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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일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함께 참배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는 재일동포의 아픈 역사가 담겼다. 원폭 투하 25년 만인 1970년 히로시마에 위령비가 세워졌지만, 일본의 차별 정책과 남북 분단에 따른 재일동포 사회 내 갈등으로 오랫동안 원폭 피해를 기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방치됐다. 1999년 한국인 위령비를 공원 안으로 옮기는 결정을 한 히라오카 다카시(平岡敬·96) 당시 히로시마 시장은 그렇기에 누구보다 한일 정상의 공동 참배가 감개무량하다. 그는 15일 히로시마에서 진행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일본은 그간 원폭 피해자에게 냉랭했고 특히 한국인 피해자를 무시했다”며 “이들에게 빛이 비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위령비 공원 밖 방치는 차별” 결단 히라오카 전 시장은 재임 중인 1999년 시장 직권 특례 조치로 한국인 위령비를 평화공원 안으로 들여왔다. 그는 “(한국인 위령비를) 방치하면 언젠가 외교 문제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애초 위령비는 고종 손자인 이우 공이 원폭으로 숨진 지점에 설치됐다. 하지만 이후 공원 밖에 위령비가 있는 것은 한국인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처음 히로시마시 측은 ‘공원 내에 이미 많은 추모시설이 있다’는 이유로 이전에 난색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히로시마로 수학여행을 온 일본 학생들의 편지는 히라오카 전 시장이 이전을 결단하는 계기가 됐다. ‘왜 한국인 위령비는 공원 밖에 있나요’라는 편지를 읽으며 히로시마가 ‘분노의 땅’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전쟁이 없는 것만 평화가 아니다. 차별, 인권 침해 등이 없어야 진정한 평화라는 사명감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입은 원폭 피해를 들어 ‘전쟁의 피해자’라는 입장만 부각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히라오카 전 시장은 “일본은 원폭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제국주의로 한반도를 식민지로 삼았다. 나도 전쟁이 끝난 뒤 이런 역사를 배웠다. 그래서 역사를 배우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日, 한국과 제대로 된 화해 못 해” 1927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히라오카 전 시장은 일제강점기 때 한반도에서 사업을 한 부친을 따라 함경남도 흥남, 서울 등에서 살았다. 경성제대 예과에 잠시 다니기도 했다. 히로시마 지역 신문인 주고쿠(中國)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일본 언론 최초로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를 기사화했다. 히로시마 시장은 1945년 원폭이 투하된 8월 6일에 맞춰 매년 평화선언을 발표한다. 히라오카 전 시장은 1991년 취임 후 ‘식민지 지배와 전쟁으로 아시아 태평양 사람들에게 큰 고통과 슬픔을 안겨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문구를 평화선언에 넣었다. 일본 정치인으로서 식민지배에 대한 첫 공식 사과였다. 우익 세력으로부터 신변 위협을 느꼈지만, 용기 있는 그의 선언은 중앙정치를 움직이고 한일 관계의 물줄기를 바꿨다. 그가 심은 씨앗은 현직 총리로 식민지배를 처음 공식 사과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 ‘식민지배에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이어졌다. 히라오카 전 시장은 “일본이 아직 한국 등 아시아와 제대로 된 역사 화해를 못 했다”고 지적했다. “피해 끼친 것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명확히 하고,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사과와 맹세를 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화해의 세 가지 조건이다. 기시다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을 두고 “마음이 아프다”며 개인적 유감을 표한 것에 대해서도 “안 한 것보단 낫지만 국가로 제대로 했으면 좋았을 뻔했다”고 아쉬워했다.히로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삼성전자가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에 300억 엔(약 3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프로토타입(시제품) 라인을 만든다고 로이터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4일 보도했다. 삼성은 연내에 요코하마 거점 신설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승인하면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건설에 100억 엔(약 1000억 원) 이상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삼성전자 생산시설 유치에 성공할 경우 대만 TSMC에 이어 세계 1, 2위 반도체 기업 연구 및 생산시설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일본에 첨단 반도체 거점을 두고 일본이 강점을 지닌 소재 및 제조장비 업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첨단 반도체 생산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재료 개발 및 검증 등에서도 일본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간 공조를 강화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정부에 반도체 라인 건설을 위한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지 반도체 시설에서 일할 인력도 수백 명 채용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액의 최대 절반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TSMC에 전체 건설 비용의 절반인 4760억 엔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일본 주요 대기업이 공동 설립한 라피더스에도 33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요코하마에 첨단 반도체 시제품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이를 위해 일본 정부에 보조금을 신청했다는 닛케이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들어 일본에 있는 반도체 연구 조직을 ‘반도체연구소재팬(DSRJ)’으로 통합시키는 등 연구 역량을 한데 모은 만큼 시제품 생산용 클린룸을 포함한 생산설비를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라인을 갖추면 시제품 개발 과정에서 일본 주요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과 협력해 패키징(후공정) 공정 고도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삼성은 요코하마, 오사카에 삼성일본연구소를 법인으로 두고 있다. 이곳은 전자부품 소재 개발, 휴대전화 및 컴퓨터 연구개발을 맡고 있으며 반도체 관련 업무는 공식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유럽연합(EU)이 대만 유사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對)중국 전략문서 초안을 마련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6월 EU 정상회의에서 채택되면 EU 27개 회원국의 대중 정책 기본 지침이 바뀌게 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전략문서 초안은 “대만해협에서 단계적으로 고조될 위험은 파트너 국가와 협력해 현상 변경을 저지할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긴장이 고조되는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U가 대중 전략문서에서 대만 유사시 사실상 관여할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EU도 미국에 보조를 맞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EU는 이 초안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에 힘써온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이 군사 행동을 하는 시나리오에서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만의 주요 역할을 고려할 때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과 무력행사는 세계 경제, 정치, 안전보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명시했다. 이 초안은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이 12,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이사회에서 회원국에 배포했다. EU는 2016, 2019년 중국과의 경제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책 문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EU 회원국은 이 같은 초안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인은 ‘대만 관련 (위기) 고조가 우리에게 이익인가’란 질문에 답해야 하는데 답은 ‘아니요’다”라며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 고조와 EU가 분쟁에 휘말리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유럽연합(EU)이 대만 유사시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對)중국 전략문서 초안을 마련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4일 보도했다. 6월 EU 정상회의에서 채택되면 EU 27개 회원국의 대중 정책 기본 지침이 바뀌게 된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전략문서 초안은 “대만해협에서 단계적으로 고조될 위험은 파트너 국가와 협력해 현상 변경을 저지할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긴장이 고조되는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U가 대중 전략문서에서 대만 유사시 사실상 관여할 방침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EU도 미국에 보조를 맞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EU는 이 초안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에 힘써온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이 군사 행동을 하는 시나리오에서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대만의 주요 역할을 고려할 때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과 무력 행사는 세계 경제, 정치, 안전보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명시했다. 이 초안은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이 12,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이사회에서 회원국에 배포했다. EU는 2016, 2019년 중국과의 경제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책 문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EU 회원국은 이같은 초안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인은 ‘대만 관련 (위기) 고조가 우리에게 이익인가’란 질문에 답해야 하는데 답은 ‘아니요’다”라며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 고조와 EU가 분쟁에 휘말리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정부가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참가국 정상들이 히로시마평화기념자료관에 방문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11일 보도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10년이 지난 1955년 개관한 이 자료관에는 원폭 피해 실상을 보여주는 각종 전시물과 핵무기 위험성을 알리는 자료와 영상물이 전시돼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원폭 실상을 반드시 (해외 정상들이) 봐야 한다’며 자료관 방문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아사히신문은 “자료관 견학을 통해 피폭 실상을 각국 정상에 전하고 핵 군축 및 핵 확산 방지 분위기를 띄우고 싶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주요 7개국 및 한국을 비롯한 초청국 8개국 등 15개국 정상의 자료관 방문은 성사 단계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은 애초 이 제안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NHK방송은 이날 “핵을 둘러싼 각국 입장은 다르다”며 “특히 미국은 2차 대전을 빨리 끝내기 위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투하)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강하고 (내년) 대선까지 앞두고 있어 난색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자료관을 어디까지 둘러볼지도 논란이다. 자료관은 핵무기 위험성과 히로시마 재건 역사를 다룬 동관(東館)과 원폭 투하 후 참상을 보여주는 본관으로 이뤄졌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자료관 방문 자체가 무산되지 않도록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히로시마 원폭희생자위령비에 참배한 뒤 자료관을 들렀을 때도 동관만 잠시 머물렀고 본관은 가지 않았다. 각국 정상의 자료관 관람을 무리하게 추진한다면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동아시아를 비극의 구렁텅이에 빠트린 전범국 일본이 책임은 회피한 채 피해자 입장만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1일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21일 자료관 인근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함께 참배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사진) 일본 외상, 도미타 고지(冨田浩司) 주미 일본대사 등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도쿄 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락사무소 설치를 공식화했다. 그간 일본이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나토와 협력을 강화하고 내년에 아시아 최초로 일본 내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것이라고 닛케이아시아 등이 보도했지만 정부 관계자가 이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하야시 외상은 10일 국회에서 나토 연락사무소 설치를 묻는 질문을 받고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그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고지 대사 또한 9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토와의 파트너십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그런 방향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1949년 설립된 나토는 현재 31개 회원국이 아닌 곳에는 우크라이나, 조지아에만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일본에 사무소가 설치되면 한국 대만 호주 뉴질랜드 등과 함께 중국, 러시아의 도전을 견제하는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각각 자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하며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기자회견에서 “나토는 끊임없이 지역의 긴장 정세를 과장하고 진영 대결을 조장하고 있다. 이제 아태 지역에서의 진영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 또한 최근 미일 3국이 군사적으로 밀착함에 따라 인민해방군이 ‘높은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며 “3국의 군사 협력은 역내 안보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하야시 외상은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가 지난달 말 대만과 일본 안보를 연결짓지 말라며 “일본 민중이 불길 속으로 끌려들어 갈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대해서도 중국 측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상은 10일 “주일 중국대사의 발언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과거 여러 차례 일본에서 근무한 일본통으로 올 3월 부임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합의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시찰단 방문을 두고 한일 양국이 실무 논의 전부터 ‘기 싸움’ 양상이다. 한일 양국은 이번 주 국장급 협의를 열어 방일하는 시찰단의 세부 일정, 규모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당초 이틀로 계획됐던 시찰단 일정은 3박 4일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현지 오염수 정화 처리 시설을 비롯한 방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꼼꼼히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 정부는 오염수에 대한 한국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작업일 뿐 오염수 공동 검증은 아니라며 견제에 나섰다. 시찰단 운용 방향에 대한 양국 협의에 따라 시찰단 파견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日 “시찰단, 안전성 평가 안 할 것”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주무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은 9일 기자회견에서 시찰단에 대해 “어디까지나 한국 측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한 대응으로,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표현) 안전성에 대해 평가,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염수 검증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이어서 한국 등과 별도로 하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이번 시찰은 양국이 IAEA 대처를 공통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별도 검증에는 선을 그었다. 일본 측은 한국 시찰단에 오염수 저장 상황과 방류 설비 공사 현황을 설명하고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방류한다는 점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염수 시찰단 활동이 이 같은 일본 정부 설명 범위에서만 이뤄진다면 시찰단은 일본 측 설명을 청취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IAEA 검증단을 제외하고는 후쿠시마 원전에 들어가는 활동 대부분을 ‘시찰’이라고 부른다.● 韓 “오염수 정화 설비 작동 등 점검해야”외교부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 자료에서 현지 시찰단 활동과 관련해 “오염수 처분 관련 시설을 점검하고 자체적인 과학적, 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독자적으로 오염수 처리의 안전성을 중층적으로 검토·평가할 기회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국회에서 ‘시찰’이라는 표현을 두고 공방이 일자 “주권국가의 일을 다른 주권국가가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본이 ‘검증’이란 용어를 꺼리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검증이든, 시찰이든, 관찰이든, 중요한 건 실제 현장에 들어가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느냐이다”라고 말했다. 또 “실제 검증에 가까운 활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3일 파견되는 시찰단이 정화부터 방류, 사후 모니터링 등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점검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특히 오염수 방류 전 방사성 물질을 거르는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해서도 실제 작동 체계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 산하기관의 한 관계자는 “시찰단이 직접 오염수 탱크를 확인해서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점검할 수는 없다”며 “일본이 밝힌 계획안이 그대로 실현될 수 있는지 살피는 차원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염수 검증은 IAEA가 진행하고 있지만 일본의 오염수 정화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운영 역량이 갖춰져 있는지 점검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합의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시찰단 방문을 두고 한일 양국이 실무 논의 전부터 ‘기 싸움’ 양상이다. 한일 양국은 이번 주 국장급 협의를 열어 방일하는 시찰단의 세부 일정, 규모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당초 이틀로 계획됐던 시찰단 일정은 3박 4일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현지 오염수 정화 처리 시설을 비롯한 방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꼼꼼히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본 정부는 오염수에 대한 한국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작업일 뿐 오염수 공동 검증은 아니라며 견제에 나섰다. 시찰단 운용 방향에 대한 양국 협의에 따라 시찰단 파견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日 “시찰단, 안전성 평가 안 할 것”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주무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산업상은 9일 기자회견에서 시찰단에 대해 “어디까지나 한국 측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한 대응으로,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표현) 안전성에 대해 평가, 확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염수 검증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역할이어서 한국 등과 별도로 하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이번 시찰은 양국이 IAEA 대처를 공통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별도 검증에는 선을 그었다.일본 측은 한국 시찰단에 오염수 저장 상황과 방류 설비 공사 현황을 설명하고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춰 방류한다는 점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염수 시찰단 활동이 이 같은 일본 정부 설명 범위에서만 이뤄진다면 시찰단은 일본 측 설명을 청취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일본에서는 IAEA 검증단을 제외하고는 후쿠시마 원전에 들어가는 활동 대부분을 ‘시찰’이라고 부른다.● 韓 “오염수 정화 설비 작동 등 점검해야”외교부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현안 보고 자료에서 현지 시찰단 활동과 관련해 “오염수 처분 관련 시설을 점검하고 자체적인 과학적, 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독자적으로 오염수 처리의 안전성을 중층적으로 검토·평가할 기회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은 국회에서 ‘시찰’이라는 표현을 두고 공방이 일자 “주권국가의 일을 다른 주권국가가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본이 ‘검증’이란 용어를 꺼리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검증이든, 시찰이든, 관찰이든, 중요한 건 실제 현장에 들어가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느냐이다”라고 말했다. 또 “실제 검증에 가까운 활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23일 파견되는 시찰단이 정화부터 방류, 사후 모니터링 등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점검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특히 오염수 방류 전 방사성 물질을 거르는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해서도 실제 작동 체계 등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다만 정부 산하기관의 한 관계자는 “시찰단이 직접 오염수 탱크를 확인해서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점검할 수는 없다”며 “일본이 밝힌 계획안이 그대로 실현될 수 있는지 살피는 차원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염수 검증은 IAEA가 진행하고 있지만 일본의 오염수 정화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운영 역량이 갖춰져 있는지 점검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일본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은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힌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 강제동원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 동아시아 정세 구축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전문가인 일본 대학 교수 3명에게 한일 정상회담 평가와 향후 과제를 들어 봤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대학원 교수 한국인의 시각에서 볼 때 기시다 총리의 유감 표명에 불만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다만 3월 윤석열 대통령 방일 때 기시다 총리 발언(“역대 내각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과 비교하면 진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과거사 문제를 두고 어느 한쪽에서 깔끔하게 해결한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절 같았으면 이런 발언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일 관계가 향후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김대중-오부치 공동 선언 2.0’이 나올 수도 있다. 한 걸음씩 다음 단계로 생각해 가면 된다. 한일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양국 사회에서 결실이 많이 나온다면 일본에서도 역사 인식에 대해 한국을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안보 분야에서 미국 핵 확장억제 신뢰도를 높인다면 한일 모두 공통 이익을 거둘 수 있다. 동아시아 지역 긴장이 높아지는 것은 일본에 바람직하지 않다. 단기적으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면서 중장기적으로 대북 관여 정책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기무라 간(木村幹) 고베대 대학원 교수 과거사 유감 발언이 기시다 총리 개인 의견이라고 말했지만, 한일 외교 당국이 서로 협의해 아슬아슬한 선에서 내놓은 게 분명해 보인다.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적시한) 2015년 아베 담화 수준까지 가능했을 것 같은데 ‘개인 의견’이라는 말은 필요 없었던 것 같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윤 대통령이 자신만만하게 ‘한일 간에 이런 것을 합의했다’고 말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이 리드하고 일본이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일본 외교로서 그다지 좋은 게 아니다. 일본이 한일 관계를 향후 어떻게 하고 싶은지아이디어가 보이지 않았다. 역사 인식 문제를 떠나서 한일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일본 정부 내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방위 분야 민감한 문제인 한국군 레이더 조사(照射)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향후 협력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안보 협력 방안은 히로시마 주요 7개국 정상회의(G7) 때 있을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 역시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한국은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오가타 요시히로(緒方義広) 후쿠오카대 교수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예상보다 한 발 나아갔다. 다만 일본 정부 입장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피해자, 시민단체, 식민지 문제에 책임을 느끼는 일본 사람들이 보기엔 만족하지 못할 수준이다. 그럼에도 기시다 총리가 마음을 표현하면서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끝났다는 식의 냉정한 태도로 일관하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 여론에 전달됐으면 한다. 이것으로 마침표를 찍으면 안 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 진전돼야 한다. 셔틀 외교는 양국 간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이제까지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셔틀을 끊고 강한 자세를 보이면서 상대를 이기려고만 했다. 문제가 생길수록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같이 문제를 풀어가는 동반자 자세를 취해야 한다.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이제 인권 차원 접근이 중요한 시기다. 한일이 협력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사진) 일본 총리가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기로 한 가운데,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중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한국인 피해자도 포함돼 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전날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혹독한 환경에서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었다”고 밝혔던 기시다 총리가 위령비를 참배하는 것은 강제징용 희생자를 추모하는 성격까지 포함된다는 의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분들 가운데 실제로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분이 많이 있다”며 “일본 정부가 (이를) 알고 제안했는지 모르지만, 한일 정상이 공동으로 한인 피해자를 참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원폭 당시 히로시마제작소 등에서 일하던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이름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 정상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고개를 숙여 위로하고 함께 미래를 준비하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령비는 원폭 당시 목숨을 잃은 한인 2만여 명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시다 총리는 8일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윤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힘을 합쳐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며 “윤 대통령 관저에 초대받아 개인적인 것을 포함해 신뢰 관계를 깊게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안보, 산업, 과학기술, 문화, 미래세대 교류 등과 관련해 철저한 후속 조치를 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독립유공자들이 묻힌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헌화와 분향을 한 데 대해서도 “(양국 관계의) 대단한 발전”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기시다 총리가 한국인의 마음을 열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기시다, 아슬아슬 반보 진전”… “尹, 징용 피해자 만나 소통해야” 한일 관계 양국 전문가 평가-제언‘한인 원폭 희생자 위렵탑 참배’ 진전… 日호응 부족한 측면 차근차근 가야문제 생겨도 셔틀외교 중단 말아야… 대북 억지력 높이며 대화도 모색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관계 회복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이 과거사 인식 등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강제징용 피해자와 국민에게 성의 있게 설명하는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은 데 대해 마음이 아프다”란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의 강제징용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이 원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韓 “기시다, 한일 현안에 나름대로 응답”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국 관계가 과거사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현재와 미래 협력 문제를 다루는 투트랙의 진정한 단계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특히 한인 원폭 피해자 위령탑 참배 합의를 두고 “일본이 자신들도 원폭 피해자라면서 한국인 피해를 눈감았던 이중 기준에서 벗어나 성의 있는 대응을 했다. 과거사를 이렇게 차근차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향해 개인적 유감을 표한 데 대해서도 일본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많았다. 신 전 대사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총리가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 데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면서도 “(일본이) 물컵의 절반을 채우는 과정에 있으니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신 전 주독일 대사는 “과거사 문제는 ‘이 정도면 됐겠다’ 하는 한(限·끝)이 없는 정서적 문제다. 그래서 아직은 일본의 호응 조치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짚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정부가 더 이상 일본에 요구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향을 세웠다면 윤 대통령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국민들도 피해자 멘털리티에서 벗어나고 과거와 현재, 미래의 균형이 맞춰질 때 제2의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도 도출될 수 있다”고 했다.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파견을 두고 “기시다 총리가 한국 국민들이 갖고 있는 기대와 우려, 바람에 대해 나름대로 응답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진 센터장은 “우리 국민들의 감정이 과학 데이터로만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양국이 투명한 정보 공유와 과학적 검증을 통해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일 안보협력에 대해 김 전 대사는 “대통령이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일본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건 잘한 일”이라며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우려해 유사시 도움받는 것을 봉쇄하고 차단하는 것은 안보 총력전에 반한다”고 조언했다. 신 전 대사는 “대통령이 미일과 과감하게 밀착하다 보니 반작용으로 대중국 관계에 대한 우려들이 많은데, 중국과 긴장을 조성하는 게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대국민 설명을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日 “예상보다 긍정적, 韓 기대 못 미쳐” 일본 내 대표 지한파 학자인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시선으로 보면 불만이 있는 건 이해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국내 반발을 감안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윤 대통령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역사 공동 연구에 참여했던 기무라 간(木村幹) 고베대 대학원 교수는 기시다 총리의 언급을 놓고 “3월 도쿄 정상회담 때보다는 한 걸음 나아갔지만 반보 진전된 아슬아슬한 수준으로 내놨다는 인상”이라면서도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2015년 아베 담화 수준까지는 가능했을 텐데 굳이 개인 입장이라고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고 했다. 오가타 요시히로(緒方義広) 후쿠오카대 교수는 “예상보다는 긍정적 발언”이었지만 “결국 일본 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고 한국 피해자나 시민단체, 일본에서 식민 지배 책임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만족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기미야 교수는 “(한일이)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높일 필요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대북 관여 정책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가타 교수는 “이제까지는 한일 간에 문제가 생기면 왕래를 끊고 이기려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향후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꾸준히 소통을 통해 셔틀 외교의 틀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며 유감 표명을 한 것에는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방일을 앞두고 3일 한국을 방문한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기시다 총리에게 (과거사 발언에)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이 발언을 전해 듣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한일 관계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할 말은 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한 전 당국자들에게도 “그건(과거사 문제는) 내게 맡겨 달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한국 내 비판이 거세지면 개선돼 가는 한일 관계가 거꾸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집권 자민당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파벌 ‘고치카이’는 세력 4위 소수파의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과거사 등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유감 표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육류를 좋아하는 기시다 총리는 한남동 관저 만찬 당시 한식 메뉴인 숯불 한우 불고기를 두 접시 비웠다고 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며 유감 표명을 한 것에는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방일을 앞두고 3일 한국을 방문한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기시다 총리에게 (과거사 발언에)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이 발언을 전해 듣고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한일 관계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할 말은 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한 전 당국자들에게도 “그건(과거사 문제는) 내게 맡겨 달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 대한 한국 내 비판이 거세지면 개선돼 가는 한일 관계가 거꾸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전했다.집권 자민당에서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파벌 ‘고치카이’는 세력 4위 소수파의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과거사 등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유감 표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7일 양국 정상과 핵심 참모만 참석하는 소인수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브리핑에서 전했다. 한편 육류를 좋아하는 기시다 총리는 한남동 관저 만찬 당시 한식 메뉴인 숯불 한우 불고기를 두 접시 비웠다고 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7일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해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 등과 협력해 나가는 게 일본 총리로서 나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마음이 아프다”고한 대목은 “나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명문화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주요 내용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3월 한일 정상회담 때보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한 진전된 발언을 내놓은 것. 윤 대통령은 “한국이 먼저 (과거사)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 감사하다. 한일 미래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 발표된 조치(과거사 해법)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가슴이 찡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3월 윤 대통령 방일 때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다. 이런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양국 정상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확장억제 강화(핵우산) 방안인 ‘워싱턴 선언’에 일본의 참여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은 한미 양자 간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면서도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한미일 확장억제 관련 질문에 “(한미일) 핵협의체 창설을 포함해 일미 일한 일한미 간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이 직접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현장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고 윤 대통령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국내의 우려 목소리 등을 감안해 도쿄전력 후쿠시마 1원전에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시찰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일본의 총리로서 자국민과 한국 국민의 건강,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많은 분 고통, 마음 아프다” 언급“역사인식 계승, 흔들리지 않을 것”… 피해자 유족 일부 변제금 수용에“쓰라린 기억에도 마음 열어줘 감동”… 유족들 “충분하지 않지만 의미 있어”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한 것은 3월 정상회담 발언보다는 한 걸음 진전된 발언으로 평가된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점을 확인한다”고만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선 이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내 생각 솔직하게 이야기” 개인적 유감기시다 총리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 차원에서 피해자들의 과거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두 차례 밝혔다. 과거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왕세자 시절인 201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70주년 당시 2월 생일 기자회견에서 “앞선 전쟁에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귀중한 목숨을 잃고 많은 분들이 고통스럽고(苦しい) 매우 슬픈(悲しい) 일을 겪은 것에 대해 매우 아프게(痛む) 생각한다”고 한 표현과 동일하다.다만 기시다 총리는 ‘마음이 아프다’는 발언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하는 말로 명확히 이해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개인 입장을 전제로 강제징용 피해자가 겪은 고통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의미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죄는 이날도 나오지 않았다.기시다 총리는 이날 “많은 분들이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 주신 것에 가슴이 찡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피해자 15명 가운데 10명이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해법으로 내놓은 3자 변제안을 수용해 유족 변제금을 수령한 사실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기시다 총리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하고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과의 협력이 총리로서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日 정부·당 만류”…일부 유족 “진전 기대”일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과 자민당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기시다 총리에게 방한 전 “후속세대에 짐을 물려주게 된다”며 “절대 사죄와 반성 입장을 표명해선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일본 외무성과 총리관저가 준비한 회의 및 회견 자료에도 이번 발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대통령실도 사죄와 관련된 내용은 한일 간 조율된 의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국이 먼저 (과거사) 얘기를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 감사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기시다 총리가 직접 한국 국민들에게 본인 입장을 진솔하게 설명했다는 건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갖고 사죄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일본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김규수 할아버지의 아들 김인석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일본이 기본 노선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정도가 최대치였을 것”이라고 했다. 히로시마 미쓰비시 피해자 이병목 할아버지의 아들 이규매 씨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셔틀 외교로 자꾸 만나다 보면 사죄 입장에도 진전이 있을 거라는 조그만 희망을 가져본다”고 전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9∼21일 열리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도중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사진)를 찾아 함께 참배한다. 한국 대통령이 이 위령비를 찾는 것도, 한일 정상이 함께 참배하는 것도 모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7일 기시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저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2차 세계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윤 대통령과)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도 함께 참배하는 것에 윤 대통령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한국인 위령비는 재일동포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주도로 1970년 건립됐다. 애초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추모하는 평화기념공원 밖에 설치됐지만 1999년 공원 내 현 위치로 이전 설치됐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은 원폭이 투하된 자리 인근에 조성된 곳으로 원폭의 상징 격인 원폭 돔, 기념관 등이 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1945년 당시 이 지역에는 10만여 명의 한인 동포가 살고 있었다. 원폭 투하로 2만여 명의 한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히로시마 원폭 사망자의 10분의 1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애초 G7 정상회의 참석차 히로시마를 방문하면서 이곳에서 참배하고 한인 원폭 피해자 및 후손과 만나는 방안을 검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먼저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함께 추모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며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표현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6년 5월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히로시마 위령비에 참배하면서 한국인 위령비는 찾지 않았다. 피해자 전체를 추모하는 위령비와 한인 위령비는 150m가량 떨어져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일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헌화 및 참배를 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국립현충원에 참배한 것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이후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부인 유코 여사,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장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등과 함께 분향 후 헌화하고, 한국의 순국선열을 향해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의 화환으로 헌화했다. 참배를 마친 다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각하의 한국 방문’이라는 뜻의 영어 문구가 적힌 방명록에 서명했다. 일본 총리의 현충원 참배는 1983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를 시작으로 역대 6차례 있었다. 아베 신조(2006년), 아소 다로(2009년) 전 총리 등도 재임 중 국립현충원에 참배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2010년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에서 산화한 46명의 용사들과 고 한주호 준위 묘소를 참배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 국가의 정상이 방문국의 현충 시설을 찾아가 그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기시다 총리도 한국 역사에 그런 존경을 표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이 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관례”라며 “기시다 총리로선 셔틀 외교를 재개한다는 자세를 한국 측에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현충원에 묻힌 순국선열 상당수가 6·25전쟁 전사자인 만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일본 정부가 시사했다. 2018년 일본 자위대 초계기 위협 비행 사건에 대해서도 일본 입장에서 한국 측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회담 종료 후 일본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한국 국회의원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상륙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다양한 양국 현안에 대해서는 각각의 입장에서 서로 발언했다”고 밝혔다.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주장을 폈다고 시사한 것이다. 일본 외무성은 2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독도를 방문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한국 측에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일본 측은 이와 관련해 자국의 입장에 근거해 한국 측에 억지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초계기-레이더 갈등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레이더 조사(照射·쏴 비춤)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 여러 현안에 대해 이번에 각각의 입장에서 서로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018년 12월 20일 동해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을 수색 중인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위협 비행을 했다. 일본은 당시 한국 해군이 자위대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쐈다고 주장했고, 한국 측은 오히려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 직후에도 기시다 총리가 회담에서 독도와 위안부 합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초계기-레이더 갈등에 대해 거론했다고 브리핑해 한일 정부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한 것은 3월 정상회담 발언보다는 한 걸음 진전된 발언으로 평가된다. 당시 기시다 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1998년 10월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내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점을 확인한다”고만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선 이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내 생각 솔직하게 이야기” 개인적 유감 기시다 총리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 차원에서 피해자들의 과거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두 차례 밝혔다. 과거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왕세자 시절인 201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70주년 당시 2월 생일 기자회견에서 “앞선 전쟁에서 일본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귀중한 목숨을 잃고 많은 분들이 고통스럽고(苦しい) 매우 슬픈(悲しい) 일을 겪은 것에 대해 매우 아프게(痛む) 생각한다”고 한 표현과 동일하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마음이 아프다’는 발언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하는 말로 명확히 이해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개인 입장을 전제로 강제징용 피해자가 겪은 고통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의미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사죄는 이날도 나오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많은 분들이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 주신 것에 가슴이 찡했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피해자 15명 가운데 10명이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해법으로 내놓은 3자 변제안을 수용해 유족 변제금을 수령한 사실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하고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과의 협력이 총리로서 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日 정부·당 만류”…일부 유족 “진전 기대” 일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과 자민당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기시다 총리에게 방한 전 “후속세대에 짐을 물려주게 된다”며 “절대 사죄와 반성 입장을 표명해선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일본 외무성과 총리 관저가 준비한 회의 및 회견 자료에도 이번 발언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도 사죄와 관련된 내용은 한일 간 조율된 의제가 아니었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한국이 먼저 (과거사) 얘기를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 감사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기시다 총리가 직접 한국 국민들에게 본인 입장을 진솔하게 설명했다는 건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갖고 사죄의 마음을 전하겠다는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김규수 할아버지의 아들 김인석 씨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일본이 기본 노선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정도가 최대치였을 것”이라고 했다. 히로시마 미쓰비시 피해자 이병목 할아버지의 아들 이규매 씨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셔틀외교로 자꾸 만나다 보면 사죄 입장에도 진전이 있을 거라는 조그만 희망을 가져본다”고 전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9~21일 열리는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도중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함께 참배한다. 한국 대통령이 이 위령비를 찾는 것도, 한일 정상이 함께 참배하는 것도 모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7일 기시다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저의 히로시마 방문 계기에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WCK 세계대전)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윤 대통령과)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도 함께 참배하는 것에 윤 대통령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한국인 위령비는 재일동포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주도로 1970년 건립됐다. 애초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추모하는 평화기념공원 밖에 설치됐지만 1999년 공원 내 현 위치로 이전 설치됐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은 원폭이 투하된 자리 인근에 조성된 곳으로 원폭의 상징 격인 원폭 돔, 기념관 등이 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1945년 당시 이 지역에는 10만여 명의 한인 동포가 살고 있었다. 원폭 투하로 약 2만여 명의 한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히로시마 원폭 사망자의 10분의 1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애초 G7 정상회의 참석 차 히로시마에 방문하면서 이곳에서 참배하고 한인 원폭 피해자 및 후손과 만나는 방안을 검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먼저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에 함께 추모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며 “말과 행동으로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표현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6년 5월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히로시마 위령비에 참배하면서 한국인 위령비는 찾지 않았다. 피해자 전체를 추모하는 위령비와 한인 위령비는 약 150m 가량 떨어져 있다. 한국인 고위 인사 중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재임 시절인 2010년 한국인 위령비에 참배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7일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해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 등과 협력해나가는 게 일본 총리로서 나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명문화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주요 내용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3월 한일 정상회담 때보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된 진전된 발언을 내놓은 것. 윤 대통령은 “한국이 먼저 (과거사)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 감사하다. 한일 미래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 발표된 조치(과거사 해법)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가슴이 찡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3월 윤 대통령 방일 때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다. 이런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양국 정상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확장억제 강화(핵우산) 방안인 ‘워싱턴선언’에 일본의 참여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은 한미 양자 간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라면서도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한미일 확장억제 관련 질문에 “(한미일) 핵협의체 창설을 포함해 일미 일한 일한미 간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전문가들이 직접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현장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고 윤 대통령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 요구 고려한 의미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 국내의 우려 목소리 등을 감안해 도쿄전력 후쿠시마 1원전에 한국 전문가들의 대한 현장시찰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일본의 총리로서 자국민과 한국 국민 건강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일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헌화 및 참배를 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국립현충원에 참배한 것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 이후 12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부인 유코 여사, 기하라 세이지 관방부장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등과 함께 분향 후 헌화하고, 한국의 순국선열을 향해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국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의 화환으로 헌화했다. 참배를 마친 다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각하의 한국 방문’이라는 뜻의 영어 문구가 적힌 방명록에 서명했다. 일본 총리의 현충원 참배는 1983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를 시작으로 역대 6차례 있었다. 아베 신조(2006년), 아소 다로(2009) 전 총리 등도 재임 중 국립현충원에 참배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2010년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에서 산화한 46명의 용사들과 고 한주호 준위 묘소를 참배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 국가의 정상이 방문국의 현충 시설을 찾아가 그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기시다 총리도 한국 역사에서 그런 존경을 표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이 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관례”라며 “기시다 총리로선 셔틀 외교를 재개한다는 자세를 한국 측에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현충원에 묻힌 순국선열 상당수가 6·25전쟁 전사사인 만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