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뒤 함께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돌아왔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거부로 응답하면서 양측이 강하게 충돌한 지 이틀 만인 이날 한 위원장은 “저는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게 전혀 변함이 없다”며 몸을 낮췄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분열하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하는 국면에 들어섰지만 한 위원장을 향한 윤 대통령의 강한 불만이 확인된 상황에서 ‘김건희 리스크’ 등 핵심 이슈 해법에 대한 견해차는 여전해 아슬아슬한 당정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갈등이 봉합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약 20분 동안 한 위원장과 함께 점검했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 참모들에게 “열차로 같이 가자”고 제안해 대통령 전용열차를 통해 서울로 돌아왔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열차에서 바로 마주 앉아 1시간 동안 객차 내 회의실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민과 재해 지원을 실효적으로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길게 나눴고, 이 문제에 당정이 적극 교감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충돌의 핵심 의제였던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둘러싼 사천 논란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서울역에서 양측 갈등설에 대해 “그런 말은 다 전에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대통령도 그렇도 저도 그렇고 민생을 챙기고 이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최선을 다해 4월 10일(22대 총선일) 국민의 선택을 받고 이 나라와 국민들을 더 잘살게 하는 길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언급하고 ‘총선 승리’ 열망을 거론하면서 신뢰 회복과 갈등 봉합 의지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신뢰를 확인하고 앞으로 허심탄회하게 서로 간 이해와 대화를 위한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모두 현장에서 만나는 데 흔쾌하게 동의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강 대 강 대치와 분열이라는 상황은 모면했지만 이번 총선의 구도와 의제, 대응 방향에 대한 양측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깊이 신뢰했던 한 위원장에 대한 인간적 분노와 배신감을 표출하며 ‘지지 철회’를 공언했고, 한 위원장도 “맹종하지 않는다”는 말로 용산과 선을 그어온 상황에서 향후 대립과 균열이 불거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통령실은 윤-한 갈등을 해소할 실질적인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서천=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23일 화재 현장 방문이 성사되기까지 대통령실과 여당은 긴밀한 조율을 거쳤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각각 방문 계획을 세우다가, 서로의 방문 사실이 알려진 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함께 방문하는 쪽으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2일 밤 서천특화시장 화재가 났고, 윤 대통령이 현장 방문 검토를 지시했다”며 “내부 회의를 거쳐 윤 대통령의 23일 오후 3시 현장 방문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소통 과정에서 한 위원장도 23일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듣고 논의 끝에 공동 방문으로 조정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당초 당 사무처를 순방하려던 일정을 취소한다고 이날 오전 9시 40분경 알린 뒤 오후 1시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한 위원장 측이 “윤 대통령을 현장에서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방문 시간을 1시 30분으로 조정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같은 재난 현장을 시차를 두고 따로따로 가는 게 더 이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같은 날 시차를 두고 화재 현장을 따로 방문했다면 자칫 갈등설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또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중 ‘누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런 건 맞지 않는 얘기”라며 “대통령실은 대통령실대로 윤 대통령의 방문을 준비했고, 당은 당대로 한 위원장의 스케줄을 정하다가 만남이 추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과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조율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실장이 한 위원장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 조율에 역할을 했다”며 “총선을 앞둔 시점에 조속하게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 사이에 있었다”고 말했다. 한 수석은 이날 윤 대통령의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방문에 동행하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실 개편 이후 비서실장, 정무라인과 여당 지도부 간 소통의 밀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 역시 기본적으로 이 실장과 한 수석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사진)은 23일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에서 사퇴 요구가 나온 것에 대해 “사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윤계 일부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김 비대위원을 향한 사퇴와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를 거부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여사를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비대위원이 사퇴하면 ‘한동훈 비대위’의 색깔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사퇴해도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논란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반대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 비대위원 사퇴 이야기가 언급됐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답했다. 반면 대통령실에선 김 비대위원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에서는 김 비대위원이 사퇴해야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의원도 “한 위원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김 비대위원 사퇴를 요구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갈등이 봉합된 것은 아니다. 하루아침에 봉합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극한으로 치닫는 파국은 겨우 막았지만 근본적인 숙제는 하나도 해결하지 못했다.”(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면충돌한 지 이틀 만인 23일 함께 충남 서천 화재 현장을 점검하고 서울행 대통령실 전용 열차에 함께 올랐지만 ‘김건희 여사 리스크’ ‘공천 파워 게임’ ‘김경율 비대위원 거취’ 등을 둘러싼 두 사람 간 갈등의 불씨는 그대로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진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서로 간의 신뢰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허심탄회한 대화와 상호 이해를 위한 여건이 조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4·10총선을 78일 앞둔 가운데 여권 관계자는 “언제든지 내홍이 불거질 수 있는 ‘임시 봉합’ 상태”라며 “김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를 시작으로 기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尹-韓, 김건희 문제 접점 찾을지가 관건” 3일 신년 인사회 후 20일 만에 만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울로 돌아오는 전용 열차에서 1시간 남짓 대화했지만 정면충돌의 발단이 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김경율 비대위원 ‘사천’ 논란 등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대통령실과 당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전용 열차에서 내린 뒤 “(대통령과)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서로 잘 나눴다”면서도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동아일보 통화에서 “열차 안에선 갈등과 관련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확전은 자제해야 한다는 공감대로 만났지만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는 과제로 남은 것이다.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 대응을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생각 차이는 명확하다. 윤 대통령은 “정치 공작이자 몰카 공작의 피해자가 왜 사과해야 하느냐”는 생각이고 한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며 사과 내지 최소한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해왔다. 여권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문재인 정부 검찰에서 탈탈 털었는데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라며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문제를 부각한 데 대한 인간적인 서운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김 여사 문제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최종 봉합 여부의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사천’ 지적에 “취임 23일 만에 사당화가 말이 되냐”며 반발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용산이 이 문제에 1cm라도 먼저 길을 터줘야 당도 78일간 (한 위원장이) 5cm, 100m 광폭 행보를 펼칠 수 있다는 게 비대위 입장”이라고 말했다. ● 공천 파워게임으로 2라운드 가능성 여권에선 ‘갈등의 2라운드는 공천 파워게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총선을 이겨야만 하는 운명공동체지만, 공천 주도권을 놓고 더 치열한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이제 진짜 전선은 공천 싸움”이라며 “한 위원장을 내치고 싶어도 윤 대통령은 당내 병력(의원)이 없었고, 한 위원장은 차마 대통령을 뒤집어엎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여러 차례 ‘공천 주도권’ 메시지를 발신했다. 특히 당과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해온 친윤(친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이 의원에게 대통령과 소통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사무실에 자주 들어오지 말라고 말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대통령실도 김 위원 마포을 출마 관련 잡음 논란을 기점으로 ‘줄 세우기 사천에 대한 오해를 막아야 한다’며 “공정한 공천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대통령 참모들과 전직 장차관들이 총선에 나서더라도 공천에 관여한 바도 없고 별도로 챙긴 인사가 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데 한 위원장의 언행으로 오해를 산다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23일 화재 현장 방문이 성사되기까지 대통령실과 여당은 긴밀한 조율을 거쳤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각각 방문 계획을 세우다가, 서로의 방문 사실이 알려진 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함께 방문하는 쪽으로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2일 밤 서천특화시장 화재가 났고, 윤 대통령이 현장 방문 검토를 지시했다”며 “내부 회의를 거쳐 윤 대통령의 23일 오후 3시 현장 방문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소통 과정에서 한 위원장도 23일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듣고 논의 끝에 공동 방문으로 조정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당초 당 사무처를 순방하려던 일정을 취소한다고 이날 오전 9시 40분경 알린 뒤 오후 1시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한 위원장 측이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기다리겠다”는 의사를 전하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방문 시간을 1시 30분으로 조정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같은 재난 현장을 시차를 두고 따로따로 가는 게 더 이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같은 날 시차를 두고 화재 현장을 따로 방문했다면 자칫 갈등설이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또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중 ‘누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런 건 맞지 않는 얘기”라며 “대통령실은 대통령실대로 윤 대통령의 방문을 준비했고, 당은 당대로 한 위원장의 스케줄을 정하다가 만남이 추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과 한오섭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조율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실장이 한 위원장과 직접 통화를 하면서 조율에 역할을 했다”며 “총선을 앞둔 시점에 조속하게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 사이에 있었다”고 말했다. 한 수석은 이날 윤 대통령의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방문에 동행하기도 했다.여권에서는 대통령실 개편 이후 비서실장, 정무라인과 여당 지도부 간 소통의 밀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 역시 기본적으로 이 실장과 한 수석에 대한 신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향후 대통령실과 여당 간 소통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23일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에서 사퇴 요구가 나온 것에 대해 “사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윤계 일부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비유한 김 비대위원을 향한 사퇴와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김 비대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 요구를 거부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같은 생각”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여사를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이 아니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 글에는 비주류인 김웅 의원이 “힘내시라. 해서파관(海瑞罷官)을 평함이 연상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해서파관은 명나라의 청렴한 관리 해서가 황제에게 파면당하는 역사극이다. 마오쩌둥을 황제에 비유해 비판했다는 공격을 받으면서 중국의 문화대혁명이 시작됐다. 김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것이 아닌데도 공격받는다는 취지다.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 비대위원이 사퇴하면 ‘한동훈 비대위’의 색깔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 사퇴해도 김 여사의 명품 백 수수 논란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며 옹호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 비대위원 사퇴 이야기가 언급됐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고 답했다.반면 대통령실에선 김 비대위원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에서는 김 비대위원이 사퇴해야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의원도 “한 비대위원장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앙투아네트 비유’에 대해 “프랑스 혁명 시대 왕비에 비유하며 마녀사냥하듯 하는 모습은 자제해야 한다”며 “우리 당 지지자와 당원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 요구를 둘러싼 파장이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재표결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5일 쌍특검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르면 25일 재표결에 부쳐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국회 본회의에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해 재표결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는 본회의에 바로 올리자는 입장”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도 하지 않았는데 재표결을 더 미룰 명분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 내홍 상황이 벌어지자 상정 결정을 미루며 좀 더 지켜보려는 태도다. 앞서 9일 본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상정 시도가 민주당 반대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까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재표결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상황도 달라진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고 좀 지켜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당내 이탈표가 나오며 분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계하는 기류도 묻어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자신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공개 행보를 갖지 않고 있는 김 여사는 논란이 커지자 ‘사과 불가론’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디올 백 수수 논란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나오자 ‘사과를 하면 민주당의 공격을 받아 오히려 총선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김 여사가 주변에 보낸 것으로 안다”며 “20일 장예찬 전 최고위원, 21일 국민의힘 이용 의원이 이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은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를 손목시계에 장착된 몰래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 영상엔 김 여사가 2022년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방북 전력이 있는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 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선물받는 내용이 담겼다. 선물은 ‘서울의소리’ 측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한 초유의 사태”라며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 보관된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최근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국면에서 대응 방안을 주변인들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할 만큼 강경한 데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는 한 위원장과 달리 김 여사가 사과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평소 가진 김 여사에 대한 인간적인 미안함도 깔려 있다는 게 주변인들의 평가다. 두 사람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할 당시 심리적 압박과 불안 속에 김 여사가 유산을 경험했고 이후 자신의 정치 참여로 과도한 공격을 받았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했다. 김 여사는 앞서 반려견을 키우면서 유산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의 장모 최모 씨는 지난해 11월 통장 잔액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 1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윤 대통령의 처남 김모 씨는 지난해 7월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됐다. 여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진솔하게 입장을 밝히는 건 몰라도 김 여사에게만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치밀하게 기획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라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정부가 10년 만에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에 나선 것은 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스마트폰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기술 고도화로 휴대전화 가격이 크게 오르자 유통업체 간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사와 대리점 간 가격 경쟁이 과열되면 할인 정보를 알고 있는 일부 소비자들만 혜택을 받게 돼 오히려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원금 제한 없어져… “할인 경쟁 활발해질 것”단통법은 소비자가 휴대전화기를 어느 곳에서 구매하든 동일한 보조금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동통신사업자는 기기별 출고가와 보조금(공시지원금)을 공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는다.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공시지원금의 15%까지만 추가 지원금을 줄 수 있다. 자율적인 보조금 지급이 ‘불법’이 된 것이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이 두 가지 제약이 모두 사라져 가입자를 유인하기 위한 통신사 및 판매점들의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공개된 갤럭시 S24 울트라 출고가는 169만8400원이고, 현재 최대 약 24만 원의 보조금이 붙는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이통사와 대리점들이 보조금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과거 단통법이 없을 때 이통사와 유통사가 합쳐 휴대전화 값 전액에 대해 지원금을 지급해 ‘공짜폰’이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단말기유통법’ 규제 개선과 관련해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사업자 간 마케팅 경쟁 활성화를 통해 단말기 가격이 실질적으로 인하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기 가격이 오르면서 평균 교체 주기가 늘어나 전반적 소비자 후생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단통법 시행 이후 법망을 회피하며 불법 보조금을 남발하는 불법 매장이 소비자를 끌어모으며 정작 법을 지키는 사업자가 도태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대외이사는 “일반 매장에서는 휴대전화를 30만∼40만 원에 구매해야 하는 이용자들이 불법 매장에 가면 10만 원에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 구조에서는) 법을 지키는 ‘선한’ 판매점이 이용자 입장에서는 ‘나쁜’ 판매점이 돼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단통법이 폐지되더라도 공시지원금 대신 통신비 할인을 받는 ‘선택약정 할인’ 제도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 ‘호갱’ 부활 ‘이용자 차별’ 우려도 나와통신업계는 단통법이 폐지되면 정보가 있는 사람들만 휴대전화를 더 싸게 사는 이용자 차별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전에는 휴대전화 구매 방식과 구매 장소에 따라 지급되는 보조금이 천차만별이었다. 이에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값싸게 판매하는 이른바 ‘성지’에 한밤중 줄서기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일들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법이 폐지되더라도 통신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 경쟁을 펼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을 더 많이 뿌려서라도 가입자를 끌어오려 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통신사 간 시장점유율이 고착화된 상태”라며 “단통법이 폐지돼도 전반적으로 보조금이 늘어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단통법 폐지 의지를 밝혔지만 이는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실제 폐지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단통법 폐지에 대해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변화하는 통신비에 대한 청사진 없이 단통법만 폐지하는 것은 총선을 인식한 전시 행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퇴 요구를 둘러싼 파장이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재표결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5일 쌍특검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이르면 25일 재표결에 부쳐질 수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국회 본회의에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을 상정해 재표결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우리는 본회의에 바로 올리자는 입장”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 대한 권한쟁의심판도 하지 않았는데 재표결을 더 미룰 명분이 없지 않느냐”고 했다.반면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힘 내홍 상황이 벌어지자 상정 결정을 미루며 좀 더 지켜보려는 태도다. 앞서 9일 본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상정 시도가 민주당 반대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디올 명품백 수수 논란까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재표결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상황도 달라진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고 좀 지켜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법을 만들어놓고는 그 법을 무력화시키는 범죄 의혹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는 모순적 행태를 멈추고 대통령에게 특검법 거부권 철회를 촉구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대통령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당내 이탈표가 나오며 분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계하는 기류도 묻어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 등 공영방송사와의 단독 인터뷰를 하는 방안을 대통령실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21일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라면서도 “KBS 등 방송사 1곳과 신년 인터뷰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전통적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 대신에 KBS 또는 한국정책방송원(KTV)과의 단독 인터뷰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 관련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관련 질문이 이어질 경우 다른 이슈들이 묻힐 수 있는 데다 4월 총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를 굳이 나서서 감수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특정 공영 방송사와의 단독 인터뷰 형식이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한 건 2022년 8월 취임 100일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22년 11월 18일 도어스테핑을 마지막으로 언론과의 직접 소통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엔 신년 기자회견 대신 특정 매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생략했다. 이번에도 특정 매체와 사전에 조율된 질문에 대답하는 인터뷰만 하려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등 이슈를 피하기 위해 또 소통을 피한다는 비판 등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약속한 출입기자단 김치찌개 간담회 등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강골 검사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을 바꾼 주요 변곡점을 윤 대통령과 함께 지나온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맡자 함께 일할 1순위 인사로 한 위원장을 선택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한 위원장은 3차장에 올랐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때 한 위원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함께 수사했다. 2022년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한 위원장을 낙점했다. 내각 인선 중 최대 파격 인사였다. 이에 한 위원장이 여당 대표 지위인 비대위원장에 취임하자 “용산 직할 체제로 변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랬던 두 사람은 한 위원장의 비대위 출범 23일 만에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으로 변모했다. 여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을 두 사람의 관계가 변모한 결정적 계기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국면에서 “법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18일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각을 세웠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처럼, 한 위원장 역시 사람에게 맹종하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선 “총선 국면에서 당 대표가 ‘영부인 리스크’를 확산하는 게 과연 총선 전략에 유리하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취임 후 총선 전략을 감안해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펼치며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점도 용산을 자극했다.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용산 대통령실에도, 한남동 관저에도 별도로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용산에서는 한 위원장이 차기를 꿈꾸며 자기 정치 행보를 한다는 불만 기류가 묻어났다. 여기에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언급하며 공천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을 맞은 점도 작용했다. 결국 한 위원장은 취임 한 달 만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의 사퇴 요구를 받게 됐다. 여권 관계자는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19일 밤까지도 두 사람의 관계를 조율해보려 노력한 것 같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 등 공영방송사과의 단독 인터뷰를 하는 방안을 대통령실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21일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면서도 “KBS 등 방송사 1곳과 신년 인터뷰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정식 기자회견을 한 건 취임 100일 때인 2022년 8월이 마지막이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번에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경우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을 통한 쌍방향 소통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신년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낼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금명 간 신년 기자회견 여부와 방식을 발표하려했지만 아직까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이 전통적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 또는 한국정책방송원(KTV)과의 단독 인터뷰를 한 방안으로 검토하는 것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 백’ 수수 논란 관련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관련 질문이 이어질 경우 다른 이슈들이 묻힐 수 있는 데다 4월 총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를 굳이 나서서 감수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민생 정책 관련 등 좋은 질문과 대답이 나오더라도, 결국엔 김 여사 관련 질문 및 답변 위주로 기사가 나갈 것”이라고 했다.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특정 공영 방송사와의 단독 인터뷰 형식이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한 건 2022년 8월 취임 100일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22년 11월 18일 도어스테핑을 마지막으로 언론과의 직접 소통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엔 신년 기자회견 대신 특정 매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고,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생략했다. 이번에도 특정 매체와 사전에 조율된 질문에 대답하는 인터뷰만 하려다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등 이슈를 피하기 위해 또 소통을 피한다는 비판 등 역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약속한 출입기자단 김치찌개 간담회 등도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대통령실은 북한이 수중 핵무기 체계를 시험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분석을 종합해 볼 때 북 주장은 과장되고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21일 밝혔다.대통령실 관계자는 “만약 시험했다면 일종의 어뢰로 추정되는데, 핵 추진 체계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직경 1m 이하의 어뢰에 들어갈 만한 소형 원자로 개발 사례는 전무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북한이 사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진위 확인이 제한된 상황”이라고 했다.북한은 지난 19일 동해상에서 핵 무인 수중공격정인 ‘해일-5-23’을 시험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밝힌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5대 핵심과업 중 하나인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목표에 따라 수중무기체계 개발을 추진 중이다.대통령실은 현재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핵어뢰 기술 개발에 성공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 주장의 진위를 떠나 우리 군은 한미 연합 정보감시정찰(ISR)을 활용해 북한의 핵어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수중무기체계 개발 동향을 지속 추적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이미 유사시 해당 무기체계의 발진기지에 대한 압도적 타격 능력을 보유 중으로, 대잠전력 및 항만 방호태세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대통령실은 북한이 14일 주장한 극초음속미사일을 장착한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두고도 강력한 대비 태세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은 14일 극초음속미사일을 장착한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주장했다”며 “우리 군은 연합 ISR 자산 및 미사일 방어체계를 기반으로 북한이 보유한 어떠한 미사일도 탐지,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날로 고도화되는 북 미사일 능력 대응을 위해 복합다층방어체계 구축을 가속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18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하다 경호원들에게 끌려 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강 의원은 이날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입장하는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손을 6, 7초가량 잡고 발언을 이어가던 강 의원은 악수를 마치고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이러시면 안 됩니다. 대통령님. 국정 기조를 바꾸셔야 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강 의원이 발언을 이어가자 경호원 5명이 강 의원의 입, 팔다리, 머리 등 몸을 붙들어 그를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실려 나가던 강 의원은 “걸어갈 테니까 놓으라고. 놓으라고. 여기가 대한민국이냐”라고 소리쳤다. 강 의원은 행사장에서 쫓겨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에게 ‘국정 기조를 바꿔 달라.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라고 말했을 뿐인데 경호원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온몸을 들어 행사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호원들이 다시 행사장 안에 들어가려는 나를 막았다”며 “국회의원을 이렇게 사지를 들어 내쫓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야권은 대통령경호처장 파면과 대통령실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국정기조 바꾸라는 말 한마디가 대통령의 심기에 그렇게 거슬렸냐”면서 “이제 무서워서 누가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 경호처장의 즉각적인 파면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의당도 “윤석열 정권의 통치가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에 다다르고 있음을 보여준 대국민 폭력사태”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당시 상황이 담긴 30초 분량의 전체 영상을 공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의원이 (대통령과) 악수할 때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의 손을 놔주지 않고 잡은 손을 자기 쪽으로 당기기까지 했다”며 “당연히 경호상의 위해 행위라고 판단될 만한 상황이어서 퇴장 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호처에서 계속해서 손을 놓으라고 경고했지만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계속 고성을 지르면서 행사를 방해했다”며 “전북을 지역구로 한 제도권 국회의원이 지역의 미래 발전을 얘기하는 자리에서 소동을 벌인 건 금도를 넘어선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 바로 옆에서 상황을 지켜본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전북 전체의 축하 행사 분위기를 깨뜨리고, 정치 선전 선동의 장으로 이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강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출범식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전북은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전북이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직접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북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며 “한국의 식량주권에 든든한 거점이 될 농생명 산업지구뿐만 아니라 바이오 융복합 산업, 무인이동체 산업, 이차전지, 국제 K팝 학교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 산업들을 정부는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전북을 방문한 건 지난해 8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이후 5개월 만이다.전주=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상속세가 과도한 할증 과세라는 데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상속세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던 윤 대통령이 향후 국민적 공감대를 발판으로 상속세 완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네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독일 같은 강소기업이 별로 없는 것은 근본적으론 세제와 연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소액주주는 회사 주식이 제대로 평가를 받아서 주가가 올라가야 자산 형성을 할 수 있는데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올라가면 상속세를 어마어마하게 물게 된다. 거기다 할증세까지 있다”며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재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상장기업들이 가업을 승계하는 경우 주가가 올라가게 되면 가업 승계가 불가능해진다”며 “다른 데 기업을 팔아야 하고 근무자 고용 상황도 불안해지고 기업의 기술도 제대로 승계되고 발전되기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발언은 예정에 없던 윤 대통령의 현장 즉석 발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상속세 과세 체계를 현행 ‘유산세’에서 ‘유산취득세’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지만 야당 설득 문제가 남아 있어 실제 개편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유산세는 상속가액 전체를 과세표준으로 세금을 매겨 고율 구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유족)별 상속 가액을 기준으로 세율을 적용해 세 부담이 덜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요 기업들에) 1400만 개미투자자, 국민연금 투자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상속세 완화는 전 국민이 혜택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부자감세라는 시선에서만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에도 “우리나라 상속세는 받는 사람 기준으로 계산하지 않고 피상속인의 재산 자체를 기준으로 과세해 상속인이 실제로 받는 이익에 비해 과도한 세율을 적용하는 부분이 있다”고 개편 의지를 피력해 왔다. 정부는 피상속인이 생전 10년 이상 운영한 중소기업을 상속인에게 승계할 때는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가업 승계 지원 제도’ 개선도 추진하고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연탄 세 장으로 버티는 ‘미등록 경로당’ 관련 기사를 보고 참 가슴이 아팠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지자체가 협력해 미등록 경로당을 조속히 전수조사해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 손길이 닿지 않는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내 더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약자 복지’의 핵심”이라고도 했다. 행정 당국에 등록되지 않아 이른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그림자(미등록) 경로당’이 본보 보도 등으로 알려진 이후 관계 당국의 적극 행정을 주문한 것이다. 지시와 주문으로 빼곡했던 국무회의 발언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가슴이 아팠다’며 감정을 드러낸 지점은 이 지점이 유일했다. 윤 대통령은 “복지정책이야말로 절대로 책상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현장을 발로 뛰며 소외된 약자들을 찾아내고 복지 사각지대를 확실하게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자의 편에 서서 다시 한번 꼼꼼하게 현장을 살피고 개선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당장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면서 현장의 영세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며 “근로자의 안전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러나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벌은 우리 헌법 원칙상 분명한 책임주의에 입각해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겨우 열흘 남짓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았다”며 “가뜩이나 지금 우리 영세기업들이 고금리, 고물가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용인시를 비롯한 경기 남부에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집적 단지)에 앞으로 20여 년간 600조 원 넘게 투자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클러스터의 3배가 넘는 규모로 조성되며, 일자리 약 350만 개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은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총력 투입해야 성공할 수 있는 전략 산업”이라며 “현대전은 총력전이다.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치열한 속도전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2047년까지 총 622조 원에 이르는 민간 투자를 통해 용인 등 경기 남부 일원에 조성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반도체 생산 공장 16개가 신설돼 총 37개 생산 공장이 갖춰지게 된다. 예정된 전체 면적은 2102만 ㎡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넓은 반도체 클러스터인 대만 TSMC 신주과학단지(612만 ㎡)보다 약 3.4배 넓다. 2030년이면 이곳에서 월평균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770만 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전 세계 웨이퍼 생산량(3000만 장)의 약 25.7%에 달하는 양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47년까지 직간접적으로 총 346만 명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또 올해 말 일몰을 앞둔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를 연장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법의 효력을 더 연장해서 앞으로 투자 세액 공제를 계속해 나가겠다”며 “세액 공제로 반도체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생태계 전체 기업의 수익과 일자리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반도체, 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해 대기업·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연장하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몰 없이 상시적으로 공제하는 방안도 세제 당국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내년도 예산을 만들 때는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증액해 민생을 더 살찌우는 첨단산업이 구축되도록 약속드린다”고 했다.TSMC 반도체 단지의 3배규모 조성… “月770만장 웨이퍼 생산” [반도체 클러스터 622조 투자]용인-평택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月770만장, 올 글로벌 생산량의 25%… ‘1조매출 클럽’ 소부장 10개로 확대대만-日 등과 본격 클러스터 경쟁… “보조금-稅혜택 여전히 부족” 지적도 정부가 2000만 ㎡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집적 단지) 조성에 나선 건 반도체를 둘러싼 세계 주요국의 경쟁이 ‘클러스터 간 대항전’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클러스터를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최대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생산과 연구 팹(공장) 16개를 추가로 짓기로 했다.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는 삼성전자 500조 원, SK하이닉스 122조 원 등 총 622조 원이 투입된다.● ‘클러스터 국가 대항전’인 반도체 경쟁 15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민생토론회에 보고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며 “한국이 기술력으로는 미국을 앞선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메가 클러스터를 만들어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술 개발을 같이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후방 가치사슬 연계 및 기술과 인재의 집약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클러스터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미 경쟁국들은 클러스터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만은 현재 세계 최대(약 614만 ㎡·여의도 2.1배)인 TSMC 신주과학단지에 주변 지역을 더해 ‘대(大)실리콘밸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일본도 TSMC 유치를 위해 12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해 구마모토현을 ‘반도체 산업 재건 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의 3배가 넘는 면적으로 조성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생산 팹 13개, 연구 팹 3개가 신설된다. 현재 이 지역에는 반도체 생산 팹 19개와 연구 팹 2개가 이미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 팹을 각각 9개, 4개 짓고, 연구 팹은 삼성전자가 3개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2030년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의 약 25%(매월 웨이퍼 770만 장)를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서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클러스터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프라도 조성된다. 신규 조성 추진 중인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는 총 10GW(기가와트) 이상 전력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 정부는 우선 산단 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신설해 3GW를 충당하고, 7GW는 ‘전력고속도로’를 통해 동해안 원전 등에서 끌어올 계획이다. 또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제정해 클러스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선로 인허가를 신속 처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송전선로 건설 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1조 매출 클럽’ 10개로 정부는 22개인 반도체 세액공제 대상 기술 역시 늘릴 계획이다. 올해 반도체 정부 지원 예산은 1조3000억 원으로 확대했다. 2022년의 2배 이상이다. 정부는 다각도에 걸친 지원책을 통해 현재 4개인 ‘1조 매출 클럽’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10개로 늘릴 방침이다. 글로벌 상위 50개 기업에 들어가는 팹리스(설계 기업)도 1개에서 10개로 확대한다. 반도체 업계는 정부의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주요 경쟁국들이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 한국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내야 한다”며 “전력, 용수 인허가를 통해 핵심 인프라 공급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 등 기업에 필요한 지원책이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운 투자 유인책이 포함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날 민생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첨단산업을 위해선 원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하나 까는 데 1.3GW의 원전 1기가 필요하다”며 “탈원전을 하면 첨단 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대통령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 부처에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폐지를 포함해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스마트폰 기기값은 계속 올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사이 단통법이 시장 경쟁을 제한해 통신 3사의 수익만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행동하는 정부’를 강조하며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생 정책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가운데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단통법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신 3사는 단통법으로 매출이 늘어나면 소비자 서비스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지키지 않고 있다”며 “단통법 규제가 경쟁을 가로막고 있어 시장 경쟁이 안 되다 보니 소비자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정책 당국은 단통법 폐지도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통법은 소비자가 통신사 대리점에서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살 때 가입 유형이나 장소에 따라 누구는 싸게 사고, 누구는 비싸게 사는 일이 없도록 동일한 단말기 지원금을 받도록 한 내용이 주요 내용이다. 2014년 10월 1일 시행돼 올해 11년 차를 맞았다. 단통법에 따라 통신사들은 스마트폰별로 정해진 지원금을 공시한 대로 모든 소비자에게 똑같이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점점 오르며 소비자들은 오히려 단통법 때문에 낮은 지원금으로 비싸게 스마트폰을 사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통신 3사의 보조금 차별화 경쟁만 사라져 소비자 편익이 줄어든 반면 통신사 배만 불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통신 3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통신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통해 제4 이통사 선정 등 통신비용을 낮추는 정책들을 추진해 왔다. 당초 단통법의 경우 정부는 단말기 추가 지원금 한도를 공시 지원금의 15%에서 30%까지 높이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대통령실은 단통법의 폐해가 크다고 보고 아예 폐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단통법 폐지는 법 개정 사안이라 여소야대 국회에서 당장 실현되기는 힘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발표해도 법 개정 사안이라 우선은 시행령과 정책을 통해 대응할 수 있는 부분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최종 심의한 뒤 이달 예정된 업무보고 등을 통해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2022년 9월 미국 방문 당시 불거졌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MBC가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성지호)는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12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없고, ‘바이든은’이라고 발언한 사실도 없음이 밝혀졌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라는 정정보도문을 뉴스데스크에서 앵커가 1회 낭독하고 자막으로 표시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9월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환담을 나눈 뒤 회의장을 나서면서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촬영됐다. MBC 등 일부 언론은 ‘○○○’ 대목을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하는 ‘바이든은’이라고 자막을 달아 보도했지만 대통령실은 ‘날리면’이었다고 반박하며 논란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MBC는) 자막을 추가하지 않은 채 음성 원본만을 들려준다거나, 논란이 되는 발언 부분을 공란으로 처리하는 등으로 시청자가 각자 판단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도 진위가 불분명한 ‘바이든은’을 자막에 추가해 정보 전달에 왜곡이 생기게 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윤 대통령이 정확하게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재판부가 양측의 동의를 얻어 전문 감정인에게 윤 대통령 음성 감정을 의뢰했지만, 전문 감정인은 감정이 불가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원 판결에 대해 이도운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을 통해 “공영이라 주장하는 방송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확인 절차도 없이 자막을 조작하면서,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허위 보도를 낸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코미디 같은 대통령의 비속어가 코미디 같은 판결로 이어지다니 나라 망신”이라고 했다. MBC는 입장문을 내고 “잘못된 1심 판결을 바로잡기 위해 곧바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