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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신년 첫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한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 “6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선거가 끝나면 풀릴 것이라는 분들도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윤 대통령은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주부·소상공인·청년 등 국민들이 참여해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공매도는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이 확실하게 구축이 될 때 이것을 푸는 것이지,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6일부로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 거래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또 윤 대통령은 “재임 중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늘리겠다”며 “앞으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R&D 투자가 국민경제를 살찌우는 방향으로 효과를 발휘하도록 과감하게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R&D 예산 확대를 공식 행사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경남 창원시에서 자동차 중소부품회사를 운영하는 한 사업가가 윤 대통령에게 “R&D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다.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와 국민 사이에 핵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만한 아주 두툼한 콘크리트 벽이 있다. 그것을 깨야 한다”며 소통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거시 (경제) 지표는 좋은데 (국민이) 아직 이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현장에서 알뜰하고 세심한 정책 집행 배려가 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윤 대통령은 “정부의 역할을 크게 두 가지”라며 “첫 번째로 국민경제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국민들이 느끼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측면에서 국민의 자유선택을 저해하는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업무보고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부처별로 개최한 지난해와 달리 민생 주제별로 다양한 정책 현장을 찾아 윤 대통령이 국민, 전문가와 토론하는 방식으로 개최된다. 이날 토론회가 열린 용인은 앞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예정지며, 중소기업인력개발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겼다. 중소기업인, 개인투자자, 소상공인, 용인시 주민 등 국민 70여 명이 현장에서, 온라인으로도 국민 60여 명이 참석했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수백억 원 규모 불법 공매도 정황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조사의) 상당 건에 대해선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국민께 조만간 해당 내용을 설명드리고 공매도 제도 개선에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직장인 이동현 씨(36)는 여윳돈과 퇴직연금 자금을 모두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고 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자금을 공모펀드에 넣어뒀지만 거래가 편하고 수수료도 저렴한 ETF를 접하고 펀드를 환매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씨는 “공모펀드는 ETF에 비해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수수료도 비싸 가입할 이유가 없다”며 “해지할 때까지 3년 반을 투자했는데 마이너스(―) 10%대로 손절했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높은데 수익률은 낮아 시장의 외면을 받아온 공모펀드가 연내 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을 줄이고 거래 편의성을 높여 공모펀드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한 금융당국의 방안이다. ● 천덕꾸러기 된 공모펀드 공모펀드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국민들의 대표적인 자산 증식 수단 중 하나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 신영·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가치주 펀드 등이 연이어 히트를 치며 대형 펀드 열풍을 이끌었다. 하지만 오늘날 공모펀드는 더 이상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예금과 비교해도 유의미한 수익률을 거두지 못해 소비자 입장에서 가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 9월 말까지 8년 9개월 동안 공모펀드와 예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2.36%, 2.12%였다. 투자자들이 펀드 가입 후 선취 판매보수 외에도 운용보수를 부담하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 펀드를 만들고 판매하는 자산운용사들도 공모펀드를 외면하면서 시장 규모가 꾸준히 쪼그라들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공모펀드 설정 규모(머니마켓펀드·ETF 제외)는 100조2000억 원으로 2015년(114조2000억 원) 대비 약 12.3% 감소했다. 공모펀드 설정액은 2010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여 왔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최근 5년 사이 대형, 소형 운용사 가리지 않고 수익 창출에 유리한 ETF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공모펀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공모펀드도 ETF처럼 상장 추진 이날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과 함께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9가지 혁신안을 발표했는데 이 중에서 공모펀드의 상장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 공모펀드를 ETF처럼 거래소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해 거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펀드의 상장이 활성화되면 투자자들의 수수료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TF의 평균 판매보수는 0.02%로 주식형펀드 판매보수(0.59%) 대비 훨씬 낮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투자 비용을 절감하고 거래의 편의성을 높여 공모펀드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판매보수를 다양화해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혁신적인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해 유사 상품의 상장을 6개월 동안 제한하는 ‘신상품 보호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ETF 내 대체투자 상품이 부족한 점을 고려해 ETF의 상장 재간접리츠(부동산투자신탁) 및 리츠 재간접 ETF 투자도 허용된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ETF는 770개인데 이 중 주식형이 72.3%(557개)로 대부분이며 부동산 ETF는 1.3%(10개)에 불과한 상황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책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기가 돌아온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갚지 않은 데다 모회사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자금난 해소에 쓰겠다’는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 원의 상거래채권 중 외담대 451억 원을 상환하지 않았다. 외담대란 원청업체가 협력업체에 구매 대금을 현금 대신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협력업체가 받은 은행 대출을 말한다. 태영건설이 외담대를 계속 상환하지 않으면 협력사들이 은행 대출을 추가로 받기 어려워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 태영건설의 이 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해 12월 28일 간담회에서 “29일 만기가 돌아오는 1485억 원 규모의 상거래채권에 대해선 결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태영 측은 “해당 외담대는 원칙적으로 금융채권으로 분류돼 상환이 유예된 것”이라며 “워크아웃 통지 시점부터 금융채는 지급이 유예되기 때문에 지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대한 소구권(상환청구권) 행사를 유예해주길 요청했다. 태영그룹의 지주사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일에 받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하겠다며 1133억 원을 태영건설에 대여해주기로 했지만 실제로 빌려준 건 4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일자 태영건설은 이날 공시를 통해 “이사회 결의 후 두 회사는 1133억 원을 한도로 1년간 차입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향후 잔여 금액(733억 원)에 대한 부분은 당사의 필요 상황에 따라 차입이 실행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한 이행 장치를 추가로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한편 이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인사를 통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도록 창업자인 저부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태영그룹, 태영건설 창업자로서 송구하다”고 밝혔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도급순위 16위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이르면 28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와 공사비 급등으로 주요 건설사 55곳 중 17곳의 평균 부채비율이 300%를 넘는 등 건설사들이 재무구조 악화에 직면해 건설업계 위기가 경제 전반에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도 이르면 내년 초 건설사 구조조정 방안 등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달까지 태영건설이 갚아야 하는 대출 규모는 3956억 원에 이른다. 당장 2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건설 현장에서 480억 원 규모 PF 대출이 만기를 맞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엔 우발채무(미래에 발생할 채무) 3조6027억 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경우 협력업체와 건설업계뿐 아니라 금융업계까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르면 연초에 건설업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한 PF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누적된 고금리 충격으로 내년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십수 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일부 건설사는 신속히 구조조정하고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전날 회의를 열고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은 이날 공시에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워크아웃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던 것에서 달라진 기류다. 건설사 재무구조 악화는 태영건설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날 동아일보가 도급순위 상위 300개 건설사 중 올해 3분기(7∼9월) 보고서를 제출한 55곳의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부채비율 200% 이상인 기업은 17곳으로 이들 기업의 부채비율은 평균 323.3%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후방 연쇄 효과가 큰 건설업계가 흔들리면 실물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건설업계 도미노 도산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했다.‘PF 위기’ 태영건설, 오늘 480억 만기… 내년까지 3.6조 줄줄이 부동산 침체-금리인상에 치명타부채비율 478%, 주요 건설사 최고태영건설 장기 신용등급 전망 하향워크아웃 채권단 동의 등 첩첩산중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 태영건설이 이르면 이번 주 주채권단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건설업계를 넘어 금융권 전반에 작지 않은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이 커지면서 중소형 건설사나 증권사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태영건설마저 실제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면 금융권을 중심으로 PF 부실 우려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8일부터 줄줄이 대출 만기 태영건설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PF 시장 경색 이후 지속적으로 위기 기업으로 꼽혔다. 태영건설이 보증을 제공한 사업장에서 PF 차입금 차환 대응 이슈가 불거졌고 이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태영건설의 대출 규모는 3956억 원이다. 또 내년까지 총 3조6027억 원의 우발채무 만기가 돌아온다. 특히 당장 28일에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 사업에 480억 원 규모의 PF 대출 만기를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의 이번 리스크는 주택시장 호황기인 2019년 이후 공격적으로 수주한 개발사업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후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 자재값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졌고 미착공한 개발사업이 태영건설을 옥죄기 시작했다.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공사비 증가로 착공도 어려워져 진퇴양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 원, 부채비율은 478.7%에 이른다”며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부채 비율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6월 중순부터 태영건설과 관련된 동향을 꾸준히 챙겨 왔다”며 “그룹 차원에서 내년까지 버티기 어렵다고 보고 최후의 결정을 하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7일 태영건설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검토 감시 대상’으로 낮춘다고 밝혔다.● 채권단 워크아웃 동의까진 ‘첩첩산중’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2주간 채무가 유예된다. 부실기업의 신속한 정상화를 지원하는 기촉법은 올해 10월 일몰됐지만 이달 8일 재입법돼 26일부터 재시행됐다. 현재 금융위원회가 워크아웃의 세부 절차를 구체화하는 시행령안을 정비 중이며, 입법예고 등을 거쳐 내년 1월 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세부 규칙을 마련하는 중이지만 상위법의 효력이 있는 만큼, 기업의 워크아웃 신청 자체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워크아웃이 채권단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개시된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채권단이 받아들일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PF 대주단 협약이 실제로 잘 가동되지 않는 것도 이해관계자들마다 상반된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태영건설과 채권단이 막판까지 기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현실화될 경우 PF 위기는 건설업계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4조 원 증가했다. 태영건설은 차입, 지분 매각 등으로 급한 불을 끄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지주사인 TY홀딩스로부터 4000억 원을 차입했으며 본사 사옥 담보대출(1900억 원), 물류회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2400억 원), 화력발전소 포천파워 지분 보통주 전량 매각(264억6000만 원) 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기도 했다. 지주사인 TY홀딩스는 SBS미디어넷 지분 중 70%를 담보로 자금 760억 원을 차입했다. 최악의 상황에는 SBS 지분을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직장인 A 씨(36)는 월 생활비의 약 30%를 카드론(장기카드대출)으로 충당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져 원리금을 갚고 나면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론 금리가 석 달 전보다 높아져 부담이 더 커졌다는 그는 “카드론 대환대출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금리는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부담에 여력이 없는 저축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걸어 잠그고 있어 이들의 자금 수요가 계속해서 카드론과 리볼빙(일부 결제대금 이월 약정) 등 단기 대출로 몰린 탓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롯데,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전업 카드사의 평균 카드론 금리는 연 14.34%로 전월 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안정됐지만 카드론 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 시장금리가 카드론 금리에 반영되기까진 2∼3개월 정도 소요되는 편”이라며 “내년 1분기(1∼3월)는 돼야 카드론 고객들이 달라진 시장 상황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론 금리가 상승세인데도 카드사의 단기 대출 잔액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과 리볼빙 이월 잔액은 각각 35조9609억 원, 7조5115억 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1012억 원, 418억 원 늘어났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1조5960억 원으로 한 달 새 1057억 원 불어났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사의 단기 대출을 받고 제때 갚지 못한 고객이 카드사에서 상환 자금을 다시 빌리는 ‘돌려막기 대출’이다. 기존 카드론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대출자들의 대환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상환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카드업계에선 이 같은 단기 대출의 증가세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 중단으로 중저신용자들이 카드 대출에 의존하는 상황인데 이로 인해 연체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카드업계의 연체율은 1.60%로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론, 리볼빙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 못지않게 높다는 점을 모르고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충분한 고지,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향후 취약계층의 부실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홍콩 증시 급락으로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잔액이 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녹인 구간에 진입한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6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홍콩 H지수를 편입한 ELS가 6조2000억 원으로 약 91.2%를 차지했다. 문제는 녹인 구간에 진입한 H지수 ELS 중 대부분인 5조9000억 원의 물량이 내년 상반기(1∼6월)에 만기를 맞이한다는 점이다. 내년 6월 말까지 H지수가 7,000 선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2021년 초 은행, 증권사들이 집중적으로 ELS를 팔았을 때 H지수는 12,000 선이었지만 21일에는 5,620으로 반 토막이 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H지수 ELS 관련 합동점검 회의’를 열고 상품 판매 현황, 향후 발생 가능한 투자자 손실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앞으로의 상황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H지수 ELS 투자자 손실 대응 TF’를 설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H지수의 흐름을 감안했을 때 내년 초부터 실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근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본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를 편입한 ELS 발행액은 올 3분기(7∼9월) 3조2000억 원으로 코스피200 편입 발행액(3조1000억 원)을 넘어섰다. 당국은 닛케이225 편입 ELS와 관련해 앞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 투자자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이사와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특사경은 박 전 이사가 금양에 재직할 때 미공개 정보를 선 소장에게 제공했고 이를 활용해 선 소장이 약 7억 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특사경은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박 전 이사와 선 소장의 자택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박 전 이사가 금양 홍보이사로 재직할 당시 금양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리튬 자원개발 회사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선 소장에게 미리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선 소장이 박 전 이사에게 받은 정보로 약 7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 전 이사와 선 소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박 전 이사는 “영장에 보면 10월 14일 MOU 체결된 내용을 8월에 제공했다고 적혀 있는데 당시엔 MOU 체결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선 소장은 “금감원에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소명 기회를 갖지 못했는데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충실히 소명해 혐의를 벗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금양 이사와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의 자택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특사경은 박 전 이사가 금양에 재직할 때 미공개 정보를 선 소장에게 제공했고 이를 활용해 선 소장이 약 7억 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특사경은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박 전 이사, 선 소장의 자택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박 전 이사가 금양 홍보이사로 재직할 당시 금양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리튬 자원개발 회사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선 소장에게 몰래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선 소장이 박 전 이사에게 받은 정보를 이용해 약 7억 원 안팎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정보를 미리 알고 매수해 시세차익을 챙겼다고 본 것이다.금감원이 판단한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에 대해 두 당사자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박 전 이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영장에 보면 10월 14일 MOU 체결된 내용을 8월에 제공했다고 적혀 있는데, 당시(8월)에는 MOU 체결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 소장과는 지난해 7월에 처음 만났는데, 알게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사람에게 왜 미공개 정보를 주겠냐”고 했다. 선 소장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금감원에서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소명의 기회를 갖지 못했는데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충실히 소명해 혐의를 벗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한편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지난해 10월 14일 “콩고 리튬광산 개발, 지분투자를 위해 현지 자원개발 회사(Charlize Ressources SAS)와 10월 12일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회사의 지분 60%를 총 19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267억 원)에 취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금양은 지난해 12월(95만 달러), 올해 4월(100만 달러), 5월(750만 달러)에 순차적으로 945만 달러를 납부했다. 나머지 잔금인 955만 달러에 대해선 타당성 조사·탐사를 마치고, 개발허가권을 신청한 이후인 내년 12월 29일까지 납부할 계획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은행권이 연 4%가 넘는 금리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최근 1년간 낸 이자의 일부를 돌려준다. 약 187만 명의 개인사업자가 평균 85만 원씩 돌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의 은행장들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 원+알파(α)’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은행권은 이자를 환급(캐시백)해주는 ‘공통 프로그램’에 약 1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출금 2억 원을 한도로 1년간 연 4%를 초과하는 이자 납부액의 90%를 돌려준다. 대출자 한 명당 환급 한도는 300만 원이다. 은행권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4000억 원 규모의 ‘자율 프로그램’도 별도로 실시한다. 전기료·임차료 지원 등 이자 환급을 제외한 방식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외 취약계층 지원, 보증기관 및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역대급 규모의 민생 지원책을 내놨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점수가 낮아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지원 대상에서 빠져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또 총선을 앞두고 약 200만 명의 이자를 일률적으로 감면하는 것이 자영업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年5%로 3억 빌린 자영업자, 180만원 환급… 최대 300만원까지 은행권, 자영업자에 2조원 지원별도 신청 없이 은행서 자동 환급총 1.6조… 은행별 환급액은 달라취약층 전기료 지원 등엔 4000억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1∼6월) 내놨던 상생금융에 이어 이번에는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추가로 발표했다. 앞서 발표한 상생안과 달리 기존 대출 잔액이 남아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을 직접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은행권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한 건 고금리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달라는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8대 금융지주 회장단을 소집해 “코로나19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 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주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 연 5%로 3억 원 빌리면 180만 원 환급 21일 은행권이 발표한 민생금융 지원방안은 이자를 환급(캐시백)해주는 ‘공통 프로그램’(약 1조6000억 원)과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자율 프로그램’(약 4000억 원)으로 나뉜다.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은 20일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지원 대상이다. 대출금 2억 원을 한도로 1년간 대출 금리 4%를 초과한 이자 납부액의 90%를 환급해주는데 1인당 최대 300만 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출 금리 연 5%로 3억 원의 대출금을 받은 자영업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한도(2억 원)에 4% 초과하는 이자(1%), 환급률(90%)을 곱한 180만 원이 된다. 은행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 187만 명의 개인사업자(10월 말 기준)가 한 명당 평균 85만 원을 지원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는 “올해 취급된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가 연 5%대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라며 “최대한 많은 소상공인들의 이자 상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기준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각 은행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지원 한도, 감면율 등의 기준을 조정할 수 있다. 지방·인터넷전문은행 고객이 시중은행과 같은 금액을 비슷한 수준의 이자로 빌렸더라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보다 이자 환급액이 적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개인사업자는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 신청 안 해도 자동환급… 보이스피싱 유의해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이자 캐시백을 받기 위해 별도의 신청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대상자를 선정·통보한 뒤 이자를 돌려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이자 캐시백 제도 시행을 노린 ‘보이스피싱’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은행권은 총 지원액(2조 원) 중 약 20%를 자율 프로그램으로 취약계층 지원에 쓰기로 했다. 캐시백을 제외한 △전기료·임대료 지원 △자영업자·소상공인 외 취약계층 지원 △보증기관 및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은 별다른 차질이 없는 한 내년 3월까지 전체 지원액의 절반가량을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조 원의 재원은 18개 은행(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제외)이 올해 3분기(7∼9월)까지 누적 순익을 기준으로 배분해 분담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이번 민생금융 지원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원 규모도 크지만 고금리를 부담한 대출자들에게 직접 이자를 환급해 실제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모든 은행들이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진정성 있게 참여해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은행권이 연 4%가 넘는 금리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최근 1년간 낸 이자의 일부를 돌려준다. 약 187만 명의 개인사업자들이 평균 85만 원씩 환급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은행의 은행장들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 원+알파(α)’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우선 은행권은 이자를 환급(캐시백)해주는 ‘공통 프로그램’에 약 1조6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출금 2억 원을 한도로 1년간 연 4%를 초과하는 이자 납부액의 90%를 돌려준다. 대출자 한 명 당 환급 한도는 300만 원이다. 은행권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4000억 원 규모의 ‘자율 프로그램’도 별도로 실시한다. 전기료·임대료 지원 등 이자 환급을 제외한 방식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외 취약계층 지원, 보증기관 및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을 검토 중이다.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역대급 규모의 민생 지원책을 내놨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신용점수가 낮아 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지원 대상에서 빠져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또 총선을 앞두고 수백 만 명의 이자를 일률적으로 감면하는 것이 자영업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내년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3% 인하한다. 일부 손보사의 경우 이륜차 보험료도 함께 낮추기로 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자동차 보험료를 2.5%가량 낮추기로 결정했다. 자동차 보험 시장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사가 약 85%를 차지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내년 2월 중순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2.6%가량 인하한다. 이륜차 보험료에 대해선 내년 1월 중순 이후 평균 10.3% 낮추기로 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도 내년 2월 중순 이후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5% 내린다. 삼성화재도 2월 중순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6%, 이륜 자동차 보험료를 8.0%씩 낮추기 위해 검토 중이다. 메리츠화재도 내년 2월 중순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3.0% 인하한다.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낮추는 것은 앞서 밝힌 상생금융 방안을 실천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는 앞서 14일 서민 경제 지원 차원에서 보험료 부담 경감, 보험계약대출 금리 완화, 소비자 편익 등의 내용이 담긴 ‘상생 우선 추진 과제’를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는 내년 1분기(1∼3월)까지 상생 과제를 순차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은 ‘품질인증 부품’ 사용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품질인증 부품이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품과 성능, 품질이 동일하지만 가격은 약 35% 저렴한 제품으로 자동차 수리비 절감에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금감원은 국내에서 품질인증 부품 사용이 저조하다 보고 △소비자 인식 제고 △재고 확인·구매 시스템 구축 △부품 사용 통계 제공 등의 방안을 내놨다. 특히 소비자들이 품질인증 부품의 실시간 재고, 가격, 판매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금융소비자 정보포털(파인)’에 등록할 예정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BC카드는 네이버페이와 함께 해외 이용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네이버페이 머니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BC카드와 네이버페이가 협력해 처음으로 출시하는 자체 머니 및 포인트 기반 카드다. 별도 연회비와 전월 실적 조건 없이 △해외 가맹점 3% △네이버쇼핑(스마트스토어 및 브랜드스토어) 최대 1.5% △국내 전 가맹점 0.3%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만 14세 이상 네이버페이 회원이면 발급할 수 있다. 해외 겸용 카드로서 전 세계 비자(VISA)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실물카드에 ‘비자 탭 투 페이’ 서비스가 적용돼 단말기에 카드를 대기만 해도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카드 이용 고객은 선불교통 기능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할 수 있고, 결제 금액 대비 포인트·머니가 부족할 경우 연동된 계좌에서 자동 충전 결제된다. BC카드는 카드 출시에 맞춰 내년 2월 28일까지 해외 이용 수수료(건당 0.5달러+결제금액 1.1%)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항공권·호텔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N트래블클럽’의 스마트 등급 혜택도 카드 발급 후 3개월간 제공된다. 그동안 BC카드는 네이버페이 포인트·머니 기반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네이버페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김호정 BC카드 상무는 “네이버페이 머니카드 출시를 통해 네이버페이 고객은 더 친숙하고 편리하게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머니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지급 결제 프로세싱 전문 기업으로서 국내 간편결제 생태계 성장에 핵심 파트너사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한국투자증권의 연금자산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며 15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연금자산 적립금은 15조1960억 원이다. 이 중 퇴직연금은 12조1012억 원, 개인연금은 3조948억 원이었다. 특히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10조 원을 넘긴 이후 11개월 동안 1조3099억 원가량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됐다. 올해 들어선 디폴트옵션(사전지정제도)이 본격 적용되는 등 연금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7.2%에서 30.6%로 늘었다. 지난해 4월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시작한 장외채권 매매 서비스는 올해 들어 6661억 원의 매각액을 기록하는 등 채권 거래도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9월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한 ‘2023년 우수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 전체 종합 평가 상위 10%로 선정됐다. 자체 개발한 자산운용 전략 시스템 ‘K-ALM’에 기반해 기업들을 위한 맞춤 운용 전략을 제시해 운용 성과를 높인 덕분이었다. 또 컨설팅 전문 조직인 연금솔루션부를 신설해 적립금 투자 계획부터 위험 및 성과 관리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금투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올 10월부터는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IRP 계좌를 간편하게 개설할 수 있게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출시한 퇴직연금 전용 앱 ‘my연금’은 상품매매 편의성을 크게 높여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코비’를 앱에 도입해 고객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주고 있다. 홍덕규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본부장은 “연금 자산 운용을 통해 노후를 설계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면서 IRP 계좌를 통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가입자와 프라이빗뱅커(PB)센터 간의 일대일 매칭 상담을 체계화하는 등 연금자산 컨설팅 기능을 확대하고 온라인 직접 투자 편의성도 높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주식을 실제로 빌리지 않은 상태(무차입)에서 주가 하락을 위해 고의로 매도 주문을 낸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금융당국에 대거 적발됐다.20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 세 곳의 주식 거래를 부정거래 행위, 시장질서 교란 행위, 무차입 공매도 위반 등을 이유로 과징금(20억2000만 원), 과태료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증선위에 따르면 2019년 10월 A 사는 甲 상장사 주식의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116억 원 규모의 甲사 주식에 대해 매도스왑 주문을 체결했다. 블록딜 가격 협상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매도스왑 거래에 나섰다는 얘기다. 증선위는 A 사가 이런 식으로 32억 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판단했다. 또 A 사는 블록딜 거래정보 공개 전 甲사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사와 함께 B·C사는 甲사 주식 블록딜 거래의 매수자로 참여했는데, 매수 가격이 정해진 상황에서 블록딜 정보 공개 전 甲사 주식에 대해 1768억 원 어치 매도스왑 주문을 체결했다. 증선위는 블록딜 거래 정보가 시장 가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보 공개 전 이들의 매매 행위가 시장질서를 교란했다고 보고 20억2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블록딜 거래는 시장에 공표되는 사안으로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사람들이 악용할 소지가 상당하다”며 “기업들은 장중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블록딜을 활용하지만, 통상 블록딜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건전한 자본시장을 확립하기 위해 앞으로도 각종 불공정거래, 공매도 제한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기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를 돕는 동시에 자본력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18일 오후 미래에셋, 삼성, NH투자, KB 등 다수의 국내 증권사에 입찰 제안 요청서를 보냈다. 내년 말에서 내후년 사이 코스피에 상장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IB 업계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최소 10조 원의 시가총액을 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지난해 비바리퍼블리카는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진행하며 약 8조600억 원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바리퍼블리카가 투자를 받아서 현금 여유가 있고, 현재 증시 상황도 좋다고 보기 어려워 상장을 서두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2013년 4월 설립된 비바리퍼블리카는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토스’의 운영사로 잘 알려져 있다. 대출·카드 중개, 광고, 결제, 신용점수 조회, 인증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종합 금융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현재 70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500만명 정도다.비바리퍼블리카가 상장을 추진하는 주된 목적은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길을 터주기 위해서다. 굿워터캐피털, 그레이하운드캐피털, 홍콩 에스펙스 매니지먼트 등의 글로벌 펀드 회사들이 토스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해 프리IPO에 순차적으로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KDB산업은행과 광주은행이 주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은행, 증권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만큼 자기자본 확충 의지도 큰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금융그룹으로 성장하는 청사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장외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가 높지 않은 상황은 부담이다. 이날 비상장 거래 앱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의 주당 거래가격은 4만9600원이었다.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11월(16만7000원) 대비 약 30%에 불과한 수준이다. 금리 상승이 시작된 이후 외형상 수익이 나지 않는 플랫폼 기업에 대해 시장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결과다.비바리퍼블리카의 직접적인 비교군으로 꼽히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2만7400원으로 마감했는데 이는 2021년 8월 상장 직후 최고가(9만4400원) 대비 약 29% 정도에 불과하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 조종, 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 건수가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검찰, 한국거래소와 ‘불공정거래 조사 및 심리기관 협의회(조심협)’를 열고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고 19일 밝혔다. 11월 말 기준 금융당국이 조사 중인 불공정거래 사건은 192건으로 전월 말(169건) 대비 약 13.6%(23건)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조심협 협의 등을 거쳐 현재 2건의 공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서 1건이 추가로 선정됐다. 2013년 도입된 공동조사 제도는 금융위가 보유한 강제 조사 권한, 금감원의 조사 인력·경험 등을 바탕으로 중요 사건을 처리하는 데 활용돼 왔다. 금융당국은 올해 9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공동조사, 강제·현장 조사권, 자료 압류를 위한 영치권(제출된 물건이나 자료를 보관할 권리) 등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한편 내년 1월 19일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불공정거래 적발 시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당이득 산정 방식을 법제화했으며 자진신고자에 대한 제재 감면안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선사인 HMM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를 이끈 김홍국 회장(66)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토대로 회사 몸집을 불려온 하림그룹이 이번에 HMM 인수 확정 시 재계 13위까지 오를 수 있게 됐다. 다만 6조4000억 원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고 HMM 영구채의 주식 전환 등 난관을 극복해야 할 뿐 아니라 HMM 노조의 거센 반발도 뛰어넘어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 나폴레옹인가, 돈키호테인가 이번 HMM 인수에는 하림을 글로벌 곡물·해운회사인 ‘카길’처럼 키우겠다는 김 회장의 야심이 반영돼 있다. 현재 재계 순위 27위인 하림이 인수를 마무리짓게 되면 그룹 자산은 약 43조 원, 재계 순위는 13위까지 올라간다. 1978년 전북 익산시에 황등농장을 세우며 양계업에 뛰어든 그는 각종 M&A를 통해 회사 몸집을 불렸다. 1986년 하림식품을 세운 뒤 2001년 천하제일사료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하림그룹을 출범시켰고, 2007년 사료기업 선진, 2008년 돈육업체 대상팜스코를 차례로 사들였다. 육계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해 2015년엔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회사인 팬오션(옛 범양상선)을 인수했다. 당시 무리한 투자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현재 그룹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 같은 움직임엔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769∼1821) 마니아로 알려진 김 회장의 생각이 담겨 있다. 2014년 나폴레옹의 이각모를 26억 원에 경매로 낙찰받으며 “‘불가능은 없다’ 도전정신을 젊은이들이 본받았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의 사옥 1층에 위치한 카페엔 ‘1%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 등 나폴레옹의 어록이 적혀 있다. 카페의 와이파이 접속용 아이디도 ‘보나파르트’(나폴레옹의 성)일 정도다. ● “새우가 고래 삼킨다”…노조 강한 반발 최대 걸림돌은 단연 자금력이다. 하림이 제시한 HMM 인수 가격은 약 6조4000억 원.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1조6000억 원으로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 자금력에 사실상 의존해야 한다. 특히 HMM은 자산이 25조8000억 원으로 하림그룹 자산(약 17조 원)의 약 1.5배에 이른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리한 투자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하림 측이 입찰 과정에서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1조6800억 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말아 달라고 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산은이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하림이 인수하는 HMM 지분이 57.9%에서 38.9%로 떨어진다. 주식 전환이 연기될 경우 인수 측(하림)의 지분이 높게 유지돼 3년간 최대 2850억 원의 배당금을 더 받을 수 있다. 당초 하림이 이 같은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회장은 19일 “(영구채 관련 제안은) 협의 사항이다. 매도자가 받아들이면 받아들이는 거고 아니면 아니기 때문에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거래 세부 조건은 추후 협상 과정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HMM 노조는 파업 등을 시사하는 등 강한 반발에 나섰다. 전정근 HMM해원연합노조 위원장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결렬을 곧 통보할 예정”이라며 “파업이나 출항 거부, 준법 투쟁 등에 돌입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HMM의 유보금을 하림의 인수 이자 비용으로 쓰면 안 된다”며 “유보금은 해운 업계 다운사이클을 견디는 데나, 인프라 확충에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혜 시비도 관건이다. 재경전북도민회장인 김 회장은 최근 HMM 인수전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 등에 동행하기도 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이로써 머스크, MSC 등 글로벌 1, 2위 해운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춘 초대형 국적선사가 탄생하게 됐다. 다만 일각에선 하림이 덩치 큰 기업을 인수해 그룹의 재무상태가 취약해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조4000억 원에 지분 인수 18일 HMM의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부 조건에 대한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1∼6월)까지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거래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추후 협상에서 모든 것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림은 채권단이 보유한 HMM 지분 57.9%를 약 6조4000억 원에 인수한다. 8년 전 하림이 팬오션을 인수할 때 공동인수자로 참여했던 JKL파트너스가 이번에도 힘을 보탠다. 호반그룹은 팬오션이 발행 예정인 영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측면 지원에 나선다. 지난달 23일 실시된 본입찰 이후 거래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하림이 사실상 우선협상자로 내정된 것으로 봤다. 채권단의 예정가격(예가) 이상을 써낸 곳이 하림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애초부터 동원그룹은 예가를 밑도는 가격을 적어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채권단 입장에선 하림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지 않으면 거래를 유찰시켰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HMM은 현재 컨테이너선 105척을 운항하고 있다. 총 79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세계 8위(시장점유율 2.9%) 선사다. 선복량(적재능력) 기준으로는 세계 8위 선사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팬오션도 컨테이너선 9척을 갖고 있지만, 한중일이나 동남아시아를 오가는 소형 선박들이어서 모두 합쳐도 1만 TEU가 안 된다고 한다. 따라서 하림그룹이 HMM을 최종 인수해 팬오션과 합병하더라도 세계 순위가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벌크선의 경우 팬오션(199척)이 HMM(34척)보다 훨씬 많아 해운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재계 13위 도약…‘승자의 저주’ 우려도 ‘병아리 10마리’를 밑천으로 사업을 시작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66)은 국내 최대 선사인 HMM을 품게 되면서 한국을 세계 5대 해운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세계 1위 곡물회사이자 대형 해운업체인 ‘카길’처럼 키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HMM의 경쟁력을 높여 세계 8위에서 5위로 키우겠다”며 “팬오션 인수 경험을 토대로 기간산업인 해운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하림그룹은 M&A를 그룹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삼고 있다. 2001년 천하제일사료를 계열사로 편입한 이래 2007년 선진, 2008년 팜스코를 인수했다. 특히 2015년에는 HMM 인수의 주체가 되는 해운사 팬오션을 인수했다. 이후 팬오션은 그룹 매출 절반을 넘는 효자 계열사로 성장하며 하림의 덩치를 키웠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에 이어 HMM까지 품에 안으며 국내 해운업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하림 측은 벌크선 분야 1위 업체인 팬오션과 컨테이너선이 주력인 HMM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계약이 마무리되면 현재 재계 순위 27위인 하림그룹의 자산은 17조910억 원에 HMM(25조8000억 원)을 더해 약 43조 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 경우 재계 순위는 13위로 뛰며 CJ그룹(40조7000억 원)을 넘어선다. 다만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 리스크가 남아있는 점은 불안 요소다. 하림그룹의 자산이 HMM보다 적은 데다 6조 원이 넘는 이번 인수금액도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하림그룹이 곧바로 시너지를 기대하기에는 해운 경기 침체도 넘어야 할 산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일 기준 1093.52로 지난해 1월 7일 5109.6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이 지수는 올해 1월 초 1100 선 아래로 내려온 후 900∼1100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선 분석기관 알파라이너는 내년 컨테이너선 공급은 올해보다 8.2% 늘어나지만, 수요 증가율은 1.4%로 전망했다. 신규 컨테이너선들의 대량 공급과 운임 하락 등으로 2030년까지 장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올해 들어 부실 징후를 보여 구조조정 대상이 된 기업들이 1년 전보다 25%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어난 탓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부실 징후가 커진 가운데 부동산 업종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들이 올해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한 결과 231개의 기업을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전년(185개사) 대비 약 25%(46개) 증가한 수치다. 채권은행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인 대기업, 500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한 차례씩 재무·영업위험 등을 평가한다. 평가등급은 A∼D 네 단계로 나뉘며 C·D등급은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다. C등급은 채권단의 워크아웃, D등급은 법정관리 등 회생절차 대상으로 분류된다. C등급은 전년 대비 34개 증가한 118개, D등급은 12개 늘어난 113개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신속한 워크아웃, 부실 정리를 유도하는 동시에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에 대해 신속 금융 지원, 프리워크아웃 등의 형태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부동산업이 22개로 가장 많았다. 도매·상품중개(19개), 기계·장비(18개), 고무·플라스틱(18개), 금속·가공업(18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이 9개로 전년 대비 7개, 중소기업은 222개로 전년 대비 39개 증가했다. 고금리 국면에서 대기업조차도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게 된 것이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지난달 말 직장인 A 씨는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연 4.6%라는 B저축은행의 인터넷 광고를 보고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는 창구 직원으로부터 “판매 한도가 적어 출시 사흘 만에 완판됐다”는 말을 듣고 허탈하게 귀가해야 했다. 한때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제시했던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예·적금 판매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손실을 감수하며 자금 유치 경쟁에 뛰어든 데다 올 들어선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추가 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1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02%였다. 이는 은행연합회 회원사들이 판매 중인 예금상품(3.70%)에 비해 약 0.3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통상 저축은행이 은행권 대비 최소 1%포인트 높은 예·적금 상품을 판매해온 점을 고려하면 금리 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내년 사업 자금을 위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고금리 상품을 짧게 판매한 것을 제외하면 업권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연말 특판 상품을 내놓을 만한 상황도 전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상품을 좀처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기준 연 4.5% 이상의 예금을 판매 중인 곳은 대백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올 2, 3월만 해도 40여 곳의 저축은행이 연 5%에 달하는 예·적금을 팔았던 것을 고려하면 수신 영업에 힘을 쏟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급격히 치솟은 연체율이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연체 부담이 커 고객 자금을 받아도 신규 대출을 집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연체율은 6.15%로 지난해 말(3.4%)의 약 1.8배로 상승했다. 최근 위기설이 끊이질 않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도 5.56%로 증권(13.85%)에 이어 2금융권에서 두 번째로 높다. 1년 전 판매한 고금리 상품으로 적자 폭이 커진 점도 저축은행들이 소극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3분기(7∼9월)까지 141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 상반기(1∼6월·960억 원)보다 손실 폭이 50% 가까이 커졌다. 레고랜드 사태 당시 고객 유치 경쟁으로 대출금리보다 높은 예·적금을 대거 판매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이자 비용 부담이 저축은행업권 전반적으로 큰 편”이라며 “예금도 대출도 공격적으로 하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업권의 영업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이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연체 부담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 상위 5곳(웰컴, 페퍼, 한국투자, SBI, OK)조차 연체율이 7%에 달할 정도로 부담이 크다”며 “특판 상품이 간헐적으로 출시될 수는 있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진 비상 경영과 다름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