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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서 주가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거론되는 세력들이 투자자 약 1000명으로부터 투자금 약 1조 원을 모아 최대 2조 원을 운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세력을 주도한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통정거래(같은 세력끼리 매매를 주고받으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는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고 시세 조종은 안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라 대표 등이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해 장기간에 걸쳐 주가를 띄운 시세 조종 혐의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라덕연 “직원 50명이 2조 원 주식 굴려” 라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지인들과 함께 투자금 30억 원으로 투자컨설팅업체를 차렸고 CJ와 다우데이타 등 9개 종목을 겨냥해 집중 투자를 시작했다”며 “3년 만에 투자자 1000명을 모았고 직원도 5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1조 원 이상이었고 레버리지(빚)를 포함해 2조 원 넘는 주식을 거래했다”며 “서울가스의 경우 한때 4000억 원 규모를 보유해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보다 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해 라 대표는 “수익금의 50%를 성과 보수로 받았을 뿐 시세 조종은 한 적 없다. 통정거래는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자신과 함께 주가조작 세력으로 거론된 이들에 대해선 “모든 판은 내가 기획해서 짠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내가 시킨 것만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예인 등 다수 인사들에게 접촉해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프로골퍼 출신 안모 씨에 대해서도 “1년 반 전 골프를 치다 알게 됐으며 고객 관리 차원에서 투자자들에게 골프아카데미를 소개해 준 것뿐”이라고 했다.● 금융당국 “시세 조종 혐의 벗기 어려워” 하지만 금융당국은 라 대표 등이 시세 조종 혐의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개인이 장기간에 걸쳐서 주식을 모은 것이 아니라 여러 계좌를 이용해 지인들과 주식을 사고팔면서 가격을 올린 혐의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간에 주가를 높이는 전통적 방식은 아니지만 다수의 계좌를 확보해 거래한 과정을 들여다보면 시세 조종 사실이 더 분명하게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 대표 등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법적 수익을 더 많이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한 하소연에 가깝다”며 “일부 투자자에게 수익을 정산해주면서 지속적으로 투자자를 모은 것이 결국 피라미드식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의 형태”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수사·조사 인력을 포함해 20여 명 규모의 대규모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출국 금지한 라 회장과 안 씨 등을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일 금융위에 라 대표가 운영한 H투자컨설팅업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200개의 분석을 맡기고 해당 사건을 검찰로 이관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뒤늦은 대응이 이번 사태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4월 초·중순 작전 세력이 일부 종목의 주가를 비정상적으로 띄우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 전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8개 종목의 문제점을 감지하지 못한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SG증권발 폭락 사태 관련 인지 시점에 대해 “제가 들은 건 아주 최근”이라고 지난달 27일 말했다. 금융위는 제보를 받은 직후부터 수사에 나섰지만 작전 세력에 대한 압수수색은 4월 말에야 진행됐다. 8개 종목의 주가는 24일부터 폭락했는데, 제보 시점과 비교하면 2주가량 뒤다. 그사이 당국의 움직임을 눈치챈 주가조작 세력들이 물량 처분에 나서 주가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폭락세를 거듭한 8개 종목의 28일 기준 시가총액은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1일 대비 7조8492억 원 급감했다. 금융위의 본격 대처 여부에 따라 폭락 직전에 들어갔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통상 금융위는 중대한 사안의 경우 금융감독원과 공동 조사를 벌인 뒤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그러나 금융위는 사태가 터지고 나서야 금감원과 자료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보 직후부터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서울남부지검 등과 공조해 빠르게 수사해 왔다”며 “24일 관련자를 출국 금지시키고 27일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해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수사를 이어가면서 연관된 기업 대주주의 사전 인지 여부와 공매도 세력 연루 가능성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작전 세력이 장기간 주가를 띄운 이번 사건에서는 매수, 매도가를 정해서 사고팔며 주가를 높이는 통정거래의 전모를 밝히는 것이 수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주가 폭락 이전에 주식을 대거 매도하거나 공매도에 나서면서 ‘누가 이익을 취했는지’를 보는 것 역시 주요한 수사 대상인 것이다. 실제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은 주가 폭락 직전에 일부 주식을 처분했다. 선광의 경우 평소 10주 미만이었던 공매도 물량이 폭락 직전인 19일 4만 주 이상 나오는 등 이상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났다.‘SG증권發 주가폭락’ 파문 확산“회장님 상속주식 찾아 투자” 유인임창정 투자설명회서 “번 돈 다 투자”피해자 100명 “9일 사기죄 고소”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배후에서 주가조작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일당이 투자자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체크카드를 만든 후 자체 회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를 모두 넘긴 탓에 “체크카드와 계좌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전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 “개인정보 이용해 마음대로 계좌 개설” 피해자 A 씨는 2019년 지인을 통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 업체를 알게 됐다. 그는 “업체 관계자가 ‘저평가된 주식을 검토해 안전하게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해 3000만 원을 처음 맡겼다”고 말했다. A 씨는 “매주 수익률을 보내줬지만 어떤 종목에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투자 종목을 물어보니 ‘회장님들이 상속하는 주식을 잘 찾아 투자 중이다. 소문나면 안 된다. 종목을 알려 하지 말라’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 수익이 나자 H투자컨설팅 업체 측은 절반을 수수료로 챙기고 “지금 투자하면 더 큰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남은 수익에 돈을 보태 재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 측은 A 씨가 넘긴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추가로 차액거래결제(CFD) 계좌를 만들고 임의로 거래를 반복했다. A 씨는 “가족 명의까지 동원해 재투자를 반복한 끝에 3년 만에 총 5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했다. H투자컨설팅 업체에 투자해 약 30억 원의 피해를 봤다는 피해자 B 씨도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주민등록번호 등을 물어봤는데 이를 이용해 마음대로 계좌를 만들어 고지 없이 거래를 반복했다”고 했다.● “체크카드 받아 회식비 등으로 사용” H투자컨설팅 업체는 “수수료 정산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체크카드를 만들게 한 후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해 10월경 수수료 정산에 필요하다며 계좌를 만들라고 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체크카드를 만들어 넘기라고 했다”며 “이후 서울 건국대 앞의 한 마라탕 집에서 체크카드로 수백만 원을 결제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2021년 12월부터 수수료 대신이라며 일당 중 한 명인 프로골퍼 안모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골프아카데미 회원권을 네 번에 걸쳐 구입하도록 했는데 한 번에 1억 원씩, 총 4억, 5억 원가량을 송금했다. 이 골프 아카데미의 평생회원권 보증금은 최대 6억 원에 달했는데 금융당국은 일당이 보증금으로 받은 돈을 현금화해 유용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이 외에도 업체가 지정한 갤러리, 피부 미용 업체 등에도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CJ 포함 9개 업체 투자해 큰 손실” H투자컨설팅 업체 라덕연 대표는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투자 종목 등을 밝히지 않고 회사에 일임하게 한 건 잘못했다. 벌을 주신다면 달게 받겠다”고 했다. 이어 “회원권이나 그림은 수익에 대한 답례로 받은 것”이라며 “CJ를 포함해 총 9개 종목에 투자했는데 저도 큰 손실을 입었다. 이득을 본 기업 오너와 대주주 거래 내역과 자금 출처 등을 추적하면 주가조작 진범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해당 세력에 30억 원을 맡겼다가 손해를 봤다고 밝힌 가수 임창정 씨(사진)가 라 대표 측 투자설명회와 파티 등에 여러 차례 참석해 ‘번 돈을 다 투자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라 대표는 이에 대해 “임 씨가 투자설명회 등에 종종 방문하고 투자 관련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라 대표를 비롯해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일당을 상대로 9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피해자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대건 관계자는 “업무상 배임죄와 사기죄로 고소할 예정”이라며 “참여한 피해자는 100여 명, 손실액은 10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배후에서 주가 조작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세력들이 “10억 원을 투자하면 100억 원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아난티그룹 이중명 전 회장 등 재계 인사까지 끌어들인 가운데 서울 강남 일대 빌딩을 소유한 연예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조작 핵심 세력으로 거론되는 프로골퍼 출신 안모 씨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았다는 사업가 A 씨는 28일 “안 씨가 ‘아난티 이 전 회장도 투자하는 건이다. 10억 원을 100억 원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신뢰가 안 가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씨가 핵심 투자자로 거론한 이 전 회장에 대해 아난티그룹 이만규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친인 이 전 회장이 주가 조작의 피해자가 됐다는 걸 26일 오후에 처음 알게 됐다”며 “부친은 그동안 모은 자산을 모두 잃고 두문불출하며 울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난티는 주가 조작 논란과 일절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씨와 함께 핵심 세력으로 거론되는 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라덕연 씨는 이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재단 등에서 이사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씨는 연예인이 소유한 빌딩에 골프 아카데미를 차려놓고 다수의 연예인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가 B 씨는 “강남구에 있는 안 씨의 골프 아카데미가 연예인과 재력가들이 자주 찾는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며 “안 씨가 강남에 건물을 갖고 있는 연예인 C 씨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조작 세력들은 투자자들에게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투자 수익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으며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수 박혜경 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는 언니를 통해 회사를 소개받아 1억 원을 넣고 회사에서 깔아준 앱을 보니 300만 원, 400만 원 불어나는 걸 보고 천재들인가 생각했다”며 “(추가로) 돈을 보낸 게 모두 4000만 원인데 돈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라 회장을 중심으로 설립된 법인 사내이사 등 최측근 6명 이상이 가담한 조직적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각각 ‘연예인팀’, ‘의사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투자 유치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지위 고하, 재산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등과 무관하게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당 중 일부가 중국 동포라는 제보를 받고 해외 도주 우려가 있어 검찰을 통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등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배후에서 주가 조작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세력들이 “10억 원을 투자하면 100억 원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아난티그룹 이중명 전 회장 등 재계 인사까지 끌어들인 가운데 서울 강남 일대 빌딩을 소유한 연예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조작 핵심 세력으로 거론되는 프로골퍼 출신 안모 씨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았다는 사업가 A 씨는 28일 “안 씨가 ‘아난티 이 전 회장도 투자하는 건이다. 10억 원을 100억 원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신뢰가 안 가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씨가 핵심 투자자로 거론한 이 전 회장에 대해 아난티그룹 이만규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친인 이 전 회장이 주가 조작의 피해자가 됐다는 걸 26일 오후에 처음 알게 됐다”며 “부친은 그동안 모은 자산을 모두 잃고 두문불출하며 울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난티는 주가 조작 논란과 일절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씨와 함께 핵심 세력으로 거론되는 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라덕연 씨는 이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재단 등에서 이사를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씨는 연예인이 소유한 빌딩에 골프아카데미를 차려놓고 다수의 연예인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가 B 씨는 “강남구에 있는 안 씨의 골프아카데미가 연예인과 재력가들이 자주 찾는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며 “안 씨가 강남에 건물을 갖고 있는 연예인 C 씨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 조작 세력들은 투자자들에게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투자 수익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으며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수 박혜경 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는 언니를 통해 회사를 소개받아 1억 원을 넣고 회사에서 깔아준 앱을 보니 300만 원, 400만 원 불어나는 걸 보고 천재들인가 생각했다”며 “(추가로) 돈을 보낸 게 모두 4000만 원인데 돈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라 회장을 중심으로 설립된 법인 사내이사 등 최측근 6명 이상이 가담한 조직적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각각 ‘연예인팀’, ‘의사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투자 유치를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지위 고하, 재산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등과 무관하게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당 중 일부가 중국 동포라는 제보를 받고 해외 도주 우려가 있어 검찰을 통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중심으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등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가 ‘대형 주가 조작 스캔들’로 번지면서 금융·수사당국이 강제 수사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27일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사무실과 컨설팅 업체 관계자의 주거지 등 10여 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주가 조작 핵심 세력으로 거론되는 H투자컨설팅업체 A 대표와 A 대표의 측근인 프로골프 선수 출신 B 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가 운영하는 강남구의 한 골프아카데미도 압수수색됐다. 경찰은 25일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200여 대를 압수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찾아와 다투고 있다’는 신고를 받아 해당 사무실로 출동해 보니 (H투자컨설팅업체가) 정식 등록 없이 투자 자문업을 하는 것을 확인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증거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압수 당시 현장에는 피해 투자자만 수십 명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확보한 뒤 26일 검찰에 사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24일 주가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일당 10명을 출국금지했다. 가수 임창정 씨는 출국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이들 세력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른바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 조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조작을 주도한 작전세력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끌어모았다고 한다. 돈을 맡긴 이들의 명의로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에 설치한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거래를 벌여 본인들의 존재를 숨길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치고 빠지기’ 식이던 과거 주가 조작 세력과 달리 이들은 약 3년에 걸쳐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최대 1%씩 조용히 사고팔아 시세를 조종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이 일부 거래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차액거래결제(CFD) 계좌의 개인 투자자 등록 건수는 2017년 말 1219건에서 2019년 3330건, 2020년 1만1626건, 2021년 2만4365건으로 급증했다.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 대리 절차를 밟고 있는 법무법인 대건 측 관계자는 “5분에 1명꼴로 피해자로부터 전화가 오고 있다”며 “27일 오후 1시 반까지 100여 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고 피해 규모는 500억∼10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주가 조작 세력이 1인당 최소 3억 원 이상의 투자 금액을 받았고, 총 피해 금액 규모가 수천억 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 중 일부는 “주가 조작 세력으로부터 골프레저 기업인 아난티그룹의 이중명 회장이 큰 액수를 투자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도 이 회장이 단순한 피해자인지, 아니면 주가 조작 세력과 연관돼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 회장에게 투자 여부와 경위 등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 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이 지분을 매각(26.66%→23.01%)한 후 24일부터 해당 주가는 SG증권발 매도 물량에 이틀 연속 하한가를 나타냈다. 다우키움그룹 측은 주가 조작 사태와의 연관성은 부인했지만 당국은 김 회장의 지분 매각을 비롯한 각종 의심 거래를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가 조작 의심) 수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보고 있지만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금융당국과 검찰이 가진 역량을 모두 동원해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디데이(D-Day)는 22일. 집결지는 주수단 한국대사관.’ 현지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피란 작전을 더 지체할 순 없었다. 교민 A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수단공항까지 폭격을 맞았다. 어린 딸이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교민 김현욱 씨는 “굉장히 큰 교전이 집 앞에서 벌어졌다. 군인들이 집에 침입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전했다.● “방탄차로 구출…죽었다 살아났다”외교부가 교민 집결지를 수단 수도 하르툼 내 한국대사관으로 잡은 건 식량 등 물자가 그나마 있어서였다. 발전기까지 갖춘 대사관이 대피에 앞서 잠시나마 대기하기에 용이한 곳이라고 판단한 것. 문제는 교민들의 거주지가 격전지 근처 아홉 곳에 흩어져 있어 신속한 집결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르툼엔 500m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길목마다 지켜 개별적인 이동도 쉽지 않았다. 이런 난관을 뚫고 일단 흩어진 교민들을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다. 남궁환 주수단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방탄차량을 타고 직접 교민들을 찾아다녔다. 남궁 대사는 “그분들을 다 모아야만 철수할 수 있었다. 끝까지 모은다는 일념으로 찾아다녔다”고 했다. 대사관 주은혜 참사관도 현지 교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교민 반용우 씨는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총 쏘고 대포 쏘고, 우리 집 주변에서 정말 말로만 듣던 전쟁이 일어났다”고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하지만 대사관에서 불과 1.3km 거리에 있던 하르툼 공항은 폐쇄돼 갈 수 없었다. 이에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 탈출 작전’으로 선회했다. 이 작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였다. UAE 정부는 가장 안전하게 포트수단으로 이동 가능한 육로를 제안했고, 탈출 차량까지 섭외해줬다. 이 과정에서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UAE 정부는 수단 정부군과 반군(신속지원군·RSF) 양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국 교민의 육상 이동을 막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33시간 김밥 컵라면으로 버텨” 교민들은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대에 나눠 탄 뒤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등까지 싣고 하르툼 내 UAE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 6대에 갈아탄 뒤 포트수단으로 향했다. 버스엔 우리 교민은 물론이고 UAE 교민 등까지 200∼300명이 탔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진 840km였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우회해 1174km를 이동했다. 교민들은 대사관에서 챙긴 김밥 등을 먹으며 버텼다. 가고 서고를 반복해 약 33시간이 걸렸다. 평소엔 13시간 거리였다. 탈출한 교민의 지인은 “교민 28명이 김밥 40줄, 컵라면,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33시간 넘게 버스로 이동했다고 한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은 한국에서 날아온 C-130J 수송기에 탑승했다. 교민들은 24일 오후 11시 18분 사우디 제다공항에 도착했고, 25일 오전 2시 54분 우리 공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가 한국을 향해 이륙했다. 그리고 마침내 28명의 교민을 태운 시그너스가 13시간의 비행 끝에 25일 오후 3시 57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 안착했다.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약속)’가 완료된 것. 오후 4시 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렸고, 고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을 만났다. 주은혜 참사관과 함께 도착한 딸 이모 양(6)은 가족들과 끌어안고 있다가 선물받은 곰 인형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녔다. 이 양 가족은 “아이가 육로로 이동할 때는 울지 않다가 수송기에 탄 뒤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디데이(D-Day)는 22일. 집결지는 주수단 한국대사관.’현지 사정은 갈수록 악화됐다. 피란 작전을 더 지체할 순 없었다. 교민 A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수단공항까지 폭격을 맞았다. 어린 딸이 경기를 일으키며 쓰러질 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교민 김현욱 씨는 “굉장히 큰 교전이 집 앞에서 벌어졌다. 군인들이 집에 침입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두려운 상황이었다”며 일촉즉발의 상황을 전했다.● “방탄차로 구출…죽었다 살아났다”외교부가 교민 집결지를 수단 수도 하르툼 내 한국대사관으로 잡은 건 식량 등 물자가 그나마 있어서였다. 발전기까지 갖춘 대사관이 대피에 앞서 잠시나마 대기하기에 용이한 곳이라고 판단한 것.문제는 교민들의 거주지가 격전지 근처 아홉 곳에 흩어져 있어 신속한 집결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르툼엔 500m마다 소총 등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길목마다 지켜 개별적인 이동도 쉽지 않았다. 이런 난관을 뚫고 일단 흩어진 교민들을 데려오는 데는 성공했다. 남궁환 주수단 대사 등 대사관 직원들이 방탄차량을 타고 직접 교민들을 찾아다녔다. 남궁 대사는 “그분들을 다 모아야만 철수할 수 있었다. 끝까지 모은다는 일념으로 찾아다녔다”고 했다. 대사관 주은혜 참사관도 현지 교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교민 반용우 씨는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총 쏘고 대포 쏘고, 우리 집 주변에서 정말 말로만 듣던 전쟁이 일어났다”고 긴박한 상황을 떠올렸다.하지만 대사관에서 불과 1.3km 거리에 있던 하르툼 공항은 폐쇄돼 갈 수 없었다. 이에 수단 동부 항구도시인 포트수단까지 ‘육로 탈출 작전’으로 선회했다.이 작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국가가 아랍에미리트(UAE)였다. UAE 정부는 가장 안전하게 포트수단으로 이동 가능한 육로를 제안했고, 탈출 차량까지 섭외해 줬다. 이 과정에서 UAE의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우리 국민이다)”이란 메시지를 보냈다. UAE 정부는 수단 정부군과 반군(신속지원군·RSF) 양측에 다양한 채널로 한국 교민의 육상 이동을 막지 말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33시간 김밥 컵라면으로 버텨”교민들은 우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6대에 나눠 탄 뒤 고양이 2마리, 개 1마리 등까지 싣고 하르툼 내 UAE 대사관저로 이동했다. 이후 버스 6대에 갈아탄 뒤 포트수단으로 향했다. 버스엔 우리 교민은 물론 UAE 교민 등까지 200~300명이 탔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진 840km였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우회해 1174km를 이동했다. 교민들은 대사관에서 챙긴 김밥 등을 먹으며 버텼다. 가고 서고를 반복해 약 33시간이 걸렸다. 평소엔 13시간 거리였다. 탈출한 교민의 지인은 “교민 28명이 김밥 40줄, 컵라면, 떡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33시간 넘게 버스로 이동했다고 한다”며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물도 거의 마시지 못하는 극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포트수단에 도착한 교민들은 한국에서 날아온 C-130J 수송기에 탑승했다. 교민들은 24일 오후 10시 28분 사우디 제다공항에 도착했고, 25일 오전 2시 54분 우리 공군 KC-330 ‘시그너스’ 공중급유기가 한국을 향해 이륙했다. 그리고 마침내 28명의 교민을 태운 시그너스가 13시간의 비행 끝에 25일 오후 3시 57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 활주로에 안착했다. 작전명 ‘프로미스(Promise·약속)’가 완료된 것.오후 4시 11분 시그너스의 문이 열렸고, 고국 땅을 밟은 교민들은 마중 나온 가족·친지들을 만났다. 주은혜 참사관과 함께 도착한 딸 이모 양(6)은 가족들과 끌어안고 있다가 선물받은 곰 인형을 들고 활주로를 뛰어다녔다. 이 양 가족은 “아이가 육로로 이동할 때는 울지 않다가 수송기에 탄 뒤 안심이 됐는지 울음을 터뜨렸다”며 안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제63주년 4·19혁명 기념식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렸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기념식은 독립유공자이자 4·19 공로자인 이희승 씨가 혁명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쓴 비문의 일부인 ‘자유의 꽃이 피련다’를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과 박민식 보훈처장 등 정부 인사, 4·19혁명 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경과보고, 기념공연, 유공자 포상, ‘4·19의 노래 제창’ 순으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정부는 이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정부 첫 4·19혁명 유공자 포상을 실시했다. 혁명 과정에 참여했던 당시 부산고 학생 11명과 대전상고 학생 6명, 그리고 김주열 열사의 모친 권찬주 여사 등 총 31명에게 건국포장이 수여됐다. 4·19혁명에 참여했던 학교의 후배 학생들도 기념식에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전한승 열사(당시 수송초 6학년)의 후배 남녀 학생이 맹세문을 낭독하고, 4·19혁명 참여 고등학교인 대광고 동성고 중앙고 소속 학생들이 애국가를 제창했다. 4·19혁명 관련 보훈단체장과 함께 4·19혁명 참여 대학인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의 후배 학생들이 헌화와 분향에 참여했다. 기념식에 앞서 윤 대통령은 국립4·19민주묘지에 안장된 507위의 유영(遺影)이 봉안된 유영봉안소를 찾았다. 역대 대통령 중 기념식에 참석하며 유영봉안소를 참배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 처장은 “우리 국민들이 오늘날의 자유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번영이 4·19혁명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들의 의로운 외침과 희생 위에 서 있음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정부는 숭고한 4·19혁명의 정신을 책임 있게 계승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정자교가 무너진 게 2주 가까이 됐는데 보행로 통제도 안 하다가 갑자기 안전 최하위 등급이라니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네요.” 18일 탄천 일대를 산책하던 김모 씨(77)는 궁내교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자교 사고 뒤에도 탄천을 건너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궁내교 등을 건널 때마다 조마조마했다. 특히 탄천변을 산책할 때 위의 다리들이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는 탄천을 지나는 불정·수내·금곡·궁내교 등 4개 교량의 보행로를 철거 및 재시공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정자교 보행로 붕괴 후 진행한 정밀안전진단에서 ‘불량(E)’ 또는 ‘미흡(D)’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중 불정교의 경우는 최대 25.5cm나 침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 교량들에 대한 보행로 통행을 즉시 통제하고 1개 차로로 걸어 다닐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하 교량 4곳 보행로, 철거 후 재시공 신상진 성남시장은 18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궁내·수내·금곡·불정교의 경우 보강만으로는 시민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판단에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6∼12일 탄천에 설치된 24개 교량 중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 건축 방식(교량 보행로 아래 따로 지지대가 없고 차도와 붙어 지지되는 방식)으로 지어진 18개 교량을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불정·수내·금곡교는 보행로에서 각각 최대 25.5cm, 19.2cm, 22.0cm의 침하 상태가 확인돼 ‘불량(E)’ 등급을 받았다. 궁내교의 보행로는 최대 16㎜ 침하돼 ‘미흡(D)’ 등급이었다. 보행로 재시공이 결정된 수내·금곡·궁내교는 정자교와 같은 1993년 준공됐다. 불정교는 1994년 지어졌다. 이들 4개 다리는 정자교와 같이 모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신인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발주했고, 1995년 자금난으로 문을 닫은 삼우기술단이 설계했다. 성남시는 4개 다리 보행로 재시공에 총 1년 6개월 동안 예산 402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민 편의를 위해 임시 보행자 다리를 따로 만들지도 검토 중이다.● 2년 만에 바뀐 등급, 부실 점검 논란도시는 재시공이 결정된 4곳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교량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21일 발표한다.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공사 진행 또는 철거 후 재시공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남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압축강도 시험, 비파괴검사, 아스콘 제거 후 철근 상태 실측 등의 점검 항목을 추가해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4개 다리에 대해 철거 후 재시공 결정이 내려진 것을 두고 기존 점검이 부실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년 전 정밀점검에서 수내·금곡·궁내교는 ‘보통(C)’ 등급을, 불정교는 ‘양호(B)’ 등급을 받았다. 당시 점검은 차도 위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2년 만에 ‘보통’ 등급의 교량이 ‘미흡’ 또는 ‘불량’ 등급을 받은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 검사 때 단순 외관 검사 외에 정밀진단검사 매뉴얼에 따라 콘크리트 시추 등 내부 점검이 철저히 이뤄졌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정자교가 무너진 게 2주 가까이 됐는데 보행로 통제도 안 하다가 갑자기 안전 최하위 등급이라니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네요.” 18일 탄천 일대를 산책하던 김모 씨(77)는 궁내교를 가리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자교 사고 뒤에도 탄천을 건너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궁내교 등을 건널 때마다 조마조마했다. 특히 탄천변을 산책할 때 위의 다리들이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고 했다. 경기 성남시는 탄천을 지나는 불정·수내·금곡·궁내교 등 4개 교량의 보행로를 철거 및 재시공하겠다고 18일 발표했다. 정자교 보행로 붕괴 후 진행한 정밀안전진단에서 ‘불량(E)’ 또는 ‘미흡 (D)’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중 불정교의 경우는 최대 25.5cm나 침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들 교량에 대한 보행로 통행을 즉시 통제하고 1차로로 걸어다닐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하 교량 4곳 보행로, 철거 후 재시공 신상진 성남시장은 18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궁내·수내·금곡·불정교의 경우 보강 만으로는 시민의 불안감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는 판단에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6~12일 탄천에 설치된 24개 교량 중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 건축 방식(교량 보행로 아래 따로 지지대가 없고 차도와 붙어 지지되는 방식)으로 지어진 18개 교량을 대상으로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불정·수내·금곡교는 보행로에서 각각 최대 25.5cm, 19.2cm, 220cm의 침하 상태가 확인돼 ‘불량(E)’ 등급을 받았다. 궁내교의 보행로는 최대 16㎜ 침하돼 ‘미흡(D)’ 등급이었다. 보행로 재시공이 결정된 수내·금곡·궁내교는정자교와 같은 1993년 준공됐다. 불정교는 1994년 지어졌다. 이들 4개 다리는 정자교와 같이 모두 한국주택도시공사(LH)의 전신인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발주했고, 1995년 자금난으로 문을 닫은 삼우기술단이 설계했다. 성남시는 4개 다리 보행로 재시공에 총 1년 6개월 동안 예산 402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시민 편의를 위해 임시 보행자 다리를 따로 만들지도 검토 중이다.● 2년 만에 바뀐 등급, 부실 점검 논란도 시는 재시공이 결정된 4곳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교량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21일 발표한다.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공사 진행 또는 철거 후 재시공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압축강도 시험, 비파괴검사, 아스콘 제거 후 철근 상태 실측 등의 점검 항목을 추가돼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4개 다리에 대해 철거 후 재시공 결정이 내려진 것을 두고 기존 점검이 부실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년 전 정밀점검에서 수내·금곡·궁내교는 ‘보통(C)’ 등급을, 불정교는 ‘양호(B)’ 등급을 받았다. 당시 점검은 차도 위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2년 만에 ‘보통’ 등급의 교량이 ‘미흡’ 또는 ‘불량’ 등급을 받은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지난 검사 때 단순 외관 검사 외에 정밀진단검사 매뉴얼에 따라 콘크리트 시추 등 내부 점검이 철저히 이뤄졌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성남=이경진기자 lkj@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아직 실수도 많고 일도 어려워요. 하지만 직접 번 돈으로 주말에 마라탕 사 먹을 생각을 하니 설레네요.” 13일 오전 경기 여주시 오학동 ‘푸르메소셜팜’에서 토마토 가지치기 작업을 하던 발달장애인 이수연 씨(30·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초 농장 일을 시작한 이 씨는 올 1월 자립해 여주 시내에 있는 한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 씨는 “20년 넘게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며 자립이 소원이었다. 직업이 생기고 자립의 꿈도 이룬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2021년 3월 문을 연 푸르메소셜팜은 발달장애인들이 근무하는 국내 첫 스마트팜이다. 장애인 재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푸르메재단이 2019년 농장을 기부받아 만들었는데 현재 발달장애인 50여 명이 근무 중이다. 푸르메재단과 여주시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해 3월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한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자립 지원에 나섰다. 시설에서 나와 여주시 지원 임대주택 ‘자립홈’에서 두 명씩 생활하게 한 것이다. 목표는 이들을 2년 후 완전히 독립시키는 것이다. 이날 농장에서 토마토를 수확하던 김광채 씨(23)는 “퇴근 후 (시설이 아니라) 집으로 가 걸그룹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동영상을 찍을 계획”이라며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지난해 3월 자립한 그는 본인의 춤 동영상을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올려 ‘좋아요’ 50여만 개를 받는 유명인이 됐다. 김 씨는 “시설에서 단체생활을 할 때는 취미를 가질 생각을 못했다. 자립을 하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효진 씨(30)는 스스로를 ‘취미 부자’라고 소개했다. 요리, 자전거, 사진에 이어 최근엔 드럼 연주에 도전하고 있다. 이 씨는 “농사일로 힘들게 번 돈을 행복을 위해 재투자하면서 보람이 크다”며 “1년 앞으로 다가온 독립에 대비해 여윳돈도 모아둘 예정”이라고 했다. 올 1월 자립한 이샛별 씨(21·여)는 매일 퇴근 후 2시간씩 한글을 공부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이 씨의 방엔 한글 문장과 단어가 적힌 종이가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이 씨는 “영화도 보고, 공원도 가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스스로 살아갈 힘을 키우기 위해 가계부도 쓰고 집안일도 하면서 책임감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농장에서 하루 4시간 동안 근무하며 월급 100여만 원을 받는다. 또 매달 120시간씩 곁에서 지원하는 활동지원사의 도움으로 청소, 장보기 등을 배우며 자립을 위한 발걸음을 떼고 있다. 오는 20일은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 및 장애인의 재활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정된 제43회 장애인의 날이다. 자립의 꿈을 이룬 이들은 다른 장애인들도 포기하지 말고 자립에 도전하라고 입을 모았다. 이수연 씨는 “처음에는 자유가 낯설고 두려웠지만 매일 새로운 일을 배울 때마다 사회의 일원이 되는 기분”이라며 “자립을 꿈꾸는 장애인이 있다면 준비를 철저히 하고 용기를 내 자유를 꼭 누려봤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여주=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강원 강릉시에서 강풍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한 11일 전국 다른 지역에서도 태풍급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중부지방과 전북, 전남 서해안, 경북 산간, 경상권 해안, 제주도 해안에 강풍특보가 발령됐다. 강릉을 포함한 강원 일부 산간 지역에선 초속 30m에 이르는 강풍이 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초속 30m면 수목이 뿌리째 뽑히거나 문이 날아갈 수 있는 수준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에선 이날 강풍 피해 신고 46건이 접수됐다. 이 중 사다리차가 넘어지는 사고로 2명이 경상을 입었다. 서대문구의 한 교회 첨탑도 강풍에 부러졌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대전에선 60대 여성이 강풍에 떨어진 유리 파편에 맞아 이마와 팔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산에선 건물 간판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등 신고 5건이 접수됐다. 강풍 여파로 일부 지역 항공기 운항이 통제되고 기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7편이 결항됐고, 107편의 출발 및 도착이 지연됐다. 인천공항에선 항공편 3편의 도착이 지연됐다. 코레일은 강원 동해안 지역 강풍과 산불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KTX 등의 열차편 운행을 조정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운행하는 KTX의 도착역을 강릉역으로 변경하고 동해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강릉까지 셔틀버스를 이용해 수송했다. 동해에서 강릉까지 운행하는 누리로 열차 12편과 삼척 해변에서 강릉을 오가는 바다열차는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경찰이 마약류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사진)이 의료용 마약류인 졸피뎀을 추가로 투약한 정황을 확인했다.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에 이어 5번째 마약류 투약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11일 유아인이 졸피뎀을 의료 이외의 목적으로 처방받은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졸피뎀은 진정 및 수면 효과가 있어 불면증 치료 등 의료용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장기 복용 시 심리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는 등 중독성이 강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지난해 말 유아인이 2021년 73회에 걸쳐 4400mL가 넘는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또 2월 간이 소변검사를 진행해 대마의 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검출되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는데, 그 결과 모발과 소변에서 마약류 4종 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졸피뎀 감정은 의뢰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후 서울 강남구 등의 병원 여러 곳과 유아인의 주소지 및 실거주지를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의료 기록에서 졸피뎀 투약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아인은 경찰 조사에서 대마 흡입 혐의 일부를 제외한 다른 마약류 투약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과 케타민은 치료 목적으로 투약했고,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함께 마약류를 투약한 공범 등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유아인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승아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지 못해 미안해. 네 미래를 앗아간 나쁜 사람들 꼭 제대로 벌받게 할게. 하늘나라에선 더 빛나게 웃길 기도할게.” 10일 오후 배승아 양(10)이 이틀 전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앞 인도에는 이 같은 편지와 쪽지, 꽃다발과 과자 등이 수북하게 쌓였다. 배 양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학교 친구와 일반 시민 등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사고 현장을 찾은 최문영 씨(62·여)는 “아무 죄 없는 어린이가 어이없는 변을 당한 게 믿기지 않는다”며 “희생자가 더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방모 씨(65)는 충남도청에서 과장급을 지내고 5년 전 퇴임한 전직 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 씨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지법으로 들어서면서 “유가족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경찰에서 “사고 당일 낮 12시 반경 모임이 있어서 소주를 반 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민식이법’을 적용해 방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대전지법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배 양의 유족들은 “승아와 같은 피해자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경각심을 높이고 싶다”며 배 양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경찰이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마약 성분이 담긴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고등학생들에게 속여 마시게 한 일당 중 ‘중간 관리책’ 2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중국에서 중간 관리책에게 범행을 지시한 한국 국적 A 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공안의 협조를 받아 범행을 전체적으로 기획한 ‘총책’을 추적하는 한편, 여권 무효화 등을 통해 A 씨 강제송환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100병 중 18병 피해자들에게 전달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필로폰 음료 제조 및 배포를 지시한 인물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A 씨를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으로 출국한 기록이 있어 정확한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강원 원주시에 거주하는 길모 씨에게 국제택배를 통해 음료통을 보낸 후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길 씨는 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원주시의 한 주택가에서 마약을 우유 등 음료에 섞어 필로폰 음료를 제조했다고 한다. 경찰은 “음료에 포함돼 있던 필로폰과 엑스터시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갖다 주는 일명 ‘던지기 수법’을 통해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A 씨가 거래를 했고 길 씨는 전달받은 장소에서 마약을 가져오기만 한 걸로 조사됐다. 마약 판매상도 범행에 대해 모른 채 단순히 거래만 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음료 제조를 마친 길 씨는 A 씨의 지시에 따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 택배 등을 이용해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활동한 ‘실행조’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퀵서비스를 의뢰한 발신지를 추적해 길 씨의 주거지를 파악하고 현장에서 ‘메가 ADHD’ 표시가 있는 빈 음료병과 우유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100여 병 중 18병이 대치동 학원가 등에서 배포된 것으로 파악했다. 남은 80여 병 중 30여 병은 압수했고 일당들로부터 “(압수되지 않은) 나머지는 모두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거주 한국인 여권 무효화 추진 경찰은 ‘실행조’ 4명은 범행의 실체를 모른 채 고등학생들에게 음료를 권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이 음료를 마신 학생들로부터 받은 부모 연락처를 전달받은 A 씨가 중국 조직을 동원해 협박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추가로 검거된 중간 관리책 김모 씨는 인천에 중계기를 설치해 중국에서 협박범들이 피해 학생 학부모에게 건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조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경찰은 길 씨에 대해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 씨에 대해선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7일 붙잡아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재까지 실행조 4명과 중간 관리책 2명을 붙잡은 경찰은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하며 A 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또 다른 공범을 찾는 것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우회 인터넷주소(IP주소) 등을 이용해 “4시간에 15만 원을 주겠다”며 고액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실행조를 모집한 이들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집책이 실행조에게 전화했을 때 사용한 번호와 협박범이 피해자 부모에게 전화했을 때 쓴 번호는 별개”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새로운 범행 수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큰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원이고 총책은 더 윗선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학부모 1명과 학생 7명 등 총 8명으로 전날보다 1명 더 늘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경찰이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마약 성분이 담긴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고등학생들에게 속여 마시게 한 일당 중 ‘중간 관리책’ 2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중국에서 중간 관리책에게 범행을 지시한 한국 국적 ‘지시책’의 신원을 특정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공안 협조를 받아 범행을 전체적으로 기획한 ‘총책’이 누군지 밝혀낼 방침이다.● 100병 중 18병 피해자들에게 전달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필로폰 음료 제조 및 배포를 지시한 인물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A 씨를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으로 출국한 기록이 있어 정확한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A 씨가 강원 원주시에 거주하는 길모 씨에게 국제택배를 통해 음료통을 보낸 후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길 씨는 강원 원주시의 한 주택가에서 마약을 우유 등 음료에 섞어 필로폰 음료를 제조했다고 한다. 경찰은 “음료에 포함돼 있던 필로폰과 엑스터시는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갖다 주는 일명 ‘던지기 수법’을 통해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A 씨가 거래를 했고 길 씨는 전달받은 장소에서 마약을 가져오기만 한 걸로 조사됐다. 마약 판매상도 범행에 대해 모른 채 단순히 거래만 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음료 제조를 마친 길 씨는 A 씨의 지시에 따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 택배 등을 이용해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활동한 ‘실행조’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퀵서비스를 의뢰한 발신지를 추적해 길 씨의 주거지를 파악하고 현장에서 ‘메가 ADHD’ 표시가 있는 빈 음료병과 우유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제작된 100여병 중 18병이 대치동 학원가 등에서 배포된 것으로 파악했다. 남은 80여 병 중 30여 병은 압수했고 일당들로부터 “(압수되지 않은) 나머지는 모두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거주 한국인 지시책 추적 경찰은 ‘실행조’ 4명은 범행의 실체를 모른 채 고등학생들에게 음료를 권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이 음료를 마신 학생들로부터 받은 부모 연락처를 전달받은 A 씨가 중국 조직을 동원해 협박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추가로 검거된 ‘중간 관리책’ 김모 씨는 인천에 중계기를 설치해 중국에서 협박범들이 피해학생 학부모에게 건 발신번호를 국내번호로 조작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경찰은 길 씨에 대해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 씨에 대해선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7일 붙잡아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재까지 실행조 4명과 중간 관리책 2명을 붙잡은 경찰은 중국 공안에 협조를 요청하며 지시책 A 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또 다른 공범을 찾는 것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우회 인터넷주소(IP) 등을 이용해 “4시간에 15만 원을 주겠다”며 고액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실행조를 모집한 이들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집책이 실행조에게 전화했을 때 사용한 번호와 협박범이 피해자 부모에게 전화했을 때 쓴 번호는 별개”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의 새로운 범행 수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총책이 지시책 A 씨를 통해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학부모 1명과 학생 7명 등 총 8명으로 전날보다 1명 더 늘었다.송유근기자 big@donga.com이승우기자 suwoong2@donga.com}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담긴 이른바 ‘필로폰 음료’를 속여 마시게 한 일당이 인근 중학교 앞에서 하굣길 중학생들에게도 음료를 건넨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다만 아직까지 음료를 마신 중학생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실행범들이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확인하면서, 범행을 지시한 배후 세력을 찾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일 오후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고등학생들에게 나눠준 일당 중 일부는 대치동 학원가로 향하기 전 약 1.5km 거리에 있는 한 중학교 교문 앞에서 학생들에게 음료를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A 양(14)은 “친구 한 명이 교문 앞에서 ‘ADHD 약’이라며 음료를 건네받았다”며 “음료가 수상하고 냄새도 이상해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확인한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반경 이 학교 앞 사거리에서 피의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이 학교 방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근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큰 비닐봉지에 음료가 담긴 통을 넣어 들고 다니며 학생들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6일 “상부 지시를 받아 현장에서 음료를 건넨 피의자 1명을 추가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날 붙잡힌 피의자는 2인 1조로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음료를 건넨 20대 여성인데 얼굴이 나온 CCTV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자 오전 9시 반경 경찰에 자수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일당 4명 중 3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20대 여성의 행방을 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마약이 고등학생들에게까지 스며든 충격적인 일”이라며 “검찰·경찰은 마약의 유통, 판매 조직을 뿌리 뽑고 범죄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라”고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분노를 드러내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합동 단속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 등 6대 권역 마약수사실무협의체를 즉시 가동해 유관기관과 대응을 협의하라”고 했다. “중학교-학원-구청앞 대담한 범행… ‘마약+보이스피싱’ 신종 범죄” 음료 건넨 실행조가 전화번호 확보협박조가 “자녀 인생 종쳐” 금품 요구총책은 중국에 근거지 가능성경찰, 서울 초중고에 ‘긴급 스쿨벨’ 경찰은 이번 범행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개발한 신종 범행 수법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단속이 심해지자 마약과 결합한 방식으로 범행이 진화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협박범이 부모들에게 “조선족(중국교포) 말투로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이 나온 점에 주목하면서 해외 조직의 관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범죄의 심각성 및 빠른 피의자 검거의 필요성을 고려해 사건을 강남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 ● “경찰에 신고하면 자녀 인생 종 친다” 경찰은 일당들이 철저히 분업화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검거된 실행범들은 “시음 행사를 위해 고액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지원했다. 행사 주최 측과는 대포폰과 텔레그램으로만 연락했으며 음료에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로폰 음료’는 택배로 받아 현장에 가져갔다고 한다. 실행범들이 배후 세력과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채 범행이 이뤄진 것이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세력이 직접 음료를 건네는 ‘실행조’와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부모들을 협박한 ‘중간 관리책(협박조)’, 상부 총책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협박조가 대포폰 여러 개를 이용해 현장 인력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피해 학생 부모들에게 금품을 요구한 점에 비춰 볼 때 기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조직과 유사한 형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행조의 범행을 목격한 한 강남구 주민은 “(음료를) ‘가져가는 건 안 되고 내가 보는 앞에서 음료를 모두 마시고 가라’고 권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배후 세력들로부터 “음료를 마신 학생들은 부모 전화번호를 꼭 확보하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한다. 전화번호를 주지 않고 망설일 경우 문화상품권을 주겠다며 유인하기도 했다. 이렇게 확보된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협박조는 금품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안 받을 경우 “자식 인생 망치기 싫으면 전화 받아라. 경찰에 신고하면 자녀 인생 종 친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경찰은 총책이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몇몇 조직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특정 성인을 대상으로 ‘가짜 다이어트약’에 마약 성분을 넣어 중독시키는 범죄가 종종 발생하긴 했지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처음”이라며 “일부 조직이 수법을 바꿔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음료 거절하자 ‘먹어 보라’며 짜증 내” 범행 장소 일대는 일부 제약사 등이 최근까지 기억력 개선 영양제, 신약 홍보 등 시음 행사를 자주 진행하는 곳이었다. 범행 시점 전후로도 제약사 샘플 제공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경찰은 범죄 조직이 이 같은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범행 장소를 강남 학원가 등으로 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지역 인근 중학교에 재학 중인 A 양(14)은 “지인 한 명은 ‘음료를 마시고 시식 평가를 하면 문화상품권을 주겠다’는 말에 음료를 마셨는데 그날 밤 피해자 어머니한테 협박 문자가 와서 신고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인근 고등학교 학생 강모 군(18)은 “성인 여성 2명이 ‘정신력이 좋아지는 음료’라며 여학생들에게 권했다”며 “학생들이 두세 차례 거절하자 언성을 높이며 ‘한 번 먹어 보라’며 짜증을 냈다”고도 했다. 서울 강남구 일대 학교, 학원 등은 피해 학생 조사에 나섰다. 강남구의 한 중학교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교내 방송을 통해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시내 초중고 1407개 학교와 학부모 83만 명을 대상으로 ‘긴급 스쿨벨’을 발령하고 “유사 사례 발생 시 음료를 마시지 말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마치 영화처럼 멀쩡했던 다리 한쪽이 무너져 내리더군요.”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정자교 붕괴 사고를 목격한 40대 여성 김모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그는 “매일같이 오가는 다리가 맥없이 무너져 내린 걸 믿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오전 9시 45분경 정자교 총 108m 구간 중 북측 보행로 50m가량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가드레일과 이정표 등도 5m 아래 탄천으로 추락했다. 차로는 붕괴하지 않았지만 이 사고 당시 정자교 위를 걷던 김모 씨(40·여)가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남성 A 씨(27)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A 씨는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보행로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면서 피해자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붕괴 조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20년 경력의 미용사 김 씨는 사고 당시 예약 손님을 받기 위해 정자역 인근 미용실로 출근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빈소가 차려진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 오후 5시 반경 도착한 김 씨의 어머니는 “말도 안 된다. 이러면 안 된다”며 오열했다. 탄천 위로 아파트 대단지와 정자역 및 상가 밀집지역을 연결하는 정자교는 평소 통행량이 많은 곳이어서 인근 시민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60대 남성은 “무너진 교량 밑으로 매일 산책하는데 오늘은 비 때문에 쉬었다. 생각만 해도 너무 아찔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성남시와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점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자교의 차량 및 보행자 양방향 통행을 차단했다. 정자교는 1993년 완공된 왕복 6차로 교량이다. 그런데 사고가 나기 불과 4개월 전 정기점검과 보수공사가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점검과 보수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부터는 2년마다 받는 정밀안전검사도 진행 중이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정자교 정기안전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9일부터 11월 26일까지 89일 동안 진행된 정기점검에선 “현재 구조물의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손상이나 중대 결함은 확인되지 않아 정밀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양호(B)’ 등급이 부여됐다. 분당구 관계자는 “정기점검에 앞서 2021년 2∼5월 정밀점검을 진행한 결과 교량 노면에 0.3mm 이상의 균열이 발생하는 등 일부 구간에 보수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보통(C)’ 등급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 8∼12월 정기점검과 동시에 보조재로 노면 균열을 메우는 보수공사가 진행됐다”고 했다. 경찰은 “아직 교량 붕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많은 비가 내리며 지반이 약해져 붕괴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차량 통행로는 멀쩡한데 보행로만 무너진 걸 보면 교량 내부에서 철근과 시멘트 부착이 잘 안 돼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공상 문제가 있었지만 외관 위주로 점검 및 보수를 진행해 내부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던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한편 5일 오후 정자교 인근에 위치한 왕복 4차로의 불정교에서도 보행로 일부 구간의 침하 현상이 발견돼 양방향 운행이 통제됐다.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성남=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마치 영화처럼 멀쩡했던 다리 한 쪽이 무너져 내리더군요.”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정자교 붕괴 사고를 목격한 40대 여성 김모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그는 “매일 같이 오가는 다리가 맥없이 무너져 내린 걸 믿을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 “말도 안 되는 일로 딸 잃었다”이날 오전 9시 45분경 정자교 총 108m 구간 중 북측 보행로 50m가량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다. 가드레일과 이정표 등도 5m 아래 탄천으로 추락했다. 차로는 붕괴하지 않았지만 이 사고 당시 정자교 위를 걷던 김모 씨(40·여) 씨가 아래로 떨어져 숨졌고, 남성 A 씨(27)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둘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A 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보행로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면서 피해자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에 붕괴 조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김 씨의 빈소가 차려진 분단차병원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한 유족은 “황망하다. 면밀한 조사 후 반드시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식을 듣고 이날 오후 5시 반 경 딸의 빈소를 찾은 김 씨의 어머니는 “말도 안 된다. 이러면 안 된다”며 오열했다.탄천 위로 아파트 대단지와 정자역 및 상가 밀집지역을 연결하는 정자교는 평소 통행량이 많은 곳이어서 인근 시민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한 60대 남성은 “무너진 교량 밑으로 매일 산책하는데 오늘은 비 때문에 쉬었다. 생각만 해도 너무 아찔하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성남시와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점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자교의 차량 및 보행자 양방향 통행을 차단했다. ● “반년 전 정기점검과 보수공사 진행”정자교는 1993년 완공된 왕복 6차선 교량이다. 그런데 사고가 나기 불과 반년 전 정기점검과 보수공사가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점검과 보수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동아일보가 입수한 ‘정자교 정기안전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9일부터 11월 26일까지 89일 동안 진행된 정기점검에선 “현재 구조물의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손상이나 중대 결함은 확인되지 않아 정밀안전점검 또는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양호(B)’ 등급이 부여됐다.분당구 관계자는 “정기점검에 앞서 2021년 2~5월 정밀점검을 진행한 결과 교량 노면에 0.3mm 이상의 균열이 발생하는 등 일부 구간에 보수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보통(C)' 등급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 8~12월 정기점검과 동시에 보조재로 노면 균열을 메우는 보수 공사가 진행됐다"고 했다.경찰은 “아직 교량 붕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많은 비가 내리며 지반이 약해져 붕괴가 일어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차량 통행로는 멀쩡한데 보행로만 무너진 걸 보면 교량 내부에서 철근과 시멘트 부착이 잘 안 돼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공상 문제가 있었지만 외관 위주로 점검 및 보수를 진행해 내부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던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한편 5일 오후 정자교 인근에 위치한 왕복 4차로의 불정교에서도 보행로 일부 구간의 침하 현상이 발견돼 양방향 운행이 통제됐다. 불정교의 침하는 정자교 붕괴 직후 인근 24개 교량에 대한 긴급 육안점검 과정에서 확인됐다.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성남=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64·예비역 육군 중장·사진)이 31일 구속됐다.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조 전 사령관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조 전 사령관에게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보수 성향 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선거 때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관여하고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 옹호 집회를 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앞둔 2017년 2월 기무사 요원들에게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혐의도 있다.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엔 내란예비·음모 등의 혐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계엄령 문건 관련 수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