맡은 성악가 조수미 씨는 결선 마지막 날인 3일(현지 시간) 브뤼셀 한국문화원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한국 클래식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성악을 배운 참가자들이 독일어를 완벽하게 발음하고 음악 수준도 놀랍다”고 강조했다. 동양인이 드물던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아시아 최초 프리마돈나로 우뚝 선 조 씨는 후배들의 활약상이 뿌듯하다. 그는 4일 새벽 김태한의 우승 소식을 듣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 김태한과 5위로 입상한 베이스 정인호, 6위까지인 입상권에는 들지 못한 바리톤 다니엘 권 등 한국인 결선 진출자 3명 모두를 꼭 끌어안아 줬다. “1980년대 초 유럽에서 활동할 때 동양적인 얼굴과 태도가 오페라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거절도 많이 당했고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외국 사람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제 한국에서 왔다는 것 자체가 (실력을) 개런티(보증)합니다.” 조 씨는 이어 “관객과의 소통 능력, 카리스마, 성격, 언어 능력”을 훌륭한 성악가의 조건으로 꼽으며 “음악 테크닉은 기본이기 때문에 (심사할 때)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K팝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조 씨는 K클래식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이 봤다. 그는 “클래식은 역사나 스토리를 담은 불후의 음악 장르”라며 “한국 사람들은 (뭘 하든) 끝장을 보려는 면이 있어서 한국 클래식은 영원할 것 같다”고 웃었다. K팝과 협업할 수 있는 음반 작업 및 콘서트를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60대에도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에 대해 “슬럼프에 잘 빠지진 않는다. 힘들 때는 학자처럼 글을 쓰면서 내가 슬럼프인지, 무엇이 문제이며 해법은 무엇인지 찾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조 씨는 내년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수미 조 국제 성악 콩쿠르’를 프랑스 파리 근교 성에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브뤼셀=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국내에서 성악을 배운 바리톤 김태한(23)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88년 이 콩쿠르에 성악 부문이 처음 열린 이래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로서 첫 우승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측은 4일(현지 시간) 결선 진출자 12명 가운데 김태한이 우승했다고 밝혔다. 김태한은 2000년 8월생으로 결선 진출자 중 최연소이자 지난해 9월 독주회를 통해 갓 데뷔한 성악계의 샛별이다. 김태한 외에 베이스 정인호(32)도 5위에 올라 입상했다. 벨기에 왕실이 주최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피아노 콩쿠르(폴란드), 차이콥스키 콩쿠르(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바이올린, 피아노, 성악, 첼로 부문을 4년마다 번갈아가며 개최한다.● “프랑스어권 무대, 프랑스어로 불러야”1일부터 사흘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결선에서 김태한은 2일 무대에 올라 바그너 ‘오 나의 사랑스러운 저녁별이여’부터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까지 4곡을 불렀다. 현지 언론 ‘라 리브르 벨지크’의 클래식 비평가 마르틴 메르제는 “김태한의 목소리는 웅장하고 풍부해 멜로디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보기 드문 우아함과 권위를 가진 그는 아름답게 절제돼 감동을 전한다”고 평했다. 김태한은 록 가수를 꿈꾸다 어머니 권유로 성악을 경험한 뒤 중학교 3학년 때 정식으로 성악을 시작했다. 선화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국립오페라단에 소속돼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4년간 바리톤 나건용을 사사했다. 순수 국내파인데도 이번 결선 무대에서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정확하게 발음해 극찬을 받았다. 특히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는 원래의 이탈리아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불렀다. “여기(벨기에)가 프랑스어권이기도 하고, 프랑스 요청을 받아 베르디가 작곡한 ‘돈 카를로’ 원래 버전도 프랑스어였어요. 이 작품이 크게 성공하면서 나중에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것이죠. 곡 마지막 소절이 ‘플랑드르를 구해 달라’는 의미인데 플랑드르가 벨기에 땅이어서 여러모로 의미가 있습니다.” 외국어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는 그는 “국제음성기호(IPA)상 발음기호 공부가 정석인데 그 또한 (실제 발음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원어민 노래를 많이 듣고 세세한 부분까지 따라 해보곤 한다”고 말했다. 또 “곡의 음정, 박자뿐 아니라 (가사인) 시를 분석하고 시인에 대해 공부하는 등 곡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을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해 즐기니 긴장 안 돼”독하게 훈련하는 신인 성악가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운 발랄함도 드러냈다. 김태한은 “내 목표는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즐기고 내려오는 것”이라면서 “이번에도 즐기니 하나도 긴장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사실 국제 콩쿠르보다 국내 콩쿠르가 더 떨린다”며 “한국인이 노래를 워낙 잘하기 때문에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 경연에 나간다고 해도 1등 할 자신이 없을 정도로 실력자가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결선 무대에 선 남성 진출자 3명 모두 한국인이었고, 국가별로도 프랑스, 캐나다(이상 각 2명)를 제치고 제일 많았다. 그는 “연습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걸어다니면서도 연습하고, 놀면서도 연습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 걸어다니면서 (노래를 부르는) 민폐를 끼친 것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한국 클래식 음악의 수수께끼’ 같은 이른바 K클래식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든 티에리 로로 벨기에 공영방송 RTBF PD는 “젊은 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이 나이 든 사람의 음악으로만 여겨지던 서양 클래식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태한은 9월부터 2년간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오페라 스튜디오 멤버로 활동할 예정이다.브뤼셀=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제 세계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성악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심사를 맡은 성악가 조수미 씨는 결선 마지막날인 3일(현지 시간) 브뤼셀 한국문화원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한국 클래식 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성악을 배운 참가자들이 완벽한 독일어를 발음하고 음악 수준도 놀랍다”고 강조했다. 동양인이 드물던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서 아시아 최초 프리마돈나로 우뚝 선 조 씨는 후배들의 활약상이 뿌듯하다. 그는 4일 새벽 김태한의 우승 소식을 듣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1980년대 초 유럽에서 활동할 때 동양적인 얼굴과 태도가 오페라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거절도 많이 당했고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외국사람처럼 보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제 한국에서 왔다는 것 자체가 (실력을) 개런티(보증) 합니다.” 조 씨는 이어 “관객과의 소통 능력, 카리스마, 성격, 언어 능력”을 훌륭한 성악가의 조건으로 꼽으며 “음악 테크닉은 기본이기 때문에 (심사할 때)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K팝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조 씨는 K클래식의 성공 가능성을 더 높이 봤다. 그는 “클래식은 역사나 스토리를 담은 불후의 음악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사람들은 (뭘 하든) 끝장을 보려는 면이 있어서 한국 클래식은 영원할 것 같다”며 웃었다. K팝과 협업할 수 있는 음반 작업 및 콘서트를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60대에도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비결에 대해 “슬럼프에 잘 빠지진 않는다. 힘들 때는 학자처럼 글을 쓰면서 내가 슬럼프인지, 무엇이 문제이며 해법은 무엇인지 찾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슬럼프에 빠진 후배들에게는 “무대에 서는 사람들 같이 예민하고 감성적인 사람들에게 늘 중요한 것은 내 ‘빛’이다. 그러니 그 ‘불’을 끄려는 사람은 멀리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씨는 내년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수미 조 국제 성악 콩쿠르’를 프랑스 파리 근교 성에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브뤼셀=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국내에서만 성악을 배운 바리톤 김태한(23)이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아시아 남성으로는 사상 첫 1위를 차지했다. 벨기에 브뤼셀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측은 4일(현지 시간) 결선 진출자 12명 가운데 김태한이 우승했다고 밝혔다. 김태한은 2000년 8월생으로 결선 진출자 중 최연소이자 지난해 9월 독주회를 통해 갓 데뷔한 성악계 샛별이다. 김태한 외에 베이스 정인호(32)도 5위에 올라 입상했다. 한국은 이 두 사람과 바리톤 다니엘 권(31) 등 3명이 결선에 올랐다. 벨기에 왕실이 주최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1937년 바이올린 부문으로 시작됐다. 성악 부문은 1988년 신설됐다. 2015년 이후 바이올린 피아노 첼로 성악 부문을 매년 번갈아 열고 있다. 쇼팽 피아노 콩쿠르(폴란드) 차이콥스키 콩쿠르(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불어권 무대, 불어로 불러야” 1일부터 사흘간 브뤼셀에서 열린 결선에서 김태한은 2일 무대에 올라 바그너 ‘오 나의 사랑스러운 저녁별이여’부터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 중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까지 4곡을 불렀다. 현지 언론 ‘라 리브르 벨지끄’ 클래식 비평가 마르틴느 메르제는 ”김태한의 목소리는 웅장하고 풍부해 멜로디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보기 드문 우아함과 권위를 가진 그는 아름답게 절제돼 감동을 전한다“고 평했다. 록 가수를 꿈꾸다 어머니 권유로 성악을 경험한 뒤 중학교 3학년 때 정식으로 성악을 시작한 김태한은 선화예고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현재 국립오페라단에 소속돼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4년간 바리톤 나건용을 사사했다. 순수 국내파임에도 이번 결선 무대에서 독일어와 프랑스어를 정확하게 발음해 극찬을 받았다. 특히 ‘오 카를로 내 말을 들어보게’는 원래의 이탈리아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불렀다.“여기(벨기에)가 불어권이기도 하고, 프랑스 요청을 받아 베르디가 작곡한 ‘돈 카를로’ 원래 버전도 프랑스어였어요. 이 작품이 크게 성공하면서 나중에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것이죠. 곡 마지막 소절이 ‘플랑드르를 구해달라’는 의미인데 플랑드르가 벨기에 땅이어서 여러 모로 의미가 있습니다.” 외국어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는 그는 “국제음성기호(IPA)상 발음기호 공부가 정석인데 그 또한 (실제 발음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 원어민 노래를 많이 듣고 세세한 부분까지 따라 해보곤 한다”고 말했다. 또 “곡의 음정, 박자뿐 아니라 (가사인) 시를 분석하고 시인에 대해 공부하거나 곡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노력을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다해 즐기니 긴장 안 돼” 독하게 훈련하는 신인 성악가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운 발랄함도 드러냈다. 김태한은 “내 목표는 무대에서 최선을 다 해 즐기고 내려오는 것”이라면서 “이번에도 즐기니 하나도 긴장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사실 국제 콩쿠르보다 국내 콩쿠르가 더 떨린다”며 “한국인이 노래를 워낙 잘하기 때문에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 경연에 나간다고 해도 1등할 자신이 없을 정도로 실력자가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결선 무대에 진출한 남성 3명은 모두 한국인이었고, 국가별로도 프랑스 캐나다(이상 각 2명)를 제치고 제일 많았다. 김태한은 “연습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걸어다니면서도 연습을 하고, 놀면서도 연습을 한다”며 “이 자리를 빌려 걸어다니니면서 (노래를 부르는)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한국 클래식 음악의 수수께끼’ 같은 이른바 K클래식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든 티에리 로로 벨기에 공영방송 RTBF PD는 “젊은 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이 나이든 사람의 음악으로만 여겨지던 서양 클래식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한국인과 교류할 수 있는 포장마차, 시장, 카페를 파리에서 만나니 무척 기뻐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8구 한국문화원 안뜰은 옛 매점과 대포집, 다방 같은 부산 명물로 이뤄진 ‘먹자골목’으로 변했다. 이곳에서 만난 프랑스 축제 기획자 일레나 박투이 씨는 “작년에 여행 다녀온 한국을 다시 느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문화원은 이날 ‘부산 특집 제5회 테이스트 코리아’ 행사를 열어 다양한 부산 식당들을 레트로 감성으로 재현하고 어묵탕, 동래파전 같은 부산 음식을 선보였다.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부산시와 함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후보 부산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한국문화원이 초청한 프랑스 언론인, 인플루언서, 문화계 인사 등 600여 명이 찾았다. 파리에는 2030 세계박람회 장소를 결정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다. 이날 특히 인기 있었던 곳은 믹스커피 등을 제공한 ‘부산다방’이었다. 부산다방에서는 소주와 맥주를 3 대 7 비율로 섞은 한국식 ‘소맥’도 주목받았다. 한국문화원에서는 테이스트 코리아 행사와 함께 ‘활기 넘치는 부산, 바다로 통하는 도시’ 특별전도 열렸다. ‘마도로스’ ‘재첩국 아지매’ 같은 부산 사람들 이야기와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현장을 소개했다. 부산이 최첨단 과학기술 도시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인공지능(AI) 시대 부산의 초상’을 주제로 한 대체불가토큰(NFT) 전시회도 같이 열렸다. 전시장 모니터에 영상으로 소개된 NFT를 본 프랑스 언론사 미술 담당 기자 비르지니 쉬미에 라이앵 씨는 “최근 프랑스에서 NFT 전시가 떠오르고 있는데 부산을 테마로 부산 및 프랑스 작가들이 만든 NFT 작품을 보게 돼 흥미로웠다”며 “작품 수준이 꽤 높았다”고 평가했다. 한국문화원의 이번 행사는 9월 16일까지 계속된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와 함께 2030 세계박람회 개최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최 도시는 11월 열리는 BIE 총회에서 171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시점을 확정했다고 발표한 다음 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이례적인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격이 가해져 주거 건물 2채가 파손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드론 공격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대반격의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30일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주거 건물 2채를 드론으로 공격해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드론 25기가 공격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2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아파트 2채의 일부 주민들이 대피했지만 이후 복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을 가했지만 모두 격추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회의원 막심 이바노프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공격 이후 모스크바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라며 “이제 어떤 시민도 (모스크바 주거지가 공격당하는) ‘새로운 현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또 다른 의원 알렉산드르 힌시테인은 텔레그램에 “루블룝카 마을 3곳에서 드론 3기가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 마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택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건립 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28일부터 이틀간 100대가 넘는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전쟁 이래 최대 규모 공격을 가한 다음 날 발생했다. 이달부터 러시아 접경지에서 무인기 공격이 이어진 데 이어 수도 모스크바에까지 공격이 이뤄지면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9일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최고사령부 회의에서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전술 부대 사령관들의 보고가 있었다. 탄약 보급이나 전술뿐 아니라 (대반격) 시기도 보고됐다”며 “(진격 시기에 대한) 결정은 내려졌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시점을 확정했다고 발표한 다음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이례적인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격이 가해져 주거 건물 2채가 파손됐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드론 공격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대반격의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30일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주거 건물 2채를 드론으로 공격해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드론 25기가 공격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2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아파트 2채의 일부 주민들이 대피했지만 이후 복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을 가했지만 모두 격추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회의원 막심 이바노프는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공격 이후 모스크바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이라며 “이제 어떤 시민도 (모스크바 주거지가 공격당하는) ‘새로운 현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또 다른 의원 알렉산더 킨슈타인은 텔레그램에 “루블료프카 마을 3곳에서 드론 3기가 격추됐다”고 밝혔다. 이 마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택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가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공격은 러시아가 건립 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28일부터 이틀간 100대가 넘는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전쟁 이래 최대 규모 공격을 가한 다음날 발생했다. 이달부터 러시아 접경지에서 무인기 공격이 이어진 데 이어 수도 모스크바에까지 공격이 이뤄지면서 우크라이나 대반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9일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최고사령부 회의에서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전술 부대 사령관들의 보고가 있었다. 탄약 보급이나 전술 뿐 아니라 (대반격) 시기도 보고 됐다”며 “(진격 시기에 대한) 결정은 내려졌다”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우방 벨라루스에 전술핵 이전을 시작했다. 러시아 핵무기의 벨라루스 배치는 27년 만이며 올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를 예고한 지 2개월여 만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코앞까지 핵무기가 들어서면서 핵위협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로) 핵무기 이전이 시작됐다”며 푸틴 대통령이 관련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양국의 핵무기 배치) 합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화학이나 핵무기를 사용하면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경고했다. 다만 “우리 전략 태세를 바꿀 만한 이유나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준비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 “서방이 우크라에 핵무기 주면 핵 선제타격” “벨라루스에 전술핵 이전” 러 “본토에 우크라 미사일 피격” 주장도 벨라루스로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 러시아의 전술핵이 옮겨지고 있다는 소식에 유럽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당장 전술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약속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로서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벨라루스 서쪽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에서는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6일 기자들에게 “현 상황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권에 전투기는 물론 심지어 핵무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그럴(핵무기를 제공할) 경우 이는 그들(우크라이나)에게로 핵탄두를 실은 (러시아) 미사일이 날아들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핵 선제 타격을 경고했다. 벨라루스로 어떤 러시아 전술핵이 얼마나 이전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 보유 전체 핵무기 6300여 기 가운데 전술핵은 약 2000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전술핵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다면 이스칸데르 같은 단거리미사일로 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우크라이나, 폴란드, 발트 3국같이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은 물론이고 최단거리로 약 600km 떨어진 독일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조되는 핵위협 속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 모로좁스크가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미사일을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는 러시아 본토 공격용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최근 반(反)푸틴 러시아 민병대의 러시아 서부 벨고로트 공격에 미국산 장갑차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미국이 공급한 군용 장비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해 왔다”며 “이건 우크라이나의 전쟁이지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이거나 나토와 러시아의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가 우방국 벨라루스에 전술핵 이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 핵무기의 해외 배치는 32년 만이며 올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 전술핵 배치를 예고한 지 2개월 여 만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코앞까지 핵무기가 들어서면서 핵위협 수위는 한층 더 높아졌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로) 핵무기 이전이 시작됐다”며 푸틴 대통령이 관련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나토 회원국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매튜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양국의 핵무기 배치) 합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화학이나 핵무기를 사용하면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경고했다. 다만 “우리 전략 태세를 바꿀만한 이유나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준비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벨라루스로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 러시아의 전술핵이 옮겨지고 있다는 소식에 유럽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당장 이 전술핵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약속한 유럽 국가들로서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베트남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6일 기자들에게 “현 상황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 정권에 전투기는 물론 심지어 핵무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그럴(핵무기를 제공할) 경우 이는 그들(우크라이나)에게로 핵탄두를 실은 (러시아) 미사일이 날아들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핵 선제 타격을 경고했다.러시아 보유 전체 핵무기 6300여 기 가운데 전술핵은 약 2000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전술핵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다면 이스칸데르 같은 단거리미사일로 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조되는 핵위협 속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 모로좁스크가 우크라이나군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서방이 지원한 장거리미사일을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는 러시아 본토 공격용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최근 반(反)푸틴 러시아 민병대의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공격에 미국산 장갑차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미국이 공급한 군용 장비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해왔다”며 “이건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