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김도형 기자

동아일보 AD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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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찰, 교육, 외교통일, 정치, 스포츠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산업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을 취재한 경험 위에서 IT 기업들과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dodo@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경제일반36%
자동차20%
기업8%
건강8%
문화 일반8%
사회일반4%
교육4%
검찰-법원판결4%
유통4%
인공지능4%
  • 서울-경기 39곳, ‘15억 초과 주택 담보대출 금지’ 규제 그대로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는 지방은 대출 규제도 대부분 풀리지만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서울과 경기 지역은 여전히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강력한 대출 규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15억 원이 넘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도 받을 수 없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전 지역과 경기 등 39곳은 26일 이후에도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유지된다. 이 지역에서는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선 LTV 40%가, 9억 원 초과분에 대해선 LTV 20%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12억 원인 아파트를 구입할 때 최대 4억2000만 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금융권 대출이 아예 금지된다. 이 지역에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도 40%까지만 인정된다. 연소득이 8000만 원인 대출자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3200만 원을 넘을 수 없다는 뜻이다. 조정대상지역인 서울과 경기, 인천, 세종시 등 60곳에서는 이보다 완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9억 원 이하 주택은 LTV 50%가, 9억 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30%가 적용된다. KB 시세 12억 원인 아파트를 살 때 최대 5억4000만 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DTI도 50%까지 인정된다. 또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으로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1주택자여도 실거주를 하지 않거나 2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신규 주택을 구입할 때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규제지역을 포함해 전 지역에서는 올 7월부터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비은행권 50%)’ 규제를 적용받는다. 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대출 총액이 1억 원을 넘으면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길 수 없다는 뜻이다. 또 규제지역에서도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라면 LTV 80%가 적용된다. 다만 이때도 최대 대출액은 6억 원으로 제한되고 DSR 규제 등은 똑같이 적용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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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소상공인-中企 대출 만기 재연장 가닥

    정부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만기 연장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을 재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일괄 연장보다는 만기 연장은 3년, 원금 및 이자 상환 유예는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를 사실상 재연장하기로 하고 금융권과 구체적인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과도한 빚 부담에 시달리지 않도록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을 요구한 영향이 크다. 다만 금융당국은 지원 장기화에 따른 대출 부실을 우려해 대출 만기 연장은 3년 더,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는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금융권과 협의하고 있다. 모든 대출을 일괄 재연장하는 대신 소상공인이 각자의 형편에 맞게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 채무 조정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채무 조정에는 다음 달 출범하는 30조 원 규모의 ‘새출발기금’과 금융권 자체 지원 프로그램 등이 활용될 예정이다.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는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 4월 시행돼 이후 6개월 단위로 4차례 연장됐다. 이번에 추가 연장이 확정되면 5번째 재연장이 된다. 1월 말 현재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를 받은 대출은 133조3000억 원(70만4000건)이다. 금융위는 관계 부처 및 금융권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초 재연장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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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보 140원, 앱 클릭 100포인트… MZ세대 ‘디지털 폐지줍기’

    정보기술(IT) 회사에 다니는 하모 씨(38)는 매일 금융, 유통,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돌아다니며 ‘디지털 폐지 줍기’에 나선다. 매일 앱 출석이나 광고 시청, 미션 수행 등으로 소소하게 현금이나 포인트를 모으는 것을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이렇게 부른다. 하 씨는 매일 백화점 앱에 들어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100포인트를 챙기고 자기 전엔 은행 앱 이벤트에 참여한다. 금 현물 0.0001g으로 바꿀 수 있는 금도끼를 매일 추첨으로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친구들이 간편결제 이벤트를 공유해주면 클릭해 몇십 원이라도 모은다. 하 씨는 “소액이지만 클릭만으로 돈이 생긴다는 재미에 습관이 됐다”며 “하루에 300∼400원씩, 한 달이면 1만 원을 벌 수 있다”고 했다. 물가가 뛰고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 바람이 거세다. 특히 저금리 시대 ‘빚투’(빚내서 투자)로 한 방을 노렸던 20, 30대들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디지털 폐지 줍기에 나서며 푼돈을 모으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 폐지 줍기 열풍을 겨냥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배달의민족과 26일저금’을 선보였다. 청소년이 매일 500∼2000원을 26일간 저금해 최대 5만2000원을 모으는 적금에 배달의민족 상품권 증정을 더한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은 계약 기간에 집계된 걸음 수에 따라 최고 연 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을 내놨다. 직장인 최모 씨(31)는 최근 ‘행운상자’를 받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계좌를 개설했다. 친구에게 행운상자를 공유한 고객에게 20∼10만 원의 현금을 주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최 씨는 “신규 고객에게 행운상자를 100개나 준다고 해 계좌를 새로 만들었다. 상자를 열어보는 재미도 있고 당첨금도 꾸준히 모여 뿌듯하다”고 했다. 직장인 송모 씨(23)도 매일 출근하자마자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에 접속해 ‘행운복권’을 긁는다. 클릭만으로 5∼1000원을 포인트로 주는 서비스다. 송 씨는 이 앱에서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최대 140원을 주는 만보기도 이용하고 있다. 토스 만보기가 40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자 다른 금융사들도 앱에 만보기 기능을 넣고 있다. KB국민은행 모바일뱅킹의 ‘KB매일걷기‘, 삼성 금융계열사 통합 앱(모니모)의 ‘걷기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계열사 간 앱을 통합한 ‘슈퍼 앱’(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경쟁이 치열해지자 전통 금융사들이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달 기준으로 주요 금융 앱 가운데 월 활성 이용자(MAU)가 1000만 명을 넘은 곳은 토스, 카카오뱅크, KB스타뱅킹 등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빅테크가 이용자 규모를 키우기 위해 썼던 전략을 기존 금융사들이 따라가고 있다”며 “이렇게 유입된 소비자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유의미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등이 과제”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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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인상 전망에도… 안심전환대출 신청 저조

    고금리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기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데다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15일 출시된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이틀간 신청 건수는 은행들의 예상보다 낮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6대 시중은행의 첫날 접수 건수는 2406건, 23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출생연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접수를 하고 있는 걸 감안해도 호응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걸 막기 위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3.7%의 장기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불확실성과 더불어 부부 합산 소득 7000만 원 이하, 주택 시세 4억 원 이하 1주택자만 신청할 수 있다는 제한조건이 안심전환대출의 낮은 수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더 뛸지 대출자가 예상하기 힘들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년 전 저금리 시기 때 5년 고정 혼합형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적용 금리가 3% 안팎이어서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유인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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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채용문 하반기 활짝… 신한 400명 등 신입선발

    팬데믹 확산과 디지털 전환 여파로 최근 2년간 채용을 줄인 은행들이 올 하반기(7∼12월) 신규 채용을 늘린다. 디지털 분야 인력뿐 아니라 일반직 채용도 확대한다. 고금리로 은행권 수익이 크게 늘면서 채용 여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18일 우리금융그룹은 하반기에 은행·카드·캐피털·에프아이에스 계열사에 걸쳐 신입 직원 360명을 뽑는다고 밝혔다. 경력직, 퇴직자 재고용을 포함하면 하반기 채용 인원은 약 800명이다. 앞서 16일 채용공고를 낸 우리에프아이에스를 시작으로 나머지 자회사들도 순차적으로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중 우리은행은 다음 달 말 이후 채용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신한, IBK기업, 하나은행도 하반기 채용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5∼22일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채용 지원 서류를 받고 있다. 채용 규모는 총 400여 명. 경력직, 전문인력, 퇴직직원 재고용까지 포함하면 총 700여 명을 뽑는다. IBK기업은행도 7∼27일 신입행원 160명을 뽑기 위한 서류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6일부터 신입행원 공채 서류 접수를 시작했다. 접수 기간은 다음 달 4일까지로 채용규모는 약 300명 정도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채용 규모를 줄인 2020, 2021년에 비해 올해는 2배 이상으로 채용을 늘렸다. 신한은행은 2020년 350명, 지난해 400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올해는 상반기(1∼6월) 40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150명을 뽑은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을 300명으로 늘렸다. 은행권이 하반기 채용을 늘린 데에는 고금리로 예대 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이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하강 국면에 ‘이자 장사’ 비판에 직면한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의식해 채용을 늘리는 측면도 있다. 팬데믹 기간 은행권은 디지털 인력 수시채용에 집중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일반직군을 포함한 대규모 공채가 속속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비대면,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고 영업점 폐쇄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디지털 인력 선호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4, 25일 시중은행 등 58개 금융사가 공동 주최한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는 정보기술(IT) 역량을 겸비한 인재상이 제시됐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개발자 중심으로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9일 서버 개발자 경력직 채용공고를 내고 12일까지 서류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올 하반기 1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류전형 단계에서 자기소개서에 진솔한 자신의 경험을 담고 역량과 입행 의지를 잘 드러내야 유리하다. 금융 자격증은 입사 지원에 필수조건은 아니라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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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360명-신한 400명…하반기 은행권 채용문 ‘활짝’

    팬데믹 확산과 디지털 전환 여파로 최근 2년간 채용을 줄인 은행들이 올 하반기(7~12월) 신규 채용을 늘린다. 디지털 분야 인력뿐 아니라 일반직 채용도 확대한다. 고금리로 은행권 수익이 크게 늘면서 채용 여력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18일 우리금융그룹은 하반기에 은행·카드·캐피탈·에프아이에스 계열사에 걸쳐 신입직원 360명을 뽑는다고 밝혔다. 경력직, 퇴직자 재고용을 포함하면 하반기 채용 인원은 약 800여 명이다. 앞서 16일 채용공고를 낸 우리에프아이에스를 시작으로 나머지 자회사들도 순차적으로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중 우리은행은 다음 달 말 이후 채용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신한, IBK기업, 하나은행도 하반기 채용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5~22일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채용 지원서류를 받고 있다. 채용 규모는 총 400여 명. 경력직, 전문인력, 퇴직직원 재고용까지 포함하면 총 700여 명을 뽑는다. IBK기업은행도 7~27일 신입행원 160명을 뽑기 위한 서류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16일부터 신입행원 공채 서류접수를 시작했다. 접수기간은 다음 달 4일까지로 채용규모는 약 300명 정도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 확산 여파로 채용 규모를 줄인 2020, 2021년에 비해 올해는 2배 이상 채용을 늘렸다. 신한은행은 2020년 350명, 지난해 400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했다. 올해는 상반기(1~6월) 40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에도 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150명을 뽑은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을 300명으로 늘렸다. 은행권이 하반기 채용을 늘린 데에는 고금리로 예대 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이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하강 국면에 ‘이자 장사’ 비판에 직면한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의식해 채용을 늘리는 측면도 있다. 팬데믹 기간 은행권은 디지털 인력 수시채용에 집중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일반직군을 포함한 대규모 공채가 속속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비대면, 디지털 금융이 확산되고 영업점 폐쇄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디지털 인력 선호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4, 25일 시중은행 등 58개 금융사가 공동 주최한 ‘2022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는 정보기술(IT) 역량을 겸비한 인재상이 제시됐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개발자 중심으로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9일 서버 개발자 경력직 채용공고를 내고 12일까지 서류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올 하반기 100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류전형 단계에서 자기소개서에 진솔한 자신의 경험을 담고 역량과 입행 의지를 잘 드러내야 유리하다. 금융 자격증은 입사지원에 필수조건은 아니라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송혜미기자 1am@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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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묘해진 ‘그놈’들… “송금 말고 돈 찾아와라” 기다렸다 가로채

    《최근 40대 의사가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41억 원을 뜯겼다. 그는 거액의 돈을 현금으로 찾아 직접 일당에게 건넸다. 이와 같은 ‘대면 편취형’ 수법이 보이스피싱 사건의 73%를 넘어섰다.》직접 만나 돈 가로채… 대담해진 보이스피싱 “○○○ 씨 되시죠? 서울중앙지검 검사입니다. 7일 ○○역 근처에 간 적 있죠? 선생님 계좌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 세탁에 사용돼 현재 70건의 고소장이 들어와 있습니다. 수사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도권에 사는 40대 중반 의사 A 씨의 악몽은 6월 말 걸려온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한 남자는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하라고 하더니 검사 공무원증과 고소장을 보냈다. 이어 카톡으로 구속영장 서류까지 전송하며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 수사를 하고 협조하면 약식 조사로 끝내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A 씨가 사실 확인을 위해 금융감독원, 검찰청, 경찰청 등에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수사 대상이 맞다”, “계좌가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고 했다. 검사를 사칭한 남자가 “수사에 필요한 보안 프로그램”이라며 보낸 인터넷 주소(URL)를 클릭한 게 화근이었다. 클릭 한 번에 A 씨 휴대전화엔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깔렸다. 일명 ‘강수강발(강제 수신·강제 발신)’ 기능이 설치돼 어느 곳에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일당이 중간에서 가로채 해당 기관 직원인 척 전화를 받았다. 이 과정을 거치며 잔뜩 겁을 먹은 A 씨에게 일당들은 본격적으로 사기를 쳤다. ‘자칭 수사관’인 공범은 “구속영장이 발부돼 대출이 안 될 거다. 본인 명의가 범죄에 연루됐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대출을 받아 돈을 보내 보라”고 했다. 또 다른 공범은 “당신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이 범죄 자금인지 검증해 봐야 하니 돈을 보내라”고 겁줬다. 이들의 말에 속은 A 씨는 실제 대출을 받았고 예·적금, 보험, 주식 계좌까지 모두 해약해 현금을 마련했다. 3주에 걸쳐 A 씨는 무려 41억 원을 이들에게 보냈다. 단일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이다.○ 자칭 ‘금감원 직원’ 직접 만나 수억 원 건네 이 사건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A 씨가 거액의 돈을 현금으로 출금해 직접 일당에게 건넸다는 점이다. 은행 창구 직원이 고액을 출금하는 이유를 물었지만 A 씨는 “병원 직원 월급으로 줄 돈”이라고 답했다. 사전에 일당들이 은행에서 이렇게 답하라고 치밀하게 지시한 것이다. A 씨는 출금한 돈을 자칭 수사관이 지정한 장소에서, 또 자칭 ‘금감원 직원’을 만나 전달했다.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걸 뒤늦게 알고 신고했지만 범죄 조직은 이미 그의 전 재산을 털어갔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가운데 돈을 송금받는 ‘계좌이체형’ 대신 이번 사건처럼 범죄 조직이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가로채는 ‘대면 편취형’이 급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 가운데 대면 편취형의 비중은 2019년 8.6%(3244건)에서 지난해 73.5%(2만2752건)로 급증했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대면 편취형 보이스피싱이 급증한 것은 그동안 계좌이체형 범죄 예방을 위주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2015년 7월부터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인터넷·모바일 뱅킹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이체 한도를 하루 30만 원으로 제한하는 ‘한도 계좌’를 도입했다. 또 ATM에서 하루 찾을 수 있는 돈을 600만 원으로 제한한 ‘출금 한도’, 100만 원 이상이 입금되면 30분 후부터 출금할 수 있는 ‘지연 인출’ 등도 잇달아 마련했다. 모두 대포통장과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장치들이다. 이와 달리 대면 편취형은 피해자가 본인 계좌에서 돈을 직접 인출해 범인에게 건네주기 때문에 마땅한 제어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범죄에 이용되는 계좌를 만드는 절차가 까다로워진 데다 계좌이체로 받은 돈을 대포통장에서 다시 꺼낼 때도 제약이 많아 대면 편취형 범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엄마, 스마트폰 고장 났어”… 메신저피싱에 991억 원 털려“엄마 나 휴대폰이 부서져서 급하게 휴대전화 보험 신청해야 돼. 엄마 명의로 대신 진행하게 도와줘.” 지난해 12월 주부 B 씨(62)는 딸이 보낸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B 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메시지 속 인터넷 주소를 클릭한 뒤 주민등록증 사진과 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전달했다. 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원격조종 앱을 통해 B 씨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금융 앱에 접속해 수십 차례에 걸쳐 2억6700만 원을 이체해 갔다. 대면 편취형 범죄와 함께 최근 크게 늘어난 수법이 메신저피싱이다.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카톡으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스마트폰 분실이나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급히 돈이 필요하다며 금전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금감원이 계좌이체형 수법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991억 원으로 2020년(373억 원)보다 165.7% 급증했다. 전체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58.9%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통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인 대출빙자형도 사회적 트렌트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백신 접종이나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빙자한 사기가 많아졌다. 올 초 자영업자 C 씨(46)는 코로나19 피해 영세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신청을 받는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한 시중은행의 로고와 함께 전화번호, 홈페이지 주소 등이 상세하게 안내돼 있었다. 저금리 정책 대출이라는 말에 혹한 C 씨는 신청 사이트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대출 상품을 골랐다. 대출 심사 선납금을 송금해야 한다는 안내에 따라 1500만 원도 송금했다. 하지만 문자메시지도, 대출 신청 사이트도 모두 보이스피싱 일당이 꾸민 것이었다. 지난해 이 같은 대출빙자형 수법의 피해액은 521억 원으로 전체의 31.0%를 차지했다. ○ 피해 알게 되면 바로 계좌 지급 정지부터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으려는 정부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급증한 대면 편취형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은행 창구에서는 500만 원 이상의 현금을 찾는 고객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에 따라 맞춤형 문진을 하고 있다. 예컨대 60대 여성이 1000만 원을 출금하겠다고 은행 창구를 찾아오면 ‘자녀 납치 협박 때문에 돈을 찾는 것인지’, ‘카톡으로 가족에게 신분증 사진, 계좌번호 등을 알려달라는 요구는 받았는지’ ‘경찰, 금감원 직원이라는 전화를 받았는지’ 등을 물은 뒤 현금 인출 목적을 자필로 쓰도록 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화나 문자메시지, 카톡 등을 이용해 개인정보나 금융정보, 자금 이체를 요구하는 경우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을 송금한 뒤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면 즉시 계좌 지급 정지에 나서야 한다. 계좌이체를 했다면 자신의 계좌나 돈을 보낸 계좌가 있는 금융사의 콜센터에 전화하는 게 가장 좋다. 대면 편취를 당했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한 경우 경찰서에서 사건사고 사실 확인원을 발급받은 뒤 금융사 영업점에 제출하면 피해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계좌이체형 피해액(1682억 원)의 35.9%(603억 원)가 이런 방식으로 돈을 돌려받았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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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명 투자 의혹’ 강방천, 직무정지-과태료

    차명 투자 의혹을 받는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강 전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와 과태료 부과 등을 결정했다. 직무정지는 향후 4년간 금융권 임원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가치투자 1세대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강 전 회장은 차명 투자 의혹이 불거지자 앞서 7월 29일 자진 사임한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강 전 회장의 차명 투자, 자기 매매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를 해왔다. 강 전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공유 오피스업체 ‘원더플러스’에 수십억 원을 대여해준 뒤 법인 명의로 주식 투자를 한 것을 일종의 차명 투자, 자기 매매로 본 것이다. 강 전 회장 측은 투자 수익이 원더플러스로 귀속되기 때문에 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익금이 대주주인 강 전 회장에게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만큼 금감원은 이를 차명 투자로 판단하고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번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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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물가 충격에 비트코인 9%↓… ‘크립토 윈터’ 장기화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1000만 원어치를 사들인 회사원 김모 씨(39)는 현재 ―50%를 밑도는 수익률을 보고 있다. 올 들어 계속된 하락장에서도 꾸준히 일정 금액을 매수해 장기 투자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이마저도 멈췄다. 김 씨는 “미국발 긴축 우려가 있을 때마다 시장이 발작하는 걸 보니 코인도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발 물가 쇼크에 세계 증시가 요동치면서 대표적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시장도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비트코인은 3000만 원 선이 다시 붕괴됐고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가상자산 해킹 등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한 데다 해외 주요국들의 규제까지 강화돼 ‘크립토 윈터’(가상자산의 겨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최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14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9.14% 급락한 2만34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6만8790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주 미국 증시 상승세에 따라 잠시 회복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발표되자 다시 주저앉았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이날 9.5% 넘게 폭락해 2820만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달 12일 한 달여 만에 회복한 3000만 원대를 다시 내준 것이다. 다른 코인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에 이어 글로벌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6.4% 하락한 1613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66% 폭락한 수준이다. 리플, 카르다도, 솔라나 등도 5∼10%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2조9700억 달러를 웃돌았던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도 9885억 달러까지 떨어지며 1조 달러 선이 무너졌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보다 더 위험한 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글로벌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연착륙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급락은 가상자산이 여전히 고위험 자산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 길어지는 크립토 윈터세계 코인 시장을 뒤흔든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연이어 발생한 사고들도 가상자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파생상품마저 청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코인 대출 서비스를 하는 미국의 셀시우스가 투자자 예치금을 돌려주지 못한 채 7월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초에는 알트코인인 솔라나 기반의 가상자산 지갑이 수십억 원대의 해킹 피해를 입었다.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각국의 가상자산 규제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게리 갠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8일(현지 시간)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증권으로 분류된다”며 가상자산과 코인 거래소를 연방증권법에 따라 규제할 계획임을 밝혔다. 라비 메논 싱가포르 통화청장도 지난달 “소액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실물 가치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반등 시점을 점치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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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3%대 고정금리로 전환… 오늘부터 내달 17일까지 접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3%대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신청을 15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받는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시세 4억 원 이하 1주택자이면서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 원 이하인 대출자가 신청할 수 있다. 기존 대출 잔액 내에서 최대 2억5000만 원까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 대출 금리는 연 3.8∼4.0%(만기 10∼30년)이며 저소득 청년층(만 39세 이하·연소득 6000만 원 이하)은 0.1%포인트씩 낮은 3.7∼3.9%가 적용된다. 기존 변동금리(혼합형) 대출을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은행에서 받았다면 기존 은행에서 신청할 수 있다. 나머지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이라면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신청해야 한다. 3억 원 이하 주택은 이달 15∼30일, 4억 원 이하 주택은 다음 달 6∼17일로 신청일이 다르니 유의해야 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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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석훈 KDB회장 “대우조선 신속 매각 추진”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빠른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부 반발이 거센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서는 직원들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다. 강 회장은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은 체제에서는 (대우조선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에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경영 주체가 나오는 것이 대우조선을 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빠른 매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의 방산과 민수 부문을 분리매각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이든 빠른 매각을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분리 매각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다만 방산 부문을 뗀 나머지 부문을 해외에 매각하는 방안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부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직원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이전의 당위성을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대통령께서 지난달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말씀하셨고 국회에서 국무총리와 부총리가 확약한 사안”이라며 “회장이라도 이를 뒤집을 수 없다는 점을 직원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은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한 산업은행법 조항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영업 조직을 확대하고 영업자산을 배분할 방침”이라며 “내년 초 해당 조직이 가시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회장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30조 원의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10조 원,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육성에 10조 원, 메모리반도체에 10조 원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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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물가쇼크에 코인시장도 급락…‘가상자산의 겨울’ 길어지나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1000만 원어치를 사들인 회사원 김모 씨(39)는 현재 ―50%가 넘는 수익을 내고 있다. 올 들어 계속된 하락장에서도 꾸준히 일정 금액을 매수해 장기투자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이마저도 멈췄다. 김 씨는 “미국발 긴축 우려가 있을 때마다 시장이 발작하는 걸 보니 코인도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발 물가 쇼크에 세계 증시가 요동치면서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시장도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비트코인은 3000만 원 선이 다시 붕괴됐고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가상자산 해킹 등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한 데다 해외 주요국들의 규제까지 강화돼 ‘크립토 윈터’(가상자산의 겨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최고점 대비 3분의 1토막14일 가상자산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9.14% 급락한 2만34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6만8790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주 미국 증시 상승세에 따라 잠시 회복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발표되자 다시 주저앉았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이날 9.5% 넘게 폭락해 2820만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달 12일 한 달여 만에 회복한 3000만 원대를 다시 내준 것이다. 다른 코인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에 이어 글로벌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6.4% 하락한 1613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11월 고점(4812달러) 대비 66%폭락한 수준이다. 리플, 카르다도, 솔라나 등도 5~10%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2조9700억 달러를 웃돌았던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도 9885억 달러까지 떨어지며 1조 달러 선이 무너졌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보다 더 위험한 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글로벌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연착륙 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급락은 가상자산이 여전히 고위험 자산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 길어지는 크립토 윈터세계 코인 시장을 뒤흔든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이후 연이어 발생한 사고들도 가상자산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의 파생상품마저 청산될 위기에놓이면서 코인 대출 서비스를 하는 미국의 셀시우스가 투자자 예치금을 돌려주지 못한 채 7월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달 초에는 알트코인인 솔라나 기반의 가상자산 지갑이 수십억 원대 해킹 피해를 입었다.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각국의 가상자산 규제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개리 갠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8일(현지 시간) “대부분 가상자산은 증권으로 분류된다”며 가상자산과 코인 거래소를 연방증권법에 따라 규제할 계획임을 밝혔다. 라비 메논 싱가포르 통화청장도 지난달 “소액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실물 가치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반등 시점을 점치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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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사 임원, 자사주 거래 30일전 공시해야… ‘스톡옵션 먹튀’ 차단

    앞으로 상장사 임원과 주요 주주 등이 회사 주식을 거래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구체적인 매매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내부자 거래 사전 공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주식 거래 이후(5영업일 이내) 사후적으로만 공시되던 내부자 거래가 사전에도 공개되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상장사 임원 등이 자사주를 대거 매도해 주가가 급락하고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일례로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대량 매각하고 870억 원의 차익을 챙겨 ‘먹튀’ 논란이 컸다. 현행 공시 의무 대상자는 상장사 임원을 비롯해 의결권 주식을 10% 이상 소유하거나 임원 선임 등 주요 경영사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주다. 이번 제도 도입에 따라 이들은 그해 상장사가 발행한 주식의 1% 이상 또는 거래금액 50억 원 이상을 매매할 때 최소 30일 전까지 이를 공시해야 한다. 공시 내용에는 매매 목적, 매매 예정 가격 및 수량, 매매 예정 기간 등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금융당국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기업 내부자들이 사적 이익을 취한 사례가 적지 않아 공시 제도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친 불공정거래 사건 중 미공개 정보 이용이 43.4%(119건)로 가장 많았다. 금융당국은 사전 공시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공시한 매매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경중에 따라 형벌, 과징금, 행정조치 등의 제재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할 소지가 적거나 시장 충격 가능성이 크지 않은 거래에 대해선 사전 공시 의무를 면제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전 공시를 통해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을 예방하고 시장 변동성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조속히 입법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주가가 급등한 이른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주요 종목의 대주주와 임원들이 자사주를 팔아 이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두산에너빌리티 보통주 2854만 주를 주당 2만50원에 처분해 5722억 원을 확보했다. 박홍욱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도 지난달 17일 자사주 3300주를 매도했다. 태양광 대장주로 꼽히는 한화솔루션에서는 권기영 부사장, 임원배 전무 등이 잇달아 자사주를 처분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대 주주로 있는 방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 지분 일부를 매도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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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옵션 ‘먹튀’ 막는다…상장사 임원 주식 매각, 30일 전 공시해야

    앞으로 상장사 임원과 주요 주주 등 내부자가 회사 주식을 거래하려면 매매 예정일의 최소 30일 전에 매매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사후적으로만 공시하면 됐다. 최근 상장사 임원 등 내부자가 자사주를 대거 처분해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사전공시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상장 한 달여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카카오페이 주가가 급락했고 경영진의 '먹튀' 논란이 일었다.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내부자거래 사전공시 제도 도입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현재 사후에만 이뤄지는 내부자거래 공시를 '사전+사후공시' 체계로 개편하기로 했다.현재 공시 의무는 상장사 임원과 의결권 주식을 10% 이상 소유한 주주, 임원 임면 등 주요 경영사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 등을 대상으로 한다.이번 도입 방안에 따라 공시 의무자가 상장사 발행 주식의 1% 이상 또는 거래 금액 50억 원 이상을 매매하는 경우 매매 계획을 매매 예정일의 최소 30일 전까지 공시해야 한다. 공시에는 매매 목적과 매매 예정 가격 및 수량, 매매 예정 기간 등 매수, 매도 계획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그동안 기업의 미공개 정보에 접근이 쉬웠던 내부자들이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의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의결된 불공정거래 사건 274건 중 미공개 정보 이용이 43.4%(119건)로 가장 많았다.다만 금융당국은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할 소지가 적거나 시장 충격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사전공시 의무를 면제할 계획이다. 또 상속, 주식 배당, 주식 양수도 방식의 인수·합병(M&A) 등 사전 공시가 어려운 거래도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전공시 제도를 통해 내부자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를 예방하고 시장 변동성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안에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조속히 입법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도형기자 dodo@donga.com}

    • 202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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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달러 환차익 실현” 서학개미들 8000억원 순매도

    최근 3년 가까이 미국 주식 순매수에 나섰던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지난달 5억 달러 이상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는 강달러 흐름으로 인해 미국 주식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환차익 실현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2019년 9월부터 올 6월까지 월간 기준 미국 주식 순매수 기조를 이어왔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미국 주식 규모는 512억 달러(약 70조7000억 원)에 이른다. 2020년 178억 달러(약 24조6000억 원)에 이어 지난해 208억 달러(약 28조7000억 원)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서학개미들은 올해 달러 강세에도 상반기(1∼6월)에 120억 달러(약 16조6000억 원)어치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7월 들어 370만 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어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지난달에는 5억7000만 달러(약 8000억 원)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심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던 국내 투자자들이 치솟는 환율로 미국 주식 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환차익을 노린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 8월뿐만 아니라 올해 전반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왔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보다는 급격히 오른 환율에 따른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매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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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형 기자의 일편車심]미래 차의 새로운 엔진 ‘소프트웨어’

    테슬라는 막강한 팬을 거느린 기업으로 유명하다. 전기차가 일상이 되면서 전기차 선구자로서 테슬라가 가졌던 차별점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테슬라에 열광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라는 하드웨어보다 테슬라의 차량 소프트웨어가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이른바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의 정점에 테슬라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운전자에게 기존의 차와는 상당히 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테슬라의 디스플레이는 옆 차선을 지나가는 차가 세단인지, 트럭인지, 버스인지를 실물과 거의 비슷한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앞차에 가깝게 다가가면 거리가 몇 cm 남았는지까지 알려준다. 기존의 차들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구현하기 위해 주변 차량을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한다. 앞차와 가까워지면 경보음으로 운전자에게 이를 알려줘 왔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런 차들보다 훨씬 친절하게 정보를 전달하면서 새로운 운전자 경험을 만들어낸다. 대형 디스플레이 하나로 차량의 기능을 모두 제어하고 무선 업데이트로 성능을 향상시키는 모습은 테슬라를 기존과 전혀 다른 차로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차량 소프트웨어는 이런 기능뿐만이 아니라 차량 성능 전반에서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전자 장치가 늘어나고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상황에서 복잡한 기능을 매끄럽고 효율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진화가 필수적이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차의 개별 기능을 통제하던 전자제어유닛(ECU)의 숫자를 줄여 소수의 ECU가 여러 기능을 통합·제어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효율적인 운영체제(OS)가 제품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시대가 자동차 업계에도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테슬라는 기존의 자동차 위에 컴퓨터를 얹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 바퀴를 다는 방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계공학이 아니라 전기·전자·컴퓨터공학을 중심으로 차를 새로 정의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는 얘기다. 이런 테슬라를 쫓아가야 하는 기존 완성차 기업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계공학 전문가 중심의 거대 연구개발 조직 안에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을 새로 꽃피우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국내에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를 만들기로 하면서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한 것은 이런 고민의 결과로 보인다. 체질이 다른 외부 조직을 소프트웨어 개발의 중심에 두고 우수 인력을 영입하며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도다. 독일 폭스바겐 역시 차량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소프트웨어까지. 완성차 기업들은 또 한 번 다른 기업과 손잡으며 ‘없었던 능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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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 거래’ 뮤직카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조건으로 제재를 유예 받았던 음악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가 혁신금융 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됐다. 금융위원회는 7일 정례회의를 열고 뮤직카우와 키움증권, 하나은행의 ‘음악 저작권료 기반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등 13건을 혁신금융 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4월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뮤직카우의 거래 상품(음악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이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6개월 이내에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조건으로 제재를 보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뮤직카우는 투자자 예치금을 키움증권의 투자자 실명 계좌에 별도 예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신청했다. 뮤직카우의 새로운 서비스는 증선위가 내건 조건을 모두 반영해 다음 달까지 사업 구조 개편을 끝낸 뒤 시작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날 신한, KB국민, 롯데, 비씨, 우리, 하나 등 6개 카드사의 ‘다른 신용카드사 상품 추천 서비스’와 IBK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현대차증권, 상상인증권의 ‘해외 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도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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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1400원 초읽기… “달러예금 가입 고객 평소보다 6배 늘어”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60대 A 씨는 이달 초 시중은행을 찾아 3개월짜리 달러 정기예금에 400만 달러(약 55억4000만 원)를 넣었다. 달러로 운용하던 미국 주식과 채권 등 투자 상품을 모두 팔고 150만 달러를 추가로 사들여 달러예금에 가입한 것이다. A 씨는 “다들 경제위기라고 하니 안전자산인 달러를 쟁여두고 있다가 나중에 달러 값이 더 높아졌을 때 빼서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킹(king) 달러’의 위세를 이어가자 달러 사재기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 1500원까지 뚫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커진 것이다. 이 여파로 달러예금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높은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환율 1400원 넘는다”…달러예금 뭉칫돈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과 기업들이 은행에 넣어둔 달러예금 잔액은 7월 말 764억7000만 달러로 한 달 새 28억6000만 달러가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시중은행에는 달러예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흥두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최근 달러예금을 찾는 고객이 평소보다 6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처음 1300원을 돌파한 6월 말만 해도 고점으로 생각하고 달러를 내다파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후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자 달러 매수로 돌아섰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김봉제 하나은행 CLUB1 PB센터 팀장은 “환율이 조만간 1400원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고 달러를 대량 사들이는 큰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은퇴한 60대 B 씨도 지난달 25일부터 이틀간 600만 달러를 사들였다. B 씨는 “이날 한국은행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달러 강세가 더 심해질 거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잭슨홀 회의에서 강력한 긴축을 예고한 이후 달러 매수 흐름이 더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팀장은 “예전에는 고객들이 자산의 10% 정도를 달러에 투자했는데 최근 이 비중이 20%까지 늘었다”며 “경기 침체 시그널이 강해지다 보니 안전자산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예금 금리가 원화예금 추월달러 사재기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나자 은행들도 달러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달러 정기예금 금리가 원화예금 금리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7일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달러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9∼3.85%다. 원화 정기예금 금리(연 3.35∼3.60%)보다 많게는 0.35%포인트 높다. 올해 초만 해도 달러예금 금리는 연 0.2% 안팎에 불과해 원화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여파로 달러 초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환율 변동성이 워낙 커 섣부른 달러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강력한 긴축 의지를 내비친 만큼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다만 실수요 없이 환차익만을 보고 지금 원화를 달러로 바꿔 신규 투자를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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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1400원 간다”…‘킹 달러’ 위세에 사재기 나선 큰손들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60대 A 씨는 이달 초 시중은행을 찾아 3개월짜리 달러 정기예금에 400만 달러(약 55억4000만 원)를 넣었다. 달러로 운용하던 미국 주식과 채권 등 투자 상품을 모두 팔고 150만 달러를 추가로 사들여 달러예금에 가입한 것이다. A 씨는 “다들 경제위기라고 하니 안전자산인 달러를 쟁여두고 있다가 나중에 달러 값이 더 높아졌을 때 빼서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달러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킹(King) 달러’의 위세를 이어가자 달러 사재기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 1500원까지 뚫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커진 것이다. 이 여파로 달러예금 금리가 원화예금보다 높은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환율 1400원 넘는다”…달러예금 뭉칫돈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과 기업들이 은행에 넣어둔 달러예금 잔액은 7월 말 764억7000만 달러로 한 달 새 28억6000만 달러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시중은행에는 달러예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흥두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최근 달러예금을 찾는 고객이 평소보다 6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처음 1300원을 돌파한 6월 말만 해도 고점으로 생각하고 달러는 내다파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후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자 달러 매수로 돌아섰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김봉제 하나은행 CLUB1 PB센터 팀장은 “환율이 조만간 1400원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고 달러를 대량 사들이는 큰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은퇴한 60대 B 씨도 지난달 25일부터 이틀간 600만 달러를 사들였다. B 씨는 “이날 한국은행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달러 강세가 더 심해질 거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잭슨홀 회의에서 강력한 긴축을 예고한 이후 달러 매수 흐름을 더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팀장은 “예전에는 고객들의 자산의 10% 정도를 달러에 투자했는데 최근 이 비중이 20%까지 늘었다”며 “경기 침체 시그널이 강해지다 보니 안전자산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예금 금리가 원화예금 추월 달러 사재기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나자 은행들도 달러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달러 정기예금 금리가 원화예금 금리를 추월하는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7일 현재 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달러 정기예금 금리는 연 3.59~3.85%다. 원화 정기예금 금리(연 3.35~3.50%)보다 많게는 0.35%포인트 높다. 올해 초만 해도 달러예금 금리는 연 0.2% 안팎에 불과해 원화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여파로 달러 초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환율 변동성이 워낙 커 달러 신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강력한 긴축 의지를 내비친 만큼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다만 실수요 없이 환차익만을 보고 지금 원화를 달러로 바꿔 신규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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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서 ‘스마트계약’ 기술 소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가 개최하는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2022’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의 미래상이 소개된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이번 UDC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22, 23일 이틀간 열린다. 5일 두나무에 따르면 행사 첫날인 22일 스마트계약을 비롯해 4개 분야의 콘퍼런스가 진행된다. 스마트계약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된 계약 조건을 만족시키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계약이 실행되지 않기 때문에 당사자가 서로를 모르거나 신뢰하지 않아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중개인 없이도 개인 간(P2P) 계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리크 부테린이 이더리움을 활용해 스마트계약을 처음 구현한 바 있다. 스마트계약은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구현할 수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스마트계약 관련 주요 전문가로 꼽히는 솔라나의 매트 소그 프로덕트·파트너 개발 총괄, 카르다노의 멜 매캔 개발 총괄, 스택스의 마빈 얀센 테크 리드 등이 연사로 나와 스마트계약의 구동 방식과 발전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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