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

권기범 팀장

동아일보 디지털랩 전략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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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는 시대. 한 쪽에만 속 시원한 기사보다는 양쪽 모두 불편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kak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정치일반81%
인사일반3%
칼럼3%
정당3%
기타10%
  • 제2연평해전 13주년, 국내언론 첫 특수 촬영…가상현실로 본 피습 참수리호 내부

    제2연평해전 13주년, 국내언론 첫 특수 촬영…가상현실로 본 피습 참수리호 내부제2연평해전 13주년제2연평해전 13주년을 맞아 동아일보가 국내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참수리 357호를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기술을 이용해 촬영했다. 동아일보 디지털퍼스트팀은 제2연평해전의 생존자인 이희완 소령(39)의 도움을 받아 참수리 357호의 내외부 모습 중 전쟁의 상흔이 선명히 남아 있는 7곳을 29일 소개했다.① ‘첫 공격’ 당한 조타실② 윤영하 소령 전사한 노천갑판③ 함포 중 가장 먼저 당한 22포④ 피격 흔적 남은 21포⑤ 아찔했던 내부 통로⑥ 폭발 피한 탄약고⑦ 2명 쓰러진 기관총 거치대동아일보 디지털퍼스트팀이 영상콘텐츠 전문업체인 아바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가상현실 보도 ‘VR 참수리 357호’는 PC 인터넷 주소창에 http://player.360do.tv를 입력하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360DO’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된다. 아이폰용 앱은 추후 제공할 예정이다.제2연평해전 13주년. 사진=동아일보/아바엔터테인먼트 제공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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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연평해전 현장, VR로 생생한 체험

    주인을 잃은 전투 헬멧, 포탄을 맞아 종이처럼 구겨져 버린 철판 외벽…. 13년 전 오늘 서해에서 있었던 제2연평해전의 참수리급 고속정 357호에 올랐다. 이 함정은 전투 후 예인되던 중 침몰해 53일 만에 인양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전시돼 있다. 핏자국 하나 없이 복원한 함정에는 영화 ‘연평해전’의 처절한 전투 장면도, 효과음도 없었다. 하지만 윤영하 정장, 한상국 조타장, 박동혁 의무병이 스러져간 자국을 되짚는 동안 마음이 무거워졌다. ‘직접 배에 오르지 않고도 참수리 357호에 오른 듯한 경험을 전달할 순 없을까.’ 동아일보 디지털퍼스트팀은 영상콘텐츠 전문업체인 아바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참수리 357호를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기술을 이용해 촬영했다.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는 배 아래쪽 공간도 VR 영상에 담았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가상현실 보도 ‘VR 참수리 357호’는 PC 인터넷 주소창에 www.360do.kr를 입력하면 볼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360DO’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된다. 아이폰용 앱은 추후 제공할 예정이다.평택=권기범 kaki@donga.com·박희창 기자}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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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 엎드려” 절규 순간… 머리위로 날아든 직격포탄 ‘쾅’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외면하는 건 전사자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생존자의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31분의 끔찍한 전투를 많은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게 꺼려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제2연평해전의 생존자인 이희완 소령(39)은 고개를 저었다.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 5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대전 유성구 합동군사대학 교관인 그도 바빠졌다. ‘잊혀졌던’ 전쟁을 새삼 기억하려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상현실(VR) 기술로 참수리 357호를 촬영한 취재팀도 이 소령을 찾았다. 그의 도움말로 함정의 내외부 모습 중 전쟁의 상흔이 선명히 남아 있는 7곳을 소개한다.① ‘첫 공격’ 당한 조타실첫 공격은 핵심 시설인 조타실을 향했다. 부정장이었던 이 소령(당시 중위)은 공격 직후 “포탄에 맞아 불이 나고 있음” “대원들이 부상당했음”이라는 보고를 들었다. 조타실에는 4명의 대원이 있었다. 조타장이었던 한상국 중사(당시 하사·27)는 포격을 정통으로 맞아 전사했다. 조타실 창들 중 성한 것은 거의 없다. 철제 창틀은 어지럽게 찢겨 나갔다. 대공 탐색 레이더에 또렷이 남은 이름이 눈길을 붙들었다. ‘대위 윤영하’ ‘하사 전창성’.② 윤영하 소령 전사한 노천갑판“앗 정장님, 왜 그러십니까!” 전투 시작 4분 뒤, 최초 지휘를 마친 정장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29)이 넘어졌다. 그의 왼편에 서 있던 이 소령이 달려갔다. 총에 맞은 윤 소령은 눈을 감은 채 등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이 소령은 대신 전투를 지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른쪽 무릎 아래쪽에 큰 부상을 입었고(결국 절단했다), 왼쪽 다리에는 관통상을 입었다. 노천갑판에는 눈에 쉽게 띄는 총알과 포탄 자국만도 16곳 넘게 남아 있다. ③ 함포 중 가장 먼저 당한 22포배에 있던 함포 3곳 중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은 함미(배의 꼬리) 쪽의 20mm 벌컨(22포)이었다고 이 소령은 회상했다. 22포 사수였던 황도현 중사(당시 하사·22)는 전투 중 머리에 포탄을 맞고 포 안에서 전사했다. ④ 피격 흔적 남은 21포그 다음으로 피해를 입은 함포는 배 가운데 있는 20mm 벌컨(21포)이었다. 포격 때문에 포에 큰불이 났고, 사수였던 조천형 중사(당시 하사·26)가 불길 안에서 목숨을 잃었다. 일부 장비는 침몰을 증언하듯 바다 모래를 품고 있다. ⑤ 아찔했던 내부 통로보유한 탄약이 다 떨어지고 주요 함포도 모두 피격당하자 이 소령은 “엄폐가 가능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대원들은 조타실로 진입하는 통로로 몸을 숨겼다. 대원들은 통로에 앉아 산발적으로 가해지는 사격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때 대원들의 머리 위로 ‘쾅’소리를 내며 포탄이 날아들었다. 이때 튄 파편에 몇몇 대원이 부상을 입었다. 서 있었다면 포탄을 직격으로 맞았을지도 모르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⑥ 폭발 피한 탄약고배 좌현에는 두 개의 커다란 철판으로 된 기관총(M60) 거치대가 있다. 왼쪽 철판의 한가운데 구멍이 눈에 띄었다. 기관총 사수였던 서후원 중사(당시 하사·22)가 이곳에서 가슴 왼쪽을 관통당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서 중사가 쓰러진 뒤 기관총의 방아쇠를 이어 당긴 박동혁 병장(당시 상병·21)도 온몸에 총상과 파편상을 입었다. 그는 전투 후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사망자 중 유일한 일반병사였다. ⑦ 2명 쓰러진 기관총 거치대배 좌현에는 두 개의 커다란 철판으로 된 기관총(M60) 거치대가 있다. 왼쪽 철판의 한가운데 구멍이 눈에 띄었다. 기관총 사수였던 서후원 중사(당시 하사·22)가 이곳에서 가슴 왼쪽을 관통당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서 중사가 쓰러진 뒤 기관총의 방아쇠를 이어 당긴 박동혁 병장(당시 상병·21)도 온몸에 총상과 파편상을 입었다. 그는 전투 후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사망자 중 유일한 일반병사였다.평택·대전=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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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SNS에서는]홍보의 정석

    각 기업의 홍보 담당자라면 누구나 혀를 내두르는 분야가 하나 있습니다. 조직의 수장(首長)을 홍보하고 이미지를 관리하는 일이죠. 이른바 ‘오너(owner) 홍보’를 둘러싼 이들의 고민은 끝이 없지만, 문제의 원인은 대개 간단합니다. ‘회장님’ ‘사장님’의 모든 행보에 자신들이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A그룹의 B 회장은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을 즐겨 했습니다. 문제는 B 회장이 특정 제품이나 현상에 대한 호불호를 여과 없이 밝히곤 했다는 점이었죠. 당연히 대부분의 내용은 기사화됐습니다. 덕분에 애먼 홍보실이 발칵 뒤집히곤 했습니다. B 회장이 어떤 제품을 극찬하면 경쟁업체가 불만을 제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당시에는 어떤 직원도 그를 말릴 엄두를 못 냈을 겁니다. 한 패션업체의 사장인 C 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꺼리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문제는 전임 사장이자 창업주였던 그의 부친은 많은 언론인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하는 스타일이었다는 것이죠. 업계 사람들은 “회사가 급성장하더니 C 사장이 거만해졌다”고 쑥덕거렸습니다. 홍보팀 관계자들은 열심히 해명을 하고 다녔지만 C 사장에 대한 기자들의 ‘불신’은 여전히 없어지질 않고 있죠. 하지만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들여다보면 웬만한 대기업 회장보다도 홍보하기 어려운 ‘수장’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의 일정을 다룬 청와대의 각종 홍보물은 누리꾼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 지 오래입니다. 대통령과 정부에 답답한 마음을 숨길 데 없는 누리꾼들에게 훌륭한 ‘떡밥’이 된 겁니다. 최근 SNS에서 크게 히트(?)하고 있는 소재는 두 가지입니다. 이른바 ‘살려야 한다’ 사진, 그리고 ‘소방 호스 물대기’ 사진이죠. ‘살려야 한다’ 사진이 조롱의 소재로 전락하게 된 과정은 이렇습니다. 14일 박 대통령이 메르스 상황 점검 및 의료진 격려차 서울대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의료진과 통화하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 이 병원 의료진이 붙여둔 ‘살려야 한다’는 문구가 함께 들어갔습니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작위적’이라며 비꼬기 시작했습니다. 연출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당연히 합성 사진들이 줄을 이었죠. 문구를 ‘나(대통령)부터 살려야 한다’라고 바꾼 사진, 국정수행 지지율 변화 그래프를 바라보며 ‘대구는요?’라고 되묻는 사진 등이 SNS에서 돌았습니다. 병원 측에서 해명을 내놨지만 패러디는 오히려 웹툰 등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21일 박 대통령은 가뭄 지역인 인천 강화군에서 소방 호스를 이용해 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은 ‘무리한 설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죠. 소방 호스를 이용해 물을 논에 바로 뿌리면 강한 수압 탓에 어린 벼가 쓰러질 수도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즉 박 대통령의 가뭄 해소 노력을 무리하게 홍보하려다 논을 망쳐 버렸다는 것입니다. 누리꾼들의 비아냥거림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미 몇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박근혜 번역기’의 운영자는 박 대통령이 물을 뿌리는 영상을 올린 뒤 “광화문인 줄 알았다(시위대를 막는 물대포에 비유)”는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누리꾼도 “이 일정을 기획한 사람은 아마 대통령의 지능적 안티일 것”이라며 화답했죠. 과연 홍보가 잘못된 걸까요?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릴 때는 높이 쳐들어 벼가 쓰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미리 귀띔을 해줬어야 했고, ‘살려야 한다’는 문구가 논란이 될 것을 예견해 문구를 미리 떼어냈어야 했던 걸까요? 사실 SNS에서 대통령의 이미지가 바닥을 치고 땅 속으로 들어갈 것만 같은 상황이 된 것이 홍보 담당자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들의 실패는 대기업 회장 홍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이 조정할 수 없는 변수, 즉 메르스 사태를 둘러싸고 계속돼 온 대통령의 무기력한 대응이 이들의 실패를 불러온 겁니다. 홍보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홍보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홍보의 대상’ 자체가 훌륭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몰랑(아, 몰라)’이라는 비하적 유행어가 왜 대통령의 뒤를 계속해서 쫓아다니는지를 곱씹어봐야 할 때입니다.권기범 디지털퍼스트팀 기자 kaki@donga.com}

    • 201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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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화해” 강조할때 아베는 “발전” 외쳐

    ‘새로운 미래에는 공감.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 이는 22일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표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축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을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두 정상의 축사를 각각 ‘워드클라우드(Word-cloud·등장 빈도가 높은 단어를 크게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방식을 통해 분석하고, 축사에 등장한 주요 단어의 의미를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축사를 정리한 2개의 워드클라우드 그래픽에서는 ‘새로운’과 ‘미래’라는 두 단어가 공통적으로 두드러졌다. ‘상생(박 대통령)’, ‘협력(아베 총리)’ 등 양국이 관계 개선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가진 단어의 빈도도 높았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보인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실제 이날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과거사 문제를 ‘가장 큰 장애요소’이자 ‘무거운 짐’이라고 표현했다. 또 ‘화해’라는 단어를 3번이나 언급하며 과거사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했다. 김상준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박 대통령의 축사는) 미래를 열자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과거사 문제 해결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발전’이란 단어를 6번 언급하며 ‘미래 지향적’ 태도를 고수했다. 또 위안부, 강제징용 등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적 사실 대신 조선통신사 이야기를 깨내며 양국의 우호적 역사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은 “일본은 ‘미래’라는 단어의 의미를 ‘과거사는 묻어 놓고 가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성모 기자}

    • 201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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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SNS에서는]씁쓸한 SNS 마케팅의 속살

    몇 달 전부터 제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한 업체의 광고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게시물 내용은 이렇습니다. 정보기술(IT) 관련 기술을 교육하는 사설업체에서 올린 10장의 사진으로 이뤄진 광고 글이었습니다. 게시물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뉴스에서도 나온 걸 아직 모르는가?’ 큼직한 글귀 뒤로는 한 지상파 방송사의 메인 뉴스 앵커 2명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진 오른쪽 위에는 방송사 로고가 선명합니다. 아래에는 ‘취업난 속 ○○○○ 열풍’이라는 자막이 달려 있습니다. 얼핏 보면 이 방송사에서 ‘○○○○’를 중요하게 보도한 것 같지만, 이는 사실 합성사진입니다. 실제 방송 화면을 캡처한 뒤 여기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자막을 끼워 넣은 겁니다. 자세히 보면 이 방송사에서 쓰는 방송 자막과 판이하게 달라 금방 합성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에 10여 개의 ‘좋아요’가 달려 있는 걸 보면 아마 순진한 몇몇 사용자는 이 사진이 진짜라고 믿은 것 같습니다. 다른 사진에는 유명 방송기자 A 씨가 등장합니다. 주택가 골목에서 ‘스탠드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캡처 사진입니다. 역시 자막은 합성됐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된 문장도 아닙니다. ‘직업 전문학교가 큰 열풍을 일고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더군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유용한 광고·마케팅 플랫폼으로 각광받으면서, 대기업부터 동네 자영업자까지 SNS를 통한 광고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입소문’을 탈수록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SNS 광고시장의 특성 때문에 업체들은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려고 애를 씁니다. 그 때문인지 SNS에서는 일반 광고시장에 비해 이른바 ‘무리수’를 두는 게시물이 자주 눈에 띕니다. 앞의 사례처럼 차라리 대놓고 거짓말을 할 때는 ‘유치하다’며 웃어넘기면 그만입니다. 쉽게 눈치 채기 어려운 연출 영상을 올려 혼란을 주는 사례도 많습니다. 지난해 10월 유튜브에서는 한 화장품 업체가 만든 몰래카메라 영상이 화제가 됐었습니다. 지하철에 주인 없는 쇼핑백 100개를 놔둔 뒤 지하철 운행이 끝났을 때 몇 개나 남아 있는지 실험한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은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종이가방 6개가 지하철에 그대로 남은 채로 돌아왔고 그 다음 날 유실물센터에서 81개의 가방이 발견됐다’며 ‘모두 87개의 정직이 돌아왔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연출된 마케팅 영상입니다. 알고 보니 실제로는 유실물센터로 돌아온 종이가방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는 겁니다. 감동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죠. 하지만 영상은 연출 여부와는 관계없이 14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상에는 “세상에는 아직도 희망이 있다” “한국이 최고다” 같은 댓글도 여전히 달려 있습니다. 지난해 ‘소맥 이모’의 폭탄주 제조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한 주류업체는 주인공인 함순복 씨와 계약해 컴퓨터그래픽(CG)이 가미된 연출 영상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연출된 영상이라는 것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습니다. 백번 양보하면 이들에게도 이유는 있습니다. 사실과 연출의 경계가 모호한 광고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죠. “광고에는 당연히 연출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홍보업계 관계자의 해명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광고인지 기사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링크를 수두룩하게 걸어 놓은 웹사이트가 많은 걸 생각하면 누구나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마케팅용 콘텐츠가 SNS라는 채널을 통해 유통된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게시물은 형태나 내용에서 일반 사용자가 올린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자연스레 이용자들은 게시물의 진위를 판단하려는 ‘마음속 검증’ 작업을 소홀히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광고에 비해 속아 넘어갈 위험이 더 큰 것이죠. 하다 못해 ‘연출된 광고물입니다’라는 안내문만 붙여줘도 좋을 텐데요. SNS 마케팅의 속살을 들여다볼 때마다 씁쓸해지는 건 저뿐일까요.권기범 디지털퍼스트팀 기자 kaki@donga.com}

    • 201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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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뉴스룸에서는] “그게 기사가 된다고 생각하냐?”

    동아일보 뉴스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지금 뉴스룸에서는’의 다섯번째 에피소드가 공개됐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그간 꽁꽁 숨겨졌던 사회부 사건팀의 주간 기획 회의 현장을 다뤘습니다.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논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고 하는데요, 한 시간 여에 걸친 회의를 1분 40초로 정리해 봤습니다.(function(d, s, id) { var js, fjs = d.getElementsByTagName(s)[0]; if (d.getElementById(id)) return; js = d.createElement(s); js.id = id; js.src = "//connect.facebook.net/ko_KR/sdk.js#xfbml=1&version=v2.3"; fjs.parentNode.insertBefore(js, fjs);}(document, 'script', 'facebook-jssdk'));권기범기자 kaki@donga.com}

    • 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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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SNS에서는]기자에게 ‘빅엿’ 먹이고 싶나요?

    수습기자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20대 명문대 재학생 A 씨와 30대 직장인 B 씨의 ‘현피(현실 PK의 준말, 온라인에서의 싸움이 실제 폭행 사건으로 비화되는 일)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대단한 사건은 아니었기에 저희는 짤막한 기사를 썼습니다. 기사가 나가자 A 씨가 연락을 해왔습니다. 자기는 폭행 사건의 피해자인데, 왜 싸움의 원인을 자신이 제공한 것처럼 기사를 썼느냐는 문자메시지였습니다. 격앙된 느낌이었습니다. 순간 저는 면박을 줄까, 화를 낼까 고민이 됐습니다. 수습기자들은 잠이 부족해서 쉽게 짜증을 내는 민감한 상태거든요. 그래도 꾹꾹 참고 적당히 상황을 설명하는 답장을 보냈습니다. 몇 분 뒤, 이번에는 기사를 함께 준비한 선배 기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게시판 반응을 확인해 봐라. 그리고 A 씨와는 연락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A 씨는 저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커뮤니티에 띄워 놓고 있었습니다. 그 게시물을 본 다른 누리꾼들도 합세해 저와 선배 기자의 신상을 털고 있었습니다. 만약 제가 순간적으로 욱해서 A 씨에게 차진 욕이 담긴 답장을 보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화가 날 대로 난 이 친구는 제 전화번호까지 공개해 버리고 저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공격을 당하게 됐을 겁니다. 그야말로 ‘빅엿’을 먹을 뻔했던 겁니다. 저에게 신문이라는 무기가 있었다면, A 씨에게는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무기가 있었던 셈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뉴스 소비 비중이 날로 늘어나면서 독자가 기자에게 ‘빅엿’을 선사하는 것도 꽤 쉬워졌습니다. 반격의 도구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굳이 ‘모가지를 따 버리겠다’ 같은 무시무시한 말을 하거나 ‘맛’ 운운하는 성추행 발언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이랬다가는 경찰서에 들락거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소소한 행동만으로도 기자에게 ‘빅엿’을 먹일 수 있습니다. 알 수 없는 허탈함에 기자들이 하루를 끙끙대며 보내도록 할 수 있으니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포털 사이트 뉴스 하단에 달리는 댓글을 이용하는 겁니다. 물론 ‘베스트 댓글’(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은 있습니다만, 가장 효율적이라고 자신합니다. 당신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기술)은 ‘돈 받고 쓴 기사로 몰아가기’ ‘기자야, 그러는 너는 떳떳하냐’ ‘딴소리하기’ ‘무조건 꼴통 또는 종북으로 몰아가기’ 등입니다. 모두 정치권에서나 쓰일 법한 고급 스킬들이지요. 예를 하나 들어 볼까요? 얼마 전 한 동료 기자가 ‘정보기술(IT) 기업의 창업자 10명의 스마트폰 메인 화면에는 어떤 앱(응용프로그램)이 깔려 있나’라는 주제로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의 ‘베스트 댓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앱 광고 기술이 대단하다’ ‘완전히 광고네. 얼마 받고 이런 기사 쓰냐?’ 여러분, 잘나가는 IT 기업 창업자가 뭐가 아쉽다고 신문기자에게 금품을 건네겠습니까. ‘빅엿’을 먹고도 달리 해명할 방법이 없는 기자들은 답답할 뿐입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를 읽을 때 ‘단독’이라는 말머리의 기사만 읽지 않는 건 불특정 다수의 기자에게 ‘빅엿’을 선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 단독 기사 대신 5분 뒤에 다른 매체가 고스란히 베껴 쓴 다른 기사를 읽으면 됩니다. 혹여 손이 머리보다 빨리 움직이는 바람에 그 ‘단독’ 기사를 클릭했다면, 절대 댓글을 달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이 단독 보도한 기사가 다른 매체의 복사 기사에 묻혀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기자의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저는 상상만 해도 마음이 아파 옵니다. 별것 아닌 이런 행동들은 기자들에게 꽤 깊은 ‘내상’(‘정신적 충격’이라는 뜻의 인터넷 용어)을 입힙니다. 인터넷에서 살아 움직여야 하는 내 기사가 뭉개지고 묻혀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니까요. 저는 ‘빅엿’을 먹이는 방법만을 소개해 드렸지만, 사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여러분은 기사에 힘을 불어넣는 힘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공유와 추천이 불러오는 나비 효과 말입니다. 결국 여러분은 기자들의 슈퍼 히어로이기도 한 것입니다. 대신 이 한마디만 기억해 주세요. ‘강한 힘에는 강한 책임감이 따른다.’(영화 ‘스파이더맨’)권기범 디지털퍼스트팀 기자 kaki@donga.com}

    • 20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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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엄마처럼 살기 싫다는 한국의 딸들…대체 왜?

    딸들은 ‘사랑하지만 닮고 싶진 않다’고 했습니다. “엄마와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사이”라면서도 “엄마처럼 살고 싶진 않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딸들은 ‘우리 집 엄마는 얼마나 행복할까요’라는 질문에 유독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취재팀이 딸들에게 물었습니다. “왜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은 거죠?”이 게시물은 동아일보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media)와 카카오스토리 채널(story.kakao.com/ch/dongamedia)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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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정녕 ‘착한 알바’는 불가능한 걸까요?

    동아일보가 <‘착한 알바’로 청년에게 희망을> 이라는 제목의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오늘 게재된 2면 분량의 기사 중 네이버와 동아닷컴에서 많이 읽힌 꼭지를 45초 영상으로 재구성해 소개합니다.권기범기자 kaki@donga.com(function(d, s, id) { var js, fjs = d.getElementsByTagName(s)[0]; if (d.getElementById(id)) return; js = d.createElement(s); js.id = id; js.src = "//connect.facebook.net/ko_KR/sdk.js#xfbml=1&version=v2.3"; fjs.parentNode.insertBefore(js, fjs);}(document, 'script', 'facebook-jssdk'));}

    • 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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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우리나라엔 왜 이런 지도자가 없습니까”

    국내 국민들이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에게 열광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의, 그것도 퇴임한 대통령에게 이렇게 높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요. 아무래도 무히카 전 대통령의 검소한 모습에 반한 것 같습니다. 출판업계에서는 그의 평전을 국내에 번역, 출간하려는 경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4월 중으로 다양한 관련 책자도 나온다고 하네요.이 게시물은 동아일보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media)와 카카오스토리 채널(story.kakao.com/ch/dongamedia)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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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나온다’ 77억원 들여…

    힘껏 쥐어짜도 용기 속에 숨어서 나오지 않는 치약, 로션….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너무 아까웠던 기억, 누구나 한번쯤은 갖고 계실 겁니다. 미국에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용기에서 남김 없이 꺼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기술을 개발했기에 이런 ‘속 시원한’ 일이 가능했던 걸까요?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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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살빼는 ‘아침 식사 공식 3가지’가 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인터넷판을 통해 ‘체중을 줄이려면 따라야 할 아침 식사 공식 3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아침만 ‘제대로’ 챙겨 먹어도 체중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는데요, 들여다 보니 누구나 실천할 수 있을 법한 것들이었습니다. 내용을 요약해 카드뉴스로 전달합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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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뉴스룸에서는] ‘스마트폰만으로 살아보기’ 체험 영상

    ‘스마트폰 없이 살아보기’ 체험은 수많은 사람들이 했었죠. 동아일보에서는 반대로 ‘스마트폰만으로 살아보기’ 체험을 했습니다. 김호경 산업부 기자의 체험기를 토요판(20일자) 커버스토리로 공개할 예정인데요. PC가 없는 생활은 정녕 가능한 것인지, 김 기자의 고군분투 기사 작성기를 짧은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function(d, s, id) {  var js, fjs = d.getElementsByTagName(s)[0];  if (d.getElementById(id)) return;  js = d.createElement(s); js.id = id;  js.src = "//connect.facebook.net/ko_KR/all.js#xfbml=1";  fjs.parentNode.insertBefore(js, fjs);}(document, 'script', 'facebook-jssdk'));}

    • 201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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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SNS에서는]맥락을 잃어버린 ‘퍼즐 기사’ 읽기

    “균형이 잘 잡힌 글입니다. 일독(一讀)을 권(勸)합니다.”(40대 직장인 A 씨) “헐, 대박. 이것 좀 봐봐.”(20대 대학생 B 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SNS를 통해 기사를 읽거나 친구들과 공유합니다. 그럴 때는 비명에 가까운 감탄사나, 나름의 촌평을 한줄 붙이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혹은 모바일 메신저 단체 채팅창에 기사의 링크나 본문을 복사해 붙여 넣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전통적인 플랫폼을 떠나 개별 기사 단위로 뉴스가 소비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면이나 TV 화면을 벗어난 기사들이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보여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말 내놓은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SNS를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비중은 전체 응답자의 20.7%였습니다. 다섯 명 중 한 명꼴입니다. 3년 전(2011년·11.4%)에 비하면 꽤 늘었습니다. SNS뿐만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도 기사는 대개 개별 단위로 읽힙니다. 사람들은 포털사이트 또는 카페,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뉴스만을 찾아 읽습니다. 기사가 어느 언론사의 지면 혹은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느냐보다는 자신과 얼마나 관계가 있는가, 내가 얼마나 궁금해하는 문제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겁니다. 이런 환경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 어떨까요. 기자들은 품질 높은 기사를 쓰기 위해 골몰하게 될 것이고, 독자들은 훌륭한 기사만을 보게 될 테니 퍽 좋아질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기사가 쪼개져 읽히는 과정에서 전체 사건의 맥락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왜곡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의 책 ‘뉴스의 시대’(문학동네·2014년)에서 맥락이 잘려나간 기사들을 미술작품 감상에 빗대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미술 작품에 비유하자면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감상해야 하는 그림을 1, 2mm 떨어진 지점에서 감상하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독자를 긴 이야기 속 아무데나 빠뜨렸다가 다시 재빨리 꺼내면서도 사건이 전개돼온 더 넓은 맥락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언론이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중요한 사건들을 기사화할 때 상습적으로 벌이는 일이다.” 맥락을 잃어버린 기사는 좌표가 없는 배와 같습니다. 독자의 판단을 돕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이런 식으로 잘못 해석된 기사들이 SNS나 커뮤니티를 배회하는 모습을 한 번쯤은 목격하셨을 겁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김기종 씨에게 습격을 당했을 때 미국 국무부의 첫 반응은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였습니다. 이 같은 속보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한층 격해졌습니다. 포털사이트에는 ‘미친 사람 때문에 우리 외교 상황이 더 나빠지게 생겼다’ ‘미국을 테러한 것이나 다름없으니 김기종 씨를 미국으로 보내 처벌해야 한다’ 같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후 여러 관계자의 입을 통해 미국이 김 씨의 행동을 폭력 행위로 규정한 것은 비난보다는 선 긋기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미국이 김 씨의 행동을 테러로 규정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해야 하는데 폭력 행위로 규정한 것은 오히려 수위를 낮춘 것에 가깝다는 설명이었죠. 명사 하나, 형용사 하나에 수위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정치 언어’의 경우, 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속보에는 이런 해석이 빠져 있기 마련입니다. 누리꾼들은 이런 맥락과 흐름을 모른 채 ‘미국 정부가 분노하고 있다’고 단편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불필요한 오해도 생겨났고요. 드넓은 인터넷과 SNS 세상에는 퍼즐 조각의 모양을 흉내 낸 종잇장, 아예 틀린 그림이 그려진 퍼즐 조각이 많습니다. 이제는 그중 진짜 퍼즐을 찾아내고 이를 제대로 꿰어 맞추는 훈련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어쩌면 이런 퍼즐을 맞춰나가는 훈련 과정에서 독자들이 뉴스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로 거듭나는 시대가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권기범 디지털퍼스트팀 기자 kaki@donga.com}

    • 201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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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갑질 상사? 욱하지 말고 이렇게 대처하세요

    갑의 횡포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주는 ‘주운 막대기의 법칙’, 들어보셨나요? 이런 내용을 앞세운 ‘갑을 관계 대처법’ 책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성장시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다 ‘땅콩 회항’ 사건 덕분인 걸까요?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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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한달 평균 16만원 ‘또 다른 세금’, 나이를 먹어도…

    경조사비, 한 달에 얼마나 쓰세요?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보니 직장인들은 한달 평균 2.1회의 경조사에 참석해 16만 원의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숫자로 보는 직장인들의 경조사비 지출 행태, 함께 보실까요?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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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Stay…, Stay…”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Stay hungry, stay foolish(늘 배고프게, 늘 우직하게).” 스티브 잡스가 젊은 시절 보던 잡지의 폐간호에 적혀 있었다던 이 문구는 2005년 그의 입을 통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날 연설의 감동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꼭 10년 뒤, 이번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또 하나의 감동적인 ‘늘(stay)’ 연설이 등장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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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여직원에게 “너, 임신 안해?” 혹시 당신도 이런 상사?

    혼기가 찬 직원에게 “결혼은 언제 하느냐?” 묻고 오랜만에 만난 여직원에겐 “임신 언제 하냐?” 다짜고짜 묻고… 아이들 성적까지 취조하듯 꼬치꼬치…불임이나 이혼 등 밝히기 어려운 개인 사정도 많은데 프라이버시 존중해 주면 안될까요?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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