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이지윤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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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역사25%
문화 일반23%
미술21%
인사일반15%
문학/출판6%
음악4%
요리/음식4%
언론2%
정치일반0%
  • “아버지께서 ‘배우의 길’ 잠시 반대했지만… 극중 과거 여행하며 그 마음 이해하게 돼”

    “제 학창 시절은 손명오보단 순도 100% 고등학생인 성우에 가까웠죠. 집에서는 말 잘 듣는 아들, 교실에선 장난기 많은 학생이었어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강렬한 악역 손명오에서 뮤지컬 ‘빠리빵집’의 순수한 고등학생 성우로 변신한 배우 김건우(31·사진)의 말이다. 그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13일부터 초연되는 창작뮤지컬 ‘빠리빵집’에서 파티시에를 꿈꾸는 19세 고교생 성우 역을 맡았다. 2017년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데뷔한 후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빠리빵집’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여름방학 동안 빵집에서 일하게 된 성우가 우연히 과거로 돌아가 19세인 부모님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3일 만난 그는 “인생 첫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마주하는 순간 너무나 기쁠 것 같다”며 맑은 웃음을 지었다. 2012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수석으로 입학한 김건우는 다음 해 서울경찰홍보단에서 뮤지컬 ‘그리스’의 터프가이 케니키 역으로 출연하며 무대를 향한 꿈을 키워 왔다고 했다. 그는 “막상 뮤지컬 출연이 결정된 뒤엔 겁이 났지만 동료 배우들이 길잡이가 돼 줬다”고 말했다. 성우 역은 김건우와 배우 최우혁이 번갈아 연기한다. 성우의 아버지 영준 역은 크로스오버 가수 고훈정과 배우 조형균, 김대곤이 맡았다. 연습하는 동안 그는 과거 아버지와의 시간이 떠올라 성우 역에 더욱 애정을 쏟았다. 극 중 진로 문제로 아빠와 갈등을 겪던 성우는 과거를 여행하며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온라인으로 1일 열린 ‘빠리빵집’ 미니콘서트에서 그는 감성 짙은 목소리로 넘버 ‘몰랐어’를 부르며 다독이는 듯한 마음을 표현했다. “성우의 반항은 꿈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뿐인 가족인 데서 비롯한 치기 어린 마음이라고 느꼈어요. 제가 배우를 하는 동안 아버지께서 ‘계속 꿈만 좇을 순 없지 않느냐’며 잠깐 반대를 하신 적이 있는데 스스로 ‘분명 쓰임이 있을 것’이라 되뇌곤 했습니다.” 뮤지컬 데뷔를 통해 그는 “어릴 적 꿈꿨던 가수란 직업에 한 발자국 가까워진 기분”이라고 했다. 노래가 마냥 즐거웠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 준비로 바쁠 때에도 친구들과 밴드 활동을 했다”면서 “밴드 이름은 온 우주를 우리 음악으로 섞어 버리겠다는 의미로 ‘유니버설 샐러드’로 지었다”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7월부터는 고(故) 김광석의 명곡들로 구성된 뮤지컬 ‘그날들’에 출연한다. 유쾌한 성격의 청와대 경호원 무영 역을 배우 오종혁, 지창욱, 영재와 돌아가며 맡는다. “알콩달콩 사랑에 빠진 배역이나 ‘킹키부츠’처럼 신나는 뮤지컬도 해보고 싶어요. ‘킹키부츠’ 제안 들어오면요? 곧장 285㎜ 크기 하이힐 맞춰서 춤 연습해야죠.” 공연은 다음 달 25일까지. 6만5000∼7만5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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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8세 이순재의 마지막 리어왕 “연극엔 사회를 바꿀 힘이 있어”

    “고전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명장면이 담겨 있어요. 그 장면을 제대로 찾아 무대에서 진솔하게 전달하고, 관객이 감동을 받으면 그게 배우로서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연극 ‘리어왕: KING LEAR’에서 단독으로 리어왕을 연기하는 이순재 씨(88)의 말이다. 2021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 초연 당시 그는 리어왕 역을 역시 혼자 맡아 모든 회차 공연을 매진시켰다. 노장의 티켓 파워를 보여줬던 그가 2년 만에 리어왕으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예술감독도 겸한다. 연출은 김시번 감독이 맡았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연습실에서 지난달 28일 만난 그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더 이상 ‘리어왕…’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배우들도 해야지, 두 번이나 했으면 충분하지 않겠냐”며 “80대에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내게 큰 행운이자 만용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리어왕…’은 오만함과 분노에 눈이 가려져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한 리어왕의 어리석음이 초래한 갈등과 혼란을 다룬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중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은 국내에선 드물게 원전을 거의 빠짐없이 살려 공연된다. 이에 공연 시간이 3시간 20분에 달한다. 2021년 초연 당시 이 씨는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간교한 아첨에 넘어가 미치광이 노인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 카리스마 있게 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통치자로서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을 강조한 3막 4장의 독백은 오늘날에도 갖는 의미가 크다”며 “한평생 배우로 살아보니, 연극에는 우리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리어왕의 세 딸은 배우 권민중과 서송희, 지주연이 맡는다. 그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후 67년간 연극, 영화, 드라마 등에서 총 244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유독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과는 인연이 적었다. 그가 4대 비극 무대에 오르는 건 2021년 초연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1969년 극단 실험극장의 ‘맥베스’에선 던컨의 아들 맬컴 역을 배우 이정길과 번갈아 맡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어려서부터 좋아했지만 (연기할) 기회가 없었어요. 대학교 2학년 때 본 영화 ‘햄릿’(1954년)에서 로런스 올리비에 경(1907∼1989)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읊는데 평생 못 잊을 전율을 느꼈죠. 이후로 햄릿 역에 탐은 났지만 키가 작아서인지 제안이 없었고, 이제 내 나이에 맞는 건 리어왕뿐이에요.(웃음)” 그는 오후 2시부터 9시 반까지 7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습에 매일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대본은 3월 초부터 외우기 시작해 이미 암기를 거의 끝냈다. 그는 “나이가 드니 별수 없이 대사를 깜박깜박해 자다가 일어나도 대사를 연습한다”며 “대사는 한 달간 숙성을 거쳐 단어마다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연극 ‘장수상회’(21일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는 그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연기를 놓지 않겠다고 했다. “‘리어왕…’이 끝나면 노년층의 이야기를 다룬 코믹한 드라마를 찍을 예정이에요. 여러 작품을 하는 게 이젠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내년에도 조건이 허락한다면 연극 ‘시련’에 출연하고 싶어요.” 공연은 다음 달 1일부터 18일까지. 4만4000∼9만9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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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나이에 맞는 건 ‘리어왕’ 뿐”… 마지막 ‘리어왕’으로 돌아온 이순재

    “고전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명장면이 담겼어요. 그 장면을 제대로 찾아 무대 위에서 진솔하게 전달하고, 관객이 감동을 받으면 그게 배우로서의 기쁨 아니겠습니까.” 배우 이순재 씨(88)를 만나 연극 ‘리어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다음달 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하는 연극 ‘리어왕’에서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순재에게 ‘리어왕’은 특별한 작품이다. 2021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 ‘리어왕’에서도 그는 주역을 맡아 모든 회차 공연 티켓을 매진 시키며 노배우의 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끝으로 그는 더이상 ‘리어왕’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서대문구의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다른 배우들도 해야지, 2번이나 했으면 충분하지 않겠냐”며 “80대에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내게 큰 행운이자 만용이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이 씨의 ‘리어왕’은 국내에선 드물게 원전을 거의 빠짐없이 살려 공연된다. 총 16회 열리는 공연은 회차당 러닝타임이 3시간20분에 달한다. 2021년 초연 당시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간교한 아첨에 넘어가 미치광이 노인으로 전락하는 과정을 깊이 있게 표현해내 극을 이끄는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통치자로서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을 강조한 3막4장의 독백은 오늘날에도 갖는 의미가 크다”며 “한평생 배우로 살아보니 연극에는 우리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리어왕의 세 딸은 배우 권민중과 서송희, 지주연이 맡는다. 연극과 영화, 드라마 등 총 244편에 출연했지만 셰익스피어 ‘4대 비극’과 그의 연은 손에 꼽을 정도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이후 그가 4대 비극(햄릿·오셀로·맥베스·리어왕)을 연기하는 건 지난 초연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1969년 출연한 극단 실험극장의 ‘맥베스’에선 던컨의 아들인 맬컴 역을 배우 이정길과 번갈아 맡았다.“4대 비극은 어려서부터 좋아했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영화 보는 게 유일한 낙이던 대학교 2학년 때 영화 ‘햄릿’(1954)을 보러갔습니다. 로렌스 올리비에 경(1907~1989)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읊는데 평생 못 잊을 전율을 느꼈죠. 이후로 햄릿 역에 탐은 났지만 키가 작아서인지 제안이 없었고, 이제 내 나이에 맞는 건 리어왕뿐이에요. (웃음)” 아흔을 내다보는 고령의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후 2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7시간 넘게 이어지는 연습에 빠짐없이 참석 중이다. 대본은 3월 초부터 외우기 시작해 이미 암기를 거의 끝낸 상태다. 그는 “나이가 드니 별 수 없이 대사를 깜박깜박해 자다가 일어나도 대사를 연습할 만큼 최선을 다한다”며 “대사는 한 달간 숙성을 거쳐 단어마다 깊이를 더할 것”이라고 했다. 주역과 함께 맡은 예술감독 역할에 대해선 “최근 연극이 외형적으로는 다채로워졌지만 대사라는 본질이 무너진 경우가 많아 구사력에 관한 조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장수상회’ 공연도 병행 중인 그는 ‘쓰러지기 직전까지’ 연기를 놓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노년층의 이야기를 다룬 코믹한 드라마를 찍을 예정이에요. 여러 작품을 하는 게 이젠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내년에도 조건이 허락한다면 연극 ‘시련’을 다시 무대에 올려보고 싶어요. 과거 알파치노가 울분을 토하며 열연했던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 역도 재밌어 보입니다. 하하” 공연은 다음달 1일부터 18일까지. 4만4000~9만9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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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잿빛 현실속 길어올린 기쁨… 푸른색을 사랑한 화가 뒤피展

    푸른색이 주는 자유로움에 평생 빠져 살았던 화가가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의 항구 도시 르 아브르에서 태어나 “바다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다”고 말한 라울 뒤피(1877∼1953)는 모차르트의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화폭에 바닷가를 담았다. 가뿐한 붓터치로 낳은 푸른 파도는 햇빛에 부서지는 물결 모양이었다가, 바람에 넘실대는 모자 모양으로 표현됐다. 장 콕토, 기욤 아폴리네르 등과 작업하며 아방가르드 미술을 이끈 뒤피는 195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회화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 반열에 오른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라울 뒤피: 색채의 선율’전이 2일 개막한다. 뒤피의 70주기를 맞아 열리는 국내 첫 회고전이다. 프랑스 니스 시립미술관과 앙드레 말로 현대미술관, 에드몽 헨라드 컬렉션이 소장한 주요 작품 18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유화와 수채화, 드로잉 등 원작 160여 점과 뒤피의 패턴으로 만든 드레스 17벌 등으로 구성돼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들여다볼 수 있다. 전시 총괄 큐레이터인 에리크 블랑슈고르주 트루아 미술관장 겸 프랑스 공공미술관 큐레이터 협회장은 “해외 유명 미술관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수채화와 의상 디자인 등 뒤피의 걸작을 한데 모았다”고 말했다. 지인들의 초상, 바다와 여러 곳을 담은 풍경화, 음악과 문학 등 뒤피가 좋아했던 11개의 주제별로 전시공간을 구성했다. 동선을 따라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뒤피의 낙천적인 취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뒤피는 제1·2차 세계대전 등 잿빛 현실 속에서도 알록달록한 기쁨을 길어 올린 화가로 유명하다. 생전 “내 눈은 못난 것을 지우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던 그의 작품은 스케치 선을 넘나드는 화려한 채색이 발랄함을 더한다. 마지막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깃발을 장식한 배들’(1946년)은 푸른색과 아라베스크식 곡선, 축제를 향한 뒤피의 애정을 집약적으로 드러낸다. 정예경 음악감독이 선곡한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작품 앞에 서면 청량감 있는 바람이 스치는 것 같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뒤피의 대표작 ‘전기의 요정’ 석판화 연작 10점은 이번 전시의 백미다. 전기의 역사와 전기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을 표현한 ‘전기의 요정’은 벽화와 석판화로 총 두 번 제작됐다. 1937년 파리 국제 박람회 개최를 기념해 제작된 벽화가 첫 번째이며,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건 그 두 번째다. 1951년부터 1953년까지 제작한 석판화 연작으로, 당시 385점만 인쇄됐다. ‘전기의 요정’ 벽화 작품은 전시장 내 미디어 아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뒤피의 기량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로 평가받는 1930년대 제작된 ‘에밀리엔 뒤피의 초상’도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에밀리엔 뒤피는 뒤피의 부인으로, 그의 작품 3분의 2를 미술관에 기증했다. 조한 린드스커그 니스시립미술관장은 “모자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에밀리엔은 뒤피의 직물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뒤피는 ‘코르셋 없는 드레스’ 등 당대 혁신적 패션을 이끌었던 폴 푸아레와 협업해 18년간 1000여 가지 직물 디자인을 생산했다. 7번째 전시공간에선 뒤피의 직물 작품들을 입힌 마네킹을 두 줄로 설치해 다채로운 디자인을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배우 박보검이 오디오 도슨트 녹음을 맡았다. 전시 오디오 가이드는 바이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국내 ‘1호 전업 도슨트’로 불리는 김찬용을 비롯해 이남일, 심성아, 권세연 등 유명 도슨트들이 대거 참여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9월 10일까지. 1만2000∼1만8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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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난임 부부에게 ‘내일’이란…

    친구들과의 모임 날, 서른네 살 주인공 바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애 안 낳을 거야. 일하고 싶거든.” 그러나 집에서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기 쉬운 자세’를 취하고, 임신이 잘되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한다. 바다 자신도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마음이 확실하지 않지만 친정과 시댁의 ‘손주’ 압박에 이듬해 시험관 시술을 결정한다. 그럼에도 임신은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바다는 스스로에게 “내가 진정 엄마가 되고 싶은가? 난임이라니까 더 매달리나?”라면서 되묻고 “모든 것이 내 잘못 같다”며 자신을 옥죈다. 책은 난임 부부의 내밀한 이야기를 글과 그림을 통해 가감 없이 풀어냈다. 임신 불가능성이 주는 형언하기 어려운 불안은 특히 그림으로 효과적으로 표현됐다. “난임입니다”라는 의사의 말 한마디는 페이지 한쪽이 꽉 차도록 확대된 입 모양 덕에 청천벽력처럼 들리는 게 보인다. 먹빛으로 채색된 그림은 정겨움을 주는 동시에 갑갑함과 우울함을 배가한다. 임신에 또다시 실패했음을 직감했을 때 바다가 느낀 정체불명의 공포감은 말 풍선 하나 없이 강렬한 흑백의 대비만으로 전달된다.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을 다룬 만화 ‘풀’로 2020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만화상인 미국 하비상(국제도서부문)을 받았다. 또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기다림’, 발달장애 뮤지션의 이야기를 담은 ‘준이 오빠’를 펴내 국내외에서 조명 받았다. 무게감 있는 주제를 세밀한 묘사와 다감한 그림체로 풀어온 내공이 여전하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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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용수 따라 재난현장으로… 무대-관람 방식 다 바꿨죠”

    “처음 작품을 구상한 때가 팬데믹으로 극장이 재난을 맞은 상황이었어요. 극장의 역할과 관람 방식 등을 송두리째 다시 고민했죠. 그 끝에 관람객이 재난 현장을 둘러보는 콘셉트의 공연이 탄생했습니다.”(조형준 씨) 서울 광진구의 작업실에서 안무가·건축가 듀오 아티스트 ‘뭎(Mu:p)’의 멤버 조형준(39)과 손민선(37)을 27일 만났다. 이들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6월 23일 개막하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캐스케이드 패시지’의 안무와 무대 디자인을 각각 맡았다. ‘캐스케이드…’는 재난으로 인해 폐허가 된 극장을 관광하는 ‘다크 투어’를 토대로 한다. 관객은 무용수들의 안내에 따라 극장에 입장한 뒤 3가지 패키지 상품 중 하나를 골라 재난 현장을 경험하게 된다. ‘캐스케이드…’는 재난의 여러 형태 중 대규모 정전 사태를 소재로 삼는다. 2003년 미국 북동부에서 발생한 ‘캐스케이드’ 사태에서 착안했다. 당시 캐나다 남동부까지 영향을 미친 정전은 대부분 7시간 이내 복구됐지만 화재, 강도 등 많은 사고와 사상자를 낳았다. 손 작가는 “정전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인 재난이기에 의미가 크다”며 “다만 재난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서도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했다. 이들의 손을 거친 무대는 쉴 새 없이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여러 구획으로 나뉜 무대는 아래로 최대 2.1m, 위로 0.9m까지 오르내린다. 하드보드지로 만든 천장 쪽 구조물 역시 위아래로 움직이며 관객이 경험하는 공간을 마구 변형한다. 지형의 변화를 관객이 가장 효과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통상 ‘가장 좋은 자리’로 꼽히는 객석 4∼8열은 전부 비웠다. 조 안무가는 “지형의 변화를 무대 코앞에서 수평적으로 관찰하거나 객석 2층에서 수직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 강호정 신상미 이소진 한아름과 함께 ‘캐스케이드…’ 작품에도 직접 출연할 예정이다. 뭎의 목표는 관객이 더욱 풍성한 시선을 갖고 일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뭎은 ‘폼(form)’을 뒤집은 글자로 새로운 형태와 방향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두 사람은 “공연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일상을 바라보는 새 시선이 생기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6월 23∼25일, 전석 4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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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셀로’속 사랑, 우리사회에 가장 메마른 감정 짚어내”

    “사람들의 마음에 숨겨진 풍경을 잡아내려 노력해요. ‘오셀로’에는 울분과 좌절, 용서와 참회, 그 밑에 결국 사랑이 있죠. 사랑을 잊은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작품입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다음 달 12일 개막하는 연극 ‘오셀로’ 연출을 맡은 박정희 극단 풍경 대표(65)의 말이다. 예술의전당에서 박 연출가를 25일 만나 ‘오셀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국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오셀로’는 ‘햄릿’, ‘맥베스’, ‘리어왕’ 등과 함께 4대 비극으로 꼽힌다. 전쟁 영웅인 장군 오셀로와 기수장 이아고가 질투로 인해 추락하는 과정을 치밀한 심리 묘사와 함께 그려냈다. 이아고는 생사고락을 같이한 자신을 제치고 오셀로가 다른 사람을 부사관에 임명한 것에 배신감을 느낀다. 결국 이아고는 오셀로가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에게 의심을 품고 파멸에 이르도록 계략을 짠다. 오셀로 역은 박호산 유태웅, 이아고 역은 손상규가 각각 맡는다. 2001년 ‘하녀들’로 데뷔한 박 연출가는 주로 동시대 희곡을 실험적 연출로 풀어내 왔다. 그가 고전을 연출하는 건 오이디푸스 신화를 다룬 ‘이오카스테’(2010년), 도스토옙스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 ‘백치’(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박 연출가는 “최근 드라마들이 복수와 각자도생을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했다. “오셀로는 질투와 분노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내용이지만, 인물들의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가 가진 삶의 궤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이죠. 이런 ‘오셀로’ 속 사랑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가장 메마른 감정이 무엇인지를 짚어냅니다.” 박 연출가는 원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정평이 났지만 이번에는 각색을 최소화했다. 다만 420년 전 탄생한 작품이 오늘날 관객과 호흡할 수 있도록 캐릭터와 대본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그는 “아버지 대신 오셀로와의 사랑을 택한 데스데모나는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여성으로 해석했다”며 “이를 연기하는 배우 이설 씨는 도발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인상에 매료돼 적극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의 문어를 고어로, 고어를 다시 현대어로 전부 살려내느라 수정 대본만 7번째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합을 맞춘 배우, 창작진과 계속 연을 이어가며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이번 작품에서도 2021년 연극 ‘오일’로 만난 소리꾼 이자람이 이아고의 부인 에밀리아 역으로 출연한다. 2010년대부터 호흡을 맞춰온 여신동 무대미술가, 장영규 음악감독과도 다시 만났다. 박 연출가는 “서로에게 색다른 영감을 줄 수 있는 ‘창의적 만남’은 반복될 때 더 빛을 발한다”면서 “‘불안’을 무대로 표현하자고 했을 때 여신동 씨가 성채도 호텔도 아닌 지하 벙커를 가져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웃었다. 박 연출가는 오페라 연출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연기나 형식이 비교적 딱딱한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가죽 재킷을 입고 춤추는 ‘돈주앙’처럼 연극성이 가미된 재밌는 오페라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6월 4일까지, 4만∼8만 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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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보라 치는 ‘스노쇼’… 공중 서커스 ‘블리자드’… 5월이 즐겁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마지막 장면이 백미인 러시아 마임극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쇼’가 한국을 찾는다.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30일 대전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다음 달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등 5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을 한다. 작품은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된 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1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배우들이 관객과 눈싸움을 하는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5월 가정의달을 맞아 가족이 즐기기 좋은 서커스·마임 공연이 잇달아 열린다. 세계적인 서커스쇼 ‘태양의서커스’ 단원 출신인 브루노 가뇽이 이끄는 ‘프릭 파브리크’는 다음 달 ‘블리자드’를 공연한다. 다음 달 5, 6일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을 시작으로 강원 강릉, 경남 김해 등을 찾는다. 공중 댄스, 저글링 등 고난도 서커스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국립서커스단의 단장인 마리아 렘네바가 이끄는 서커스 공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다음 달 26∼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된다. 현대발레와 애크러배틱, 뮤지컬 등을 아우르는 작품이다.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는 다음 달 5∼7일 서커스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서울 서커스 페스티벌’이 열린다.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하는 ‘3.6/3.4 컴퍼니’는 일렉트릭 기타 연주에 맞춰 묘기자전거(BMX)로 곡예를 펼친다. 2017년 국제저글링대회 단체 부문에서 우승한 말레이시아 출신 아티스트 팡팅량도 동아시아 민속놀이인 ‘디아볼로’를 선보인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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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카드’ 수집에 목숨 걸기보단 콘서트 가는 게 더 즐거워”

    직장인 유모 씨(33)는 이달 말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콘서트를 보러 일본에 간다. 이틀간 열리는 콘서트 티켓 값 40만 원을 포함해 항공권, 숙박비 등 유 씨가 3박 4일 일정에 쓰는 돈은 약 140만 원. 지난달에는 서울에서 열린 콘서트도 다녀왔다. 유 씨는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투어 콘서트에 가는 것만 이번이 4번째”라며 “콘서트를 보느라 지출이 커지다 보니 값비싼 공식 굿즈는 예전만큼 사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엔데믹을 맞아 K팝 아이돌 그룹들의 각종 오프라인 행사가 재개되면서 팬데믹 기간에 열풍을 일으켰던 ‘집콕’용 팬덤 문화가 시들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로 콘서트나 행사가 열리지 않으면서 아이돌과 대면하기 어려워지자, 포토카드 수요가 급증했고, 인기 멤버의 희소한 포토카드는 장당 가격이 20만∼30만 원대로 치솟았다. 이와 함께 톱로더(비닐 재질의 사진 보관함) 꾸미기, 폴라로이드 꾸미기 등의 놀이문화가 급속 확산했다. 그러나 최근 콘서트, 공개방송, 팬사인회 등 대면 행사가 늘면서 인기가 식는 추세다. 트위터나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통상 시세로 거래되는 아이돌 포토카드 가격은 최근 팬데믹 기간 대비 급락했다. IST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의 팬인 대학생 김모 씨(26)는 더 이상 포토카드 수집에 목숨 걸지 않는다. 희귀한 포토카드 한 장을 구하는 데 돈과 에너지를 쓸 바에야 콘서트 티켓 한 장을 구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김 씨는 “포토카드 수요가 줄면서 재작년 장당 20만 원에 팔리던 카드가 요즘은 비싸봐야 7만 원 정도 한다”며 “포토카드 두 장 살 돈으로 콘서트 한 번을 다녀올 수 있다”고 했다. 아이돌 콘서트에 가기 위해 그간 애지중지하던 포토카드를 되파는 이들도 있다. 대학 신입생이 된 조유현 씨(20)는 올해 2월 열린 ‘아이브’ 콘서트에 다녀오기 위해 포토카드 바인더 하나를 통째로 팔았다. 티켓 값 11만 원에다 응원봉(4만2000원), 헤어핀 세트(2만5000원) 등 공식 굿즈까지 구매하려면 20만 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 씨는 “어렵게 구한 일본 데뷔 앨범 포토카드까지 처분해 돈을 마련했다”며 “포토카드가 없으니 톱로더 꾸미기도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 대신 외출이 늘면서 팬들이 들고 다닐 수 있는 10cm 크기의 아이돌 인형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동물, 식물 등 귀여운 형태로 변형한 캐릭터 인형은 맛집이나 여행지를 갔을 때 음식, 랜드마크와 함께 인증샷을 찍는 필수템이 됐다. 아이돌 인형 문화가 확산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10cm 옷가게 등 인형을 관리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트위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계정 ‘인형이발소’는 털 다듬기는 물론이고 털 심기, 재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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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미 앞둔 尹, 우크라 무기지원 가능성 시사…러 “눈에는 눈” 엄포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를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 ‘민간인 대규모 공격’, ‘국제사회가 묵과할 수 없는 학살’ 등 전제 조건을 달았지만 처음으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동안 고수해온 ‘살상 무기 지원 불가’ 방침을 바꿀 수 있음을 처음 시사한 것. 러시아는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북한에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엄포를 놓았다. ●방미 앞 尹, 우크라 무기 지원 가능성 첫 시사윤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만약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중대한 전쟁법 위반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침략을 받은 나라를 지켜주고 원상회복을 시켜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에 대한 제한이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 있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위 및 재건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언급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대통령실은 이날 “(민간인 학살 등) 전제가 있는 답변”이라며 “(무기 지원 불가라는) 정부 입장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가능성조차 차단했던 기존 방침과 달리 조건부라도 무기 지원 여지를 남긴 자체가 입장 변화란 해석이 나왔다.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방미를 앞두고 미국 및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정부가 무기 지원 등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을 좀 더 공세적으로 하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입장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도 담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한국의 경제적 능력이나 국제적 지위에 걸맞게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질서 진영의 대오를 맞춰야 한다는 책임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 중앙정보국(CIA) 기밀 유출 사건에선 문건의 진위와 별개로 미국의 무기지원 요청에 대해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미군 포탄을 제공하려면 정책을 변경할지 등을 두고 고심하는 대화 내용이 알려진 바 있다. ● 러 “우리 최신 무기 북한 손에” 엄포윤 대통령 발언이 알려진 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한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상당히 비우호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이것(무기 지원 시사)는 이 일환”이라고 반발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더 나아가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의 적을 열렬히 도와주겠다는 새로운 자들이 나타났다”고 정면으로 한국을 겨냥했다. 이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 북한의 우리 파트너들 손에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은 뭐라 말할지 궁금하다”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보복을 경고했다. 지난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러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국의 무기 지원이 실제 이뤄질 경우 러시아 내 우리 교민이나 기업 등에 대한 불이익 등 한국에 보복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의 반응이 나온 직후 대통령실은 “러시아 반응은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발언 관련해 “대한민국 국익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는 결정”이라며 “분쟁지역에 대한 군사지원은 국익을 해치는 행위고 결단코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과 관련해선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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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K뮤지컬”… 공동제작 통해 美-英-폴란드 등 세계로[인사이드&인사이트/이지윤]

    《CJ ENM이 해외 제작사들과 공동 제작해 지난해 2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 ‘MJ 더 뮤지컬’이 올해 8월부터 시카고를 시작으로 북미 순회공연을 펼친다. ‘MJ…’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삶을 다룬 주크박스 뮤지컬로 ‘빌리 진’ ‘맨 인 더 미러’ 등 잭슨의 히트곡 25곡을 엮어 화제가 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극장은 한국과 달리 주간 단위로 결산해 매출액이 운영비보다 낮으면 바로 작품을 내린다. ‘MJ…’는 2021년 12월 프리뷰를 시작으로 지난해 2월 본공연이 흥행에 성공하며 1년 넘게 브로드웨이 52번가 닐 사이먼 극장에서 오픈런(기간을 정하지 않고 하는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MJ…’는 작품성도 인정받아 지난해 제75회 토니상에서 남우주연상과 안무상 등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웨스트엔드 공연은 통상 글로벌 장기공연 작품으로 안착하기 위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해외 유명 작품을 국내에 들여와 공연할 때마다 고액의 로열티를 지불하던 한국 뮤지컬 시장의 판도를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치밀해진 K뮤지컬 해외 진출 국내 뮤지컬의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과거 아시아 시장에 창작 뮤지컬을 주로 수출한 것과 달리 최근 들어선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 판권 판매 및 공동 제작 등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데스노트’를 제작한 오디컴퍼니는 이달 캐스팅 오디션을 거친 뒤 10월 미국 뉴저지 페이퍼밀 극장에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를 공연할 예정이다. 창작 뮤지컬 ‘마리 퀴리’ 제작사인 라이브는 최근 마리 퀴리의 고향인 폴란드로 작품을 수출하는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최종 계약이 될 경우 2020년 국내 초연 후 4년 만인 내년 5월 폴란드 비알리스토크의 포들라스카 극장에서 폴란드어 초연을 할 예정이다. 해외 유명작의 아시아 순회 공연권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다. 뮤지컬 ‘웃는 남자’ ‘엘리자벳’을 제작한 EMK는 최근 웨스트엔드 뮤지컬 ‘시스터 액트’의 아시아 지역 영어 공연권을 확보했다. 2009년 웨스트엔드 초연 후 세계에서 누적 관객을 600만 명 이상 모은 인기작이다. EMK는 2025년부터 한중일을 비롯해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 등에서 ‘시스터 액트’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브로드웨이와의 공동 제작, 해외 공연권 확보는 시장을 해외로 확장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이다. 뮤지컬 ‘킹키부츠’ ‘물랑루즈’를 브로드웨이와 공동 제작한 CJ ENM의 예주열 공연사업본부장은 “기본 목표는 투자 수익을 배당받고 국내외 공연권을 확보하는 것이지만 5년 후 ‘우리가 100% 만든 작품’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미국, 유럽은 탄탄한 네트워크와 경험치가 쌓여야 진입할 수 있는 까다로운 시장인 만큼 10여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포화상태 내수 시장의 돌파구 찾아라 1995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는 K뮤지컬 해외 진출의 원조다. 아시아 작품으로는 처음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고, 2002년 웨스트엔드와 200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공연했다. 안중근 의사의 생애 마지막 1년을 담은 창작 뮤지컬 ‘영웅’은 2009년 국내 초연 후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2015년 안 의사의 의거 현장인 중국 하얼빈에서 공연됐다. 다만 이런 시도들은 일회성 공연에 그쳤다. ‘명성황후’와 ‘영웅’의 브로드웨이 공연 기간은 각각 열흘뿐이었고 상업 공연보다는 문화 교류에 가까웠다는 평을 받는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한국인으로서 처음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한 뮤지컬 ‘할러 이프 야 히어 미’(2014년)는 전설적인 래퍼 투팍(2Pac)의 히트곡을 활용했지만 대본과 이야기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매주 투입된 운영비 50만 달러(당시 약 5억2000만 원)를 매출액이 따라잡지 못해 한 달이 채 못 돼 조기 종영됐다. 전문가들은 과거 한국 뮤지컬이 해외 진출에 실패한 건 치밀한 현지화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종원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뮤지컬 평론가)는 “과거에는 해외 시장을 뭉뚱그려 생각해 국가별로 다른 속성과 산업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국내에서 공연하던 작품, 제작하던 방식을 그대로 가져가곤 했다”며 “최근 해외 진출 방식은 전보다 영리해지고 체계화됐다”고 평가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한국 뮤지컬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높은 제작비로 수익성이 낮아진 측면이 있다. 신 대표는 “국내 시장은 양적, 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다”며 “콘텐츠의 확장성과 파급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해외 시장을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K콘텐츠 열풍, K뮤지컬 성공 가능성 높여” 해외 대형 제작사가 국내 제작사와의 협업을 적극 타진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라이온킹’을 제작한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은 최근 에스앤코와 클립서비스, 샤롯데씨어터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디즈니 인기 작품을 한국어로 공동 제작하는 협약을 맺었다. 과거에는 제작사와 일대일 계약만 했다면 유통사, 극장도 함께 계약해 제작 속도를 높이는 것. 첫 작품은 내년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선보일 ‘알라딘’이다.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는 “단기 공연 위주의 국내 공연시장에 알라딘은 장기 공연이 가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4년 새 한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긍정적이다. 2010년대 일본에서 제2차 한류 붐이 불자 ‘모차르트!’ ‘금발이 너무해’ 등 K팝 아이돌이 출연하는 한국 뮤지컬이 라이선스 형태로 매년 수출된 데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원종원 교수는 “대중음악, 영화 등은 한 콘텐츠를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원소스 멀티유스’가 용이해 인기를 얻은 K콘텐츠가 뮤지컬 제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 공연계에 따르면 최근 브로드웨이에서는 한국 영화와 대중음악이 뮤지컬 소재로 논의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현지 프로듀서가 제작한 뮤지컬 ‘KPOP’이 무대에 올랐다. K팝 연습생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엎드려(Up Du Ryuh)’, ‘한국놈(Han Guk Nom)’ 등 넘버로 구성됐다. 뮤지컬계가 10여 년간 진출과 후퇴를 반복하며 쌓은 경험도 자산이 된다.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는 “1세대 프로듀서들이 해외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최근 더 영리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진화해 해외 관객에게 접근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제작사 26곳이 모여 출범한 한국뮤지컬제작사협회는 브로드웨이 리그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해외 시장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다지는 중이다. 한국 뮤지컬이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병원 라이브 대표는 “영화진흥위원회처럼 뮤지컬만을 관리하는 기관이 설립돼 더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육성 정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작품 위주로 지원하는 현행 방식 대신 현지 시장에 대한 창작진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윤 문화부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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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물 따라가는 건 죽은 고기… 치고 올라가야 산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람의 민족’이라서 내면의 소리 대신 집단적으로 불어오는 큰 바람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죽은 고기만이 강물을 따라간다’는 말처럼 살아 있는 고기라면 치고 올라가야 합니다.” 신간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해냄)를 펴낸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62)는 17일 이렇게 강조했다. 최 대표는 1984년 제일기획 카피라이터로 입사해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등 광고계에 굵직한 카피를 남기며 입사 26년 만에 삼성그룹 첫 여성 부사장에 올랐다. 2012년 스스로 부사장 자리를 내려놓고, 서울 강남구에 책을 읽으며 생각할 수 있는 공간 ‘최인아책방’을 열었다. 7년째 책방을 운영하는 그는 신간에서 30여 년간 일과 삶에 대해 고민하고 체득한 통찰을 조곤조곤한 문체로 담아냈다. 서울 마포구 해냄출판사에서 만난 그는 “일을 열심히 잘해 보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기 위해 ”,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불안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책을 썼다고 했다. 제목 앞에는 ‘무조건 세상에 맞추지 말고’라는 말이 생략돼 있다. 각자의 역량과 기질은 뒷전인 채 주변 사람들이 창업을 한다고 해서, ‘욜로(YOLO)족’으로 산다고 해서 무조건 그를 따라가려 해선 안 된다는 것. 그는 “안테나를 바깥 세상뿐 아니라 안으로도 향하게 해야 시시각각 바뀌는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책에는 “‘조용한 퇴직’(자신이 맡은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는 태도)은 현명하지 않다” 등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가치와는 반대되는 듯한 대목도 많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평가절하되는 세태에 대해 “모든 노력은 결국 자신의 인생을 위한 것”이라며 “회사의 일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 “좋아하는 일을 자신이 잘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자기답게 사는 일과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글이 ‘꼰대’처럼 읽히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오랜 시간 자기검열을 했다”며 “내 이야기를 이해해줄 일부에게만 가 닿아도 충분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을 거듭하느라 출판사와 계약한 후 책이 나오기까지 7년이나 걸렸다. 부사장 시절에도 출간 제의를 30차례 넘게 받았지만 당시엔 일이 먼저였다. 후배들이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선배가 돼주고 싶었던 기억을 되살려 7∼8년 차 직장인을 염두에 두고 이번 책을 썼다. 9년 차 카피라이터 시절 펴낸 책 ‘프로의 남녀는 차별되지 않는다’(1992년) 이후 31년 만의 신간이다. 느티나무처럼 담담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에게도 후회하는 것이 2가지 있다. 운동하며 몸을 돌보지 않은 것과 평소 생각을 글로 기록하지 않은 것이다. “남들보다 현상을 빠르게 포착하는 편인데, 지금까지는 그 통찰들을 속으로만 간직했다면 이젠 깊이 공부해서 글로 풀어내 보려 합니다. 인생이 까도 까도 새로운 게 나오는 양파이길 기대해요.(웃음)”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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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채춤 만든 한국무용 대모 김백봉 별세

    ‘부채춤’과 ‘화관무’를 만든 한국 신무용의 대모 김백봉 경희대 명예교수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의 본명은 김충실이다. 무용가로 나서며 발레 ‘백조의 호수’의 ‘백’자와 평양 ‘모란봉’의 ‘봉’자를 따서 예명을 ‘백봉’으로 지었다. 고인은 열네 살 때인 1941년 한국 근대무용을 이끈 최승희(1911∼1969)를 만나며 무용가의 길을 걸었다. 1943년 최승희무용단에 입단해 아시아 각국에서 순회 공연을 했고, 이듬해 최승희의 시동생인 무용이론가 안제승 씨(전 경희대 교수·1996년 작고)와 결혼했다. 이후 1946년 최승희 부부와 함께 월북했다. 1947년 평양 국립극장에서 첫 개인 발표회를 열어 ‘고전형식’을 선보였다. 이는 1960, 70년대 한국 국제문화사절단의 주요 레퍼토리이자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2000명이 함께 춰 세계를 놀라게 한 ‘화관무’의 원형이다. 당시 결혼식에 사용되던 고전 복식과 장신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고인은 남편과 월남했다. 1953년 김백봉무용연구소를 설립했다. 고인은 1954년 서울시공관에서 한국 신무용의 상징이 된 창작춤 ‘부채춤’을 발표했다. 화려한 부채들이 뱅글뱅글 돌아가며 꽃봉오리처럼 피어나고, 파도처럼 일렁이며 우아한 곡선을 만들어내는 부채춤은 서울 올림픽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국 춤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2018년 멜론뮤직어워드(MMA) 무대에서 한복을 입고 선보여 화제가 된 춤의 원조다. 고인이 만든 창작품은 600여 편에 이른다. ‘장고춤’(1959년) ‘만다라’(1996년) 등 독무와 군무, 무용극 등을 다채롭게 오갔다. 2015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국제춤축제연맹이 수여하는 ‘대한민국을 빛낸 최고 명인상’ 수상자로 2016년 선정됐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유족으로는 장남 안병철 경희청한의원장, 딸 병주 경희대 무용학부 교수, 나경 김백봉춤연구회 이사장, 사위 장석의 씨, 손녀 안귀호 춤이음 부대표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4일 오전 7시. 02-2227-7500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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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디로든 문단속’ ‘킹 스미스’… 원작만큼 뜨거운 쇼트폼 패러디

    현재 극장을 달구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패러디 콘텐츠로 눈길을 끌고 있다. 패러디 영상 ‘스즈메의 문단속 잘하고 등교해버리기’는 주인공 스즈메가 등굣길에 마주친 청년 소타에게 반해 뒤를 쫓는다는 원작 내용 대신 자신의 취향이 전혀 아닌 남성을 흘깃 쳐다본 뒤 가던 길을 묵묵히 간다. 단 28초 분량이지만 원작의 인기로 게시 2주 만에 조회 수 73만 회를 넘었다. 이 외에도 ‘헬스장 문단속’ ‘어디로든 문단속’ 등 여러 패러디물이 온라인에 쏟아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 인기 작품을 패러디한 쇼트폼 콘텐츠가 원작에 버금가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 놀이문화 된 ‘B급 감성’ 쇼트폼 패러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을 괴롭혔던 가해자 중 한 명인 전재준(박성훈)이 과속 운전한 장면을 패러디한 영상 ‘와∼ 저 차 좋아보인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원작에서 전재준은 자신의 친딸인 예솔이 남자 교사에게 몰래 촬영당한 사실을 알고 분노해 학교로 가며 위험하게 차를 몬다. 크리에이터 유준호는 이를 기아차 카니발 광고 영상에 합성해 더빙했다. 전재준이 벤틀리를 운전하며 카니발을 열망하는 32초 분량의 영상은 11일 현재 틱톡에서 조회 수가 781만 회를 넘었고,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다. 개그맨 황제성은 올해 그래미상을 거머쥔 팝 스타 샘 스미스의 신곡 ‘언홀리’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쇼트폼 영상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킹 스미스’, ‘황제 성 스미스’ 등 별명이 붙었다. 원곡을 몰랐던 일부 누리꾼은 “황제성이 원조가 아니었나. 덕분에 명곡 알고 간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개그맨 김해준은 그룹 빅뱅 출신 가수 태양이 콘서트에서 소위 ‘오글거리는’ 멘트에 멜로디를 입혀 팬들에게 불러준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어’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주목받았다. 이들 패러디 영상이 큰 호응을 얻는 건 젊은층에게 재밌는 댓글 놀이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패러디 특유의 ‘B급 감성’도 젊은층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1분 안팎의 ‘댄스 챌린지’ 영상 중에서도 상모를 쓰고 격렬한 춤을 추는 등 원곡을 우습게 따라 한 콘텐츠가 인기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진지하지 않은 ‘따라 하기’, 즉 서로 웃자고 만든 패러디가 하나의 문화 양식이 되고 있다”며 “패러디는 짧은 대사, 제스처를 강렬하게 전할 수 있어 쇼트폼 형식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 원작, 패러디물로 관심 더 증폭시켜 패러디물이 빠르게 퍼지면서 원작자가 이를 활용해 화제성을 높이기도 한다. 샘 스미스는 올해 2월 “안녕 DJ 제성, 한국에서 ‘언홀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정말 고맙다”며 황제성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가수 태양은 최근 유튜브 채널 ‘원더케이’에 출연해 자신의 패러디물을 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초 싱글 발매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한 솔로 활동을 알리는 데 적극 활용한 것. ‘스즈메의 문단속’ 패러디 영상이 유행하자 국내 수입사인 미디어캐슬은 지난달 20일 명장면 패러디 대회를 열었다. 우승자 5명에겐 열쇠고리와 헤어핀이 포함된 굿즈 세트를 증정했다. ‘스즈메의 문단속’ 홍보 마케팅을 맡은 영화인의 박주석 이사는 “젊은층이 자발적으로 패러디를 보고 퍼뜨리는 데서 행사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패러디는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며 관심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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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급 감성’ 쇼트폼 패러디 열풍…원작 버금가는 인기

    최근 극장가를 달군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패러디 콘텐츠로 연일 화제다. 패러디 영상 ‘스즈메의 문단속 잘하고 등교해버리기’는 주인공 스즈메가 등굣길 만난 청년 소타에게 반해 뒤를 좇는다는 원작의 설정 대신 전혀 취향이 아닌 남자를 마주친 상황을 가정했다. 원작과 달리 스즈메는 해당 남성을 흘깃 쳐다본뒤 가던길을 묵묵히 간다. 단 28초 분량이지만 원작의 인기 및 인지도 영향으로 게시 2주 만에 조회수 73만 회를 넘어섰다. 이외에도 ‘헬스장 문단속’ ‘어디로든 문단속’ 등 다채로운 패러디가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 인기 작품 등을 자발적으로 패러디한 쇼트폼 콘텐츠들이 원작 버금가는 열풍을 일으키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원작은 SNS 바이럴을 통해 젊은층의 인지도와 호감을 얻을 수 있어 ‘윈-윈(win-win)’인 것으로 풀이된다.●젊은층 놀이문화 된 ‘B급 감성’ 쇼트폼 패러디 패러디 영상들은 인기 영화, 드라마 등을 재치 있게 따라하며 네티즌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악역으로 활약했던 전재준(배우 박성훈)은 패러디 영상 ‘와~ 저 차 좋아보인다’로 더욱 회자가 됐다. 원작 장면은 전재준이 자신의 딸인 예솔이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몰래 사진을 찍힌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뒤 분노해 학교를 찾아가며 위험하게 차를 모는 모습이다. 이를 크리에이터 유준호가 기아차 카니발 광고 영상에 합성해 더빙을 했다. 벤틀리를 운전하면서 카니발을 열망하는 32초 분량의 영상은 현재 틱톡에서 781만 회 이상 재생됐고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확산했다. 코미디언 출신 크리에이터들도 패러디 콘텐츠로 이목을 모았다. 코미디언 황제성은 올해 그래미상을 거머쥔 글로벌 팝 스타 샘 스미스의 신곡 ‘언홀리’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쇼트폼 영상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킹 스미스’, ‘황제 성 스미스’ 등 별명이 붙었다. 원곡을 몰랐던 일부 네티즌들은 “황제성이 원조가 아니었나. 덕분에 명곡 알고 간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코미디언 김해준은 가수 태양이 콘서트에서 소위 ‘오글거리는’ 멘트에 멜로디를 입혀 팬들에게 불러준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어’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패러디가 큰 호응을 얻는 건 SNS의 주 이용층인 젊은층에게 재밌는 댓글 놀이로 소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패러디 특유의 ‘B급 감성’ 역시 젊은층에게 잘 먹힌다. 1분 안팎의 ‘댄스 챌린지’ 영상 중에서도 상모돌리기 모자를 쓰고 격렬한 춤을 추는 등 원곡을 우습게 따라한 콘텐츠가 인기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진지하지 않은 ‘따라하기’, 즉 서로 웃자고 하는 패러디가 플랫폼이라는 수단을 통해 하나의 문화 양식으로 차용되고 있다”며 “특히 패러디는 짧은 대사, 제스처 등을 임팩트 있게 전달할 수 있어 쇼트폼에 잘 맞다”고 말했다. ●원작은 패러디물 활용해 대중 눈도장 찍기 패러디 바이럴이 빠르게 확산하면 원작 역시 대중적 입지를 확대할 수 있어 ‘윈-윈’이다. 샘 스미스는 지난 2월 “안녕 DJ 제성, 한국에서 ‘언홀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정말 고맙다”고 황제성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가수 태양은 최근 유튜브 채널 ‘원더케이(1theK)’에 출연해 패러디물의 원작인 자신의 콘서트 영상을 감상하는 모습을 보이며 친근감을 높였다. 연초 싱글 발매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한 솔로 활동에 화제성을 더한 것. 홍보마케팅 수단으로써 활용되기도 한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패러디 영상이 유행하자 역으로 SNS를 통해 명장면 패러디 대회를 개최했다. 우승자 5명에겐 키링과 헤어핀 등이 포함된 굿즈 선물세트를 증정했다. ‘스즈메의 문단속’ 홍보마케팅을 맡은 박주석 영화인 이사는 “영화를 봤든, 보지 않았든 젊은층이 자발적으로 패러디를 소비하고 퍼뜨리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패러디는 부정적 의도가 깔린 조롱과 달라서 원작을 훼손한다고 보지 않았고 관객 반응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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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모래로 쌓은 문명, 모래 고갈로 위기

    ‘세상에서 가장 많이 추출되고 있는 자원은?’이란 질문에 ‘석유’라고 답했다면 오답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자원은 바로 ‘모래’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해마다 추출되는 모래의 양은 470억∼590억 t으로, 석유 추출량(130억 t)보다 4배가량 많다. UNEP는 2060년의 모래 소비량이 820억 t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자원이라고 생각조차 않던 모래에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모래는 현대문명의 빛나는 발전에 기틀이 됐다.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도시에는 고층빌딩이 빼곡히 들어섰고 건축공사가 이어졌다. 이때 건설용 콘크리트 재료의 7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모래다. 특히 아시아, 중동 등에서 도시 건설 붐이 일며 모래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다. 초고층 빌딩의 40% 이상이 몰린 중국에서는 콘크리트가 연간 24억 t씩 소비된다. 이 외에도 모래는 스마트폰, 에어컨 등 우리를 에워싼 각종 전자기기 속 반도체의 주원료 중 하나다. 모래의 고갈은 생태계를 파괴했다. 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鄱陽湖)는 주요 모래 채굴지 중 하나다. 원래는 철새의 중요한 도래지이자 풍부한 어종이 사는 생태계였다. 그러나 호수의 수심이 바뀌고 퇴적물이 떠오르자 새들은 먹이를 구할 수 없었다. 세계에 단 4종뿐인 양쯔강돌고래는 멸종 위기에 몰렸다. 모래 상실의 주범인 인간 역시 그 역풍에서 벗어날 수 없다.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 해안에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스리랑카에는 초대형 쓰나미가 덮쳤다. 사망자는 총 3만5322명에 달했다. 저자는 “파도를 막아줄 맹그로브 숲이 모래 추출로 인해 급감하면서 피해가 악화했다”며 “모래를 불법으로 채굴해 매매하는 ‘모래 마피아’들이 10년간 모래 보호 활동가, 언론인 등 수백 명을 살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저자는 ‘공유지의 비극’인 모래 고갈을 막지 않으면 아름다운 해변도, 달콤한 먹거리도, 따뜻한 집마저도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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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단한 팩트 전하는 신문, 어느 때보다 중요”

    한국신문협회(회장 임채청),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서양원), 한국기자협회(회장 김동훈)가 공동 주최한 ‘제67회 신문의 날 기념대회’가 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신문협회상 시상식이 함께 열려 전국 53개 신문사 사원 53명이 수상했다. 신문협회상은 각 회원사에서 추천한 우수 사원에게 수여한다. ‘2023 한국신문상’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대장동 개발 및 불법 선거자금 수수 의혹 보도’(황형준 차장, 유원모 고도예 장은지 신희철 권오혁 박종민 기자)를 한 본보를 비롯해 중앙일보, 경인일보, 부산일보 기자들이 상을 받았다. 임채청 한국신문협회장은 “연초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언론인들은 허위 정보,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 하락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새로운 정보들이 무서운 속도로 가지를 쳐나가며 세상을 휘청거리게 할 때 신문은 단단한 팩트로 무게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을 통해 전한 축사에서 “정확한 정보를 전하는 신문의 노력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원동력”이라며 “방대한 정보가 확산되는 환경에서 신문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신문 산업 진흥을 위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진실을 목숨처럼 여기는 신문의 힘으로 혼란을 주는 가짜뉴스를 뿌리 뽑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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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LED로 ‘파우스트’ 연극무대 연출… ‘딱딱한 고전’ 넘어 관객 몰입도 높여

    악마 메피스토는 다섯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오므렸다 펴고 혀를 날름거렸다. 턱 끝을 휘휘 젓던 그는 “인간들이 자기 자신에게 어떻게 고통을 주는지가 내 관심사”라고 말하며 기괴한 웃음으로 낄낄거렸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중인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42)는 살아 있는 뱀과 같았다. 독일 문호 괴테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파우스트’는 평생을 학문에 바친 지식인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삶에 회의를 느낀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의 힘을 빌려 인생의 쾌락을 맛보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영혼을 상실하면서 괴로워한다. 박해수는 ‘악’의 무게감과 경박함을 매끄럽게 오가며 광기를 드러냈다. 그가 연극 무대에 오른 건 ‘2018 이타주의자’ 이후 5년 만이다. 첫 등장부터 방대한 대사를 속사포처럼 쏟아낸다. 그는 또렷한 발성과 발음으로 막힘없이 소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수리남’을 통해 글로벌 배우로 거듭난 그는 음흉하고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메피스토를 그려내며 무대를 압도했다. 노년의 파우스트 역은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배우 유인촌(72)이 맡았다. 그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적 감정을 풍부하게 담아낸 것은 물론이고, ‘쾌락과 욕정, 선조들의 지식’ 중 무엇도 끝내 손에 쥐지 못한 파우스트가 느끼는 무력감을 대사에 응축시켜 카리스마 있게 표현해냈다. 메피스토를 만났을 때의 환희와 두려움을 찰나에 교차하는 눈빛으로 담아낸 점도 인상적이었다. 젊어지는 묘약을 먹고 청년이 된 2막의 파우스트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로건 리 역으로 입지를 다진 배우 박은석(39)이 연기했다. 양정웅 연출가는 변화무쌍한 무대 연출로 딱딱한 고전을 넘어 관객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패널로 투사되는 무대 배경은 신비로운 천상 세계에서 해골 가득한 마녀의 부엌 등으로 옮겨가며 초현실적인 감각을 선사했다. 타락과 혼돈이 절정에 달하는 장면에선 새빨간 조명을 사방에서 쏘고 천장에 달린 12개의 팬(fan)이 돌아가며 아수라장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일부 장면에선 배우들이 객석 통로에 깜짝 등장해 관객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4월 29일까지. 4만4000∼9만9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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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진 단장 “국립발레단 고유 색깔로 ‘K발레’ 알릴것”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56·사진)이 국립예술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네 번째 연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강 단장을 재임명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2014년 취임한 강 단장은 이번 연임으로 2026년까지 총 12년간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됐다. 강 단장은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공연연습장에서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깨가 참 무겁다”며 “국립발레단 고유의 색깔로 ‘K발레’를 알리고 해외 선진 발레단과 겨루는 데 손색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방한하는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미국)와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단장은 19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아시아인 최초로 입단했다. 해외에서 30년가량 구축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립발레단에 이리 킬리안, 우베 숄츠 등 해외 유명 안무가들의 작품을 도입했다. 2015년부터는 단원들이 안무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KNB 무브먼트 시리즈’를 기획해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선 강 단장의 ‘역작’이라고 불릴 작품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10년간 정기공연에서는 ‘호두까기인형’ ‘백조의 호수’ 등 일부 작품을 반복 공연하고 있다. 여기에 강 단장이 ‘고집쟁이 딸’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을 추가했지만 대형 화제작은 없었다. 해외 안무가가 국립발레단을 위해 만든 신작도 ‘마타하리’뿐이었다. 앞으로 3년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강 단장은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는 “유럽 등 해외 무용단에선 새 작품을 위해 3년 이상 시간을 주는 것과 달리 우리는 1년 주기로 작품을 준비해왔다”며 “존 노이마이어의 방한을 시작으로 머릿속의 계획을 매년 현실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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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파우스트’, 원작을 완벽히 재현한 무대

    악마 메피스토는 다섯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오므렸다 펴고 혀를 날름거렸다. 턱 끝을 휘휘 젓던 그는 “인간들이 자기 자신에게 어떻게 고통을 주는지가 내 관심사”라며 기괴한 웃음으로 낄낄거렸다. 4일 공연된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배우 박해수(42)는 살아있는 뱀과 같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수리남’ 등을 통해 대세배우로 거듭난 박해수는 이번 작품에서 음흉하고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독일 문호 괴테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파우스트’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올랐다. 평생을 학문에 바친 지식인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와 계약을 맺음으로써 벌어지는 ‘비극 제1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모두가 자신을 현자라고 불러줌에도 인생에 회의를 느낀 파우스트는 메피스토의 힘을 빌려 인생의 쾌락을 맛보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영혼을 상실하면서 괴로워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입증한 박해수는 ‘악’의 무게감과 경박함을 시계추처럼 매끄럽게 오가며 광기를 피부로 느끼게 했다. 2007년 연극 ‘최강 코미디 미스터로비’로 데뷔한 뒤 연극계 간판 배우로 활약했던 박해수가 연극 무대로 돌아온 건 ‘2018 이타주의자’ 이후 5년 만이다. 연극 ‘프랑켄슈타인(2014)’에서 분노와 모멸감이 치미는 괴물을 연기했다면 ‘파우스트’에선 비열하고 무자비한 괴물로 변신했다. 첫 등장부터 방대한 대사가 빠른 속도로 치고 나왔지만 또렷한 발성과 발음으로 막힘없이 소화해냈다. 노년의 파우스트 역은 배우 유인촌(72)이 맡아 악마와 호흡을 맞췄다. 데뷔 51년차 베테랑 배우인 만큼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적 감정을 풍부하게 담아냈다. 그는 “쾌락과 욕정, 선조들의 지식” 중 무엇도 끝내 손에 쥐지 못한 파우스트가 느꼈을 무력감을 대사 한줄 한줄에 응축시켜 카리스마 있게 표현해냈다. 메피스토를 만났을 때의 환희와 두려움은 찰나에 교차하는 눈빛으로 담아냈다. 젊어지는 묘약을 먹고 청년이 된 2막의 파우스트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로건 리 역으로 입지를 다진 배우 박은석(39)이 연기했다.풍성한 볼거리로 고전극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춘 공연은 원작을 향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연출은 연극 ‘코리올라누스’ ‘페르 귄트’ 등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온 양정웅이 맡았다. 원전 해석에 무게를 둔 양 연출은 공연 시간 165분에 걸쳐 파우스트 내면 갈등의 기틀을 견고히 쌓아올렸다.고전 특유의 딱딱함을 완벽히 벗어던지진 못했지만 변화무쌍한 무대 연출로 관객 몰입도를 높였다.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패널로 투사되는 무대 배경은 극 초반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천상에서 파우스트의 신비로운 서재로, 해골 가득한 마녀의 부엌으로 옮겨가며 초현실적인 감각을 선사했다. 타락과 혼돈이 절정에 달하는 장면에선 새빨간 조명을 수직과 수평, 사선으로 길게 쏘고 천장에 달린 12개의 팬(fan)을 가동해 아수라장을 극적으로 드러냈다. 파우스트가 탐욕에 휩싸일 땐 정령 역 배우들이 그 주위에서 기괴한 춤을 추며 눈길을 모았다. 배우들이 프로시니엄에 갇혀있지 않고 무대를 넓게 사용한 것도 극에 명랑함과 입체감을 더했다. 일부 장면에선 배우들이 객석 통로에 깜짝 등장하며 관객 주의를 재차 환기시켰다. LED 패널로 송출되는 실시간 백스테이지 연기는 ‘파우스트’의 파격적인 볼거리다. 파우스트가 사랑하는 여자 그레첸의 방에 메피스토와 숨어들어 보석함을 넣어놓는 영상은 실제 배우들이 무대 뒤 마련된 세트장에서 라이브로 연기하는 모습을 동시 송출한 것이다. 4월29일까지, 4만4000∼9만9000원.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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