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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서 드러나듯 국내 포털들의 댓글 정책에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국내 포털들은 애초 상업적 목적에서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려 뉴스에 댓글을 쓰고 볼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댓글이 조직적인 여론 조작에 활용되면서 건전한 여론 형성과 민주적인 정치의사 결정에 오히려 훼방꾼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댓글 저널리즘’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포털들은 댓글 입력이나 추천 등 특정 작업을 반복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댓글로 이용자를 유인해 놓고는 부작용엔 손을 들고 있는 셈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댓글 조작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댓글 조작 문제는 국내 포털 특유의 댓글 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포털들이 이런 부작용을 자초했다고 지적한다. 네이버와 다음은 뉴스 클릭 시 해당 언론사 사이트가 아닌, 자사 플랫폼에서 뉴스를 보여주는 ‘인링크’ 방식을 취한다. 반면 구글 등 해외 포털은 뉴스 클릭 시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을 쓴다. 국내 포털을 이용하는 뉴스 소비자들은 여러 언론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로그인하지 않아도 된다.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네이버와 다음에 집중되므로 간편하게 댓글을 달아 여론을 형성하기 쉽다. 특히 포털들은 댓글 조작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실제로 16일 검색엔진 최적화(SEO)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기업이나 조직뿐 아니라 개인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댓글을 조작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지인 명의를 빌려 스마트폰을 이통사별로 3∼5회선씩 개통하고 네이버 계정도 여럿 만든다. 각기 다른 인터넷주소(IP)에서 각기 다른 네이버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공감 버튼까지 누르도록 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3주 정도만 주면 댓글 공감 수를 늘리는 프로그램을 제작해줄 수 있다.”(검색엔진 최적화 업체 A사 관계자) 포털들은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해 하루 댓글 수 제한(네이버는 20개, 다음은 30개), 댓글 연속 작성시간 제한(네이버는 10초, 다음은 15초)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올 초 평창 겨울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 관련 기사에 ‘좋아요’ 수가 급증하는 등 댓글 조작 의혹이 일자 네이버는 10분 내에 일정 개수 이상으로 (비)공감 클릭이 있을 때 캡차(사용자가 사람인지 확인하기 위해 숫자나 영어를 입력하게 하는 창)를 띄우도록 했다. 하지만 포털들은 댓글 조작을 원천 봉쇄할 수 없다는 점을 시인한다. 특히 이번 ‘드루킹’의 댓글 조작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자동화 작업뿐만 아니라 수작업까지 병행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더욱 잡아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포털 댓글 정책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포털이 기사라는 밥과 나물에 댓글이라는 조미료를 (과도하게) 쳐서 음식을 망치고 있다”며 “댓글 유지로 얻는 표현의 자유 등 긍정적 측면보다 댓글 폐기로 얻게 될 부작용 방지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진로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현 포털에서는 댓글 순기능이 말살되고 있다”며 “교육이나 기술로 부작용을 해결하는 게 한계가 있는 만큼 포털도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의장이 사회공헌 재단법인을 설립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선다. 카카오는 재단법인 카카오임팩트가 이달 10일 설립 신고 절차를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카카오임팩트의 초대 이사장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맡고, 홍은택 카카오메이커스 대표가 실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M(구 로엔엔터테인먼트)은 재단 설립에 공동으로 40억 원을 출자했다. 다른 자회사에 추가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재단은 카카오의 ‘같이가치 위드 카카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기업의 아이디어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소셜임팩트(사회공헌) 활동을 보다 전문화하고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사회공헌사업 중 재단이 참여할 일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세부 사업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한국어를 탑재한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가 한국에 상륙해 국내 업체들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과 구글홈 미니는 이달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받았다. 통상 전파인증은 국내 출시가 임박한 시점에 이뤄진다. 구글이 2014년 크롬캐스트 국내 전파인증을 거친 뒤 두 달 후 판매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구글홈 등은 상반기(1∼6월) 중 출시될 것으로 점쳐진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모바일 부동산 앱 1등 업체 직방이 경쟁사인 호갱노노를 인수하면서 온라인 부동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또 카카오가 PC 부동산 서비스 2위인 다음 부동산의 위탁 운영을 직방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직방이 업계 절대 강자인 네이버 부동산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직방은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호갱노노의 지분 50% 이상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12일 밝혔다. 투자금은 비공개다. 직방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대표 간에 긴밀한 만남을 이어오면서 양사의 사업 방향성과 비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왔다”며 “함께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인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호갱노노는 2015년 8월 설립된 이래 아파트 시세뿐만 아니라 입주예정 물량(공급량), 인구이동 정보, 학군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 친화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기반으로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모바일 부동산 앱 기준으로 직방, 다방, 네이버 부동산에 이은 4위(월간순이용자수·MAU 19만2526명)로 치고 올라왔다. 직방은 2012년 1월 모바일 앱을 통해 원·투룸,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면서 모바일 부동산 앱 업계 1위(MAU 104만1835명)로 급부상했다. 앱 다운로드 수는 2000만 건(2017년 4월)으로, 2016년 매출은 275억 원, 영업이익은 10억 원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전·월세에 국한된 부동산 서비스의 외연을 단숨에 아파트로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직방은 2016년 6월부터 아파트 단지 정보를 제공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왔지만 네이버 부동산 등 경쟁사의 높은 벽 탓에 존재감이 미미한 실정이다. 호갱노노는 인수된 뒤에도 창업자 심상민 대표 체제로 독립 운영된다. 당분간 양사 간 서비스 통합이나 데이터베이스(DB) 공유 등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직방은 다음 부동산 서비스를 위탁 운영해 모바일뿐만 아니라 PC까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분 투자를 한 핀테크 업체 두나무에 다음 금융·증권 서비스의 운영을 맡긴 바 있다. 업계에서는 위탁 운영 대가를 연 70억 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음 부동산 고도화 작업을 위해 여러 업체와 협의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면서도 “다만 인수, 매각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직방의 공격적인 행보에 부동산 서비스 전통 강자인 네이버는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네이버 부동산은 모바일 앱 부문에서는 3위(MAU 43만3858명)지만 PC 서비스 부문에서는 압도적인 1위(MAU 355만2065명)를 점하고 있다. 네이버는 PC에서 모바일로 이용자 추세가 변화함에 따라 편의성 증진을 위해 올해 1월 매물 중심의 UI에서 지도를 기반으로 한 실거래가를 보여주는 UI로 개편하는 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 앱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호갱노노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2017년 6월 호갱노노에 시리즈A(10억∼50억 원) 규모의 투자 제안을 했고, 같은 해 8월 호갱노노 매물 정보를 네이버에 공유해 달라고 제안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네이버 관계자는 “직방의 행보와 관계없이 네이버 부동산은 정보 유통 플랫폼으로 이용자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지난해 게임업계 1등을 넷마블에 빼앗긴 넥슨이 하위 조직에 예산권과 인사권을 부여하는 등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는 조직 개편으로 선두 자리 탈환에 나선다. 넥슨은 16일자로 자회사를 포함한 신규 개발 조직을 독립적 스튜디오 체제로 개편한다고 11일 밝혔다. 넥슨 관계자는 “빠르게 바뀌는 게임 시장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각 조직의 개발 철학과 개성을 바탕으로 창의적 게임 개발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이번에 신규개발 조직에서 본부제를 폐지한다. 넥슨에는 개발(신규, 라이브), 사업, 지원, 인프라 등 크게 네 가지 사업부문이 있다. 이 가운데 넥슨 핵심 역량이 결집된 신규개발 부문에서 의사결정 구조를 기존의 ‘최고경영자(CEO)-개발총괄부사장-신규개발본부장-스튜디오’에서 ‘CEO-개발총괄부사장-스튜디오’ 체제로 개편한다. 또 스튜디오의 장인 총괄 프로듀서에게 프로젝트 신설 및 폐지, 인센티브 지급, 채용 등 재량권을 준다. 아울러 스튜디오별 특성에 따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자체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게 지원한다. 스튜디오는 데브캣 스튜디오, 왓 스튜디오, 원 스튜디오와 스튜디오 형태로 운영되는 개발 자회사 띵소프트, 넥슨지티, 넥슨레드, 불리언게임즈 등 7개가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새롭게 재편된 7개 개발 스튜디오는 넥슨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나갈 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넥슨은 이날 전체 사업총괄로 김현 부사장을, 모바일사업 총괄로 박재민 본부장을 각각 선임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경북 구미시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수형 씨(33)는 대학 졸업 후 교정직 공무원 시험을 3년간 준비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보험설계사, 이동트럭 장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김 씨는 “직업훈련을 해주고 지원금도 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고생을 좀 덜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지난달 20일부터 7일 동안 34세 미만 구직자와 직장인 12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청년 10명 중 4명꼴(38.3%)은 일자리 정책을 전혀 몰랐다. 그 이유로 주로 홍보 부족 문제(73.5%)를 꼽았다. ○ “‘창농’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해요” 청년들의 이 같은 반응은 대책을 내놓을 때만 반짝 홍보할 뿐 이후에는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정부는 정부 공식 사이트인 워크넷과 부처별 홈페이지에 정책을 올리는 것과 더불어 각종 간담회를 여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 우선 청년들이 스스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적극 찾아나서는 노력을 해야겠지만 정부가 정책 개발에 비해 정책을 안내하는 데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에서도 정책 홍보가 문제로 지적됐다. 농업기업을 설립한 김지용 그린로드 대표(34)는 “‘창농’을 하고 싶어도 어떤 정책이 있는지 몰라서 포기하는 청년이 많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홍보에 나서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의 언어로 소통해 달라’ “내일배움카드제는 제가 쓴 카드비를 내주겠다는 소리인가요?”(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1학년 김유송 씨·19) 취재팀이 대학생 독서토론 동아리 ‘한앎’ 회원 12명에게 청년고용정책 23가지를 보여주니 청년들은 대체로 “알쏭달쏭하다”고 했다. 한눈에 보고 알 수 있는 명칭이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학생들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훈련정책인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사업’이나 스펙을 배제한 채용제도인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 등은 전혀 와 닿지 않는 외계어 같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은 무엇보다 입소문이 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소 유치해도 청년들의 정서에 쉽게 다가가는, 이른바 ‘B급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은 씨(27·여)는 “소비자들 스스로 입소문을 퍼지게 하는 ‘버즈마케팅’이 요즘 젊은이에게 친숙하다”고 말했다. 고리타분한 관료의 언어가 아닌 젊은이의 언어로 소통해 달라는 주문이다.○ 대학 내 일자리센터 모두에게 개방해야 청년들은 정부가 ‘정책을 파는 기업’이란 마인드로 정책 마케팅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청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취업 정보 공유 사이트를 통한 홍보 방안을 아이디어로 내놓았다. 조효정 씨(27·여)는 “장관이 여러 번 나와서 설명하는 것보다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를 통해 홍보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봤다. 취업정보공간인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중요한 소통창구지만 현재 61개 대학에만 있다. 전국 전문대와 대학교가 339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취업 서비스가 일부에만 편중돼 있는 셈이다. 취준생 권모 씨(25)는 “대학일자리센터의 문턱을 낮추고 대학 간 연계를 강화해 다른 대학 학생들도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신뢰하는 대학 커뮤니티를 통한 홍보도 필요하다. 박종민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년들의 눈높이를 못 맞췄다”면서 “실효성이 높아 보이는 제안을 즉각 현장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신무경 기자}

네이버가 ‘배달의민족’을 앞세워 모바일 앱에서 음식 주문부터 결제(네이버페이)까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편하자 다른 배달 앱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하는 우아한형제들에 35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5%를 확보했다. 11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자사 모바일 앱에서 ‘○○치킨’ ‘○○피자’ 등을 치면 배달의민족(회사명 우아한형제들) 데이터베이스(DB)인 해당 업소의 메뉴판이 검색 상단에 나오도록 유저 인터페이스(UI)를 바꿨다. 해당 메뉴판을 클릭한 뒤 배송받을 주소를 지정하면 배달의민족 웹페이지로 자동으로 넘어가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이는 네이버가 지난해 12월부터 배달의민족 가맹점 및 메뉴 정보 DB를 공유 받아 네이버 플레이스(네이버 앱상의 지도에 음식점 등이 표기되는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에 유료 광고를 하면서(유료 가맹점주는 5만 개, 유·무료 총 가맹점 수는 18만 개) 동시에 네이버 플레이스에 등록된 음식점들은 현재 네이버 모바일 검색 상단에 노출되고 있다. 경쟁 배달 앱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배달의민족에 유료 광고를 하면 별도의 수수료 없이 네이버 검색에 노출될 수 있어 경쟁사들은 기존에 확보한 가맹점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114 등 중소형 배달 앱들은 “1등 포털이 배달 앱 1등 사업자와 서비스를 연동하고 있어 영세한 배달 앱 사업자들은 불리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네이버는 모든 배달 앱 업체가 네이버와 연동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며 “어떤 사업자라도 배달의민족처럼 배달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난관이 적지 않다. ‘요기요’ ‘배달통’을 운영하는 알피지코리아도 네이버와 서비스 연동 협의를 하고 있지만 네이버가 자사 플랫폼에서 구현되는 서비스에 수수료를 물릴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이를테면 배달의민족은 일부 가맹점으로부터 선(先)광고비를 받아 자신의 앱 상단에 노출해 주는 비즈니스모델(BM)을 취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고객이 네이버 플랫폼에서 결제할 때 가맹점이나 이용자에게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수익에 영향이 없다. 반면에 요기요, 배달통 등은 주문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결제가 일어날 때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알피지코리아 관계자는 “네이버 정책을 따르려면 수익모델을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 “이는 사실상 네이버에서 투자 받은 회사 말고는 네이버 플랫폼 연동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광고 상품을 상단에 노출해 주는 것 자체가 소비자 오인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배달의민족 광고주의 상품을 네이버가 소개해주는 셈인데 소비자들이 이를 광고가 아닌 정보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문제”라며 “서비스에 소비자의 알권리를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치킨, ○○피자를 주문하고 싶어서 검색한 이용자에게 광고주의 해당 상품을 보여주는 것은 정보를 주는 행위여서 소비자 오인의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실 관계에 대해서 확인을 못 한 상태”라면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경우 직권 인지해 처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배달 사업 진출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네이버톡톡(채팅봇) 간편주문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버거킹, 도미노피자 등 대형 프랜차이즈 7곳의 주문, 결제가 가능한 상태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경북 구미시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수형 씨(33)는 대학 졸업 후 교정직 공무원 시험을 3년간 준비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보험설계사, 이동트럭 장사 등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김 씨는 “직업훈련을 해주고 지원금도 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고생을 좀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지난달 20일부터 7일 동안 34세 미만 구직자와 직장인 12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청년 10명 중 4명 꼴(38.3%)은 일자리 정책을 전혀 몰랐다. 그 이유로 주로 홍보 부족 문제(73.5%)를 꼽았다. ●‘창농’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는 현실 청년들의 이 같은 반응은 대책을 내을놓 때만 반짝 홍보할 뿐 이후에는 어디서 어떻게 돌아가는 지 도통 모르겠다는 하소연이다. 현재 정부는 정부 공식 사이트인 워크넷과 부처별 홈페이지에 정책을 올리는 것과 더불어 각종 간담회를 여는 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청년들 스스로 필요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부가 정책 개발에 비해 기존 정책을 안내하는데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에서도 정책홍보가 문제로 지적됐다. 농업기업을 설립한 김지용 그린로드 대표(34)는 “‘창농’을 하고 싶어도 어떤 정책이 있는지 몰라서 포기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홍보에 나서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년의 언어로 소통해달라’ “내일배움카드제는 제가 쓴 카드비를 내주겠다는 소리인가요?”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1학년 김유송 씨·19) 취재팀이 대학생 독서토론 동아리 ‘한앎’ 회원 12명에게 청년고용정책 23가지를 보여주니 청년들은 대체로 “알쏭달쏭하다”고 했다. 한눈에 보고 알 수 있는 명칭이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학생들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훈련정책인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사업’이나 스펙을 배제한 채용제도인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 등은 전혀 와닿치 않는 외계어 같다고 지적했다. 김수영 씨(20·계원예대 디지털미디어디자인과 1학년)는 “국가기간, 전략산업 등 공문서에나 들어갈 법한 단어가 많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무엇보다 입소문이 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소 유치해도 청년들의 정서에 쉽게 다가가는, 이른바 ‘B급 감성’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은 씨(27·여)는 “소비자들 스스로 입소문을 퍼지케 하는 ‘버즈마케팅’이 요즘 젊은이에게 친숙하다”고 말했다. 고리타분한 관료의 언어가 아닌 젊은이의 언어로 소통해달라는 주문이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요자가 쉽게 다가서게 해야 정책의 효과가 높아지는 만큼 정책 명칭부터 직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내 일자리센터 모두에게 개방해야 청년들은 정부가 ‘정책을 파는 기업’이라는 마인드로 정책 마케팅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청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취업 정보 공유 사이트를 통한 홍보 방안을 아이디어로 내놓았다. 조효정 씨(27·여)는 “장관이 여러 번 나와서 설명하는 것보다 청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를 통해 홍보하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봤다. 취업정보공간인 대학창조일자리센터는 중요한 소통창구지만 현재 61개 대학에만 있다. 전국 전문대학과 대학교가 339개에 이르는 점을 안하면 취업 서비스가 일부에만 편중돼 있는 셈이다. 취준생 권모 씨(25)는 “대학일자리센터의 문턱을 낮추고 대학 간 연계를 강화해 다른 대학 학생들도 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신뢰하는 대학 커뮤니티를 통한 홍보도 필요하다. 박종민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정부가 청년들의 눈높이를 못 맞췄다”면서 “실효성이 높아 보이는 제안을 즉각 현장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동주 기자djc@donga.com}

이달 5일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에 있는 스타트업 브런트 사무실. 무거운 철문을 열자 입구에서 왼쪽 벽에는 인공지능(AI) 스피커와 관련된 프린트물이 도배되어 있고, 오른쪽 창문가에는 종이로 만든 공기청정기 시제품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이는 올해 1월 브런트가 미국 국제가전전시회인 CES 2018에 출품한 제품이다. 올해로 창업 만 2년을 넘긴 브런트는 ‘첨단기술을 접목한 생활용품’을 개발하는 기업을 표방한다. 사물인터넷(IoT)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자체 개발해서 서비스한다. “저희는 전자제품이나 얼리어답터들이 사용하는 하이테크 기기가 아니라 ‘생활용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개발해요. 이를테면 제조사 공기청정기는 거실에 덩그러니 놓여 있도록 구성돼 있어요. 우리는 책상 위에 전시해 두는 장식품처럼 기기를 만들죠.” 남찬우 브런트 대표(43)의 말이다. 그래서인지 남 대표 명함에는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Unconventional Lifestyle)’이라 적혀 있었다. 회의실에 들어서니 220V 콘센트와 USB 단자 2개가 결합된 멀티탭 ‘브런트 코드’,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플러그’ 등 각종 제품이 쌓여 있었다. 회의실 테이블 곳곳에는 집안에서 사람의 행동을 분석한 결과를 나타낸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일상에서 불편한 사항과 개선 방안 아이디어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IoT 제품 제작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긴 흔적이었다. 브런트가 2016년 3월 설립된 뒤 출시한 다양한 IoT 제품 중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상품은 바로 ‘IoT 블라인드’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 명령으로 블라인드를 여닫을 수 있다. 이 제품은 영국에서 반응이 뜨겁다. 정식 출시 전인데도 지난달까지 예약 주문만 4억 원어치를 받았다.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브런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사 플랫폼 안에서 집안 내 블라인드, 공기청정기 등 IoT 기기들이 적정 온도에 맞게끔 알아서 작동되도록 ‘리빙테크’를 구현하는 것이다. SW 스타트업과는 달리 HW를 만들려면 금형 하나 짜는 데도 금형을 비롯해 양산비용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관련 운영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지 브런트는 지난달 26일 네이버, 카카오벤처스(카카오 투자 자회사)로부터 15억 원을 투자 받았다. 양대 포털 관련 회사가 공동으로 투자에 나선 건 처음이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대기업과의 미팅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구글, 신세계, LG유플러스, KT….’ 남 대표의 스마트폰 캘린더에 빼곡히 적힌 이달 4일의 미팅 일정이었다. 남 대표는 “대기업 자금을 수혈받아 제품 양산을 위한 대금으로 활용하는 게 일차적 목표였는데 회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효과까지 덤으로 얻었다”며 “먼저 관심을 보이는 회사도 많아졌고, 사업계획을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어져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로 대기업과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있다. 브런트는 IoT 기기를 만드는 만큼 이를 제어할 스마트폰, AI 스피커 등의 기기가 필요하다. 대체로 대기업이 생산하는 기기다. 대기업도 IoT 기기 등 사용처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에 브런트는 네이버, 카카오 투자를 계기로 대기업이 제공하는 AI 스피커와 자사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게 됐다. 남 대표가 네이버 ‘클로바 앱’을 켜고 “클로바, 4번 플러그를 꺼줘”라고 말했더니 사무실 내 해당 전원과 연결돼 있던 전등의 불이 꺼졌다. 그는 “향후 카카오 스마트홈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며 “대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첨단 기술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넷마블은 한류 게임 콘텐츠 확산을 위해 아이돌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 2014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다고 4일 밝혔다. 넷마블은 빅히트 지분 25.71%를 확보해 방시혁 대표 다음인 2대 주주로 올라선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과 빅히트의 방시혁 대표는 친척지간으로 알려져 있다. 넷마블은 2월 가상으로 BTS를 아이돌 그룹으로 육성하는 게임인 ‘BTS 월드’를 개발해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BTS 월드는 지식재산권(IP)뿐만 아니라 음원, 영상, 화보 등 다양한 엔터 요소가 들어가는 새로운 형식의 게임인 만큼 양사 간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일자리 프로그램이 300개에 육박해도 청년들은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연간 20조 원이나 되는 일자리 예산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있는 것은 정책의 가짓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집행 과정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청년과 전문가들은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는 각종 수당에만 매몰되지 말고 수요자의 목소리를 반영해 기존 제도를 구조조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일자리TF가 대표적 청년 일자리 프로그램인 ‘취업성공패키지’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했다.》“취업준비생들은 절박한데 상담원들은 아무 기업이나 들어가라고 강요하는 듯했어요.” A대 천안캠퍼스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미정(가명·25·여) 씨가 지난해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에 참여하면서 받은 느낌은 ‘압박’에 가까웠다. 보험회사 면접을 앞둔 조 씨에게 상담원은 보험업계와 회계업계를 헷갈려하며 엉뚱한 질문만 해댔다. 취성패는 1단계 진로 탐색, 2단계 훈련, 3단계 취업 알선 서비스를 하고 구직수당까지 주는 종합지원프로그램이다. 구색은 갖췄지만 전문성이 부족해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수당 챙기기’ 프로그램으로 전락 2009년 도입된 취성패는 지난해에만 청년 35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성공한 정책’이다. 본보 취재팀에 구직 경험을 털어놓은 청년자문단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엔 구직수당에 솔깃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조 씨에게 취업 알선 상담을 한 고용센터 직원은 연봉 2000만 원 수준의 회사만 계속 추천했다. 연봉보다 직무 자체가 조 씨의 적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 씨는 ‘취업양성소’ 직원들이 실적 경쟁을 하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올 1월 취성패에 참여한 최지우 씨(26·성균관대 경영학과)는 대기업과 외국계 유통회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상담 때는 이런 기업에 대한 정보를 거의 얻지 못했다. 취성패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는 “상담원들이 개인적으로 잘 아는 해당 지역 중소기업을 주로 추천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박정민 씨(가명·24·여)는 “취업에 별 도움이 안 되는데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건 결국 돈 때문”이라고 말했다. ○ ‘빨리빨리 취업’ 압박하는 위탁업체 예산만 낭비될 소지가 있는데도 취성패는 별다른 검증작업 없이 외형이 되레 커지고 있다. 작년 취성패 예산은 4410억 원으로 3년 만에 2배로 불어났다. 지난달 4일 직장을 그만둔 이재효 씨(25)는 2단계 프로그램과 연동된 ‘실업자 내일배움카드’를 추천받았다. 이 직업훈련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이 가입된 번듯한 사업장에서는 주 15시간 이상 일할 수 없다. 더 많이 일하면 구직을 한 것으로 간주돼 카드 발급이 취소되기 때문이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고 직업훈련을 받는데 정작 훈련 기간에는 열악한 ‘알바’ 생활을 해야 하는 모순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취성패를 626개 민간업체에 위탁하면서 지원체계의 질이 떨어지고 각종 문제점이 안에서 곪고 있는 셈이다. 민간업체는 취준생의 구직욕구, 학력, 미취업 기간을 평가해 취업역량이 가장 낮은 A등급부터 가장 높은 D등급으로 나눈다. 취업하기 가장 힘든 A등급 청년이 6개월 이내 월급 230만 원 이상을 주는 기업에 취직하면 정부가 위탁업체에 인센티브로 160만 원을 준다. 반면 ‘스펙’이 좋은 D등급 청년이 15개월 이내 165만 원 미만의 임금을 주는 기업에 들어가면 10만 원만 주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일부 위탁업체는 역량을 대충 평가한 뒤 취준생을 적성과 무관하게 빨리 취직시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취업실적 평가방식 바꿔야 고용노동부는 기존 직업소개사업자들 중에서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지 판단해 위탁업체를 선정한다. 상담원 2명 이상을 두고 상담공간과 컴퓨터를 구비해야 한다는 등의 설립요건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전문적인 컨설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상담원 중 상당수가 1년 정도의 계약직이라 지속적인 취준생 관리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관리 기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감독이 부족하다 보니 위탁업체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위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일부 센터라도 정부가 직접 관리하면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 주도 취업센터와 민간 위탁업체 사이의 경쟁을 유도하면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봉 묻자 “인터넷에 다 나오는데”▼“상담사들, 푸념은 받아주지만 구직 도움되는 전문지식 부족”“A식품 어때요? 상경계열은 우대도 해줘요.”(취업컨설팅 상담사) “저는 상경계열 아닌데요.”(강모 씨·25·서울 K대 인문계열) “떨어지면 어쩔 수 없지만 한번 써 봐요.”(상담사) 지난해 8월부터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에 참여하고 있는 강 씨는 2월 말 취업상담에서 20분 동안 5군데를 추천받았다. 식품, 의약, 유통, 인터넷쇼핑, 화장품 관련 업체였는데 추천 기준을 도통 알 수 없었다. 상담사가 해당 기업을 잘 알고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처음에 상담사는 강 씨에게 “B의약회사에 지원을 해보라”고 권했다. 강 씨가 자신의 적성과 거리가 너무 멀다고 하니 규모가 큰 편인 한 인터넷쇼핑 회사를 추천했다. 연봉이 궁금하다고 하자 상담사는 “(인터넷에) 찾아보면 많이 나와 있다”고 얼버무렸다. 이어진 상담도 주로 ‘백화점 식’ 추천이었다. 그나마 상담사가 “작은 곳에라도 취업해서 한 달 정도 다니면 자신감이 생긴다. 취업은 누구나 하는 것이니 용기를 내라”고 조언해줄 때는 강 씨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강 씨는 상담사가 중소기업에 원서를 넣어보라고 할 때마다 정해진 답안지를 인쇄기로 찍어내듯 “넣어볼게요”라고 했다. 본심이 아니다. 그는 “4년제 대졸자들이 희망하는 곳은 대기업인데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하니 부담스럽다”고 했다. 일부 상담사는 강 씨보다 현실을 몰랐다. 그는 “상담사들이 취준생의 ‘푸념’을 받아줘 위로가 되기도 한다”면서도 코앞에 닥친 구직 걱정을 실제로 덜어주진 못한다고 털어놨다. 교육부의 진로정보망인 ‘커리어넷’과 고용노동부의 고용정보망인 ‘워크넷’에 쌓인 취업 빅데이터를 분석해 취준생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전문적인 수준의 상담이 필요한데 현재의 상담 방식으로는 대졸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구특교 kootg@donga.com·김수연 기자·김준일 jikim@donga.com·신무경 기자}

“취업준비생들은 절박한데 상담원들은 아무 기업이나 들어가라고 강요하는 듯 했어요.” A대 천안캠퍼스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미정(가명·25·여)가 지난해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에 참여하면서 받은 느낌은 ‘압박’에 가까웠다. 보험회사 면접을 앞둔 조 씨에게 상담원은 보험업계와 회계업계를 헷갈려 하며 엉뚱한 질문만 해댔다. 취업성공패키지는 1단계 진로 탐색, 2단계 훈련, 3단계 취업알선 서비스를 하고 구직수당까지 주는 종합지원프로그램이다. 구색은 갖췄지만 전문성이 부족해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담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취업센터에 대한 평가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당 챙기기’ 프로그램으로 전락 2009년 도입된 취성패는 지난해에만 청년 35만여 명이 참여했다. 이 숫자만 놓고 보면 ‘성공한 정책’이다. 본보 취재팀에 구직 경험을 털어놓은 청년 자문단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엔 구직수당에 솔깃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조미정 씨에게 취업알선 상담을 한 고용센터 직원는 연봉 2000만 원 수준의 회사만 계속 추천했다. 연봉보다 직무 자체가 조 씨의 적성과 거리가 멀었다. 조 씨는 ‘취업 양성소’ 직원들이 실적 경쟁을 하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올 1월 취성패에 참여한 최지우 씨(26·성균관대 경영학과)는 대기업과 외국계 유통회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상담 때는 이런 기업에 대한 정보를 거의 얻지 못했다. 취성패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는 “상담원들이 개인적으로 잘 아는 해당 지역 중소기업을 주로 추천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창덕 씨(27·가천대 행정학과 졸업)는 직업훈련의 폭이 좁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 중인 그는 영어나 한국사시험에 대비하고 싶었다. 수업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교육 같은 기술훈련 위주였다.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박정민 씨(가명·24·여)는 “취업에 별 도움이 안 되는데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건 결국 돈 때문”이라고 말했다. ● ‘빨리빨리 취업’ 압박하는 위탁업체 예산만 낭비될 소지가 있는데도 취성패는 별다른 검증작업 없이 외형이 되레 커지고 있다. 작년 취성패 예산은 4410억 원으로 3년만에 2배로 불어났다. 지난달 4일 직장을 그만둔 이재효 씨(25)는 2단계 프로그램과 연동된 ‘실업자 내일배움카드’를 추천받았다. 이 직업훈련을 받으려면 고용보험이 가입된 번듯한 사업장에서는 주 15시간 이상 일할 수 없다. 더 많이 일하면 구직을 한 것으로 간주돼 카드 발급이 취소되기 때문이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고 직업훈련을 받는데 정작 훈련기간에는 열악한 ‘알바’ 생활을 해야 하는 모순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취성패를 626개 민간업체에 위탁하면서 지원체계의 질이 떨어지고 각종 문제점이 안에서 곪고 있는 셈이다. 민간업체는 취준생의 구직욕구, 학력, 미취업기간을 평가해 취업역량이 가장 낮은 A등급부터 가장 높은 D등급으로 나눈다. 취업하기 가장 힘든 A등급 청년이 6개월 이내 월급 230만 원 이상을 주는 기업에 취직하면 정부가 위탁업체에 인센티브로 160만 원을 준다. 반면 ‘스펙’이 좋은 D등급 청년이 15개월 이내 165만 원 미만 임금을 주는 기업에 들어가면 10만 원만 주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일부 위탁업체들은 역량을 대충 평가한 뒤 취준생을 적성과 무관하게 빨리 취직시키는 데 혈안이 돼 있다. ● 취업실적 평가방식 바꿔야 고용노동부는 기존 직업소개사업자들 중에서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지 판단해 위탁업체를 선정한다. 상담원 2명 이상을 두고 상담공간과 컴퓨터를 구비해야 한다는 등의 설립요건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전문적인 컨설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상담원 중 상당수가 1년 정도의 계약직이라 지속적인 취준생 관리도 어렵다. 정부가 매년 고용센터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청년들을 직접 만나 취업 성과를 질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관리기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감독이 부족하다 보니 위탁업체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위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일부 센터라도 정부가 직접 관리하면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 주도 취업센터와 민간 위탁업체 사이의 경쟁을 유도하면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눈높이 낮추라고요?” 속타는 취준생들 ▼ “A식품 어때요? 상경계열은 우대도 해줘요” (취업컨설팅 상담사) “저는 상경계열 아닌 데요” (강모 씨·25·서울 K대 인문계열) “떨어지면 어쩔 수 없지만 한번 써 봐요” (상담사) 지난해 8월부터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에 참여하고 있는 강 씨는 2월 말 취업상담에서 20분 동안 5군데를 추천받았다. 식품, 의약, 유통, 인터넷쇼핑, 화장품 관련 업체였는데 추천기준을 도통 알 수 없었다. 상담사가 해당 기업을 잘 알고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처음에 상담사는 강 씨에게 “B 의약회사에 지원을 해보라”고 권했다. 강 씨가 자신의 적성과 거리가 너무 멀다고 하니 규모가 큰 편인 한 인터넷쇼핑 회사를 추천했다. 연봉이 궁금하다고 하자 상담사는 “(인터넷에) 찾아보면 많이 나와 있다”고 얼버무렸다. 이어진 상담도 주로 ‘백화점 식’ 추천이었다. 그나마 상담사가 “작은 곳에라도 취업해서 한 달 정도 다니면 자심감이 생긴다. 취업은 누구나 하는 것이니 용기를 내라”고 조언해줄 때는 강 씨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강 씨는 상담사가 중소기업에 원서를 넣어보라고 할 때마다 정해진 답안지를 인쇄기로 찍어내듯 “넣어볼게요”라고 했다. 본심이 아니다. 그는 “4년제 대졸자들이 희망하는 곳은 대기업인데 눈높이를 낮추라고만 하니 부담스럽다”고 했다. 일부 상담사는 강 씨보다 현실을 몰랐다. 그는 “상담사들이 취준생의 ‘푸념’을 받아줘 위로가 되기도 한다”면서도 코 앞에 닥친 구직걱정을 실제로 덜어주진 못한다고 털어놨다. 교육부의 진로정보망인 ‘커리어넷’과 고용노동부의 고용정보망인 ‘워크넷’에 쌓인 취업 빅데이터를 분석해 취준생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전문적인 수준의 상담이 필요한데 현재의 상담 방식으로는 대졸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 이재웅 쏘카 이사회 의장(50·사진)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1995년 다음 창업으로 포털 시대를 연 그의 이번 도전은 미래 자동차 시장이다. 3일 카셰어링 업체 쏘카에 따르면 이 의장은 쏘카의 신임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다. 2008년 다음 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10년 만의 경영 복귀다. 이 의장의 경영 복귀는 쏘카의 투자 유치와 함께 발표됐다. 쏘카는 이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부터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국내 최대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2008년 다음을 떠나 벤처캐피털(VC) ‘소풍’을 창업한 뒤 쏘카에 초기 자금을 대면서 카셰어링 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번에 대표이사를 맡으며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후속 투자 유치에 힘쓸 계획이다. 앞서 쏘카는 2014년 180억 원(베인캐피털), 2015년 650억 원(SK, 베인캐피털)을 수혈받았다. 쏘카는 투자금을 공유용 차량 구매, 주차장 확보 등 인프라 확대와 서비스 품질 강화에 쓸 예정이다. 또 빅데이터와 자율주행, 사고 방지 기술 등 연구개발(R&D)에 투입할 방침이다. 한편 조정열 전 쏘카 대표는 사내이사로 계속 경영에 참여한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스타트업 이익집단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2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사단법인 설립을 기념하는 출범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코스포 초대 의장을 맡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출범 선언을 통해 △창업 기업의 성장 △패자부활이 가능한 사회 △투자 활성화를 통한 생태계 선순환 △합리적 규제환경·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올바른 기업문화 창출 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코스포는 모두 상생하는 합리적 규제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스타트업이 경제주체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 한국 사회에서 사랑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코스포는 2016년 9월 50여 개 회원사로 출발해 현재 230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 정부, 벤처캐피털, 스타트업 지원기관, 스타트업 종사자 등 약 300명이 참여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네이버 손자회사 라인플러스가 블록체인 기술 전문 자회사 ‘언블락’을 설립했다고 2일 밝혔다. 라인플러스는 “그동안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해온 기술적 역량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언블락의 초대 대표에는 이희우 전 ‘ad4TH’ 공동창업자가 선임됐다. 이 대표는 KTB 네트워크, IDG벤처스 등 벤처캐피털에서 20여 년간 투자자로 활동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지난해부터 위드이노베이션(서비스명 여기어때)의 주당 근로시간은 줄었지만 총급여는 줄지 않았어요. 과거에는 복잡한 출근길 때문이라도 월요병이 생기곤 했는데 이제 그런 스트레스는 없어졌습니다.”(김다빈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 2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위드이노베이션 사무실. 기자는 주 35시간 근무제도(주 4.5일제도)를 도입한 지 이날로 꼭 1년이 됐다는 이 회사 사무실을 급습(?)했다. 주 4.5일제도가 쉽게 정착되랴 생각했던지라 얼리버드 1, 2명쯤은 있을 줄 알지만 웬걸. 11층, 7층, 6층… 층층이 문들은 굳게 잠겨 있었다. 직원들은 낮 12시쯤 되자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는 구내식당에 곧장 출근해 ‘아점’을 먹고는 제자리를 찾아갔다. 상당수는 원 출근시간인 오후 1시가 돼서 사무실로 들어왔다.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워라밸)’가 화두다. ‘직장에서의 근무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린다’는 워라밸이 시대적 흐름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하지만 스타트업 여기어때, 배달의민족(회사명 우아한형제들) 등이 실시하는 주 4.5일제를 살펴보면 이는 기우에 가까운 것임을 알 수 있다. 4.5일제를 실시하는 회사의 임직원들은 ‘뚝 하고 떨어진’ 월요일 오전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위드이노베이션은 임직원 220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질문에 대한 설문조사(중복 응답)를 했다. 1위는 평일에 할 수 없던 개인 업무(은행, 병원, 주민센터 방문 등)가 33.6%였고 휴식(늦잠 등) 취하기가 31.9%를 차지했다. 주말여행 후 여유롭게 복귀(18.5%)하거나 가족과 함께 (육아 등) 시간 보내기는 16.8%였다. “10여 년간 다니던 대기업과 작별하고 한 달 전 입사했어요. 월요일 아침마다 다섯 살 난 딸아이 유치원에 보내는 일이 전쟁이었거든요. 주 35시간 제도는 위드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박이신 고객지원팀 매니저) 위드이노베이션은 주 4.5일제 도입 이후 1년 만에 회사 지원율이 평균 3배로, 연구개발(R&D) 직군은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점심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여유 있게 늘리니 근무시간 중 회사 주변을 배회하거나 카페에서 잡담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던 직원들이 줄어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다. 우아한형제들도 2015년 1월 일찌감치 월요일 오후 출근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3개월간 유예기간을 두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주 5일제도로 되돌리려고 했다. 다행스럽게 월요일 오후 출근해도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에 2016년 3월부터는 퇴근시간을 기존 오후 6시 반에서 6시로 앞당기면서 주 35시간을 완성했다. 위드이노베이션과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520억 원, 16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91.5% 늘어났다. 주 4.5일제를 실행에 옮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1월부터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도(오전 9시 출근∼오후 5시 퇴근)를 도입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인터넷 방송진행자(BJ)의 선정적인 생중계 방송 등으로 물의를 빚어왔던 아프리카TV가 케이블TV 채널을 개국하며 양지로 나왔다. 아프리카TV는 2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케이블 방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딜라이브 가입자라면 요금 추가 없이 177번 채널을 통해 아프리카TV 방송을 24시간 시청할 수 있다. 현재 서울 강남, 송파, 강동구 등 서울 7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며 상반기(1∼6월) 내로 지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아프리카TV는 선정성 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사 플랫폼에서 이미 송출된 콘텐츠를 재편집해 케이블에 송출한다. 아울러 e스포츠와 같은 게임 방송뿐만 아니라 음악 및 과학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한다. 향후에는 케이블 채널만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부사장은 “아프리카TV는 미디어와 콘텐츠 가치를 올리기 위해 플랫폼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인터넷TV(IPTV)까지 방송 플랫폼을 확대해 시청자층을 폭넓게 확보하겠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8’ 키노트 현장. 대형 스크린 위에 전 세계에서 3300만 장이 팔려나간 게임 ‘위쳐’ 화면이 띄워졌다. 게임 화면을 확대하자 사람, 동물 등 캐릭터가 등장했다. 인공지능이 해당 캐릭터를 네모박스로 카테고리화한 뒤 ‘person(사람)’, ‘horse(말)’, ‘dog(개)’로 인식했다. 연장과 의자까지도 알아냈다. 화면을 더 확대하자 팔짱을 낀 채 시선을 아래로 고정한 남성 캐릭터가 나왔다. 인공지능이 이 남성 캐릭터의 나이(34~52), 감정(Angry) 등을 표시했다. 어도비가 인공지능 센세이를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상에서 구동한 장면이었다. 어도비와 엔비디아는 이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양 사가 보유한 인공지능 및 딥러닝 기술을 단기간에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 서밋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컴퓨터가 생성한 말의 그래픽조차 인공지능이 인식하는 시대가 됐다. 현대 인공지능의 파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프리보스트(Scott Prevost) 어도비 센세이&서치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센세이와 엔비디아의 GPU가 합쳐지면 이처럼 강력한 게이밍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사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지털 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10년 넘게 협업해왔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센세이를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최적화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등 그래픽이 중요한 산업 분야 종사자들이 관련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어도비는 이날 현재 개발 중인 다양한 기술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동영상 광고 인공지능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예컨대 소셜미디어에 공개할 60초짜리 TV 광고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센세이는 이 동영상을 다른 유사한 콘텐츠와 비교하기 위해 ‘태그’를 추가한다. 동시에 유사한 태그를 가진 동영상의 과거 성과를 측정해 효과 지표를 만든다. 이 지표를 토대로 적합한 길이와 영상장면 배열에 대해 알려준다. 존 멜러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 사업부 전략 및 비즈니스 운영 총괄 부사장은 “웹, 앱에서 이미지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메타태깅’ 작업을 해야만 한다. 산이 있는 사진이 있다고 하면 누군가 산, 나무, 눈, 동물 등을 태그해 주어야만 쉽게 검색해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센세이는 인간 대신 이런 태깅 작업을 할 수 있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봇 사기’를 방지하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통상 디지털 광고를 집행할 때 검색엔진, 소셜미디어 등에 클릭과 노출을 근거로 비용을 계산한다. 따라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알고리즘을 이용해 과도한 클릭을 유발해 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같은 디지털 광고 사기로 지난해 6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어도비의 봇 사기 방지 솔루션은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트래픽에서 봇이 차지하는 비중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스베이거스=신무경기자 yes@donga.com}

디자이너가 연필로 그린 캥거루, 코알라 그림을 ‘어도비 스캔’이란 스마트폰 앱으로 촬영한 뒤 어도비시스템즈의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에 옮겼다. 이미지 분석에 특화된 어도비의 인공지능 ‘센세이’가 스케치를 분석해 해당 동물의 실제 이미지를 띄워줬다. 동시에 동물과 어울리는 배경 사진도 제시했다. 여기에 텍스트를 입력하니 금세 한 편의 영화 포스터 초안이 완성됐다. 10분여 만에 포스터를 뚝딱 만든 셈이다. 아베이 파라스니스 어도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센세이는 디자인,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비디오 등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이해하는 인공지능”이라며 “인간의 창의력과 생산력을 증폭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어도비는 28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어도비 서밋 2018’ 행사를 열고 회사의 신기술과 회사의 비전 및 방향성을 제시했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마케팅 담당자, 비즈니스 파트너 등 1만3000여 명이 참석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어도비는 과거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PDF 등 콘텐츠 제작 솔루션으로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다. 이제는 기업들이 가진 고객 데이터를 통합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광고 채널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우며, 나아가 집행한 광고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어도비는 지난해 매출 73억 달러(약 7조8329억 원)를 기록하는 등 전년(58억5000만 달러·6조2776억 원)보다 24.8% 성장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담당하는 디지털 익스피리언스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28%(20억 달러·약 2조1462억 원)를 차지할 만큼 높다. 어도비는 2009년 마케팅 분석업체 옴니추어 인수를 시작으로 이 분야 사업을 확장해 왔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과제는 콘텐츠를 제작(포토샵 등)하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디지털 마케팅 솔루션)하는 것인데 두 솔루션을 모두 제공하는 곳은 어도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 “어도비는 연간 100조가 넘는 데이터 트랜젝션(웹, 앱에서의 고객의 클릭, 스크롤)을 처리할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기업들은 우리의 솔루션을 통해 고객들에게 개인화된 콘텐츠를 적합한 장소와 시간에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관광청은 어도비의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호주관광청의 주요 미션 중 하나는 북미 지역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일이었다. 이에 3000만 달러(약 320억 원)의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고자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활용해 최적의 미디어 플랫폼을 찾기 시작했다. 호주관광청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고 호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를 영화처럼 만든 ‘티저 영상’을 디지털 채널과 소셜미디어에 내보냈다. 티저 영상을 보고 영화인지 광고인지 헷갈렸던 시청자들은 올해 2월 슈퍼볼 때 TV에 등장한 60초짜리 ‘풀영상’을 보고서야 호주관광청의 광고임을 확인했다. 이 광고는 총 4억1200만 명에게 도달되며 호주관광청 사상 가장 높은 광고 성과를 기록했다. 어도비 고객사는 호주관광청을 비롯해 전 세계 수천 개에 달한다. 이 고객사들은 어도비 솔루션을 통해 1500억 건이 넘는 마케팅 이메일을 발송했으며 집행한 광고비만 30억 달러(약 3조2199억 원)를 넘는다. 어도비는 더 많은 기업이 자사 솔루션을 쓸 수 있도록 광고 대행사, 시스템제공(SI) 업체 등 5000개 이상의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의 향상된 기능들도 소개됐다. 이를테면 기업이 고객들에게 마케팅용 이메일을 보내기 위해서는 사전 코딩 작업이 필수적이다. 마케팅용 이메일에는 그 회사의 정체성이 담긴 문서 형식이 포함돼 있으며 다량의 이미지가 첨부되기 마련인데, 코딩 없이 발송하면 고객들은 디바이스의 차이 때문에 깨진 문서 형식, 이미지를 받아보게 된다. 앞으로 어도비 솔루션을 활용하면 마케터들이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형식이 깨지지 않는 자사 고유의 문서 형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파라스니스 CTO는 “이용자의 작업을 좀 더 쉽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 센세이를 비롯한 기술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어도비시스템즈은 연간 100조가 넘는 데이터 트랜젝션(웹, 앱 상에서 고객의 클릭, 스크롤링)을 처리하고 있다. 기업들은 우리의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통해 고객들에게 개인화된 콘텐츠를 적합한 장소와 시간에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55)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18’ 행사에서 “오늘날 기업이 직면한 과제는 콘텐츠를 제작(포토샵 등)하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디지털 마케팅 솔루션)하는 것인데 두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은 어도비가 유일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어도비 서밋은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 최신 기술 동향을 소개하는 연례행사로 올해로 17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와 비즈니스 파트너, 애널리스트 등 1만30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어도비는 지난해 73억 달러(약 7조8110억 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PDF 같은 디지털 미디어 사업부의 견고한 성장세와 더불어 신사업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익스피리언스 사업부(서비스명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의 급성장이 큰 기여(전체 매출의 30%)를 하고 있다.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는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활용해 고객과 관련된 빅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광고 채널을 선택할 수 있으며, 집행한 광고의 효과도 측정할 수 있다. 어도비는 2009년 디지털 마케팅 회사 옴니츄어 인수를 시작으로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확장해왔다. 호주관광청은 어도비 솔루션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호주관광청의 주요 미션 중 하나는 북미 지역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일이었다. 이에 3000만 달러(322억 원)의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를 활용하여 최적의 미디어플랫폼과 고객군을 찾기 시작했다. 호주관광청은 자신들의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고 호주에서 경험 가능한 액티비티를 담은 ‘티저 영상’을 영화처럼 만들어 온라인 채널에 내보냈다. 티저 영상을 보고 영화인지 광고인지 헷갈렸던 시청자들은 슈퍼볼 기간에 등장한 TV 광고 ‘풀영상’을 통해 호주관광청의 광고임을 확인하게 된다. 이 광고는 업계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았다. 호주관광청을 비롯한 전 세계 수천 개의 어도비 고객사는 지난해 1500억 건이 넘는 이메일을 이 회사 솔루션을 통해 발송했으며, 집행한 광고비만 30억 달러가 넘는다. 어도비는 더 많은 기업들이 자사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광고 대행사, 시스템제공(SI) 업체 등 5000개 이상의 파트너와 협력관계를 맺었다. 올해는 특히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의 향상된 기능들이 소개됐다. 이를테면 기업이 고객들에게 마케팅용 이메일을 보내기 위해서는 사전에 코딩 작업이 필수적이다. 마케팅용 이메일에는 그 회사의 정체성이 담긴 문서 형식이 포함되어 있으며 다량의 이미지가 첨부되기 마련인데, 코딩 없이 발송하면 고객들은 디바이스의 차이 때문에 깨진 문서 형식, 이미지를 받아보게 된다. 어도비 솔루션을 활용하면 마케터들이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형식이 깨지지 않는 자사 고유의 문서 형식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센세이’의 힘을 빌려 마케터들이 별도의 포토샵 기술 없이 10분 만에 영화 포스터를 뚝딱 만드는 장면을 시연하기도 했다. 디자이너가 연필로 그린 캥거루, 코알라 그림을 ‘어도비 스캔’이라는 스마트폰 앱으로 촬영한다. 이 사진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에 옮겨오면 센세이가 스케치를 자동으로 인식해 해당 동물의 실제 사진을 띄워준다. 동시에 동물과 어울리는 배경화면 사진도 제시한다. 여기에 필요한 텍스트만 입력하면 금세 포스터 초안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스터를 특정 고객에게 전달한다고 치자. 센세이는 해당 고객의 이메일 등 히스토리를 분석해 포스터의 색감과 내용을 세부 조정하여 전달한다. 시안을 만들었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개인화된 포스터를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아베이 파라스니스 어도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센세이는 디자인,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비디오 등으로 구성된 콘텐츠를 이해하는 인공지능”이라며 “인간의 창의력과 생산력을 증폭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신무경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