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영

손준영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구독 68

추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뛰어다니겠습니다.

hand@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검찰-법원판결37%
사회일반27%
정치일반17%
사건·범죄10%
인사일반3%
지방뉴스3%
기타3%
  • 라덕연, 北전문여행사 세워 정관계 인맥 넓혀

    SG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 업체 대표가 4년 전 북한 전문 여행사를 세워 남북 교류에 관심이 많은 정관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라 대표는 경기 고양시 부시장을 지낸 A 씨 및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B 씨와 함께 2019년 북한 전문 관광 여행사 ‘아리투어’를 설립했다. 라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았고 A, B 씨가 사내이사를 맡았다. B 씨는 2020년 라 대표로부터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받았다. 아리투어는 설립 직후 남북체육교류협회로부터 남북경협 공식 여행사로 지정됐다. 2020년엔 강원도와 평창군, 한국국제협력단이 공동 주최한 ‘평창 평화 포럼’에 북한 전문 여행사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라 대표는 이때 세계적 투자가인 짐 로저스와 최문순 당시 강원도지사 등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에 대해 B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던 때라 기업,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이 찾아왔는데 당시 라 대표도 ‘대북 사업을 하고 싶다’며 나를 찾아왔다”며 “남북체육교류협회 행사를 할 때 자신이 세운 여행사에 위탁을 주면 이익금을 후원금으로 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B 씨는 “사업 준비를 위해 법인 설립 허가증까지 냈지만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확산되자 라 대표가 떠났다”며 “아리투어는 영업한 적도 없고 라 대표도 명함 한 장 써본 적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라 대표는 또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과의 친분을 통해 정관계 네트워크를 넓혔다고 한다. 한 투자자는 “라 대표는 이 회장과 2019년 한 언론사 주최 포럼을 함께 수료하며 친분을 맺은 뒤 이 회장을 통해 정관계, 체육계의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다”고 했다. 이 회장이 경기도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라 대표가 기탁금 5000만 원을 대납해 주기도 했다. 또 라 대표는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검찰 수사관 출신 인사와 고문 계약을 맺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을 감사로 두는 등 전방위적으로 인맥을 확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라 대표와 이 회장 등의 반론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계, 언론계, 연예계 등을 막론하고 범죄 혐의에 관여한 정황이 있으면 모두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2023-05-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12 신고 10건중 8건 술 때문”…공무집행방해 실형은 18% 그쳐

    주취 신고 하루 2675건… 공무집행방해 67%가 ‘취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줄어들던 주취자 관련 신고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대면 모임이 부활하자 음주 관련 사건 사고도 다시 늘고 있는 것이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접수된 주취자 관련 신고는 2019년 101만4542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0년 90만250건, 2021년 79만1905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97만6392건으로 23.3% 급증했다. 매일 평균 2675건씩 주취자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올해는 다시 100만 건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풀리며 야외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고 코로나19 기간 줄었던 음주 소비도 늘면서 주취 관련 신고 및 범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만취할 때까지 마시는 이들이 늘면 술에 취해 저지르는 범죄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공무집행방해로 붙잡힌 피의자 9132명 중 주취자는 6126명(67.1%)에 달했다. 경찰과 소방관 등을 상대로 한 공무집행방해 범죄자 10명 중 약 7명은 주취자였던 것이다. 역시 2021년 기준으로 방화 범죄의 37.3%, 폭행 범죄의 23.9%가 음주 상태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있는 지구대와 파출소 직원들이 밤낮 가리지 않고 주취자를 상대하는 게 일상이 된 지 오래”라며 “주취자 관련 신고와 범죄가 늘어 현장에서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 데 지장을 겪고 있다”고 했다.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지르는 주폭(酒暴)이 줄지 않는 것은 수사 및 재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고, 재판에 넘어가더라도 처벌 수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한 경찰은 “술에 취한 취객한테 발차기 한두 대 맞는 건 기본”이라며 “심각한 부상이 아니면 그냥 넘어가자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했다. 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어간 경우에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2021년 기준으로 17.9%에 불과하다.“112 신고 10건중 8건 술 때문”… 공무집행방해 실형은 18% 그쳐 당곡지구대 12시간 동행 르포계속된 주취 신고에 인력 부족도… 다른 강력사건 골든타임 놓칠 우려폭행 등으로 입건해도 처벌 약해… “음주, 감경 아닌 가중처벌 사유로” “여기 사람들이 술병 던지고 싸워요. 빨리 좀 와주세요.” 지난달 28일 오후 11시 49분경 서울 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에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일행 사이에서 시비가 붙었다는 것이었다. 출동한 두 경찰관을 맞이한 건 테이블에 있던 가위를 들고 서로 위협하던 두 청년이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경찰들은 “제발 가위는 내려놓고 얘기하자”며 한 명씩 붙잡고 뜯어말렸다. 하지만 둘 다 물러서지 않으면서 몸싸움이 이어지자 경찰은 증원을 요청했고 경찰 10여 명이 현장에 도착한 후에야 상황이 진정됐다. 몸싸움을 벌이던 이들은 “일행인데 잠시 오해가 있었다”라고 해 경찰은 입건 없이 약 1시간 만에 상황을 마무리했다.● “112 신고 10건 중 8건이 술 때문” 동아일보는 주말을 앞둔 ‘불금’인 지난달 28일 오후 7시 반부터 29일 오전 7시 반까지 약 12시간 동안 당곡지구대 현장 경찰과 동행 취재를 진행했다. 관악구 신림동 당곡지구대는 서울에서 주취자 신고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동행한 현장마다 경찰들은 주취자 대응에 애를 먹고 있었다. 29일 0시 47분경 관악구에 있는 한 빈대떡집에선 “취객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선 만취한 70대 남성이 “잘못한 거 없으니까 당장 가라”며 육두문자를 연신 내뱉었다. 싫은 표정 없이 남성을 달래서 가게를 떠나게 한 김민우 경위는 “욕은 하지만 경찰을 때리진 않으니 이 정도면 양반”이라고 했다. 주폭의 피해는 서민에게 돌아갔다. 가게 주인은 “3시간 넘게 욕설과 고함을 반복하는 바람에 손님들이 모두 빠져나가서 할 수 없이 신고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 밖에도 도로나 공사 현장 등에서 취객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119구급대에 인계하는 등 음주 관련 신고는 밤새 쏟아졌다. 12시간 동안 당곡지구대에 접수된 신고 총 42건 중 18건(42.9%)이 주취자 신고로 분류됐다. 하지만 폭행으로 신고된 경우에도 출동해 보면 음주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례까지 포함할 경우 사실상 대부분의 신고가 술과 관련돼 있다는 게 일선 경찰의 설명이다. 이 지구대의 정경빈 경위는 “평균 10건 중 8건은 음주와 관련된 신고”라고 했다. 주취 사고가 이어지다 보니 성폭행 강도 등 다른 강력사건 대응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동행 취재한 오후 11시경 당곡지구대에 신고 7건이 한꺼번에 몰리자 출동할 순찰차가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도 벌어졌다.● 공무집행방해 10건 중 1건도 입건 안 돼 현장에선 공무집행방해로 볼 수 있는 상황이 빈번하지만 실제 입건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한 지구대에 근무 중인 경찰관은 “공무집행방해 행위가 발생해도 실제 입건해서 수사까지 이어지는 건 10건 중 1건도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경찰 내부에선 주취자에게 한두 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입건하는 걸 마뜩잖아 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공무집행방해로 입건하고 수사해 재판에 넘기는 것도 일이다 보니 적당히 달래 마무리하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돼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올 1월 서울서부지법은 2021년 주취자 보호 조치를 하던 경찰관의 허벅지를 20초간 깨물어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어간 경우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경우가 45.7%로 가장 많았고, 벌금이 선고된 경우는 30.7%에 달했다.● “음주 범죄 감형 아닌 가중처벌 필요”최근 법원에선 음주를 감형 사유로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여전히 형사 법정에선 주취 감경을 호소하는 피고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0년 술에 취해 택시 운전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역시 변호인을 통해 “만취 상태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극히 미약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음주가 감형 사유가 아닌 가중처벌의 사유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여전히 법원은 음주 범죄 처벌에 소극적”이라며 “오히려 음주를 가중처벌 사유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도 “음주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인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현장에서도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기윤 기자 pep@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3-05-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억 맡긴 임창정, 투자제안 거절한 노홍철…‘SG증권 사태’ 연예인들도 거론

    금융당국이 이른바 ‘SG증권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 세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해당 세력에 30억 원을 맡긴 것으로 알려진 가수 임창정 씨(사진)가 27일 입장문을 내고 “좋은 재테크라고 믿고 돈을 맡겼다. 어떤 조사든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임 씨를 포함해 주가 조작 세력에 돈을 맡겼거나 맡길 뻔한 것으로 거론된 연예인은 지금까지 3명에 달한다. 임 씨는 입장문에서 자신이 세운 기획사에 투자할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주가 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이들과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기획사 주식을 일부 매각했는데 주식 매매대금을 운용해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임 씨는 “다른 투자자들이 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계좌 개설을 해주고 주식 (매각) 대금 일부를 이들에게 맡겼다”며 “이들이 개별 주식 종목이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고 언론 보도가 터지고 나서야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이들에게 30억 원을 투자해 대부분을 잃고 1억8900만 원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가수 A 씨가 임 씨의 권유로 돈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는 보도에 대해선 “명백한 오보다. 동료 A 씨에게도 오보임을 확실히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한편 방송인 노홍철 씨는 투자 권유를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조작 의혹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프로골퍼 출신 B 씨는 서울 강남권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친분이 있는 이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는데, 노 씨도 그중 한 명이라고 한다. 다만 노 씨는 프로골퍼가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해 실제로 투자하진 않았다고 한다. B 씨는 ‘톱스타 전문 골프 프로’라고 자신을 홍보하며 다수의 연예인들에게 접근해 투자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와 연루된 연예인이 더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30억 맡긴 임창정, 투자 거절한 노홍철…‘SG증권 사태’ 연예인도 거론

    금융당국이 이른바 ‘SG증권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 세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해당 세력에게 30억 원을 맡긴 것으로 알려진 가수 임창정 씨가 27일 입장문을 내고 “좋은 재테크라고 믿고 돈을 맡겼다. 어떤 조사든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임 씨를 포함해 주가조작 세력에게 돈을 맡겼거나 맡길 뻔한 것으로 거론된 연예인은 지금까지만 3명에 달한다. 임 씨는 입장문에서 자신이 세운 기획사에 투자할 사람을 찾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주가 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이들과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기획사 주식을 일부 매각했는데 주식 매매대금을 운용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임 씨는 “다른 투자자들이 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계좌 개설을 해주고 주식 (매각) 대금 일부를 이들에게 맡겼다”며 “이들이 개별 주식 종목이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알려주지 않았고 언론 보도가 터지고 나서야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이들에게 30억 원을 투자해 대부분을 잃고 1억8900만 원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가수 A 씨가 임 씨의 권유로 돈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는 보도에 대해선 “ “명백한 오보다. 동료 A 씨에게도 오보임을 확실히 확인했다”고 부인했다. 한편 방송인 노홍철 씨는 투자 권유를 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조작 의혹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된 프로골퍼 출신 B 씨는 서울 강남권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친분이 있는 이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는데, 노 씨도 그 중 한 명이라고 한다. 다만 노 씨는 프로골퍼가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해 실제로 투자하진 않았다고 한다. 노 씨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투자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한 게 맞다. 노 씨는 이번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B 씨는 ‘톱스타 전문 골프 프로’라고 자신을 홍보하며 다수의 연예인들에게 접근해 투자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태와 연루된 연예인들이 더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27
    • 좋아요
    • 코멘트
  • ‘지옥철’ 김포골드라인, 시내버스 8대 늘려도 혼잡 여전

    “여전히 ‘지옥철’이네요.” 24일 오전 7시 반경 경기 김포시와 서울을 잇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에서 지하철을 탄 장모 씨(30)는 사람들 사이에 낀 채 “버스를 추가 투입한다고 해 승객이 조금은 분산될 줄 알고 지하철을 탔는데 달라진 게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도와 김포시는 이날부터 걸포북변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4개 역을 연결하는 70번 시내버스 노선을 출근시간대에 8대 늘려 총 13대 운영했다. 혼잡률이 최대 289%에 달하는 김포골드라인의 승객 혼잡도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평소처럼 지하철에 인파가 몰리면서 오전 8시 20분경 김포공항역에서 내린 20대 여성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현장에 있던 구급대원의 응급처치를 받았다. 김포골드라인에 따르면 이날 출근시간대(오전 7∼9시) 이용객은 1만9285명으로, 지난주 월요일(1만9400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김포골드라인 관계자는 “사실상 버스 추가 투입으로 인한 분산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반면 대체 투입된 버스들은 출근길 정체로 속도를 내지 못했다. 버스 추가 투입으로 70번 버스의 운행 간격은 기존 15분에서 5분가량으로 단축됐지만 교통 정체가 심해 지하철(약 16분)보다 두 배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김포 북변동에 사는 시민 염성원 씨(43)는 “출근할 땐 대체 대중교통 수단인 70번 버스를 탔는데 30분이나 걸려서 결국 퇴근길엔 더 빠른 지하철을 택했다”고 했다. 혼잡은 퇴근길에서도 반복됐다. 오후 6시 반경 김포공항역은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것을 안내원들이 통제했다. 개찰구에서 교통카드를 찍고 승강장에 도착하는 데 10분이나 걸렸다. 그런 뒤에도 지하철을 3대나 보낸 후 탑승할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김포골드라인에는 내년 9월이 돼야 2량짜리 열차 6편성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다음 달 전세버스를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포함해 경기도, 서울시 등과 버스 증차, 전용차로 확보 등을 계속해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김포=공승배 기자 ksb@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고시원 방치된 ‘그림자 아이’… 냉장고엔 썩기 직전 음식뿐

    “아이가 혼자 방치돼 있는 게 너무 걱정돼 엄마에게 전화까지 했어요. 그랬더니 ‘이혼했으니 아이 문제에 대해 자기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 주인은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부모 없이 고시원 단칸방에 홀로 방치됐다가 구조된 A 군(7)에 대해 설명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A 군 아버지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인데 지방에 일하러 다니느라 2, 3일씩 방치돼 있는 게 일상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끔 빵이나 고구마를 갖다 주면 말도 못하고 멍한 미소만 지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어린이가 방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이 중국 국적의 A 군을 구조했다. A 군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임시보호센터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아이가 방치됐던 고시원 방에선 곰팡이 핀 식빵과 담배꽁초 등이 발견됐다. 냉장고에는 썩기 직전의 과일과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가득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간 후 방에 혼자 남겨진 A 군은 매일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고시원 인근의 한 식당 관계자는 “한번은 아이 엄마라는 사람이 ‘돈가스 같은 메뉴를 A 군에게 하루에 한 번 배달해 달라’고 말해 몇 번 음식을 두고 온 적이 있다”고 했다. A 군이 살던 고시원 방 맞은편 거주자는 “아이를 몇 차례 마주쳤는데 보호자가 안 보여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체구가 너무 작은 데다 앙상하게 말라 일곱 살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2016년생인 A 군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할 나이지만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 군과 중국 국적의 부모 모두 지난해 7월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가 만료돼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 된 것으로 안다”며 “불법체류자가 된 이후 사회복지망 등에 포착되지 않아 필요한 지원과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A 군의 부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A 군과 같은 ‘그림자 아이들’을 돕기 위해 2021년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구제 대책을 발표했다. 불법체류 아동도 국내 출생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부모도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국내 체류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 출생하지 않았더라도 6세 미만일 때 국내에 입국해 6년 이상 체류한 경우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A 군은 이마저도 해당되지 않았다. 불법체류자인 부모가 신분 노출을 우려해 자녀 구제 신청을 꺼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단법인 이주민센터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구제 기준을 현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A 군과 같은 불법체류자 자녀는 1만30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4-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父 지방 전전, 母 연락회피…냉장고엔 썩기 직전 음식만

    “아이가 혼자 방치돼 있는 게 너무 걱정돼 엄마에게 전화까지 했어요. 그랬더니 ‘이혼했으니 아이 문제에 대해 자기에게 말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 주인은 14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부모 없이 고시원 단칸방에 홀로 방치됐다가 구조된 A 군(7)에 대해 설명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A 군 아버지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인데 지방에 일하러 다니느라 2, 3일씩 방치돼 있는 게 일상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가끔 빵이나 고구마를 갖다주면 말도 못하고 멍한 미소만 지었다”고 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어린이가 방치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이 중국 국적의 A 군을 구조했다. 구조 당시 앙상하게 마른 상태였던 A 군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임시보호센터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치된 채 하루 한 끼 배달 음식만 경찰에 따르면 당시 아이가 방치됐던 고시원 방에선 곰팡이 핀 식빵과 담배꽁초 등이 발견됐다. 냉장고에는 썩기 직전의 과일과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가득했다고 한다. 벽 한쪽에는 혼자 지내며 그린 것으로 보이는 가족 그림이 있었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간 후 방에 혼자 남겨진 A 군은 매일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한다. 고시원 인근의 한 식당 관계자는 “한 번은 아이 엄마라는 사람이 ‘돈가스 같은 메뉴를 A 군에게 하루에 한 번 배달해 달라’고 말해 몇 번 음식을 두고 온 적 있다”고 했다. A 군이 살던 고시원방 맞은편 거주자는 “아이를 몇 차례 마주쳤는데 보호자가 안 보여 이상하게 생각했다”며 “체구가 너무 작은 데다 말라 일곱 살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2016년생인 A 군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야 할 나이지만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 군과 중국 국적의 부모 모두 지난해 7월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비자가 만료돼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 된 것으로 안다”며 “가족이 모두 불법체류자가 된 이후 사회복지망 등에 포착되지 않아 필요한 지원과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A 군의 부모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등록 외국인 아동 1만3000명” 법무부는 A 군과 같은 ‘그림자 아이들’을 돕기 위해 2021년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구제대책을 발표했다. 불법체류 아동도 국내 출생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류 자격을 부여하고, 부모에게도 성인이 될 때까지 국내 체류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한다. 국내에서 출생하지 않았더라도 6세 미만일 때 국내에 입국해 6년이상 체류한 경우 구제 대상에 포함되지만 A 군은 이마저도 해당되지 않았다. 사단법인 이주민센터친구의 이진혜 변호사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할 나이의 불법체류 아동은 현재 구제대상에 포함되기 어려워 기준을 현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불법체류자인 부모가 신분 노출을 우려해 자녀 구제 신청을 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자녀의 체류 자격을 취득하는 대신 내야하는 범칙금이 부담돼 신고하지 않는 부모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녀 구제를 신청하려면 체류 기간에 따라 최대 3000만 원에 이르는 범칙금을 완납해야 한다. 또 구제 대책 자체를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A 군과 같은 불법체류자 자녀는 1만30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손준영기자 hand@donga.com최미송기자 cms@donga.com}

    • 2023-04-14
    • 좋아요
    • 코멘트
  • [단독]승객 발로 차고 난동 부린 취객…변호사 명함 내밀며 고성[사건 Zoom In]

    “나 변호사야. 너는 뭔데, 명함 줘 봐.”11일 오후 10시 5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만취한 30대 중반 남성 A 씨가 주변에 몰려드는 시민들에게 소리쳤다. A 씨는 이날 오후 9시 59분경 지하철에서 내리다가 열차를 타려고 하던 30대 초반 남성 B 씨의 왼쪽 허벅지를 아무 이유 없이 구두로 걷어찼다. A 씨는 황당해하며 말문조차 열지 못했던 B 씨에게 대뜸 “야, 너 몇 살이야”라며 고성을 질렀다.역무원 3명과 사회복무요원 1명이 시민의 신고 전화를 받고 바로 출동했지만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던 A 씨를 말리기엔 역부족이었다. A 씨는 폭행 목격자들에게 변호사 명함을 내밀며 “나 변호사다. 당신들이 뭔데 끼어드냐”고 소리쳤다고 한다.이후 A 씨는 지하철에 다시 탑승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2명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임의 동행을 요구한 경찰에게 A 씨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라”며 “내 몸에 손대지 마라. 나를 체포할 권리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신고가 또 한차례 접수되자 현장에 경찰관 2명을 추가 투입했다.당시 A 씨가 탑승한 지하철 2호선 신정지선(신도림~까치산) 열차는 승하차 문이 열린 상태로 한때 10분가량 지연됐다. 상황을 계속 지켜보던 승객 한 명은 “당신 때문에 지금 열차 못 가고 있으니까 빨리 내리라”라고 했다. 이에 A 씨는 “이 ○○○야”라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열차가 출발한 후에도 A 씨는 “영장 갖고 오시든지”라며 경찰을 향해 삿대질했다. A 씨는 자신이 경찰대 출신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20분가량 버티던 A 씨는 태도를 바꿔 신도림역 역무실로 찾아가 B 씨에게 사과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왼쪽 허벅지 전체가 빨갛게 부풀어 오른 B 씨는 A 씨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처벌을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폭행 상황을 목격한 김모 씨(59)는 “법을 안다는 사람이 그러니 더 괘씸해 보였다”고 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현재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A 씨가 출석하는 대로 폭행한 이유와 실제로 변호사로 재직 중인지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13
    • 좋아요
    • 코멘트
  • “이재민 돕겠다” 자원봉사 신청 쇄도… 기업들 성금 기부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왔죠.” 대한적십자사 강릉지회장을 맡고 있다는 유지숙 씨(65)는 12일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 씨는 전날 오전 8시 20분경 산불이 발생하자 20분 만에 바로 현장으로 달려왔다. 이후 대피소가 채 차려지기도 전부터 이재민들에게 식사를 나눠 주고, 구호 물품을 배분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유 씨는 “앞으로도 이재민이 대피소에 있는 한 매일 나와 도울 것”이라고 했다. 전날 강릉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빗발치고 있다. 강릉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11일 산불 발생 당일부터 서울, 경기, 경북 울진 등 전국에서 200명 넘는 시민들이 자원봉사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은 “산불 피해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발급하는 자원봉사 확인증만 있으면 SRT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며 자원봉사를 독려하고 있다. 강릉 지역 상인과 주민들도 앞다퉈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강릉시 초당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대희 씨(48)는 화재 당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물이나 라면 등 도움이 필요하면 즉시 달려가겠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김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강릉 인근 상인 20명과 함께 이재민들을 위한 식료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포대 인근에는 진화 작업을 하는 소방대원들과 이재민 등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도 많다. 강릉시 교동에서 애견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던 정환서 씨(38)는 개업을 잠시 미루고 반려동물 대피소를 열었다. 정 씨는 “직업군인으로 일하다 지난해 전역했는데 군대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많이 나가 현장의 처참함을 잘 안다”며 “도울 수 있는 만큼 돕고 싶다”고 했다. 각계에서 성금도 답지하고 있다. KB국민·하나·우리금융지주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각 성금 3억 원을 전달했고, 신한금융지주는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3억 원을 냈다. 신용카드사들은 카드대금 청구유예·분할상환을 지원하고 카드대출 수수료를 할인해주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전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을 냈다. 방송인 이승윤 씨와 배우 천우희 씨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000만 원씩 기부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릉=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 2023-04-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강릉 산불, 초속 30m 강풍 타고 민가 등 100채 태웠다

    강원 강릉시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포대 인근까지 번지며 1명이 숨지고, 산림 379ha(헥타르)와 건물 100채를 태운 뒤 8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산불로 축구장 약 530개에 이르는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경 강릉시 난곡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대 초속 30m의 강풍을 타고 인접한 안현동, 저동, 경포동 일대로 급속히 번졌다. 짙은 연기가 동해안 인기 관광지인 경포 일대 하늘을 뒤덮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산림 및 소방당국은 산불로는 올해 처음으로 소방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또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내리고 전국에서 소방장비 275대와 진화인력 725명을 총동원하는 등 2700여 명의 인력과 400여 대의 장비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강풍으로 헬기를 투입하지 못해 초기 진화에 애를 먹었고 불길은 주택가 등으로 급격히 확산됐다. 화재 발생 6시간 반가량 지난 오후 2시 50분경에야 초대형 헬기 1대와 대형 헬기 2대를 투입했는데, 오후 3시 반경부터 단비까지 내리며 산불이 잦아들었다. 이어 화재 발생 8시간 만인 오후 4시 반경 주불이 진화됐다. 이번 산불로 안현동에 거주하는 전모 씨(88)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주택 42채와 펜션 9채, 상가 2채 등 총 55채가 전소됐다. 주택 17채, 펜션 24채, 호텔 3곳 등은 일부 불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민과 소방대원 등 14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화재로 인근 주민 557명이 사천중학교와 경기장 시설인 아이스아레나로 대피했고, 리조트와 호텔에 투숙했던 관광객 708명도 인근으로 대피했다. 경포호까지 불길 ‘8시간 사투’… 솔숲 펜션촌-주택 잿더미로 펜션운영 80대, 남편 잃고 망연자실불탄 카페 주인들 “어떻게 살아가나”주민 557명 대피소로 몸만 피해일부 시민 “산불 2시간뒤 대피문자” “밭에서 같이 농사짓자고 노후 계획까지 다 짜놓고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11일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김진광 씨(82·여)는 왼손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릉 산불이 나기 시작한 난곡동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남편인 전모 씨(88)와 함께 25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집 앞에 있는 밭에서 일하던 김 씨는 불이 난 걸 확인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이후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풍에 불이 빠르게 번지며 입구를 막았다. 김 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전 씨는 불이 난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거짓말 같다. 나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부여잡았다.● 직격탄 맞은 주민들…“삶의 터전이 사라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산불로 379㏊(헥타르)가 피해를 입었고 주택과 펜션 등 100채가 소실됐다. 집이 완전히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지역 내 주민 557명은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특히 최초 발화 지점이었던 난곡동과 가까운 경포동 주민들의 피해가 심했다. 이재민 대피소로 몸을 옮긴 경포동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산불이 난 곳 인근 지역에서 카페나 펜션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져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스아레나 체육관 강당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미영 씨(49)는 “카페와 펜션이 불에 전부 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강릉시 안현동에서 10년째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불이 난 걸 확인한 남 씨는 황급히 펜션으로 달려가 손님들을 깨우고 대피시켰다. 영유아를 포함한 7팀이 남 씨의 펜션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남 씨는 “손님들을 보내고 나니 펜션이 절반 가까이 불에 타고 있더라”고 했다. 강릉시 저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남수 씨(56)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오전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시내로 몸을 피했다. 약 1시간 반이 지난 뒤 펜션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준 객실 16개 규모의 펜션은 이미 숯덩이가 돼 있었다. 산불은 동해안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경포도립공원과 경포해변 인근까지 덮쳤다. 특히 경포호수 일대를 둘러싼 소나무 숲 일부도 불에 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벚꽃이 만개했던 이곳 일대엔 시커먼 연기만 가득했고 인근 펜션 10여 채는 까맣게 타버렸다. 인근 골프장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 “안내 늦어져 대피 지연” 산불 직후 강릉시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를 늦게 받아 대피가 늦었다”고 했다. 저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영희 씨(63)는 산불이 시작되고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10시 22분경에야 대피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오전 9시 반경 아파트 대피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며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가방만 급하게 메고 나왔는데 어떻게 재난문자가 불이 다 난 뒤에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불이 난 지역으로부터 약 5km 떨어진 경포대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초등학생 75명은 수업 도중 급하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한 뒤 귀가했다. 경포대초교 4학년생 우승연 양(10)은 “복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창문 밖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며 “아버지를 따라 무사히 집에 온 뒤 친구들끼리 ‘살아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했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자녀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조모 씨(55)는 “어머니에게 집이 불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바로 강릉으로 내려왔다”면서 “아버지가 몇 해 전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사시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어머니가 무사하셔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 씨 어머니가 살던 마을은 전체 20가구 중 15가구 넘게 전소됐다.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강릉=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릉=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 2023-04-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인 작전세력 활개… 4년전 납치사건에도 대책 손놔 범죄 속출

    가상화폐를 노린 납치 살인 사건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가운데 ‘판박이’처럼 비슷한 강력 사건이 코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2018년 이후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무풍지대에서 시세 조작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다 큰 손실을 보자 강력 범죄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인 관련 범죄가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코인 두고 납치-탈취 강력 범죄 반복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납치 살인과 유사한 강력 범죄는 4년 전에도 있었다. 2019년 지인 등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약 1억 원을 날린 A 씨는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압박을 받던 중 알고 지내던 60대 여성에게 3억 원 상당의 코인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B 씨에게 납치 강도 범행을 제안했고 2019년 4월경 피해자가 살고 있던 광주 북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미리 준비한 차량으로 피해자를 납치해 광주 서구의 한 저수지 인근 공터로 이동했다. 둘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가상화폐 거래소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재산 가치가 없는 코인만 있는 걸 확인하고 피해자를 풀어줬다. 광주지법은 2019년 4월 특수강도 미수 및 공동감금 혐의로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B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코인을 둘러싼 납치 사건은 지난해 2월에도 있었다. 약 50억 원의 코인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인천의 한 물류창고로 납치하는 등 총 28시간 동안 감금하고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일당 6명이 붙잡힌 것이다. 이들은 서울 구로구 내 한 오피스텔에서 피해자를 미리 준비한 승합차에 강제로 태워 납치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9월 일당 중 주범 2명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공범들에게는 500만∼8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시세조종 전담 세력이 피해자 양산”가상화폐 업계에선 최근 발생한 강남 납치 살인사건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가상화폐가 보급되기 시작한 10여 년 전부터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시세 조종 세력이 판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특히 2021년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올랐을 때 소규모 코인이 우후죽순 발행됐는데 여기에 시세 조종 세력이 붙어 가격을 좌우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3년 전부터 코인에 투자해온 한 투자자는 “코인 가격이 올랐을 때 비트코인 등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대다수 코인을 둘러싸고 시세 조종 정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시세 조종 수법은 대형 거래소 상장 등 각종 호재를 흘려 가격을 띄운 뒤 팔아치우는 ‘허위 공시’, 자신이 보유한 코인을 지인들과 거래하며 가격을 올리는 ‘펌핑’, 보유 코인을 자기 돈으로 사고팔며 시세를 올리는 ‘자전 거래’ 등이다. 주식의 경우 시세 조종 행위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이 적용되고 액수에 따라 최대 징역 15년형이 선고된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세 조종은 자본시장법 대신에 형법상 사기 혐의가 적용돼 입증이 어렵고 처벌 수위도 높지 않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도 ‘코인이 대형 거래소에 상장되면 10∼100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온라인상에 여러 차례 올리며 코인을 판매한 행위를 시세 조종이 아닌 단순 사기로 판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처벌이 약하다 보니 시세 조종을 전담으로 하는 비밀세력도 있다”며 “업계에선 ‘전무’라고 불리는 인물이 서울 강남구 ○○동에 약 1650㎡ 규모의 사무실을 얻어 컴퓨터 300대를 가져다 놓고 작업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카이라인’으로 불리는 작전 세력이 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하면서 과거처럼 소규모 코인이 우후죽순 발행되는 일은 줄었지만 그 대신 과거 시세 조종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며 범죄 등 극단적 선택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코인 관련 강력 범죄가 되풀이되는 걸 막기 위해선 가상화폐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회사채를 발행할 때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듯이 새로 발행하는 가상화폐 심사에도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면 시세 조종이 투자자 피해 또는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걸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경포호까지 불길 ‘8시간 사투’…솔숲 펜션촌-주택 잿더미로

    “밭에서 같이 농사짓자고 노후 계획까지 다 짜놓고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11일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김진광 할머니(82)는 왼손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릉 산불이 나기 시작한 난곡동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남편인 전모 씨(88)와 함께 25년째 펜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경 집 앞에 있는 밭에서 일하던 김 씨는 불이 난 걸 확인하고 곧장 집으로 향했다. 이후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풍에 불이 빠르게 번지며 입구를 막았다. 김 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 탈 수 있었다. 다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전 씨는 불이 난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거짓말 같다”며 “나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부여잡았다.● 직격탄 맞은 주민들…“삶의 터전이 사라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강릉 산불로 379㏊가 피해를 입었고 주택과 펜션 등 100채가 소실됐다. 집이 완전히 불에 타는 피해를 입은 지역 내 주민 529명은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특히 최초 발화 지점이었던 난곡동과 가까운 경포동 주민들의 피해가 심했다. 이재민 대피소로 몸을 옮긴 경포동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 산불이 난 곳 인근 지역에서 카페나 펜션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져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스아레나 체육관 강당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미영 씨(49)는 “카페와 펜션이 불에 전부 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강릉시 안현동에서 10년째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불이 난 걸 확인한 남 씨는 황급히 펜션으로 달려가 손님들을 깨우고 대피시켰다. 영유아를 포함한 7팀이 남 씨의 펜션에서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 남 씨는 “손님들을 보내고 나니 펜션이 절반 가까이 불에 타고 있더라”고 했다. 강릉시 저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남수 씨(56)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오전 인근에서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가족과 함께 시내로 몸을 피했다. 약 1시간 반이 지난 뒤 펜션으로 돌아왔을 때 가족의 생계를 지탱해 준 객실 16개 규모의 펜션은 이미 숯덩이가 돼 있었다. 산불은 동해안 최대 관광지로 꼽히는 경포도립공원과 경포해변까지 덮쳤다. 특히 경포호수 일대를 둘러싼 소나무 숲까지 번져 삽시간에 불에 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벚꽃이 만개했던 이곳 일대엔 시커먼 연기만 가득했고 인근 펜션 10여 채는 까맣게 타버렸다. 인근 골프장까지 불이 옮겨붙기도 했다. ● 안내 늦어져 대피 지연… 부모님 걱정에 타지에서 달려와 산불 직후 강릉시는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내 공지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문자메시지를 늦게 받아 대피가 늦었다”고 했다. 저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영희 씨(63)는 산불이 시작되고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10시 22분경에야 대피하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김 씨는 “오전 9시 반경 아파트 대피 안내 방송을 듣고 대피소로 몸을 옮겼다”며 “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휩쓸겠다 싶어 가방만 급하게 메고 나왔는데 어떻게 재난문자가 불이 다 난 뒤에 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불이 난 지역으로부터 약 5km 떨어진 경포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초등학생 75명은 수업 도중 급하게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한 뒤 귀가했다. 경포초등학교 4학년생 우승연 양(10)은 “복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창문 밖에서 연기가 나는 걸 봤다”며 “아버지를 따라 무사히 집에 온 뒤 친구들끼리 ‘살아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했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에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자녀들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조모 씨(55)는 “어머니에게 집이 불타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바로 강릉으로 내려왔다”면서 “아버지가 몇 해 전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사시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불까지 나서 놀랐다. 어머니가 무사하셔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 씨 어머니가 살던 마을은 전체 20가구 중 15가구 넘게 전소됐다.강릉=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강릉=최미송 기자 cms@donga.com강릉=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3-04-11
    • 좋아요
    • 코멘트
  • “노후 같이 보내자더니…” 강릉 산불로 남편 잃은 80대 여성

    “밭에서 같이 농사짓자고 노후 계획까지 다 짜놓고 이렇게 혼자 가면 어떻게 해….” 11일 오후 강원 강릉시 아이스아레나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김진광 씨(82·여)는 손으로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강릉 산불이 나기 시작한 난곡동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남편인 전모 씨(88)와 함께 펜션을 운영하고 있었다. 김 씨는 “남편이 서울에서 40여년 공직생활을 했다. 그러다 은퇴하고 강릉에 정착한 지 25년째”라며 “펜션 옆에 집을 마련하고 남편과 농사를 짓고 남은 생을 보낼 노후 계획까지 세워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발생한 강릉 산불이 모든 걸 바꿔놨다. 심상찮은 상황임을 느낀 건 밭에서 일하던 오전 9시 경이었다. 김 씨는 “연기가 자꾸 나더니 갑자기 뒷산 소나무에 불이 붙는 게 보였다“고 했다. 곧장 집으로 돌아온 그는 눈이 좋지 않은 남편을 데리고 불이 번지지 않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려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풍에 불이 빠르게 번지며 입구를 막았다. 이어 연기까지 집안으로 순식간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다행히 김 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겨우 차에 탈 수 있었다. 연기를 들이마셔 혼미한 상태였다.하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전 씨는 불이 난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없다는 말에 안도하며 두 아들을 보내 남편이 어딨는지 찾아보라고 했다. 그런데 돌아온 소식은 믿을 수 없는 것이었다. 김 씨는 “거짓말 같다”며 “나 때문에 남편이 그렇게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슴을 움켜쥐었다. 이날 화재로 전 씨가 목숨을 잃었고, 주민 등 14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축구장 530개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 등 379㏊이 피해를 입었고 주택과 펜션 등 100채가 소실됐다.강릉=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11
    • 좋아요
    • 코멘트
  • “재력가 부부, ‘납치 살해’ 제안받고 7000만원 주며 지시”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 살인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 씨 부부가 주범 이경우(36·수감 중)의 납치 살인 계획을 승인하고 착수금 등으로 70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당들은 피해자 A 씨뿐만 아니라 A 씨의 남편까지 범행 대상에 올려놓고 살인 계획을 모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경우가 유 씨 부부에게 피해자 부부를 납치, 살해할 것을 제안했고 유 씨 부부가 동의해 착수금 2000만 원을 포함해 총 70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 씨 부부가 “피해자에게 코인이 몇십억 원 있을 것이다. 잘해 보자. 코인을 옮기고 현금 세탁하는 걸 도와주겠다”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강도살인 교사 혐의로 이미 구속된 유 씨 외에 부인 황모 씨도 8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퓨리에버 코인 폭락 사태를 계기로 A 씨와 원한 관계를 갖게 된 유 씨 부부가 이경우와 공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유 씨의 부인 황 씨 계좌에서 7000만 원이 인출되고, 이경우의 아내 B 씨 계좌로 현금 수백만 원씩 약 4300만 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간호사인 B 씨는 지난달 29일 피해자 납치 직전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마취제를 몰래 가져나와 이경우에게 건넨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이 마취제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이경우는 공범 황대한(36·수감 중)과 연지호(30·수감 중)가 A 씨를 납치한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전 1시경 경기 용인시의 한 호텔 객실에서 유 씨를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씨와 이경우는 사건의 발단이 된 퓨리에버 코인뿐 아니라 A 씨가 보유하고 있던 가상화폐를 모두 탈취하려고 했지만 정작 A 씨가 코인을 보유한 흔적이 없는 걸 확인한 후 A 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경우는 같은 날 오후 2시에도 서울 강남구에서 유 씨를 만나 “도피 자금 6000만 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유 씨는 “당장 그런 돈을 구할 수 없다. (밀항) 배편을 알아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경우가 범행 직후 A 씨 휴대전화 등을 쇼핑백에 담아 B 씨에게 줬고, B 씨는 이경우가 체포된 후 유 씨의 부인 황 씨에게 이 쇼핑백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수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경우와 황대한, 연지호, 미행 과정에 가담했던 이모 씨(수감 중) 등 4명을 9일 검찰에 송치했다. 연지호는 검찰에 이송되며 취재진에게 범행 가담 이유에 대해 “3억 원 넘게 받기로 했다”며 “황대한과 이경우가 ‘너도 (범행 모의를) 알고 있어 죽을 수 있다’고 협박해 (가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경우는 “고인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범행 경위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 2023-04-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강남살인 교사혐의 재력가, ‘사람 처리 가능’ 말해”…법원, 구속영장 발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유모 씨가 구속된 가운데, 유 씨는 주범으로 지목된 이경우(36)를 두고 ‘언제든 청부살인이 가능한 사람’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찰은 이경우가 유 씨의 지시를 받은 후 자신의 대학 동문인 공범 황대한(36)과 연지호(30)를 끌어들여 피해자 A 씨를 납치, 살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납치, 살인을 청부했다는 의심을 받는 유 씨 부부와 A 씨는 가상화폐 퓨리에버가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 함께 투자한 초기 멤버였다. 유 씨 부부는 “퓨리에버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라며 지인들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거래소 상장 전 유 씨 부부와 A 씨가 유치한 투자금만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 거래소 상장 직후 급등했던 시세는 2021년 1월 폭락했고 투자 손실 책임을 놓고 유 씨 부부와 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유 씨 부부는 당시 자신의 권유로 퓨리에버를 산 투자자들로부터 심한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초기 투자자는 “유 씨의 아내가 조직폭력배들에게도 투자를 종용했는데 (가격이 폭락하자) 굉장히 난감해하고 다급해했다”며 “건달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왜 안 오르냐고 따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 씨 부부는 A 씨가 폭락의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고 있다며 A 씨에 대한 원한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유 씨는 2021년 초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로 A 씨를 제외한 다른 초기 투자자들을 불러 모았다고 한다. 당시 모임에 참석했던 한 투자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씨가 당시 A 씨를 ‘나쁜 ×’이라고 부르면서 특수부대를 나온 이경우가 중국 교도소에 있는 죄수들을 빼내서 사람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씨의 부인 황모 씨는 한 투자자와의 통화에서 A 씨를 ‘죽이겠다’고 발언한 적도 있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2021년 2월 25일 유 씨의 부인 황 씨는 “A 씨가 가지고 있는 코인 때문에 MM(Market Making·시세 조작)을 못 하고 있다”며 “저 미친 × 내가 직(죽)일 거다”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전 0시 57분경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유 씨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 씨가 자신들 부부와 A 씨 사이의 갈등을 잘 알고 있는 이경우에게 4000만 원을 건넸고, 범행 직후 두 차례 만난 점 등을 토대로 유 씨가 살인을 청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 씨와 이경우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 씨의 신병을 확보한만큼 피해자와의 관계와 이경우에게 범행을 지시한 동기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04-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자교 인근 2곳 침하돼 추가통제… 탄천 다리 16곳중 9곳 C등급

    “정자교가 무너지는 걸 보고 너무 불안해 탄천으로 내려가 돌다리를 건넜어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70대 남성 정모 씨는 전날 분당구 정자교 붕괴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난 걸 보고 불안해 탄천 위 교량 건너기를 포기했다고 6일 밝혔다. 정 씨는 “지하철을 타려면 매일 탄천을 건너야 하는데 수내교와 불정교에서도 침하 현상이 나타나 걱정이 크다”며 “전날 사망한 김모 씨도 출근 중이었다는데 날벼락 아닌가. 정밀 진단이 끝날 때까지는 돌아가는 한이 있어도 돌다리만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정자교·불정교·수내교 보행로 차단 분당구 내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 24개 중 문제가 발견돼 통제 조치가 내려진 교량은 6일 현재 총 3개다. 성남시는 5일 오전 9시 45분경 정자교 붕괴 사고 발생 직후 탄천 교량을 긴급 점검한 결과 상류 방향으로 약 900m 떨어진 불정교에서도 보행로 침하 현상이 확인돼 차도와 보행로 양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이후 정자교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1.7km 떨어진 수내교에서도 보행로 일부가 기울어 5일 오후 8시경부터 보행로 양방향을 통제 중이다. 6일 오전에 찾은 수내교는 한눈에 보기에도 보행로가 울퉁불퉁한 상태였다. 수내교 앞에서 만난 20대 여성 신모 씨는 “평소 수내교를 지나갈 때 난간 일부가 끊어진 걸 보고 불안감을 느낀 적 있다”며 “정자교 같은 사고가 다른 교량에서도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통제 중인 교량 3곳의 공통점은 30여 년 전 분당 개발 당시 지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분당구의 다른 교량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주민 불안이 확산되면서 성남시와 경찰, 소방에는 탄천 주변 교량의 안전에 대한 민원이 수십 건 접수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추가 다리 붕괴 우려가 나온다. 이재훈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 회장(영남대 교수)은 “분당 개발 당시 돈이 적게 들지만 한 번에 무너질 위험이 큰 겹침 이음(철근을 겹쳐서 철사로 묶는 연결) 방식이 보행로 설계에 활용됐다”며 “해당 방식으로 설계된 교량에 대해 정밀 전수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당구의 탄천 횡단 교량은 과거 정밀점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년 전 정밀점검에서 정자교와 수내교는 ‘보통(C)’ 등급을, 불정교는 ‘양호(B)’ 등급을 받았다. 분당구에 있는 탄천 횡단 교량은 모두 20개인데 2021년 정밀점검을 받은 16곳 중 9곳(56%)은 ‘보통’ 등급을, 7곳(44%)은 ‘양호’ 등급을 받았다. 다만 이 다리들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점검에선 모두 ‘양호’ 등급을 받았다. 정밀점검은 2년에 한 번씩 장비를 동원해 실시하는 것이고 정기점검은 육안 등으로 외관만 확인하는 것이다. 김영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는 “균열이 생기는 부분은 아스팔트로 덮여 있어 정기점검에선 발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남시와 분당구 교량 업무 담당자를 불러 정기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배경과 그동안의 안전 정비 및 보수 과정을 조사 중이다. ● 중대재해법 적용도 검토 경기남부청은 정자교 붕괴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이 가능한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중대시민재해는 길이 100m 이상의 교량에서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할 경우 해당된다. 정자교는 총길이가 108m이고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법이 적용될 경우 신상진 성남시장이 고발될 수 있다. 다만 사고 원인이 지자체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입증돼야 처벌이 가능하다.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성남시는 시내 전체 교량 211개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성남시 관계자는 “2주 안에 수내교 등 탄천변 인근 교량 전수 조사를 빠르게 진행하고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들도 노후 교량 안전점검에 착수한 상태다.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3-04-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무서워서 탄천 다리 못건너겠어요”…정자교 인근 2곳도 침하로 통제

    “정자교가 무너지는 걸 보고 너무 불안해 탄천으로 내려가 돌 다리를 건넜어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70대 남성 정모 씨는 전날 분당구 정자교 붕괴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나는 걸 보고 불안해 탄천 위 교량을 건너기를 포기했다고 6일 밝혔다. 정 씨는 “지하철을 타려면 매일 탄천을 건너야 하는데 수내교와 불정교에서도 침하 현상이 나타나 걱정이 크다”며 “전날 사망한 김모 씨도 출근 중이었다는데 날벼락 아닌가. 정밀 진단이 끝날 때까지는 돌아가는 한이 있어도 돌 다리만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정자교·불정교·수내교 보행로 차단 분당구 내 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 24개 중 문제가 발견돼 통제 조치가 내려진 교량은 6일 현재 총 3개다. 성남시는 5일 오전 9시 45분경 정자교 붕괴 사고 발생 직후 탄천 교량을 긴급 점검한 결과 상류 방향으로 약 900m 떨어진 불정교에서도 보행로 침하 현상이 확인돼 차도와 보행로 양방향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이후 정자교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1.7km 떨어진 수내교에서도 보행로 일부가 기울어 5일 오후 8시경부터 보행로 양방향을 통제 중이다. 6일 오전 찾은 수내교는 한 눈에 보기에도 보행로가 울퉁불퉁한 상태였다. 수내교 앞에서 만난 20대 여성 신모 씨는 “평소 수내교를 지나갈 때 난간 일부가 끊어진 걸 보고 불안감을 느낀 적 있다”며 “정자교 같은 사고가 다른 교량에서도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통제 중인 교량 3곳의 공통점은 30여년 전 분당 개발 당시 지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분당구의 다른 교량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주민 불안이 확산되면서 성남시와 경찰, 소방에는 탄천 주변 교량의 안전에 대한 민원이 수십 건 접수되고 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추가 다리 붕괴 우려가 나온다. 이재훈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 회장(영남대 교수)은 “분당 개발 당시 돈이 적게 들지만 한 번에 무너질 위험이 큰 겹침 이음 방식이 보행로 설계에 활용됐다”며 “해당 방식으로 설계된 교량에 대해 정밀 전수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당구의 탄천 횡단 교량은 과거 정밀점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년 전 정밀점검에서 정자교와 수내교는 ‘보통(C)’ 등급을, 불정교는 ‘양호(B)’ 등급을 받았다. 분당구에 있는 탄천 횡단 교량은 모두 20개인데 2021년 정밀점검을 받은 16곳 중 9곳(56%)은 ‘보통(C)’ 등급을, 7곳(44%)은 ‘양호(B)’ 등급을 받았다. 다만 이들 다리들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점검에선 모두 ‘양호(B)’ 등급을 받았다. 정밀점검은 2년에 한 번씩 장비를 동원해 실시하는 것이고 정기점검은 육안 등으로 외관만 확인하는 것이다. 김영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는 “균열이 생기는 부분은 아스팔트로 덮여 있어 정기검진에선 발견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남시와 분당구 교량 업무 담당자를 불러 정기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배경과 그동안의 안전 정비 및 보수 과정을 조사 중이다. ● 중대재해법 적용도 검토 경기남부청은 정자교 붕괴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이 가능한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중대시민재해는 길이 100m 이상의 교량에서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할 경우 해당된다. 정자교는 총길이가 108m이고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법이 적용될 경우 신상진 성남시장이 고발될 수 있다. 다만 사고 원인이 지자체의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입증돼야 처벌이 가능하다.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성남시는 시내 전체 교량 211개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성남시 관계자는 “2주 안에 수내교 등 탄천변 인근 교량 전수 조사를 빠르게 진행하고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들도 노후 교량 안전검검에 착수한 상태다.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2023-04-06
    • 좋아요
    • 코멘트
  • 주한 외국인 “‘Hakwon’ 컬처, ‘위크엔드 파더’ 바꿔야 출산”

    “아이들에게 ‘How are you today?(오늘 어때?)’라고 물었을 때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하는 한국 아이들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저 학원 가야 해요’, ‘오늘 학원 3개 가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 애덤 돈 씨(50·미국)는 학교에서 이런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돈 씨는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각자 원하는 것을 할 선택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지만, 이런 추세를 반전시킬 만한 뾰족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발표한 대책도 대부분 기존 정책을 보완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동아일보는 저출산의 원인과 해법을 외국인의 시각으로 새롭게 바라보고자 지난달 23∼29일 한국에 사는 외국인을 심층 인터뷰했다. 직업을 갖고 있어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아이와 부모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원어민 교사 16명이 대상이었다.● “한국은 ‘열 살까지만’ 아이 키우기 좋아” 외국인들은 ‘수능(K-SAT)’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한 과도한 경쟁과 비싼 ‘학원 문화(Hakwon culture)’,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한국은 이미 태어난 아이조차 행복하게 키울 수 없는 환경이라고 봤다. 이들은 이 같은 환경에서 어떻게 아이를 낳겠느냐고 반문했다. 주한 외국인은 부모보다 아이 시점에서 저출산 현상을 바라본 셈이다. 이들이 본 한국은 한마디로 ‘아이가 행복할 수 없는 나라’였다. 생후 17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알렉산드라 바르 씨(31·미국)는 “한국이 아이를 낳고 기르기에 좋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단, 아이가 열 살이 될 때까지만”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건강보험 제도가 잘돼 있고 어린이집 비용도 정부가 전부 지원해 준다는 점이 좋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이 심해져서 아들이 중학생 때부터는 학원을 다니면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혼인 스카일라 케터링 씨(30·미국)도 “아이를 낳게 된다면 초등학교까지만 한국에서 보내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미국에서 다니게 하고 싶다”며 “한국의 시험에 대한 심한 압박과 경쟁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토머스 앨런 던라비 씨(41·미국)는 “한국에는 이웃과 자신을 비교하는 ‘옆집(Yeopgip) 바이러스’가 있다”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엄마들은 자녀들이 어떤 학원과 유치원에 다니는지에 대해서 너무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은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로 이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규모는 26조 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 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7년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동수당 등의 정부 지원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받아도 결국 학원비로 다 쓰인다면 체감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서 뚜렷한 사교육비 절감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저고위 대책에서도 “수준 높은 방과 후 프로그램 제공 등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상반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힌 게 전부다. 개빈 이스턴 씨(45·영국)는 “영국에선 사교육이 불필요하다”며 “고등학교 시험이 (한국과 달리) 암기를 통한 객관식 시험이 아니라 2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을 쓰는 형식이라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 아빠는 ‘주말 아빠(Weekend father)’ 외국인들이 꼽은 또 다른 한국의 저출산 원인은 붕괴된 부모들의 워라밸이었다. 16명에게 국내 저출산 정책 5개 분야(의료비, 현금, 보육, 일·가정 균형, 주거 지원) 중 가장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물었을 때 ‘일·가정 균형’(7명)을 1위로 꼽았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현재 자녀가 없는 A 씨는(37·미국)는 한국인 직장 동료들을 통해 알게 된 한국 아빠의 모습을 ‘주말 아빠(Weekend father)’, 혹은 ‘가끔 보는 아빠(Visiting father)’라고 표현했다. 평일에 한국 아빠들은 자녀가 잠든 아침에 출근해, 자녀가 잠든 늦은 밤 귀가한다는 것이다. A 씨는 “직장 동료들이 자주 ‘아이를 낳지 말고 그냥 자유를 즐겨라’라고 한다”며 “만약 아빠와 아이가 함께할 시간이 더 많이 생긴다면 사람들이 아이를 가지는 데 열린 마음가짐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도 출산의 걸림돌이라고 꼽았다. 샐리 우 씨(30·미국)는 한국에서 여성 교사가 출산휴가와 방학 때문에 결혼 상대로 최고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그는 “미국에서는 그런 이유로 교사와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다른 직장인들도 교사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혜택을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한국의 출산휴가, 육아휴직은 제도 자체만 놓고 보면 유럽 국가에 비해 손색이 없는데 실제로 직장에서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이행력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 2023-04-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경찰 “강남 납치살인 ‘3인조’ 윗선 있다… 계좌서 코인 못 빼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 살인 사건의 공범이 추가로 붙잡혔다고 경찰이 3일 밝혔다. 이로써 범행 가담 혐의를 받는 피의자는 모두 4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35)의 윗선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 씨의 아내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코인 탈취하려다 미수 그쳐” 서울 수서경찰서는 피해자를 납치 살해한 황모(36), 연모 씨(30)와 함께 범행 수개월 전부터 렌터카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미행하고 감시했던 A 씨(24)를 강도살인 예비 및 방조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황 씨가 ‘범행에 가담하면 승용차 한 대를 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경 마음을 바꿔 손을 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A 씨는 배달 대행 일을 하다 황 씨 및 연 씨와 알게 됐다고 한다. 경찰은 핵심 피의자인 이 씨의 아내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씨가 아내가 간호사로 일하던 성형외과 옆 건물 옥상에서 체포된 경위와, 범행 도구로 쓰인 주사기와 진정제 등을 이 씨에게 건넸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씨의 변호인은 “이 씨 아내는 범행 자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아내는 연차를 내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 씨는 황 씨 등에게 범행을 사주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다만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황 씨와 연 씨가 피해자를 납치한 직후 암매장 장소로 향하던 중 경기 용인시에서 이들을 만나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는 사건 이후 3시간 가까이 지난 지난달 30일 오전 2시 35분경 꺼졌는데 경찰은 피의자들이 코인을 탈취하려다 실패한 뒤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황 씨는 “지난해 9월경 (이 씨로부터) 현금 500만 원을 받았고, 이후 200만 원을 (추가로)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 씨는 착수금만 받고 그만두려 했는데 연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 씨와 황 씨, 연 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이 씨 윗선으로 수사 확대” 이 씨 측에 따르면 이 씨는 2021년 가상화폐 P코인에 약 9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약 8000만 원을 손해본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12월 1만 원을 넘어서 최고가를 경신했던 P코인은 불과 6개월 만에 17원까지 폭락했다. P코인은 미세먼지 관련 친환경 분야 코인이다. 이 씨는 P코인 폭락 당시 관계자를 찾아가 항의하다가 주거침입과 감금,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피해자는 한때 P코인 판매 영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 씨가 가상화폐 손실을 둘러싼 원한 때문에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씨의 변호인은 “이 씨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도움을 받은 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씨가 2021년 6월경 피해자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피해자는 “코인 채굴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니 와서 일해 보라”며 이 씨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 업체에서 3개월간 일하며 업체 대표를 맡고 있던 피해자의 남편도 알게 됐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40대 여성 B 씨를 출국금지하고 행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이 씨와 피해자를 함께 알고 있으며 최근 다른 사람들을 모아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윗선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강남 살인 3인조 윗선 있다…피해자 계좌서 코인은 못 빼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 살인 사건의 공범이 추가로 붙잡혔다고 경찰이 3일 밝혔다. 이로써 범행 가담 혐의를 받는 피의자는 모두 4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이모 씨(35)에게 범행을 지시한 윗선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씨의 아내에 대해서도 범행에 연루됐는지 조사했다.● “코인 탈취하려다 미수 그쳐” 서울 수서경찰서는 피해자를 납치 살해한 황모 씨(36), 연모 씨(30)와 함께 범행 수개월 전부터 렌터카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미행하고 감시했던 A 씨(24)를 강도살인 예비 및 방조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황 씨가 ‘범행에 가담하면 승용차 한 대를 사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경 마음을 바꿔 손을 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한 직업이 없던 A 씨는 배달 대행 일을 하다 황 씨 및 연 씨와 알게 됐다고 한다. 경찰은 핵심 피의자인 이 씨의 아내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씨가 아내가 간호사로 일하던 성형외과 옆 건물 옥상에서 체포된 경위와, 범행 도구로 쓰인 주사기와 진정제 등을 이 씨에게 건넸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씨의 변호인은 “이 씨 아내는 범행 자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아내는 연차를 내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 씨는 황 씨 등에게 범행을 사주한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다만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황 씨와 연 씨가 피해자를 납치한 직후 암매장 장소로 향하던 중 경기 용인시에서 이들을 만나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는 사건 이후 3시간 가까이 지난 지난달 30일 오전 2시 35분경 꺼졌는데 경찰은 피의자들이 코인을 탈취하려다 실패한 뒤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황 씨는 “지난해 9월경 (이 씨로부터) 현금 500만 원을 받았고, 이후 200만 원을 (추가로)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 씨는 착수금만 받고 그만두려 했는데 연 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이 씨와 황 씨, 연 씨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이 씨 윗선으로 수사 확대”경찰은 이 씨에게 범행을 사주한 윗선을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40대 여성 B 씨를 출국금지하고 행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이 씨와 피해자를 함께 알고 있으며 최근 다른 사람들을 모아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의 배후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 씨 주도로 홀로 벌인 범행이었으면 이미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씨 측에 따르면 이 씨는 2021년 가상화폐 P 코인에 약 9000만 원을 투자했다가 약 8000만 원을 손해 본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12월 1만 원을 넘어서 최고가를 경신했던 P 코인은 불과 6개월 만에 17원까지 폭락했다. P 코인은 미세먼지 관련 친환경 분야 코인이다. 이 씨는 P 코인 폭락 당시 관계자를 찾아가 항의하다가 주거침입과 감금,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경찰은 P 코인을 연결고리로 이 씨의 윗선과 피해자가 알고 지내던 사이였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실제로 피해자는 한때 P 코인 판매 영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2021년 6월경 피해자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피해자는 “코인 채굴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니 와서 일해 보라”며 이 씨를 채용했다는 것이다. 이 씨는 이 업체에서 3개월간 일하며 업체 대표를 맡고 있던 피해자의 남편도 알게 됐다고 한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3-04-03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