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김보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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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보라 기자입니다.

purple@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미국/북미43%
국제일반11%
사고7%
중남미7%
국제정세7%
국제정치7%
인사일반7%
경제일반4%
중동4%
사회일반3%
  • “다른 도시 가세요”…美뉴욕시, 국경서 이민자에게 전단지 배포

    미국 뉴욕시가 뉴욕에 임시 체류 중인 이민자에게 다른 도시로 보내기로 했다. 얼마 전 텍사스 주지사가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들을 뉴욕시로 보내자 사실상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은 19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국경에서 도착한 이민자에게 ‘다른 도시를 고려하라’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하고 성인 망명 신청자의 쉼터 체류를 60일로 제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애덤스 시장은 “이 도시엔 더 이상 공간이 없다”고 했다. 뉴욕시가 배포할 전단지에는 ‘새로 도착한 사람들에게 쉼터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뉴욕시의 주택과 음식 및 필수품 비용이 미국에서 비싼 편’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애덤스 시장은 “쉼터에서 머물 수 없게 된 이주자들이 대체 주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뉴욕시는 지난해 봄부터 이민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몸살을 앓아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2년 봄 이후 9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뉴욕시로 유입됐고, 그 중 5만5000여명이 시의 보호를 받고 있다. 기존에 들어와 있던 임시 체류 이민자까지 합치면 최소 10만5800명으로 시의 보호 하에 있는 인원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대부분이 중남미 출신인 이들 이민자들은 주로 텍사스주가 알선한 버스를 타고 뉴욕시 등로 이동한다. 지난해 4월부터 공화당 소속인 그렉 에벗 텍사스 주지사와 일부 국경 지대의 공화당 소속 지자체장들은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를 버스에 태워 워싱턴, 뉴욕 등 민주당 소속의 지자체장이 있는 곳으로 보내고 있다. 당시 에벗 주지사는 민주당의 이민정책이 보다 엄격해져야 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시장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뉴욕시는 원칙적으로 이민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보낼 수도 없다. 1981년 법원 판결에 따라 뉴욕시는 이민 신청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관내 종교 시설, 공립학교 체육관까지 보호소로 만들었지만 이민자들을 모두 수용하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애덤스 시장은 5월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버스로 타고 오는 예측불허의 상황을 고려해주길 바란다”며 이민자 수용 의무를 완화해달라고 뉴욕 행정 법원에 진정을 넣기도 했다. 애덤스 시장은 2022년 10월 이민자 급증으로 인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에 이민자에 대한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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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美 겨냥 “中 자체 탄소 감축 경로 따를 것”

    중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중국 측에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더 빠른 조치를 촉구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자체 탄소 감축 경로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17, 18일 이틀간 진행된 생태 및 환경 보호에 관한 전국회의 연설에서 “탄소 감축 목표는 변함없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는 중국의 경로와 방법, 속도는 중국이 결정해야 하며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이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 주석의 해당 발언은 이날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케리 기후 특사를 만난 후 나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케리 특사가 리 총리와 만나 “중국이 전력 부문 탄소배출을 없애고, 메탄 배출과 삼림 벌채를 감소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캐리 특사는 16일~19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리 총리,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등 중국 고위급 인사와 만나 미중 관계 및 기후변화 대응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다. 시 주석의 발언은 탄소 감축 등 기후 변화 문제에 있어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또 연설에서 “기후 변화, 대기 오염 통제, 저탄소 부문에 대한 재정 및 재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및 정부 기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특사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에 이어 최근 들어 중국을 찾은 세 번째 미국 고위 인사다. 케리 특사의 방중으로 지난해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단됐던 미중간 대면 기후협상이 처음으로 재개됐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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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NYPD, 첫 히스패닉 경찰 수장 탄생…에드워드 카반 임명

    뉴욕 경찰(NYPD) 178년 역사상 처음으로 히스패닉 경찰 수장이 나왔다.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시장은 17일(현지 시간) 뉴욕 경찰국장으로 에드워드 카반(55)을 임명했다. 흑인이자 뉴욕 경찰 출신인 애덤스 시장은 이날 신임 국장인 카반의 첫 부임지였던 브롱스 40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명 사실을 알리며 “스페인어를 쓰는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뉴욕과 미국 전체에 놀라울 정도로 멋진 순간”이라고 말했다.푸에르토리코계 이민 3세인 카반 국장은 1991년 뉴욕 경찰에 입직해 30년 이상 근속했다. 그는 뉴욕 경찰 최초의 여성 수장이었던 키샨트 슈얼 전 국장이 물러난 뒤로 국장 대행으로 조직을 지휘해왔다.카반 국장 임명은 흑인과 히스패닉을 대상으로 한 경찰의 과잉 대응이 전국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CNN은 전했다. 흑인과 히스패닉은 뉴욕시 인구 중 48.9% 수준이지만 경찰에 체포된 경범죄자들 중 차지하는 비율은 75.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애덤스 시장은 “카반을 국장으로 임명한 것은 현 시기에 매우 좋은 선택이다. 그는 부국장 시절에도 전임 국장과 함께 뉴욕시의 총격 및 살인사건을 줄이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은 제복 경찰관 3만6000여 명, 민간인 직원 1만8000여 명으로 구성된 미 최대 경찰 조직이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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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우크라 곡물 수출길 차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도 흑해를 통해 밀, 옥수수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출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했던 ‘흑해 곡물 수출협정’의 사실상 종료를 선언했다. 서방에 대러시아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며 전 세계 곡물 가격 상승과 식량 위기를 부를 수 있는 ‘식량 무기화’ 행보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17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흑해 곡물 협정이 효력을 잃었다”며 “오늘부터 협정은 무효”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120일짜리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협정 체결 후 세계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곡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 농산물값 상승이 이끄는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 또한 최악으로 치닫지 않았다. 5월 17일 3번째로 협정이 연장된 뒤 18일 0시 기한 만료를 앞두고 러시아가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 다만 크렘린궁은 “협정에서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이 충족된다면 즉각 협정 실행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간 연장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농산물의 수출 재개,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러시아산 비료 수송관의 가동 재개 등을 요구해 왔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풀어준다면 그때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다시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5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협정은) 러시아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간 협정의 주요 목표 또한 달성되지 않았다”며 연장 거부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러시아의 협정 종료 선언에 앞서 17일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유일한 다리이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주요 물자를 수송하는 통로인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승용차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너던 러시아인 부부가 숨졌고 그들의 딸은 부상을 입었다고 BBC가 보도했다. 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성명에서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면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미국과 영국 특수기관의 참여하에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푸틴 대통령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 크림대교를 건설했다. 2018년 개통 행사 당시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너는 퍼포먼스를 펼쳐 ‘푸틴의 자존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크림대교 공격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뒤 교량 복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크림대교에 대해 벌어진 공격은 흑해 곡물 협정 종료와 무관하다고도 밝혔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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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흑해곡물협정 사실상 종료 선언… ‘식량 무기화’ 행보 다시 시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에도 흑해를 통해 밀, 옥수수 등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수출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했던 ‘흑해 곡물 수출협정’의 사실상 종료를 선언했다. 서방에 대러시아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며 전 세계 곡물가격 상승과 식량 위기를 부를 수 있는 ‘식량 무기화’ 행보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17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관련 사항이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흑해 곡물 협정이 효력을 잃었다”며 “오늘부터 협정은 무효”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120일짜리 흑해 곡물 협정을 맺었다. 협정 체결 후 세계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곡물을 공급할 수 있었다. 농산물값 상승이 이끄는 인플레이션을 뜻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 또한 최악으로 치닫지 않았다. 5월 17일 3번째로 협정이 연장된 뒤 18일 0시 기한 만료를 앞두고 러시아가 종료를 선언한 것이다.다만 크렘린궁은 “협정에서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이 충족된다면 즉각 협정 실행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간 연장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후 서방의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농산물의 수출 재개,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러시아산 비료 수송관의 가동 재개 등을 요구해 왔다.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풀어준다면 그때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다시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5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 협정은) 러시아의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간 협정의 주요 목표 또한 달성되지 않았다”며 연장 거부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러시아의 협정 종료 선언에 앞서 17일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유일한 다리이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주요 물자를 수송하는 통로인 ‘크림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승용차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너던 러시아인 부부가 숨졌고 그들의 딸은 부상을 입었다고 BBC가 보도했다.러시아 반테러위원회(NAC)는 성명에서 “크림대교가 2대의 우크라이나 수중 드론에 공격당했다”며서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에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미국과 영국의 특수기관의 참여 하에 우크라이나가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푸틴 대통령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 크림대교를 건설했다. 2018년 개통 행사 당시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너는 퍼포먼스를 펼쳐 ‘푸틴의 자존심’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크림대교 공격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뒤 교량 복구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크림대교에 대해 벌어진 공격은 흑해 곡물 협정 종료와 무관하다고도 밝혔다.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김보라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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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53도 폭염, 유럽 산불, 인도 홍수… 엘니뇨發 ‘극한기후 습격’

    지구 곳곳이 펄펄 끓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 지역 데스밸리가 최고기온 53.3도를 찍을 것으로 예보되고 대서양 건너편 이탈리아는 올 5월 ‘100년 만의 폭우’에 이어 이번 주 유럽 역대 최고기온 48.8도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곳곳은 폭우로 인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올여름에는 ‘슈퍼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까지 예고되면서 폭우, 폭염, 가뭄과 산불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데스밸리 16일 53.3도 예측” 미 국립기상청(NWS)은 14일 남서부 16개 주에 폭염 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인구 3분의 1이 넘는 약 1억1300만 명이 폭염 아래 놓인 것이다. NWS는 남서부 지역이 열돔(heat dome)에 갇히면서 이 지역 수십 개 기상관측소가 15일 자체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보했다.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에 속하는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15일 50도를 기록했다. 데스밸리는 16일 역대 최고기온인 53.3도를 찍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 관측 이래 지구 최고기온 기록(2013년 데스밸리의 54도)에 육박한다. 15일 48도까지 치솟은 미 남서부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와 주변 지역에는 수천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임시 냉방센터가 들어섰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휴식처가 곳곳에 설치됐다. NWS 라스베이거스 지부는 “일반적인 사막 폭염이 아니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서양 건너편도 마찬가지다. 유럽은 남부를 중심으로 불볕더위에 신음하고 있다. 올 5월 100년 만의 폭우로 13명이 숨진 이탈리아에 이번에는 폭염이 닥쳤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15, 16일 로마, 볼로냐, 피렌체를 비롯한 16개 도시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큰 섬인 사르디니아에는 2021년 8월 시칠리아에서 기록된 48.8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번 주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리스에서는 수도 아테네의 관광지 아크로폴리스가 방문객 보호를 위해 지난 주말 동안 가장 더운 시간에 문을 닫았다. 스페인에선 라팔마섬 산불이 크게 번지면서 약 4500ha 임야가 소실됐고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했다. 유럽 최북단 노르웨이 감비크 지역도 기온이 13일 28.8도까지 치솟았다. 북극권 사상 최고기온 기록(1964년 7월 27.6도)을 59년 만에 갈아치웠다.● 전례 없는 폭염-폭우 동시에아시아 곳곳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 북동부 아키타현에는 14, 15일 이틀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아사히신문은 “24시간 기준 강우량이 관측 사상 최대인 202.5mm로 집계되면서 하루 만에 7월 한 달 분량의 강우량을 넘겼다”고 전했다. 지난달 1일부터 우기가 시작된 인도에서는 폭우와 산사태가 이어져 624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폭우와 폭염이 동시에 덮치는 원인 중 하나로 엘니뇨를 지목한다. 엘니뇨가 발달하면 지구 표면 온도가 올라가 폭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덩달아 증발하는 바닷물의 양이 늘어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지는 데다 더운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담을 수 있어 비가 내리는 지역에선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된다. 지난달 지구 기온은 이미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우주연구소 지구지표기온분석(GISTEMP) 시스템에 따르면 올 6월 평균기온은 1951∼1980년 당시보다 1.07도 높았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미 해양대기청(NOAA)도 지난달이 ‘역대 가장 더운 6월’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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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유착 의혹에 사생활 문란… ‘아들 봐주기’ 논란 겹쳐 바이든 궁지로 [글로벌 포커스]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 아들 헌터 내년 재선 도전을 선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차남 헌터 바이든은 약점이자 아픈 손가락이다. 탈세, 마약, 혼외자 논란을 비롯해 중국과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상 특혜를 받은 의혹까지 ‘논란의 종합선물세트’라는 말까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아들 헌터보다 곤란한 의제는 없을 것이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헌터 바이든(53)에 관한 각종 논란을 조명하며 내린 진단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부터 부친의 영향력에 기댄 여러 이해상충 의혹과 마약 등 문란한 사생활로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부친이 백악관 주인이 된 후에도 논란은 여전하다. 헌터는 지난 달 법무부와 탈세, 불법 총기 소지 혐의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징역형을 면제받는 ‘플리바기닝’에 합의했다. “일반인이면 수년, 수십 년의 감옥살이가 불가피한데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라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2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코카인이 발견됐을 때도 마약 투약 전력이 있는 그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헌터의 각종 의혹을 거론하며 “헌터는 어디 있나?(Where’s Hunter?)”라는 선전 문구를 썼다. 그는 내년 대선에서도 헌터를 쟁점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헌터 리스크’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최대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 中과 바이든은 경쟁, 헌터는 유착? 조지타운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헌터의 인생 역정은 권력자 부친을 빼고 설명할 수 없다. 그는 부친의 선거자금을 후원하던 신용카드사 ‘MBNA 아메리카’의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아들의 입사 후 당시 바이든 상원의원이 카드업계에 우호적인 법안을 추진한 것도 논란이었다. 헌터의 의혹 중 부친의 재선 가도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안은 중국과의 유착 논란이다. 헌터는 2013년 중국투자 전문 사모펀드 ‘BHR파트너스’를 공동 설립했다. 같은 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 헌터의 딸 피너건 등을 데리고 중국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수뇌부를 만났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부통령 자격으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총괄했다. 미 보수 논객 피터 슈바이처는 2018년 저서 ‘비밀의 제국’에서 바이든 부자(父子)의 중국 방문 직후 국영 중국은행(BOC)의 자회사가 BHR에 무려 15억 달러(약 1조9500억 원)를 투자했다고 폭로했다.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이 국영은행을 동원해 약 2조 원의 거금을 신생 펀드에 몰아준 것은 헌터가 부통령 아들이기에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헌터의 변호인은 2019년 “그가 BHR 이사회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헌터는 여전히 이 회사의 지분 10%를 갖고 있다. 2021년 NYT는 2016년 미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소유한 코발트 광산을 중국 기업 ‘차이나 몰리브데넘’에 26억5000만 달러에 파는 것을 BHR이 도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광물자원 독식 또한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데 아들이 설립한 회사는 중국을 도운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후 중국과 전쟁에 가까운 패권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았으며 아직도 유착 관계가 남아 있다는 점 자체가 모순이란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부터 “바이든이 집권하면 중국이 미국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공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버지 덕에 취업” ‘우크라 커넥션’ 우크라이나 유착 의혹 또한 논란이다. 에너지 업계와 관련이 없는 헌터는 2014년 4월 우크라이나 최대 천연가스사 ‘부리스마 홀딩스’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후 5년간 월 8만3000달러 이상을 받았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중대 변곡점에 있었다. 2013년 11월∼2014년 2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유로마이단’이 발발해 친(親)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이 축출됐다. 이후 대통령에 오른 제과 재벌 페트로 포로셴코는 대표적인 친서방 인사였다. 부리스마의 설립자 미콜라 즐로체우스키는 친러 정권에서 생태천연부 장관 등을 지냈다. 횡령, 탈세, 배임 등으로 수사도 받고 있었다. 당시 바이든은 부통령으로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총괄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체가 서방으로 기우는 시점에서 즐로체우스키가 그런 바이든의 아들 헌터를 이사로 뽑은 것은 누가 봐도 ‘보험’ 성격이었다. 아들이 부리스마에 취업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포로셴코 정권에 부리스마 수사를 중단하고, 이 수사를 주도한 빅토르 쇼킨 당시 검찰총장을 해임하라고 압박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10억 달러 원조의 대가로 쇼킨의 해임을 요구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이 녹취록에서 그는 “쇼킨을 해임하지 않으면 원조를 철회하겠다”고 했다. 2016년 3월 물러난 쇼킨 전 총장 또한 “바이든이 나의 해임을 거듭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2020년 10월 헌터의 개인 노트북이 유출됐을 때는 부리스마 임원이 헌터에게 “미 워싱턴에서 당신 아버지를 만날 기회를 줘서 고맙다”라고 쓴 이메일도 발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리스마 논란이 일자 2018년 “아들 때문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친러 정권이 다시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로 미국의 군사 지원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지원의 대가로 헌터의 부리스마 취업, 쇼킨 전 총장의 해임 관련 의혹 등 바이든 부자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 이 통화가 트럼프 행정부 인사의 내부 고발로 밝혀지자 미국이 뒤집혔다. 당시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외세 결탁 혐의로 탄핵 소추했다. 같은 해 12월 하원에서는 소추안이 통과됐지만 2020년 2월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최종 부결시켰다. 헌터의 취업을 가능케 했던 유로마이단 시위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이 시위로 우크라이나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선 것에 불만을 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4년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지난해 2월에는 우크라이나를 직접 침공했다.● 술, 마약, 혼외자… 사생활 논란 헌터는 젊은 시절부터 술과 마약을 남용했다. 2014년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해군 예비군에서 불명예 전역했다. 2021년 자서전에서 코카인을 15분마다 흡입했고 길거리 마약상과 어울렸다고 고백했다. 자신과 달리 모범생이며 부친의 정치적 후계자로도 꼽히던 형 보가 2015년 뇌암으로 숨지자 형수 헤일리와 사귀었다. 당시 첫 부인 캐서린과 별거 중이었지만 법적 혼인 관계가 끝나지 않았고 상대방이 형수여서 구설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2018년에는 전직 성인클럽 댄서 룬던 로버츠로부터 혼외자 딸을 얻었다. 헌터와 로버츠는 지난달 이 딸에게 바이든 성(姓)을 붙이지 않는 대신 헌터가 계속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돈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2017년 캐서린이 제출한 이혼 서류에 따르면 당시 헌터 부부는 약 31만3970달러의 빚이 있었다. 가정부 월급, 의료비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캐서린은 “헌터가 별거 기간 중 12만2000달러의 소득이 있었는데도 가족이 아니라 자신의 사치품 구매에만 썼다”고 했다. 헌터는 부친의 집권 첫해 화가로 변신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전시를 열었다. 전시를 주재한 터키계 미술상 조르주 베르제의 갤러리는 헌터의 작품을 각 7만5000∼50만 달러에 팔았다. 검증이 안 된 신인 작가의 작품치고는 과하게 비싼 가격이며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부친의 집권 첫해 작품 판매에 나선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부리스마 논란 때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행정부에 줄을 대려는 외국 기업이나 부호가 헌터의 그림을 로비 용도로 쓸 가능성이 상당한 탓이다.● 바이든의 ‘아들 감싸기’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 감싸기에 급급한 것은 더 문제다. CNN, NYT 등은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진 중에서 헌터가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으며 그가 백악관 행사에 공공연히 나타나는 것에 불편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런데도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가 탈세 등으로 기소된 지난달 20일 관련 질문을 받자 “아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만 했다. 헌터는 이틀 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해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등장했다. 이 자리에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도 있었다. 유죄 인정 거래를 둘러싼 논란이 상당한 상황에서 법무장관과 헌터가 중요 국가 행사에 같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여론은 싸늘하다.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이 지난달 28, 29일 미국인 105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7%는 “대통령 부친을 둔 헌터가 연방검찰의 호의를 받았다”고 답했다. 55%는 “헌터의 유죄 인정 거래를 반대한다”고 했다. 임은정 국립공주대 국제학부 부교수는 “헌터는 각종 논란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기득권 이미지로 큰 타격을 입었는데 헌터에 대한 불공정한 사법 절차 논란도 미 유권자에게 그렇게 비칠 수 있는 사안으로 내다봤다. 헌터의 중국 유착 의혹 또한 악재라며 “바이든 캠프 쪽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연계설을 문제 삼겠지만 미 유권자 입장에서는 러시아보다 중국이 훨씬 큰 우려”라며 “미국은 중국과 존재론적인 싸움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종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 대통령의 직계존속 중 이렇게 많은 논란에 이렇게 오랫동안 휩싸인 사람은 흔치 않다”고 했다. 이어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도덕성과 품위 없는 언행에 등을 돌린 교외 중산층이 많았다는 점”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헌터 또한 아버지의 표를 깎아 먹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美 대통령의 ‘가족 리스크’ 친인척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미 대통령은 적지 않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딸 앨리스는 공공장소에서의 욕설, 흡연,각종 기행으로 유명했다. 1905년 한국을 찾았을 땐 서울 동대문구 홍릉의 석마(石馬)에 올라 사진을 찍는 외교 결례를 저질렀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국가를 운영할 수도, 앨리스를 돌볼 수도 있지만 둘을 동시에 할 순 없다”고 한탄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 닐은 부친의 재임 시절 파산한 ‘실버라도 대부조합’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형이 집권했을 때는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이 설립한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쌍둥이 딸 제나와 바버라도 미성년자 시절 음주 단속에 걸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부 동생 로저는 마약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이런 로저를 ‘두통’이라는 암호로 불렀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동생 빌리는 로비스트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리비아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하며 22만 달러를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딸 패티 데이비스는 아버지의 보수 노선에 반발해 어머니 낸시 여사의 결혼 전 성(姓)을 사용하고 있다. 부친의 퇴임 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에 나체 사진을 게재했다. 어머니가 영부인 시절 약물에 손을 댔다고도 폭로했다.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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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물가 둔화… “7월 금리인상이 마지막” 기대

    미국 6월 물가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둔화세가 뚜렷해지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긴축 재정을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3.1%)를 밑돌았다. 오름 폭은 2021년 3월(2.6%) 이후 가장 작았다. 미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최정점을 찍은 뒤 둔화 추세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시장 예상치(5%)보다 낮은 4.8%로 집계됐다. 1년 7개월 만의 최저치로 올 5월 상승률(5.3%)보다도 0.5%포인트나 낮다. 근원 CPI 상승률은 물가 안정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시장은 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준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연 5.25∼5.50%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한 비율은 13일 기준 92.4%다. 그러나 물가가 연준 목표치(2.0%)에 근접하고 있어 연준이 이달 인상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3월 이후 이어온 금리 인상 랠리를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BNP파리바 앤드루 슈나이더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은 하반기(7∼12월)에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7월로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달 FOMC에서 7월 이후 추가 금리 인상에 회의적인 견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여전히 신중론도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8일 “내년까지도 물가상승률 2%대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며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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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초 이하로 만지면 성추행 아냐” 伊판결에…‘팔파타브레베’ 챌린지 확산

    이탈리아에서 10대 여학생을 성추행한 학교 직원에 대해 추행 시간이 10초를 넘지 않아 범죄로 볼수 없다는 판결이 나와 현지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법원은 17살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수도 로마의 한 고등학교 직원 안토니오 아볼라(66)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아볼라는 2022년 4월 학교 건물 계단에서 피해 학생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학생의 몸을 만진 사실은 인정했지만, “장난이었다”며 범행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그러나 로마 법원은 “5초에서 10초 사이 더듬었을 뿐이다”며 10초를 넘기지 않아 범죄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해당 행위가 성욕의 표시가 아닌 그저 어색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해당 판결이 알려지자 이탈리아 사회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탈리아어로 ‘잠깐 더듬는다’는 뜻의 ‘팔파타브레베(palpata breve)’, ‘10초’라는 해시태그가 널리 퍼졌다. 판결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없이 10초 동안 몸을 더듬는 영상도 올라오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파올로 카밀리가 처음으로 영상을 올린 뒤 인스타그램 팔로워 2940만명의 유명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그니 등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피해 여학생은 한 일간지에 “그 일은 장난이 아니었다. 학교와 법원에서 두 번이나 배신감을 느꼈고 이건 정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인플루언서 역시 “남자는 5초, 10초는 물론이고 단 1초도 여자의 몸을 만질 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최근 이탈리아에서는 비토리오 스가르비 문화부 차관이 공개행사 연설에서 성차별적 표현 등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그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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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加 크로퍼드 호수, ‘인류세’ 표본지층 선정

    46억 년 지구 역사에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 epoch)’라는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를 추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질학계는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는 의미에서 ‘인류세’를 공식 지질 시대로 인정할지를 논의해왔다.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질학자들로 구성된 인류세 워킹 그룹(AWG)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크로퍼드 호수를 인류세를 대표할 수 있는 지층인 국제표준층서구역(GSSP)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GSSP가 있어야 공식적인 지질 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AWG 소속 지질학자들은 크로퍼드 호수 지층의 핵폭발로 인한 플루토늄과 방사성 탄소의 급격한 변화,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한 비산재 등을 두고 인류가 지질에 변화를 준 “가장 명확하고 뚜렷한 변화”라고 밝혔다. 연구자인 온타리오주 브록대 고미생물학자 프랜신 매카시는 “지구 시스템이 이전 1만1700년 동안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전환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현 단계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1만1700년 전 시작된 완신세(完新世·Holocene)로 정의돼 왔다. 인류세가 인정받는다면 완신세가 끝나고 새 시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일이다. 다만 공식 인정까지는 절차가 남았다. AWG가 인류세를 공인하는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후에도 두 위원회에서 각각 60%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비준을 위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최종 비준 여부는 내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IGS)에서 결정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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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호수에 핵폭발 흔적이…“46억년 지구에 ‘인류세’ 시작됐다”

    46억 년 지구 역사에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 epoch)’라는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를 추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질학계는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는 의미에서 ‘인류세’를 공식 지질 시대로 인정할지 여부를 논의해왔다. 1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질학자들로 구성된 인류세 워킹 그룹(AWG)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크로포드 호수가 인류세를 대표할 수 있는 지층인 국제표준층서구역(GSSP)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GSSP가 있어야 공식적인 지질 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AWG 소속 지질학자들은 크로포드 호수 지층의 핵폭발로 인한 플루토늄과 방사성 탄소의 급격한 변화, 화석연료의 연소로 인한 비산재 등을 두고 인류가 지질에 변화를 준 “가장 명확하고 뚜렷한 변화”라고 밝혔다. 연구자인 온타리오주 브록대 고미생물학자 프란신 매카시는 “지구 시스템이 이전 1만1700년 동안과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전환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현 단계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1만1700년 전 시작된 완신세(完新世, Holocene)로 정의돼 왔다. 인류세가 인정받는다면 완신세가 끝나고 새 시기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일이다. 다만 공식 인정까지는 절차가 남았다. AWG가 인류세를 공인하는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후에도 두 위원회에서 각각 60%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비준을 위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최종 비준 여부는 내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IGS)에서 결정된다.김보라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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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런과 밥먹은 죄? 中여성학자들에 ‘SNS 테러’

    6∼9일 중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점심을 먹은 중국 유명 여성학자들이 애국주의 성향의 누리꾼으로부터 “조국을 배신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8일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쿵치샹 베이징대 교수, 진커위 영국 런던정경대 부교수, 스단 사회과학원 산업경제연구소장, 류슈웨이 중앙재경대 연구원, 류첸 이코노미스트그룹 중화권 회장, 작가 하오징팡 등과 만났다. 옐런 장관은 자신이 중요한 자리에서 유일한 여성일 때가 많았다며 “여러분 또한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류 회장은 회동 직후 트위터에 “옐런 장관은 나의 역할 모델”이라며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역적’ ‘체포하라’ 같은 살벌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옐런 장관이 우호적인 양국 관계에 전념해 왔다”고 쓴 하오 작가의 웨이보 글에도 ‘미국의 첩자’ 비판이 쇄도했다. 그가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등을 비판하며 발발한 ‘백지 시위’를 지지했다는 이력 또한 공격 대상이 됐다. 남성인 선이 푸단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공짜 점심은 없다”며 참석한 여성 인사들이 미국의 선전선동에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옐런 장관은 10일 공개된 미 공영라디오 NPR 마켓플레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분명히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데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이는 중국이 이해해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중국 측에)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옐런 장관의 방중에도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진단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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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당국 심기 건드려… 마윈, 3년간 1110조원 손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의 마윈(馬雲·59·사진) 창업주가 지난 3년간 중국 당국과 마찰을 빚으며 약 1110조 원(약 850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은 3년 전 중국 당국의 조사로 기업공개(IPO)를 미뤄야 했다. 당시 IPO 후 예상됐던 앤트그룹 기업가치는 약 3150억 달러로 평가됐지만 최근 이 기업 예상 가치는 785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 알리바바도 2020년에 시가총액 8500억 달러를 기록했다가 최근 4분의 1 수준인 234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증발한 마윈 기업들의 시장가치가 850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마윈은 2020년 10월 앤트그룹 상장을 앞두고 한 공개 포럼에서 중국 당국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중국 정부가 금융부문을 과잉 규제하고 있다”고 비판해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후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 등 기업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앤트그룹의 홍콩 증시 상장을 전격 중단시켰다. 이 과정에서 마윈의 앤트그룹 지분은 31%에서 6%로 줄어 지배권을 상실했다. 알리바바 역시 6개의 기업으로 분할될 예정이다. 중국 금융당국은 7일 앤트그룹에 자금세탁 방지법 등을 적용해 1조 원대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마윈은 올 3월 다시 등장해 5월에는 일본 도쿄대 객원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중국 베이징 소재 컨설팅업체인 트리비움 차이나의 켄드라 셰퍼 컨설턴트는 “과오를 저지른 기업들에 대한 처벌이 끝나간다”고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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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정책 갈등’ 네덜란드 연정 해체

    2010년부터 집권 중인 네덜란드의 최장수 총리 마르크 뤼터 총리(사진)가 자신이 추진하는 난민 제한 정책에 대한 연립정부 내 이견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15년 시리아 난민이 대거 유럽으로 몰려온 데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또다시 난민이 대거 발생하자 유럽 각국이 난민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뤼터 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이민 정책에 관한 연립정부 동반자들과의 견해차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사퇴와 연정 해체를 선언했다. 그는 8일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에게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뤼터 총리는 총선이 치러지는 11월까지 직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난민 정책을 둘러싼 국론 분열과 정계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뤼터 총리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보수 ‘기독교연합당’, 진보 ‘민주66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다. 최근 자유민주당은 이미 네덜란드에 들어온 전쟁 난민이 고국의 어린 자녀까지 추가로 데려오는 것을 월 200명 이내로만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민주66당 등이 “가족을 해체시켜선 안 된다”며 반대했고 양측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시흐리트 카흐 재무장관 겸 민주66당 대표는 “대화에 임했지만 타협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난민 신청자 수는 2021년 3만6620명에서 지난해 4만7991명으로 31% 급증했다. 올해 연말이면 난민 유입 규모가 7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주택, 식량, 일자리 부족 등 사회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토의 약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에서는 주택 부족에 대한 국민 불만이 상당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부유한 국가로의 이민 급증이 국민들 사이에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네덜란드 연정 붕괴는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짚었다. WSJ 분석에 따르면 2022년 부유한 국가의 노동력 부족과 개발도상국의 경제 악화가 심화하면서 전 세계에서 약 500만 명이 부유한 국가로 이주한 것으로 집계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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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수미, 美서 한미동맹 70주년 콘서트 연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소프라노 조수미(사진) 콘서트가 다음 달 미국 서부에서 열린다. 주시애틀 총영사관과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등은 5일(현지 시간) 한미동맹 70주년 및 미국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는 조수미 콘서트를 시애틀(8월 3일) 샌프란시스코(6일) 로스앤젤레스(LA·11일)에서 각각 연다고 밝혔다. 주시애틀 및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LA 한국문화원이 후원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주요 가곡 및 세계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비롯해 18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1953년 10월 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70년을 맞은 올해 미국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시와 공동으로 ‘한국전쟁 참전 용사 보훈 및 국경일 행사’를 열기도 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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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영화 ‘바비’ 상영 금지… “中의 일방적 영유권 장면 등장”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분쟁 중인 베트남이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담은 장면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 ‘바비’(사진)의 상영을 금지했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21일 개봉 예정인 워너브러더스의 신작 ‘바비’ 상영을 금하며 “이 영화에 ‘구단선’ 이미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요 영화관에서는 바비의 상영 일정이 일제히 사라진 상태다.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그은 9개의 가상 경계선이다. 중국은 일방적으로 이 선을 그은 후 이곳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 동남아 국가 선박의 어업을 금지하는가 하면 인공 암초를 건설해 군사기지로 만드는 작업 또한 속속 추진하고 있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재판소(PCA)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며 중국에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이를 무시하고 있다. 베트남은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등을 두고 다른 나라보다 중국과 더 격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3월 톰 홀랜드가 주연한 영화 ‘언차티드’, 2021년 호주 드라마 ‘파인갭’, 2019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 등도 같은 이유로 상영을 금했다. 다만 바비의 어떤 장면에 구단선이 등장하는지, 이 영화에 중국 자본이 투입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바비는 마텔의 유명 인형 바비가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배우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을 맡았다.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그레타 거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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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마고 로비 영화 ‘바비’ 상영 금지…이유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분쟁 중인 베트남이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을 담은 장면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 ‘바비’의 상영을 금지했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당국은 21일 개봉 예정인 위너브라더스의 신작 ‘바비’의 상영을 금하며 “이 영화에 ‘구단선’ 이미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요 영화관에서는 바비의 상영 일정이 일제히 사라진 상태다.구단선은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그은 9개의 가상 경계선이다. 중국은 일방적으로 이 선을 그은 후 이 곳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베트남 필리핀 말레시아 브루나이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들 동남아 국가 선박의 어업을 금지하는가 하면 인공 암초를 건설해 군사기지로 만드는 작업 또한 속속 추진하고 있다.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상설재판소(PCA)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며 중국에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이를 무시하고 있다. 베트남은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등을 두고 다른 나라보다 중국과 더 격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해 3월 톰 홀랜드가 주연한 영화 ‘언차티드’, 2021년 호주 드라마 ‘파인갭’, 2019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 등도 같은 이유로 상영을 금했다. 다만 바비의 어떤 장면에 구단선이 등장하는지, 이 영화에 중국 자본이 투입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바비는 마텔의 유명 인형 바비가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배우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을 맡았다. ‘작은 아씨들’을 연출한 그레타 거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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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중국어로도 112 신고하세요…‘외국인 통역 서비스’ 전국 확대

    “공항 가는 길에 죽여줄게” 지난달 28일 오전 9시 16분경,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외국인 A 씨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 묵고 있는 A 씨는 온라인으로 알게 된 한국인 지인으로부터 이 같은 협박 문자를 받았다며 “호텔만 안전하게 나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호텔로 출동한 경찰은 A 씨의 안전을 확인한 뒤 공항으로 갈 수 있는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고 사건을 종결했다. A 씨는 한국어를 몰랐지만, 경찰은 사건을 처리하면서 의사소통에 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배치된 중국어 전문 통역요원들이 A 씨의 112 신고 접수와 현장 경찰과의 통역까지 맡아준 덕분이었다. 경찰청은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한 외국인의 112 신고 시 통역을 돕는 ‘외국인 112 신고 통역 서비스’를 3일부터 전국에서 실시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한 달간 서울에서 시범 운영하던 통역 서비스를 이날부터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외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범죄 피해에 신속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112 신고는 지난해 월평균 363건에서 올해 들어 500건으로 38% 늘었다. 경찰은 그동안 외국인이 112에 신고하면 한국관광공사나 민간 업체가 제공하는 통역을 활용해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과 외국인 신고자, 통역 업체 등 3자가 동시에 통화를 하다 보니 신고 접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법률 용어를 설명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컸다.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소속 영어 통역요원 2명과 중국어 통역요원 2명은 3일부터 전국 모든 지역의 외국인 112 신고 접수를 맡게 된다. 전국 어디서든 영어나 중국어로 112 신고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통역요원들은 현장에 출동한 일선 경찰관들의 통역도 지원한다.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소속 정경희 통역요원은 “외국인이 긴급한 상황에서 112 신고했을 때 통역요원이 있으면 민간 통역이 연결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외국인 112 신고 접수 소요시간이 평균 3분 52초로 기존(6분 13초)보다 2분 21초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외국인들에게 영어와 중국어로 112 신고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알리는 홍보 영상을 제작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주요 철도역 등에서 방영하고, 책자 안내물도 배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역 서비스의 효과와 수요를 분석해 앞으로 통역 지원 언어와 통역요원 인원을 지속해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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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복 3시간 거리 달려 ‘헌혈’…아픈 반려견 살린 13마리 견공들의 은퇴

    “견주들은 아픈 강아지를 보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헌혈은 이런 마음을 실천할 기회였습니다.” 헌혈견으로 활동해온 2014년생 래브라도리트리버 ‘진주’의 견주 김시연 씨(41)는 26일 진주의 현혈견 은퇴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동물병원 별관에선 아시아 최초 반려동물 헌혈센터인 ‘KU 아임도그너(I’M DOgNOR)’ 소속 헌혈견 13마리의 은퇴식이 열렸다. 진주를 포함해 올해로 생후 8년이 지난 헌혈견 13마리가 자격 요건에서 벗어나게 된 것. 행사에 참여한 은퇴 헌혈견 10마리에게는 기념사진이 담긴 액자와 메달을 줬다. 진주도 목에 메달을 건 채 김 씨의 곁을 지켰다. 헌혈센터 소속 200마리의 헌혈견들은 1년 동안 300여 마리의 생명을 구했다. 집에서 센터까지 왕복 3시간이나 걸리는 먼 길이지만 진주는 2020년부터 4차례 헌혈에 참여했다. 은퇴견 중에선 가장 많이 헌혈에 참여했다. 헌혈센터 관계자는 “진주의 혈액으로 최소 16마리의 강아지가 새 생명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한 2014년생 골든레트리버 헌혈견 ‘복구’ 역시 지난해 8월 응급 수혈을 요청받고 수혈에 나서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복구의 주인 이원상 씨(43)는 “혈액 공급을 위해 사육되는 공혈견들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고 그런 비극을 막으려고 헌혈에 나섰다”며 “다행히 복구가 주사를 무서워하지 않아 3번이나 헌혈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헌혈견은 전염성 질환을 앓은 적이 없는 몸무게 25kg 이상 대형견만 신청해 선정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헌혈 한 차례에 320~400ml의 채혈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형견 3, 4마리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양이다. 이날 은퇴한 헌혈견들도 종류는 다르지만 모두 대형견들이었다. 진주의 견주 김 씨는 “큰 덩치가 무서워보일 수 있지만 다른 친구를 살리는 것도 큰 덩치라서 가능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건국대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지난해 8월 부속 동물병원 산하에 아시아 최초 반려동물 헌혈 센터 ‘KU 아임도그너(I’M DOgNOR) 헌혈센터’를 열었다.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은 이날 “헌혈 문화 정착에 기여한 열 세 마리의 헌혈 영웅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공혈견 의존도를 낮추고 반려가정 헌혈 문화를 정착해나가기 위해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보라기자 purple@donga.com}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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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문항 강의 학원, 200개 책상이 50cm 간격 빼곡… 안전 뒷전

    “200개 넘는 책상이 50cm 간격으로 줄지어 있으니 답답하죠. 강의실 출입문도 2개밖에 없어 대형 화재가 나면 그 많은 학생이 대피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유명 학원 앞에서 만난 수험생 이모 씨(21)는 자신이 공부하는 학원 강의실에 대해 불안감을 표출했다. 대형 입시학원들이 법으로 정해진 강의실 면적 기준을 위반하고 ‘콩나물시루’ 같은 공간에서 빽빽하게 학생들을 모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지진 등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이 닥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도 나온다. 실태를 관리 감독해야 할 시도교육청은 형식적인 점검에만 그칠 뿐이어서 학생의 안전과 학습권이 위협받고 있다. 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강의실 면적은 각 시도 조례에서 정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 서울시는 강의실 면적을 ‘30㎡(약 9평) 이상∼135㎡(약 41평) 이하’ ‘1㎡당 수용 인원은 1명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감안하면 이 씨가 다니는 학원은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불안감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런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다. 온라인 수업이 아닌 현장 수업을 들어야만 받을 수 있는 각종 입시 자료들, 킬러 문항 등 수능 문제지들 때문이다. 강남의 한 학원에 다니는 재수생 이모 씨(20)는 “책상이 줄줄이 붙어 있어 옆사람과 팔이 부딪치는 강의실도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런 방식의 대형 강의가 불법이고 위험하다는 걸 학원 관계자들도 알지만 이런 강의로 얻는 수익이 크다 보니 잘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연한 불법 행위지만 법 위반으로 단속된 사례는 드물다. 강남 유명 입시학원 관계자는 “135㎡ 기준을 초과하는 초대형 강의실을 만든 뒤 단속이 나올 때만 가벽을 세워 강의실을 나눈다. 이렇게 하면 규정을 지킨 것처럼 보여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되면 점검을 나가지만 실제 현장을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원 시설 등을 무단 변경한 사실이 적발되면 1차 5점, 2차 10점, 3차 15점의 벌점을 받는다. 벌점이 31점 이상이면 ‘운영 정지 7일’, 66점 이상이면 ‘등록 말소’ 처분이 내려진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유명 학원의 ‘일타강사’들은 100억∼200억 원대의 연봉을 받는다. 이들을 고용한 학원들은 연 3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학원들이 돈벌이에 눈이 멀어 학생을 위험한 공간에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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