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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일대에서 3일 최모 씨(22)가 무차별 습격 난동을 벌여 14명이 다친 가운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60대 여성이 끝내 사망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54명을 붙잡아 수사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3일 최 씨의 차에 치여 치료를 받던 이모 씨(64)가 6일 오전 2시경 숨을 거뒀다. 당시 최 씨는 어머니 소유의 차량을 운전해 서현역 일대를 돌진하며 5명을 들이받은 뒤 인근 백화점에서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했다. 이 씨가 사망함에 따라 경찰은 최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최 씨는 5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이 발생한 이후 6일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올린 54명이 검거됐는데, 이 중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었다. 4일 새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린 뒤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다가 검거된 20대 남성 허모 씨는 6일 살인예비와 특수협박 혐의로 구속됐다. 조사 결과 허 씨는 범행 직전 경찰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 이후 ‘살인 예고’ 글이 폭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자 검경은 구속 수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6일 “(살인 예고 글을 쓴) 피의자 검거 후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되는 경우엔 구속 수사를 적극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초동 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정 최고형으로 처벌되도록 엄정히 대처하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살인 예고’ 글 범인 대부분 10, 20대… “장난”이라지만 시민들 불안 경찰 ‘살인 예고 글’ 54명 검거“에버랜드서 다 죽인다” 글은 16세, “부산 서면서 칼부림”은 20대 해군“칼 소지해” “흉기 들고 뛰어다녀”… 공포 경험 시민들 ‘오인 신고’ 잇달아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린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를 모방한 ‘살인 예고’가 전국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에 게재된 ‘살인 예고’ 글 대부분이 장난이거나 홧김에 쓴 것으로 확인됐지만, ‘묻지 마 범죄’의 공포를 이미 경험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번화가 상대로 무차별 ‘살인 예고’ 경찰은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이후 이날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온라인에 올린 54명을 검거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작성자들은 공통적으로 인파가 많이 몰리는 장소를 범행 장소로 특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요즘 흉기 난동이 유행이라던데 나도 송도달빛축제공원에 가볼까’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는데, 이 공원에선 4일부터 사흘간 15만 명이 모여드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경찰은 즉시 경비를 강화하고 검거에 나섰지만 범행 관련 정황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살인하겠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A 군(16)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 군은 5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에버랜드 가는데 3시부터 눈에 보이는 사람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다 죽일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A 군은 어머니와 함께 에버랜드에 방문했는데, 경찰의 연락을 받은 어머니가 에버랜드 정문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에 A 군을 인계했다. 경찰은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자만 10명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40대 남성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 수원시 신분당선 광교역, 평택 시내 등에서 살인을 예고한 작성자들도 잇따라 검거됐다.● 작성자 대부분 10·20대…“장난삼아 올렸다”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검거된 이들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청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 동기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해서”, “술김에 장난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SNS에 ‘계양역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20대 해군 장병 B 씨는 “술에 취해 장난삼아 올린 글”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B 씨는 5일 자신의 SNS 계정에 “6일 서면(에서) 칼부림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인과 함께 술자리에 있던 B 씨를 검거해 헌병대로 넘겼다. 중학생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 글을 올려 붙잡힌 중학생 C 군은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걸 보고 나도 이런 글을 쓰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궁금했다”며 “장난으로 글을 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시민 불안감에 ‘오인 신고’도 이어져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범죄와 무관한 사람을 범죄자로 오인한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주택가에선 “어떤 아저씨가 칼을 소지하고 돌아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동네를 산책하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주방용 칼을 집으로 가져가던 상황이었다. 5일 경기 의정부시에선 검정 후드티를 입고 뛰어가던 10대 중학생을 두고 ‘남성이 흉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사복을 입은 경찰이 10대 중학생을 뒤쫓았고, 중학생이 놀라 달아나는 과정에서 경찰과 뒤엉키며 부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학생이 다친 부분은 죄송하다”고 말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과 밀물 썰물의 차이가 큰 대조기가 겹치면서 높은 파도로 인한 어선 전복 사고가 잇따랐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입수가 통제되기도 했다. 6일 경남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28분경 부산 강서구 눌차도 앞바다에서 해상조업을 하던 2t급 어선이 너울성 파도에 전복됐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 승선원인 A 씨가 전복 후 배의 실내 공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A 씨의 남편이자 이 배의 선장인 50대 남성 B 씨는 주변에서 조업하던 다른 선박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해경 관계자는 “B 씨가 구조된 직후 ‘아내부터 구해 달라’고 하더라”며 “수중 수색을 통해 A 씨를 물 밖으로 꺼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도 전복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오전 5시 46분경 거제시 장목면 저도 인근 바다에서도 1t급 연안복합선이 전복됐다. 거가대교를 지나던 차량 운전자가 전복 어선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사고 사실이 알려졌다. 창원해경은 경비함정과 연안구조대 등을 현장에 급파해 뒤집힌 배 위에 표류하던 60대 선장을 구조했다. 선장은 저체온증 외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창원해경 관계자는 “태풍과 대조기의 영향으로 해상에서 파도가 거세게 몰아쳐 소형 선박의 전복 사고가 잇따른다”고 설명했다. 수영 금지 구역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5일 오전 8시 16분경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약 100m 떨어진 바다에서 이안류에 휩쓸려 표류 중인 40대 C 씨와 50대 D 씨를 구조했다. 이안류는 파도가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현상을 뜻한다. 해경은 “지정된 물놀이 구역이 아닌 곳에서 입수했다가 높은 파도에 휩쓸렸다”고 설명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의 수영을 금지했다. 해운대구는 해안가로 치는 파도의 높이가 1m 이상이면 해수욕장 이용을 통제하는데, 대조기의 영향으로 파도가 4일은 1.5m, 5일은 1.2m로 높았다. 해수욕을 위해 부산을 찾은 관광객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가족과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부산시민 김모 씨(41)는 “어렵게 시간을 내서 해변을 찾았는데, 폭염으로 달궈진 백사장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하니 덥고 지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 해수욕장은 파고가 낮아진 6일 오후부터 수영이 허용됐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서울 관악구 신림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불특정 다수를 노린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를 모방한 ‘살인 예고’가 전국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에 게재된 ‘살인 예고’ 글 대부분이 장난이거나 홧김에 쓴 것으로 확인됐지만, ‘묻지마 범죄’의 공포를 이미 경험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번화가 상대로 무차별 ‘살인 예고’경찰은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21일 이후 이날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을 온라인에 올린 54명을 검거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작성자들은 공통적으로 인파가 많이 몰리는 장소를 범행 장소로 특정한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요즘 흉기 난동이 유행이라던데 나도 송도달빛축제공원에 가볼까’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는데, 이 공원에선 4일부터 사흘간 15만 명이 모여드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개최됐다. 경찰은 즉시 경비를 강화하고 검거에 나섰지만 범행 관련 정황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살인하겠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A 군(16)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A 군은 5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에버랜드 가는데 3시부터 눈에 보이는 사람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다 죽일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A 군은 어머니와 함께 에버랜드에 방문했는데, 경찰의 연락을 받은 어머니가 에버랜드 정문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에 A 군을 인계했다.경찰은 ‘인천 부평 로데오거리에서 여자만 10명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40대 남성도 붙잠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 수원시 신분당선 광교역, 평택시내 등에서 살인을 예고한 작성자들도 잇따라 검거됐다. ● 작성자 대부분 10·20대…“장난 삼아 올렸다”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가 검거된 이들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청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 동기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해서”, “술김에 장난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SNS에 ‘계양역 살인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10대 청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흉기난동 예고 글을 올렸다 붙잡힌 20대 해군장병 B 씨는 “술에 취해 장난삼아 올린 글”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B 씨는 5일 자신의 SNS 계정에 “6일 서면(에서) 칼부림할 예정”이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인과 함께 술자리에 있던 B 씨를 검거해 헌병대로 넘겼다. 중학생도 살인 예고 글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서 글을 올려 붙잡힌 중학생 C 군은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걸 보고 나도 이런 글을 쓰면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궁금했다”며 “장난으로 글을 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시민 불안감에 ‘오인 신고’도 이어져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범죄와 무관한 사람을 범죄자로 오인한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5일 오후 경남 사천시 주택가에선 “어떤 아저씨가 칼을 소지하고 돌아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동네를 산책하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주방용 칼을 집으로 가져가던 상황이었다.5일 경기 의정부시에선 검정 후드티를 입고 뛰어가던 10대 중학생을 두고 ‘남성이 흉기를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다. 당시 사복을 입은 경찰이 10대 중학생을 뒤쫓았고, 중학생이 놀라 달아나는 과정에서 경찰과 뒤엉키며 부상을 입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을 확인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학생이 다친 부분은 죄송하다”고 말했다.최미송기자 cms@donga.com인천=공승배기자 ksb@donga.com부산=김화영기자 run@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의 북상과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대조기가 겹치면서 높은 파도로 인한 어선 전복 사고가 잇따랐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입수가 통제되기도 했다.6일 경남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5일) 오전 7시 28분경 부산 강서구 눌차도 앞바다에서 해상조업을 하던 2t급 어선이 너울성 파도에 전복됐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 승선원인 A 씨가 전복 후 배의 실내 공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A 씨의 남편이자 이 배의 선장인 50대 남성 B 씨는 주변에서 조업하던 다른 선박의 도움으로 구조됐다.해경 관계자는 “B 씨가 구조된 직후 ‘아내부터 구해 달라’고 하더라”며 “수중 수색을 통해 A 씨를 물 밖으로 꺼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고 말했다.경남 거제 앞바다에서도 전복 사고가 발생했다. 3일 오전 5시 46분경 경남 거제시 장목면 저도 인근 바다에서도 1t급 연안복합선이 전복됐다. 거가대교를 지나던 차량 운전자가 전복 어선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사고 사실이 알려졌다. 창원해경은 경비함정과 연안구조대 등을 현장에 급파해 뒤집힌 배 위에 표류하던 60대 선장을 구조했다. 선장은 저체온증 외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창원해경 관계자는 “태풍과 대조기의 영향으로 해상에서 파도가 거세게 몰아쳐 소형 선박의 전복 사고가 잇따른다”고 설명했다.수영 금지 구역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5일 오전 8시 16분경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약 100m 떨어진 바다에서 이안류에 휩쓸려 표류 중인 40대 C 씨와 50대 D 씨를 구조했다. 이안류는 파도가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현상을 뜻한다. 해경은 “지정된 물놀이 구역이 아닌 곳에서 입수했다가 높은 파도에 휩쓸렸다”고 설명했다.부산 해운대구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의 수영을 금지했다. 해운대구는 해안가로 치는 파도의 높이가 1m 이상이면 해수욕장 이용을 통제하는데, 대조기의 영향으로 파도가 4일은 1.5m, 5일은 1.2m로 높았다. 해수욕을 위해 부산을 찾은 관광객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가족과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부산 시민 김모 씨(41)는 “어렵게 시간을 내서 해변을 찾았는데, 폭염으로 달궈진 백사장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하니 덥고 지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두 해수욕장은 파고가 낮아진 6일 오후부터 수영이 허용됐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국제우편으로 마약을 국내에 들여오려던 일당이 한미 공조 수사로 잇달아 적발됐다. 외국 세관에서 적발된 마약을 바로 수거하지 않고 일부러 국내로 배달되게 해서 수취인을 붙잡는 ‘국제통제배달(International Controlled Delivery)’ 기법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부산본부세관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 공조해 시가 1억 7000만 원 상당의 마약을 적발하고 피의자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세관은 지난해 12월 미국 LA에서 출발해 인천을 거쳐 부산으로 향하는 국제우편물에 마약이 있다는 정보를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으로부터 입수했다. 세관은 이 우편물이 배송지까지 그대로 도착하게 하고 이를 수령한 30대 남성 A 씨를 현장에서 적발했다. 세관은 메이플시럽 통에 액상대마 1.8㎏을 숨겨 들여온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A 씨를 구속했다. 세관은 A 씨가 캐나다 국적의 B 씨와 함께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회에 걸쳐 액상대마 2㎏과 대마초 350g 등을 국내에 밀반입해 유통했다는 점도 확인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B 씨를 검거했다. 세관은 지난해 12월 미국 LA에서 출발해 경남 양산으로 향하는 국제우편물에 비타민으로 위장한 코카인 47.49g과 알약류 마약인 MDMA 12.42g 등이 있다는 정보를 미국 수사기관을 통해 입수했다. 세관은 이 마약류가 목적지인 양산으로 배달되게 해 수령인인 50대 남성 C 씨를 검거했다. 세관은 C 씨가 4회에 걸쳐 마약류를 밀반입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이 밖에도 세관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으로부터 올 1월 도미니카에서 출발해 미국을 경유한 뒤 부산으로 향하는 화물에 코카인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해당 화물에서 코카인 28.7g을 적발했다. 초콜릿 볼의 내부에 비닐로 여러 겹을 감싼 진주알 형태의 코카인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세관은 부산지검 등과 공조해 해당 화물의 수취인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이동현 부산본부세관 조사국장은 “외국 수사기관에서 마약을 확인하고도 포장을 그대로 둔 채 국경을 이동시켜 최종 수령지에서 수취인을 붙잡는 국제통제배달 수사기법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마약류 밀수조직 소탕을 위해 앞으로도 효율적으로 이 기법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군 참전의날인 27일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며 “한미동맹을 ‘핵심 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세계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같은 선언문(proclamation)을 발표한 데 대해 화답하며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한 것. 윤 대통령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62명의 참전용사들 앞에서 “여러분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앞서 정전협정 70주년 선언문에서 “한미동맹은 전 세계 평화 안정과 번영의 핵심 축(linch pin)”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참전국 국기와 기념비, 전사자 묘역과 유엔군 위령탑을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의 유엔군 위령탑 참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일 안보 협력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밀착하면서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방북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무장 장비(무기) 전시회장을 돌아보며 신형 무기들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군과 미군이 운용하는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와 거의 같은 외관의 정찰용 무인기와 ‘하늘 위 암살자’라 불리는 미군의 공격용 첨단 무인기 ‘리퍼(MQ-9)’와 유사한 공격용 무인기가 등장했다. 북한은 27일 밤 평양에서 이른바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참전용사들, 유엔 합창단과 ‘어메이징 아리랑’ 함께 불렀다 정전 70주년 기념식 부산서 열려尹, 무대서 62명 참전용사 맞아… 어린 합창단원들 “잊지 않을게요”고국 부대서 흙 한줌 담아온 佛노병… 유엔공원에 잠든 전우 묘비에 뿌려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진정한 영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유엔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영화의 전당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다. ● 尹, 62명 참전용사와 일일이 악수 이날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에 이어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힘차게 입장하자 윤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참전용사 한 명 한 명을 맞이했다. 62명의 참전용사가 모두 호명됐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입장한 캐나다 참전용사 테드 에이디 옹을 자리로 직접 안내했다. 이른바 ‘영웅의 길’ 퍼레이드는 6·25전쟁에서 한국을 도왔던 참전용사들에 대한 극진한 예우와 경의의 의미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날 무렵 참전용사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전협정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유엔사령부의 역할은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식 하이라이트는 참전용사와 라포엠, 유엔소년소녀합창단 등 100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어메이징 아리랑’이었다. ‘어메이징 아리랑’은 미국인에게 사랑받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한국의 ‘아리랑’을 연결한 곡. 미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 패트릭 핀 옹(92)과 영국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93)은 벅찬 표정으로 합창단과 함께 ‘어메이징 아리랑’을 불렀다. 어린이 합창단원들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 참전 및 동맹강화·참전용사 명예선양에 기여한 호주 참전용사 고 토머스 콘론 파킨슨 옹과 미국 참전용사 도널드 리드 옹(91)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18세에 소총수로 참전했던 파킨슨 옹은 멜버른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했다. 고인을 대신해 딸 샤론 파킨슨 매코완 씨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 尹, 바이든 선글라스 끼고 유엔군 위령탑 참배 “6·25전쟁에 참전했던 학교 친구가 여기에 있어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프랑스인 참전용사 앙드레 다차리 옹(91)은 전우의 묘비 앞에 흰색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으며 묵념을 한 후 이렇게 말했다. 다차리 옹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70년 전 참전했던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기억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다차리 옹은 흰 봉투에 담아온 흙을 한 줌씩 꺼내 프랑스인 참전용사들의 묘비 앞에 흩뿌렸다. 이 흙은 프랑스 군인을 훈련하는 부대에서 퍼 왔다고 한다. 먼 한국 땅에 묻혀 있더라도 고국을 잊지 않길 바라는 뜻을 담아 가져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기념식에 앞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했을 때 선물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참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묵념하고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했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항이 이렇게 변할 줄 몰랐습니다. 어메이징(amazing)하네요!” 27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 북항재개발홍보관. 지팡이를 짚고 이곳에 들어선 캐나다인 참전용사 테드 에이디 옹(95)은 통유리창 밖으로 펼쳐진 부산항대교와 항만 재개발 현장을 보며 “7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네”라고 외쳤다. 미국과 룩셈부르크 참전용사인 90대 노병 둘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간직해 온 1950년대 부산 사진과 현재를 비교하기 바빴다. 이곳을 찾은 노병들은 모두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각국에서 배를 타고 부산항에 도착해 전장으로 투입됐다. 룩셈부르크 참전용사인 레옹 무아얭 옹(93)은 1949년 군대에서 전역했지만 6·25전쟁이 발발한 후 다시 자원해 입대했다. 무아얭 옹은 “당시 자유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던 한국이 나치군의 침략을 받았던 룩셈부르크와 비슷하다고 생각해 손을 들었다”고 했다. 또 “전투 중 부상을 입어 일본에 있는 병원에서 4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이후 귀국 명령을 받았지만 전우와 끝까지 임무를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에서 다시 부산항으로 한국에 돌아와 전장으로 향했다”고 돌이켰다. 미 해병1사단 소속으로 참전했던 해럴드 리처드 트롬 옹(95)은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에서 생사의 고비를 넘겼다. 압록강 부근까지 진격했던 그의 부대는 1950년 10월 말 중공군의 참전으로 밀려 흥남 철수 때 부산항으로 철수했다가 다시 북진했다. 노병들은 저마다 기억하는 부산항의 모습을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산의 모습은 여전히 똑같다”며 남구 신선대와 봉오리산을 가리키기도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70년 전 여러분 같은 참전용사들이 모두 거쳐 갔던 이곳 부산항은 이후 대한민국의 수출 전진기지로 역할을 했다. 이제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력 후보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참전용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랑스럽다”, “2030년까지 살아 있어야겠다”며 박수를 쳤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인생의 가장 꽃다운 나이에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진정한 영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서 “유엔 참전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영화의 전당은 6·25 전쟁 당시 유엔군의 주력 비행장이었다. ● 尹, 62명 참전용사와 일일이 악수 이날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에 이어 유엔군 참전용사 62명이 국방부와 유엔사 의장대 호위를 받으며 힘차게 입장하자 윤 대통령은 박수를 치며 참석용사 한 명 한 명을 맞이했다. 62명의 참전용사가 모두 호명됐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입장한 캐나다 참전용사 테드 에이디 옹을 자리로 직접 안내했다. 이른바 ‘영웅의 길’ 퍼레이드는 6·25전쟁에서 한국을 도왔던 참전용사들에게 극진한 예우와 경의의 의미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이 끝날 무렵 참전용사 한 명 한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전협정 7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엔군 사령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핵심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유엔사령부의 역할은 자유를 위해 연대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념식 하이라이트는 참전용사와 라포엠, 유엔소년소녀 합창단 등 100명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의 ‘어메이징 아리랑’이었다. ‘어메이징 아리랑’은 미국인에 사랑받는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한국의 ‘아리랑’을 연결한 곡. 미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미국 참전용사 패트릭 핀 옹(92)과 영국 참전용사 콜린 새커리 옹(93)은 벅찬 표정으로 합창단과 함께 ‘어메이징 아리랑’을 불렀다. 어린이 합창단원들은 무대 아래로 내려와 참전용사의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감사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25전쟁 참전 및 동맹강화·참전용사 명예선양에 기여한 호주 참전용사 고 토마스 콘론 파킨슨 옹과 미국 참전용사 도널드 리드 옹(91)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18세에 소총수로 참전했던 파킨슨 옹은 멜버른 한국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했다. 고인을 대신해 딸 샤론 파킨슨 맥코완 씨가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尹, 바이든 선글라스 끼고 유엔군 위령탑 참배“6·25전쟁에 참전했던 학교 친구가 여기에 있어요.”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프랑스인 참전용사 안드레 다차리 옹(91)은 전우의 묘비 앞에 흰색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으며 묵념을 한 후 이렇게 말했다. 다차리 옹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70년 전 참전했던 우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기억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다차리 옹은 흰 봉투에 담아온 흙을 한 줌씩 꺼내 프랑스인 참전용사들의 묘비 앞에 흩뿌렸다. 이 흙은 프랑스 군인을 훈련하는 부대에서 퍼왔다고 한다. 먼 한국 땅에 묻혀 있더라도 고국을 잊지 않길 바라는 뜻을 담아 가져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기념식에 앞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군 위령탑을 찾아 참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방한했을 때 선물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참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유엔군 위령탑에 헌화·묵념하고 유엔군 전사자를 추모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앞둔 가운데 부산 기장군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나섰다. 기장군은 21일 기장수협과 ‘수산물 방사능 검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협약은 관내에서 어획되고 위탁 판매되는 수산물의 방사능 수치 등을 상시 확인해 오염수 괴담에 따른 지역 수산물 소비 감소 피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맺어졌다. 협약에 따라 기장군은 군이 보유하고 있는 방사성핵종분석기 가운데 2대를 기장수협 위판장에 설치한다. 기장수협은 수산물의 시료 채취와 방사능 측정을 맡게 된다. 또 기장군은 방사능 검사의 기술 지원을 위해 주 1회 이상 기장수협 위판장을 방문한다. 이상 수치가 발견되면 전문기관인 부경대 방사선과학기술연구소, 고리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에 원인 조사를 맡기고 후속 조치를 이행한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이주민이 통역 지원을 받지 못해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주민 통번역센터 링크(LINK)의 김나현 센터장(49)은 21일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이주민과함께 사무실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부산시가 지난해 예산보다 절반으로 삭감한 이주민 통번역 지원사업 예산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5년 베트남에서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들어와 정착한 김 센터장은 2012년부터 이주민이 병원에서 의료진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치료받을 수 있게 통역을 지원하는 링크에서 근무하고 있다. 링크는 이주민 인권 단체인 ㈔이주민과함께의 부설 기관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기본적인 한국어 소통은 가능하지만 의료 용어를 어렵게 느껴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전문 통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도움을 받아 이주민 통번역 지원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 구축한 링크가 알려지면서 사업이 점차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주민 의료통번역 서비스는 2012년 부산시로부터 500만 원을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예산은 매년 증액돼 지난해 1억 원까지 늘었다. 그런데 올해는 절반으로 삭감된 5000만 원이 책정됐다고 한다. 이에 통역가에게 지급되는 활동비를 줄일 수밖에 없어 올해 부산의료원에서 제공되는 베트남과 필리핀, 러시아 등의 통역 지원 횟수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센터장은 “통역 비용으로 한 달에 500만 원 넘게 지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려고 링크의 문을 두드렸을 이주민에게 얼마나 아픈지 경중을 물어 통역 지원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 예산 부족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하는 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부산의료원 측에서도 이주민이 통역가 없이 방문할 경우 “정확한 진단을 설명하려면 통역가가 필요하다”며 돌려보내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김 센터장은 “동네 병원에서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진단을 받은 환자가 부산의료원 등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려고 하다가 통역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게 된 셈”이라며 “아플 때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시가 예산을 다시 증액하고 컨트롤타워 등을 설치해 더 확대된 이주민 지원 정책을 펼쳐 주길 바랐다. 김 센터장은 “의료 분야 외에도 사법과 교육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이주민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다양한 언어의 통역을 상시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확대된 이주민 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주민은 한국과 한국인의 동반자”라며 “이주민은 한국인을 대신해 농어촌과 제조업 노동 현장에서 궂은일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는 이주민을 동등하게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 대부분이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입국했지만 편견과 차별 등으로 인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주민 상당수가 불법 체류하고 있다는 편견이 담긴 시선을 불편하게 여긴다는 것. 그는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최장 체류 기간은 4년 10개월”이라며 “비자 만료 등으로 인한 미등록 체류 이주민은 20% 이하이며 대부분이 정식 비자를 발급받아 열심히 일하는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D3(기술연수)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에 3년 머물며 일하는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1995년 입국했다. 연제구 어망공장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해 두 자녀를 낳았다. 그는 2006년부터 이주민 인권단체인 ㈔이주민과함께의 활동가로 일하며 한국어 교실 등을 열고 베트남 이주여성의 국내 정착을 돕고 있다. 김 센터장은 “노동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이주민 노동자가 산업재해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주민이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최근 교권 침해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3학년 학생이 수업시간에 여교사를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중순 부산 북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A 군이 수업 도중 교사 B 씨의 얼굴을 폭행하고 몸을 발로 차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 모습을 지켜본 다른 학생들이 동료 교사를 불러왔고 이후 A 군은 교실에서 분리됐다. B 씨는 골절상을 입고 5주가 지난 현재까지 병가를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올 3월에도 A 군의 행동을 제지하다 A 군의 팔에 맞아 얼굴과 가슴을 다쳐 6일간 병가를 냈다. 수업시간에 훈계를 했다가 돌발 행동을 하는 A 군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르면 24일 해당 초등학교를 찾아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라며 “B 씨를 지원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B 씨는 주변에 “매일 밤 악몽을 꾸고 있다”는 등 괴로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 양천구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교사를 폭행해 전학 처분을 받는 등 연이은 교권 침해 사례가 보도되면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보호 대책을 발표한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할 경우 유일한 구제책인 교권보호위원회가 학생 징계의 실효성을 갖추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기자회견에서는 이를 보완하는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교육청은 앞서 21일 부산교사노조 등 교원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교원 보호를 위한 사법 절차 지원의 필요성, 일선 교사의 악성 민원 응대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1일 집중호우로 부산 사상구 학장천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60대 여성 A 씨를 찾는 작업이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수색당국은 A 씨가 바다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해상 수색을 강화하고 나섰다. 남해해양경찰청은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사하구 다대포 근처 해상과 가덕도 주변을 집중 수색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해경의 수색에는 헬기 1대와 100t급 경비함정 1척, 20t급 연안구조정 20척이 투입됐다. 소방과 경찰은 여태껏 A 씨가 실종된 학장천과 낙동강 하구의 수색에 집중했다. 소방 당국은 드론과 원격 수중탐사 장비 등을 투입해 학장천 상하부와 낙동강 하구 등에서 A 씨를 찾지 못했다. 이에 해경은 A 씨가 바다로 떠밀렸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해상 수색에 돌입한 것. 해경의 수색 범위에 든 가덕도 해상은 A 씨의 실종 지점과 약 20㎞ 떨어진 곳이다. 채광철 남해해경청장은 “19일 부산 영도구 부산항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찾아 60대 여성으로 보이는 이가 바다에 표류하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주변 선박의 선주에게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도 낙동강 등을 표류했던 A 씨가 가덕도 쪽 육지 방향으로 떠밀렸을 것으로 보고 의용소방대원 215명을 투입해 가덕도 해안가를 수색하고 있다. 보트로 낙동강 하구를 살피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애타게 A 씨를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수색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평가를 안 하면 자신의 성적이 평균에 얼마나 못 미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줄 세우기가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기 위한 평가는 필요합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61)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년 동안 진보 성향 교육감이 부산 교육의 수장을 맡으면서 깜깜이 교육이 이어졌고 결국 부산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수도권 주요 대학 입학생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부산이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1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또 하 교육감은 “세밀한 평가와 맞춤형 보정 학습을 통해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런 방침에 따라 중위권 학생의 학력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학력신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 국내 첫 중1 국영수 전수평가 시행 지난해 하 교육감 취임 후 부산 학교들은 교육부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맞춤평가)에 적극 참여했다. 최근 2차례 치러진 맞춤평가에 전국적으로 16만여 명의 초중고교생이 참여했는데 이 중 부산 학생이 약 38%(6만여 명)를 차지할 정도다. 부산시교육청은 올 9월 모든 중학교 1학년생을 대상으로 ‘부산형 학업성취도 평가(BEST)’를 시행할 계획이다. 172개 학교 학생 약 2만6000명이 국어와 영어 각 25문항, 수학 20문항을 풀게 된다. 내년에는 중2까지 확대 시행되며, 5년 뒤에는 모든 중고교생이 시험을 치르게 된다. 하 교육감은 “예를 들어 ‘A 학생은 수학 이차방정식이 평균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등 학생 개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진단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평가를 통한 학력 진단 결과에 따라 보충학습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올 10월부터 인공지능(AI) 교육 시스템인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을 활용하기로 했다. 수학의 이차방정식을 이해 못 한 학생에게 이차방정식 온라인 강좌와 연습문제를 제공하는 식이다. 과목별 평가 결과 추이가 추적 관리되면서 맞춤형 교육도 가능해진다. 기초학력이 평균에 못 미치는 학생에게는 BASS 외에 맞춤형 튜터 강사를 지원할 방침이다. 하 교육감은 “학교 교사와 AI 교사가 중하위권 학생을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 교육청 등에서도 BEST와 BASS에 대한 관심이 크다. 서울 강원 등에서 7개 기관이 BASS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부산시교육청을 찾았다고 한다.● “학력 신장으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 하 교육감은 학력 신장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올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4시간 동안 서부산권 학생 148명을 상대로 ‘일반고 지역연합 심화학습’을 진행 중이다. 교육열이 높고 입시학원이 많은 해운대구 등 동부산권 학생에 비해 서부산권 학생의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 교육감은 “수학이 부족한 학생은 A고교, 영어가 뒤처지는 학생은 B고교에 모여 해당 과목 교사로부터 보강수업을 듣는 식”이라며 “공교육이 ‘일타 강사’를 제공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규 수업 전 20분 동안 체육활동을 하는 ‘아침 체인지(體仁智)’ 사업도 확대한다. 하 교육감은 “오전 일찍 몸을 움직인 덕에 수업 때 잠자는 학생이 줄고, 급식 잔반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경남 남해 출생 △부산산업대(현 경성대) 법학과 졸업 △부산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환경단체인 부산그린트러스트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비키)와 15일 부산 해운대구 APEC나루공원 북단의 그린큐브공원에 조성된 ‘어린이 기후정의 비키숲’에 수국과 애기동백 등을 심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비키숲은 두 기관이 지난해 어린이해방선언 100년을 기념해 지난해 400㎡ 규모로 만든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공원이다. 그동안 높이가 2m가 넘는 곰솔 등의 키 큰 관목을 식재했는데, 이날 두 기관은 이보다 작은 식물인 애기동백과 수국, 무궁화 등을 심었다. 큰 나무 아래 공간에 꽃이 아름다운 작은 식물을 더 심어 생물다양성과 경관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애초 13일 회양목과 흉가시나무, 붉나무 등 100그루의 관목류를 심는 행사가 예정됐다가 집중호우로 이날로 행사가 연기됐다. 이날도 비가 내리면서 5그루만 심었다. 나머지는 장마가 그치면 다시 식재할 예정이다.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인류의 욕심으로 지구 곳곳의 동식물 서식지가 파괴됐고 이에 따른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어린이에게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비키숲을 조성하고, 숲 안에 다양한 식물을 심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파업 이틀째인 14일에도 전국 병원에서 입원 대기가 길어지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중증 응급 환자가 표류하다 골든 타임을 놓치는 등의 ‘의료 대란’은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부산 부산진구 인제대부산백병원은 환자로 북적였다. 병원은 “인근 병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환자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우리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서구 고신대병원 응급실도 환자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1, 2시간 길어졌다. 서울에서도 13일 밤 무릎을 다친 40대 중반 남성이 병상을 찾지 못해 119구급차에 탄 채 2시간가량 헤매는 일이 있었다. 다만 전국 상황을 종합했을 때 부산·경남 지역을 제외하면 혼란은 크지 않았다.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의료기사 등으로 이뤄진 보건의료노조는 당초 예정대로 14일 오후 5시를 기해 총파업을 종료했다. 다만 일부 병원 노조원은 총파업과 별개로 개별 투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산대병원지부는 500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60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벌였다. 대구 부산 세종에서도 시위를 이어갔다. 노조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 대 5 수준으로 간호사를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언제까지’ 간호 인력을 확충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노조는 간병인 없이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라고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노조의 간호 인력 확충 요구에 공감한다면서도 막대한 예산과 건강보험 재정이 드는 정책인 만큼 점진적으로 늘려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전국이 일시에 시행할 경우 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질 우려가 커 비수도권부터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과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도합 8500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도심 집회를 벌였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13일 오전 7시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이틀간의 총파업에 들어갔다. 의료 현장에서는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이 병원 문턱에서 발길을 돌리고, 병원과 병원 사이에 숨 가쁘게 환자가 이송되는 등 혼란이 현실화됐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고, 대통령실은 “정치 투쟁에 타협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의 한 권역응급의료센터에는 간에 농양(고름)이 찬 28세 남성이 실려 왔다. 응급실 의료진은 환자의 배에 관을 꽂아 농양을 빼는 긴급 시술을 했지만 상태가 악화하면 패혈증으로 번질 위험도 있었다. 상태를 지켜봐야 하는데 파업 때문에 가동 가능한 병상이 없었다. 결국 이 환자는 배에 꽂은 관을 그대로 단 채 인근 중소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는 “옮겨진 병원에선 농양 배출 시술을 못 하기 때문에 다시 농양이 차오르면 우리 병원으로 재이송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한 건 2004년 ‘의료 민영화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이날 전국 145개 의료기관 소속 간호사와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인력 4만5000여 명(노조 측 추산)이 파업에 참여했다. 응급실 인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파업 참여가 제한된다. 하지만 일반 병상 근무 의료진이 파업에 참여하면 응급실까지 ‘도미노 여파’가 미친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응급실 진료에 차질이 생긴 병원은 최소 15곳으로 늘었다. 이 중 11곳은 중증 응급환자를 최종 치료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혹은 권역외상센터였다. 같은 날 오전 당정은 국회에서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총파업 대책을 논의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보건의료노조가 민노총 파업 시기에 맞춰 정부 정책 수립과 발표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불법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가동해온 의료기관 파업 상황점검반을 이날 중앙비상진료대책본부로 전환하고, 지방자치단체별 대책본부를 구성해 진료 차질에 대응하기로 했다.이날 보건의료노조는 오후에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거리 집회도 열었다. 주최 측 추산 2만 명이 참가했다. 14일에도 서울 세종 부산 광주 등 4개 지역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노조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 대 5로 인력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시행, 임금 10.73%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산소마스크 쓴 채 응급환자 ‘표류’… “소아환자도 받아줄 곳 없어” 파업에 응급의료 마비 위기119구급차, 병원앞 줄지어 기다려전광판엔 ‘응급실 대기환자 25명’“보호자 대기실까지 환자 들어차” 13일 오전 부산 서구 동아대병원 응급실 앞. 119구급차와 사설 구급차 여러 대가 비상등을 켠 채 줄지어 서 있었다. 구급대원들이 다급하게 뛰어다니며 환자를 들것에 실어 옮겼다. 코에 산소마스크를 쓴 한 중년 환자는 병원에 도착했으나 응급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다시 119구급차에 실려 떠났다. 응급실 병상 39개가 포화상태라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부산 지역 응급실, 응급의료 마비 이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소속 의료인력 4만5000여 명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지방 병원 응급실부터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대체 병원을 찾기 어려운 지역 거점병원들이 제 기능을 멈추자 인근 병원들까지도 응급의료가 마비됐다. 파업은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 의료 인력들이 참여했다. 동아대병원은 보건의료노조의 파업 대상이 아니지만, 인근 부산대병원이 파업하면서 받지 못하게 된 응급환자들을 떠안게 됐다. 이날 동아대병원 응급실은 보호자 대기실까지 환자들이 들어찼다. 몇몇 환자는 복대를 찬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쉬었고, 병상이 없어 의자에 드러누운 환자도 있었다. 폐부종을 앓는 80대 아버지를 모시고 이 병원을 자주 찾는다는 50대 여성 김모 씨는 “환자들이 보호자 대기실에서 대기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병원들도 사정이 비슷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응급실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병상 24개가 다 찼고, 환자 3명이 추가로 대기 중이었다.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도 병상 23개 중 22개를 사용 중이었다. 부산 지역 응급 의료진들은 특히 소아 응급환자 진료 차질을 크게 우려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평소에도 부산에선 소아 응급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어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보내는 일이 잦은데, 이번엔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마저 파업으로 사실상 운영이 중단돼 걱정된다”고 했다.● 포화, 또 포화… 35km 밖 병원까지 여파파업의 ‘풍선 효과’는 전국에서 나타났다. 서울에선 12일 오후 70대 노인이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해 119에 신고했지만 파업 중인 국립중앙의료원과 한양대병원 응급실은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1시간 10분 만에 영등포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13일 오전 7시경엔 자전거 사고로 다리가 부러진 60대 환자가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한양대병원 응급실로 재이송됐다. 하지만 여기서도 입원하지 못했고 또다시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수술 가능 병원이 적은 비수도권에서는 파업의 여파가 더 극명했다. 이날 오후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은 “응급실 소아 구역과 소생실을 제외한 모든 병상이 가득 찼다”고 공지했다. 중구 충남대병원이 보건의료노조 파업으로 응급입원 병동을 축소 운영하자 건양대병원으로 환자가 몰린 것. 충남대병원은 이날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에게 ‘입원 진료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안내한 뒤 동의한 경우에만 들여보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우리 응급실엔 하루 평균 120∼130명의 환자가 오는데, 오늘은 절반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와 전남은 권역 내 중증 응급환자를 책임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4곳 가운데 목포한국병원을 제외한 3곳이 전부 파업으로 진료 차질을 겪었다.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실은 인근 병원들에 ‘환자 전원(轉院·병원을 옮김)시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전남 순천시 성가롤로병원 응급실은 경증 환자를 퇴원시키거나 돌려보냈다. 전북도 상황이 비슷했다. 전주시 전북대병원이 파업 여파로 12일 ‘산부인과 응급 입원 및 수술 불가’를 통보한 데 이어 13일엔 응급 투석 환자도 받지 못한다고 고지하자 약 35km 떨어진 익산시 원광대병원까지 여파가 미쳤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중앙응급의료센터 병상 상황판에는 원광대병원 응급실 병상 31개가 가득 찼고 대기 환자가 25명이나 더 밀려 있다고 표시됐다. 비수도권의 한 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평소에도 지방 응급수술은 의료진 부족 탓에 위태로운데 이번 파업으로 한계가 드러났다”고 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응급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지방 국립대병원뿐 아니라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 주요 병원 응급실에서도 진료 차질이 생기며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2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 서울에서 유일한 외상센터를 운영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은 10일 119종합상황실과 다른 병원들에 ‘환자 이송 및 전원(轉院·병원을 옮김)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안암병원과 경희대병원도 12일 같은 조치를 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파업으로 입원 병동이 사실상 폐쇄되고 응급실 병상이 가득 차 새 환자를 못 받고 있다”고 했다. 지방 국립대병원 가운데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병원은 “파업으로 인해 심정지와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환자 외에는 수용이 불가하다”라고 소방 당국에 알렸다. 전북 전주시 전북대병원도 산부인과 응급 수술과 입원을 중단했다. 부산대병원은 중증외상 환자를 최종 책임지는 권역외상센터마저 진료 차질을 빚으며, 11일 갈비뼈가 부러진 60대 여성 환자가 390km 떨어진 경기 지역을 포함한 전국 병원에 병상을 수소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노조 측은 13, 14일 이틀간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지만 일부 병원에선 진료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파업에 중증환자 병상찾아 전국 수소문… 암수술뒤 떠밀려 퇴원 의료파업 응급진료도 차질입원실 폐쇄 “파업 끝나면 오시라”병상 회전 안돼 응급실 연쇄 포화환자들 “갑자기 나가라니 걱정”12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앞. 평소와 달리 환자를 실은 119구급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을 앞두고 소방 당국에 ‘응급 이송 자제’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 병원은 전체 입원 병상의 80%를 폐쇄하느라 이날 수술 후 회복이 덜 된 환자를 퇴원시키며 ‘파업이 끝나면 다시 입원해달라’고 안내했다.● 서울 주요 병원 “응급실 포화” 응급실은 노동조합법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파업이 금지돼 있다. 그런데도 파업 여파가 응급실에 미친 이유는 ‘병상 회전’이 막혔기 때문이다. 중증 응급환자는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은 뒤 수술실이나 중환자실로 옮기고, 회복되면 일반 입원 병실로 옮긴다. 그런데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에 간호사 등 의료진이 대거 참여하면서 일반 입원 병동을 유지할 수 없게 됐고, 중환자실과 응급실에 그대로 환자들이 머물면서 새 응급환자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파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13일 오전 7시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권역응급의료센터인 한양대병원이 그렇다. 12일 오후 6시 기준 이 병원 응급 중환자실은 병상 20개가 모두 차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 환자 중 7명은 일반 입원 병실로 옮겨도 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라며 “곧 새 환자를 못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평소 응급입원이 어려운 지방에서는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하다. 부산 동아대병원은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상이 아니지만 12일 오후 2시경 ‘모든 응급환자 수용 불가’를 통보했다. 평소 부산 내 중증 응급 환자를 나눠서 진료하던 부산대병원 응급실의 기능이 파업을 앞두고 사실상 마비되면서 동아대병원에 환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하는 국립대병원들의 파업 여파가 지역 다른 병원들의 응급의료 마비로 이어지는 것이다.● 반강제 ‘조기 퇴원’에 환자 혼란 갑자기 서둘러 퇴원해야 하는 입원 환자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부산대병원 1층 원무과 앞에서 만난 김시현 씨(45)는 “어머니가 심한 잇몸 염증으로 4주간 입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는데 1주일 만에 퇴원하게 됐다”라고 하소연했다. 한 환자는 암 수술을 받은 지 이틀이 지나지 않아 진통 주사를 맞고 있지만, 파업 영향으로 퇴원이 결정됐다. 입원 병동은 불이 꺼진 채 텅 빈 반면에 병원 앞은 퇴원 환자를 태워 가려는 사설 구급차들로 붐볐다. 다른 병원들도 상황이 비슷했다. 원인 불명의 장출혈로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에 입원했다가 인근 중소 병원으로 갑자기 옮기게 된 A 씨(64)는 “주치의가 발병 원인을 집중적으로 추적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낯선 병원으로 옮기게 돼 걱정된다”고 했다. 이 병원은 입원 환자 900여 명 가운데 심장이식 대기 환자 등 중증 환자 100여 명을 뺀 나머지를 전부 퇴원시켰다. 전북 전주시 전북대병원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진이 기존 3교대에서 2교대로 업무 강도를 높였지만 응급을 제외한 수술은 환자와 상의해 일정을 미루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 인력을 확충해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평균 환자 수를 현행 16명에서 5명으로 줄여달라고 보건복지부와 각 병원에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가 2021년 ‘9·2 노정합의’와 올 4월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통해 이런 목표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 없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복지부는 파업 참가자들의 현장 복귀를 요청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파업 대상인 18개 상급종합병원 원장들과의 긴급상황점검회의에서 “정부가 의료현장 개선을 위해 여러 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파업은 정당하지 않다”며 “노조는 파업계획을 철회하고 환자 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양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이렇게 쫓아내듯 내보내는 게 말이 됩니까.” 12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1층 원무과 앞에서 만난 최모 씨(72)는 “의료진 파업으로 환자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씨는 간 염증으로 6일 전 입원했다고 했다. 최 씨는 “의료진이 영도구의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을 것을 안내했지만, 그 병원에서 나를 받아줄지 가봐야 알 수 있다. 2주 정도 입원 치료가 더 필요한 상황인데 의료 파업 탓에 원치 않는 퇴원을 하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을 하루 앞둔 이날 부산대병원 원무과 접수대는 온종일 북적거렸다. 병원 관계자는 “통상 퇴원환자는 오전에 주로 원무과를 찾는다. 오후에는 퇴원한 환자가 비운 병실에 들어가려는 입원 환자가 많다. 그런데 오늘은 늦은 오후까지 퇴원환자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곳에서 만난 환자와 보호자들은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따른 전원 및 퇴원 방침에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어머니 퇴원 절차를 마치고 동아일보 기자를 만난 김시현 씨(45)도 발을 동동 굴렀다. 김 씨는 “80대 어머니가 잇몸 염증으로 얼굴 전체에 고름이 퍼져 1주일 전부터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4주 입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파업 탓에 퇴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의료진이 통원 치료를 안내했지만 집에서 병원까지 왕복 2시간이나 걸린다”며 “출근도 해야 하는데 어머니와 어떻게 병원에 다닐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일부지만 의료 파업을 응원하는 환자도 있었다. 안모 씨(54)는 “60대 남편이 7개월 전 교통사고로 여전히 온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간호사가 의료 파업을 앞두고 전원해야 한다는 안내를 한 달 전부터 해왔고, 좋은 병원으로 옮길 수 있게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부산대병원 입원 병동의 병실은 텅 빈 곳이 꽤 있었다. 8층의 한 병실에는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 외과 수술 등을 끝내고 재활 중이던 환자 5명이 지냈던 이 병실은 전날 4명이 퇴원했다. 남은 1명마저 이날 오전 퇴원하면서 병실 불이 완전히 꺼졌다. 이 병원의 한 간호사는 “8층 병실 13곳에서 최대 38명의 환자가 입원할 수 있다”며 “지금 5명밖에 안 남았는데 모두 급한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퇴원 시 감염 등의 위험이 큰 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측은 약 20개 병동에 1100여 명이 입원해 있었는데, 이날 오후까지 500여 명만 남고 모두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측은 “중환자 20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 역시 파업이 시작되는 13일 오전까지 모두 퇴원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파업이 시작되면 남은 환자를 2, 3개 병동에 모아 관리할 방침이다. 부산대병원은 전체 직원 3600여 명 가운데 의사와 보건의료노조 미가입 직원 등을 뺀 2000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보건의료노조는 13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 뒤 14일 오후 1시 부산역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이번 파업은 부산대병원과 고신대병원, 부산의료원 등 17개 병원, 약 8000명이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와 공공의료 확충, 보상 확대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서울과 부산에 1시간에 75mm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11일 갑자기 불어난 하천에 휩쓸려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호우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강원 내륙, 남부지방 등에선 짧은 시간에 ‘양동이로 퍼붓듯’ 비가 쏟아지며 하루 100mm이상 비가 내린 곳도 속출했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9분경 경기 여주시 창동 소양천변 산책로를 걷던 A 씨(75)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력 77명과 펌프차 등 장비 12대를 투입해 3시간가량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A 씨는 실종 지점에서 100여 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A 씨가 휩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사상구에선 오후 3시 34분경 폭우로 불어난 학장천 인근에서 3명이 급류에 휩쓸렸다. 경찰과 소방은 오후 3시 56분경 구명정과 사다리를 이용해 60대 여성을 구조했고, 근처에 있던 70대 남성은 스스로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하지만 또 다른 60대 여성 B 씨가 실종돼 구조 당국은 100여 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 폭우 속 퇴근길 ‘혼란’…신축 아파트 침수도이날 수도권에선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서울에선 노들로에서 올림픽대교 하남 방향 진입 연결로가 침수돼 전면 통제됐다. 서울 동작구와 구로구에는 각각 시간당 76.5mm, 72.5mm의 폭우가 쏟아져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6분경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금천구청역 구간의 열차 양방향 운행이 16분 동안 중단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시간당 65mm 이상 강한 비가 내릴 경우 운행을 중단한다는 내부 규정 때문에 운행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3일 입주를 시작한 인천 서구의 약 5000채 규모 대단지 아파트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는 집중 호우로 커뮤니티 시설이 침수됐다. 3층 외벽에서 1층 테라스로 물이 쏟아졌고 지하주차장도 침수됐다. 입주 4개월차인 서울 강남구의 3375채 대단지 아파트 ‘개포자이프레지던스’도 침수 피해를 겪었다. 단지 곳곳이 물에 잠겼고 지하주차장에도 빗물이 차올랐다. 이곳은 지난달에도 누수와 침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저녁 이후 빗줄기는 잦아들었지만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된 탓에 주요 간선도로에선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어린이집 천장 붕괴…사고 속출전국 곳곳에선 폭우로 도로가 유실되고 건물이 부서지는 등 각종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9분경에는 광주 북구 운암동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천장이 무너졌다. 당시 보육실에선 원생 10여 명이 점심을 먹고 난 후 양치를 하고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미리 어린이들을 대피시켰다”고 했다. 이날 광주 지역에는 시간당 50mm 이상의 비가 내렸는데 광주소방본부에 100여 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이날 대구에서도 78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11일 오후 7시 기준 누적강수량은 서울 서초 114.0mm, 경기 하남 118.5mm, 부산 해운대 111.5mm, 강원 원주 106.5mm 등을 기록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10일 오전 8시 반경 부산시교육청 지상 주차장. 업무 시작 전이지만 차를 댈 공간을 찾을 수 없었다. 청사 뒤편의 철골 구조로 지어진 3층짜리 주차장도 마찬가지. 직원 550명이 상주하는 청사에 확보된 주차면 수가 311면에 불과하다. 만성적인 주차난이 계속되는 이유다. 한 직원은 “학부모와 시민이 민원을 보러 이곳을 찾을 때마다 주차공간이 없어 쩔쩔매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은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부산도시철도 양정역에서 교육청까지의 거리는 약 1.2km. 도보로 이동하려면 왕복 10차로의 도로를 건너야 한다. 시내버스 5대가 다니는 가장 가까운 정류장도 청사에서 400m 떨어져 있다. 부산시교육청의 신축 이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교육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교육청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 1987년 건립돼 36년이 지난 청사 곳곳이 노후화된 데다 사무실과 회의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이 올 3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사 신축 이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전남미래연구원에 3200만 원을 들여 의뢰한 용역 결과 청사 이전 추진이 합당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시교육청은 11일 밝혔다. 이 용역에서 신청사의 후보지로 부산시청 뒤편 주차장과 서면 놀이마루 부지가 적합하다고 제시됐다. 하지만 여론 수렴 과정에서 다양한 후보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는 만큼 입지를 확정하는 데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청 직원 1737명 중 77.2%(1340명)가 청사 이전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891명 중 찬성 의견은 55.9%(498명)였다. 청사 이전 반대 의사를 밝힌 직원과 시민의 비율은 각각 12.6%, 24.8%에 불과했다. 청사 이전 부지를 선정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점으로 대부분이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주차장이 충분한 곳”을 꼽았다. “폐교 부지를 활용해달라” “공공기관 근처로 옮겨달라” 등의 답변도 있었다. 용역 보고서에 신청사 후보지로 제시된 부산시청 뒤편 지상 주차장의 경우 유관기관인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경찰청 등과 협조체계를 강화할 수 있고, 부산도시철도와 200m 이내 거리인 까닭에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서면 놀이마루는 시민 유동량이 많아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이들 두 곳은 시교육청이 지난해 9월 청사 이전을 발표한 뒤 꾸준히 언급됐던 곳이다. 시가 놀이마루를 부전도서관 등과 연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청 뒤편 부지도 놀이마루를 대체할 부지로 꼽혔다. 놀이마루는 시교육청이, 시청 뒤편 부지는 시가 각각 소유하고 있어 서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놀이마루의 전체 면적이 약 1만4300㎡인데 시청 부지는 이보다 약 3배 작다. 시청 부지 지하 10m 아래에 암반이 있어 넉넉하게 지하주차장을 건립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교육청은 아직 청사 입지에 대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최윤홍 부교육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의회에 용역 보고서 결과를 설명하고, 공청회를 열어 시민과 교육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입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옮기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더 많을 경우 청사 이전이 추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