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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항공기 이륙 중단 사태로 1만 편 이상 운항이 지연되고 1300편 이상이 결항됐다. 불과 2∼3주 전 연말 항공대란에 이어 또다시 초유의 이륙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미 항공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11일(현지 시간) 오후 성명서를 내고 “항공 이륙 중단 사태 원인은 잠정적으로 시스템 내 손상된 파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없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 공항 이륙 중단 사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필수 운항시스템 오류…백업도 먹통FAA와 미 외신을 종합하면 FAA는 사태 하루 전인 10일, 항공 운항에 필수적인 ‘노탐(NOTAM)’ 시스템에서 오류를 발견했다. 노탐은 비행기 조종사들에게 활주로 상태를 비롯한 안전 운항에 핵심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FAA는 노탐 시스템 내부의 파일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 오작동을 복구하려 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백업 시스템에서도 손상된 파일이 발견돼 ‘재부팅’을 하기로 결정했다. FAA는 운행량이 비교적 적은 11일 오전 5시경에 수동으로 시스템을 껐다가 다시 켰다. 피터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부팅 후 문제는 해결됐지만 실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이 필요했다”며 작동 여부 확인을 위해 오전 7시 21분 항공기 이륙 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스템 재부팅으로 인해 이날 오전 7시 21분∼8시 50분까지 약 90분간 이륙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FAA는 이날 오전 8시 50분경 항공 중단 명령을 해제했지만 미 전역에서 항공 지연과 결항으로 혼란을 겪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11일 오후 9시 기준 미국 입출국 항공편 1만103편이 지연됐고, 1343편이 결항됐다.○ “美 항공 인프라 낙후” 불신 증폭 백악관과 FAA는 “사이버 공격의 흔적을 찾지는 못했다”면서도 노탐 시스템에 어떻게 파일 손상이 발생했는지, 왜 백업 시스템에도 같은 오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부티지지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사이버 공격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나 징후는 없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그 가능성도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BC방송은 항공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노탐 시스템이 다운된 것은 사실상 전례가 없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항공 이륙 중단’ 명령이 해제된 지 2시간 만에 캐나다에서도 노탐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캐나다 항공 당국은 “미국의 노탐 시스템 오류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캐나다에선 백업 시스템이 정상 작동해 항공 중단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에 낙후된 미국 항공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년 전 항공 관련 세미나에서도 FAA의 노탐 시스템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종사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미 눈폭풍 대란 이후 일주일간 1만6000여 편의 결항 사태를 빚은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전산 시스템 노후화가 원인이었다. 미국여행협회는 성명을 내고 “FAA의 재앙적인 시스템 오작동은 미국 교통망에 중대한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항공 이륙 중단으로 우리나라를 오가는 항공편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대한항공은 12일 새벽 미국 애틀랜타, 워싱턴, 뉴욕에서 인천으로 오는 3편의 항공기가 1시간 이상씩 지연됐다. 같은 날 새벽 아시아나항공의 시애틀발 화물기와 뉴욕발 여객기는 정상 이륙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6.5%로 나타나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대로 떨어졌다. 전월 대비로는 물가 하락이 시작됨에 따라 다음달 1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긴축 속도를 낮출 것이 유력해졌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6.5%, 전월 대비 -0.1% 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둘 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수치다. 미 물가가 전월대비 0.1% 감소한 것은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외부 공급 충격에 취약해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기준 5.7%로 1년 만에 5%대로 내려왔다. 12월 CPI는 미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6개월 연속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골칫거리’ 주거비상승률은 전월대비 0.8% 상승으로 11월(0.6%)보다 높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 가격이 -4.5% 하락한 것이 전체 상승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이 시장 예상대로 하락세로 나타나자 선물 거래로 연준의 통화정책을 가늠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82.2%로 점쳤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PI 발표 직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됨에 따라 0.25%포인트 인상상이 예상된다”며 “미국 경제성장률은 1% 수준으로 경기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물가는 둔화세로 나타나고 있지만 세계적 고물가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 정재계 리더 1200명을 조사한 결과 향후 2년 내 세계에 닥칠 가장 큰 위험 1위가 고물가에 따른 생계비 위기라고 11일 밝혔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전역에서 항공기 이륙 중단 사태로 1만 편 이상 운항이 지연되고 1300편 이상이 결항됐다. 불과 2~3주 전 연말 항공대란에 이어 또 다시 초유의 이륙 중단 사태가 벌어지면서 미 항공 인프라 전반의 안정성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미 연방방항공국(FAA)은 11일(현지 시간) 오후 성명서를 내고 “항공 이륙 중단 사태 원인은 잠정적으로 시스템 내 손상된 파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없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 공항 이륙 중단 사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이다.● 필수 운항시스템 오류…백업도 먹통 FAA와 미 외신을 종합하면 FAA는 사태 하루 전인 10일, 항공 운항에 필수적인 ‘노탐(NOTAM·Notice To Air Missions)’ 시스템에 오류를 발견했다. 노탐은 비행기 조종사들에게 활주로 상태를 비롯한 안전 운항에 핵심적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FAA는 노탐 시스템 내부의 파일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 오작동을 복구하려 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 백업 시스템에서도 손상된 파일이 발견돼 ‘재부팅’을 하기로 결정했다. FAA는 운행량이 비교적 적은 11일 오전 5시경에 수동으로 시스템을 껐다가 다시 켰다. 피터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부팅 후 문제는 해결됐지만 실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이 필요했다”며 작동 여부 확인을 위해 오전 7시 21분 항공기 이륙 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시스템 재부팅으로 인해 이날 오전 7시21분~8시 50분까지 90분 간 이륙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FAA는 이날 오전 8시 50분 경 항공 중단 명령을 해제했지만 미 전역에서 항공 지연과 결항으로 혼란을 겪었다. 항공기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11일 오후 9시 기준 미국 입출국 항공편 1만103편이 지연됐고, 1343편이 결항됐다.● “美 항공 인프라 낙후” 불신 증폭 백악관과 FAA는 “사이버 공격의 흔적을 찾지는 못했다”면서도 노탐 시스템에 어떻게 파일 손상이 발생했는지, 왜 백업 시스템에도 같은 오류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부티지지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사이버 공격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나 징후는 없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그 가능성도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BC 방송은 항공업계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노탐 시스템이 다운된 것은 사실상 전례가 없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항공 이륙 중단’ 명령이 해제된 지 2시간 만에 캐나다에서도 노탐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 캐나다 항공 당국은 “미국의 노탐 시스템 오류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다. 다만 캐나다에선 백업시스템이 정상 작동해 항공 중단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이에 낙후된 미국 항공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년 전 항공 관련 세미나에서도 FAA의 노탐 시스템에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종사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24일 미 눈폭풍 대란 이후 일주일 간 약 1만6000여 편 결항 사태를 빚은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전산 시스템 노후화가 원인이었다. 미국여행협회는 성명을 내고 “FAA의 재앙적인 시스템 오작동은 미국 교통망에 중대한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항공 이륙 중단으로 인한 피해는 국내선에 집중됐다. 대한항공은 12일 새벽 미국 애틀란타, 워싱턴, 뉴욕에서 인천으로 오는 3편의 항공기가 1시간 이상씩 지연됐다. 같은 날 새벽 아시아나항공의 시애틀 발 화물기와 뉴욕 발 여객기는 정상 이륙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변종국기자 bjk@donga.com}
세계은행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6월 전망한 3.0%에서 1.7%로 크게 하향 조정하며 세계적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6개월 만에 1.3%포인트나 대폭 낮춘 것은 이례적이다. 성장률 전망치 1.7%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를 제외하고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계은행이 1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3년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발표에 비해 선진국 중 95%,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중 70%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올해 0.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올해 경기 침체가 닥치면 2020년대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90년 만에 두 차례 경기 침체가 발생한 ‘10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애플이 자체 디스플레이 조달에 나서 삼성과 LG 부품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반도체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전환한 데 이어 디스플레이도 자체 개발로 전환하며 핵심 공급망의 ‘탈(脫)아시아’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이르면 2024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애플워치 모델에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관련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애플워치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다. 마이크로 LED는 한국이 장악하고 있는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OLED를 넘어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마이크로미터(μm)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한다. 스크린이 작을수록 초미세 소자를 넣기 어려워 모바일 기기의 마이크로 LED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력 개발 분야 중 하나다. 애플의 자체 디스플레이 전환 계획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차세대 기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직접 개발하고 공정을 설계한 자체 디스플레이로 물꼬를 트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과 LG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매출의 36%,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의 6.6%가 애플에서 나온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자체 개발을 두고 최근 10년 동안 지속돼 온 애플의 핵심 부품 자체 개발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앞서 브로드컴과 퀄컴에 맡겼던 일부 핵심 반도체 설계도 자체 설계로 돌릴 것이란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급망 중심축의 ‘탈중국’에 이은 ‘탈아시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 BOE가 추격하고 있다. 애플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하면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아이폰 등으로 적용 제품을 확대해 한국이나 중국에 덜 의존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 애플이 설계할 공정에 따라 제조할 외부 공장이 어딘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또 내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가동을 시작할 대만 TSMC의 새 공장에서 주력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TSMC 애리조나 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참석해 “아이폰 반도체 공급망이 미국에 왔다. 역사적 순간”이라고 자축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세계경제가 위험할 정도로 경기침체에 가까이 왔다.” 세계은행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6월 전망한 3.0%에서 1.7%로 크게 하향조정하며 세계적 경기침체를 경고했다. 6개월 만에 1.3%포인트나 대폭 낮춘 것은 이례적이다. 성장률 전망치 1.7%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때를 제외하고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계은행은 10일(현지 시간) 2023년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경기침체가 닥치면 2020년대는 1920년대 말 대공황 이후 80년 만에 두 차례 경기침체가 발생한 ‘10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0년 코로나19가 유발한 경기침체 이후 3년 만에 침체 적신호가 다시 켜졌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성장 둔화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며 “거의 (세계) 모든 지역에서 성장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역별로 보면 세계은행의 지난해 6월 발표에 비해 선진국 중 95%,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중 70%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5%로 6개월 전보다 1.9%포인트 낮췄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도 6개월 전보다 1.9%포인트 하락해 ‘‘0% 성장’을 예상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후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올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심화시킨 중국은 4.3%(기존 5.2%)였다. 한국은 선진국으로 분류돼 성장률 전망치가 따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 성장률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0.5%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6개월 전 발표된 올해 성장률 전망치보다 1.7%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20년간 성장률 0.5% 수준의 성장 둔화는 세계적 경기침체의 전조였다”고 설명했다.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원인으로 인플레이션(급속한 물가 상승)과 고금리를 꼽았다. 여기에 중국의 성장 둔화가 가세해 결과적으로 주요국 경제가 개발도상국 등으로 경제 위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맬패스 총재는 이날 “선진국은 극도로 많은 정부 부채와 고금리 속에 신흥국과 개도국 자본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개도국은 무거운 부채 부담과 취약한 투자로 오랫동안 저성장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 및 유로존의 어두운 경제 전망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0.5%는 1970년대 이후 실질적 경기침체기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유로존은 성장은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 4.3%는 세계 성장률 전망치(1.7%)를 상회하고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을 가동한 지난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2.7%)보다는 높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6%대 성장은 앞으로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경제학적으로 침체(마이너스 성장)에 빠지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침체가 온 것으로 체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이달 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털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의 3분의 1이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월가 거물로 꼽히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도 10일 “인플레이션이 사람들의 예상만큼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6%까지 인상할 확률은 50%”라고 경고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르면 2024년 애플워치에 자체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라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단독 보도했다. 최근 공급망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애플이 핵심 부품을 집적 만드는 ‘인 하우스’ 전략에 속도를 내고있는 가운데 핵심 스크린의 한국이나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은 앞서 브로드컴과 퀄컴에 맡겼던 일부 핵심 반도체 설계도 자체 설계로 돌릴 것이란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2024년부터 애플워치에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C)에서 자체 개발한 최신 기술인 마이크로LED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그간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의 마이크로LED 대신 중국 BOE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자체 디스플레이로 방향을 선회하려는 것이다. 애플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애플의 자체 디스플레이 전환 계획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LG디스플레이 매출의 36%가 애플에서 나온다며 “애플워치 디스플레이 공급사인 삼성과 LG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온 직후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장중 4%대까지 하락했다. 첨단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LED의 양산 문제로 당장 아이폰 디스플레이까지 자체 디스플레이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애플워치는 시작일 뿐 애플의 ‘국산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정책은 인기가 없지만 꼭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앙은행은 정치적으로 독립해 경제의 기반인 물가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도 밝혔다.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스웨덴은행 주최 포럼에 참석해 “물가 안정은 경제의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대중에게 헤아릴 수 없는 이익을 제공한다”면서도 “고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중앙은행이 경제를 둔화키는 금리 인상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는 조치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 자율성을 보장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은 지속적으로 독립성을 바탕으로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우리 일에 집중해야지 범위를 넓히려는 유혹에는 저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 인플레이션이나 금리인상 향방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중앙은행의 역할을 재확인하고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를 강조하려한 것으로 풀이 된다.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직접적인 행동을 해선 안된다는 점도 밝혔다. 환경단체들이 중앙은행도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결정할 때 기후변화 관련 요소도 고려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셈이다.파월 의장은 “연준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금융 위험과 관련해 제한적이지만 중요한 책임이 있다. 하지만 명확한 의회 입법 없이 연준이 통화정책을 녹색경제을 증진시키거나 감독하는데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우리는 ‘기후 정책 입안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잇단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7∼12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물가와 고용 지표 등이 개선되자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연준과 시장의 ‘엇박자’가 커지는 모습이다. 들뜬 시장의 섣부른 기대를 잠재우기 위해 당분간 연준이 강한 ‘클랙슨’을 울릴 것으로 점쳐진다. ○ 들뜬 시장에서는 벌써 ‘피벗’ 기대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5일(현지 시간) 미국 현지 12개 투자은행(IB)을 상대로 자체 서베이를 진행한 결과 절반이 넘는 7곳이 올해 미국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을 연 5.00∼5.25%로 전망했다. 두 달 전 조사에선 3분의 1인 4곳만이 최종 금리를 5.00∼5.25%로 전망했는데 전반적으로 최종 금리 전망 수준이 더 높아진 것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OMC 위원들의 올해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중간값은 5.1%로 9월 전망치(4.6%)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연준은 여전히 7%대로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현재 연 4.25∼4.50%인 기준금리를 올해 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매파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올해 상반기(1∼6월)에 금리가 5.4%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공개된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 19명 가운데 올해 금리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연준의 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하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5일(현지 시간) 기준 미국 선물시장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치는 3월 4.90%, 6월 5.03%로 높아졌다가 7월(5.00%)부터 하락 전환해 9월 4.93%, 12월 4.67%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 연준, 시장 과열 양상에 경고 ‘클랙슨’시장에서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커지자 연준 인사들은 작심한 듯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9일(현지 시간)에도 미국 증시가 랠리를 벌이는 와중에 연은 총재들의 긴축 발언이 나왔다. 이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지역 로터리클럽 행사에서 “기준금리를 2분기(4∼6월) 초까지 5% 이상으로 올린 뒤 아주 오랜 시간 그 지점에서 머물러야 한다”며 “나는 ‘피벗 가이’(정책전환론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11개월간 정점에서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다만 보스틱과 데일리 총재 모두 12일(현지 시간)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다면 다음 달 FOM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베이비스텝)을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연준은 4차례 연속 0.75%포인트씩 올리다 12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를 늦춘 바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13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0.25%포인트 올려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신뢰하지 않는 시장과 연준의 힘겨루기 양상”이라며 “시장의 기대처럼 하반기에 연준의 피벗이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섣불리 투자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올해에도 고강도 긴축을 유지할 것을 시사하면서도 2월 기준금리 인상폭은 0.25%포인트로 축소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9일(현지시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역 로터리 클럽 행사에 참석해 “기준금리를 2분기(4~6월)까지 올린 뒤 그 지점에서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행사 진행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보류해야하는지’를 묻자 “세 단어다. ‘매우 긴 시간(A Long Time)’”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는 피벗(정책전환) 가이가 아니다”라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보스틱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5.0~5.25%까지 올려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전망한 올해 최종금리 중간 값이다. 다만 보스틱 총재는 오는 2월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 0.25%포인트 인상이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임금인상률 둔화와 더불어 12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난다면 2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준은 4차례 연속 0.75%포인트 씩 올리다 12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를 늦춘 바 있다. 앞서 6일 미 노동부는 미국 12월 일자리 수가 22만3000개 늘어 실업률이 3.5%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노동시장은 여전히 과열 상태인 반면 임금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6%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업은 최소화하면서 물가는 억제되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9일 뉴욕 연은이 발표한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도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후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5.0%로 전월의 5.2%에서 추가 하락했다. 3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월과 동일한 3%로 조사됐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에 승리를 선언하기엔 이르다고 밝히면서도 “금리를 좀 더 점진적으로 올리면 새로운 경제지표에 대응할 수 있다”며 금리 인상 속도가 0.25%포인트로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세계적 경제학자들은 초저금리와 중국 고성장 시대가 끝나고 고금리와 중국의 저성장, 미중 갈등이 세계 경제에 끊임없는 불확실성과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네스 로고프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6∼8일(현지 시간) 미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우리는 충격의 시대, 세계 경제의 전환점에 있다”며 “과거 100년 동안 세계 경제의 특이점은 단연 중국의 부상이었지만 중국의 장기 성장세는 가파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소도시 주택의 집값이 이미 20% 급락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분석도 쏟아졌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도 ‘구조적 장기 침체(secular recession)’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학자는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부의 인프라 투자로 되레 도약했다”며 “팬데믹 충격 이후 경제도 각종 정부 지출로 과거 초저금리 및 구조적 침체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국방비 지출, 탈탄소 경제 전환에 따른 정부 지원 확대 등으로 초저금리가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고물가 해법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은 코로나19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인한 고물가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한 반면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스 국제통화기급(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올라도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의지를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적 거시경제학자인 글렌 허버드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65)는 지난해 12월 20일 동아일보와 화상으로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세계 경제가 직면한 주요 위협으로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주도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자금 경색, 신흥국의 자본 유출, 환율 변동 등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의 팬데믹 확산에 따른 경기 둔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도 새해 세계 경제의 위협 요소라고 지적했다. 허버드 교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거쳐 15년 동안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을 지내는 등 학계와 정책, 기업 분야를 두루 섭렵해온 경제학자다. 강력한 연준 의장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대표적 시장론자로 보수적 경제학자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비판하며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허버드 교수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슬프게도 보호무역주의는 ‘뉴 노멀’(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어디에서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지를 고려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 없는 물가 안정인 ‘연착륙’이 가능할까. “(40년 만의) 매우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약 4%대로 내려오는 것은 다소 쉽다. 공급망 (병목)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달성이 가능하다. (미국의 지난해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5.5%였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2%대로 낮추는 연준의 목표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도달하기가 매우 어렵다. 경제학자들이 쓰는 ‘멋진’ 용어로, ‘상당한 수준의 수요 감소’를 필요로 한다. 이는 결국 경기 침체가 오고, 사람들이 직업을 잃는다는 의미다. 미국은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렵겠지만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처럼 심각하진 않을 것이다. 그 정도의 심각한 침체를 유발하는 다른 위기 징후는 아직 찾지 못했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이 올해 하반기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시장은 두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첫째, 연준은 ‘인플레이션 2% 목표’를 실제 달성하려고 하지 않고 물러설 것이다. 둘째, (경기 침체라는) 경제 상황이 연준의 목표 수정을 정당화하도록 몰고 갈 것이다. 나는 둘 다 맞지 않는다고 본다. 연준은 ‘2% 목표’ 도달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리고, 상당 기간 높게 유지할 것이다.” ―연준의 긴축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신흥국 경제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 신흥시장에서 자본이 빠져나가고, 달러 가치가 변동하고, 많은 경제가 부채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경기 침체 압력도 줄어들 것이다.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은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금리 인하 후에는) 균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세계 경제는 연준의 긴축뿐만 아니라 중국 (경기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새로운 위험에도 노출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와 재개방 정책은 새로운 위험 요소가 됐다. 중국 경제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 중대하다.” ―지정학적 갈등 속에 미국은 ‘메이드 인 아메리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나는 그것이 정말 위험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기술 발전과 세계화에 맞서 다양한 벽을 쌓고 있다. 이런 정책이 정치적으로 인기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국민은 고른 성장을 원하지만 실제 성장은 매우 파괴적으로 나타난다.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어떤 회사는 심지어 파산할 수도 있다. 정치인들은 ‘당신은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는) 기술 혁신이나 자유무역을 원하지 않죠?’라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성장과 파괴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파괴’가 싫다고 동전을 버리면 성장도 사라지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세계로 가는 다리를 놓는 일이다. 다시 말해 사회복지나 직업교육으로 사람들을 ‘파괴’에 대비시켜야 하지만 이보다 쉬운 길, 장벽을 쌓는 것을 택하고 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정치인이 바뀌지 않는 한 기술 변화와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를 받기는 너무나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보호무역주의와 정부 보조금이 ‘뉴 노멀’일까. “슬프게도 그렇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동의하는 유일한 지점이 보호무역주의다. 사람들은 그런 정책이 가격을 올리고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이해하지 못한다. 보호주의는 몇몇 산업과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전체적으로 나쁘게 만들 것이다. 그렇다고 자유무역이 끝난 것은 아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경제 블록 간 무역은 이어질 것이다. 기술 변화와 세계화에 대한 정치적 논리는 너무 강력하다. 그래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의 뛰어난 젊은 학생들을 보면 현대 경제조직들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 만약 기업인들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싶다면 그들도 공공 무대에서 배역을 맡아야 한다. 솔직히 어느 산업화된 국가에서든 정치인들은 제 할 일을 다하지 않는다. 기업의 직업교육, 지역사회 지원 등이 필요하다.” ―한국처럼 무역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어떻게 위기를 돌파해야 할까?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도 고민이 많다. “지역별 블록 경제 속에서의 자유무역에서 여전히 경제적 이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국이 중국과 미국 가운데 어디를 택할지는 매우 어려운 문제다. 미국 경제학자로서 쉬운 대답은 ‘미국’이지만 한국에 매우 심각한 문제다. 미래 ‘기술 진보’가 어느 진영에서 가장 발전할 것인지를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미중) 경제 성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현재 플랫폼과 기술 분야에서 도드라진다. 많은 과학자, 엔지니어, 기업인은 미국의 기술 진보가 더 클 것이라고 본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3일 일본 중서부 도야마(富山)시. 관문 격인 신칸센 도야마역을 나서면 도시 곳곳을 잇는 노면전차(트램) 정차장이 바로 나온다. 트램을 타면 10여 분 만에 ‘그랜드플라자 앞 역’에 도착해 도야마시 최대 번화가인 ‘소가와(總曲輪)’ 상점가에 갈 수 있다. 지역 백화점인 다이와백화점과 로컬 상점 등이 어우러진 강소상권으로 꼽힌다. 도쿄에서 신년 연휴를 맞아 고향에 왔다는 레이나 씨(20)는 “도쿄에 더 크고 화려한 곳이 많지만 여기가 최고”라고 했다. 작지만 세련된 소가와는 20년 전만 해도 인구 감소로 쇠락하던 구도심 상점가였다. 도야마시는 당시 대중교통이라고는 낡은 시내버스와 1시간에 1, 2대만 다니는 단선 전철이 전부인 전형적인 자동차 의존 도시였다. 인구는 41만 명에 그치지만 면적(1241km²)은 서울(605.2km²)의 2배 이상으로 넓어 인프라를 무작정 확충할 수도 없었다. 도야마시는 대중교통망을 재편해 거주, 상업 등 도시 기능을 압축한 ‘콤팩트 시티’에서 해답을 찾았다. ‘거주 추진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을 모으고 각 지역을 대중교통으로 연결하는 ‘도시 압축’으로 다시 사람이 북적이는 도시로 만들 수 있었다. 우선 2006년 옛 국철 철도를 개조해 도야마역과 북쪽 도야마항을 잇는 트램 노선(7.6km)을 개통했다. 2009년엔 도심 순환선 전철(3.4km)도 개통했다. 트램 역과 도심 버스 정류장 등을 중심으로 13곳을 ‘거주 추진 지역’으로 지정해 이곳에 집을 사면 지자체가 30만∼50만 엔(약 300만∼500만 원)의 보조금을 줬다. 인구 밀도가 줄면 도로, 하수도 등의 유지관리비가 늘고 운전 못 하는 노인 생활에 지장이 커진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시에 따르면 2005년 전체 인구 중 28%가 거주 추진 지역에 살았지만 2019년에는 이 비율이 38.8%로 증가했다. 도야마시는 2025년까지 이 지역 거주율을 4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시는 유연한 도시계획과 집중 투자로 구도심을 되살린 사례다. 버펄로시 캐널사이드의 주상복합 아파트 ‘세네카 원 타워’는 1972년 지어진 지역 은행의 40층짜리 본사 건물이었다. 2014년 부동산개발회사가 이 건물을 사들여 115채 규모 아파트, 대형 체육관, 푸드코트를 갖춘 복합빌딩으로 탈바꿈시켰다. 인근에 아이스하키 링크장, 대형 호텔 등이 들어선 데 이어 현재 어린이박물관 등 건물 3곳이 건설되고 있다. 도심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며 2020년 버펄로의 인구수는 7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1만여 명 증가했다. 오래된 호텔과 병원 등이 임대료가 합리적인 아파트로 바뀌자 교외에서 도심으로 이사 오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도야마 시장을 지낸 모리 마사시(森雅志) 도야마대 객원교수는 “과거의 도시 정책으로는 시가지가 밖으로 퍼져 대중교통 쇠퇴, 도심 공동화에 따른 행정비용이 커진다”며 “인구 감소엔 콤팩트 시티처럼 기존 발상을 전환하는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도야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어든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는 특별 상여금 지급과 큰 폭의 낸드플래시 부문 적자 발생의 영향으로 (4분기에) 소폭 적자로 전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는 분석까지 나왔다. 글로벌 가전 시장도 물가 인상과 소비 심리 둔화에 타격을 입으면서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1% 하락하는 등 국내 대표 반도체·가전 기업의 부진이 현실화됐다. ○ 글로벌 IT 기업 투자 축소 여파에 반도체 큰 타격 6일 삼성전자는 공시 설명자료를 통해 “메모리 사업은 소비심리 위축 우려로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해 구매 수요가 예상 대비 대폭 감소했다”며 “공급사들의 재고 소진 압박으로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 대비 커져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은 데이터센터 등 서버용 D램 재고 조정과 보수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4분기 서버용 D램 거래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3∼28%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서버용 D램은 온라인 비대면 활동이 확산된 팬데믹 이후 수요가 크게 늘어나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핵심 수익원이 됐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줄줄이 실적 급감에 직면했다. 지난해 12월 말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자체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액이 41억 달러(약 5조20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47% 줄었고 순이익은 적자를 봤다고 밝혔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인텔은 2025년까지 100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 비용 감축을 밝히며 올해 대규모 감원을 시사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PC용 제품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5∼20%, 낸드플래시는 10∼15%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빙하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1∼6월) 반도체 부문 적자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도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악화에 큰 타격을 줬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 반도체 수출의 60%가 중국인데 스마트폰 등 IT 기기 생산이 줄어드니 덩달아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과거 수요가 높을 때 중국의 반도체 주문량이 100개였다면 지금은 10개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금껏 “인위적인 (메모리반도체) 감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는데 이 전략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날 증권시장에선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전일 대비 1.37% 오른 5만9000원으로 마감됐다. ○ 스마트폰·가전 수요 감소…전장 등 신사업선 성장 증권가는 삼성전자 MX(모바일) 부문과 SDC(디스플레이) 부문도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조6000억 원 안팎으로 전년 동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12억4000만 대로 전년(13억9100만 대)보다 약 1억5000만 대 줄어들며 시장이 좋지 않다. 디스플레이도 애플 아이폰 생산 차질 등으로 출하가 둔화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날 LG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91.2%나 떨어졌다. 증권사들은 자회사인 LG이노텍을 제외하면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이 2021년 2억1354만 대에서 지난해 2억452만 대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가전 시장 전반에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웠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가전은 경제 상황 악화로 수요가 감소하고 해외 시장 경쟁이 심화돼 흑자 규모가 감소했다”며 “TV 사업은 유럽 지정학적 리스크 속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간 매출액은 83조4695억 원으로 직전 2021년(73조9000억 원) 최대 매출액을 경신했고, 전장 사업에서도 4분기 매출 확대와 흑자 달성이 전망돼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미국과 일본 간 반도체 협력의 보폭이 커지고 있다.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산업장관이 만나 한국과 대만이 장악하고 있는 미세공정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한국과 대만에 뒤처진 일본이 최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추도록 미국과 일본이 힘을 합치겠다는 것이다. 5일(현지 시간)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만나 13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과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 임원들이 참석해 양사의 기술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IBM과 라피더스는 차세대 초미세공정 반도체인 2nm(나노미터)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미래 기술에 필수적인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한국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보고, 미일 양대 기업과 정부가 손을 맞잡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했고, TSMC는 애플을 최대 고객사로 하는 3나노 공장을 미국에 짓고 있다. 라피더스는 그 다음 세대인 2나노 반도체를 5년 내 일본에서 양산한다는 것을 목표로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일본 IT 대기업 8곳이 총출동해 설립됐다. 키옥시아(반도체), 소니(전자), 도요타(자동차), 소프트뱅크·NTT(통신사) 등이 출자했다. 미국 IBM은 2021년에 2나노 반도체를 개발했지만 양산은 못 하고 있어 공급망 다양화 차원에서 동맹국인 일본과 손을 잡았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지난달 미국 고용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 임금 상승률은 예상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 발표 직후 뉴욕 증시 지수 선물은 상승세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미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2만3000명 늘어나 시장 예상치(2만 여 명)를 넘어서 여전히 미 노동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지난해 2월 70만 명 대, 11월 25만6000명 보다는 소폭 줄어들어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11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줄어든 3.5%로 여전히 50년래 가장 낮았다. 노동시장 강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우려하는 임금상승과 연계돼 물가상승 압박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번 고용보고서는 고용은 강하지만 임금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임금은 전월 보다 0.3%,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서비스 부문의 임금 상승 압박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연준 정책자들이 보기에 이번 고용보고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다”고 전했다. 임금 인상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는 마지막 퍼즐도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임금 상승률이 둔화된 미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은 장중 1% 안팎으로 뛰어 오르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다만 기대는 금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프리 로젠버그 블랙록 자산 매니저는 블룸버그TV에 “오늘 고용보고서는 (좋은 점과 나쁜점이 있는) 섞여 있는 메시지다. 자세히 보면 우리가 좋아졌다고 보는 부분도 실제 일부 후퇴한 면도 있다”며 “다음 물가상승률 수치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2일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 업체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합병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낸드플래시 연합군’이 현실화한다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1위 삼성전자와 이들 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양사를 하나의 상장회사로 키우는 방안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고 두 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합병 논의는 초기 단계여서 협상 결과는 유동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21년 8월에도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를 200억 달러(약 25조 원)에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일본 정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공급망 교란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 등으로 반도체 산업에 겨울이 닥치며 규모의 경제를 이룰 필요성이 더 커졌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금 조달비용도 급증하며 상황이 변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반도체 협력을 논의한 만큼 정치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두 업체 합병 논의에 불을 댕긴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지난해 1조 엔(약 10조 원)을 공동 투자해 일본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4%로 1위였고 이어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5%), 웨스턴디지털(12.6%) 순이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3분기 기준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를 추월해 1위가 되며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위가 된다.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 지배력이 높아지면 생산량 조절을 통해 시장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생산 원자재 확보 및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해져 영향력도 커진다. 당장 낸드 시장 2위 자리를 내놓게 된 SK하이닉스와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삼성전자 모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현재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키옥시아에 4조 원을 투자하며 컨소시엄에 들어갔으나 전환사채와 펀드 출자 형식이라 현재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1만8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보도됐던 1만 명보다 감원 규모가 훨씬 커졌다. 최근 1년간 정보기술(IT) 업계의 인력 구조조정 중 최대 규모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 시간) 회사 블로그를 통해 “어려운 논의를 거쳐 감원 규모를 총 1만8000명으로 정했다”며 “이 변화(감원)는 우리가 더 강력한 비용 구조로 장기적 기회를 추구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감원 대상은 주로 아마존 스토어 및 사용자 경험 부서에 집중됐고, 대상자는 18일부터 연락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감원 규모가 아마존 기업 부문 임직원의 약 5%라고 분석했다. 아마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온라인 쇼핑 확대로 전성기를 맞았다.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지난해부터 고객들이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등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변하자 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이날 미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 또한 전체 인력의 10%를 감원하고 각 지역의 지사 규모 또한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미 대기업의 감원 바람에도 미 노동시장은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 기업의 구인 건수는 1046만 건으로 월가 전망치(1000만 건)보다 높았다. 코로나19 기간 위축됐던 외식, 여행 등 서비스 산업이 정상화하면서 구인 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 업체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합병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낸드플래시 연합군’이 현실화한다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1위 삼성전자와 이들 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4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양사를 하나의 상장회사로 키우는 방안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고 두 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합병 논의는 초기 단계여서 협상 결과는 유동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21년 8월에도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를 약 200억 달러(약 25조 원)에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일본 정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최근 공급망 교란과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 등으로 반도체 산업에 겨울이 닥치며 규모의 경제를 이룰 필요성이 더 커졌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금 조달비용도 급증하며 상황이 변했다. 여기에 지난해 5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반도체 협력을 논의한 만큼 정치적 분위기가 달라진 것도 두 업체 합병 논의에 불을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는 지난해 1조 엔(약 10조 원)을 공동 투자해 일본 이와테현 기타가미시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고 있다. 블룸버그는 “어려운 환경에서 1위 삼성전자와 경쟁하기 위해 합병 압박이 더욱 커졌을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배하는 삼성전자는 치솟는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4%로 1위였고 이어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5%) 웨스턴디지털(12.6%) 순이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3분기 기준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를 추월해 1위가 되며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위가 된다.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 지배력이 높아지면 생산량 조절을 통해 시장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생산 원자재 확보 및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해져 영향력도 커진다. 당장 낸드 시장 2위 자리를 내놓게 된 SK하이닉스와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삼성전자 모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현재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키옥시아에 4조 원을 투자하며 컨소시엄에 들어갔으나 전환사채와 펀드 출자 형식이라 현재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곽도영기자 now@donga.com}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상승률을 2%대로 끌어내리기 위해 올해 금리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4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재차 밝혔다. 이번 의사록에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말 상승세를 탔던 증시 움직임을 우려하며 연준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사실상 시장에 목소리를 내는 듯한 발언도 담겼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은 지난달 13, 14일 미 기준금리를 0.5%포인트를 인상해 4.25~4.5%로 결정했던 FOMC 회의 내용이 담겨 있다. 4차례 연속 0.75%포인트 씩 인상한 뒤 처음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기로 결정한 회의여서 일각에선 의사록에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 등을 엿볼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의사록에 따르면 모든 참석자가 “2023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로 ‘물가상승률 2%’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례적으로 11월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시장의 반응에 대한 걱정과 경고 담겨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참석자들은 “대중(시장)의 오해로 인해 금융 환경이 부당하게 완화되면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FOMC 노력이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금융 환경이 완화된다는 것은 주가가 오르고, 채권 금리가 내려가는 등 시장이 원하는 상황을 말한다. 연준은 경기를 둔화시켜 물가를 잡으려고 하는데, 시장은 연준의 긴축 방침을 믿지 않고 주가가 오르면 다시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에 대해서도 물가가 내려오고 있다는 “상당한(substantial) 증거”가 필요하다며 여러 차례 미국 물가가 이례적으로 높고, 노동시장 강세로 고물가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경기침체 우려도 예전보다 높아졌다. 금리를 너무 적게 올리거나, 금리를 너무 많이 올려서 겪을 각각의 리스크에 대해 FOMC 위원들 간 스탠스가 다소 갈린 부분이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럼에도 FOMC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긴축적 정책 스탠스를 물가가 2%로 내려갈 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동의했다. 한편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의 최종금리를 5.4%로 예상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최소한 수 차례의 기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연은 홈페이지 기고문에서 밝혔다. 이는 연준의 최종금리 중간값 전망치인 5.2%보다 높게 내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