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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코앞인 쿠바 수도 아바나에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탑재한 러시아 함대가 정박하면서 일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해군은 구축함과 초계기 등을 인근으로 급파해 러시아 견제에 나섰다. 아바나는 미 최남단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와 불과 160km 떨어져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고르시코프 제독함, 카잔 핵잠수함, 카신 유조선, 예인선 등 4척으로 구성된 함대는 12∼17일 아바나항에 머물기로 했다. 12일 아바나의 명물 말레콘 방파제에는 러시아 함대를 구경하러 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 군함이 대서양 일대에서 600km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마친 후 쿠바에 정박했다”며 훈련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국 가디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로 자리를 비운 사이 러시아군이 미국 코밑에 배치된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미 해군은 구축함과 초계기 등을 남부 해역에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타임스 등은 미 군함 4척이 카잔함을 감시했고, 미 구축함과 경비함은 고르시코프함에 따라붙었다고 보도했다. 마이애미헤럴드는 미 북부사령부(NORTHCOM)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핵추진 순양함 1척, 구축함 2척 등 군함 3척, 대잠초계기 등을 일대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미 일각에서는 러시아 군함의 아바나 기항이 1962년 양국이 핵무기 사용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무기 이전 시도 등 특이점이 포착되지는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H마트가 미국인의 밥상을 바꿨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라면이 5억 개 넘게 팔린 가운데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 시간) ‘K라면 신드롬’의 산실(産室)로 한국계 유통기업 ‘H마트’를 지목했다. 한국 식품이 미국 주류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미 전역에 점포를 보유한 H마트가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NYT는 이날 “H마트를 그저 ‘이국적인 식료품 가게’라고 칭하지 말라”면서 “아시아계 식료품점은 이제 틈새사업이 아닌 문화현상”이라고 분석했다. H마트는 경북 예천 출신인 권중갑 회장이 1982년 뉴욕 퀸스에 낸 260m²(약 80평) 크기의 식료품 가게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미국 전역에 점포 96개를 둔 기업 가치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수준의 종합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간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가 크게 늘며 H마트의 성장에 한몫했다. 1980년 아시아계 비중은 미 전체 인구의 1.5%(약 350만 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 7.2%(약 2400만 명)로 급증했다. 비(非)아시아계 손님도 많다. 브라이언 권 H마트 회장은 “최근 손님 3명 중 1명은 비아시아계”라고 밝혔다.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음식 콘텐츠가 크게 유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NYT는 “이제 대학 기숙사, 라틴계 주점, (아시아계 인구가 적은) 중부 월마트에 라면이 없으면 이상하다”고 전했다. 아직 미국 전체 유통업계에서 H마트 등 한인 마트의 점유율이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점유율 비중은 낮지만 트렌드를 선도하는 기업이 됐다는 의미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이 미국 내 아시아계 슈퍼마켓에 먼저 입점한 후 주류 유통업체의 눈에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유명 유통업체 ‘홀푸드마켓’의 에롤 슈와이저 전 부대표는 아시아계 마트가 유행의 최첨단(vanguard)에 있다고 호평했다. 현재 월마트, 코스트코 같은 미 대표 유통업체에서는 한국 라면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농심은 2018년 월마트 납품을 시작한 당시 2억2500만 달러였던 북미 매출이 2022년 4억9000만 달러(약 6750억 원)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 등의 인기에 힘입어 1분기(1∼3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거뒀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H마트가 미국인의 밥상을 바꿨다.”지난해 미국에서 신라면이 5억 개 넘게 팔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 시간) ‘K-라면 신드롬’의 산실(産室)로 한국계 유통기업 ‘H마트’를 지목했다. 한국 식품이 미국 주류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미 전역에 점포를 보유한 H마트가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NYT는 이날 “H마트를 그저 ‘이국적인 식료품 가게’라고 칭하지 말라. 미국 유통업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호평했다.H마트는 경북 예천 출신인 권중갑 회장이 1982년 뉴욕 퀸스에 낸 260m²(약 80평) 크기의 식료품 가게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미국 전역에 점포 96개를 둔 기업 가치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 수준의 종합 유통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기간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 또한 크게 늘며 H마트의 성장에 한 몫했다. 1980년 아시아계 비중은 미 전체 인구의 1.5%(약 350만 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 7.2%(약 2400만 명)로 급증했다. 손님 대부분이 한국계일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비(非)아시아계 손님도 많다. 브라이언 권 H마트 회장은 “최근 손님 3명 중 1명은 아시아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음식 콘텐츠가 크게 유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NYT는 “이제 대학 기숙사, 라틴계 주점, (아시아계 인구가 적은) 중부 월마트에 라면이 없으면 이상하다”고 전했다. 비록 미국 유통업계에서 H마트 등의 점유율이 여전히 1%를 넘지 못하지만 업계에서는 “선두 기업들이 시장조사하러 H마트에 꼭 간다”는 말이 나온다. 라면이 미국인의 주식(主食)으로 등극한 과정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아시아계 슈퍼마켓에 입점한 덕분에 미국 주류 업체들의 눈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미 유통업계 8위 ‘홀푸드마켓’의 부대표를 지낸 에롤 슈와이저도 “아시아계 마트가 최첨단(vanguard)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테라파워’가 미국 내 첫 SMR 건설을 시작했다. 2022년 SK㈜와 SK이노베이션은 총 2억5000만 달러(약 3444억 원)를 테라파워에 투자했다. 테라파워는 10일(현지 시간) 북서부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착공식을 열고 공사에 돌입했다. 착공식에는 게이츠 창업자,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안전하고 풍요로운 탈(脫)탄소 에너지를 향해 한 발짝 나아갔다”며 이 SMR이 미 에너지산업의 미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SMR은 2025년 문을 닫는 화력발전소 터에 들어선다. 2030년부터 상업 운전에 돌입해 2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45MW(메가와트)급 전기를 생산하기로 했다. 약 4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건설비 중 절반은 미 에너지부가 지원한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크기 및 발전 용량이 작은 원전으로 안정성이 높아 기존 원전의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설 시간 및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고 주민 반발 또한 적은 편이어서 각국이 개발 및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또 헛소리하려고 왔구먼.” 입소 첫날 숙소 현관문으로 걸어오는 출연자 A 씨를 보며 B 씨가 혼잣말을 했다. B 씨는 원래 알던 사이인 A 씨를 업신여긴다. A 씨가 ‘뜬구름 잡는 이념 싸움에 몰두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밤 두 사람은 모닥불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 무리에서 겉돌던 A 씨가 못내 신경 쓰였는지 B 씨는 “왜 혼자 이러고 있냐”며 말을 걸었다. 둘의 대화는 A 씨의 “우리는 결국 함께할 운명”이라는 구애로 끝났다. 출연자 간 지독한 인연은 마치 연애 리얼리티쇼에 나올 듯한 소재지만 이 프로그램은 벨기에 정치 지도자 7명이 출연한 4부작 정치 다큐멘터리 ‘콘클라베’다. A 씨는 9일 치러진 벨기에 총선에서 원내 제2당으로 올라선 극우 ‘플람스 이익’의 톰 판흐리컨 대표, B 씨는 제1당 중도 우파 ‘플람스 새연합’의 바르트 더베버르 대표다. 선거 사흘 전인 6일 종영한 이 방송은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벨기에 일간 더스탄다르트는 “정치인들은 본래 훌륭한 연기자지만 24시간 돌아가는 카메라 앞에서 미묘한 표정과 기류까지 숨기지는 못했다”고 호평했다. 콘클라베는 벨기에 민영 VTM 방송이 “토론회장에서 꺼내놓지 않는 속마음을 들어보고 싶다”고 정치권에 제안하자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 등 중진 정치인 7명이 화답하며 추진됐다. 이들은 올 4월 수도 브뤼셀에서 110km 떨어진 울창한 숲속 성(城)에서 주말을 함께 보냈다. 함께 요리하고 산책하는가 하면 끼리끼리 일대일 대화를 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연애 리얼리티쇼 형식이 벨기에 정계 모습을 담기에 적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와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로 나뉜 데다 지역 안에서도 정당이 다양하다. 매번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정당 4∼7개가 합종연횡하다 보니 정당 간 구애가 일상화됐다. 방송에서 ‘플람스 새연합’의 더베버르 대표는 더크로 총리에게도 러브콜을 받았다. 둘은 2020년 연정 수립 협상이 와해된 뒤 4년 만에 마주앉았다. 더크로 총리는 “다음번 연정에 참여해 달라”고 설득했지만 더베버르 대표는 “우리 사이는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후회할 말을 하지 말자”며 자리를 떴다. 더베버르 대표와 판흐리컨 대표는 어떻게 됐을까. 두 정당은 인구 1100만 명 중 약 60%를 차지하며 경제적으로 발전한 북부의 분리 독립을 지향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강력한 연정 파트너로 꼽힌다. 더베버르 대표는 다른 출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 마침내 쐐기를 박았다.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자(판흐리컨 대표)와는 손잡지 못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또 헛소리(bullshit)하려고 왔고만.”입소 첫날 숙소 현관문으로 걸어오는 출연자 A 씨를 보며 B 씨가 혼잣말을 했다. B 씨는 원래 알던 사이인 A 씨를 업신여긴다. A 씨가 ‘뜬구름 잡는 이념 싸움에 몰두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밤 두 사람은 모닥불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 무리에서 겉돌던 A 씨가 못내 신경 쓰였는지 B 씨는 “왜 혼자 이러고 있냐”며 말을 걸었다. 둘의 대화는 A 씨의 “우리는 결국 함께할 운명”이라는 구애로 끝났다. 출연자 간 지독한 인연은 마치 연애 리얼리티쇼에 나올 듯한 소재지만 이 프로그램은 벨기에 정치지도자 7명이 출연한 4부작 정치 다큐멘터리 ‘콘클라베’다. A 씨는 9일 치러진 벨기에 총선에서 원내 제2당으로 등극한 극우 ‘플람스 이익’의 톰 판흐리컨 대표, B 씨는 제1당 중도 우파 ‘플람스 새연합’의 바르트 더베버르 대표다. 선거 사흘 전인 6일 종영한 이 방송은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벨기에 일간 디스텐다드는 “정치인들은 본래 훌륭한 연기자지만 24시간 돌아가는 카메라 앞에서 미묘한 표정과 기류까지 숨기지는 못했다”고 호평했다. 콘클라베는 벨기에 민영 VTM 방송이 “토론회장에서 꺼내놓지 않는 속마음을 들어보고 싶다”고 정치권에 제안하자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 등 중진 정치인 7명이 화답하며 추진됐다. 이들은 올 4월 수도 브뤼셀에서 110km 떨어진 울창한 숲속 성(城)에서 주말을 함께 보냈다. 함께 요리하고 산책하는가 하면 끼리끼리 일 대 일 대화를 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연애 리얼리티쇼 형식이 벨기에 정계 모습을 담기에 적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와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로 나뉜데다 지역 안에서도 정당이 다양하다. 매번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정당 4~7개가 합종연횡하다 보니 정당 간 구애가 일상화됐다. 방송에서 ‘플람스 새연합’의 더베버르 대표는 더크로 총리에게도 러브콜을 받았다. 둘은 2020년 연정 수립 협상이 와해된 뒤 4년 만에 마주앉았다. 더크로 총리는 “다음번 연정에 참여해달라”고 설득했지만 더베버르 대표는 “우리 사이는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후회할 말을 하지 말자”며 자리를 떴다.더베버르 대표와 판흐리컨 대표는 어떻게 됐을까. 두 정당은 인구 1100만 명 중 약 60%를 차지하며 경제적으로 발전한 북부의 분리 독립을 지향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강력한 연정 파트너로 꼽힌다. 더베버르 대표는 다른 출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 마침내 쐐기를 박았다.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자(판흐리컨 대표)와는 손잡지 못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정부가 주도하던 우주 개발의 중심축이 민간으로 이양되며 ‘민간 우주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미국 우주기업 양대 축인 스페이스X와 보잉이 6일(현지 시간) 나란히 중요한 발사에 성공하면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네 차례 시도 끝에 우주선 ‘스타십’의 시험 비행 후 무사 귀환에 성공했다. 미 항공사 보잉이 개발한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도 기술 문제로 두 번 발사를 연기한 끝에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이 6일(현지 시간) ‘3전 4기’ 끝에 지구궤도를 비행한 뒤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스타십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우주선이다. 총 66분간의 시험 비행 성공은 우주선 상용화를 통해 반세기 만의 유인 달 탐사 및 인류의 화성 이주라는 꿈에 한발 더 다가가는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십은 이날 오전 7시 50분 미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에 위치한 스페이스X의 우주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됐다. 총 2단부로 구성된 스타십은 부스터 역할을 하는 발사체 1단부 ‘슈퍼헤비’ 위에 우주비행사와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2단부 ‘스타십’이 올려진 형태다. 약 100명을 태울 수 있다. 이날 슈퍼헤비는 고도 약 70km에서 분리돼 발사 7분 24초 만에 안정적으로 멕시코만에 연착륙했다. 이어 2단부 스타십은 지구 위 200km 이상까지 도달해 예정된 지구궤도 항로를 비행했다. 스타십은 발사 후 49분 만에 고도를 낮추며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에 성공했다. 우주선은 발사 1시간 6분 만에 폭발 없이 예정대로 인도양에 연착륙했다. 이번 비행은 완전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에 대한 머스크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타십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발생한 열로 기체 일부가 손상됐지만, 앞서 세 차례 시험 비행이 모두 폭발로 끝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무사 귀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시험 비행은 역대 가장 크고 강력하면서 완전히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에 대한 머스크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타십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호’ 임무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X(옛 트위터)에 “아르테미스를 통해 인류를 달로 다시 보낸 후 화성으로 나아가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향후 몇 달 안에 3번 이상의 시험 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스타라이너’ 3번째 시도서 ISS 도착스페이스X 이어 민간기업 유인 우주수송비행사들, 8일 뒤 美 서부사막 귀환 예정스타라이너 ‘정기 수송 투입’ 시금석 될듯“될 때까지 인내(perseverance)하는 것이 ‘나사(NASA·미국항공우주국)의 정신’이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 발사 성공을 축하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부터 두 차례 발사가 취소됐던 스타라이너는 6일(현지 시간) 결국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무사히 도착했다. 미국은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 민간 기업도 유인 우주 수송에 성공하며 ‘민간 우주시대’가 한층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나사는 이날 “스타라이너가 6일 오후 1시 34분(한국 시간 7일 오전 2시 34분)경 ISS에 성공적으로 도킹했다”고 밝혔다.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 사령관(61)과 수니 윌리엄스(58)를 태우고 발사된 지 약 26시간 만이다. 미 역사상 유인 수송에 성공한 우주선은 1958년 ‘머큐리’가 처음이다. 2020년 스페이스X가 개발한 ‘크루 드래건’이 민간업체로는 최초였다. 스타라이너는 전체로는 여섯 번째에 해당한다. 스타라이너는 지난달 6일 1차 시도에서 로켓의 산소 방출 밸브에서 문제가 발견돼 발사 2시간 전 취소됐다. 1일 2차 시도 역시 발사 3분 50초 전에 취소됐다. 3차 시도는 발사에 성공했으나, ISS 도착 직전 일부 제트 추진기에 문제가 발생해 긴박한 상황에 처했다. 자동 운항 시스템을 사용하던 스타라이너는 결국 윌모어 사령관과 윌리엄스가 직접 조종해 ISS에 도킹했다. 도킹은 예정 시간보다 1시간 20분가량 늦어졌다. 윌모어 사령관 등은 8일간 ISS에 머문 뒤 지구로 돌아온다. 귀환 비행도 이번 시범 비행에서 중요한 단계다. 나사 등은 스타라이너가 설계대로 왕복 10회까지 임수 수행이 가능할지를 핵심적으로 체크한다. 스타라이너는 14일 미 서부 사막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번 비행은 스타라이너의 정기 수송 투입 여부를 판단할 중요한 시금석이다. 나사는 2014년 보잉과 42억 달러(약 5조7600억 원)에, 스페이스X와 26억 달러에 유인 수송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보잉은 기존 계획보다 15억 달러를 초과 지출했고 스페이스X와의 경쟁에서도 크게 뒤처지는 형국이었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예멘을 장악해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친(親) 이란 무장단체 ‘후티’가 유엔 산하 단체 4곳 이상에 소속된 직원 최소 9명을 납치해 감금한 것으로 알려졌다.AP통신은 7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과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식량계획(WFP), 유엔 예멘특사 사무실 소속 직원 8명과 가족(부인) 1명이 최근 후티 반군에게 붙잡혔다”고 전했다.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납치된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멘 구호단체인 모윤인권개발기구(MHRD)은 “유엔 산하가 아닌 다른 구호단체 직원들도 여러 명 억류됐다”라고 밝혔다. 직원 억류 의혹에 관해 해당 단체들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AP통신은 “후티가 유엔과 구호단체 직원들을 연이어 납치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심각한 경제난에 장기간 시달려 사회 혼란이 극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후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이란의 지원을 받아 홍해와 아덴만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 이들은 하마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무력 시위라고 주장하나, 무차별 공격을 가해 홍해발(發) 세계 물류 대란을 초래했다.무장단체 후티는 후티는 1994년 예멘 북부에서 창설된 시아파 무장단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전부터 예멘 내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군사력을 집중했다. 무력 활동을 통해 예멘 인구 약 70%인 수니파의 분리 독립을 저지했으며, 2014년 수도 사나를 점령해 정부를 내쫓았다. 수니파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아파 후티는 이란 지원을 받으며 내전을 벌인 끝에 2022년 유엔 중재로 휴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의 넷째 프레데리크 아르노 시계 부문 최고경영자(29)가 LVMH 지주사 ‘피낭시에르 아가슈’의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프레데리크는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리사와 미국 및 프랑스 등에서 여러 차례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돼 열애설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 시간) 피낭시에르 아가슈 웹사이트에 “전무이사로 승진한 프레데리크 CEO가 LVMH 이사회에서 피낭시에르 아가슈를 대표한다”는 내용의 공시가 올라왔다고 전했다. 4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레데리크와 셋째 알렉상드르(32) 또한 장녀 델핀 디오르 CEO(49)와 둘째 앙투안 LVMH 부회장(47)에 이어 LVMH 이사회에 합류했다.프레데리크 CEO는 LVMH 산하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에 2017년 입사했다. 2020년 CEO로 승진한 후 올 초에는 LVMH 시계 부문 CEO로 또 한번 승진했다. 아르노 가문은 LVMH 지분 48%와 의결권 64%를 보유하고 있다. FT는 “75세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최근 회장직 연령 상한을 80세로 올리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동시에 자녀 승계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강인한 미국의 모습을 보여 줍시다.” 미 항공사 보잉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 발사가 2번 연기된 뒤 3번째 시도 만이다. 스타라이너에 탑승한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 사령관(61)이 5일(현지 시간) 발사를 5분 앞두고 조종석에서 관제센터 동료들에게 보낸 다짐이 드디어 현실이 됐다.미우주항공국(NASA)은 스타라이너가 한국시간 7일 오전 2시 34분 경(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1시 34분 경) ISS 도킹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우주선이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래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지 26시간 만이다. 스타라이너가 도킹에 성공하면서 윌모어 사령관과 수니 윌리엄스(58) 등 2명의 우주비행사들은 ISS에 체류하고 있던 비행사들과 함께 8일 간 머무르는 여정을 시작했다.CNN방송 등에 따르면 스타라이너는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기지에서 윌모어 사령관과 수니타 윌리엄스 조종사(58)가 탑승해 이날 오전 10시 52분 예정대로 발사됐다. 스타라이너가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하면 미국은 스페이스X에 이어 두 번째로 민간 기업이 유인 우주 수송에 성공하게 된다. 스타라이너는 앞서 두 차례 발사를 취소하는 고충을 겪었다. 지난달 6일 1차 시도는 로켓의 산소 방출 밸브에서 문제가 발견돼 발사 2시간 전 취소됐다. 1일 2차 시도도 발사 3분 50초 전에 취소됐다. 미 해군 출신인 윌모어 사령관과 윌리엄스 조종사는 각각 178일, 322일 우주에 머문 경험을 가진 베테랑들이다. 2022년 스타라이너 프로젝트에 투입돼 2년간 훈련받았다. 인도계인 윌리엄스 조종사는 이번 임무가 성공하면 민간 개발 우주선을 타고 ISS에 간 첫 번째 여성이 된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빌 넬슨 국장은 “역사적인 시험 비행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미 우주 탐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축하했다. 스타라이너는 지구 궤도를 따라 약 24시간 비행한 뒤 6일 낮 12시 15분(한국 시간 7일 오전 1시 15분)경 ISS에 도착한다. 8일간 머문 뒤 지구로 귀환해 14일 미 서부 사막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최근 항공기 안전성 이슈로 논란을 겪는 보잉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2014년 나사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민간 업체인 보잉, 스페이스X 등과 유인 수송 계약을 맺었다. 당시 보잉에는 42억 달러(약 5조7600억 원), 스페이스X에 26억 달러를 투자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2020년 5월에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ISS 도킹에 성공했다. 이후 4년 동안 9차례 정기 수송 임무를 수행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공적인 발사를 축하한다”라고 환영 메시지를 냈다. 보잉도 이번 임무를 성공하면 나사와 정기 수송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유럽 극우의 새 얼굴’ 바르델라가 프랑스 정치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타임지가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29)를 두고 내린 평가다. 폴리티코유럽 또한 그를 2017년 40세에 권좌에 오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이후 가장 각광받는 차세대 정치인으로 진단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세 현장마다 2030 지지층을 구름처럼 몰고 다녔다. 소셜미디어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추종자도 각각 120만 명, 55만 명이다. 그가 대표가 되기 전 국민연합의 지지율은 20%대였지만 지난달 31일 조사에선 33%로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이 올 1월 ‘2인자’로 가브리엘 아탈 총리(35)를 발탁한 것 또한 이런 바르델라 대표를 의식한 행보였다. 1995년 파리 외곽 센생드니에서 태어난 바르델라 대표는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모친은 이탈리아계, 부친은 알제리계이며 어린 시절부터 임대주택에서 홀어머니와 어렵게 살았다. 그는 2012년 17세에 국민연합의 전신 국민전선에 가입했다. 2018년 국민연합을 창당한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전 대표의 총애를 받으며 당 대변인, 부대표 등을 거쳤다. 2022년 르펜 가문이 아닌 인물로는 처음으로 국민연합 대표가 됐다. 일각에서는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르펜 전 대표가 유죄 선고를 받아 2027년 대선에 도전할 수 없게 된다면 바르델라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벌써부터 주장하고 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배우 변우석(33)이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OST(배경음악)로 부른 ‘소나기’가 미국 빌보드 글로벌200에 진입했다.4일(현지 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소나기는 빌보드 글로벌 차트인 ‘글로벌200’에서 199위를 차지했다. 한국 배우가 부른 드라마 OST로는 처음이다. 해당 차트에 오른 첫 한국드라마 OST는 2022년 방탄소년단 뷔가 부른 ‘크리스마스 트리’(드라마 ‘그 해 우리는’)였다.드라마에서 변우석은 록밴드 이클립스의 멤버 류선재를 연기하며 이 노래를 자주 불렀다. 드라마가 사랑받으며 “그대는 선물입니다, 하늘이 내려준”이란 가사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는 지난달 28일 시청률 5.8%로 종영하며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OTT 라쿠텐비키에서 미국을 비롯한 133개 나라에서 주간 시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30일 “2024년이 절반 남았지만 이미 ‘선재 업고 튀어’가 올해 최고작”이라며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했다”고 호평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74·사진)가 4월 19일∼6월 1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해 3연임에 성공했다.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1947∼1964년 집권)에 이은 두 번째 3선 총리다. 그러나 야당 연합 ‘INDIA’ 의석이 5년 전 총선보다 100석 넘게 늘며 모디 총리는 1, 2기 때보다 줄어든 집권 여당으로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세계 대표 ‘스트롱맨’으로 꼽힐 만큼 특유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선보였던 그에게 균열이 생긴 셈이다. 이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로 4일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 지수는 장중 한때 7.9% 떨어졌고 종가 기준으로도 5.7% 하락했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모디 총리가 이끄는 극우 보수주의 성향의 여권 연합 ‘NDA’는 하원(로크사바) 전체 543석 중 293석으로 과반(272석 이상)을 간신히 넘겼다. 5년 전 총선 때 확보한 353석보다도 60석 적다. 반면 야당연합 ‘INDIA’는 231석을 차지했다. 5년 전 총선(129석)에서 102석 급증했다. 최종 결과는 5일 발표된다. NDA는 당초 400석 확보를 목표로 했지만 단독 개헌이 가능한 362석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400석을 노리던 NDA에 293석짜리 승리는 패배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집권 과정에서 이뤄낸 빠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에서 외연 확대를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존 지지층까지 놓치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8.2%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20%에 육박하는 청년실업률, 모디 정권의 비(非)힌두계 탄압 등이 유권자를 떠나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인도 정치 1번지’로 불리며 NDA 지지자가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참패했다. 이 지역에서 NDA 의석수는 현재 전체 80석 중 64석에서 35석으로 줄었다. 야당 ‘텃밭’으로 꼽히는 부유한 남부 5개 주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대자동차, 애플 공장 등이 있어 인도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남부 타밀나두주에서는 39석 중 1석만 얻었다. 모디 총리는 총선 과정에서 남부에 20차례 넘게 방문하며 “내가 비힌두계를 탄압한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4월 총선 유세 중 무슬림 국민을 향해 “침입자(infiltrator)”라고 칭하는 등 모순적 행보를 이어가자 민심을 얻지 못했다. 모디 정권은 민심을 다잡기 위해 경제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모디 정권이 반도체, 전기차 산업 등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제조업 원가 절감을 위해 노동법 등을 친(親)기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3일 보도했다. 중국에 맞설 글로벌 제조업 허브가 되기 위해 전 세계 제조업에서 인도의 비중을 현재 3%에서 2030년 5%, 2047년 10%로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인공지능(AI) 칩 출시 주기를 1년으로 줄이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 “우리는 1년 단위로 움직인다”며 차세대 AI 칩 출시 시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올 3월 공개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이 아직 출하되기도 전에, 2025년 ‘블랙웰 울트라’와 2026년 ‘루빈’ 출시 계획을 밝힌 것이다. 황 CEO는 “컴퓨터가 등장한 지 60년 만에 ‘생성형 AI 빅뱅’이 벌어졌다”며 “물리적 성질을 지닌 생성형 AI 로봇이 다음 주자”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포부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차세대 HBM 탑재한 AI 칩 공개 황 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체육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세계 AI의 주도권은 엔비디아가 쥐고 있다. 모든 것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차세대 AI 칩 로드맵을 공개했다. 특히 그간 2년 주기였던 차세대 ‘AI 가속기’ 개발을 1년으로 줄이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른바 AI 가속기는 AI 특화 반도체로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조합해 만든다. 2026년 루빈에는 SK하이닉스의 6세대 HBM ‘HBM4’가 들어갈 계획이다. 황 CEO는 “루빈에는 HBM4 8개가, 루빈 울트라에는 HBM4 12개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 출시 주기를 앞당길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AI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SK하이닉스도 HBM4 양산 시기를 2026년에서 내년으로 1년 앞당기겠다고 선언했으며, 삼성전자 역시 내년에 HBM4를 양산할 계획이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가 AI 시대 문을 열었다”며 “기존 컴퓨팅 방식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이터 양을 감당할 수 없고 ‘엔비디아식 가속 컴퓨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자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젠슨 황이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전부 엔비디아 플랫폼 안에서 돌아가는 시대를 선포한 것”이라고 평했다.● “AI의 다음 물결은 로봇” 황 CEO는 이날 ‘AI 로봇’에 대한 열망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엔비디아는 책상(데스크톱)과 주머니(스마트폰), 데이터센터를 위한 컴퓨터를 만들어왔다”며 “앞으로는 걷거나 바퀴로 굴러가는 컴퓨터(로봇)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앞서 3월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인 ‘GTC 2024’ 기조연설에서 ‘피지컬 AI’라 할 수 있는 로봇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황 CEO는 “AI발(發)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며 “소프트웨어는 입력된 명령어에 따라 구동되지만 생성형 AI는 사용자에게 필요할 기술을 스스로 만들어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조업 공장과 손잡은 사례도 소개했다. 현재 폭스콘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디지털 가상공간 기술인 ‘옴니버스’ 기술을 사용해 원격 제어 및 AI 분석 기능들을 도입한 상태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와 협력해 2030년까지 반도체 공정을 첨단화할 계획이다. AI 열풍으로 올해 컴퓨텍스는 ‘세계가 주목하는 AI 박람회’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1981년 시작된 컴퓨텍스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지만, 최근 미국 CES나 유럽 IFA 등에 크게 밀리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AI를 연결하다(Connecting AI)’를 주제로 한 올해는 엔비디아와 인텔, AMD, 퀄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 CEO가 대거 참여해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5월 26일부터 대만을 방문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소탈한 행보로 큰 인기를 불러모으는 가운데 공개 행사에서도 대만을 AI의 핵심 지역으로 꼽는 등 친(親)대만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연설 과정에서 대만과 중국을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한 지도까지 공개해 대만 현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황 CEO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대만 타이베이시 국립대만대체육관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대만 지도와 협력사 100여 곳의 로고를 띄운 화면 앞에 서 “대만은 우리의 본거지”라며 “대만과 우리의 파트너십이 세계의 AI 인프라를 구축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대만 기업은 AI 산업 혁신의 후원자로 폭풍이 아무리 커도 항상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황 CEO는 대만계 미국인이다. 대만에서 태어난 뒤 9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탓에 대만어 구사가 완벽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 대만 방문 기간 동안 야시장 등을 다니면서 영어 대신 대만어로 소통하며 대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물론 그의 행보는 단순히 고향이기 때문은 아니다. 엔비디아가 TSMC 등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 속에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핵심 파트너라는 점이 그의 친(親)대만 발언에 주요한 이유라는 해석이 나온다.황 CEO의 기조연설 내내 대만의 AI 역량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황 CEO는 “대만은 이름 없는 영웅이지만, 이미 세계의 중추”라며 “각각의 칩과 모든 컴퓨터 뒤에는 대만 업계 사람들의 노력과 완벽함이 뒷받침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만 TSMC에서 생산하게 될 차세대 AI칩 ‘루빈’을 최초 공개한 황 CEO는 연설 마지막 에 사람 크기의 실물 로봇 모델 9개도 함께 선보였다. 로봇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대만이 구축한 차세대 AI 애플리케이션의 산물이며, 대만은 걸을 수 있는 컴퓨터(로봇)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대만 네티즌들은 황 CEO가 기조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프리젠테이션 영상에서 대만과 중국이 다르게 표시한 된 점에도 주목했다. 엔비디아의 AI 글로벌 네트워크를 설명하는 지도에서 대만을 포함해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등은 녹색 블록으로 표시된 반면, 중국 본토와 러시아, 북한, 이란, 아프리카는 회색 지역으로 표시했기 때문이다. 대만 매체 쯔유(自由)시보는 “이 AI지도가 중국의 리틀 핑크(애국주의 네티즌)들의 반발을 살 것”이라고 전했다.이날 기조연설이 진행된 국립대만대학교 경기장에는 행사 3시간 전 3000명이 줄을 섰고, 엔비디아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시청한 사람이 3만3000명에 달했다고 현지 매체들을 소개했다. 특히 행사장에는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을 비롯해 콴타의 바이린 회장 등 대만의 주요 경제계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나절씩 걸리던 업무를 5분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 1층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스마트 대사관. 무함마드 알 만수리 UAE 외교부 영사 서비스 부국장은 AI 기술을 이용한 무인(無人) 원스톱 영사 서비스의 우수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과 UAE의 교역 규모가 연간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이를 정도로 교류가 활발한 상황에서 양국 국민이 비자 발급 등 각종 업무를 편리하고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 또한 스마트 대사관의 ‘AI 직원’으로부터 응대를 받았다. 얼굴과 손발만 드러낸 이슬람교 의상 ‘아바야’를 입은 여성 직원이 친절한 목소리로 기자를 안내했다. 이 직원은 1.8m의 대형 스크린 속에 서서 방문객과 한국어, 영어, 아랍어로 실시간 대화를 했다. 이 AI 직원은 UAE의 자체 기술로 만들었다. 개발에 쓰인 AI 모델 ‘팰컨’은 미국 대표 AI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와 유사한 거대언어모델(LLM)이다. 알 만수리 부국장은 “세계적인 AI 강국을 노리는 UAE가 AI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 대사관 개소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 그는 지난달 28,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했다. 이사 알 사마히 주한 UAE 대사관 공관 차석은 “한국은 초고속 통신 인프라를 잘 갖춘 정보기술(IT) 선진국이자 UAE와 44년간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라며 대통령 방한, 스마트 대사관 개소 또한 이런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한나절씩 걸리던 업무를 5분이면 해결하게 됩니다.”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 1층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AI) 스마트 대사관. 모하메드 알 만수리 UAE 외교부 영사 서비스 부국장은 AI 기술을 이용한 무인(無人) 원스톱 영사 서비스의 우수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과 UAE의 교역 규모가 연간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이를 정도로 교류가 활발한 상황에서 양국 국민이 비자 발급 등 각종 업무를 편리하고 신속하게 이용하게 된다.이날 방문한 스마트 대사관에서는 ‘AI 직원’이 방문객을 응대하고 있었다. 기자 또한 얼굴과 손발을 드러낸 이슬람교 복장 ‘아바야’를 입은 이 여성 AI 직원으로부터 안내를 받았다. 이 직원은 1.8m의 대형 스크린 속에 서서 방문객과 한국어, 영어, 아랍어로 실시간 대화를 했다. 상담실에서도 홀로그램 기술을 사용해 표출된 AI 직원이 방문객의 서류 제출을 도왔다. AI 직원은 UAE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UAE 정부 산하 기관인 아부다비첨단기술연구위원회(ATRC)가 지난해 개발한 ‘팰컨’을 활용했다. 팰컨은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로 구글 제품과 맞먹는 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 만수리 부국장은 스마트 대사관에 대해 “세계 3위 AI 강국을 노리는 UAE가 AI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해 이용자 중심 서비스를 구현한 사례”라며 “UAE 국민과 한국 국민 모두 필요로 하는 영사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 시간 동안 방문객은 ‘서울 속 UAE’를 체험할 수 있다. 고운 모래가 연상되는 부드러운 베이지색 공간은 UAE 현지 외교부 인테리어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UAE를 상징하는 야자수, 모래언덕(듄), 낚시 그물망에서 영감을 받은 벽면 장식과 가구 등이 돋보인다. 3D 프린터를 사용해 제작한 커피 테이블 상판에는 UAE 사회와 문화를 소개하는 영상이 송출된다. 알 만수리 부국장은 “손님을 환대하는 것이 ‘에미라티(UAE인) 정신’이다. 우리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신경 썼다”고 말했다. 스마트 대사관 개소는 UAE 현직 대통령의 첫 한국 방문에 맞춰 이뤄졌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은 앞서 28, 29일 1박 2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했다. 이사 알 사마히 주한 UAE 대사관 공관 차석은 “한국은 초고속 통신 인프라를 잘 갖춘 정보기술(IT) 선진국이자 UAE와 44년간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라며 대통령 방한, 스마트 대사관 개소 또한 이런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명문 예일대가 1701년 개교 후 32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장을 발탁했다. 예일대는 미술사 전문가인 모리 매키니스 교수(58·사진)가 올 7월 1일부터 총장직을 수행한다고 29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11년간 총장으로 재직한 피터 샐러베이 총장은 평교수로 돌아간다. 예일대 측은 “매키니스 교수는 공동 선(善)을 위한 교육과 연구에 헌신했다. 예일대의 설립 목적에 부합한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매키니스 교수 또한 “학문적 성취와 사회 공헌을 중시하는 예일대에 돌아와 기쁘다. 구성원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인 여성인 매키니스 교수는 버지니아대에서 19세기 노예제도를 전공하고 1996년 예일대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버지니아대 부학장, 텍사스대 부총장 등을 거쳐 현재 뉴욕주립대 소속 스토니브룩대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1977년 킹먼 브루스터 당시 총장이 주영국 미국대사로 발탁되자 당시 여성 역사학자인 해나 그레이 교수가 14개월간 임시 총장을 지냈다. 하지만 상임 총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를 자문역으로 정식 임명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각종 민형사 소송으로 선거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호들을 향해 그들이 가지지 못한 ‘공직’을 미끼로 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모양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 CEO는 올 3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공화당의 유명 기부자이자 유대계 억만장자인 넬슨 펠츠의 저택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당시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경제 관련 정책은 물론이고 국경 안보 및 불법 이민 대책에 관해서도 여러 가지 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 CEO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유지시켜 달라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정책으로, 테슬라가 주요 수혜 대상이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에 부정적인 데다 석유 기업 등 전통 에너지 업계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한다면 IRA를 폐기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 머스크 CEO는 대선 부정투표 및 개표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계획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 후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로 종종 전화를 걸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머스크 CEO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명예회장,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 등과 만나 올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할 방법도 논의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줄곧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백악관 자문 그룹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 첫해인 2017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히자 반발하며 자문역에서 사임했다. 이후 양측은 수차례 공개 비판도 주고받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명문 예일대가 1701년 개교 후 32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장을 발탁했다. 예일대는 미술사 전문가인 모리 맥기니스 교수(58)가 올 7월 1일부터 총장직을 수행한다고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11년간 총장으로 재직한 피터 샐러비 총장은 평교수로 돌아간다.예일대 측은 “맥기니스 교수는 공동 선(善)을 위한 교육과 연구에 헌신했다. 예일대의 설립목적에 부합한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맥기니스 교수 또한 “학문적 성취와 사회 공헌을 중시하는 예일대에 돌아와 기쁘다. 구성원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백인 여성인 맥기니스 교수는 버지니아대에서 19세기 노예제도를 전공하고 1996년 예일대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버지니아대 부학장, 텍사스대 부총장 등을 거쳐 현재 뉴욕주립대 소속 스토니브룩대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미 주요 대학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지고, 학내 구성원 간 전쟁에 대한 찬반 여론이 극심하게 대립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그가 중책을 맡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했다.1977년 킹먼 브루스터 당시 총장이 주영국 미국 대사로 발탁되자 당시 여성 역사학자인 해나 그레이 교수가 14개월간 임시 총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상임 총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