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은지

위은지 기자

동아일보 디지털랩 전략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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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히어로콘텐츠와 같은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지면에 비해 제약이 적은 디지털 공간에서 어떻게 독자들에게 기사를 더 효과적이고 흥미롭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wizi@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검찰-법원판결44%
사회일반23%
정치일반10%
사건·범죄7%
사법7%
우주/천체3%
정당3%
기타3%
  • “저개발국 청소년 교육, 한국의 도움 기대” 아즈파르 유니세프 부총재 방한

    “이전에는 신생아의 건강, 초등교육 등 아이들의 첫 10년에 중점을 뒀다면 2018년에는 아이들의 그 다음 10년에 초점을 맞출 계획입니다.” 23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의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샤히다 아즈파르 유니세프 부총재(73·사진)는 이렇게 말하고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새롭게 추진 중인 ‘청소년 어젠다’에도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유니세프와 한국 외교부의 연례 정책협의회 참석차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유니세프가 추정한 올해 청소년(15∼24세) 인구수는 12억 명. 이들 중 60% 이상은 저개발 국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 9월 유엔 총회에서 출범할 ‘청소년 어젠다’의 목표는 이들이 중등교육을 받고, 21세기에 걸맞은 직업교육을 받으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아즈파르 부총재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엔 강력한 청소년 교육 정책과 민간 분야에서의 기술 발전이 있다”며 “‘청소년 어젠다’의 성공을 위해 한국 정부 및 민간 분야와 협력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방한 중 통일부와도 면담을 가진 아즈파르 부총재는 북한 아동 인권 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아이들의 영양상태가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많다”고 평가했다. 유니세프가 올 6월 발표한 종합지표조사(MICS)에 따르면 북한 아동 5명 중 1명이 발육 관련 문제를 안고 있다. 이어 그는 “지방에서는 위생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오염된 물이 공급되고 있다”며 “이는 아이들의 설사병을 유발하고, 영양실조와 발육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북한에 결핵, 말라리아 백신을 지원하던 국제기구가 백신 공급을 곧 중단하게 되면서 많은 아이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유니세프는 북한 전역 80%에 접근할 수 있어 물자가 제대로 공급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유니세프에 지원하기로 약속했던 350만 달러(약 39억5500만 원)가 빠른 시일 내에 제공되어 북한에 필요한 약품과 물자를 지원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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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눌님의 ‘삼식이’ 눈칫밥? 일단 앞치마 두르세요

    ■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마음에 큰 상처50대 후반인 남편은 두 달 전 은퇴했습니다. 이런 날이 언젠가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죠. 그날이 오면 고생한 남편한테 잘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닥치니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처음엔 많이 노력했어요. 20년 이상 몸담은 회사를 떠난 남편이 너무 안쓰럽고, 남편의 축 처진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참 속상했죠. 남편 기죽이고 싶지 않아 직장 다닐 때처럼 밥도 꼬박꼬박 차려주고, 빨래며 청소며 예전처럼 제가 다 했답니다. 하지만 저도 점점 지쳐갑니다. 남편이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이면 세 끼를 다 챙겨줘야 하는데 제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때로 너무 힘들고 화가 납니다. 저도 평생 집안일을 했는데, 왜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쉬지 못하는 걸까요? 더욱이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을 생각하면 집에 있는 남편에게 도통 좋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퇴직금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대학 등록금은 어찌 해야 할지 하루에도 몇 번씩 한숨만 나옵니다. 결국 오늘 터지고 말았습니다. 남편에게 “앞으로 계속 이러고 살 거야? 삼식이 짓 좀 그만해”라며 버럭 화를 냈습니다. 남편은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갔죠. 상처받은 표정을 보니 미안했지만, 이렇게 몇십 년을 더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 부부가 함께 행복하게 지낼 접점이 있을까요?  ■ 제2의 인생 찾으려는 노력, 가족이 응원을 여보,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네. 당신 말에 화가 나 집을 박차고 나왔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 당신이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어. 그동안 괜히 민망해서 하지 못한 말들을 좀 적어보려고 해. 나도 언젠가 퇴직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적응이 쉽진 않아. 그렇게 긴 시간을 회사에 쏟았는데, 직장을 나오고 나니 남은 게 하나도 없네. 퇴직금만으로 남은 30∼40년을 어떻게 버틸지 앞이 캄캄하고, 우리 애가 직업 없는 아빠를 부끄러워할까 위축도 되고….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눈치챘겠지. 그래도 힘이 되는 건 역시 가족뿐이야. 회사 출근 마지막 날, 짐을 싸 집에 왔을 때 당신과 아들이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고마워요”라고 말해줬지. 그때 눈물이 날 뻔한 걸 간신히 참았어.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이가 “아빠, 걱정 마. 나도 열심히 할게”라고 할 땐 신기하고 대견하더라. 그래도 퇴직 후 찾아오는 우울함은 어쩔 수가 없더라고. 다시 일하고 싶지만 이 나이에 직장 찾기가 어디 쉽겠어? 솔직히 당신이 무심코 던진 말들이 큰 상처가 돼. 당신이 며칠 전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 왔을 때 베란다에 가득 쌓인 빨랫감을 보고 “나 없을 때 집안일 좀 해놓는 게 그렇게 힘드냐”고 했잖아. “나도 바쁘다”고 큰소리쳤지만 사실 세탁기 사용법을 잘 몰라. 순간 내가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 됐구나 싶었지. 이제부터 당신이 집안일을 가르쳐주면 나도 열심히 해볼게. 또 한번은 당신이 “돈은 언제 다시 벌려고?”라고 조심스레 물었지. 솔직히 ‘나는 평생 가장이라는 짐을 벗어버릴 수 없는 건가’ 싶어 마음이 무거웠어. 친구들 중엔 아내도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잖아. 남편보다 돈 잘 버는 아내들도 간혹 있고…. 이제 시대가 변했는데 왜 당신은 나만 쳐다볼까 싶어 답답했어. 은퇴 후 경제적인 문제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나도 열심히 일자리를 알아볼 테니, 당신도 함께 방법을 고민해주면 좋겠어. 나는 애하고 대화하는 게 참 어려워. 그동안 해 뜨기 전 집을 나서서 해진 뒤 집에 들어왔으니 제대로 얼굴 볼 시간이 없었잖아. 말을 걸어보려 하는데, 막상 기회가 생겨도 할 얘기가 없더라고. 결국 “공부는 잘되니?”로 시작한 대화의 마지막은 늘 “아빠랑 얘기하면 짜증 나”란 말로 끝나더라고. 쾅 닫히는 문을 볼 때면 자식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퍼. 주말에라도 “아빠, 같이 영화 보러 갈래?” 하고 말을 걸어주면 정말 고마울 텐데…. 하소연이 길었지? 그래도 요즘 먼저 퇴직한 선배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할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 어제 만난 선배가 “은퇴는 곧 자기 삶의 전성기”라고 하시더라고. 맞는 말 같아. 회사를 나왔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는 건 아니잖아. 이제 나도 내 삶에 온전히 투자할 기회를 얻은 거라고 생각할래. 그러니 당신도 “나이 많이 먹어서 할 수 있겠어?”라는 말보다 “당신도 잘할 수 있어. 응원할게”라고 말해줘. 먼저 요리부터 배워보려고 해. 요샌 퇴직하고 요리교실을 다니는 이들이 많더라고. 아내 없이 밥 잘 챙겨먹는 게 퇴직자의 첫 번째 매너라면서? 나도 집 근처 복지관에서 하는 요리교실을 다음 주부터 나가볼까 해. 평생 나한테 밥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는 내가 당신 밥 차려주는 남편이 될게. 또 조만간 취직자리가 생길 테니 너무 돈 걱정 하지 마.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앞으로도 서로 믿고 의지하자.위은지 기자 wizi@donga.com※도움말: 우리마포복지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부천인생이모작지원센터 한국남성의전화  ○ 당신이 제안하는 이 시대의 ‘신예기’는 무엇인가요. ‘newmanner@donga.com’이나 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이 느낀 불합리한 예법을 제보해 주세요. 카카오톡에서는 상단의 돋보기 표시를 클릭한 뒤 ‘동아일보’를 검색, 친구 추가하면 일대일 채팅창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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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식씨 이젠 그만 좀”…중년 남성 퇴직자, 천덕꾸러기 취급받지 않으려면?

    50대 후반인 남편은 두 달 전 은퇴했습니다. 이런 날이 언젠가 올 거라는 건 알고 있었죠. 그날이 오면 고생한 남편한테 잘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닥치니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처음엔 많이 노력했어요. 20년 이상 몸담은 회사를 떠난 남편이 너무 안쓰럽고, 남편의 축 처진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참 속상했죠. 남편 기죽이고 싶지 않아 직장 다닐 때처럼 밥도 꼬박꼬박 차려주고, 빨래며 청소며 예전처럼 제가 다 했답니다. 하지만 저도 점점 지쳐갑니다. 남편이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이면 세 끼를 다 챙겨줘야 하는데 제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아 때로 너무 힘들고 화가 납니다. 저도 평생 집안일을 했는데, 왜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쉬질 못하는 걸까요? 더욱이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을 생각하면 집안에 있는 남편에게 도통 좋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퇴직금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대학 등록금은 어찌해야 할지 하루에도 몇 번씩 한숨만 나옵니다. 결국 오늘 터지고 말았습니다. 남편에게 “앞으로 계속 이러고 살 거야? 삼식이 짓 좀 그만해”라며 버럭 화를 냈습니다. 남편은 아무 말 없이 집을 나갔죠. 상처받은 표정을 보니 미안했지만, 이렇게 몇 십 년을 더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 부부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접점이 있을까요?여보,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당신 말에 화가 나 집을 박차고 나왔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 당신이 오죽 답답했으면 그랬겠어. 그동안 괜히 민망해서 하지 못한 말들을 좀 적어보려고 해. 나도 언젠가 퇴직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적응이 쉽진 않아. 그렇게 긴 시간을 회사에 쏟았는데, 직장을 나오고 나니 남은 게 하나도 없네. 퇴직금만으로 남은 30~40년을 어떻게 버티나 앞이 캄캄하고, 우리 애가 직업 없는 아빠를 부끄러워할까 위축도 되고…. 약한 모습 보이기 싫어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당신은 이미 눈치 챘겠지. 그래도 힘이 되는 건 역시 가족뿐이야. 회사 출근 마지막 날, 짐을 싸 집에 왔을 때 당신과 아들이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고마워요”라고 말해줬지. 그때 눈물이 날 뻔한 걸 간신히 참았어. 마냥 어리게만 보인 OO이가 “아빠 걱정 마. 나도 열심히 할게”라고 할 땐 신기하고 대견하더라. 그래도 퇴직 후 찾아오는 우울함은 어쩔 수가 없더라고. 다시 일하고 싶지만 이 나이에 직장 찾기가 어디 쉽겠어? 솔직히 당신이 무심코 던진 말들이 나한테 큰 상처가 돼. 당신이 며칠 전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 왔을 때 베란다에 가득 쌓인 빨랫감을 보고 “나 없을 때 집안일 좀 해놓는 게 그렇게 힘드냐”고 했잖아. “나도 바쁘다”고 큰소리쳤지만 사실 세탁기 사용법을 잘 몰라. 순간 내가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 됐구나 싶었지. 이제부터 당신이 집안일을 가르쳐주면 나도 열심히 해볼게. 또 한번은 당신이 “돈은 언제 다시 벌려고?”라고 조심스레 물었지. 솔직히 ‘나는 평생 가장이라는 짐을 벗어버릴 수 없는 건가’ 싶어 마음이 무거웠어. 친구들 중엔 아내도 일하는 경우가 적지 않잖아. 남편보다 돈 잘 버는 아내들도 간혹 있고…. 이제 시대가 변했는데 왜 당신은 나만 쳐다볼까 싶어 답답했어. 은퇴 후 경제적인 문제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나도 열심히 일자리를 알아볼 테니, 당신도 함께 방법을 고민해주면 좋겠어. 나는 애하고 대화하는 게 참 어려워. 그동안 해 뜨기 전 집을 나서서 해진 뒤 집에 들어왔으니 제대로 얼굴 볼 시간이 없었잖아. 말을 걸어보려 하는데, 막상 기회가 생겨도 할 얘기가 없더라고. 결국 “공부는 잘 되니?”로 시작한 대화의 마지막은 늘 “아빠랑 얘기하면 짜증나”란 말로 끝나더라고. 쾅 닫히는 문을 볼 때면 자식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슬퍼. 주말이라도 “아빠 같이 영화 보러 갈래?” 하고 말을 걸어주면 정말 고마울 텐데…. 하소연이 길었지? 그래도 요즘 먼저 퇴직한 선배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바뀌어야 할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 어제 만난 선배가 “은퇴는 곧 자기 삶의 전성기”라고 하시더라고. 맞는 말 같아. 회사를 나왔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쓸모없는 인간이 되는 건 아니잖아. 이제 나도 내 삶에 온전히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라고 생각할래. 그러니 당신도 “나이 많이 먹어서 할 수 있겠어?”라는 말보다 “당신도 잘 할 수 있어, 응원할게”라고 말해줘. 먼저 요리부터 배워보려고 해. 요샌 퇴직하고 요리교실을 다니는 이들이 많더라고. 아내 없이 밥 잘 챙겨먹는 게 퇴직자의 첫 번째 매너라면서? 나도 집 근처 복지관에서 하는 요리교실을 다음주부터 나가볼까 해. 평생 나한테 밥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는 내가 당신 밥 차려주는 남편이 될게. 또 조만간 취직자리가 생길 테니 너무 돈 걱정 하지 마.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앞으로도 서로 믿고 의지하자.※도움말 주신 기관: 우리마포복지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부천인생이모작지원센터 한국남성의전화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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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페미니스트 밴드 ‘푸시 라이엇’… “인권침해 러시아 현실 고발”

    15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결승전 후반 7분경, 경찰복을 입은 여성 3명과 남성 1명이 경기장으로 난입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안전요원 손에 끌려 나간 이들의 정체는 러시아 반체제 예술 밴드 ‘푸시 라이엇(Pussy Riot)’ 멤버들이었다. 1-2로 뒤지던 크로아티아가 역습 기회를 만들어 가던 때라 ‘경기 흐름을 망쳤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다음 날 러시아 법원은 허가 없이 경찰 제복을 입고 스포츠 대회 관람객 행동 규칙을 위반한 혐의로 이들에게 15일 구류 처분을 내렸다. 이들은 또한 앞으로 3년간 러시아에서 치러지는 스포츠 행사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이들은 왜 하필 경찰복을 입고 월드컵 결승전을 방해했을까. 푸시 라이엇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러시아의 인권 침해 현실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경기장에 난입했던 남성 표트르 베르질로프는 경찰복을 입은 이유에 대해 “정부가 경찰의 모습을 한 채 사람들의 삶을 침범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푸시 라이엇은 사건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에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라’ ‘(SNS상에서) 좋아요를 눌렀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두지 말라’ 등 6가지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사건 이틀 뒤인 17일 푸시 라이엇은 유튜브에 신곡 ‘좋은 경찰에 관한 트랙’을 공개하며 구류된 멤버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처럼 푸시 라이엇은 공공장소에서 반체제 게릴라 퍼포먼스를 벌이거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가사로 담은 음원을 공개하는 방법으로 러시아 정부에 저항한다. 주로 페미니즘, LGBT(성적소수자) 권리 옹호, 반(反)푸틴에 대한 내용이다. 2011년 8월 모스크바에서 결성된 이 그룹은 펑크록밴드로 알려져 있으나 예술집단에 가깝다. 페미니즘과 반권위주의를 옹호하는 음악가와 예술가들이 속해 있다. 정확한 인원수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약 11명으로 추정된다. 눈과 입에만 구멍이 뚫린 복면, 형형색색의 타이츠가 이들의 상징이다. 푸시 라이엇이 ‘반푸틴’의 상징으로 떠오른 날은 2012년 2월 21일이었다. 당시는 푸틴 대통령의 3선이 확실시되던 3월 러시아 대선을 앞둔 시점이었다. 모스크바 구세주그리스도 대성당에 잠입한 5명의 멤버는 ‘금녀의 구역’인 중앙 제단에 올랐다. ‘성모 마리아여 제발 푸틴을 쫓아내 주세요’라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다 1분 만에 경비에게 붙잡혀 쫓겨났다. 하지만 이들의 시위 영상은 유튜브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후 이들 중 3명은 경찰에 체포돼 모스크바 법원에서 ‘종교적 혐오에 따른 훌리건 행위’라는 죄목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의 정치적 판결에 대해 서방 세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을 양심수로 인정했고 마돈나, 폴 매카트니, 스팅 등 세계적인 가수들도 푸시 라이엇을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다. 17일 유럽인권재판소는 6년 전 이 사건에 대해 유럽인권보호조약 위반이라며 러시아 정부가 이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놨다. 푸시 라이엇은 전통적 의미의 ‘앨범’을 발매한 적은 없지만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고 있다. 3월 러시아 대선 전날에는 ‘선거’라는 음원을 발표해 이번 대선은 가짜이며 다음 임기 6년 동안에도 정부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16년 미국 대선 전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곡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여성 비하와 반이민 정책을 비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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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관계 미끼 美정계 침투… ‘러시아판 마타하리’에 워싱턴 발칵

    “그는 러시아 정부의 요원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자신의 길을 찾으려 한 젊은 학생일 뿐입니다.” 18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 4번 법정에서 열린 공판에서 변호사 로버트 드리스콜은 피고의 무죄를 항변했다. 그가 변호하는 오렌지빛 머리에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여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긴 머리카락을 손으로 여러 번 쓸어내릴 뿐이었다. 러시아 시베리아 출신인 이 여성은 마리야 부티나(29)로 불법으로 러시아 정부의 비밀 스파이로 활동하고 음모를 꾸민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러시아 정부의 스파이인 부티나가 ‘미인계’를 이용해 미 정치권에 접근했고, 미국 정계와 러시아 사이 막후 채널을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미-러 정상회담 직후 러시아 스파이 사건이 터지면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검찰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집한 정보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의 전화번호부에는 러시아연방보안국(FSB)과 관련된 이메일 계정이 있었고, 자택에서는 “어떻게 FSB의 일자리 제안에 답해야 할까?”라고 쓰인 메모를 발견했다. 또한 미 정부가 러시아 정보당국 관계자로 추정한 러시아 외교관과 부티나가 올해 3월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진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미 대선 개입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세르게이 키슬랴크 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부티나가 함께 찍은 사진도 나왔다. 부티나는 미 보수 정치권에 접근하기 위해 총기 옹호 단체를 이용했다. 2011년 러시아에서 ‘총기를 소지할 권리’라는 단체를 만든 그는 2015년 3월경부터 미 공화당과 건설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해 전미총기협회(NRA)에 접근했다. 부티나는 2016년 NRA 컨벤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같은 테이블에 앉기도 했다. 부티나가 ‘미인계’로 접근한 남성은 최소 두 명이다. 미 언론들은 이 중 한 명이 NRA 회원이자 공화당 전략분석가인 폴 에릭슨(56)이라고 추정한다. 에릭슨은 2016년 5월 트럼프 대선캠프 관계자에게 e메일을 보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 비밀 만남을 주선할 수 있다”고 제안했던 인물이다. 부티나는 자신보다 27세나 많은 에릭슨과 동거하며 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과 접촉했다. 검찰은 부티나가 특수이익집단에서 일자리를 얻는 대가로 에릭슨이 아닌 다른 한 명의 미국인과 성관계를 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여행비자로 미국을 방문했던 그는 2016년 8월 학생 비자를 받아 올해 5월 워싱턴 소재 아메리칸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에릭슨의 도움을 받아 학교 과제를 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부티나의 배후에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알렉산드르 토르신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그는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를 맡고 있으며 2015년까지 러시아 상원의원을 지냈다.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기도 하다. 토르신의 특별 보좌관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부티나는 그를 “자금 조달자”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2016년 미 대선 한 달 전 부티나는 트위터 개인 메시지로 토르신에게 “지금은 모든 것이 조용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했고, 대선 날 밤에는 “다음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날 부티나는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에서 찍은 사진을 토르신에게 보냈다. 이에 토르신이 “너는 무모한 여자구나!”라고 답하자 “훌륭한 선생님들 (덕분)!”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또한 토르신은 지난해 3월 “네 추종자들이 네 사인을 요청하진 않니? 너는 안나 차프만의 인기를 가로챘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차프만은 미국에서 암약하다 2010년에 체포된 미모의 러시아 스파이로 미-러 스파이 맞교환 방식으로 러시아로 추방됐다.위은지 wizi@donga.com·전채은 기자}

    •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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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로어 5000명땐 규제” 이집트 SNS 통제

    이집트 의회가 팔로어 5000명이 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언론으로 간주해 정부가 이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16일 통과시켰다. 권위주의 통치로 인해 ‘현대판 파라오’로도 불리는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사진)이 언론의 자유를 더욱 옥죌 근거를 마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가짜 뉴스 단속을 명목으로 한 이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미디어 규제 최고위원회는 TV, 신문 등 전통 미디어뿐만 아니라 팔로어가 5000명이 넘는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을 감독할 수 있게 됐다. 최고위원회는 가짜 뉴스와 법률 위반 그리고 폭력을 조장하는 정보를 게재하거나 방송하는 개인 계정을 중단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 WSJ는 종교를 모욕하고 증오를 부추겼다는 등 모호한 혐의로 SNS 사용자를 기소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집트 주요 매체들은 대부분 친정부 성향이다. 독립 언론 웹사이트는 빈번하게 차단되고 허가되지 않은 길거리 시위는 금지돼 있다. 일각에서는 그나마 정권 비판 등 표현의 자유가 용인되던 공간인 SNS마저 정부가 통제하에 두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나지아 부나임 국제앰네스티 북아프리카 담당자는 “이 법은 대규모 검열을 합법화하고 이집트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3월 재선에 성공해 2022년까지 4년 더 집권하게 된 시시 대통령이 발 빠르게 미디어 규제 법안을 마련한 것은 2011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대규모 시민혁명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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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님, 현금 말고 카드 없나요?”

    “사이렌오더(스타벅스 전용 애플리케이션)로 주문하신 ○○○ 고객님 음료 나왔습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점원이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주문한 고객의 이름을 불렀다. 자리에서 이미 주문과 결제를 마친 남성은 지갑을 꺼내는 대신 주문한 커피를 들고 매장을 나섰다. 메뉴 선택을 마친 고객 대부분은 음료값에 맞춰 지폐와 동전을 세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기자가 매장에 머문 2시간 동안 현금으로 결제를 한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주문을 마친 손님들 손에는 잔돈 대신 영수증이 들려 있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이 매장의 일평균 현금 결제 비중은 전체의 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기술(IT) 발달로 결제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지갑 속 현금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최근 전체 매장 1180곳 중 103곳을 ‘현금 없는 매장’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현금 없는 매장은 대부분 현금 사용 비율이 3∼4%에 그치는 곳으로 현금 사용 고객에게 다른 결제 수단을 권하고 있다. 다만 손님이 원할 경우 현금결제도 가능하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스타벅스 매장 전체로 따져도 현금 사용 비율은 7% 수준”이라면서 “현금 없는 매장 도입 후 정산시간이 크게 줄어 매장 관리와 고객 응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현금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 편의점의 현금 결제 비중은 2015년 53.9%에서 지난해 41.4%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상반기(1∼6월) 35.7%까지 뚝 떨어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매년 현금 사용 비율이 급감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압도적이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전자결제 수단을 통해 돈을 내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매장에 무인 결제기(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최근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한 후 카드 결제 비중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금 없는 사회’에 불을 붙인 건 다양한 결제 수단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다수다. 신용카드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전자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지폐와 동전을 사용하는 빈도가 크게 줄었다. 특히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20, 30대가 변화를 이끌었다. 올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 30대의 현금 선호 비율은 각각 8.3%, 5.1%에 그쳤다. 반면 60대와 70대 이상은 현금 선호율이 각각 51.6%, 76.9%로 여전히 높았다.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선 이미 현금 없는 사회가 막을 올렸다. 스웨덴 국민의 절반 이상은 2012년 민간 은행들이 공동 개발한 간편결제 서비스 ‘스위시’를 사용한다. BBC 보도에 따르면 소매점에서 현금 거래를 하는 비율은 2010년 40%에서 올해 15%로 감소했다. 현금을 받지 않는 소매점도 다수다. 중국에선 음식점에서 QR코드로 메뉴를 고르고 결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금 없는 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현금이 가진 상징성이나 즉시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현금 사용 비율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위은지 기자}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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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벅스 매장서 2시간 동안 현금 결제하는 손님 몇명인가 봤더니…

    “사이렌오더(스타벅스 전용 애플리케이션)로 주문하신 ○○○ 고객님 음료 나왔습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점원이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주문한 고객의 이름을 불렀다. 자리에서 이미 주문과 결제를 마친 남성은 지갑을 꺼내는 대신 주문한 커피를 들고 매장을 나섰다. 메뉴 선택을 마친 고객 대부분은 음료값에 맞춰 지폐와 동전을 세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기자가 매장에 머문 2시간 동안 현금으로 결제를 한 손님은 단 한명도 없었다. 주문을 마친 손님들 손에는 잔돈 대신 영수증이 들려있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이 매장의 일 평균 현금 결제 비중은 전체의 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기술(IT) 발달로 결제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지갑 속 현금이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최근 전체 매장 1180곳 중 103곳을 ‘현금 없는 매장’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현금 없는 매장은 대부분 현금 사용 비율이 3, 4%에 그치는 곳으로 현금 사용 고객에게 다른 결제수단을 권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스타벅스 매장 전체로 따져도 현금 사용 비율은 7% 수준”이라면서 “현금 없는 매장 도입 후 정산시간이 크게 줄어 매장 관리와 고객 응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도 현금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 편의점의 현금 결제 비중은 2015년 53.9%에서 지난해 41.4%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상반기(1~6월) 35.7%까지 뚝 떨어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매년 현금 사용 비율이 급감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이 압도적이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전자결제 수단을 통해 돈을 내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매장에 무인 결제기(키오스크) 주문 시스템을 도입한 패스트푸드업체들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최근 키오스크 시스템을 도입한 후 카드 결제 비중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금 없는 사회’에 불을 붙인 건 다양한 결제 수단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용카드 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전자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지폐와 동전을 사용하는 빈도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스마트 기기에 익숙한 20, 30대가 변화를 이끌었다. 올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 30대의 현금 선호 비율은 각각 8.3%, 5.1%에 그쳤다. 스웨덴 등 일부 유럽국가에선 이미 현금 없는 사회가 막을 올렸다. 스웨덴 국민의 절반 이상은 2012년 민간 은행들이 공동 개발한 간편결제 서비스 ‘스위시’를 사용한다. BBC 보도에 따르면 소매점에서 현금 거래를 하는 비율은 2010년 40%에서 올해 15%로 감소했다. 현금을 받지 않는 소매점도 다수다. 아프리카 케냐에선 스마트폰 간편결제가 전국적으로 활성화 돼 있고 중국에선 음식점에서 QR코드로 메뉴를 고르고 결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금 없는 사회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IT기술 발달 등으로 결제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현금을 쓰지 않게 됐다”면서 “현금이 가진 상징성이나 즉시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완전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현금 사용 비율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기자 byhuman@donga.com위은지기자 wizi@donga.com}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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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 사유재산 정식 허용

    쿠바 국민들에게 사유재산을 정식으로 허용하고, 최고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총리직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헌법 개정안이 공개됐다고 AP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4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퇴임하고 미겔 디아스카넬을 새 국가수반으로 선출하면서 ‘포스트 쿠바혁명’ 시대를 연 쿠바의 헌법 개정안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쿠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가 하루 전 공개한 헌법 개정안 요약본에 따르면 새 헌법에는 사유재산권과 외국인 투자를 보호하는 등 자유시장경제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다. 현행 헌법은 국유 재산과 협동 재산, 농민 재산권만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유재산권 도입은 큰 변화로 평가된다. 다만 새 헌법 개정안은 국가의 경제 통제 권한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규정했다. 정치 분야에선 총리직을 신설해 국가수반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견제할 수단을 마련했다. 총리는 대통령(국가평의회 의장)의 권한을 나눠 갖게 된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의 역할을 맡게 되고, 총리는 정부 부처를 통솔하는 정부 수반 역할을 맡게 된다. 대통령은 국가평의회 의원들이 선출하며 임기는 5년 중임제로 제한된다. 하지만 공산당을 국가의 유일한 정당세력으로 규정해 공산국가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법 제도와 관련해선 무죄 추정의 원칙을 새롭게 도입했다. 또한 이전과 같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등 평등 원칙을 명확하게 밝혔다. 쿠바 공산당의 승인을 받은 새 헌법 개정안은 다음 주 국회에서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에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국민투표에서 통과되면 정식 헌법이 된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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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공 핵폐기 1년도 안 걸려… 북한도 짧은 시간 가능”

    《 프레데리크 데클레르크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82)은 이른바 ‘남아공식 해법’을 만든 인물이다. 1990년대 초 국제사회의 보상 없이 자발적으로 신속한 핵 폐기를 추진했던 남아공은 비핵화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 워싱턴 정가에서도 선(先) 핵 포기-후(後) 보상의 ‘리비아식 모델’의 대안으로 논의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은 핵무기 제조에 성공한 후 이를 스스로 폐기한 유일한 국가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빠른 속도로 추진될 것이라 예상됐던 북한의 비핵화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세 번째로 방북했으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접견하지 못하고 돌아와 ‘빈손 방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데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6일 e메일로 인터뷰한 그는 “북한도 의지만 있다면 단기간 내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직접 해봐서 안다’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한반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직접 핵을 폐기한 그의 경험은 북핵 폐기 과정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 “북한도 의지만 있으면 신속 핵 폐기 가능해” 1980년대 남아공과 현재 북한의 상황은 유사점이 있다. 소수의 백인이 다수의 흑인을 차별하는 흑백 인종 분리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로 당시 남아공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았다. 또한 1975년부터 이웃 국가 앙골라에 5만 명의 쿠바군이 주둔하는 등 소련의 세력 확장으로 안보상 위협도 커지던 상황이었다. 인권 문제로 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북한도 핵무기 개발에 매진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다음은 일문문답. ―북-미 정상회담과 합의 내용을 평가한다면…. “국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접근을 지지하고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을 환영한다. 하지만 한 번의 회담으로 복잡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기대는 조심해야 한다. 두 지도자는 서로 다른 이유로 회담에 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정치적인 성공을 기대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서 다뤄지고 싶었고, 국제사회가 가하는 제재의 압박을 완화하길 원했다. 또한 양측은 무엇이 합의됐고, 합의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인식이 매우 다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잠재적인 핵무기들을 신속하게 해체하길 기대하는 반면 김 위원장은 이러한 미국의 요구에 응할 의도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결정했을 때, ‘남아공을 도와주겠다’는 공식적 약속이 없었는데도 어떻게 국제사회를 신뢰할 수 있었나. “소련이 붕괴하고 앙골라에서 쿠바군이 철수하면서 소련으로부터의 잠재적인 위협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에 남아공의 핵무기를 없앨 수 있었다.” ―경험에 비춰 볼 때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이 북한 비핵화의 전제조건이 될 것으로 보는가. “그러한 제스처는 종종 국제적인 합의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한다. 하지만 이는 북한이 비핵화로 향하는 구체적인 단계 이행에 따른 보답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미국은 이러한 제스처가 한국과 역내 다른 동맹국들에 잘못 해석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남아공이 모든 핵무기와 핵 관련 시설을 폐기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 북한은 얼마나 걸릴 것 같나. “남아공은 핵 능력을 꽤 빠르게 해체할 수 있었다.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북한도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비슷한 성공을 거두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비핵화를 하겠다는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핵무기 보유 필요성 납득 안 돼 결국 자진 폐기 1980년대 후반 전 세계적인 냉전체제가 완화되면서 남아공이 마주했던 안보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1988년 쿠바는 앙골라, 남아공과 평화 협상을 하고 앙골라에서 군대를 철수하는 데 합의한다. 내부적으로는 흑인들의 폭동이 점점 거세졌다. 인종차별 문제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던 남아공의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1989년 정권을 잡은 데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핵무기 폐기, 아파르트헤이트 폐지라는 큰 족적을 역사에 남기게 된다. 1990년 7월 비밀리에 시작된 핵무기 및 핵시설 비핵화 작업은 1991년 6월 말 끝났다. 1991년 7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남아공은 그해 11월부터 약 2년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115회 받으며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 여부를 검증받았다. 1993년 3월 데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남아공은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 6기와 개발 중이던 핵무기 1기를 모두 폐기했다”고 전 세계에 알렸다. ―남아공은 언제부터, 왜 핵무기를 개발했나. “남아공 정부는 1970년대 초에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주요한 이유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소련의 팽창주의로 인한 위협이 점점 커졌고, 미국이나 다른 서방국가의 보호에만 의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아공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걸 안 건 언제인가. “1980년대 초 광물에너지장관으로 임명됐을 때 남아공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처음 듣게 됐다. 내 역할 중 하나는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인 핵 농축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필요한 것만 알아야 한다’는 엄격한 방침 때문에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은 제한적이었다.” ―남아공은 전쟁에서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했나. “(남아공 정부의) 전략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국가가 생사의 기로에 놓였을 때 전 세계에 남아공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 했다. 그러면 서방 국가들이 (남아공 문제에) 개입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핵무기 폐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핵무기 프로그램의 목적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무기는 남아공에서 벌어지는 소규모 접전(bush warfare)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웃 국가의 수도에 핵폭탄을 날린다는 아이디어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국제사회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두 가지 주요한 우선순위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하나는 넬슨 만델라를 석방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NPT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국제사회 관계 정상화 위해선 북한 인권 개선 고려해 봐야 ‘핵무기 완전 폐기’를 선언했던 1993년, 데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넬슨 만델라와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다.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폐기한 공로를 인정받은 덕이다. 데클레르크 전 대통령의 조치들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벗어나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없지 않다. ―남아공 정권이 핵무기를 폐기하기로 한 결정 뒤에는 차기 흑인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의혹이 있다. “사실이 아니다. 앞서 말한 이유로 핵을 폐기하게 됐다.” ―북한이 대화에 나선 것을 어떻게 보느냐. “남아공의 경우, 주요한 안보 위협은 외부의 침략보다도 수백 년간 남아공 국민들을 갈라놓았던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데서 왔다. 국내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뒤에야 우리는 국민들, 이웃 국가들, 그리고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었다. 북한 비핵화의 핵심도 내부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모든 남아공 국민들에게 진정한 민주적, 헌법적 권리를 확장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 것과 같이 북한도 국민들에게 그러한 권리를 확장할 때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은 한국 및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민주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북한이 사회주의를 버리거나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김 위원장은 베트남이나 중국이 성공한 것처럼 시장 개혁을 고려할 것이다. 이러한 개혁은 북한 주민들에게 정치적 자유를 가져오지 않을지 몰라도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큰 진전이 될 것이다.”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한국은 한반도의 안정 유지에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하며,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북한 정권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할 때 한국은 군사적 준비 태세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도 잘 지켜야 한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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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대? 뺄때! 스타벅스 年10억개 빨대와의 전쟁

    《 스타벅스의 상징인 초록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진다.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고 빨대를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디자인된 차가운 음료용 뚜껑을 도입하겠다고 9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빨대를 원하는 고객에 한해 종이 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를 제공할 계획이다. 새로운 뚜껑은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개발됐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연간 10억 개 이상의 플라스틱 빨대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빨대와의 전쟁’은 2015년 8월에 공개된 바다거북 영상에서 시작됐다. 해양 생물학자 크리스틴 피게너 교수는 코스타리카 해변에서 한쪽 콧구멍이 막힌 바다거북을 발견했다. 펜치를 이용해 콧구멍을 막은 이물질을 잡아당기니 약 12cm 길이의 플라스틱 빨대가 나왔다. 빨대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거북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3000만을 넘어서며 공분을 일으켰다. 이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첼시와 영화배우 러셀 크로 등 유명인사들을 주축으로 ‘빨대를 그만 쓰자(#StopSucking)’는 해시태그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빨대가 없어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공원청에 따르면 미국인은 하루에 약 5억 개의 빨대를 사용한다. 이는 스쿨버스 125대를 가득 채울 정도고, 줄을 세우면 지구 두 바퀴 반을 돌 정도의 양이다. 작고 가벼워 쉽게 쓰고 버려지지만, 썩어 없어지는 데 200년이 걸린다. 플라스틱은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미국 비정부기구 해양보존협회에 따르면 연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800만 t에 이른다. 연간 100만 마리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해양동물이 플라스틱을 섭취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 2월 스페인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향고래 배 속에서는 29kg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기도 했다. 바다를 떠도는 플라스틱이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입자가 작아 걸러내기 어려운 데다 독성 물질을 끌어들이는 속성이 있다. 올 3월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9개국에서 판매되는 11개 브랜드 생수 250병의 93%에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됐다. 인간이 쓰고 버린 플라스틱이 돌고 돌아 결국 인간의 건강까지도 위협하는 셈이다. 쉽게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과 올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한 재활용 쓰레기 대란으로 플라스틱 퇴출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시애틀은 이달 초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한 미국 내 첫 번째 주요 도시가 됐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내 주요 도시들도 빨대 사용 금지 법안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이르면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고, 유럽연합(EU)은 2021년까지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버블티를 즐겨 마시는 대만에서도 내년 7월부터 일회용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그럼 버블티를 어떻게 마셔야 하느냐’는 국민들의 질문에 대만 환경보호청은 “숟가락으로 버블을 퍼서 먹으면 된다”고 무책임한 답변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플라스틱 퇴출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9일 글로벌 호텔 체인 하이엇그룹도 9월부터 고객이 요청할 경우에만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2019년까지 영국 아일랜드 내 매장에서 제공되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하기로 했다. 던킨도너츠는 2020년까지 뜨거운 음료용 스티로폼 컵을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국내 유통업계도 세계적인 흐름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본사 계획(2020년)보다 1년 이상 빠른 올해 안에 플라스틱 빨대를 모두 종이 빨대로 교체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제과업체 파리바게뜨는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를 친환경 종이 빨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 말까지 비닐봉투 사용량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뚜레쥬르는 하반기에 비닐봉지를 ‘손잡이 없는 종이봉투’로 대체하는 등 비닐봉지 사용량을 대폭 줄일 예정이다. 위은지 wizi@donga.com·강승현 기자}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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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랑 사귈래요’ ‘공짜표 쏠게요’ SNS에 속지마세요, 제발

    ‘불쌍한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세요.’ 아프고 가난한 아이들의 사진을 올려놓고 기부를 요청하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진짜일까? 가짜다. 지난해 말 윈프리는 “내 이름을 도용해 인스타그램에서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사기”라고 경고했다. 유명 인사를 사칭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문제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유명 인사 사칭 계정에 속는 팬들이 늘면서 이름을 도용당한 유명 인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미국의 인기 컨트리 싱어송라이터 킵 무어는 최근 한 남성으로부터 “내 부인이 온라인에서 당신과 연애를 시작했고 나를 떠나갔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부인의 SNS 프로필을 눌러보니 다섯 아이를 둔 60세 여성이었다. 그는 공연장에서 종종 이혼 서류를 들고 자신을 찾아와 “이제 우린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하는 여성 팬들을 만난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무어 사칭 계정은 페이스북에 최소 28개, 인스타그램에 61개다. 또 다른 유명 컨트리 가수 트레이스 애드킨스도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공연 때마다 “온라인에서 무료 공연 티켓을 주고 백스테이지 투어를 시켜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이를 요구하는 팬들이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NYT는 직접 애드킨스 사칭 계정에 접속해봤더니 기부를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계정은 애드킨스의 딸을 사칭한 계정을 통해 “최근 자선단체 활동을 시작했다”며 입원한 한 남성의 사진을 보낸 뒤 “이 남성의 병원비를 위해 1만4700달러(약 1646만 원)를 기부하라”고 요구했다. 57만 명의 페이스북 팔로어를 거느린 제임스 마틴 예수회 신부는 “사칭 계정들이 내 이름으로 가톨릭 자선단체를 비판하는 등 끔찍한 내용을 (SNS에) 올린다”며 “지옥에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곳이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NYT가 유명 인사 사칭 계정 삭제 업체 ‘소셜 임포스터’를 통해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 가수 설리나 고메즈 등 유명 인사 10명의 사칭 계정 수를 분석한 결과 4월 기준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에서 약 9000개의 사칭 계정이 확인됐다. 네이마르 사칭 계정이 1676개로 제일 많았고 고메즈 사칭 계정이 1389개로 그 다음이었다. 가수 비욘세는 714개, 테일러 스위프트는 233개의 사칭 계정이 발견됐다. 많게는 1000개가 넘는 사칭 계정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SNS 계정을 개설하는 절차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 사칭 계정을 만들어본 잭 니카스 NYT 기자는 “페이스북에서 1시간 안에 내 원래 계정과 이름, 사진, 직업이 똑같은 계정을 8개 만들 수 있었다”며 “각각 다른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가능했다”고 밝혔다. ‘가짜 뉴스’로 홍역을 치른 SNS업체들은 가짜 계정 색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위터는 최근 매일 100만 개 이상의 가짜 계정을 차단하고 있고 페이스북도 1∼3월 약 5억8300만 개의 가짜 계정을 삭제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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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만드는 이방카 옷-신발은 ‘관세 무풍지대’

    미국과 중국의 양보 없는 무역전쟁에도 중국에 주요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사진)의 패션 브랜드 사업은 순항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은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이방카 트럼프’ 의류와 신발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이번 무역전쟁의 화살은 피해갔다. 6일 미국이 34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818개 제품에 25% 고율 관세 부과를 발효했으나 의류와 신발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류와 신발은 중국의 대미 주요 수출품 중 하나다. 미국 의류·신발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류의 3분의 1, 신발의 72%가 중국산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중 간 무역전쟁에도 이방카 보좌관의 패션 사업은 중국에서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과거에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 신발 1만 켤레를 생산했다는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한 신발업체 대표는 “우리는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의 생산 계약을 따내려 노력하고 있다”며 “계약을 따낼 경우 14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저우(杭州)의 한 의류 제조업체 대표도 여전히 이방카 트럼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반(反)중국’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에 대한 언론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제품 생산지를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무역정보 제공업체 판지바는 “이방카 트럼프 제품은 모두 중국에서 수입됐으나 2017년 1월 이후 인도네시아, 한국,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SCMP에 밝혔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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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다른 정상과 몰래 통화 마세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미-러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일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그의 비정통적인 외교 방식에 대한 백악관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6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 자신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몇몇 국가 정상들에게 알려줬다. 지난해 4월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개인적으로 통화를 해 백악관 참모들을 놀라게 했다. 캐나다 측에서 두 정상 간 통화 사실을 알리며 대화 요약본을 공개할 때까지 백악관 참모들은 통화 사실을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뒤늦게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억에 의존해 통화 내용을 복기하고 “우호적인 통화였다”는 간결한 성명만 내놓았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른 정상들과 통화할 땐 연방기록법에 따라 관계자를 배석한 상태에서 상황실에서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영국, 독일 등 우방국 정상들과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기도 하며 대화를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나긋한 태도를 보인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푸틴 대통령과 통화 때 “북한에 대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며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했다. WP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미-러 양국이 파트너라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의 순진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백악관 일각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일부 백악관 관계자들은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경험 부족을 이용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몇 차례 통화했던 푸틴 대통령은 가짜 뉴스에 대해 불평을 하기도 했고, “우리의 우정을 망치려 하는 것은 부하들”이라는 취지의 말을 한 적도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들과의 통화 막바지에 “다음에 워싱턴에 놀러오거든 백악관에 들러 점심 먹고 가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는 관계자의 전언도 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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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포커스]新제조업 체질 개선… 다시 일어선 유럽의 공업도시들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시는 조선업으로 번창했다가 쇠락한 공업도시다. 대량 실직이 일어나고 지역 경제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지역 산업의 체질 변화에 나섰다. 스웨덴 SP국립시험연구소와 기술전문대 샬메르스대는 2007년 예테보리에 자동차주행시험장 ‘아스타제로’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시청이 적극 협조했다. 볼보 스카니아 등 자동차 기업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고 이제는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시험을 이곳에서 진행할 정도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 지역 린드홀멘 과학단지에는 선박모터 등을 제조했던 기존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 대학들이 한데 어우러져 미래교통 산업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기존 제조업에 신기술을 적용한 신(新)제조업이 ‘한국판 군산’, ‘한국판 울산’을 침체의 늪에서 일으켜 세웠다. 지방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지역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생기업을 찾아 협업 플랫폼을 만들어 낸 점이 특징이다. 덴마크 오덴세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 그룹의 자회사 오덴세철강조선소(OSS)는 2009년 경영악화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는 오덴세가 도시산업을 재편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조선소 터는 ‘린도 산업단지’로 개발돼 굴착사업, 중공업, 풍력발전 관련 회사들이 들어섰다. 바다와 가까워 중장비를 운반하기 용이하다는 오덴세의 장점을 잘 살린 것이다. 대기업들의 제조공장을 유치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유럽의 소도시들도 있다. 폴란드 남서쪽 브로츠와프에서 서쪽으로 약 70km 거리에 있는 야보르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테크 엔진공장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장에서는 승용차용 4기통 가솔린과 디젤 엔진뿐만 아니라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용 엔진도 생산할 계획이다. 벤츠는 이 지역에서 원래 계획했던 500명보다 고용을 2배로 늘려 내년 하반기 생산이 시작될 때까지 1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세계최대 자동차부품기업 독일 보쉬의 바이에른주 뉘른베르크의 공장에는 20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보쉬는 2011년부터 이 공장에 로봇을 투입하고 있지만 우려와는 달리 고용은 오히려 늘었다. 보쉬의 한 수석엔지니어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과학자까지 더 많은 인력을 고용했다”며 “로봇을 고용해도 비슷한 작업을 해야 할 사람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조은아·위은지 기자}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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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주의자들의 공격… 정육점 부수고 치즈가게 ‘낙서 테러’

    정육점 유리창을 부수고, 건물 외벽에 욕설을 적고, 가짜 피를 뿌리고…. 인간과 동물 간의 차별을 반대하는 ‘종(種)차별주의 반대 운동’이 급진화하면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정육업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장 프랑수아 기아르 프랑스 정육업자연합 회장은 2일 내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공격적인 비건(vegan·동물성 식재료를 완전히 배제하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으로부터 정육업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프랑스 내무부 측은 CNN에 “심각한 위협이 있는 장소에 감시 시스템을 도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지난달 25일 기아르 회장이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 앞으로 공개 서한을 보낸 뒤 성사됐다. 기아르 회장은 “(공격적인 비건들은) 프랑스 문화의 한 부분을 완전히 없애려는 목적으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물리적·언어적·도덕적 공격으로 1만8000여 명의 정육업자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육업자연합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100곳이 넘는 정육점, 생선가게, 치즈판매점이 비건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는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다. 5월에는 영국 켄트 지역 정육점 ‘말로 부처스’가 그라피티 테러를 당해 논란이 일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말로 가족은 “비건들은 온라인에 부정적인 리뷰를 남겼고, 심지어 휘발유 폭탄을 던져 공격하겠다고 협박했다”며 두려움을 털어놨다. 스위스에서도 5월 동물해방운동가들이 정육점 유리창에 돌을 던지는 등 최근 4건의 정육점 테러가 발생했다. 정육업자를 대상으로 한 ‘헤이트 스피치’도 심각하다. 올해 3월 프랑스의 한 비건활동가는 트레베 슈퍼마켓 테러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자 손에 정육업자가 죽은 것을 두고 페이스북에 “살인자가 테러리스트 손에 죽었다고 당신들은 충격받았겠지만 난 아니다. 전혀 동정심을 느끼지 않는다. 정당한 일이다”라고 썼다가 7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호주 출신의 유명 동물해방운동가 조이 캅스트롱은 올해 초 영국 아침방송에서 “젖소를 인위적으로 수정시키는 낙농업자들은 강간범과 비슷하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정육점을 공격하고,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일부 극단적인 비건들의 행태는 종차별주의에 기초한다. 종차별이라는 용어는 1975년 동물해방운동의 선구자 피터 싱어의 대표 저서 ‘동물 해방’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는 저서에서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이익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등 전 세계적인 차별 철폐 움직임이 최근 종차별주의 반대 운동에 기름을 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26일 프랑스 주간지 르푸앙은 프랑스 사회학자 제랄드 브로네르의 분석을 인용해 “최근의 종차별주의는 노예제도 폐지, 남녀 차별 폐지 등 정치적 싸움의 연장선상에 있다. 종차별주의의 불안정한 철학적 기초는 오히려 인간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육식 혐오가 더 손쉽게 확산될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팀 보너 영국 농촌연맹 대표는 텔레그래프에 “동물옹호 단체들은 온라인 욕설 공격 같은 전략을 사용해 대기업보다는 소규모 정육점을 공격하는 비겁한 전략을 쓰고 있다”며 “소셜미디어가 이러한 공격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식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일례로 영국의 비건 인구는 10년 전과 비교해 360% 증가한 약 5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여론은 이 같은 극단적인 움직임은 배격해야 한다는 쪽이다. 프랑스 주요 동물보호단체 ‘L214’의 창립자 세바스티앵 아르사크는 “육식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면서 정육업자들이 과장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있다”면서도 “비폭력은 우리 활동의 근간이 돼야 한다”며 일부 과격한 비건들을 비판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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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치노 영화광 갱스터, 헬기 탈취 영화같은 탈옥

    헬기까지 동원한 영화 같은 탈옥에 프랑스가 발칵 뒤집혔다. 파리판 ‘프리즌 브레이크’가 현실화된 것으로 탈옥수는 평소 할리우드 갱스터 영화 팬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내무부 등에 따르면 파리 근교 센에마른 지방의 레오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레두안 파이드(46·사진)는 1일 오전 11시 20분경 탈옥했다. 파이드가 교도소 면회실에서 형제와 면회하던 중 중무장한 괴한 두 명이 연막탄과 전동 공구를 이용해 면회실로 들이닥쳤다. 그사이 다른 한 명이 교도소 뜰에 내린 헬기의 이륙을 준비했다. 파이드와 괴한 3명은 모두 헬기를 타고 탈출했다. 괴한들은 이날 아침 교도소 인근 비행클럽에서 총기로 조종 강사를 위협해 헬리콥터를 탈취했다. 파이드 일당은 인근 발두아즈 지역에 헬기를 착륙시킨 뒤 준비한 자동차를 타고 달아났다. 이후 다시 밴으로 갈아타고 도주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파리 북부에서 불에 탄 헬리콥터를 발견했다. 납치됐던 조종사는 무사히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교도소를 방문한 니콜 벨루베 법무장관은 “사전에 드론을 이용해 교도소 상공을 조사했을 정도로 굉장히 치밀하게 탈옥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극적인 탈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헬기가 내린 뜰은 비행 물체 접근을 막기 위한 그물망이 설치되지 않은, 교도소 내 유일한 곳이었다. 파이드는 프랑스에서 꽤 악명이 높다. 그는 5년 전 첫 번째 탈옥으로 프랑스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바 있다. 2013년 북부 릴 지역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그는 교도관 4명을 인질로 삼은 뒤 교도소 문 여러 개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해 탈옥에 성공했다가 6주 만에 붙잡혔다. 파리 외곽 우범지대에서 자란 파이드는 10대 시절부터 무기 탈취에 연루된 갱단을 조직했고, 1998년 은행 강도 등의 혐의로 수감됐다. 2009년 모범수로 석방된 그는 범죄자로서 삶을 끝낸다는 내용의 자서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무장 강도를 저지르고 경찰과 총격전을 벌여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여성 경찰관 1명이 숨졌다. 파이드는 2013년 첫 탈옥으로 지난해 항소심에서 총 25년형을 선고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파이드가 할리우드 갱스터 영화에서 범죄의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TV 쇼에 출연해 알 파치노 주연 ‘스카페이스’(1983년)와 ‘히트’(1995년) 등을 통해 범죄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파리 영화제에서 만난 영화 히트의 마이클 만 감독에게 “당신은 내 기술고문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위은지 기자}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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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준씨, 한인 첫 캐나다 주정부 장관에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조성준 주의원(82·사진)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주정부 노인복지장관에 임명됐다. 한인이 캐나다 주정부 장관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의원은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더그 포드 주총리가 이끄는 새 주정부의 구성원이 된 것에 감사하고 기쁘다”며 “한인 이민사에서 첫 주장관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한인 사회가 뒷받침해준 힘이 크다. 캐나다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앞으로 온타리오주 노인 220만 명의 복지를 총괄하게 된다. 2016년 보궐선거로 주의원에 당선된 조 의원은 지난달 7일 실시된 온타리오주 주의회 선거에서 보수당 소속으로 스카버러 북부 선거구에 출마해 50%가 넘는 지지를 얻고 재선에 성공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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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발칵 뒤집은 ‘毒 도시락’ 연쇄살인

    직장 동료의 도시락에 독극물을 몰래 넣었다 적발된 독일 거주 50대 남성이 수사 당국으로부터 연쇄 살인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독일 일간 빌트 등 외신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남성의 범죄가 들통 난 것은 지난달 초다. 독일 북서부 도시 슐로스 홀테슈투켄브로크에 있는 금속부품회사 아리아르마투렌에서 일하던 26세 남성은 점심을 먹으려고 도시락을 열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도시락 속 샌드위치에 수상한 흰색 가루가 뿌려져 있었던 것이다. 그는 샌드위치에 손대지 않고 노동조합에 이 사실을 알렸다. 회사 측의 초기 조사 결과 흰색 가루에 독성이 포함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회사 측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 그러자 이 회사 공구 제작 부서에서 일하는 클라우스(56)가 휴게실에서 도시락에 가루를 몰래 뿌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회사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클라우스는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됐다. 회사 관리자는 독일 매체 빌트에 “처음엔 직원끼리 심한 장난을 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샌드위치에 뿌려진 가루가 아세트산납이라는 것과 치명적인 장기 손상을 일으킬 정도의 양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맛이 나는 아세트산납은 몸속에 축적될 경우 심장과 신경계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용의자의 자택에서는 수은, 납, 카드뮴 등이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중금속을 이용해 독성물질을 제조하려고 오랜 시간 노력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이 회사 직원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거나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번 사건 용의자가 이들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은 “2000년 이후 은퇴 연령에 도달하지 않은 직원 21명이 사망했다”며 “심장마비, 암 등으로 사망한 직원들의 수가 눈에 띄게 많다”고 설명했다. 용의자와 같은 부서의 직원 2명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을 앓고 있고 이 중 한 명은 2년째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클라우스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회사 인사 담당자는 38년간 근무해온 용의자에 대해 “눈에 띄는 직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약 30년간 용의자와 함께 일한 직장 동료(56)는 “나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며 “그는 항상 혼자 지냈다. 동료들과 이야기도 잘 하지 않았다. 친구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사망자들을 치료했던 의사와 사망자 가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는 한편 필요할 경우 시신을 해부해 납중독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20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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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방부 “림팩 훈련도 중단 가능성”

    미국 국방부가 북한 비핵화 협상 진전에 따라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이어 환태평양연합훈련(RIMPAC·림팩)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28일(현지 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군 지도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모두를 살펴보고 있다”며 “현재까지 중단된 것은 UFG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른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과 관련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UFG와 함께 해병대 연합훈련(KMEP)을 ‘무기한 유예(indefinitely suspend)’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선의를 갖고 생산적인 협의를 계속한다면 추가 중단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올해로 26회를 맞은 림팩은 미 해군 주도로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격년제로 실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합 해군훈련이다. 태평양상에서 주요 해상 교통로의 안전을 확보하고, 연안국 해군 간 연합작전 능력을 증진하는 게 목적이다. 올해 훈련에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 등 25개국에서 함정 46척과 잠수함 5척, 항공기 200여 대, 병력 2만5000여 명이 참가했다. 중국은 2014년을 시작으로 2016년에 이어 올해도 훈련에 참가할 계획이었지만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반발한 미국이 초청을 취소해 불참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20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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